영우는 아직 산타할아버지를 모른다고 생각해서 특별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지 않았는데,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선물을 나누어주셨다.
산타할아버지가 등장해서 아이들에게 선물 받으러 나오라고 했더니 영우가 제일 먼저 받으러 나갔나보다. 사진 찍힌 표정을 보니 생소한 인물을 만나 그런지 평소보다 뚱하긴 한데, 산타할아버지가 무서워 선물을 받아가지 못했다는 아이도 있다는데 용감하게 나섰구나. ㅎㅎ
엄마는 크리스마스 드레스 코드에 맞춰 빨간 옷을 입혀 보내셨는데, 빨간 루돌프 머리띠를 하고 찍힌 사진을 보니 귀엽다. 아들 바보 :)
2015년 12월 27일 일요일
2015년 12월 22일 화요일
665일 깜짝 놀랬잖아, 다 좋아
영우가 사운드북을 넘기며 놀고 있는데 책장이 서로 붙어서 잘 안 떨어졌나보다. 힘을 주었더니 딱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그 소리를 들은 영우의 반응.
이게 뭐야. 깜짝 놀랬잖아.
아이고, 영우야. 엄마도 깜짝 놀래겠다. 어쩜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는거니?
또 하나의 에피소드.
어린이들은 꼭 듣게 되는 질문.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영우도 피해갈 수는 없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물어보니 영우는 '엄마 아빠 좋아, 다 좋아' 한다.
할머니가 좋아 할아버지가 좋아 물어보니 '할머니 할아버지 좋아아아아아' 한다.
이모가 좋아 이모부가 좋아 물어보니 '이모부 이모 할머니 할아버지 영우 좋아' 한다.
수지가 좋아 소율이가 좋아 물어보니 그냥 웃을 뿐, 대답을 안길래 몇 번을 재촉하니 '다 좋아' 하면서 지민이, 영우 하면서 친구들 이름을 읊어나간다.
선생님 좋아? 물었더니 갑자기 흥분하면서 날뛴다.
'다 좋아'라는 대답은 교육을 시켜도 하기 힘들지 않나? 어쩜 그런 모범답안이 나왔을까. 모두가 행복하게 만들어준 영우의 사랑스런 답변.
이게 뭐야. 깜짝 놀랬잖아.
아이고, 영우야. 엄마도 깜짝 놀래겠다. 어쩜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는거니?
또 하나의 에피소드.
어린이들은 꼭 듣게 되는 질문.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영우도 피해갈 수는 없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물어보니 영우는 '엄마 아빠 좋아, 다 좋아' 한다.
할머니가 좋아 할아버지가 좋아 물어보니 '할머니 할아버지 좋아아아아아' 한다.
이모가 좋아 이모부가 좋아 물어보니 '이모부 이모 할머니 할아버지 영우 좋아' 한다.
수지가 좋아 소율이가 좋아 물어보니 그냥 웃을 뿐, 대답을 안길래 몇 번을 재촉하니 '다 좋아' 하면서 지민이, 영우 하면서 친구들 이름을 읊어나간다.
선생님 좋아? 물었더니 갑자기 흥분하면서 날뛴다.
'다 좋아'라는 대답은 교육을 시켜도 하기 힘들지 않나? 어쩜 그런 모범답안이 나왔을까. 모두가 행복하게 만들어준 영우의 사랑스런 답변.
664일 반말하는 꼬맹이
말이 느는 것은 좋은데 처음 들은 말로부터 파생되다보니 반말이 많다. 아직은 귀엽다.
점퍼루 타는 동안 누군가가 자기를 봐줘야 신난다. 할비 여기 와서 앉아.
집안에 불이 꺼지는 것은 싫다. 깜깜해. 불 켜.
나는 뽀로로를 봐야 하는데 누가 시야를 가리냐. 안 보여.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배운건 존댓말. 소방차 소리가 나면 불났어요.
점퍼루 타는 동안 누군가가 자기를 봐줘야 신난다. 할비 여기 와서 앉아.
집안에 불이 꺼지는 것은 싫다. 깜깜해. 불 켜.
나는 뽀로로를 봐야 하는데 누가 시야를 가리냐. 안 보여.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배운건 존댓말. 소방차 소리가 나면 불났어요.
2015년 12월 19일 토요일
12월의 문화생활 -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with 김선욱
김선욱과 파보예르비.
티켓이 좀 비싸서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조성진도 비싼 돈 내고 보러 가는데 김선욱을 두고 그런 고민을 한 것이 어쩐지 미안해서(?) 뒤늦게 예매했다. 결론적으로는 안 갔으면 어쩔뻔!!!
파보 예르비는 2011년 파리 오케스트라와 백건우의 협연 때 처음 보았는데, 그 때는 외국 오케스트라를 거의 처음 접했던 때였고, 지휘자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잘 모를 때였다. 그러나 그 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각난다. 서울시향이 내가 아는 최고의 오케스트라였는데 관악의 레벨 차이가 그렇게 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었고, 끊임없는 기립박수를 보냈었고, 단원 전체가 기립하여 인사하고 합창석을 향해서도 인사하는 모습에 또 감동받았던 그 날.
신랑과도 그 날을 이야기하며 들떠 있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 우선, 김선욱의 슈만 피협. 목관과 금관이 거슬림이 없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김선욱과 오케스트라가 계속 사인을 맞추며, 마치 밀당하듯이 조화를 이루는데 정말 좋았다. 평소의 선욱이 연주 스타일과는 좀 달랐는데, 파보 예르비의 스타일인것일까, 선욱의 슈만에 대한 해석이 다른 곡들과 차이가 있는 것일까, 궁금함을 해결할 수 없고 정말 좋았다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나의 내공이 아쉽다. 앵콜은 브람스의 곡을 연주해 주었는데 앵콜곡을 설명해주었으나 너무 멀어서 잘 들을 수가 없었다. 슈만과 브람스 사이의 이야기를 해준 것일까? 앵콜로 연주해주는 모든 곡을 알 수 있게 되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헛된 꿈을 꿔본다.
이어서 슈만의 교향곡 4번은 워낙에 좋아하던 곡이기도 했는데 파보 예르비의 해석은 좀 색달랐다. 더 빠르고 경쾌하고 몰입감이 있다고 할까. 신랑은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연주가 박자감도 맞지 않고 별로였다고 하는데, 나는 정말 좋았다. 목관 수석들과 금관은 정말 거슬림 없이 훌륭했고, 현악의 보잉도 특색있었던 것 같은데 지휘자의 영향인건가, 그 곡은 그렇게 연주할 수 밖에 없는건가, 악기를 알면 좀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텐데 참 아쉽다. 앵콜도 세 곡이나 해주었는데 아~ 정말 흥분되고 행복한 밤이었다! 나는 이제부터 파보 예르비 선생의 팬입니다! 내년에도 와주세요~
티켓이 좀 비싸서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조성진도 비싼 돈 내고 보러 가는데 김선욱을 두고 그런 고민을 한 것이 어쩐지 미안해서(?) 뒤늦게 예매했다. 결론적으로는 안 갔으면 어쩔뻔!!!
파보 예르비는 2011년 파리 오케스트라와 백건우의 협연 때 처음 보았는데, 그 때는 외국 오케스트라를 거의 처음 접했던 때였고, 지휘자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잘 모를 때였다. 그러나 그 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각난다. 서울시향이 내가 아는 최고의 오케스트라였는데 관악의 레벨 차이가 그렇게 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었고, 끊임없는 기립박수를 보냈었고, 단원 전체가 기립하여 인사하고 합창석을 향해서도 인사하는 모습에 또 감동받았던 그 날.
신랑과도 그 날을 이야기하며 들떠 있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 우선, 김선욱의 슈만 피협. 목관과 금관이 거슬림이 없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김선욱과 오케스트라가 계속 사인을 맞추며, 마치 밀당하듯이 조화를 이루는데 정말 좋았다. 평소의 선욱이 연주 스타일과는 좀 달랐는데, 파보 예르비의 스타일인것일까, 선욱의 슈만에 대한 해석이 다른 곡들과 차이가 있는 것일까, 궁금함을 해결할 수 없고 정말 좋았다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나의 내공이 아쉽다. 앵콜은 브람스의 곡을 연주해 주었는데 앵콜곡을 설명해주었으나 너무 멀어서 잘 들을 수가 없었다. 슈만과 브람스 사이의 이야기를 해준 것일까? 앵콜로 연주해주는 모든 곡을 알 수 있게 되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헛된 꿈을 꿔본다.
이어서 슈만의 교향곡 4번은 워낙에 좋아하던 곡이기도 했는데 파보 예르비의 해석은 좀 색달랐다. 더 빠르고 경쾌하고 몰입감이 있다고 할까. 신랑은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연주가 박자감도 맞지 않고 별로였다고 하는데, 나는 정말 좋았다. 목관 수석들과 금관은 정말 거슬림 없이 훌륭했고, 현악의 보잉도 특색있었던 것 같은데 지휘자의 영향인건가, 그 곡은 그렇게 연주할 수 밖에 없는건가, 악기를 알면 좀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텐데 참 아쉽다. 앵콜도 세 곡이나 해주었는데 아~ 정말 흥분되고 행복한 밤이었다! 나는 이제부터 파보 예르비 선생의 팬입니다! 내년에도 와주세요~
12월의 문화생활 - 김영순 초대전
갤러리 구하 김영순 초대전
333 송년모임을 신사동 부엌에서 하였는데 다이닝 부엌 옆에는 갤러리 구하가 있다. (내 생각엔 건물주가 하는 갤러리, 다이닝인듯 한데) 영우가 뱃속에 있던 2년 전에 가보고 오랜만의 방문이었지만 여전히 음식은 맛있고 분위기도 좋다.
김영순님은 미술 전공자라기보다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가 미술전에 출품하여 입상하고 이제는 개인전도 하는 것 같긴 한데 시작이야 어찌되었든 왕성하게 작품활동하는 것이 부럽다.
아크릴화, 유화, 수채화 작품이 꽤 많았고 수지형은 백합을 그린 아크릴화, 봄의 속삭임을 마음에 들어하였고 나는 자작, 그리고 바람이라는 수채화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전시회에서 항상 유화만 보다가 수채화를 보니 산뜻함이 이쁘기도 하고 다시 그림그리고 싶은 마음이 살짝 들기도 했다.
333 송년모임을 신사동 부엌에서 하였는데 다이닝 부엌 옆에는 갤러리 구하가 있다. (내 생각엔 건물주가 하는 갤러리, 다이닝인듯 한데) 영우가 뱃속에 있던 2년 전에 가보고 오랜만의 방문이었지만 여전히 음식은 맛있고 분위기도 좋다.
김영순님은 미술 전공자라기보다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가 미술전에 출품하여 입상하고 이제는 개인전도 하는 것 같긴 한데 시작이야 어찌되었든 왕성하게 작품활동하는 것이 부럽다.
아크릴화, 유화, 수채화 작품이 꽤 많았고 수지형은 백합을 그린 아크릴화, 봄의 속삭임을 마음에 들어하였고 나는 자작, 그리고 바람이라는 수채화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전시회에서 항상 유화만 보다가 수채화를 보니 산뜻함이 이쁘기도 하고 다시 그림그리고 싶은 마음이 살짝 들기도 했다.
미밴드 구입
중국 출장자들이 와 있어서 샤오미밴드 구매대행 완료. 워낙 활동량이 없어서 사실 아이폰의 건강 앱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궁금했던 것은 내 수면의 질.
예전에는 침대에 눕자마자, 머리만 대면 잠들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잠을 설칠 때도 많고 늘 피곤하다. 약 용량을 줄인 이후로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항상 피곤한 상태여서 수면의 질을 측정해보고 싶었다.
금, 토 이틀간 측정해봤는데 결과는 놀랄노자. 나의 Deep Sleep 시간은 첫 날 52분, 둘째 날 1시간 53분이다. 첫 날은 8시간, 둘째 날은 9시간 잤는데 7시간이 Light Sleep이다. 오마이갓.
어떻게 해야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 답은 이미 알고 있지 뭐. 적당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커피와 저녁 식사량을 줄이고, 스마트폰을 멀리해야겠지. 끄으응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ㅜㅜ
예전에는 침대에 눕자마자, 머리만 대면 잠들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잠을 설칠 때도 많고 늘 피곤하다. 약 용량을 줄인 이후로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항상 피곤한 상태여서 수면의 질을 측정해보고 싶었다.
금, 토 이틀간 측정해봤는데 결과는 놀랄노자. 나의 Deep Sleep 시간은 첫 날 52분, 둘째 날 1시간 53분이다. 첫 날은 8시간, 둘째 날은 9시간 잤는데 7시간이 Light Sleep이다. 오마이갓.
어떻게 해야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 답은 이미 알고 있지 뭐. 적당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커피와 저녁 식사량을 줄이고, 스마트폰을 멀리해야겠지. 끄으응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ㅜㅜ
662일 할머니 모자
엄마 모자를 세탁하고 잘 말랐나 보려고 모자 이곳저곳과 리본을 만져보다가 써보셨다고 한다.
그걸 보고 영우가 '할머니 모자썼다. 할머니 예쁘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할머니 모자썼다라고 말한 것도 놀랍고, 할머니 예쁘다 말한 것도 놀라운데 두 문장을 이어서 말했다고 하니 더더더더 놀랍다.
어떻게 배우고 말하게 되는건지 정말 신기하다.
그걸 보고 영우가 '할머니 모자썼다. 할머니 예쁘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할머니 모자썼다라고 말한 것도 놀랍고, 할머니 예쁘다 말한 것도 놀라운데 두 문장을 이어서 말했다고 하니 더더더더 놀랍다.
어떻게 배우고 말하게 되는건지 정말 신기하다.
659일 수지 미워
영우가 자다가 잠꼬대로 수지 미워라고 하더란다.(이 제목을 보고 수지형 심장이 내려앉을까 걱정입니다만, 여기서 수지는 어린이집에 새로 온 친구임.)
엄마가 아침에 영우가 일어나자 왜 수지가 미웠어? 물었더니 다시 한 번 수지 미워라고 하면서 엄마 옷깃을 잡는 흉내, 때리는 흉내를 내더란다. 한참 전의 일이긴 한데 수지가 영우를 안으려고 하다가 선생님이 제지하자 영우 얼굴에 상처를 낸 적이 있었다. 그 일을 기억하고 엄마한테 제법 그럴듯하게 설명했나보다. 너무 웃겨서 수지가 미워?그럼 소율이는? 했더니 소율이 좋아 하더란다. 아이들이 장기 기억이 생기기 시작하더라도 그것이 어제의 일인지, 한 달 전의 일인지는 설명하지 못한다고 하던데 이제 장기 기억이 생기기 시작하나보다.
영우는 아직 배변 훈련을 시도하지 않았는데 요즈음 응가 표현을 하며 바지를 벗기도 하고 똥,똥 하나보다. 그래서 지난 주에 유아 변기를 사다놓았는데 변기에 첫 응가를 하였다고 한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ㅎㅎ
엄마가 아침에 영우가 일어나자 왜 수지가 미웠어? 물었더니 다시 한 번 수지 미워라고 하면서 엄마 옷깃을 잡는 흉내, 때리는 흉내를 내더란다. 한참 전의 일이긴 한데 수지가 영우를 안으려고 하다가 선생님이 제지하자 영우 얼굴에 상처를 낸 적이 있었다. 그 일을 기억하고 엄마한테 제법 그럴듯하게 설명했나보다. 너무 웃겨서 수지가 미워?그럼 소율이는? 했더니 소율이 좋아 하더란다. 아이들이 장기 기억이 생기기 시작하더라도 그것이 어제의 일인지, 한 달 전의 일인지는 설명하지 못한다고 하던데 이제 장기 기억이 생기기 시작하나보다.
영우는 아직 배변 훈련을 시도하지 않았는데 요즈음 응가 표현을 하며 바지를 벗기도 하고 똥,똥 하나보다. 그래서 지난 주에 유아 변기를 사다놓았는데 변기에 첫 응가를 하였다고 한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ㅎㅎ
657일 일상
오랜만에 남의 집에 방문해본 영우. 그 집은 아들 둘이라 장난감이 엄청 많았다. 방 하나가 아이들 장난감으로 꽉 차 있어 영우가 그 방에서 나오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니 약간은 미안하기도 하다. 그 방 앞에 그네도 설치되어 있어 영우가 그네를 타보고 싶어하는 눈치였는데 또래인 그 집 둘째 아들이 싫어한다. 영우가 그네를 잡으니 밀치는 바람에 또 한바탕 울음바다. 여보, 아버님 댁에 그네 하나 놓아드려야겠어요.(아직도 사지 않았다;; 그네와 트렘폴린 중 무엇을 살까 고민중)
부동산에 들렀는데 영우는 낯선 할아버지들을 보고도 이쁘게 잘 웃는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면서 자란 티가 나는 것이, 만나는 사람들이 자기를 이뻐하고 좋아할거라는걸 알고 있다는듯이 행동한다. 엄마의 착각일수도, 희망사항일수도 있지만, 어쨌든 낯가리지 않고 이쁘게 웃어주고 귀여움 받는 것이 대견하다. 할아버지도 영우 또래의 손자가 있다며 손자의 과자를 주시는데 영우는 영유아용 과자가 아닌 과자는 처음 먹어본다. 초코하임을 열심히 먹는데, 이것이 영우의 첫 초콜렛 경험이로구나.
영우가 자기 동영상과 사진 보는 것을 즐기는데, 영우에게 핸드폰을 보여주니 제법 스크롤을 할 줄 안다. 한 방향으로만 스크롤할줄 알았더니 아래 위로 스크롤을 하며 자기가 원하는 사진을 찾아본다. 신통방통하기도 하고, 터치 스크린의 UX에 다시금 놀란다.
부동산에 들렀는데 영우는 낯선 할아버지들을 보고도 이쁘게 잘 웃는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면서 자란 티가 나는 것이, 만나는 사람들이 자기를 이뻐하고 좋아할거라는걸 알고 있다는듯이 행동한다. 엄마의 착각일수도, 희망사항일수도 있지만, 어쨌든 낯가리지 않고 이쁘게 웃어주고 귀여움 받는 것이 대견하다. 할아버지도 영우 또래의 손자가 있다며 손자의 과자를 주시는데 영우는 영유아용 과자가 아닌 과자는 처음 먹어본다. 초코하임을 열심히 먹는데, 이것이 영우의 첫 초콜렛 경험이로구나.
영우가 자기 동영상과 사진 보는 것을 즐기는데, 영우에게 핸드폰을 보여주니 제법 스크롤을 할 줄 안다. 한 방향으로만 스크롤할줄 알았더니 아래 위로 스크롤을 하며 자기가 원하는 사진을 찾아본다. 신통방통하기도 하고, 터치 스크린의 UX에 다시금 놀란다.
656일 일상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리가 온 줄 알았는지, 엄마아빠하며 운다. 그래서 일찍부터 놀아주기 시작했더니만 영 밥먹기가 싫은지 아침 먹이는데 애먹었다. 동생이 퇴원하는 날이라 조리원으로 옮기기 전에 방문하려고 우리도 같이 아침을 먹는데 계속 찡찡대길래 왜그러나 했더니 젓가락으로 먹고 싶나보다. 젓가락으로 먹어보게 시켰더니 이제 제법 젓가락질을 모양나게 한다. 그렇지만 이런 시도들에도 밥 먹이는데는 실패.
도담이 보러 가는 길이 바빠서 아침 먹이는 것은 포기하고 우유를 먹였다. 막내동생과 만나서 병원에 가는데 영우가 가는내내 계속 칭얼대더니 급기야 울기 시작한다. 아침에 너무 흥분해서 벌써부터 졸리나? 싶었는데 목 부분을 몇 번 가리키더니 토해버렸다. 아아, 속이 안 좋아서 아침도 제대로 안 먹고 칭얼대고 그랬던 거구나ㅜㅜ 그것도 모르고 계속 먹였더니 이렇게 되버렸네. 그래도 다행인건 토한 이후에는 큰 탈 없이 잘 놀았다는 거. 며칠 전에도 자다가 토했다더니 토하는 장염 아닐까 염려된다.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영우가 숫자를 보더니 1, 2, 하며 숫자를 세기 시작한다. 영우가 약한 숫자는 4와 7. 그래도 짧은 시간에 많은 숫자를 배워서 익혔다. 영우가 숫자 세는 것을 보던 다른 아주머니가 혼잣말로 네 살? 최소한 세 살은 넘었겠지? 라고 하시는데 동생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는 두 살밖에 안됐어요 라고 하며 뿌듯해한다. 영우의 총명함이 모두를 뿌듯하게 하는구만. 잠깐 팔불출 타임을 갖자면, 영우의 총명함이 드러나기 시작할 무렵, 신랑이 영우가 천재라고 해도 하나도 이상할게 없지 않아? 라는 오글거리는 발언도 했었다.
이번 주는 정말 깜짝 놀란게, 언어능력이 드라마틱하게 발달하였다. 아침에 점퍼루를 타길래 같이 몇 번 뛰어주었더니 신랑한테 '아빠 인나' 하고 나서 나를 보며 '엄마도' 한다. 얘 왜 이렇게 웃기니. 내가 립글로스를 바르니 손가락으로 바르는 흉내를 내면서 '엄마 입술 요렇게', '영우도' 하면서 입술을 내민다. 신랑이 퍼즐을 꺼내서 아빠는 폴리해야지 하니까 '나도 할래' 한다. 영우 의자에 앉기 싫어서 어른용 식탁 의자에 앉겠다며 '영우 여기에 앉아' 한다. 가장 신기한 것은 영우가 탑을 쌓았길래 내가 '탑이다' 했더니 '타비, 타비' 한다. 문장 구조를 파악하고 명사와 조사를 구분할 수 있나보다. '이게 뭐야'를 부쩍 많이 하는데 신랑 이야기로는 '이게 뭐야'가 정말 무언가가 궁금하여 의문형으로 쓰일 때도 있는데 어른이 감탄사처럼 내뱉는 '이게 뭐야'로 쓰일 때도 있다고 한다. 2주 만에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문장 구사능력이 발달하다니, 이제 정말 제법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녁에는 작은 형님이 사주신 RC 카를 갖고 놀았는데, 장난감 차가 혼자 움직이는 것을 본 적이 없는 영우는 완전 깜짝 놀랬다. 동생이 처음에 꺼냈을 때는 싫어했다고 하던데 신랑이 조종하니까 우와~ 하길래 좋아하는줄 알았다. 그 차가 앞 뒤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앞 바퀴가 360도 회전을 하는데 그 모습이 무서웠나보다. 잠시 후부터는 이게 뭐야를 외치며 신랑 뒤에 숨었다가 나중에는 엉엉 운다.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 자동차를 작동시키는 영우 아빠와 우는 아들을 촬영하는 영우 엄마. 이 사람들 왜이러나요;;
영우 손톱이 날카로워서 신랑 손목에 상처가 생겼다. 평소에는 잘 때 손톱을 깎이는데 자다가 또 얼굴을 긁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이제 말귀도 알아듣고 하니까 깨어 있을 때 손톱을 깎여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나보다. 두 개까지는 성공적으로 깎았는데 내가 후배랑 통화하는 내용을 듣고 신랑이 대화에 참여하느라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일이 났다. 영우가 손톱가위를 들고 자기 손톱을 자르려다 상처를 낸 것.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피가 나는 영우 손을 보면서도 신랑은 무슨 일인지 도무지 파악이 안되더란다. 가위가 언제 신랑 손에서 떠난지도 기억이 안나고, 영우가 가위를 쓸 줄 안다고는 생각도 못했고, 다행히 상처가 깊지 않아 금세 피가 멎었고 영우도 울지는 않았는데 정말 큰일날뻔했다. 아이 앞에서는 조심 또 조심해야한다.
도담이 보러 가는 길이 바빠서 아침 먹이는 것은 포기하고 우유를 먹였다. 막내동생과 만나서 병원에 가는데 영우가 가는내내 계속 칭얼대더니 급기야 울기 시작한다. 아침에 너무 흥분해서 벌써부터 졸리나? 싶었는데 목 부분을 몇 번 가리키더니 토해버렸다. 아아, 속이 안 좋아서 아침도 제대로 안 먹고 칭얼대고 그랬던 거구나ㅜㅜ 그것도 모르고 계속 먹였더니 이렇게 되버렸네. 그래도 다행인건 토한 이후에는 큰 탈 없이 잘 놀았다는 거. 며칠 전에도 자다가 토했다더니 토하는 장염 아닐까 염려된다.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영우가 숫자를 보더니 1, 2, 하며 숫자를 세기 시작한다. 영우가 약한 숫자는 4와 7. 그래도 짧은 시간에 많은 숫자를 배워서 익혔다. 영우가 숫자 세는 것을 보던 다른 아주머니가 혼잣말로 네 살? 최소한 세 살은 넘었겠지? 라고 하시는데 동생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는 두 살밖에 안됐어요 라고 하며 뿌듯해한다. 영우의 총명함이 모두를 뿌듯하게 하는구만. 잠깐 팔불출 타임을 갖자면, 영우의 총명함이 드러나기 시작할 무렵, 신랑이 영우가 천재라고 해도 하나도 이상할게 없지 않아? 라는 오글거리는 발언도 했었다.
이번 주는 정말 깜짝 놀란게, 언어능력이 드라마틱하게 발달하였다. 아침에 점퍼루를 타길래 같이 몇 번 뛰어주었더니 신랑한테 '아빠 인나' 하고 나서 나를 보며 '엄마도' 한다. 얘 왜 이렇게 웃기니. 내가 립글로스를 바르니 손가락으로 바르는 흉내를 내면서 '엄마 입술 요렇게', '영우도' 하면서 입술을 내민다. 신랑이 퍼즐을 꺼내서 아빠는 폴리해야지 하니까 '나도 할래' 한다. 영우 의자에 앉기 싫어서 어른용 식탁 의자에 앉겠다며 '영우 여기에 앉아' 한다. 가장 신기한 것은 영우가 탑을 쌓았길래 내가 '탑이다' 했더니 '타비, 타비' 한다. 문장 구조를 파악하고 명사와 조사를 구분할 수 있나보다. '이게 뭐야'를 부쩍 많이 하는데 신랑 이야기로는 '이게 뭐야'가 정말 무언가가 궁금하여 의문형으로 쓰일 때도 있는데 어른이 감탄사처럼 내뱉는 '이게 뭐야'로 쓰일 때도 있다고 한다. 2주 만에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문장 구사능력이 발달하다니, 이제 정말 제법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녁에는 작은 형님이 사주신 RC 카를 갖고 놀았는데, 장난감 차가 혼자 움직이는 것을 본 적이 없는 영우는 완전 깜짝 놀랬다. 동생이 처음에 꺼냈을 때는 싫어했다고 하던데 신랑이 조종하니까 우와~ 하길래 좋아하는줄 알았다. 그 차가 앞 뒤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앞 바퀴가 360도 회전을 하는데 그 모습이 무서웠나보다. 잠시 후부터는 이게 뭐야를 외치며 신랑 뒤에 숨었다가 나중에는 엉엉 운다.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 자동차를 작동시키는 영우 아빠와 우는 아들을 촬영하는 영우 엄마. 이 사람들 왜이러나요;;
영우 손톱이 날카로워서 신랑 손목에 상처가 생겼다. 평소에는 잘 때 손톱을 깎이는데 자다가 또 얼굴을 긁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이제 말귀도 알아듣고 하니까 깨어 있을 때 손톱을 깎여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나보다. 두 개까지는 성공적으로 깎았는데 내가 후배랑 통화하는 내용을 듣고 신랑이 대화에 참여하느라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일이 났다. 영우가 손톱가위를 들고 자기 손톱을 자르려다 상처를 낸 것.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피가 나는 영우 손을 보면서도 신랑은 무슨 일인지 도무지 파악이 안되더란다. 가위가 언제 신랑 손에서 떠난지도 기억이 안나고, 영우가 가위를 쓸 줄 안다고는 생각도 못했고, 다행히 상처가 깊지 않아 금세 피가 멎었고 영우도 울지는 않았는데 정말 큰일날뻔했다. 아이 앞에서는 조심 또 조심해야한다.
654일 도담이 형아
동생이 출산을 하였다. 첫 조카 탄생.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고맙다.
영우는 이렇게 형아가 되었다. 엄마가 동생한테 가보느라 아빠가 어린이집에 데리러 가고, 저녁에는 아빠가 병원에 가보고 하니 뭔가 평소와 다른 것을 느낀걸까? 이 날따라 의젓하게 잘 놀고 신랑이랑 통화할 때도 아주 얌전했다고 한다.
이제 사랑을 나눠받게 될 것을 눈치챘는지 엄마한테 영우 할머니라고 하더란다. 할머니라고만 불렀지, 영우 할머니라고 부른 것은 처음이다. 영우는 사랑 많이 받는 아이니까 도담이한테 질투하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렴.
영우는 이렇게 형아가 되었다. 엄마가 동생한테 가보느라 아빠가 어린이집에 데리러 가고, 저녁에는 아빠가 병원에 가보고 하니 뭔가 평소와 다른 것을 느낀걸까? 이 날따라 의젓하게 잘 놀고 신랑이랑 통화할 때도 아주 얌전했다고 한다.
이제 사랑을 나눠받게 될 것을 눈치챘는지 엄마한테 영우 할머니라고 하더란다. 할머니라고만 불렀지, 영우 할머니라고 부른 것은 처음이다. 영우는 사랑 많이 받는 아이니까 도담이한테 질투하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렴.
2015년 12월 6일 일요일
650일 일상
밴드에 갑자기 상의탈의한 영우가 울상으로 서있는 사진이 올라와서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낮에 목욕을 했음에도 또 목욕이 하고 싶어서 혼자 옷을 주섬주섬 벗는 중이었다.
상의을 벗을 때에는 팔을 빼내긴 했는데 머리 위로 벗을 줄을 모르니 아래로 벗어보려다가 하의에 옷이 걸리니 답답해서 짜증이다. 엄마가 도와줘서 상의는 완전 탈의했는데 이제 하의를 벗겠다고 난리다. 기저귀에 바지가 걸리니 또 짜증, 허리춤을 발목까지 내렸으나 발에 걸려서 또 짜증, 결국은 다 벗어버리고 기저귀 바람으로 돌아다니며 목욕하겠다고 징징징이다.
엄마가 갓 씻고 나오신 상태였는데 머리도 못 말리고, 로션도 못 찍어바르고, 다시 영우 물 받으러 들어가신다. 그동안 발가벗은 영우는 이불을 뒤집어쓰면서 히히히 대기중. 결국 이루어내는구나.
한바탕 난리가 끝나고 나서는 퍼즐놀이를 시작하였다. 퍼즐 모양이 다 똑같고 피스 숫자가 많아서 엄마아빠랑 같이 맞추는데 여기다, 저기다 훈수를 둔다. 퍼즐이 어려워서인지 이제 퍼즐 자체가 지겨운건지 예전처럼 오래 집중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여기 저기 가리키며 종알대는 모습은 참 귀엽다.
이어서 점토놀이 시작. 어느 색깔 점토에 어느 모양의 틀이 들어있는지를 안다. 영우가 좋아하는 틀은 나비. 뭐가 생각났는지 앉아서 뭐라고 말하면서 다리를 흔들흔들하다가 일어나서는 율동 비슷한 것도 했는데 도대체 무슨 행동인지를 모르겠다. 어린이집에서 뭔가를 배운걸까? 제법 힘주어 틀찍기도 할 수 있고, 나비 갖고 노는 것도 좋아해서 점토세트를 하나 더 샀다. 겨울에 나가기 힘들테니 모래놀이도 사주고 싶은데 뒷처리 때문에 신랑이 반대해서 실패.
649일 까꿍놀이
방문을 여닫으면서 까꿍놀이를 하다가 스스로 눈가리며 까꿍놀이를 하다가 이제는 좀 더 놀이처럼 발전시켰다.
아빠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우더니 화장실 문 앞에 서계시라고 하고 자기는 화장실문 옆의 벽 뒤로 숨는다. 그리고 아빠가 영우 어딨는지 찾으시면 다다다 뛰어서 나타나고, 까꿍하며 나타나서는 꺄르르한다. 아빠가 처음엔 도대체 뭘 하겠다고 서있으라는건지 몰라서 한참을 헤매셨다고. 이해하고 나서는 영우랑 까꿍놀이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하셨다고 한다. 확실히 엄마한테 요구하는 놀이와 아빠한테 요구하는 놀이는 차이가 나는것 같다. 이제 좀 있으면 숨바꼭질도 할 기세이다. 아빠가 고생이 많으십니다.
2015년 12월 5일 토요일
646일 여길까?
한동안 퍼즐홀릭이었던 영우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퍼즐을 몇 판 하고 밥을 먹었었는데 요즘은 퍼즐을 잘 하지 않는다. 3피스에서 시작하여 24피스에 이르기까지 폴리 디자인의 퍼즐을 하였는데 이제 지겨워 안하나 싶어 동생이 뽀로로 퍼즐을 사왔다.
마지막에 했던 폴리 퍼즐은 피스 하나하나가 다른 모양이었고, 한 종류가 동일한 모양으로 되어 있었는데 뽀로로도 동일한 모양의 퍼즐이 있었다. 그것을 하겠다고 엎어놓긴 했는데 다 같은 모양이니 헷갈리긴 했나보다. 퍼즐 한 조각을 들고 여기저기 갖다대보면서 여길까? 여길까? 하는데 어찌나 웃긴지. 이제 여기, 저기를 말할 수 있고 위, 아래를 안다고 한다. 뽀로로 퍼즐로 다시 퍼즐홀릭할지는 알 수 없지만 퍼즐 위치를 찾는 그 모습이 참 귀엽긴했다.
마지막에 했던 폴리 퍼즐은 피스 하나하나가 다른 모양이었고, 한 종류가 동일한 모양으로 되어 있었는데 뽀로로도 동일한 모양의 퍼즐이 있었다. 그것을 하겠다고 엎어놓긴 했는데 다 같은 모양이니 헷갈리긴 했나보다. 퍼즐 한 조각을 들고 여기저기 갖다대보면서 여길까? 여길까? 하는데 어찌나 웃긴지. 이제 여기, 저기를 말할 수 있고 위, 아래를 안다고 한다. 뽀로로 퍼즐로 다시 퍼즐홀릭할지는 알 수 없지만 퍼즐 위치를 찾는 그 모습이 참 귀엽긴했다.
645일 감기
지난 주에 팀에 감기 걸린 사람이 많더니만 주말 사이 나도 목감기가 와서 골골댔다. 영우에게 옮기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찮은거 같아서 다행이다 싶었더니 잠복기 지나고 열이 나기 시작한 영우. 지금까지 감기에 걸려도 열이 난 적은 없었는데 밤에 미열이 있었다고 한다. 아침도 잘 안 먹으려는 것을 겨우겨우 먹여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점심을 안 먹어서 전화가 걸려왔다고 한다.
병원에 데려갔더니 다행히 열이 심한 것은 아니고 목이 부어있단다. 결국 내가 옮기고 말았구나. ㅜㅜ
주말에도 밥먹기 싫어하더니 목이 부어서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저녁엔 예방 차원에서 해열제 정도만 먹였다고 하는데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여러모로 심란하다. 며칠동안 밥을 잘 먹지 않았고 아직까지 기침을 해서 걱정이다. 한편으론 어차피 감기 달고 사는거 병원 안가고 약 안먹이고 싶지만 혹시라도 폐렴 등으로 번질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 그래도 열 안나고 가볍게 앓아서 다행이라 생각하자.
병원에 데려갔더니 다행히 열이 심한 것은 아니고 목이 부어있단다. 결국 내가 옮기고 말았구나. ㅜㅜ
주말에도 밥먹기 싫어하더니 목이 부어서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저녁엔 예방 차원에서 해열제 정도만 먹였다고 하는데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여러모로 심란하다. 며칠동안 밥을 잘 먹지 않았고 아직까지 기침을 해서 걱정이다. 한편으론 어차피 감기 달고 사는거 병원 안가고 약 안먹이고 싶지만 혹시라도 폐렴 등으로 번질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 그래도 열 안나고 가볍게 앓아서 다행이라 생각하자.
643일 일상
오늘도 밖에 나가 놀고 싶은 영우. 우리가 자는 방에 들어가더니 아빠 바지를 질질 끌고 나오려다가 벨트만 쑥 빠졌다. 쑥 빠진 벨트를 질질 끌며 나가자는 의사표현을 적극적으로 해준다. 날씨가 좋아 오랜만에 강변까지 나가서 강도 보여주고 갈대밭도 보여준다. 놀이터에 가서 안전하게 그네도 밀어준다. 초등학생인것 같은 아이가 햄스터를 가지고 나왔는데 영우한테 누나 햄스터 보여주세요 하라고 했더니 두 손을 모으고 주세요도 하고 자기 가슴팍을 톡톡 치며 영우도 하고 눈웃음도 날리며 애교를 부린다. 하, 이녀석, 원하는 것을 얻을 줄 아는구나. 영우 애교에 녹아내린 그 아이가 햄스터를 손에 올려주었으나 영우는 집어던지는 것으로 대응한다. 이 녀석을 어쩜 좋아.
요즘 추워서 밖에 못나가는 날이 많으니 아빠가 직접 몸으로 그네를 태워주시고 비행기를 태워주시고 말을 태워주신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허리 다치실까 걱정이다. 신랑이 아빠 대신 영우 비행기를 태워주니 신난 영우는 또또를 연발한다. 비행기를 한참 태워준 후 장난으로 소파에 내동댕이 치다가 영우 목이 꺾일뻔했다. 다행히 다친거 같진 않은데 엄청 놀랐을 것 같다. 엄마가 한 번, 아빠가 한 번, 영우를 울리는구나. 부모라는 사람들이 이렇게 위험해서야 원. ㅜㅜ
이번 주말에는 영우와 피아노를 쳤다. 손가락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아 발로 연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손으로 연주하는 날이 오다니 많이 컸구나. 영우가 아는 동요에 맞추어 몇 곡 연주(?)해 주었는데 반주까지 넣어서 잘 쳐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 영우는 아빠와 피아노 연주를 하다가 피아노 뚜껑의 악보대를 잡아당기는 바람에 피아노 뚜껑에 콧등이 찍히고 손등도 찍혔다. 많이 울지는 않았고 크게 다친건 아니지만 멍은 들었다. 엄마, 아빠도 문제지만 영우야 너도 문제구나. 어디 부러지는데 없이 건강하게 어른이 되면 정말 좋겠다.
요즘 추워서 밖에 못나가는 날이 많으니 아빠가 직접 몸으로 그네를 태워주시고 비행기를 태워주시고 말을 태워주신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허리 다치실까 걱정이다. 신랑이 아빠 대신 영우 비행기를 태워주니 신난 영우는 또또를 연발한다. 비행기를 한참 태워준 후 장난으로 소파에 내동댕이 치다가 영우 목이 꺾일뻔했다. 다행히 다친거 같진 않은데 엄청 놀랐을 것 같다. 엄마가 한 번, 아빠가 한 번, 영우를 울리는구나. 부모라는 사람들이 이렇게 위험해서야 원. ㅜㅜ
이번 주말에는 영우와 피아노를 쳤다. 손가락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아 발로 연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손으로 연주하는 날이 오다니 많이 컸구나. 영우가 아는 동요에 맞추어 몇 곡 연주(?)해 주었는데 반주까지 넣어서 잘 쳐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 영우는 아빠와 피아노 연주를 하다가 피아노 뚜껑의 악보대를 잡아당기는 바람에 피아노 뚜껑에 콧등이 찍히고 손등도 찍혔다. 많이 울지는 않았고 크게 다친건 아니지만 멍은 들었다. 엄마, 아빠도 문제지만 영우야 너도 문제구나. 어디 부러지는데 없이 건강하게 어른이 되면 정말 좋겠다.
642일 일상
오른쪽 아래 송곳니가 살짝 올라왔다. 왼쪽 아래 송곳니도 볼록한 것이 곧 뚫고 나올 것 같다.
오랜만에 초등학교 운동장에 가보았는데 형아들이 찬 공이 근처에 오자 제법 그럴듯하게 찬다. 형아들이 우와 호응해주니 신났는지 형아들쪽으로 쫓아간다. 가지 말라고 말렸더니 골대 뒤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누나들한테 가본다. 이 아이들은 대체로 영우한테 관심이 없었는데 영우는 그 주위를 맴돌며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운동장을 지나 동네 놀이터에 갔었는데 아이들 서넛이 놀고 있었다. 그 아이들도 대체로 영우한테 관심이 었었는데 영우는 어울리고 싶어하는듯보였다. 아이들이 미끄럼틀 위에 둘러앉아 공기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 옆에 같이 주저앉아 쳐다본다던가, 아이들이 자리를 옮겨 뛰어놀자 아이들 쪽을 향해 뛰어간다던가, 뭔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하는 느낌을 받았다. 어린이집을 다니더니 친구들과 노는 것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걸까.
영우가 그네 타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그네 태워주러 갔는데 신랑이 나더러 좀 밀어주라고 한다. 밀어주겠다고 댕겼는데 영우가 쑥 빠진다. 아이고 깜짝이야. 영우 표정이 완전 엄마 왜이래요다. 다시 한 번 잘 해보겠다고 힘차게 밀어줬는데 너무 힘차게 밀어서 영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높이가 높지 않고 두꺼운 옷에 모자위로 떨어져서 다치지야 않았겠지만 얼마나 놀랐을지 영우도 울고 나도 미안하고. 때마침 신랑이 동영상 촬영중이었던터라 증거도 남았다. 운동신경 없는데다 손바보인 엄마를 만나 영우가 고생이 많다. 미안해 영우야 ㅜㅜ
저녁에는 컬러점토를 갖고 놀면서 크다/작다와 길다/짧다를 가르쳤다. 점토를 크게도 만들고 작게도 만들고 길게도 만들고 짧게도 만들어 하나하나 알려줬는데 작다와 짧다는 정확히 구분을 못하는 것 같고, 발음도 작다인지 짧다인지 알아듣기 힘들다. 그러나 크다, 길다는 확실히 알게 된 듯하다. 그림책의 코끼리와 다람쥐를 보여주며 뭐가 큰지 물었더니 코끼리를 가리키며 크다, 커, 커 한다. 기차와 버스를 보여주며 뭐가 긴지 물었더니 기차를 가리키며 길다 한다. 이렇게 하나하나 가르치는 재미가 쏠쏠하겠구만.
오랜만에 초등학교 운동장에 가보았는데 형아들이 찬 공이 근처에 오자 제법 그럴듯하게 찬다. 형아들이 우와 호응해주니 신났는지 형아들쪽으로 쫓아간다. 가지 말라고 말렸더니 골대 뒤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누나들한테 가본다. 이 아이들은 대체로 영우한테 관심이 없었는데 영우는 그 주위를 맴돌며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운동장을 지나 동네 놀이터에 갔었는데 아이들 서넛이 놀고 있었다. 그 아이들도 대체로 영우한테 관심이 었었는데 영우는 어울리고 싶어하는듯보였다. 아이들이 미끄럼틀 위에 둘러앉아 공기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 옆에 같이 주저앉아 쳐다본다던가, 아이들이 자리를 옮겨 뛰어놀자 아이들 쪽을 향해 뛰어간다던가, 뭔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하는 느낌을 받았다. 어린이집을 다니더니 친구들과 노는 것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걸까.
영우가 그네 타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그네 태워주러 갔는데 신랑이 나더러 좀 밀어주라고 한다. 밀어주겠다고 댕겼는데 영우가 쑥 빠진다. 아이고 깜짝이야. 영우 표정이 완전 엄마 왜이래요다. 다시 한 번 잘 해보겠다고 힘차게 밀어줬는데 너무 힘차게 밀어서 영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높이가 높지 않고 두꺼운 옷에 모자위로 떨어져서 다치지야 않았겠지만 얼마나 놀랐을지 영우도 울고 나도 미안하고. 때마침 신랑이 동영상 촬영중이었던터라 증거도 남았다. 운동신경 없는데다 손바보인 엄마를 만나 영우가 고생이 많다. 미안해 영우야 ㅜㅜ
저녁에는 컬러점토를 갖고 놀면서 크다/작다와 길다/짧다를 가르쳤다. 점토를 크게도 만들고 작게도 만들고 길게도 만들고 짧게도 만들어 하나하나 알려줬는데 작다와 짧다는 정확히 구분을 못하는 것 같고, 발음도 작다인지 짧다인지 알아듣기 힘들다. 그러나 크다, 길다는 확실히 알게 된 듯하다. 그림책의 코끼리와 다람쥐를 보여주며 뭐가 큰지 물었더니 코끼리를 가리키며 크다, 커, 커 한다. 기차와 버스를 보여주며 뭐가 긴지 물었더니 기차를 가리키며 길다 한다. 이렇게 하나하나 가르치는 재미가 쏠쏠하겠구만.
일본출장
세번째 일본출장.
첫 출장은 심심했고 두번째 출장은 바빴지만 재미있었고 세번째 출장은 그냥 너무 바빴다.
이번 출장은 혼자 갔는데 그것 땜에 팀에서 어찌나 걱정을 하던지, 걱정해주어서 감사하지만 나는 그 어느 출장보다 잘 먹고 다닌 것 같다. 가 있는 동안에도 몇 차례 회의를 진행하면서 오기를 잘했다 싶었다. 나의 출장이 성과가 없었다는 사실을 돌아온 직후 금세 깨닫긴 했지만.ㅜ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정말 비용이 많이 든다.
어쨌거나 다음에 또 출장 기회가 생기면(12월에 볼레도, 김기민도 공연을 한다는데 그림의 떡이지) 미술관도 좀 가고 여유있게 다녀오면 좋겠다.
첫 출장은 심심했고 두번째 출장은 바빴지만 재미있었고 세번째 출장은 그냥 너무 바빴다.
이번 출장은 혼자 갔는데 그것 땜에 팀에서 어찌나 걱정을 하던지, 걱정해주어서 감사하지만 나는 그 어느 출장보다 잘 먹고 다닌 것 같다. 가 있는 동안에도 몇 차례 회의를 진행하면서 오기를 잘했다 싶었다. 나의 출장이 성과가 없었다는 사실을 돌아온 직후 금세 깨닫긴 했지만.ㅜ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정말 비용이 많이 든다.
어쨌거나 다음에 또 출장 기회가 생기면(12월에 볼레도, 김기민도 공연을 한다는데 그림의 떡이지) 미술관도 좀 가고 여유있게 다녀오면 좋겠다.
640일 예방접종
A형 간염 2차 예방접종을 하러 갔다. 이제는 A형 간염도 무료접종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아픈 것에 차별받지 않도록 하루빨리 모든 예방접종이 무료가 되었으면 한다.
영우는 주사바늘이 들어가는 그 순간만 엥하며 우는데 이번에도 5초간 울고 그쳤나보다. 씩씩한 나영우. 병원 다녀와서 영우 주사맞았지? 누가 주사놔줬어? 했더니 의사선생님한다. 이제 한꺼번에 5음절을, 그것도 제법 그럴듯한 발음으로 이야기해주는 나영우.
영우는 주사바늘이 들어가는 그 순간만 엥하며 우는데 이번에도 5초간 울고 그쳤나보다. 씩씩한 나영우. 병원 다녀와서 영우 주사맞았지? 누가 주사놔줬어? 했더니 의사선생님한다. 이제 한꺼번에 5음절을, 그것도 제법 그럴듯한 발음으로 이야기해주는 나영우.
639일 상처
상처입은 영우. ㅜㅜ
어린이집에서 여자아이 하나가 영우가 좋다며 안아주려고 했나보다.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엔 이 꼬맹이들이 서로 안게 두는 것은 위험한 일인가본데 균형을 못잡고 둘 다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이 여자아이를 떼어놓으려 했더니, 자신의 행동에 제지가 들어오자 화가난 아이가 영우 얼굴을 할퀴어버렸다. 엄마가 영우 데리러 가니 선생님이 상황을 설명하면서 눈물이 글썽글썽하셨다고 한다. 아이들은 살성이 좋아 금세 회복할거라 생각했고 열흘이 지난 지금은 다 나았지만 열흘간 왼쪽 눈 아래 상처가 나있었다.
어린이집에서 여자아이 하나가 영우가 좋다며 안아주려고 했나보다.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엔 이 꼬맹이들이 서로 안게 두는 것은 위험한 일인가본데 균형을 못잡고 둘 다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이 여자아이를 떼어놓으려 했더니, 자신의 행동에 제지가 들어오자 화가난 아이가 영우 얼굴을 할퀴어버렸다. 엄마가 영우 데리러 가니 선생님이 상황을 설명하면서 눈물이 글썽글썽하셨다고 한다. 아이들은 살성이 좋아 금세 회복할거라 생각했고 열흘이 지난 지금은 다 나았지만 열흘간 왼쪽 눈 아래 상처가 나있었다.
11월의 문화생활
라 바야데르
우리는 4층 만원짜리 좌석에서 봤는데, 이런 공연을 만원에 보려니 미안하기도 하고 빈 자리가 너무 많아서 안타깝기도 했다. 나는 칼군무를 보는 것이 좋아서 높은 곳에서 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고, 어차피 2층부터는 표정이 잘 안보이기 때문에 쌍안경을 활용하므로 4층도 충분히 괜찮다. 이런 훌륭한 공연이 계속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많이들 보러 가면 좋을텐데.. 영우랑 같이 호두까기 인형을 보러 갈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모네전
억지로 억지로 짬을 내서 방문한 모네전. 일본의 미술관은 우리나라보다 이른 시간에 오픈하고 금요일에는 늦게까지 운영한다.
이번 전시는 Marmottan Museum이란 곳의 소장품인데, 이는 모네의 아들이 죽으면서 기증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모네의 인물화는 까미유의 임종을 그린 작품 말고는 본 기억이 없는데 모네가 그린 가족들의 초상화는 전시회에 출품하지 않고 집 안에 두고 감상했었기 때문이다. 친구인 르누아르가 그린 모네와 까미유의 초상, 모네가 그린 쟝과 미셸의 초상, 쟝이 까미유와 함께 있는 풍경은 본 적이 있었지만 미셸은 처음이다. 거기다 베이비 미셸부터 어린이 미셸까지 석 점의 초상화가 있어 모네의 부정을 느낄 수 있었다.
희귀한 작품이라 생각되는 것은 모네의 캐리커쳐. 부뎅을 만나기 전까지 캐리커쳐 화가였던 모네의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신기했다. 수련과 꽃으로 가득찬 1층을 지나 2층으로 가면 Japanese Bridge가 가득한데 이 시리즈만으로도 벽 하나를 넘게 채울 수 있다. 버드나무 시리즈도 있었는데 이 작품들은 거의 처음 보는듯하다.
모네가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이 기증된 것이기에 부뎅과 들라크루아, 용킨트의 스케치도 전시되어 있었다. 모네가 들라크루아를 존경했다는 것은 처음 안 사실. 모네의 초창기 작품부터 노년기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1910년 이후 작품들이 꽤 많았는데 이 시기의 수련은 거의 추상에 가까웠다.
모네의 작품을 이렇게 많이 볼 수 있다니, 그것도 일본을 사랑한 모네라는 컨셉으로 이런 작품들을 갖고 올 수 있다니, 심지어 인상주의의 시발점인 해돋이를 갖고 올 수 있다니 부럽다. 희귀한 작품들이 많아 도록을 사왔어도 좋았을텐데 그 순간에는 괜한 질투심(?) 때문에 사지 않았다. 돌아와서 신랑한테 작품 이야기 하면서 내가 왜 안샀을까 땅을 치며 후회했지만 이렇게 이성이 감정을 지배하는 한심한 의사결정에 휘둘려버렸다.
오랜만의 발레. 라 바야데르를 처음 본 것은 국립발레단의 작품이었는데 이번엔 유니버셜 발레단. 그래서 선입견이 작용한 것일까, 기량도 조금 떨어지는 것 같고 그래서인지 박수도 많이 안 나오는 것 같고 무대랑 의상 디자인도 조금 모자란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했다. 사실은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고 3막의 군무도 안정적이고 아름다웠는데 왜 저런 생각을 하면서 즐거움을 반감시키는걸까. 끙
시작할 때 문훈숙 단장이 몇 가지 의미에 대해 마임을 보여주었는데, 가끔 마임에 대해 해설해 주는 것을 봐도 웬만해선 와닿지 않는다. 이번에는 자막을 넣어주었는데 자막이 있으니 발레도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마임 설명보다는 자막 도입이 시급하다고 본다!! 연기를 충분히 이해하게 되니 몇 배는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우리는 4층 만원짜리 좌석에서 봤는데, 이런 공연을 만원에 보려니 미안하기도 하고 빈 자리가 너무 많아서 안타깝기도 했다. 나는 칼군무를 보는 것이 좋아서 높은 곳에서 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고, 어차피 2층부터는 표정이 잘 안보이기 때문에 쌍안경을 활용하므로 4층도 충분히 괜찮다. 이런 훌륭한 공연이 계속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많이들 보러 가면 좋을텐데.. 영우랑 같이 호두까기 인형을 보러 갈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모네전
억지로 억지로 짬을 내서 방문한 모네전. 일본의 미술관은 우리나라보다 이른 시간에 오픈하고 금요일에는 늦게까지 운영한다.
이번 전시는 Marmottan Museum이란 곳의 소장품인데, 이는 모네의 아들이 죽으면서 기증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모네의 인물화는 까미유의 임종을 그린 작품 말고는 본 기억이 없는데 모네가 그린 가족들의 초상화는 전시회에 출품하지 않고 집 안에 두고 감상했었기 때문이다. 친구인 르누아르가 그린 모네와 까미유의 초상, 모네가 그린 쟝과 미셸의 초상, 쟝이 까미유와 함께 있는 풍경은 본 적이 있었지만 미셸은 처음이다. 거기다 베이비 미셸부터 어린이 미셸까지 석 점의 초상화가 있어 모네의 부정을 느낄 수 있었다.
희귀한 작품이라 생각되는 것은 모네의 캐리커쳐. 부뎅을 만나기 전까지 캐리커쳐 화가였던 모네의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신기했다. 수련과 꽃으로 가득찬 1층을 지나 2층으로 가면 Japanese Bridge가 가득한데 이 시리즈만으로도 벽 하나를 넘게 채울 수 있다. 버드나무 시리즈도 있었는데 이 작품들은 거의 처음 보는듯하다.
모네가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이 기증된 것이기에 부뎅과 들라크루아, 용킨트의 스케치도 전시되어 있었다. 모네가 들라크루아를 존경했다는 것은 처음 안 사실. 모네의 초창기 작품부터 노년기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1910년 이후 작품들이 꽤 많았는데 이 시기의 수련은 거의 추상에 가까웠다.
모네의 작품을 이렇게 많이 볼 수 있다니, 그것도 일본을 사랑한 모네라는 컨셉으로 이런 작품들을 갖고 올 수 있다니, 심지어 인상주의의 시발점인 해돋이를 갖고 올 수 있다니 부럽다. 희귀한 작품들이 많아 도록을 사왔어도 좋았을텐데 그 순간에는 괜한 질투심(?) 때문에 사지 않았다. 돌아와서 신랑한테 작품 이야기 하면서 내가 왜 안샀을까 땅을 치며 후회했지만 이렇게 이성이 감정을 지배하는 한심한 의사결정에 휘둘려버렸다.
2015년 11월 25일 수요일
21개월 리뷰
21개월이 된 영우는 요즘 목청이 틔어서 초음파 발산에 여념이 없다. 그네를 탈때면 정말 신나서 소리를 지르고 집안에서도 뛰어다니며, 또는 이유없이 소리를 지른다.
소리를 지르는만큼 몸동작도 과격해져서 동동 쿵쿵 뛰어다니는 것은 물론 격하게 돌진한다. 나도 영우 머리에 들이받혀서 입술 안쪽이 찢어져 피를 보는 부상을 입었다.
이는 이제 아래 송곳니 두 개 빼고 다 났다. 왼쪽 윗 송곳니가 언제 났는지를 기록하지 못하긴 했지만 이제는 웃으면 뾰족한 송곳니 두 개가 보여서 더 귀엽다.
제법 노래도 따라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고요한밤 거룩한밤이나 곰세마리를 따라하는 것을 보면 짧은 소절이지만 정말 그럴듯하다.
노래에 맞추어 율동도 잘 하는데 그대로 멈춰라 노래에 맞춰서 춤을 추다가 양팔을 벌리며 멈추는 동작을 한다던가, TV유치원 하나둘셋의 깡총총 노래에 맞춰 제법 율동을 한다.
장난도 많이 늘었는데 음식을 먹을 때 나도 달라고 입을 벌리면 주는 척 하다가 자기 입으로 쏙 가져간다. 나에게 안줬다고 서운해하는 반응을 보이면 뭘 아는지 재미있어하고 꺄르르한다. 요즘은 아빠가 이놈 놀이에 빠져 있는데 음성 지원이 안되서 아쉽다.
눈썰미가 좀 있는지 함께 있는 순간 따라하는 것 외에 기억했다가 따라하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신랑이랑 똑같이 발지압판에 뒷짐을 지며 올라가서는 아야아야 하는 것. 완전 빵 터진다.
이제 단어 표현에서 조금 더 발전하여 아빠하고 엄마하고, 아빠가 엄마가, 조사를 붙일 수 있게되었다. 숫자도 몇 개 아는데 며칠 전엔 달력을 보면서 일일한다. 그래 지금은 11월이지.
성격이 급한 것 같지만 기다릴줄도 안다. 이거 하고 저거 하자 하면 이거 하는 동안 기다릴 수 있고, 어린이집에서도 차례차례 기다려서 양치를 하거나 놀 줄 안다고 한다.
많이 컸구나 나영우.
소리를 지르는만큼 몸동작도 과격해져서 동동 쿵쿵 뛰어다니는 것은 물론 격하게 돌진한다. 나도 영우 머리에 들이받혀서 입술 안쪽이 찢어져 피를 보는 부상을 입었다.
이는 이제 아래 송곳니 두 개 빼고 다 났다. 왼쪽 윗 송곳니가 언제 났는지를 기록하지 못하긴 했지만 이제는 웃으면 뾰족한 송곳니 두 개가 보여서 더 귀엽다.
제법 노래도 따라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고요한밤 거룩한밤이나 곰세마리를 따라하는 것을 보면 짧은 소절이지만 정말 그럴듯하다.
노래에 맞추어 율동도 잘 하는데 그대로 멈춰라 노래에 맞춰서 춤을 추다가 양팔을 벌리며 멈추는 동작을 한다던가, TV유치원 하나둘셋의 깡총총 노래에 맞춰 제법 율동을 한다.
장난도 많이 늘었는데 음식을 먹을 때 나도 달라고 입을 벌리면 주는 척 하다가 자기 입으로 쏙 가져간다. 나에게 안줬다고 서운해하는 반응을 보이면 뭘 아는지 재미있어하고 꺄르르한다. 요즘은 아빠가 이놈 놀이에 빠져 있는데 음성 지원이 안되서 아쉽다.
눈썰미가 좀 있는지 함께 있는 순간 따라하는 것 외에 기억했다가 따라하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신랑이랑 똑같이 발지압판에 뒷짐을 지며 올라가서는 아야아야 하는 것. 완전 빵 터진다.
이제 단어 표현에서 조금 더 발전하여 아빠하고 엄마하고, 아빠가 엄마가, 조사를 붙일 수 있게되었다. 숫자도 몇 개 아는데 며칠 전엔 달력을 보면서 일일한다. 그래 지금은 11월이지.
성격이 급한 것 같지만 기다릴줄도 안다. 이거 하고 저거 하자 하면 이거 하는 동안 기다릴 수 있고, 어린이집에서도 차례차례 기다려서 양치를 하거나 놀 줄 안다고 한다.
많이 컸구나 나영우.
2015년 11월 22일 일요일
636일 우는 영우
시댁에 가서 영우랑 화상통화를 했다. 영우는 오랜만에 보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아는 척을 해주며 눈웃음을 날려주며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이쁜 모습 많이 보이드리려 작정을 했는지 오늘은 오랫동안 전화기 앞에 집중해서 앉아 있고 꺄르르 많이 웃는다.
지난 며칠 사이 영우랑 화상통화를 한 시간씩 했었는데 그래서일까, 잠깐 통화한 후 끊자 했더니 싫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몇 번이나 고개를 세차게 흔들더니 갑자기 운다. 손으로 눈물을 닦아내는데 어찌나 짠한지 지켜보던 어른들도 다 눈물바람이다.
전날 아빠가 올려주신 동영상에서 영우가 엄마아빠를 부르며 우리가 자는 방문을 열고 들여다보는데, 짠하던지. 이제 시간 개념이 생긴걸까?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날에는 엄마아빠가 있다는걸 아는걸까? 일주일이 지났는데 우리가 오지 않아서 보고싶어진걸까? 영우가 보고싶어지는 밤이다.
지난 며칠 사이 영우랑 화상통화를 한 시간씩 했었는데 그래서일까, 잠깐 통화한 후 끊자 했더니 싫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몇 번이나 고개를 세차게 흔들더니 갑자기 운다. 손으로 눈물을 닦아내는데 어찌나 짠한지 지켜보던 어른들도 다 눈물바람이다.
전날 아빠가 올려주신 동영상에서 영우가 엄마아빠를 부르며 우리가 자는 방문을 열고 들여다보는데, 짠하던지. 이제 시간 개념이 생긴걸까?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날에는 엄마아빠가 있다는걸 아는걸까? 일주일이 지났는데 우리가 오지 않아서 보고싶어진걸까? 영우가 보고싶어지는 밤이다.
633일 무심한 엄마아빠
영우는 오늘 점토 놀이를 한다. 점토를 납작하게 만들어서 나비도 만들고, 전화기도 만들고, 하트도 만든다. 조물조물 제법 집중력있게 작업을 하는데 지켜보는 신랑은 졸고 있다. 나는 열심히 봐줘야지 했는데 세상에, 나도 졸고 말았다.
엄마가 뭐라고 하는 소리에 화들짝 깼는데 영우가 나를 바라보며 울상을 하고 있다. 상황 파악을 해보니, 열심히 하트 두 개를 만들어서 완성품을 나랑 신랑한테 자랑하려고 했는데 우리가 졸고 있어서 무반응을 보인 것. 응 영우가 하트 만들었어? 했더니 엄마가~ 아빠가~ 하며 울먹울먹한다. 표현할 수 있었다면 우리 때문에 서운했다고 말했을까? 영우야 미안하다 엄마아빠가 무심했네.
엄마가 뭐라고 하는 소리에 화들짝 깼는데 영우가 나를 바라보며 울상을 하고 있다. 상황 파악을 해보니, 열심히 하트 두 개를 만들어서 완성품을 나랑 신랑한테 자랑하려고 했는데 우리가 졸고 있어서 무반응을 보인 것. 응 영우가 하트 만들었어? 했더니 엄마가~ 아빠가~ 하며 울먹울먹한다. 표현할 수 있었다면 우리 때문에 서운했다고 말했을까? 영우야 미안하다 엄마아빠가 무심했네.
632일 어린이집 일상
점심 메뉴는 카레였다고 한다. 카레라니, 그걸 어떻게 먹었을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처음에는 그냥 뱉어냈다고 한다. 낮잠 재워야 하는데 배고프면 푹 자기 힘드니 선생님께서 어찌어찌 먹이셨나보다. 한 번 먹어보고는 맛있었는지 많이 먹었다고. 어린이집 다니니 다양한 음식 먹어보고 좋은 점도 많은 듯.
요즘 영우는 목청이 트였다. 그네 타면서 꺄르르 할 때도 그렇고 집 안에서도 엄청난 초음파를 발산한다. 아마 어린이집에서도 목청 자랑을 할테지? 그래서 선생님께서 영우에게 조용하라고 하셨을까? 영우가 조용~을 배워왔다. 동생이 동영상을 찍어올렸는데 조용~ 하면서 손가락을 입술에 대는 것이 아니라 콧망울을 찌른다. 똑똑한 조용 발음과 엉뚱한 손짓이 귀엽다.
요즘 영우는 목청이 트였다. 그네 타면서 꺄르르 할 때도 그렇고 집 안에서도 엄청난 초음파를 발산한다. 아마 어린이집에서도 목청 자랑을 할테지? 그래서 선생님께서 영우에게 조용하라고 하셨을까? 영우가 조용~을 배워왔다. 동생이 동영상을 찍어올렸는데 조용~ 하면서 손가락을 입술에 대는 것이 아니라 콧망울을 찌른다. 똑똑한 조용 발음과 엉뚱한 손짓이 귀엽다.
628일 할머니 할아버지 없는 1박 2일
영우가 지난 겨울 고구마를 잘 먹는 것을 보고, 엄마가 영우 먹이겠다며 올해 고구마를 심어두셨는데 더 추워지기 전에 고구마를 캐야해서 엄마아빠는 1박2일 시골로 출동하셨다. 오랜만에 영우랑 같이 자는 날이다. 잘 할 수 있을까.
졸리는게 분명한데 억지로 억지로 안자려고 해서 낮잠을 토닥거리며 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오랜만에 힙시트에 앉혀서 재웠다. 5분만에 꿈나라로 가서는 두 시간 이상 잘 잤다. 노는 중에는 문득 문득 할머니가 생각나는지 할무니를 찾아서 방을 이리저리 다니기도 하고 현관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저녁때 동생이 잠시 들렀는데 영우는 저녁을 먹은 직후였음에도 김밥을 잘 받아먹었다. 이것저것 잘 먹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모른다.
밤잠을 잘 때가 되어서는 할머니가 안계시다는 사실은 받아들인듯 했으나 계속 할머니를 찾으며 운다. 울다가도 다른 이야기를 해주면 잠시동안은 정신이 팔리는데, 영우 김밥 먹었지, 김도 먹고 우엉도 먹고 참치도 먹고 당근도 먹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참치, 우엉, 따라하며 잠시 울음을 멈춘다. 이리저리 구슬려서 재우기는 했는데 밤새 깰때마다 할머니를 찾으며 한참 울어서 안쓰럽기도 하고 재우느라 힘들기도 하고. 아침에도 깨서 한참을 울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그럭저럭 잘 보내기는 했지만 출장 후유증에 잠을 제대로 못잔 바람에 엄마아빠가 오신 후엔 영우 맡겨놓고 낮잠을 잤는데 생각보다 너무 오래 자버렸다. 1박 2일 보내면서 영우 데리고 밖에 나가지 못한게 뒤늦게 아쉽다. 짧은 가을이 끝나기 전에 단풍도 보고 사진도 찍어주고 싶었는데 힘들다고 집 밖을 나가지도 않았으니ㅜㅜ 정작 영우는 집안에서도 신나게 놀지만 나는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아직도 가득하다.
졸리는게 분명한데 억지로 억지로 안자려고 해서 낮잠을 토닥거리며 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오랜만에 힙시트에 앉혀서 재웠다. 5분만에 꿈나라로 가서는 두 시간 이상 잘 잤다. 노는 중에는 문득 문득 할머니가 생각나는지 할무니를 찾아서 방을 이리저리 다니기도 하고 현관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저녁때 동생이 잠시 들렀는데 영우는 저녁을 먹은 직후였음에도 김밥을 잘 받아먹었다. 이것저것 잘 먹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모른다.
밤잠을 잘 때가 되어서는 할머니가 안계시다는 사실은 받아들인듯 했으나 계속 할머니를 찾으며 운다. 울다가도 다른 이야기를 해주면 잠시동안은 정신이 팔리는데, 영우 김밥 먹었지, 김도 먹고 우엉도 먹고 참치도 먹고 당근도 먹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참치, 우엉, 따라하며 잠시 울음을 멈춘다. 이리저리 구슬려서 재우기는 했는데 밤새 깰때마다 할머니를 찾으며 한참 울어서 안쓰럽기도 하고 재우느라 힘들기도 하고. 아침에도 깨서 한참을 울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그럭저럭 잘 보내기는 했지만 출장 후유증에 잠을 제대로 못잔 바람에 엄마아빠가 오신 후엔 영우 맡겨놓고 낮잠을 잤는데 생각보다 너무 오래 자버렸다. 1박 2일 보내면서 영우 데리고 밖에 나가지 못한게 뒤늦게 아쉽다. 짧은 가을이 끝나기 전에 단풍도 보고 사진도 찍어주고 싶었는데 힘들다고 집 밖을 나가지도 않았으니ㅜㅜ 정작 영우는 집안에서도 신나게 놀지만 나는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아직도 가득하다.
627일 두 시간 낮잠
어린이집에서의 낮잠도 이제 잘 적응해나가고 있다. 이 날은 두 시간이나 잤다고 한다.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으니 이제 두 시 반에 데리러 오라고 했다고 한다. 이제 엄마 생활에도 좀 여유가 생기려나.
낮잠을 자는 도중 깨게 되면 다른 아이들이 자는 것을 방해하지 않도록 놀이공간으로 데려가서 다른 반 형아들이랑도 놀게한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도 잘 자고 잘 먹고 잘 논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놓인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써주신 가정통신문(?)도 보았는데 잘 적응하고 있구나 싶다.
낮잠을 자는 도중 깨게 되면 다른 아이들이 자는 것을 방해하지 않도록 놀이공간으로 데려가서 다른 반 형아들이랑도 놀게한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도 잘 자고 잘 먹고 잘 논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놓인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써주신 가정통신문(?)도 보았는데 잘 적응하고 있구나 싶다.
2015년 11월 20일 금요일
624일 밀감 먹어
제철 과일 맛있는줄 아는건지 요즘은 밀감(귤)에 꽂혔다. 아빠가 귤을 까서 한 조각을 주었더니 귤 껍질에 붙어있던 흰색 섬유질을 하나하나 떼내고 먹는다. 허허 그거 떼내는건 어떻게 알았을까? 누가 떼내는 모습 보고 따라하는걸까?
하나 먹고 나더니 아빠한테 더 달라며 밀감 먹어 밀감 먹어를 외친다. 그 모습을 보고 어찌 안 줄 수 있으리. 그렇게 하루에 귤 하나는 앉은 자리에서 뚝딱, 몇 개씩 먹는다고 한다.
하나 먹고 나더니 아빠한테 더 달라며 밀감 먹어 밀감 먹어를 외친다. 그 모습을 보고 어찌 안 줄 수 있으리. 그렇게 하루에 귤 하나는 앉은 자리에서 뚝딱, 몇 개씩 먹는다고 한다.
621일 333 이모들과의 하루
6개월에 영우를 대구에 내려보내고 사진과 동영상으로만 영우를 만나온 333. 영우 돌 때 봄봄과 림림은 잠깐 만났으나 수지형은 1년여 시간동안 영우를 못 보았다. 어렵게 어렵게 주말 시간을 맞추어 대구 나들이 일정을 잡았으나 온종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어쩜 이래!!
영우는 전날 우리를 만나서 늦게늦게 잠들었으나 나들이나간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7시도 되기 전에 기상했다. 그리하여 333 마중나가는 차 안에서 잠들어버림. 동대구역이 엄청난 공사가 진행중이라 내가 알던 동대구역을 찾을 수가 없어서 좀 헤맸는데 영우가 자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333과 대구에서의 첫 대면은 자는 모습이었으나 목적지에 다다르자 벌떡 일어나서 333이 온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배시시 웃어준다.
비가 와서 산책은 할 수 없겠지만 수성못 근처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수성못 주변을 한바퀴 돌면서 보니 예전에 식구들과 갔던 숲과 오리라는 식당이 수성못을 바라보며 식사하기에 참 좋은 위치였구나 싶어 브런치로 오리고기 구워먹기로 결정. 영우는 놀이방에도 갔다가, 1층도 돌아다니다가, 2층도 오르락내리락하다가, 한참동안 돌아다니며 밥 먹기를 거부하여 살짝 걱정이 되었으나 배가 고픈 시점이 되니 밥도 다행히 잘 받아먹었다. 이모들 손잡고 돌아다니고 각종 개인기 시범도 보이고 단번에 수지이모도 외쳐주며 귀염받는 영우.
다음 행선지는 커피명가. 대구에 왔으니 커피는 커피명가에서 마셔야지. 커피명가에서도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영우. 비가 오지 않았으면 나가서 돌아다니면 되니 좀 더 수월했을텐데 실내에만 있어야 하니 영우도 지겨웠을 것이고 따라다니는 사람들도 힘들었을 것이다. 재우려는 시도를 했으나 실패하고 계속 돌아다니며 틈틈이 과자도 먹고 귤도 얻어먹고 우유도 마시고 물도 엄청 마시더니 기저귀가 터지기 직전이다. 커피숍에서 기저귀 갈아주기가 마땅치 않아서 백화점으로 이동.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보니 더이상 흡수할 수도 없을만큼 많이 젖어서 옷이 다 젖었다. 바지만 젖은 것이 아니라 상의도 젖었다. 감기 기운도 있는데 기저귀를 갈더라도 젖은 옷을 입고 다닐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옷을 사입히기로 했는데 축축한 옷을 입은채로 영우는 울지도 않고 잘도 돌아다닌다. 옷을 사와서 기저귀를 갈아주려 했더니 그새 응가도 했다. 우왕 영우 333 이모들에게 온갖 원초적인 모습을 다 보여주는구나~ 내가 응가 치울 준비를 하는동안 같이 놀아주던 이모들은 영우의 응가 스멜도 고스란히 느껴주심.
주차비 때문에 지하에서 뭐라도 사갈까 싶어 내려갔더니 영우에겐 또 식품매장이라는 신세계가 열려서 돌아다니느라 여념이 없다. 겨우겨우 잡아서 엘리베이터를 태울 때에는 집에 가려는 낌새가 느껴지는지 소리 지르고 진상을 부린다. 차에 타고 나서도 어찌나 짜증을 부리는지, 아마도 잠을 제대로 못자서겠지. 발버둥치는 것을 잡아놓느라 차 문에 한 번 쿵했더니 별로 아프지도 않으면서 으엥 울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이렇게 333은 첫 만남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영우의 자는 모습을 보며 대구 나들이 마무리.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정신 없던 하루이긴 했지만 영우가 낯도 안 가리고 많이 웃어주고 나름 이쁜 짓도 많이 해서 잘 보내긴 한 것 같다. 비도 오는데 멀리까지 영우보러 와준 333 이모들께 감사~ 담에 만나면 말도 할 수 있는 영우가 되어 있겠지?
영우는 전날 우리를 만나서 늦게늦게 잠들었으나 나들이나간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7시도 되기 전에 기상했다. 그리하여 333 마중나가는 차 안에서 잠들어버림. 동대구역이 엄청난 공사가 진행중이라 내가 알던 동대구역을 찾을 수가 없어서 좀 헤맸는데 영우가 자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333과 대구에서의 첫 대면은 자는 모습이었으나 목적지에 다다르자 벌떡 일어나서 333이 온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배시시 웃어준다.
비가 와서 산책은 할 수 없겠지만 수성못 근처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수성못 주변을 한바퀴 돌면서 보니 예전에 식구들과 갔던 숲과 오리라는 식당이 수성못을 바라보며 식사하기에 참 좋은 위치였구나 싶어 브런치로 오리고기 구워먹기로 결정. 영우는 놀이방에도 갔다가, 1층도 돌아다니다가, 2층도 오르락내리락하다가, 한참동안 돌아다니며 밥 먹기를 거부하여 살짝 걱정이 되었으나 배가 고픈 시점이 되니 밥도 다행히 잘 받아먹었다. 이모들 손잡고 돌아다니고 각종 개인기 시범도 보이고 단번에 수지이모도 외쳐주며 귀염받는 영우.
다음 행선지는 커피명가. 대구에 왔으니 커피는 커피명가에서 마셔야지. 커피명가에서도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영우. 비가 오지 않았으면 나가서 돌아다니면 되니 좀 더 수월했을텐데 실내에만 있어야 하니 영우도 지겨웠을 것이고 따라다니는 사람들도 힘들었을 것이다. 재우려는 시도를 했으나 실패하고 계속 돌아다니며 틈틈이 과자도 먹고 귤도 얻어먹고 우유도 마시고 물도 엄청 마시더니 기저귀가 터지기 직전이다. 커피숍에서 기저귀 갈아주기가 마땅치 않아서 백화점으로 이동.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보니 더이상 흡수할 수도 없을만큼 많이 젖어서 옷이 다 젖었다. 바지만 젖은 것이 아니라 상의도 젖었다. 감기 기운도 있는데 기저귀를 갈더라도 젖은 옷을 입고 다닐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옷을 사입히기로 했는데 축축한 옷을 입은채로 영우는 울지도 않고 잘도 돌아다닌다. 옷을 사와서 기저귀를 갈아주려 했더니 그새 응가도 했다. 우왕 영우 333 이모들에게 온갖 원초적인 모습을 다 보여주는구나~ 내가 응가 치울 준비를 하는동안 같이 놀아주던 이모들은 영우의 응가 스멜도 고스란히 느껴주심.
주차비 때문에 지하에서 뭐라도 사갈까 싶어 내려갔더니 영우에겐 또 식품매장이라는 신세계가 열려서 돌아다니느라 여념이 없다. 겨우겨우 잡아서 엘리베이터를 태울 때에는 집에 가려는 낌새가 느껴지는지 소리 지르고 진상을 부린다. 차에 타고 나서도 어찌나 짜증을 부리는지, 아마도 잠을 제대로 못자서겠지. 발버둥치는 것을 잡아놓느라 차 문에 한 번 쿵했더니 별로 아프지도 않으면서 으엥 울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이렇게 333은 첫 만남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영우의 자는 모습을 보며 대구 나들이 마무리.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정신 없던 하루이긴 했지만 영우가 낯도 안 가리고 많이 웃어주고 나름 이쁜 짓도 많이 해서 잘 보내긴 한 것 같다. 비도 오는데 멀리까지 영우보러 와준 333 이모들께 감사~ 담에 만나면 말도 할 수 있는 영우가 되어 있겠지?
10월의 문화생활
- 김동률 콘서트
클래식이 아닌 공연은 정말 오랜만이다. 그것도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하는 대형 콘서트라니.
김동률의 목소리는 악기 그 자체이다. 평소에 김동률을 엄청 좋아했다거나, 그의 음악과 관련한 추억이 있다거나 한 건 아니지만 그 목소리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거기다 이적과 함께 부르는 거위의 꿈을 듣게 될 줄이야!
김동률이야 워낙에 오래된 팬들이 많으니 콘서트도 자주 찾았을 것이고, 그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많은 곡들이 편곡되어 있었다. 첫 방문인 내 입장에선 탱고나 재즈 풍의 편곡보다는 오리지널 곡이 더 좋았지만 그 정도는 뭐 이해할 수 있다.
특별한 이벤트나 예상치 못한 게스트나 엄청난 퍼포먼스는 없었지만 목소리만으로도 감동이 있는 콘서트였다. 가을 날 리미림과 함께한 좋은 공연. 앞으로 공연 리뷰는 바로바로 남겨야겠다. 당시의 감동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리뷰가 아쉽다.
임헌정과 코리안심포니의 부르크너 시리즈가 메인이고, 김태형이 모짜르트 협연을 하는 것이었는데 김태형 연주만 보고 나왔다. 임헌정이 말러에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어서 왠지 부르크너도 잘 할 것 같은 나만의 선입견(?)이 있어 연주가 궁금하긴 했지만 더 중요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
지인 찬스를 통해 김태형 피아니스트의 연주자 대기실에 들러 사진을 찍는 기회가 생겼다. 연주자 대기실엔 처음 가보는데 그랜드 피아노까지 준비되어 있어서 연주자가 연습도 하고 휴식도 취할 수 있게 꾸며져 있었다. 나중에 사진을 보니 나는 뭐가 그리도 좋았는지 광대가 승천하는 바람에 어찌나 보기가 흉한지 ㅜㅜ 어쨌거나 특별한 경험!
나는 너무 강한 연주보다는 섬세한 연주가 좋다. 그래서 유모, 김모 피아니스트보다는 김정원, 김선욱, 김태형의 연주가 좋다. 예외가 있긴 하지. 손열음처럼 유니크한 스타일이라면 그 또한 좋다. 이번 연주는 김태형만의 연주는 좋긴 했지만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좀 거슬렸다. 플룻 소리가 매우 거슬린 것이 첫번째 이유이지만 전반적으로 피아노가 좀 약했던 것 같다. 좀 더 고급스런 표현으로 전문적인 리뷰를 하고 싶지만 이게 나의 한계.
2015년 11월 10일 화요일
620일 Dance with 영우
결혼 10주년. 특별한 이벤트는 없지만 일찍 퇴근해서 영우가 깨어 있을 때 대구에 도착했다. 매번 잘 때 도착하고 다음 날 아침에 방에서 나오는 모습만 보다가 초인종 누르고 문 열고 들어간 것은 오랜만이다. 영우가 우리를 보더니 정말 반가워하며 달려와서 안아준다. 신랑은 항상 영우가 우리를 별로 원치 않을까봐 걱정인데 이렇게 좋아해주면 마음이 조금 놓인다. 1등으로 나한테 달려오고 2등으로 신랑이 들고 있는 장난감에 달려가서 신랑은 조금 서운했을 수도 있을테지만~
작은 형님이 영우 장난감을 사서 보내주셨는데 음악소리와 함께 춤추는 미니언즈이다. 조금은 라틴풍이 느껴지는 흥겨운 음악과 함께 여기저기 불빛이 번쩍거리고 경쾌한 발놀림과 함께 디스코를 추는 미니언즈이다. 영우는 완전히 꽂혀서 예전에 뽀로로 비행기와 함께 흥을 내던 시절처럼 미니언즈와 함께 춤을 춘다.
처음에는 혼자 신나게 추더니 시간이 좀 지나자 아빠를 불러서 자리까지 지정해주며 같이 춤추자고 하고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 동참하자고 한다. 춤추고 싶을때는 '바바밤'이라고 말하며 미니언즈 갖다 달라고 낑낑대는데 영우 덕분에 한 밤에 온 식구가 춤을 추는 기묘한 경험을 하였다. 여전히 흥만이로구나.
작은 형님이 영우 장난감을 사서 보내주셨는데 음악소리와 함께 춤추는 미니언즈이다. 조금은 라틴풍이 느껴지는 흥겨운 음악과 함께 여기저기 불빛이 번쩍거리고 경쾌한 발놀림과 함께 디스코를 추는 미니언즈이다. 영우는 완전히 꽂혀서 예전에 뽀로로 비행기와 함께 흥을 내던 시절처럼 미니언즈와 함께 춤을 춘다.
처음에는 혼자 신나게 추더니 시간이 좀 지나자 아빠를 불러서 자리까지 지정해주며 같이 춤추자고 하고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 동참하자고 한다. 춤추고 싶을때는 '바바밤'이라고 말하며 미니언즈 갖다 달라고 낑낑대는데 영우 덕분에 한 밤에 온 식구가 춤을 추는 기묘한 경험을 하였다. 여전히 흥만이로구나.
618일 부우웅 쏙
영우는 어린이집에서 밥과 국은 잘 먹고 있다고 한다. 반찬은 여전히 잘 안 먹는다는 이야기이지. 점심 먹기 전에 간식이 나오는데 과일은 잘 먹지만 죽은 잘 안먹는다고 한다. 이 날 간식은 죽이었는데 선생님이 죽을 먹여보려고, 영우가 비행기를 좋아하니 숟가락으로 비행기 흉내를 내면서 먹이셨나보다.
엄마랑 통화하는데 먹일 때 비행기 흉내를 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영우가 자기 손으로 부우웅 비행기 흉내를 내다가 손을 입으로 쏙 넣는다. 그 일을 기억하고 이야기가 나오니까 설명하는 것이 너무 신통방통해서 누가 그랬어? 누가 부우웅 쏙 했어? 했더니 선생님 한다. 어디 가서 맞고 와도 대충 설명은 할 수 있겠구나.
엄마랑 통화하는데 먹일 때 비행기 흉내를 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영우가 자기 손으로 부우웅 비행기 흉내를 내다가 손을 입으로 쏙 넣는다. 그 일을 기억하고 이야기가 나오니까 설명하는 것이 너무 신통방통해서 누가 그랬어? 누가 부우웅 쏙 했어? 했더니 선생님 한다. 어디 가서 맞고 와도 대충 설명은 할 수 있겠구나.
617일 어린이집에서 첫 낮잠
어린이집이 나름대로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하더니, 두 달이 지나자 낮잠을 재워보겠다고 한다. 어떻게 재울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한 일일까 싶은데 영우가 드디어 어린이집에서 처음으로 낮잠을 잤다. 한시간만에 깨서 우는 바람에 다른 아이들이 깰까봐 엄마가 호출되긴 했다고 하는데 그게 어딘가. 어린이집에서 점심도 먹고, 낮잠도 자고, 엄마에게 자유시간이 세 시간여로 늘어났다. 그 시간에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
어린이집에서 낮잠자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한 시간보다 길게 자지는 못하고 있다. 집에서는 뒤척거릴 시간 즈음이 되면 엄마가 옆에 가서 토닥여주고 다시 재워서 두 시간여 재우는데 어린이집은 그게 어렵겠지. 집에서는 두시 반이 넘어야 낮잠을 자는데 어린이집에서는 한 시 전에도 잠든다고 한다. 신기해라. 영우야 선생님이랑 어떻게 자? 하고 물어보면 손바닥으로 가슴을 두들긴다. 영우야, 선생님이 그렇게 세게 때리는건 아니지? 힘 조절 좀 잘하렴~ 누가 보면 오해하겠다.
어린이집에서 낮잠자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한 시간보다 길게 자지는 못하고 있다. 집에서는 뒤척거릴 시간 즈음이 되면 엄마가 옆에 가서 토닥여주고 다시 재워서 두 시간여 재우는데 어린이집은 그게 어렵겠지. 집에서는 두시 반이 넘어야 낮잠을 자는데 어린이집에서는 한 시 전에도 잠든다고 한다. 신기해라. 영우야 선생님이랑 어떻게 자? 하고 물어보면 손바닥으로 가슴을 두들긴다. 영우야, 선생님이 그렇게 세게 때리는건 아니지? 힘 조절 좀 잘하렴~ 누가 보면 오해하겠다.
610일 왼쪽 아래 어금니
왼쪽 아래 어금니가 났다. 이로써 어금니는 다 났고 송곳니만 남았다. 이제는 어금니가 제법 넓적해서 잘 씹어먹게 생겼다. 사실 장난치다가 함박웃음 짓는 것을 보고 발견했기 때문에 이 날 뚫고 나온 것은 아닐테지만 기록해둔다.
19개월 리뷰때 80센티 정도 된다고 했는데 병원에 가서 재봤더니 85센티에 12킬로라고 한다. 이제 정말 진심으로 1미터만 더 크자, 영우야. :)
19개월 리뷰때 80센티 정도 된다고 했는데 병원에 가서 재봤더니 85센티에 12킬로라고 한다. 이제 정말 진심으로 1미터만 더 크자, 영우야. :)
609일 친구야~
문화센터 다닐 때에는 영우가 친구들 머리를 잡아당기거나 얼굴을 할퀴려고 해서 엄마가 떼놓으려고 쫓아다니느라 힘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도 그러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으셨는데 어린이집에서는 제법 친구들과 어울려 논다.
이 날도 어린이집에 가기 전 놀이터에 들러 미끄럼틀을 타며 놀고 있었는데 저 멀리 어린이집 친구를 발견하게 된다. 발견하는 순간 반가워하는 눈빛이 되더니 잽싸게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온다. 내려오자마자 손가락으로 친구를 가리키며, 뭐라고 외치며(아마도 시우야?) 다다다다 달려간다. 이렇게 아는 사람 만났다고 반가움을 표출할줄도 알게 되다니 정말 신기하다.
이 날도 어린이집에 가기 전 놀이터에 들러 미끄럼틀을 타며 놀고 있었는데 저 멀리 어린이집 친구를 발견하게 된다. 발견하는 순간 반가워하는 눈빛이 되더니 잽싸게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온다. 내려오자마자 손가락으로 친구를 가리키며, 뭐라고 외치며(아마도 시우야?) 다다다다 달려간다. 이렇게 아는 사람 만났다고 반가움을 표출할줄도 알게 되다니 정말 신기하다.
607일 아빠 생일
팀원 결혼식이 있어서 토요일 오후에 무리해서 출발했다. 신랑 생일인데 생일날 운전을 너무 오래 하게 해서 미안하긴 하지만 영우가 보고싶은 것을 어째. 이렇게 남편보다 아들이 먼저가 되나요.
가는 동안에도 영우가 재롱떨어주면 그게 선물이지 하는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생일이란 단어가 계속 들리니 뭔가 느낌이 왔는지 사운드북에서 생일축하 노래를 틀어줬다. 그것도 세 번이나! 아빠 생일 축하해요~
사운드북의 곰 세마리를 틀기도 했는데 아빠곰 엄마곰 애기곰 부분이 되니 신랑과 나, 영우를 정확히 가리킨다. 나 아빠, 엄마, 애기가 무엇인지 다 파악했다는 자신만만한 표정과 정확한 손가락 방향이 어찌나 웃기던지. 그래, 영우 최고다.
가는 동안에도 영우가 재롱떨어주면 그게 선물이지 하는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생일이란 단어가 계속 들리니 뭔가 느낌이 왔는지 사운드북에서 생일축하 노래를 틀어줬다. 그것도 세 번이나! 아빠 생일 축하해요~
사운드북의 곰 세마리를 틀기도 했는데 아빠곰 엄마곰 애기곰 부분이 되니 신랑과 나, 영우를 정확히 가리킨다. 나 아빠, 엄마, 애기가 무엇인지 다 파악했다는 자신만만한 표정과 정확한 손가락 방향이 어찌나 웃기던지. 그래, 영우 최고다.
606일 세 음절
이제 세 음절 발음도 제법 그럴듯해져가고 있다. 할미라도 하다가 가끔식 할머니라고 하기 시작했다고 하더니만 제주도와 야자수도 그럴듯해졌다.
오후에 택배 아저씨가 벨을 눌러서 영우가 현관문을 바라보며 이모? 할비? 하길래 엄마가 아니다 영우야 아저씨다 했더니 아저씨 발음이 쉬운지 계속 아저씨 아저씨 한다.
333과 만나면서 화상연결을 했는데 이모라고 불러주길 바랬지만 계속 아저씨 아저씨 했다는 슬픈 이야기.
오후에 택배 아저씨가 벨을 눌러서 영우가 현관문을 바라보며 이모? 할비? 하길래 엄마가 아니다 영우야 아저씨다 했더니 아저씨 발음이 쉬운지 계속 아저씨 아저씨 한다.
333과 만나면서 화상연결을 했는데 이모라고 불러주길 바랬지만 계속 아저씨 아저씨 했다는 슬픈 이야기.
2015년 11월 8일 일요일
601일 일상
전날 소꿉놀이에 이어 블럭으로 놀아주기. 시소와 미끄럼틀을 만들어 놀이터를 만들어주었더니 놀이터인줄 인지했는지 영우가 시소와 미끄럼틀 위에 직접 타본다. 갖고 있는 블럭은 옥스포드인데 아직은 힘이 없어서 스스로 블럭을 맞추거나 떼어내지 못하는 편이다.
블럭놀이에 동물도 몇 마리 포함되어 있어서 얘기했더니 동물 인형을 갖고온다. 이때다 싶어서 자연관찰책과 세밀화책을 펼쳐보이며 인형과 함께 높고 책을 읽어주었다. 제법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니 뿌듯하다.
오후에는 커피를 마시러 유모차를 타고 조금 멀리까지 다녀왔는데 큰 길가이다 보니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바쁘다.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버스가 지나가자 '우와~ 크다' 하는데 발음이 너무나 정확해서 빵 터졌다. 그래, 버스가 참 크지?
블럭놀이에 동물도 몇 마리 포함되어 있어서 얘기했더니 동물 인형을 갖고온다. 이때다 싶어서 자연관찰책과 세밀화책을 펼쳐보이며 인형과 함께 높고 책을 읽어주었다. 제법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니 뿌듯하다.
오후에는 커피를 마시러 유모차를 타고 조금 멀리까지 다녀왔는데 큰 길가이다 보니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바쁘다.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버스가 지나가자 '우와~ 크다' 하는데 발음이 너무나 정확해서 빵 터졌다. 그래, 버스가 참 크지?
600일 일상
어느새 600일. 200일 되기 전에 대구에 내려와서 인생의 2/3을 대구에서 보낸 영우. 많이 컸구나.
질리도록 듣고 또 들은 곰세마리 노래, 제법 알아듣게 불러서 깜짝 놀랐다.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부분을 부르는데 음의 높낮이가 별로 없고 발음도 부정확하지만 곰세마리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빠곰은 뚱뚱해 하길래 내가 따라 불렀더니 이어서 엄마곰은 날씬해를 한다. 아아 감동적이다.
오전에 함께 소꿉놀이를 해줬더니 온종일 소꿉놀이에 꽂혔다. 영우 소파를 뒤집으면 테이블로도 쓸 수 있어서 테이블에 앉혀놓고 파스타도 내주고, 햄버거도 만들어주고, 과일과 빵도 세팅해주었더니 제법 그럴듯하게 포크로 집어서 냠냠 먹는 흉내를 낸다. 신랑과 나를 옆에 앉혀놓고 먹여주는 시늉도 한다.
저녁에는 제부와 신랑 합동생일파티와 영우 600일 기념으로 중국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디저트로 나온 찹쌀빵에 홀릭. 반찬은 잘 안 먹는데 밥은 잘 먹고, 떡이나 빵은 잘 먹는다. 언제쯤 제대로 된 식사를 같이 해볼 수 있을까.
집으로 돌아와서는 이모와 이모부 앞에서 퍼즐맞추기 대자랑시간. 퍼즐을 맞추면서 깔라깔라를 외치는데 도대체 무슨 뜻일까? 처음에는 잘 맞추었다는 세러모니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뜻대로 잘 안될때 외치는 소리인 것 같다. 신랑이 유추하기로는 성격은 급한데 원하는대로 잘 안 맞추어지니 빨랑빨랑 도와달라? 해달라? 뭐 이런 의미 아니인가 싶다고. 어쨌든 다 맞추고는 얼마나 뿌듯해하는지, 스스로 손뼉을 치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누군가가 손뼉쳐 주지 않으면 어서 손뼉 치라고 지적한다. 약은 녀석.
질리도록 듣고 또 들은 곰세마리 노래, 제법 알아듣게 불러서 깜짝 놀랐다.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부분을 부르는데 음의 높낮이가 별로 없고 발음도 부정확하지만 곰세마리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빠곰은 뚱뚱해 하길래 내가 따라 불렀더니 이어서 엄마곰은 날씬해를 한다. 아아 감동적이다.
오전에 함께 소꿉놀이를 해줬더니 온종일 소꿉놀이에 꽂혔다. 영우 소파를 뒤집으면 테이블로도 쓸 수 있어서 테이블에 앉혀놓고 파스타도 내주고, 햄버거도 만들어주고, 과일과 빵도 세팅해주었더니 제법 그럴듯하게 포크로 집어서 냠냠 먹는 흉내를 낸다. 신랑과 나를 옆에 앉혀놓고 먹여주는 시늉도 한다.
저녁에는 제부와 신랑 합동생일파티와 영우 600일 기념으로 중국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디저트로 나온 찹쌀빵에 홀릭. 반찬은 잘 안 먹는데 밥은 잘 먹고, 떡이나 빵은 잘 먹는다. 언제쯤 제대로 된 식사를 같이 해볼 수 있을까.
집으로 돌아와서는 이모와 이모부 앞에서 퍼즐맞추기 대자랑시간. 퍼즐을 맞추면서 깔라깔라를 외치는데 도대체 무슨 뜻일까? 처음에는 잘 맞추었다는 세러모니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뜻대로 잘 안될때 외치는 소리인 것 같다. 신랑이 유추하기로는 성격은 급한데 원하는대로 잘 안 맞추어지니 빨랑빨랑 도와달라? 해달라? 뭐 이런 의미 아니인가 싶다고. 어쨌든 다 맞추고는 얼마나 뿌듯해하는지, 스스로 손뼉을 치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누군가가 손뼉쳐 주지 않으면 어서 손뼉 치라고 지적한다. 약은 녀석.
결혼 10주년
10월에 대한 기록을 하나도 남기지 못하고 맞이한 11월.
그리고 아무 준비 없이 맞이한 결혼 10주년.
결국 당일엔 아무것도 기록하지 못했다.
영우 재우고 난 후 맥주 한 잔 하며 조촐한 10주년 기념 파티.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잘 지내보자.
늘 고마워~
그리고 아무 준비 없이 맞이한 결혼 10주년.
결국 당일엔 아무것도 기록하지 못했다.
영우 재우고 난 후 맥주 한 잔 하며 조촐한 10주년 기념 파티.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잘 지내보자.
늘 고마워~
2015년 10월 28일 수요일
598일 타요가 좋아
뽀로로 동영상을 되도록 안보여주려 하지만 밥 먹다가 집중력이 떨어지면 뽀로로의 힘을 빌린다. 가끔을 너무 집중해서 씹는 것을 잊는 것이 문제.
이 날도 뽀로로를 틀어주는데 갑자기 막 울더니 타요타요 하더란다. 뽀로로가 타요보다 더 좋아진 것이야 그럴수 있다쳐도, 타요는 딱 한 번 보여줬는데 어떻게 타요를 인지했을까? 어린이집에서 보여주나?
이 날도 뽀로로를 틀어주는데 갑자기 막 울더니 타요타요 하더란다. 뽀로로가 타요보다 더 좋아진 것이야 그럴수 있다쳐도, 타요는 딱 한 번 보여줬는데 어떻게 타요를 인지했을까? 어린이집에서 보여주나?
597일 일상
영우는 오늘도 기분이 좋다. 아침에는 12피스 퍼즐도 뚝딱 했다고 한다.
여전히 반찬을 잘 안먹는 영우, 고기를 밥 위에 얹어줬더니 또 뱉어내길래 동생이 버릇을 고쳐줘야 한다고 반찬 안 먹을거면 밥 먹지 말라고 했단다. 그래서 식탁의자에서 추방당한 영우. 그렇게 한 시간여 밥을 안 먹였더니 그래도 먹긴 먹더란다. 왜 이렇게 반찬을 안 먹으려하는것일까, 흠흠.
아빠가 영우를 잡고 불미불미(단동십훈의 불위불위를 경상도에선 불미불미하나보다.)를 시켜봤는데 재미있었는지 시도때도 없이 불미불미 중얼거리며 흔들흔들한다.
어디서 배운 것인지 손등에 뽀뽀하는 세러머니를 한다. 어찌나 웃긴지.
여전히 반찬을 잘 안먹는 영우, 고기를 밥 위에 얹어줬더니 또 뱉어내길래 동생이 버릇을 고쳐줘야 한다고 반찬 안 먹을거면 밥 먹지 말라고 했단다. 그래서 식탁의자에서 추방당한 영우. 그렇게 한 시간여 밥을 안 먹였더니 그래도 먹긴 먹더란다. 왜 이렇게 반찬을 안 먹으려하는것일까, 흠흠.
아빠가 영우를 잡고 불미불미(단동십훈의 불위불위를 경상도에선 불미불미하나보다.)를 시켜봤는데 재미있었는지 시도때도 없이 불미불미 중얼거리며 흔들흔들한다.
어디서 배운 것인지 손등에 뽀뽀하는 세러머니를 한다. 어찌나 웃긴지.
595일 영우 있다.
아빠가 외출하려 하시니 영우가 현관문 앞에서 알짱알짱. 영우가 따라나서고 싶어할까봐 거실로 데리고 들어오려 하는데 안 보이길래 영우 없나? 영우 나갔나? 했더니 영우 있다. 하더란다. 어쩜 다 알아듣고 대답까지 했을까 신통방통하다.
593일 일상
엄마가 영우 보시느라 좋아하는 전국노래자랑도 볼 시간이 없으시다. 어쩌다 전국노래자랑을 틀어놓았을 때 그것을 본 영우의 반응 하나, 소파 위에서 반동을 주면서 엉덩이를 씰룩씰룩 흥을 낸다. 영우 반응 둘, TV 앞에서 노랫소리에 맞춰 손뼉을 친다. 이 날 동네 강 건너 공터에서 전국노래자랑 녹화가 있어서 영우 데리고 구경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금세 돌아오셨다고 한다. 젤 앞에서 엉덩이를 씰룩대거나 손뼉 치고 있었으면 미디어에 데뷔하는건데.
키가 좀 컸다고 싱크대에 매달리는 것이 아주 수준급이다. 까치발을 하고선 빼꼼히 겨우겨우 쳐다보기만 하더니 이제 서랍 손잡이를 안정적으로 딛고 선다. 보이는 것이 많아지니 얼마나 신날 것인가. 그렇지만 발을 헛딛거나 균형을 잃어 싱크대에 턱을 찧게 될까봐 항상 걱정이다. 말린다고 말려지지도 않고 항상 걱정걱정.
키가 좀 컸다고 싱크대에 매달리는 것이 아주 수준급이다. 까치발을 하고선 빼꼼히 겨우겨우 쳐다보기만 하더니 이제 서랍 손잡이를 안정적으로 딛고 선다. 보이는 것이 많아지니 얼마나 신날 것인가. 그렇지만 발을 헛딛거나 균형을 잃어 싱크대에 턱을 찧게 될까봐 항상 걱정이다. 말린다고 말려지지도 않고 항상 걱정걱정.
2015년 10월 26일 월요일
590일 어느 좋은 날
이 날 영우는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아침에 기분좋게 일어나서는 이모가 새로 사준 퍼즐을 뚝딱 맞추었다고 한다. 전날 처음 해 본 퍼즐을! 그것도 10피스 퍼즐을!!
어린이집에 들어갈 때는 항상 밖에서 더 놀고 싶어서 울면서 들어가는데 처음으로 울지 않고 들어갔다고 한다. 어린이집 선생님도 엄마도 영우 덕분에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저녁에 화상통화할 때에도 방긋방긋 웃고, 사랑해요도 해주고 리액션이 아주 좋았다. 영우 오늘 기분 좋네~ 했더니 하루종일 기분 좋았다고 하신다.
10월의 어느 좋은 날. 영우가 온종일 기분 좋았던 날. 기록을 남겨줘야지 했었는데 20일이나 지난 후에야 겨우 남기네.
어린이집에 들어갈 때는 항상 밖에서 더 놀고 싶어서 울면서 들어가는데 처음으로 울지 않고 들어갔다고 한다. 어린이집 선생님도 엄마도 영우 덕분에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저녁에 화상통화할 때에도 방긋방긋 웃고, 사랑해요도 해주고 리액션이 아주 좋았다. 영우 오늘 기분 좋네~ 했더니 하루종일 기분 좋았다고 하신다.
10월의 어느 좋은 날. 영우가 온종일 기분 좋았던 날. 기록을 남겨줘야지 했었는데 20일이나 지난 후에야 겨우 남기네.
589일 어린이 집에서 첫 점심
엄마는 영우가 어린이 집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이 많으셨다. 처음 어린이 집에서 점심을 먹인 날 그럭저럭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전날 집에서 밥 먹을 때 김을 잘 먹길래 김도 가져가서 먹이신 모양인데 이만하면 성공.
영우는 이 외에도 어린이 집에 잘 적응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놀이수업할 때 도형을 알아보고 말할 줄 아니까 선생님이 월반해도 되겠다고 했단다. 친구들이랑 놀다가 가끔씩 선생님을 보고 웃어주는데 너무 사랑스럽다고 한다. 네, 저도 압니다. :)
영우는 이 외에도 어린이 집에 잘 적응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놀이수업할 때 도형을 알아보고 말할 줄 아니까 선생님이 월반해도 되겠다고 했단다. 친구들이랑 놀다가 가끔씩 선생님을 보고 웃어주는데 너무 사랑스럽다고 한다. 네, 저도 압니다. :)
9월의 문화생활
10월이 끝나가는 시점이지만, 힘들게 시간을 내서 전시 다녀왔는데 한줄짜리 리뷰라도 남겨야겠다.
- Ballerina & Ballerino
성남아트센터에서 문화생활 초급자를 위한 콘서트 시리즈를 준비한 듯.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은 발레 토크쇼로 국립발레단장 이후의 삶을 정한듯한데 그녀의 발음이 어떻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뜨악했다. 좀 더 한국어 발음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공연조차도 저평가될 것 같다.
코리아 유스 발레 스타즈라는 한국 유일의 청소년 발레단이 주축이 된 공연이었는데, 전국의 발레영재들이 모여있다고는 하나 역시 노련미가 없는 군무는 불안불안하다. 팔다리가 동시에 움직이지 않고 파도타기하는 것 같아 괴로웠다. 김주원과 이원국의 지젤은 처음엔 균형을 잘 못잡아 불안했으나 안정되고 나니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이은원의 지젤도 좋지만 김주원의 지젤도 참 아름담다. 국립발레단의 이재우가 유스 발레단과 연기를 했는데, 이재우의 키 때문에 발레리나 선택이 어려웠겠구나 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라 안타까웠다. 유스발레단에서 두 명 정도의 발레리노와 발레리나 한 명이 눈에 띄었으나 공연 보고나서 바로 기록해두었으면 좋았을텐데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 아이들이 미래의 김기민, 서희로 성장하는거겠지.
공연장 로비에서 탤런트 김규리를 만나서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연예인과 사진 찍는 짓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겠다. 난 내 얼굴이 큰 편은 아니라 생각해서 큰 부담 없이 찍었는데, 그 정도로 오징어가 될 줄은 정말 몰랐네.
- 유럽현대미술전 : 친애하는 당신에게 Bonjour, La France!
현대미술이기도 하고, 아는 작가는 니키 드 생팔 밖에 없어서 큰 기대 없이 갔는데 생각보다 작품도 많았고 현대미술 특유의 짜증스러움이 없어서 좋았다. 도슨트가 자세히 설명해 주기도 하였고, 안내하시는 분들도 적극적으로 설명해주었다. 그러나 작품들에 대한 리뷰를 하기에는 나의 내공이 너무나 부족하고, 리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이 장 미셀 오토니엘의 작품이었을까 정도만 궁금하다.
- 모딜리아니전
모딜리아니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을까. 독특한 그의 화풍, 짧은 생, 잔느.
그러고 보면 어느 사조에도 영향을 받지 않은 독특한 양식을 갖고 있다. 피카소와 친분이 있었다고는 하나 큐비즘보다는 조각에 더 관심이 많았다. 누군가를 뛰어난 예술가다 아니다 감히 평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모딜리아니의 작품을 보고나니 제대로(?) 예술가였구나 싶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의 행복하지 않았던 삶과 잔느를 떠올리면 우울해진다.
- 매그넘 사진의 비밀전
사진전은 어쩐지 별로이다. 왜인지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 되었다. 사진은 억지로 철학을 끼워넣은 현대미술 같은 느낌이라 감동이 별로 없다. 아직 심금을 울리는 사진을 못봐서일수도 있겠다.
이번 사진전은 특히나 더 별로였는데, 별것도 없는 사진을 대충 찍어놓고는, 단지 매그넘이라는 이유만으로 번지르르하게 포장되는 것이 너무나 상업적이이어서 별로였다. 마지막 세션은 좀 괜찮아보였는데 어머 웬일, 현대차에서 협찬을 받아 찍은 작품들 아닌가. 모든 조합이 다 별로였다.
- Ballerina & Ballerino
성남아트센터에서 문화생활 초급자를 위한 콘서트 시리즈를 준비한 듯.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은 발레 토크쇼로 국립발레단장 이후의 삶을 정한듯한데 그녀의 발음이 어떻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뜨악했다. 좀 더 한국어 발음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공연조차도 저평가될 것 같다.
코리아 유스 발레 스타즈라는 한국 유일의 청소년 발레단이 주축이 된 공연이었는데, 전국의 발레영재들이 모여있다고는 하나 역시 노련미가 없는 군무는 불안불안하다. 팔다리가 동시에 움직이지 않고 파도타기하는 것 같아 괴로웠다. 김주원과 이원국의 지젤은 처음엔 균형을 잘 못잡아 불안했으나 안정되고 나니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이은원의 지젤도 좋지만 김주원의 지젤도 참 아름담다. 국립발레단의 이재우가 유스 발레단과 연기를 했는데, 이재우의 키 때문에 발레리나 선택이 어려웠겠구나 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라 안타까웠다. 유스발레단에서 두 명 정도의 발레리노와 발레리나 한 명이 눈에 띄었으나 공연 보고나서 바로 기록해두었으면 좋았을텐데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 아이들이 미래의 김기민, 서희로 성장하는거겠지.
공연장 로비에서 탤런트 김규리를 만나서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연예인과 사진 찍는 짓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겠다. 난 내 얼굴이 큰 편은 아니라 생각해서 큰 부담 없이 찍었는데, 그 정도로 오징어가 될 줄은 정말 몰랐네.
- 유럽현대미술전 : 친애하는 당신에게 Bonjour, La France!
현대미술이기도 하고, 아는 작가는 니키 드 생팔 밖에 없어서 큰 기대 없이 갔는데 생각보다 작품도 많았고 현대미술 특유의 짜증스러움이 없어서 좋았다. 도슨트가 자세히 설명해 주기도 하였고, 안내하시는 분들도 적극적으로 설명해주었다. 그러나 작품들에 대한 리뷰를 하기에는 나의 내공이 너무나 부족하고, 리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이 장 미셀 오토니엘의 작품이었을까 정도만 궁금하다.
- 모딜리아니전
모딜리아니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을까. 독특한 그의 화풍, 짧은 생, 잔느.
그러고 보면 어느 사조에도 영향을 받지 않은 독특한 양식을 갖고 있다. 피카소와 친분이 있었다고는 하나 큐비즘보다는 조각에 더 관심이 많았다. 누군가를 뛰어난 예술가다 아니다 감히 평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모딜리아니의 작품을 보고나니 제대로(?) 예술가였구나 싶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의 행복하지 않았던 삶과 잔느를 떠올리면 우울해진다.
- 매그넘 사진의 비밀전
사진전은 어쩐지 별로이다. 왜인지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 되었다. 사진은 억지로 철학을 끼워넣은 현대미술 같은 느낌이라 감동이 별로 없다. 아직 심금을 울리는 사진을 못봐서일수도 있겠다.
이번 사진전은 특히나 더 별로였는데, 별것도 없는 사진을 대충 찍어놓고는, 단지 매그넘이라는 이유만으로 번지르르하게 포장되는 것이 너무나 상업적이이어서 별로였다. 마지막 세션은 좀 괜찮아보였는데 어머 웬일, 현대차에서 협찬을 받아 찍은 작품들 아닌가. 모든 조합이 다 별로였다.
2015년 10월 16일 금요일
586일 대구 수목원
처음으로 대구 수목원 방문. 여기도 난지도처럼 쓰레기 처리장을 공원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꽤나 넓고 잘해 놓았는데 꽃이 피는 계절도 아니고 단풍이 있는 계절도 아니어서 조금 아쉽다. 어스름할 때 갔더니 좀 쌀쌀해지기도 해서 영우는 콧물이 주루룩 ㅜㅜ.
영우는 수목원에서 난생처음 메뚜기를 보았다. 메뚜기가 다리를 다친 것인지 잘 못 뛰어서 옆에서 발을 구르면 그때만 폴짝 뛰는데 메뚜기 뛰는 모습을 보고 신난 영우는 달려가서 밟고 만다. 세게 밟은 것은 아니라 압사한 것은 아니었지만 몇 번이나 밟아서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듯. 미안해. ㅜㅜ
저녁은 수목원 앞의 '맛있다면'이라는 지인이 오픈한 식당에서 먹었는데, 울산의 유명 맛집인데 대구에 처음 체인을 냈다고 한다. 문어가 들어간 울면이 대표메뉴인데, 울면도 문어 숙회도 맛있다. 동생이 몇 번 와봤다고 알아서 주문하는데 너무 적게 시키는거 아닌가 싶었으나 배 터질뻔, 양이 정말 많았다. 대박나시길.
영우는 수목원에서 난생처음 메뚜기를 보았다. 메뚜기가 다리를 다친 것인지 잘 못 뛰어서 옆에서 발을 구르면 그때만 폴짝 뛰는데 메뚜기 뛰는 모습을 보고 신난 영우는 달려가서 밟고 만다. 세게 밟은 것은 아니라 압사한 것은 아니었지만 몇 번이나 밟아서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듯. 미안해. ㅜㅜ
저녁은 수목원 앞의 '맛있다면'이라는 지인이 오픈한 식당에서 먹었는데, 울산의 유명 맛집인데 대구에 처음 체인을 냈다고 한다. 문어가 들어간 울면이 대표메뉴인데, 울면도 문어 숙회도 맛있다. 동생이 몇 번 와봤다고 알아서 주문하는데 너무 적게 시키는거 아닌가 싶었으나 배 터질뻔, 양이 정말 많았다. 대박나시길.
제주도 여행
올해가 결혼 10주년이라 영우랑 제주도를 가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었다. 임신한 동생은 괌에 태교여행 가는 것이 소망이었는데 제부가 9월에 새로운 부서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휴가 사용이 어려워져 버렸다. 이리저리 맞추어서 엄마아빠, 영우와 우리, 동생이 함께 3박4일 제주 여행을 하게 되었다. 노인 둘과 임산부, 꼬맹이를 동반한 여행이라 걱정이 많았으나 생각보다는 잘 지내다 왔다.
가장 걱정했던 것은 기압차 때문에 영우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는데 갈 때도, 올 때도, 비행기가 이륙을 준비하느라 이동을 시작하자 바로 잠들어 착륙할 때 깨어났다. 밥을 잘 먹을까 하는 것도 걱정이었는데 요리가케를 많이 준비해서 끼니때마다 바꿔가며 먹이니 아주 잘 먹었다. 사실 집에 있으면 간식이며, 과일이며, 엄청난 양을 먹는데 딱 밥만 먹으니 배가 고프긴 했을 것이다. 우유 달라고, 밥 달라고, 바나나 달라고 난리친 적도 있는데 안타까운 것은 다른 음식들은 안 먹고 밥만 먹었다는 것.
영우가 잘 때 몸부림을 많이 쳐서 침대에선 재울 수 없다고 한실을 알아보라는 엄마 말씀과,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묵고 싶은 나의 바람, 추석연휴와 주말이 앞뒤에 버티고 있던 타이밍 때문에 3일 숙소가 다 달랐다. 영우가 매일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할까도 걱정이었고, 이동 거리가 긴 날도 있는데 차를 잘 탈까도 걱정이었는데 완전 기우였다. 숙소마다 영우는 신나서 돌아다녔고 한시간 반동안 자지도 않고 바깥 구경을 하면서 가는데 칭얼대지도 않았다. 택시가 보이면 택띠를 외치고, 안되는 발음으로 야자수도 외쳐보고, 비행기가 보일때면 비행기도 외친다.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기는 힘들 것 같아서 영우가 뛰어놀 수 있도록 조경이 잘 되어 있는 샤인빌 리조트, 휘닉스 아일랜드, 통나무 펜션을 예약했는데 불행히도 가운데 이틀간 비가 엄청 왔다. 덕분에 동선도 완전 꼬였지만 그래도 생각했던 일정은 다 소화했다. 숙소의 환경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이 아쉬울뿐.
첫 날도 흐린 날씨긴 했으나 비는 오지 않아서 야외 공원인 베니스랜드에 가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음 날은 비바람이 몰아쳐서 식사만 겨우 하고 내내 숙소에 머물렀다. 휘닉스 아일랜드에 수영장과 놀이방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달까. 영우는 베이비 수영장이 아닌 실내 수영장은 처음이었는데 낯설었는지 처음에는 튜브도 타기 싫어하고 물 안에 들어가는 것을 겁내는 것 같았다.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발로 물장구 치는 것만 하다가 물에 들어가서 걸어보더니 그제서야 좀 재미가 붙었던 듯. 숙소가 가까우니 물기만 대충 닦고 리조트에 올라와서 씻겼는데 물놀이한 후에 나 혼자 영우를 씻기고, 나도 씻기는 아직 무리일 듯하다. 저녁 먹고는 놀이방에 갔는데 이제 제법 볼풀에서 놀 줄을 안다. 볼풀 위로 넘어져도 보고 뒤뚱뒤뚱 걸으며 볼을 던지기도 한다. 놀이방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것은 역시 자동차 굴리며 바퀴 관찰하기. 맥포머스가 있었는데 거기에 바퀴를 붙여 영우 인생 처음으로 만든 자동차가 탄생했다. 그런데 사진 한 장 안 남겼네그려.
다음 날도 역시 비가 와서 아쿠아플라넷에 갔다. 이제 제법 알아보는 것들이 생겨서 펭귄과 악어(사실은 도마뱀이지만), 상어를 가리키며 말한다. 처음 본 펭귄과 상어, 신기했을까? 재미있었을까? 수족관을 얼마나 보여주고 싶었는데 영우가 반응을 해주니 뿌듯하기 그지없다.
잠깐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섭지코지를 둘러보았는데 영우는 휘몰아치는 제주 바람 속에서도 꿋꿋이 잔다. 이 날 바람 때문에 감기가 걸린 것 같기도 하다. 점심은 근처에서 전복죽을 먹었는데 밥은 아예 없다길래 죽 안먹으면 어떡하나 했는데 다행히 잘 먹었다. 영우가 제주도 와서 먹은 유일한 제주도 음식같은 음식. ㅜㅜ
다음 숙소는 복층 통나무집이었는데 바로 옆에 양떼 목장도 있고 말 목장도 있다. 날씨만 좋았으면 양도 보고 말도 보고 했을텐데 비가 와서 아무데도 나가지 못했다. 침대에서 영우 안고 놀다가 낙상하는 사고만. 그래도 복층이라 계단 오르내리며 영우는 나름대로 신났다. 다음 날은 거짓말처럼 날이 좋아져서 통나무집 앞의 잔디정원을 뛰어놀기도 하고, 잠시 말 구경을 하기도 하고, 방황하는 고양이를 구경하기도 했다.
떠나는 날 날씨가 좋아져서 아쉽지만 이게 어딘가. 에코랜드로 향하였다. 비가 오는 바람에 동선이 꼬여서 반대 방향으로 다시 이동. 10시쯤 도착했는데도 에코랜드에는 중국 관광객을 비롯하여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영우는 그림책에서 보았던 기차를 타며 '기차'를 외쳐준다. 예전에 에코랜드에 왔을 때 잘 꾸며져 있어서 아이와 함께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영우는 아직 조금 더 어리다. 키즈동산도 있는데 거기서 놀려면 조금 더 커야하겠다. 날씨가 좋았던 덕분에 이리저리 잘 다녔으나 곧 출발할 시간이다.
제주공항 근처의 동문시장에 가서 선물용 초컬릿과 크런치를 샀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영우에게 크런치를 주었다. 생전 처음 맛보는 달달한 맛에 절반쯤 남았을 때 한 입에 밀어넣더니 '또~'를 외친다. 어찌나 웃기던지. 공항에서는 오렌지에이드와 커피를 사서 마셨는데 오렌지에이드를 먹여보았더니 아마도 신 맛 때문에 그대로 뱉어낸다. 그러다 커피를 마셔보더니만 계속 달라고 따라다닌다. 얘 입맛은 왜 이런거야?
그 외 몇 가지 에피소드.
떼쓰거나 사람을 때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영우 그러면 안된다고 잘못했습니다 해, 라고 하면 손바닥을 비비면서 고개를 숙인다. 영우 재워보겠다고 옆에 누워서 섬집아기를 불러주었더니 귀를 막는다. 엄마가 가끔 노래를 부르면 못부르게 입을 막는다고 한다. 신랑이 술안주로 오징어채를 사와서 먹는데 영우가 달라고 난리를 쳐서 주려다가 떨어뜨렸다. 바닥에 아무리 찾아봐도 없더니만 영우 배 위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제 세음절을 연습하려고 하는 중이다. 나영우, 야자수, 배터리, 떡볶이를 비슷하게(내 귀에만 비슷할수도) 따라하였다. 제주도도 가르쳤는데 이건 아무리 시켜봐도 도도라고 발음한다. 제.주.도. 각각 시켜보면 곧잘 비슷하게 발음하는데 붙여서 제주도를 시키면 도도가 된다. 마치 쌀.밥.은 되는데 살밥이 되는 경상도 발음의 유머 케이스처럼.
작년에 영우를 대구로 보낸 이후, 1년만에 영우와 1주일을 함께 보냈다. 여행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잘 지내다 왔고, 온전히 1주일을 함께 하며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힘들기도 하겠지만 영우의 일상을 함께하고 싶다.
가장 걱정했던 것은 기압차 때문에 영우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는데 갈 때도, 올 때도, 비행기가 이륙을 준비하느라 이동을 시작하자 바로 잠들어 착륙할 때 깨어났다. 밥을 잘 먹을까 하는 것도 걱정이었는데 요리가케를 많이 준비해서 끼니때마다 바꿔가며 먹이니 아주 잘 먹었다. 사실 집에 있으면 간식이며, 과일이며, 엄청난 양을 먹는데 딱 밥만 먹으니 배가 고프긴 했을 것이다. 우유 달라고, 밥 달라고, 바나나 달라고 난리친 적도 있는데 안타까운 것은 다른 음식들은 안 먹고 밥만 먹었다는 것.
영우가 잘 때 몸부림을 많이 쳐서 침대에선 재울 수 없다고 한실을 알아보라는 엄마 말씀과,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묵고 싶은 나의 바람, 추석연휴와 주말이 앞뒤에 버티고 있던 타이밍 때문에 3일 숙소가 다 달랐다. 영우가 매일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할까도 걱정이었고, 이동 거리가 긴 날도 있는데 차를 잘 탈까도 걱정이었는데 완전 기우였다. 숙소마다 영우는 신나서 돌아다녔고 한시간 반동안 자지도 않고 바깥 구경을 하면서 가는데 칭얼대지도 않았다. 택시가 보이면 택띠를 외치고, 안되는 발음으로 야자수도 외쳐보고, 비행기가 보일때면 비행기도 외친다.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기는 힘들 것 같아서 영우가 뛰어놀 수 있도록 조경이 잘 되어 있는 샤인빌 리조트, 휘닉스 아일랜드, 통나무 펜션을 예약했는데 불행히도 가운데 이틀간 비가 엄청 왔다. 덕분에 동선도 완전 꼬였지만 그래도 생각했던 일정은 다 소화했다. 숙소의 환경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이 아쉬울뿐.
첫 날도 흐린 날씨긴 했으나 비는 오지 않아서 야외 공원인 베니스랜드에 가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음 날은 비바람이 몰아쳐서 식사만 겨우 하고 내내 숙소에 머물렀다. 휘닉스 아일랜드에 수영장과 놀이방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달까. 영우는 베이비 수영장이 아닌 실내 수영장은 처음이었는데 낯설었는지 처음에는 튜브도 타기 싫어하고 물 안에 들어가는 것을 겁내는 것 같았다.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발로 물장구 치는 것만 하다가 물에 들어가서 걸어보더니 그제서야 좀 재미가 붙었던 듯. 숙소가 가까우니 물기만 대충 닦고 리조트에 올라와서 씻겼는데 물놀이한 후에 나 혼자 영우를 씻기고, 나도 씻기는 아직 무리일 듯하다. 저녁 먹고는 놀이방에 갔는데 이제 제법 볼풀에서 놀 줄을 안다. 볼풀 위로 넘어져도 보고 뒤뚱뒤뚱 걸으며 볼을 던지기도 한다. 놀이방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것은 역시 자동차 굴리며 바퀴 관찰하기. 맥포머스가 있었는데 거기에 바퀴를 붙여 영우 인생 처음으로 만든 자동차가 탄생했다. 그런데 사진 한 장 안 남겼네그려.
다음 날도 역시 비가 와서 아쿠아플라넷에 갔다. 이제 제법 알아보는 것들이 생겨서 펭귄과 악어(사실은 도마뱀이지만), 상어를 가리키며 말한다. 처음 본 펭귄과 상어, 신기했을까? 재미있었을까? 수족관을 얼마나 보여주고 싶었는데 영우가 반응을 해주니 뿌듯하기 그지없다.
잠깐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섭지코지를 둘러보았는데 영우는 휘몰아치는 제주 바람 속에서도 꿋꿋이 잔다. 이 날 바람 때문에 감기가 걸린 것 같기도 하다. 점심은 근처에서 전복죽을 먹었는데 밥은 아예 없다길래 죽 안먹으면 어떡하나 했는데 다행히 잘 먹었다. 영우가 제주도 와서 먹은 유일한 제주도 음식같은 음식. ㅜㅜ
다음 숙소는 복층 통나무집이었는데 바로 옆에 양떼 목장도 있고 말 목장도 있다. 날씨만 좋았으면 양도 보고 말도 보고 했을텐데 비가 와서 아무데도 나가지 못했다. 침대에서 영우 안고 놀다가 낙상하는 사고만. 그래도 복층이라 계단 오르내리며 영우는 나름대로 신났다. 다음 날은 거짓말처럼 날이 좋아져서 통나무집 앞의 잔디정원을 뛰어놀기도 하고, 잠시 말 구경을 하기도 하고, 방황하는 고양이를 구경하기도 했다.
떠나는 날 날씨가 좋아져서 아쉽지만 이게 어딘가. 에코랜드로 향하였다. 비가 오는 바람에 동선이 꼬여서 반대 방향으로 다시 이동. 10시쯤 도착했는데도 에코랜드에는 중국 관광객을 비롯하여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영우는 그림책에서 보았던 기차를 타며 '기차'를 외쳐준다. 예전에 에코랜드에 왔을 때 잘 꾸며져 있어서 아이와 함께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영우는 아직 조금 더 어리다. 키즈동산도 있는데 거기서 놀려면 조금 더 커야하겠다. 날씨가 좋았던 덕분에 이리저리 잘 다녔으나 곧 출발할 시간이다.
제주공항 근처의 동문시장에 가서 선물용 초컬릿과 크런치를 샀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영우에게 크런치를 주었다. 생전 처음 맛보는 달달한 맛에 절반쯤 남았을 때 한 입에 밀어넣더니 '또~'를 외친다. 어찌나 웃기던지. 공항에서는 오렌지에이드와 커피를 사서 마셨는데 오렌지에이드를 먹여보았더니 아마도 신 맛 때문에 그대로 뱉어낸다. 그러다 커피를 마셔보더니만 계속 달라고 따라다닌다. 얘 입맛은 왜 이런거야?
그 외 몇 가지 에피소드.
떼쓰거나 사람을 때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영우 그러면 안된다고 잘못했습니다 해, 라고 하면 손바닥을 비비면서 고개를 숙인다. 영우 재워보겠다고 옆에 누워서 섬집아기를 불러주었더니 귀를 막는다. 엄마가 가끔 노래를 부르면 못부르게 입을 막는다고 한다. 신랑이 술안주로 오징어채를 사와서 먹는데 영우가 달라고 난리를 쳐서 주려다가 떨어뜨렸다. 바닥에 아무리 찾아봐도 없더니만 영우 배 위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제 세음절을 연습하려고 하는 중이다. 나영우, 야자수, 배터리, 떡볶이를 비슷하게(내 귀에만 비슷할수도) 따라하였다. 제주도도 가르쳤는데 이건 아무리 시켜봐도 도도라고 발음한다. 제.주.도. 각각 시켜보면 곧잘 비슷하게 발음하는데 붙여서 제주도를 시키면 도도가 된다. 마치 쌀.밥.은 되는데 살밥이 되는 경상도 발음의 유머 케이스처럼.
작년에 영우를 대구로 보낸 이후, 1년만에 영우와 1주일을 함께 보냈다. 여행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잘 지내다 왔고, 온전히 1주일을 함께 하며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힘들기도 하겠지만 영우의 일상을 함께하고 싶다.
2015년 10월 15일 목요일
581일 고딩 친구들 만남
추석연휴를 맞이하여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대구에 자주 내려가는 편인데도 근처에 있는 친구들 만나기가 쉽지 않다. 영우를 처음 보는 친구도 있고 해서 일부러 데리고 나갔는데, 영우가 유모차에 있는 잠깐동안만 대화를 나누었을 뿐, 내내 영우 쫓아다니느라 바빴다. ㅜㅜ
놀이방이 있긴 했지만 영우는 너무 어려서 혼자 둘 수가 없으니 놀이방이 있어도 나에게 자유 시간은 없다. 뭐 알고 그러는건지 그냥 처음봐서 신기한건지 놀이방 들어가자마자 게임기 앞에 가서 형아 게임하는걸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나중에 오락실마다 찾으러 다녀야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놀이방의 미끄럼틀이 큰 아이들 중심으로 만들어진거라 계단으로 올라가면 구름다리처럼 되어 있는데 미끄럼틀 타려다 엉덩이가 아래로 쑥 빠질뻔한 이후로는 미끄럼틀로 절반까지만 기어올라가서 내려온다.
놀이방도 다 구경했고 이제 레스토랑 곳곳을 돌아다닌다. 사람이 좀 적었기에 망정이지 완전 민폐될뻔했다. 펜스에 매달렸다가 엉덩방아도 찧고, 펜스 아래로 지나려다가 머리도 쿵 박고, 그래도 한 번 박고 나니 아프긴 한지 머리 안 부딪히게 엉덩이 빼고 머리 숙이고 지나갈 줄 안다. 그래도 쿵쿵.
친구 아들은 영우보다 10개월 빠른데 그 정도만 되도 데리고 다닐때 덜 정신없다. 자기 마음대로 안된다고 소리 지르며 울때 임팩트는 더 크긴 하지만. 작년에 그 친구 봤을 때 영우는 언제 저만큼 크나 싶었는데 이제 그만큼 컸다.
놀이방이 있긴 했지만 영우는 너무 어려서 혼자 둘 수가 없으니 놀이방이 있어도 나에게 자유 시간은 없다. 뭐 알고 그러는건지 그냥 처음봐서 신기한건지 놀이방 들어가자마자 게임기 앞에 가서 형아 게임하는걸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나중에 오락실마다 찾으러 다녀야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놀이방의 미끄럼틀이 큰 아이들 중심으로 만들어진거라 계단으로 올라가면 구름다리처럼 되어 있는데 미끄럼틀 타려다 엉덩이가 아래로 쑥 빠질뻔한 이후로는 미끄럼틀로 절반까지만 기어올라가서 내려온다.
놀이방도 다 구경했고 이제 레스토랑 곳곳을 돌아다닌다. 사람이 좀 적었기에 망정이지 완전 민폐될뻔했다. 펜스에 매달렸다가 엉덩방아도 찧고, 펜스 아래로 지나려다가 머리도 쿵 박고, 그래도 한 번 박고 나니 아프긴 한지 머리 안 부딪히게 엉덩이 빼고 머리 숙이고 지나갈 줄 안다. 그래도 쿵쿵.
친구 아들은 영우보다 10개월 빠른데 그 정도만 되도 데리고 다닐때 덜 정신없다. 자기 마음대로 안된다고 소리 지르며 울때 임팩트는 더 크긴 하지만. 작년에 그 친구 봤을 때 영우는 언제 저만큼 크나 싶었는데 이제 그만큼 컸다.
19개월 리뷰
영우는 이제 80센티정도가 되었다. 이제 1미터 정도만 더 크면 되는구나. 체중은 재보지 않았는데 11킬로 정도 나가지 않을까 싶다.
기억력도 많이 늘고 말도 많이 늘었다. 뭔가를 하다가 하나~라고 말했더니 영우가 이어서 둘~하길래 깜짝 놀랐다. 어느 날은 계속 뽀뽀삐~라고 하면서 혼자 웃고 좋아하길래 뭘 말하는걸까 궁금했는데 추정하기로는 네비게이션의 정각을 알리는 시보 소리인 것 같다. 며칠 전에 부산 외가를 다녀오면서 차 속에서 들은 소리를 반복해서 따라하는 것 같은데, 제주도에서 운전한 차의 네비게이션도 같은 제품이라 깨닫게 되었다.
몸놀림도 많이 좋아졌다. 싱크대 올라가는걸 보면, 여기저기 매달리는걸 보면 근력이 좋아졌다 싶다. 요즘은 혼자 부스터 위로 올라가 스스로 식판까지 채우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은 퍼즐 맞추는 것을 좋아한다. 동생이 사준 폴리 시리즈의 3,4,5,6피스 퍼즐이 있는데 처음에는 제대로 못맞추면 소리지르고 짜증을 내더니 이제 순식간에 맞춘다. 조만간 퍼즐 레벨업할 예정이다.
영우 나름대로 패션센스가 있는 것 같다. 옷이 올라가는 것을 싫어해서 바지나 소매가 말려올라가는 것을 싫어한다. 말려올라가면 계속 내리면서 신경 쓰는데 접어주는 것은 또 괜찮다. 지퍼가 달린 옷은 꼭 채워줘야 한다.
한동안 앞니 네 개씩 여덟 개로만 지내다가 이제 오른쪽 윗 송곳니와 어금니, 왼쪽 윗 어금니, 오른쪽 아래 어금니가 더 나서 총 열두개가 났다. 이제 치아 관리 걱정.
기억력도 많이 늘고 말도 많이 늘었다. 뭔가를 하다가 하나~라고 말했더니 영우가 이어서 둘~하길래 깜짝 놀랐다. 어느 날은 계속 뽀뽀삐~라고 하면서 혼자 웃고 좋아하길래 뭘 말하는걸까 궁금했는데 추정하기로는 네비게이션의 정각을 알리는 시보 소리인 것 같다. 며칠 전에 부산 외가를 다녀오면서 차 속에서 들은 소리를 반복해서 따라하는 것 같은데, 제주도에서 운전한 차의 네비게이션도 같은 제품이라 깨닫게 되었다.
몸놀림도 많이 좋아졌다. 싱크대 올라가는걸 보면, 여기저기 매달리는걸 보면 근력이 좋아졌다 싶다. 요즘은 혼자 부스터 위로 올라가 스스로 식판까지 채우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은 퍼즐 맞추는 것을 좋아한다. 동생이 사준 폴리 시리즈의 3,4,5,6피스 퍼즐이 있는데 처음에는 제대로 못맞추면 소리지르고 짜증을 내더니 이제 순식간에 맞춘다. 조만간 퍼즐 레벨업할 예정이다.
영우 나름대로 패션센스가 있는 것 같다. 옷이 올라가는 것을 싫어해서 바지나 소매가 말려올라가는 것을 싫어한다. 말려올라가면 계속 내리면서 신경 쓰는데 접어주는 것은 또 괜찮다. 지퍼가 달린 옷은 꼭 채워줘야 한다.
한동안 앞니 네 개씩 여덟 개로만 지내다가 이제 오른쪽 윗 송곳니와 어금니, 왼쪽 윗 어금니, 오른쪽 아래 어금니가 더 나서 총 열두개가 났다. 이제 치아 관리 걱정.
573일 처음으로 치킨을!
영우가 좀처럼 새로운 음식을 먹으려 하지 않아서 속상하다. 다른 아이들은 돌도 되기 전부터 족발을 뜯고 치킨은 기본이던데, 소고기를 먹으러 가도 잘 먹지 않아 아쉽기 그지 없다.
이 날 대구의 맛집이라는 땅땅치킨을 시켜 먹었다. 영우도 먹여보고 싶어서 계속 순살을 발라서 먹이려 시도했는데 역시나 먹지 않는다. 그러다 내가 먹던 것을 튀김옷 입혀진 그대로 그냥 줘봤더니 베어먹는다. 우리가 먹는 것을 보니 궁금해서 먹어본건가. 드디어 치킨을 먹다니 어찌나 기쁘던지. 그러나 다시 먹지는 않았다. 튀김옷이 까끌해서 먹기에 편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이것저것 잘 먹으면 좋겠구나.
이 날 대구의 맛집이라는 땅땅치킨을 시켜 먹었다. 영우도 먹여보고 싶어서 계속 순살을 발라서 먹이려 시도했는데 역시나 먹지 않는다. 그러다 내가 먹던 것을 튀김옷 입혀진 그대로 그냥 줘봤더니 베어먹는다. 우리가 먹는 것을 보니 궁금해서 먹어본건가. 드디어 치킨을 먹다니 어찌나 기쁘던지. 그러나 다시 먹지는 않았다. 튀김옷이 까끌해서 먹기에 편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이것저것 잘 먹으면 좋겠구나.
2015년 10월 12일 월요일
572일 놀이터, 동물원 나들이
영우의 오전 나들이는 놀이터.
놀이터까지의 여정도 어찌나 긴지,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에 다 아는 척 해줘야 하고 차고 안에 있는 오토바이 한 번 만져보고 싶어서 5번을 왔다갔다 한다. 도착한 곳은 평소에 가지 않았던 집 뒷쪽의 공원 놀이터였는데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하고 있다. 학교 놀이터에도 모래가 있긴 하지만 이 곳의 모래가 더 갖고놀기 좋아보인다. 모래를 처음 만져보는 영우는 조물락조물락거리고 손을 털어보고 손을 씻었다가 다시 모래를 만져보기를 반복한다.
미끄럼틀이 있었는데 꽤나 높다. 미끄럼틀이 높은지라 계단 외에도 철봉처럼 잡고 올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는데 한 칸씩 척척 올라가길래 엉덩이를 살짝 밀어줬더니 끝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신랑 없이 혼자 영우를 보고 있었는데 너무 순식간에 미끄럼틀 위로 올라가서 당황스러웠다. 엄마가 올라갈테니 잠깐 움직이지말고 기다리라고 했는데 씨익 웃더니 휙 내려온다. 옴마야, 이렇게 높은 미끄럼틀을 무서워하지 않고 혼자 탈 수 있게 되었구나. 재미있었는지 또 한 번 철봉을 잡고 올라가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왔다. 이제 노는게 좀 달라졌다.
영우의 오후 나들이는 동물원.
동물 미니어처도 있고 그간 공부(?)를 많이 해서 봄에 갔을 때와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궁금한 마음이 가득했는데 그동안 날이 너무 덥거나 비가 오는 바람에 이제서야 달성공원 동물원 나들이.
얼룩말을 보고는 말, 사슴을 보고는 사슴, 이야기도 하고 사슴의 뿔을 알려줬더니 뿔이란 것을 인지했는지 나중에 뿔을 보고 뿔이라고도 말했다. 타조 보고 반가워해주길 바랬으나 깃털이 흉하게 빠져있어 보던거랑은 다르게 느껴졌는지 무반응. 으르렁대는 늑대도 보고, 축 늘어져있는 호랑이도 보고, 꽥꽥꽥 오리도 보았다. 수영하던 물개가 물 밖으로 나와서 걷는 모습을 보고는 신기했는지 넋을 읽고 본다. 코끼리 사이즈가 압도적이라 크게 반응할 줄 알았는데 역시 동물의 왕인 사자가 최고인 모양, 사자는 몇 번이나 소리쳐 불렀다. 그리고 화려한 색깔의 잉어들은 덤.
조금 크니 뭔가를 보여줄 때 영우의 반응을 보는 것이 더 재미있어진다. 더 많이 보여주고 더 많이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더 많이 웃게 해주고 싶다.
놀이터까지의 여정도 어찌나 긴지,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에 다 아는 척 해줘야 하고 차고 안에 있는 오토바이 한 번 만져보고 싶어서 5번을 왔다갔다 한다. 도착한 곳은 평소에 가지 않았던 집 뒷쪽의 공원 놀이터였는데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하고 있다. 학교 놀이터에도 모래가 있긴 하지만 이 곳의 모래가 더 갖고놀기 좋아보인다. 모래를 처음 만져보는 영우는 조물락조물락거리고 손을 털어보고 손을 씻었다가 다시 모래를 만져보기를 반복한다.
미끄럼틀이 있었는데 꽤나 높다. 미끄럼틀이 높은지라 계단 외에도 철봉처럼 잡고 올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는데 한 칸씩 척척 올라가길래 엉덩이를 살짝 밀어줬더니 끝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신랑 없이 혼자 영우를 보고 있었는데 너무 순식간에 미끄럼틀 위로 올라가서 당황스러웠다. 엄마가 올라갈테니 잠깐 움직이지말고 기다리라고 했는데 씨익 웃더니 휙 내려온다. 옴마야, 이렇게 높은 미끄럼틀을 무서워하지 않고 혼자 탈 수 있게 되었구나. 재미있었는지 또 한 번 철봉을 잡고 올라가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왔다. 이제 노는게 좀 달라졌다.
영우의 오후 나들이는 동물원.
동물 미니어처도 있고 그간 공부(?)를 많이 해서 봄에 갔을 때와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궁금한 마음이 가득했는데 그동안 날이 너무 덥거나 비가 오는 바람에 이제서야 달성공원 동물원 나들이.
얼룩말을 보고는 말, 사슴을 보고는 사슴, 이야기도 하고 사슴의 뿔을 알려줬더니 뿔이란 것을 인지했는지 나중에 뿔을 보고 뿔이라고도 말했다. 타조 보고 반가워해주길 바랬으나 깃털이 흉하게 빠져있어 보던거랑은 다르게 느껴졌는지 무반응. 으르렁대는 늑대도 보고, 축 늘어져있는 호랑이도 보고, 꽥꽥꽥 오리도 보았다. 수영하던 물개가 물 밖으로 나와서 걷는 모습을 보고는 신기했는지 넋을 읽고 본다. 코끼리 사이즈가 압도적이라 크게 반응할 줄 알았는데 역시 동물의 왕인 사자가 최고인 모양, 사자는 몇 번이나 소리쳐 불렀다. 그리고 화려한 색깔의 잉어들은 덤.
조금 크니 뭔가를 보여줄 때 영우의 반응을 보는 것이 더 재미있어진다. 더 많이 보여주고 더 많이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더 많이 웃게 해주고 싶다.
근황
9월에 포스팅한 글의 갯수를 보니 얼마나 정신 없이 보냈는지 알겠다.ㅜㅜ
나를 이 회사로 이끌었고, 그나마 속내를 내보일 수 있는 사람이었던 선배가 퇴사했다. 덕분에 선배 일도 이어받아 정신없는 9월을 보냈다. 추석 연휴도 있었고, 와중에 3일 휴가를 내서 가족여행도 다녀왔다.
영우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고 매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못해 안타깝다. 그 날의 감동을 최대한 남기고 싶었는데 삶에 찌들어 소중한 추억을 놓치는구나. 신랑도 블로그 안하냐고 압박을. 끄응.
10월도 순식간에 절반 남짓 지났다. 이번 달도 바쁠테지. 요즘은 그냥 하루하루 잘 버텼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어쩌다 이렇게 삶의 질이 떨어진걸까. ㅜㅜ
나를 이 회사로 이끌었고, 그나마 속내를 내보일 수 있는 사람이었던 선배가 퇴사했다. 덕분에 선배 일도 이어받아 정신없는 9월을 보냈다. 추석 연휴도 있었고, 와중에 3일 휴가를 내서 가족여행도 다녀왔다.
영우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고 매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못해 안타깝다. 그 날의 감동을 최대한 남기고 싶었는데 삶에 찌들어 소중한 추억을 놓치는구나. 신랑도 블로그 안하냐고 압박을. 끄응.
10월도 순식간에 절반 남짓 지났다. 이번 달도 바쁠테지. 요즘은 그냥 하루하루 잘 버텼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어쩌다 이렇게 삶의 질이 떨어진걸까. ㅜㅜ
2015년 9월 17일 목요일
561일 쏘서 탈출
이제 쏘서에 들어가서는 놀지 않고 밖에 서서 장난감들을 누르며 논다. 사실 요즘엔 응가 장소로 잘 활용되고 있다. 스프링이 있어서 뭔가 편한 것인지 응가할 때 꼭 쏘서를 잡고 옆에 서서 힘을 준다.
그러다가 이 날은 어쩐 일인지 쏘서에 들어가고 싶어해서 엄마가 안에 넣어주고 주방에서 잠깐 볼 일을 보셨는데 일이 분 있다 와보니 이미 쏘서에서 나와서 거실에서 놀고 있더란다. 어떻게 나온걸까? 아직 그 정도 요령은 없을 줄 알았는데, 그 짧은 시간에 아무렇지도 않게 쏘서에서 탈출해 있다니.
이제 정말 많이 컸구나 싶기도 한데 더더더 한 눈 팔면 안되겠다 싶다.
이제 정말 많이 컸구나 싶기도 한데 더더더 한 눈 팔면 안되겠다 싶다.
559일 집에 가기 싫어요!
밖에만 나가면 정말 신나는 나영우. 그리하여 집에 들어오는건 싫을수밖에!
오전에 커피 사러 나갔다 오면서 이발을 했는데, 마지막에 울음보가 터진거 겨우 달래고 빨리 씻기려고 바로 집으로 올라왔더니 들어가기 싫다고 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우는데 목소리도 안나올 정도로 서럽다. 오후에도 물건 사러 꽤 멀리까지 걸어서 다녀왔는데 또 들어가기 싫다고 해서 한바퀴 또 돌았다.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잠이 좀 모자랐는지 울기 시작한다. 안아주면서 이제 일어나라고 했는데 계속 울면서 양말을 막 신는다. 두 번이나 나갔다 왔는데 자고 일어나자마자 또 나가겠다고? 그리하여 신랑이 영우를 데리고 나가서 동네를 한참 돌아다니다가 놀이터에 갔다. 그네도 타고 말도 타고 자동차도 탔는데 집에 갈 생각이 없는 영우. 일어나자마자 나와서 기저귀도 안 갈았고 저녁도 먹어야 되는데 집에 가자고 하면 싫다고 고개를 세차게 흔든다.
억지로 그네에서 끌어내려서 손잡고 가려고 하니 어찌나 소리를 지르는지, 그럼 엄마아빠는 갈테니까 영우 혼자 놀라고 하고 돌아서는데 영우는 혼자 그네 쪽으로 간다. 어머나 세상에, 얘를 어쩌면 좋아. 해달라는대로 다 해줄수는 없고 밥도 먹여야해서 우린 그냥 집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한참을 걸어갈때까지 영우는 따라오지 않고 우리를 쳐다보고만 있다가 드디어 혼자 남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쫓아오기 시작한다. 혼자 올때까지 데리러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디선가 오토바이가 나타나는 바람에 데리러 갔더니 나를 보고 미소를 날려주던지. 그렇게 손잡고 들어오긴 했는데 18개월밖에 안 된 아이와 실랑이 하다가 놀이터에 혼자 남겨두기를 감행할 줄이야, 앞으로가 참 험난해 보인다.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잠이 좀 모자랐는지 울기 시작한다. 안아주면서 이제 일어나라고 했는데 계속 울면서 양말을 막 신는다. 두 번이나 나갔다 왔는데 자고 일어나자마자 또 나가겠다고? 그리하여 신랑이 영우를 데리고 나가서 동네를 한참 돌아다니다가 놀이터에 갔다. 그네도 타고 말도 타고 자동차도 탔는데 집에 갈 생각이 없는 영우. 일어나자마자 나와서 기저귀도 안 갈았고 저녁도 먹어야 되는데 집에 가자고 하면 싫다고 고개를 세차게 흔든다.
억지로 그네에서 끌어내려서 손잡고 가려고 하니 어찌나 소리를 지르는지, 그럼 엄마아빠는 갈테니까 영우 혼자 놀라고 하고 돌아서는데 영우는 혼자 그네 쪽으로 간다. 어머나 세상에, 얘를 어쩌면 좋아. 해달라는대로 다 해줄수는 없고 밥도 먹여야해서 우린 그냥 집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한참을 걸어갈때까지 영우는 따라오지 않고 우리를 쳐다보고만 있다가 드디어 혼자 남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쫓아오기 시작한다. 혼자 올때까지 데리러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디선가 오토바이가 나타나는 바람에 데리러 갔더니 나를 보고 미소를 날려주던지. 그렇게 손잡고 들어오긴 했는데 18개월밖에 안 된 아이와 실랑이 하다가 놀이터에 혼자 남겨두기를 감행할 줄이야, 앞으로가 참 험난해 보인다.
2015년 9월 16일 수요일
558일 이가 또 났어요
이가 나려는지 간질간질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 영우도 낯선 느낌에 손가락으로 잇몸을 눌러보는 것 같기도 하고, 실제 약간 불룩해진 잇몸 아래로 흰 것이 비치는 것 같기도 하다고 생각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엄마가 매일매일 관찰하셨다고 하는데 전날까지도 이가 뚫고 나오지 않았었는데 드디어 이가 뚫고 나왔다. 그것도 양쪽 윗 송곳니와 오른쪽 어금니까지 세 개나! 송곳니가 나올 차례라 생각해서 어금니는 생각도 못했는데 어금니도 함께 나온 것을 확인하였다.
영우의 입 안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 저녁 시간에 누워있는 영우를 간질간질하면서 장난을 쳤더니 깔깔 웃는 바람에 이가 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엄마는 요즘 영우가 밥을 잘 씹어먹는 것 같더니 어금니까지 났구나 하며 기특해하신다. 이제 맛난 음식 많이 씹어먹을 준비가 되었네.
엄마가 매일매일 관찰하셨다고 하는데 전날까지도 이가 뚫고 나오지 않았었는데 드디어 이가 뚫고 나왔다. 그것도 양쪽 윗 송곳니와 오른쪽 어금니까지 세 개나! 송곳니가 나올 차례라 생각해서 어금니는 생각도 못했는데 어금니도 함께 나온 것을 확인하였다.
영우의 입 안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 저녁 시간에 누워있는 영우를 간질간질하면서 장난을 쳤더니 깔깔 웃는 바람에 이가 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엄마는 요즘 영우가 밥을 잘 씹어먹는 것 같더니 어금니까지 났구나 하며 기특해하신다. 이제 맛난 음식 많이 씹어먹을 준비가 되었네.
2015년 9월 10일 목요일
554일 어린이집 입소
드디어 어린이집 가는 날. 1년만에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성장하여 사회 활동을 시작하다니 감개무량하다.
영우네 1세 반에는 문화센터에 함께 다닌 아이와 전부터 어린이집에 다니던 두 명이 있는데 다 1~3월생이다. 1월생 남자아이보다 영우가 더 커서 엄마가 아주 뿌듯하셨다고 한다.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은 엄마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시고 다음 주부터는 맡겨놓고 나가면 된다고 하는데 한 시간만 놀고 가려고 하니 영우는 더 놀고 싶어했다고 한다. 그렇게 아쉬워할 때 집에 가야 어린이집에 또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나름대로의 신입생 프로세스에 잘 적응중이다.
다음 날엔 입소를 축하한다는 문자도 받고, 어린이집 카페에도 가입하였다. 지금까지는 책가방 메고 잘 다니고 있는데 완벽 적응해서 엄마가 편해지시면 참말 좋겠네.
영우네 1세 반에는 문화센터에 함께 다닌 아이와 전부터 어린이집에 다니던 두 명이 있는데 다 1~3월생이다. 1월생 남자아이보다 영우가 더 커서 엄마가 아주 뿌듯하셨다고 한다.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은 엄마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시고 다음 주부터는 맡겨놓고 나가면 된다고 하는데 한 시간만 놀고 가려고 하니 영우는 더 놀고 싶어했다고 한다. 그렇게 아쉬워할 때 집에 가야 어린이집에 또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나름대로의 신입생 프로세스에 잘 적응중이다.
다음 날엔 입소를 축하한다는 문자도 받고, 어린이집 카페에도 가입하였다. 지금까지는 책가방 메고 잘 다니고 있는데 완벽 적응해서 엄마가 편해지시면 참말 좋겠네.
552일 매의 눈과 똑똑 발음
아빠가 아침 일찍 등산을 가셨는데 파란색 등산셔츠를 입고 가셨다고 한다. 오후에 산책 나갔다가 마주친 젊은 아저씨가 아빠가 입은 셔츠랑 비슷한 옷을 입고 있었다고 하는데 영우가 그 아저씨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할비, 할비 했단다. 젊은 사람한테 할비라고 하니 그 아저씨도 당황스러워해서 엄마가 아침에 할아버지가 비슷한 옷을 입고 나가서 옷 비슷하다고 이야기하는거라고 했는데 아빠 나가시는 모습을 아주 잠깐 봤을텐데 눈썰미가 좋나보다.
발음도 꽤나 좋아졌다. 좋아졌다고 하는건 순전히 우리 기준이지, 제3자가 듣는다면 알아듣지 못하겠지만, 18개월 유아 수준에선 발음이 좋은 것 같다. 아직 세 음절은 잘 말하지 못하지만 두 음절짜리 단어들은 꽤 알아들을만하다. 사과, 포도, 타조, 사자, 기린, 펭귄, 낙타, 로이, 앰버 등등. 영상통화할 때 어쩌다 보는건 아까워서 동영상으로 남겨놓고 싶은데 나름대로는 집중해서 이야기하느라 힘든 것인지 시킬 때마다 이야기해주지는 않는다.
2015년 8월 31일 월요일
550일 아빠 찾기
이 날 아침에 꿈을 꿨는지, 아빠를 외치며 잠에서 깼다고 한다. 일어나자마자 할머니 손을 잡고 작은 방으로 가서 문을 열며 아빠를 찾았다고 한다. 우리가 주말에 가면 자는 바로 그 방인데, 지난 번 대구에 갔을 때 자고 있는 아빠를 깨우러 그 방으로 가더니만, 아빠가 그 방에서 잔다는 기억이 남아있나보다. 아빠를 찾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왜이리 짠한지. 신랑도 영우랑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들에 마음 아파한다.
547일 상상놀이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 라일리의 상상의 동물이 나온다. 영우도 벌써 상상의 나라가 있는걸까? 자동차를 갖고 놀면서 인격을 부여한다.
로이는 아빠, 폴리는 엄마, 은색 자동차는 할아버지, 빨간 자동차는 할머니. 나름대로 확실히 정리를 했는지 계속해서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를 부른다. 영우의 머릿 속에서 무슨 놀이가 진행되고 있는걸까? 정말 궁금하다.
로이는 아빠, 폴리는 엄마, 은색 자동차는 할아버지, 빨간 자동차는 할머니. 나름대로 확실히 정리를 했는지 계속해서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를 부른다. 영우의 머릿 속에서 무슨 놀이가 진행되고 있는걸까? 정말 궁금하다.
고대하던 김선욱과 이상 엔더스의 듀오 콘서트
오랜만에 듣는 김선욱과 궁금했던 이상 엔더스. 이틀동안 베토벤 첼로 소나타 5곡과 몇 개의 변주곡들을 연주하였는데, 솔직히 하루에 5곡 다 연주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레퍼토리는 아마도 앵콜곡을 위한 것이었나보다. 첫 날 앵콜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둘째 날에는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를 연주해주었다. 심지어 김선욱이 앵콜곡을 뭐할까 고심했다며, 언제나 수줍어하는 김선욱이 꽤나 길게 이야기도 해주었다.
김선욱의 연주는 언제나와 같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고, 이상 엔더스는 조금 기대에 못미쳤다. 우리의 기대가 너무 커서이지, 이상 엔더스의 실력이 부족했던 것은 절대 아니다. 첼로가 조금 부족하단 느낌이 든 것은 우리의 레퍼런스가 하필이면 로스트로포비치와 리히터였기 때문일 수도 있고, 첼로 소나타 초기 작품은 피아노가 더 주요 선율이어서일수도 있고, 지휘 공부를 하는 김선욱의 리딩이 뛰어나서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신랑은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라 하더라도 솔리스트의 역량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김선욱과의 레벨 차이가 좀 느껴진다고 하였다. 리히터의 연주는 정말 리듬감이 있었는데, 해석의 차이이긴 하겠지만 김선욱의 연주는 조금 심심한 면이 있었다고, 그렇지만 정말 화려했다고 한다. 난 그렇게까진 잘 모르겠지만, 첼로가 조금 약하단 느낌이 들긴 했지만, 이런 훌륭한 연주를 어디서 또 들을 수 있을까, 정말 좋다.
한 곡 한 곡 끝날때마다 관객들의 호응도 엄청났는데, 이상도 선욱의 연주가 정말 좋았을테지, 존경의 박수를 보내는 것이 막막 느껴졌다. 둘이 호흡을 맞출 때 서로를 향해 고객를 살짝 돌릴 때, 살짝 미소지을 때, 보고 있는 내가 다 흐뭇하던지, 아직 28살밖에 안된 이 젊은 예술인들의 앞으로가 정말 기대된다. 기획사에게도, 둘을 연결시켜준 진은숙 작곡가에게도, 친구가 된 둘에게도 감사하고 또 감사한 공연이었다.
그나저나..감상평을 하나 더 하자면..이상 엔더스는 정말 머리가 작았다. 김선욱이 옆에 서 있으니 안타까울 정도. 사진에 비해 피부가 좀 안좋긴 했지만 꽤나 귀여운 얼굴. 급격히 퀄리티가 떨어지는 공연 리뷰구나~
2015년 8월 25일 화요일
545일 일상
처음으로 키즈카페에 가보았다. 수영장이나 실내 동물원, 뽀로로 파크도 다 키즈카페이긴 하지만 소규모 키즈카페는 처음인데 의외로 놀만했다. 두 시간에 어른 두 명 음료 포함하여 9천원이면 꽤 저렴한 것 같은데 대구라서 그런건가? 원래 이 정도 규모의 키즈카페는 이렇게 저렴한건가?
영우가 가장 관심을 보인 것은 역시나 붕붕카. 스텝2 붕붕카가 네 대 있었는데 하나씩 다 타본다. 영우가 발로 밀면서 이동해야 하는데 잘 못해서 엄마표 붕붕카 출동. 재미있는 것은 네 대를 타고 내리면서 문을 꼭 닫고 내린다는 것. 나도 인상적으로 봤는데 신랑도 영우 말 잘 듣겠다며, 규율에 맞춰 잘 생활할 것 같다며 한마디 거든다.
넓지 않은 공간을 어찌나 알차게 꾸며놓았는지 방방이도 꽤나 큰 규모로 운영하고 있었다. 영우는 아직 점프를 하지 못해서 그냥 뛰어다니기만 했는데, 방방이의 출렁거리는 느낌이 재미있는지 열심히 뛰면서 엄청 즐거워한다. 끝에는 경사도 있게 만들어놓아서 미끄럽도 탈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다른 아이들이 기어 올라가서 미끄럼을 타는 모습을 보더니 영우도 막 올라가고 싶어한다. 이제 슬슬 놀 줄 알아가는 거 같다.
공놀이도 하고, 그네도 타고, 목마도 타고, 동물 인형도 갖고 놀고, 두 시간동안 갖추어져 있는 거의 모든 장난감들을 알차게 갖고 놀았다. 우유도 200ml 거의 한 팩을 순식간에 흡입하고는 돌아오는 길에 유모차에서 스르륵 잠들었다. 집 근처에 키즈카페가 하나 더 있는데 다음에는 거기 가보고 괜찮은 곳으로 종종 다녀봐야겠다.
2주만에 만난 영우는 할머니 찾는 시간이 전보다 좀 짧아졌다. 여전히 할머니 찾아 울기는 하지만 2주 전에 비하면 덜 울고 관심이 돌려진다. 식탁 의자 위로 기어올라갈 수 있게된지는 좀 됐는데, 의자에만 머무르지 않고 식탁 위로 올라가려고 해서 문제다. 그래서 엄마가 식탁 의자들을 멀찍이 떨어뜨려놨더니 지가 의자를 식탁 옆으로 살살 끌고 가서 올라간다. 어떻게 그럴 줄은 아는지 원, 웃긴 녀석. 이 날은 올라올 때 영우가 많이 울었다. 다행히 금세 그치고 잘 먹고 잘 논 모양이지만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 1년은 더 이렇게 지내야 할텐데.. 영우야, 잘 지내주렴.
영우가 가장 관심을 보인 것은 역시나 붕붕카. 스텝2 붕붕카가 네 대 있었는데 하나씩 다 타본다. 영우가 발로 밀면서 이동해야 하는데 잘 못해서 엄마표 붕붕카 출동. 재미있는 것은 네 대를 타고 내리면서 문을 꼭 닫고 내린다는 것. 나도 인상적으로 봤는데 신랑도 영우 말 잘 듣겠다며, 규율에 맞춰 잘 생활할 것 같다며 한마디 거든다.
넓지 않은 공간을 어찌나 알차게 꾸며놓았는지 방방이도 꽤나 큰 규모로 운영하고 있었다. 영우는 아직 점프를 하지 못해서 그냥 뛰어다니기만 했는데, 방방이의 출렁거리는 느낌이 재미있는지 열심히 뛰면서 엄청 즐거워한다. 끝에는 경사도 있게 만들어놓아서 미끄럽도 탈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다른 아이들이 기어 올라가서 미끄럼을 타는 모습을 보더니 영우도 막 올라가고 싶어한다. 이제 슬슬 놀 줄 알아가는 거 같다.
공놀이도 하고, 그네도 타고, 목마도 타고, 동물 인형도 갖고 놀고, 두 시간동안 갖추어져 있는 거의 모든 장난감들을 알차게 갖고 놀았다. 우유도 200ml 거의 한 팩을 순식간에 흡입하고는 돌아오는 길에 유모차에서 스르륵 잠들었다. 집 근처에 키즈카페가 하나 더 있는데 다음에는 거기 가보고 괜찮은 곳으로 종종 다녀봐야겠다.
2주만에 만난 영우는 할머니 찾는 시간이 전보다 좀 짧아졌다. 여전히 할머니 찾아 울기는 하지만 2주 전에 비하면 덜 울고 관심이 돌려진다. 식탁 의자 위로 기어올라갈 수 있게된지는 좀 됐는데, 의자에만 머무르지 않고 식탁 위로 올라가려고 해서 문제다. 그래서 엄마가 식탁 의자들을 멀찍이 떨어뜨려놨더니 지가 의자를 식탁 옆으로 살살 끌고 가서 올라간다. 어떻게 그럴 줄은 아는지 원, 웃긴 녀석. 이 날은 올라올 때 영우가 많이 울었다. 다행히 금세 그치고 잘 먹고 잘 논 모양이지만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 1년은 더 이렇게 지내야 할텐데.. 영우야, 잘 지내주렴.
544일 실내동물원
계획했던 물놀이를 하지 못해서 뭐하고 놀까 하다가 영우 보시느라 바깥 활동에 제약이 많으신 아빠께는 영화를 보여드리고, 우리는 그 옆 실내동물원에서 놀기로 했다. 3개월만에 다시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간 영우가 많이 컸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 갔을 때에는 수동적이었달까, 우리가 보여주는대로 보고 만져보라면 만져보았는데 지금은 자기가 하고싶은대로 한다. 뚜벅뚜벅 걸어가서 거북이를 바라보고, 햄스터가 보고 싶으면 유리칸막이를 기어올라가려고 하고, 장수풍뎅이를 보러 뛰어가기도 하고, 원숭이에게 안녕 손을 흔들기도 한다.
그런데 아직 스스로 체험을 해 볼 수는 없는터라 실내 동물원은 조금 더 컸을때 오는 것이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사자, 코끼리, 말, 곰 등을 알아보고 이야기도 할 수 있으니, 그림으로만 보았던 그 동물들의 실물을 보여주면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봄에는 동물들을 사진이나 그림으로도 본 적이 없어서 별 감흥이 없었을텐데 올 가을에는 동물원에 데리고 가야겠다.
처음 갔을 때에는 수동적이었달까, 우리가 보여주는대로 보고 만져보라면 만져보았는데 지금은 자기가 하고싶은대로 한다. 뚜벅뚜벅 걸어가서 거북이를 바라보고, 햄스터가 보고 싶으면 유리칸막이를 기어올라가려고 하고, 장수풍뎅이를 보러 뛰어가기도 하고, 원숭이에게 안녕 손을 흔들기도 한다.
그런데 아직 스스로 체험을 해 볼 수는 없는터라 실내 동물원은 조금 더 컸을때 오는 것이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사자, 코끼리, 말, 곰 등을 알아보고 이야기도 할 수 있으니, 그림으로만 보았던 그 동물들의 실물을 보여주면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봄에는 동물들을 사진이나 그림으로도 본 적이 없어서 별 감흥이 없었을텐데 올 가을에는 동물원에 데리고 가야겠다.
543일 어린이집. 아이행복카드.
엄마가 올려주시는 문화센터에서 활동하는 동영상을 보고 있으면 영우 따라다니느라 엄마가 정말 힘들겠다 싶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힘들었지만 앞으로는 더 힘들테니 엄마 조금이라도 쉬실 수 있게 잠깐이라도 어린이 집을 보내면 어떨까 싶었다. 마침 지금 다니고 있는 문화센터가 8월 말에 운영을 종료하기도 해서 9월부터 어린이집에 보내면 어떻겠냐고 했으나 엄마는 이 어린 것을 어찌 어린이집에 보내냐며 단칼에 거절하셨다.
그러다 동생이랑 같이 어린이집에 직접 방문을 해보게 되셨는데 선생님들이 좋고, 아이들의 습성에 대해 전문가답게 잘 알고 있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확인하셨나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이라 가정어린이집보다 넓고, 국공립처럼 인원이 많지 않아서 선생님 한 분이 두 명을 본다고 하니 더욱 안심되어서 9월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결정.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결정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영우 네임스티커 주문. 영우 물건에 스티커 붙여 보낼 생각하니 벌써부터 대견한지. 그리고 주민센터에 가서 보육료 전환 신청하고 은행에서 아이행복카드 신청. 예전에는 임신했을때 만드는 카드, 어린이집 보낼 때 만드는 카드가 달랐는데 이제 통합되었다고 한다. 주말에 입소신청서까지 썼지만 아직은 실감이 안난다. 잘 놀고 잘 적응할 수 있겠지?
그러다 동생이랑 같이 어린이집에 직접 방문을 해보게 되셨는데 선생님들이 좋고, 아이들의 습성에 대해 전문가답게 잘 알고 있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확인하셨나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이라 가정어린이집보다 넓고, 국공립처럼 인원이 많지 않아서 선생님 한 분이 두 명을 본다고 하니 더욱 안심되어서 9월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결정.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결정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영우 네임스티커 주문. 영우 물건에 스티커 붙여 보낼 생각하니 벌써부터 대견한지. 그리고 주민센터에 가서 보육료 전환 신청하고 은행에서 아이행복카드 신청. 예전에는 임신했을때 만드는 카드, 어린이집 보낼 때 만드는 카드가 달랐는데 이제 통합되었다고 한다. 주말에 입소신청서까지 썼지만 아직은 실감이 안난다. 잘 놀고 잘 적응할 수 있겠지?
541일 바지 입기
매일매일 조금씩 자라고 있는 아이를 보면 신기할 때가 많다. 누워만 있던 시절, 처음 배냇저고리를 벗기고 점프수트를 입히기 위해 머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낑낑댈 때를 떠올려보면 지금은 정말 수월하다. 티셔츠를 입힐 때 머리만 통과시켜놓으면 지가 알아서 왼팔, 오른팔을 소매쪽으로 뻗어주고, 바지를 입힐 때에도 누워서 다리를 번쩍 들어주니 한결 편하다. 카시트에 안전벨트 채울때도 알아서 팔을 끼워넣는데 참 기특하다.
한참 전부터 스스로 바지를 입어보고 싶어 했더랬다. 팬티 기저귀를 꺼내서 다리에 끼우고 돌아다니기도 하고, 바지 한쪽 구멍에 두 다리를 다 끼워넣고 낑낑대기도 했는데 이 날 드디어 스스로 바지를 입는데 성공했다. 입고 있던 바지 위에 또 입은거긴 하지만, 이 날 이후로도 한쪽 구멍에 두 다리를 다 끼워넣긴 하지만 또 이렇게 크는구나 싶다.
한참 전부터 스스로 바지를 입어보고 싶어 했더랬다. 팬티 기저귀를 꺼내서 다리에 끼우고 돌아다니기도 하고, 바지 한쪽 구멍에 두 다리를 다 끼워넣고 낑낑대기도 했는데 이 날 드디어 스스로 바지를 입는데 성공했다. 입고 있던 바지 위에 또 입은거긴 하지만, 이 날 이후로도 한쪽 구멍에 두 다리를 다 끼워넣긴 하지만 또 이렇게 크는구나 싶다.
540일 뽀로로와 친구들
영우 밥 먹는 시간이 자꾸 길어져서 밥 먹기 지루해하니 뽀로로를 자주 틀어준다. 그런데 뽀로로를 틀어주면 영상에 너무 집중하는 바람에 밥을 잘 씹어 넘기지 않는다. 이래도 저래도 밥 먹이기 힘든 요즈음이다.
후배가 영우에게 선물해 준 북극곰 인형이 있는데 요즘 꽤나 잘 갖고논다. 이 날도 인형이랑 찍힌 사진이 있었는데 동생이 포비라고 써놓았길래 웬 포비? 했는데(난 미래소년 코난의 포비인줄 알았음.) 알고 보니 뽀로로에 나오는 백곰 이름이 포비라고 한다.
뽀로로와 크롱이는 인형이 있어서 자주 이름을 이야기해주어서 영우도 발음할 수 있는데,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에디, 포비, 루피를 발음하고 있더란다. 그간 열심히 보긴 했지만 다 듣고 있는거였어? 깜짝 놀라겠네!
후배가 영우에게 선물해 준 북극곰 인형이 있는데 요즘 꽤나 잘 갖고논다. 이 날도 인형이랑 찍힌 사진이 있었는데 동생이 포비라고 써놓았길래 웬 포비? 했는데(난 미래소년 코난의 포비인줄 알았음.) 알고 보니 뽀로로에 나오는 백곰 이름이 포비라고 한다.
뽀로로와 크롱이는 인형이 있어서 자주 이름을 이야기해주어서 영우도 발음할 수 있는데,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에디, 포비, 루피를 발음하고 있더란다. 그간 열심히 보긴 했지만 다 듣고 있는거였어? 깜짝 놀라겠네!
531일 물놀이2
전 날에 이어 물놀이를 하러 출발한 곳은 동생네 아파트.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아파트 광장에 바닥분수를 운영한다길래 거기 가보려고 집을 나섰다. 그러나 우리가 간 시간에 분수는 너무 땡볕이라 잠깐 발만 대보고 개울가로 이동. 영우는 그 잠깐동안 분수가 나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했는데, 지가 생각하기에도 물 나오는 것에 놀라는 모습이 웃긴지 놀라고 깔깔대고 놀라고 깔깔댄다. 귀여운 녀석.
개울가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져 수돗물을 흘려 보내는 것이라 운영 시간이 정해져있다. 얕고 그늘도 져 있어 영우가 놀기에는 딱 안성맞춤. 처음에는 발만 담그게 하려고 했는데 물장난을 어찌 말릴쏘냐, 곧 주저앉아 첨벙대기 시작한다. 기저귀가 물에 젖으니 너무 무거운 것 같아 벗겨주었더니 난생 처음 기저귀없이 노는 것이 어색한가보다. 얇은 바지가 엉덩이에 착 달라붙어 있으니 그 모습 도한 귀엽기 그지 없다.
정신 없이 물놀이를 하면서도 아빠 한 번 쳐다보고 아빠 부르고, 엄마 한 번 쳐다보고 엄마 부르기를 반복한다. 꽤나 분명한 목소리로 자기를 가리키며 영우라고 말한다. 개울가에 먼저 와서 놀고 있던 자매가 있었는데 그 아이들을 가리키며 누나라고도 말한다. 누나들이 영우랑 같이 놀고 싶어했는데 아직은 같이 놀 줄을 몰라서 혼자서 물장구 치는것만도 재미있나보다. 그 아이들이 영우 이뻐해주고 손잡아주고 나름대로 챙겨주는 모습을 보고 신랑은 우리 자매의 어린 시절과 신랑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고 한다. 이렇게 아이를 통해 우리의 어린 시절을 다시 새겨보는구나.
동생 집에 들러서 씻기고 과일 먹고 돌아오는 길에 영우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 영우가 즐겁게 물놀이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방수 기저귀를 5개나 샀다. 그러나 2주가 흐르니 이제는 날이 덥지 않아 분수도, 개울가도 운영하지 않는다고 한다. 뭐여, 대구는 아직 덥더구만!
개울가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져 수돗물을 흘려 보내는 것이라 운영 시간이 정해져있다. 얕고 그늘도 져 있어 영우가 놀기에는 딱 안성맞춤. 처음에는 발만 담그게 하려고 했는데 물장난을 어찌 말릴쏘냐, 곧 주저앉아 첨벙대기 시작한다. 기저귀가 물에 젖으니 너무 무거운 것 같아 벗겨주었더니 난생 처음 기저귀없이 노는 것이 어색한가보다. 얇은 바지가 엉덩이에 착 달라붙어 있으니 그 모습 도한 귀엽기 그지 없다.
정신 없이 물놀이를 하면서도 아빠 한 번 쳐다보고 아빠 부르고, 엄마 한 번 쳐다보고 엄마 부르기를 반복한다. 꽤나 분명한 목소리로 자기를 가리키며 영우라고 말한다. 개울가에 먼저 와서 놀고 있던 자매가 있었는데 그 아이들을 가리키며 누나라고도 말한다. 누나들이 영우랑 같이 놀고 싶어했는데 아직은 같이 놀 줄을 몰라서 혼자서 물장구 치는것만도 재미있나보다. 그 아이들이 영우 이뻐해주고 손잡아주고 나름대로 챙겨주는 모습을 보고 신랑은 우리 자매의 어린 시절과 신랑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고 한다. 이렇게 아이를 통해 우리의 어린 시절을 다시 새겨보는구나.
동생 집에 들러서 씻기고 과일 먹고 돌아오는 길에 영우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 영우가 즐겁게 물놀이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방수 기저귀를 5개나 샀다. 그러나 2주가 흐르니 이제는 날이 덥지 않아 분수도, 개울가도 운영하지 않는다고 한다. 뭐여, 대구는 아직 덥더구만!
530일 물놀이1
남들은 애기 데리고 해외여행도 가고 호텔팩 하면서 호텔 수영장에도 데려가곤 하지만, 나도 씻으면서 영우도 씻기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아 물놀이 여행 계획은 없다. 뜨거운 대구에서 여름을 보내고 있는 영우를 위한 물놀이는 그리하여 베이비 수영장. 작년에는 세 번이나 갔었는데 8월 되서야 처음 가본다. 목욕할 때마다 첨벙거리며 좋아하니 작년보다 잘 놀 수 있을것 같아 잔뜩 기대하며 출발.
서울의 베이비 엔젤스와 거의 동일하게 운영되는 대구의 아쿠아베베는 비용도 서울과 비슷하니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키즈카페에서 두 시간을 놀 수 있고, RC자동차를 두 대나 갖다놓을 정도로 넓다. 가족전용 스파도 있다고 하니 근처에 살면 자주 와서 놀만할 것 같다.
영우는 기대만큼 아주 잘 놀았다. 튜브를 세 개나 바꿔가면서, 나중에는 풀 안에 영우 혼자만 남아 놀 정도로 지치지 않고 놀았다. 물이 싫은건지 우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영우는 여유 있게 물장구 치면서 시종일관 첨벙첨벙 잘 놀아서 예전 목튜브하던 시절의 귀여운 맛은 좀 덜했달까. 좀 더 첨벙거릴 수 있게 얕은 풀로 옮겼더니 그게 더 재미있는지 거기선 안나오려고 소리 좀 질러주더라.
키즈카페에서는 내내 자동차만 갖고 놀았다. 집에서 놀때처럼 자동차 바퀴를 보는건지 낮은 자세로 밀면서 돌아다닌다. 신랑의 로망이었더 RC자동차에도 태워보고 붕붕카에도 태워보고 볼풀에서도 놀았지만 영우가 가장 좋아하는건 작은 자동차들. 다락방 아래 터널처럼 구성된 곳에서 놀기도 했는데 입구와 출구를 오가며 깍꿍을 하다가 지겨워지면 영우가 활짝 웃으며 두 팔을 벌리고 달려와 내 다리를 안는데 그 찡한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신나게 놀고 차에 타자마자 꿈나라로 간 영우. 더 푹 잤으면 좋았을텐데 중간에 깨서 할머니가 곁에 없으니 엄청 운다. 자꾸 할머니에 대한 집착이 커져서 조금 염려된다. 때가 되면 잘 적응하겠지만 지금은 오만가지 걱정을 미리 하고 있는 중.
서울의 베이비 엔젤스와 거의 동일하게 운영되는 대구의 아쿠아베베는 비용도 서울과 비슷하니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키즈카페에서 두 시간을 놀 수 있고, RC자동차를 두 대나 갖다놓을 정도로 넓다. 가족전용 스파도 있다고 하니 근처에 살면 자주 와서 놀만할 것 같다.
영우는 기대만큼 아주 잘 놀았다. 튜브를 세 개나 바꿔가면서, 나중에는 풀 안에 영우 혼자만 남아 놀 정도로 지치지 않고 놀았다. 물이 싫은건지 우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영우는 여유 있게 물장구 치면서 시종일관 첨벙첨벙 잘 놀아서 예전 목튜브하던 시절의 귀여운 맛은 좀 덜했달까. 좀 더 첨벙거릴 수 있게 얕은 풀로 옮겼더니 그게 더 재미있는지 거기선 안나오려고 소리 좀 질러주더라.
키즈카페에서는 내내 자동차만 갖고 놀았다. 집에서 놀때처럼 자동차 바퀴를 보는건지 낮은 자세로 밀면서 돌아다닌다. 신랑의 로망이었더 RC자동차에도 태워보고 붕붕카에도 태워보고 볼풀에서도 놀았지만 영우가 가장 좋아하는건 작은 자동차들. 다락방 아래 터널처럼 구성된 곳에서 놀기도 했는데 입구와 출구를 오가며 깍꿍을 하다가 지겨워지면 영우가 활짝 웃으며 두 팔을 벌리고 달려와 내 다리를 안는데 그 찡한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신나게 놀고 차에 타자마자 꿈나라로 간 영우. 더 푹 잤으면 좋았을텐데 중간에 깨서 할머니가 곁에 없으니 엄청 운다. 자꾸 할머니에 대한 집착이 커져서 조금 염려된다. 때가 되면 잘 적응하겠지만 지금은 오만가지 걱정을 미리 하고 있는 중.
2015년 8월 6일 목요일
526일 뱅뱅 돌기
하루종일 뱅뱅 도느라 바쁜 영우. 놀이터에 나가면 누군가가 버려두고 놀러간 자전거를 잡고 뱅뱅 돌리기 시작한다. 유모차도, 세 발 자전거도 영우가 직접 잡고 걸어가는걸 좋아하더니만 바퀴가 있는 것은 일단 잡고 앞으로 간다. 핸들이 틀어져 있으니 뱅뱅 돌게 되는데 신나서 돌리더니만 점점 빨라지는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넘어져도 또 돌리고 또 돌린다.
집에서는 앉아서도 빙글빙글 돌더니만 이제는 서서도 돈다. 뭐가 그리 재미있을까? 서서 팔을 벌리고 빙글빙글 도는데 균형을 못잡아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엄마아빠가 말려도 계속 돈다. 어지럽지도 않은건가, 어지러운 그 느낌이 신기하고 재미있는건가. 뱅뱅 도는건 또 어디서 보고 도는걸까. 달라진 행동 하나하나를 보고 있는 내가 더 신기하다.이 날 또 새로운 행동 하나는 소파에 서 있다가 털썩 주저앉는 것이다. 지난 번에 방방이를 뛰고 나서 반동이나 점프, 털썩 앉는 느낌에 대해 좀 알게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몇 번이고 반복해서 털썩 주저앉는 모습이 참 신기하다.
523일 왕짜증
이가 더 나려고 하는 것일까? 영우는 요즘 갑자기 짜증이 많아졌다. 지 마음대로 안되면 에엥거리는건 물론이고, 잘 놀다가도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이 날은 뭐가 그리 답답하고 짜증나는지 발을 동동 구르면서 소리를 질러댄다. 아직 이가 8개밖에 안 났는데 송곳니가 나려고 그러는걸까, 날거면 빨리 나고 짜증 그만내면 좋겠다.
520일 할아버지를 폭행합니다.
영우 목욕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목욕이라기보다는 물놀이지, 다 씻고 나서 좀 더 놀라고 두고 나왔나보다. 누가 세수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지 어푸어푸 지가 혼자 세수도 할 줄 안다. 목욕통을 잡고 빙글빙글 돌리기도 하고 첨벙첨벙 물을 튀기며 노는데 거실까지 물이 다 튈 정도로 물을 튀기는 힘이 세다.
그 다음 올라온 동영상이 아주 가관인데, 영우가 물놀이하는 동영상을 영우에게 보여주고 있었더랬다. 물놀이할 때의 신나던 기억이 나는건지 킥킥킥 웃으며 좋아하다가 급기야는 할아버지의 배를 물인것마냥 찰싹찰싹 때린다. 아이고야, 얼마나 세게 때리는지, 물 튀기는 장면이 나올때마다 할아버지 배를 때리는데 웃기면서도 안타깝다. 지는 때리는건줄도 모르고 아픈줄도 모르겠지.
그나저나 물놀이를 이렇게나 좋아하니 수영장에 한 번 데리고 가야겠다. 작년에는 세 번이나 데리고 갔었는데 더 더운 대구에서 물놀이 한 번 제대로 못시켜주다니 어쩐지 미안하다. 아직 혼자 씻길 엄두가 나지 않아, 나도 씻으면서 영우도 씻길 엄두는 더 나지 않아, 다같이 수영장에 가지는 못하겠고 유아전용 수영장에 갈 예정.
그 다음 올라온 동영상이 아주 가관인데, 영우가 물놀이하는 동영상을 영우에게 보여주고 있었더랬다. 물놀이할 때의 신나던 기억이 나는건지 킥킥킥 웃으며 좋아하다가 급기야는 할아버지의 배를 물인것마냥 찰싹찰싹 때린다. 아이고야, 얼마나 세게 때리는지, 물 튀기는 장면이 나올때마다 할아버지 배를 때리는데 웃기면서도 안타깝다. 지는 때리는건줄도 모르고 아픈줄도 모르겠지.
그나저나 물놀이를 이렇게나 좋아하니 수영장에 한 번 데리고 가야겠다. 작년에는 세 번이나 데리고 갔었는데 더 더운 대구에서 물놀이 한 번 제대로 못시켜주다니 어쩐지 미안하다. 아직 혼자 씻길 엄두가 나지 않아, 나도 씻으면서 영우도 씻길 엄두는 더 나지 않아, 다같이 수영장에 가지는 못하겠고 유아전용 수영장에 갈 예정.
2015년 8월 5일 수요일
519일 퍼즐 맞추기
유아용 퍼즐은 나무로 되어 있다. 조각나 있는 퍼즐이 아니라 공, 오리, 자동차, 비행기 모양 그대로 모양대로 맞추는 수준이다. 공 하나만 겨우 맞추다가 이제는 네 가지 다 아주 손쉽게 맞추게 되었다. 다른 퍼즐을 사줄까 고민중이었는데 사촌동생이 옷 갈아입히기 퍼즐을 주었다. 엄마, 아빠, 아들 곰 세마리의 표정과 상하의옷을 갈아 입혀야 하는데 영우의 수준에 너무 안맞는 것 같아서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내줄 요량이었다.
그런데 영우가 퍼즐에 흥미를 느끼는지 직접 퍼즐통을 들고 오더니 맞추기 시작한다. 엄마, 아빠, 아들 퍼즐의 크기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모양이 다 비슷해서 못할 줄 알았는데 제법 제 자리를 찾아간다. 상의는 상의 자리에, 머리는 머리 자리에 두는 것이 아닌가. 가끔 헷갈려할 때 아빠가 거기 아니지 하면 다른 자리에 놓을 줄도 안다. 기술이 늘어가는 것을 보니 참 신통방통하다.
그런데 영우가 퍼즐에 흥미를 느끼는지 직접 퍼즐통을 들고 오더니 맞추기 시작한다. 엄마, 아빠, 아들 퍼즐의 크기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모양이 다 비슷해서 못할 줄 알았는데 제법 제 자리를 찾아간다. 상의는 상의 자리에, 머리는 머리 자리에 두는 것이 아닌가. 가끔 헷갈려할 때 아빠가 거기 아니지 하면 다른 자리에 놓을 줄도 안다. 기술이 늘어가는 것을 보니 참 신통방통하다.
516일 일상
2주 사이에 제법 발음이 좋아진 영우는 신랑이 자고 있는 방에 문 열고 들어가 아빠하면서 깨운다. 아침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신랑이지만 아들이 또렷하게 아빠라고 부르니 일어나지 않을 수가. 아빠가 일어나니 영우는 이것 저것 가리키며 뭐라뭐라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꽃을 가리키며 꽃이라 하면서 뭐라고 종알거리는데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걸까? 2주만에 목소리도 꽤나 커지고 말도 잘 따라하게 되었다.
안그래도 열이 많은 아이인데 날이 더운지라 금방 씻고 나와도 땀을 많이 흘린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시원해질까싶어 머리를 자르러 갔다. 전에 엄마 혼자 미용실 갔을 때는 영우가 많이 울어서 엄마가 힘들었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의자에 앉으면서부터 울기 시작. 이제 미용실 의자에 앉으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움직이지 못하고 갖혀 있어야 하는 것을 알게 된거지. 내내 우는 바람에 머리카락은 입 속으로 들어가고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머리를 짧게 깎이니 시원해 보이고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저녁에는 고깃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동생네랑 다같이 나와서 차를 나누어 타는데 아빠가 동생네 차 탄다고 다른 방향으로 가시니 영우가 운다. 밖에 나올 때는 항상 할아버지랑 함께인데 영우를 두고 따로 가시니 당황했나보다. 아빠가 다시 영우한테 오시니 손을 잡고 애교를 부리는데 이러니 힘들어도 이쁘지 않을 수가.
영우는 가는 길에 잠이 들어서 우리 모두 편안히 밥 먹을 수 있었다. 고깃집에는 놀이방에 꽤 잘 되어 있어서 영우가 깨고 난 후에는 계속 놀이방에서 놀았다. 방방이를 타보았는데 예전에 뽀로로파크에 갔을 때에는 탈 줄 몰라서 멍하게 있더니 이번에는 여전히 탈 줄은 모르지만 타고싶어한다. 내가 좀 튕겨주니까 영우도 해보고 싶어서 무릎을 굽히고 꿀렁꿀렁하는데 튕겨지지 않아서 답답해하는 모양. 그런데 영우에게 공격성이 좀 보인다다. 미끄럼틀에 서 있는 다른 아이와 마주쳐서 보행에 방해가 되니 그 아이를 물려고 하질 않나, 영우가 방방이에 누워 있는데 다른 아이가 위로 넘어지니 발로 차지를 않나, 조심해야겠다.
영우가 할머니 할아버지랑 지내니 당연하겠지만 노인같은 소리를 할 때가 있다. 에헤이, 아이고 같은 말을 따라하면 얼마나 웃긴지. 이 날은 뒷짐을 진다. 뒷짐 지는 사람도 없는데 뭘 보고 따라하는걸까? 영우 영감님 덕분에 빵 터진 날.
2015년 8월 3일 월요일
근황
찾는 사람 없어도 나의 근황을 알려야지. 블로그에 온통 영우 얘기뿐.
한동안 잠을 잘 못잤는데, 쉽게 잠들지도 못하고 자주 깨서 너무 피곤했는데 약 용량을 낮추고 난 후 많이 좋아졌다. 몸이 덜 피곤하니까 활동할 마음이 생긴다. 물론 여전히 야근은 많고 별로 개선될 것 같지는 않지만 조금씩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
병원 정기검진 가는 날 휴가를 내고 전 회사를 방문했다. 333은 자주 만나지만 다른 사람들도 보고싶긴 해서 전격 회사 방문. 이 날 본부장회의가 있었던터라 1층에서 엘리베이터 기다리며 본부장님들과 대표니까지 만나서 인사를 나누었다. 전 팀원들과는 점심을 함께 먹고 이리 저리 다니며 인사 나누고 하니 함께 있을땐 데면데면해도 다들 반가운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집에 일찍 가려다가 센터원으로 이동하는 팀원이 있어서 센터원까지 방문도장을 찍었다. 퇴사할 때 인사하지 못했던 동료에게 인사도 하고 재입사한거냐는 질문도 받고. 그러고보니 재입사한 후 4년 반동안 모셨던 6분의 팀장 중 5명을 만났다. 4년 반동안 6명은 너무 심한거 아냐? 이 조직 정말;;
지난 주에는 그간 고생해서 작성한 리포트로 CEO 보고를 (잘) 했고 다음 날 일찍 퇴근 찬스를 썼다. 333을 만나서 생일 축하도 하고, 선물도 나누고, 밀린 이야기에 하하호호. 그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전날부터 신나더니 일주일이 즐겁다. 역시 난 사람들을 만나야 에너지가 생기는 사람이었나보다.
여세를 몰아 예술사 수업에 다시 나가려고 한다. 신랑 카톡방에 오가던 음악 이야기를 보니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던지, 야근 땜에 못가게 되더라도 일단은 나가보려고 한다. 교재가 뭔지도 모르고 나갔다가 이집트 미술 하는거보고 살짝 실망하긴 했지만 호루스의 눈이 클림트 그림에 표현된 것을 보니 또 재미있고, 낭만시대 이후에는 음악쪽 비중을 많이 둘거라 하시니 또 기대되고, 사람들 만나니 또 즐겁다. 다시 즐거운 일상으로~
한동안 잠을 잘 못잤는데, 쉽게 잠들지도 못하고 자주 깨서 너무 피곤했는데 약 용량을 낮추고 난 후 많이 좋아졌다. 몸이 덜 피곤하니까 활동할 마음이 생긴다. 물론 여전히 야근은 많고 별로 개선될 것 같지는 않지만 조금씩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
병원 정기검진 가는 날 휴가를 내고 전 회사를 방문했다. 333은 자주 만나지만 다른 사람들도 보고싶긴 해서 전격 회사 방문. 이 날 본부장회의가 있었던터라 1층에서 엘리베이터 기다리며 본부장님들과 대표니까지 만나서 인사를 나누었다. 전 팀원들과는 점심을 함께 먹고 이리 저리 다니며 인사 나누고 하니 함께 있을땐 데면데면해도 다들 반가운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집에 일찍 가려다가 센터원으로 이동하는 팀원이 있어서 센터원까지 방문도장을 찍었다. 퇴사할 때 인사하지 못했던 동료에게 인사도 하고 재입사한거냐는 질문도 받고. 그러고보니 재입사한 후 4년 반동안 모셨던 6분의 팀장 중 5명을 만났다. 4년 반동안 6명은 너무 심한거 아냐? 이 조직 정말;;
지난 주에는 그간 고생해서 작성한 리포트로 CEO 보고를 (잘) 했고 다음 날 일찍 퇴근 찬스를 썼다. 333을 만나서 생일 축하도 하고, 선물도 나누고, 밀린 이야기에 하하호호. 그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전날부터 신나더니 일주일이 즐겁다. 역시 난 사람들을 만나야 에너지가 생기는 사람이었나보다.
여세를 몰아 예술사 수업에 다시 나가려고 한다. 신랑 카톡방에 오가던 음악 이야기를 보니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던지, 야근 땜에 못가게 되더라도 일단은 나가보려고 한다. 교재가 뭔지도 모르고 나갔다가 이집트 미술 하는거보고 살짝 실망하긴 했지만 호루스의 눈이 클림트 그림에 표현된 것을 보니 또 재미있고, 낭만시대 이후에는 음악쪽 비중을 많이 둘거라 하시니 또 기대되고, 사람들 만나니 또 즐겁다. 다시 즐거운 일상으로~
2015년 8월 1일 토요일
515일 놀이터 일상
아빠랑 온동네 놀이터를 순회하며 놀이기구에 다 타보는 영우. 똑같이 생긴 것도, 심지어 시소조차도 옆에 있는 것까지 한 번씩 다 타봐야 직성이 풀린다.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는데, 스프링 위에 앉아서 바를 잡고 앞뒤로 흔드는 기구가 있다. 흔들목마 같은 것과 원리는 같을텐데 놀이터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어딘가는 자동차나 말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고, 어딘가는 의자처럼 생겨서 양 옆에 동물 모양이 그려져있다. 이 기구는 좀 높은 편이라 그간 어른이 안아서 앉혀줬어야 했는데 이제 익숙해졌는지 혼자 다리를 하늘 높이 쳐들고 올라간다. 게다가 혼자서 내려오기까지 한다! 아빠도 그 모습을 보시고는 여간 신기해 하시는것이 아니다. 이 날 처음으로 터널 미끄럼틀도 타보았다고 하는데 이제 곧 놀이터를 날아다니는 골목대장이 될 것 같다.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는데, 스프링 위에 앉아서 바를 잡고 앞뒤로 흔드는 기구가 있다. 흔들목마 같은 것과 원리는 같을텐데 놀이터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어딘가는 자동차나 말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고, 어딘가는 의자처럼 생겨서 양 옆에 동물 모양이 그려져있다. 이 기구는 좀 높은 편이라 그간 어른이 안아서 앉혀줬어야 했는데 이제 익숙해졌는지 혼자 다리를 하늘 높이 쳐들고 올라간다. 게다가 혼자서 내려오기까지 한다! 아빠도 그 모습을 보시고는 여간 신기해 하시는것이 아니다. 이 날 처음으로 터널 미끄럼틀도 타보았다고 하는데 이제 곧 놀이터를 날아다니는 골목대장이 될 것 같다.
512일 책장
6살 남자 아이, 4살 여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종사촌동생 덕분에 영우 장난감과 책을 많이 물려받았다. 푸름이 까꿍책에 이어 자연관찰책과 세밀화책을 받아오게 되어서 이제 책이 꽤나 많아졌다. 영우 방에 아빠 책장이 있긴 하지만 주 생활 공간이 거실인지라 거실에 책을 두고 싶어서, 책장을 샀다.
책장이 도착하니 영우는 자기 건줄 알아서 신난건지, 책장 칸칸이 다 두드려보며 한참을 아주 즐겁게 논다. 두 단짜리 책장이라 있는 책 다 꽂으니 6칸이 꽉 차서 왠지 뿌듯하긴 하지만 진열만 해놓고 잘 읽어주지는 않는지라 좀 마음에 걸린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영우가 책장 앞에 소파를 놓고 책을 읽었으면 하는 것은 나의 바람일 뿐, 실상은 책을 다 끄집어내서 어지른다. 또 다른 용도로 늘 바닥에 어질러져 있는 장난감 자동차들을 책장 위에 올려놓기도 하는데 영우 키보다 조금 더 큰 높이라 쉴 새 없이 자동차를 끄집어 내리고 다시 올리려다 실패해서 점점 더 어지른다. 그래도 영우 물건이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2015년 7월 30일 목요일
511일 좋아
엄마아빠가 '좋아'를 연습시키셨다. 동영상을 보는데 '할머니 좋아'를 시키니 '할미 좋아 좋아'를 하는데 어찌나 발음이 똑부러지는지, 이제 할미 발음도 제법 그럴듯하다. 영우가 할머니 좋아를 하니 아빠가 할아버지 좋아도 듣고 싶으셨는지 엄청 시켜 보셨으나 실패. 엄마가 아빠 좋아를 시키니 '아빠 좋아'를 한다. 그리고 엄마 좋아를 시키니 큰 소리로 '엄마 또!아!'라고 하는데 완전 심쿵. 아이고 어쩜 이럴까나.
이렇게 할머니 좋아를 연습시킨 덕분에 시어머니랑 통화할 때 영우가 할미 좋아를 똑부러지게 발음해서 시어머니도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이렇게 영우가 효도를 다하는구나. 기특한 것.
이렇게 할머니 좋아를 연습시킨 덕분에 시어머니랑 통화할 때 영우가 할미 좋아를 똑부러지게 발음해서 시어머니도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이렇게 영우가 효도를 다하는구나. 기특한 것.
509일 호해주세요
영우는 늘 다다다다 뛰어다니다보니 넘어지는 것도 다반사이다. 바닥에 꿍하고 부딪히는 일도 많고 여기저기 부딪히지만 본인 잘못일때는 아프겠다 싶을 정도로 세게 부딪혀도 잘 울지 않는 편이다.
이 날은 어찌된 일인지, 아프게 넘어진 것도 아닌데 에엥 한 번 하더니 엄마한테 와서 손을 내밀더란다. 엄마가 그간 어딘가에 부딪히면 호~ 해줬더니 호해달라고 온 것인데 오른손에 호해줬더니 왼 손을 내밀고, 왼 손에 호해줬더니 주저앉아서 다리를 내밀더란다. 그렇게 양쪽 다리에 다 호해주고 났더니 일어나서 제 갈길을 가는 영우. 이후로는 어딘가에 부딪히면 부딪힌 곳이 어디든간에 양 팔과 양 다리를 호해달라고 내민다. 웃긴 녀석.
508일 자동차 굴리기
남자애 아니랄까봐 자동차 갖고 놀기를 즐기는 영우. 바닥에서 자동차를 굴리며 놀다가 문득 바퀴가 다른 곳에서도 굴러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나보다. 처음엔 피아노 다리를 따라 자동차를 굴리더니 피아노 뚜껑에도 굴려보고 여기저기 굴려보다가 급기야는 자기 몸 위에서 굴린다. 볼록 나온 배 위로, 팔 위로, 여기저기 굴려본다. 이런건 어떻게 깨닫게 되는걸까?
507일 아빠의 부상
아빠가 영우랑 놀이터에 나가셨다가 부상을 당하셨다. 다 놀고 나서 이제 집에 가자고 발걸음을 옮기는 중이었는데, 영우도 아빠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가 갑자기 방향을 휙 바꾸어서 그네로 돌진하더란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그네를 타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러니 얼마나 힘 좋게 스윙하고 있었겠나. 깜짝 놀라 달려가신 아빠가 영우가 부딪힐뻔 한 것을 대신 부딪히고 바닥에 넘어지셨다고 한다. 많이 놀라고 아파서 바닥에 쓰러진 채 한참을 못 일어나셨다고 하는데 영우는 옆에서 울고 한바탕 난리였나보다. 아빠는 인대가 늘어나서 아직도 어깨를 제대로 못 쓰신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자주 생길텐데 엄마아빠한테 죄송할뿐. ㅜㅜ
2015년 7월 28일 화요일
504일 도형 맞추기
엄마가 영우랑 도형과 관련된 책을 보고 있었다. 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여러가지 동물들 얼굴로 표현되어 있고 동물의 몸에 모형들이 그러져 있기도 하다. 책을 보던 중 영우가 갑자기 뒷쪽 바닥에 굴러다니는 동그라미 모형을 갖고 오더니 동그라미 그림에 맞춘다. 세모 모형도 갖고 와서 맞추고 네모 모형도 갖고 와서 맞춘다. 그리고 박수~ 하나하나 알아가는게 참 신통방통하다.
요즘은 자동차 장난감의 바퀴에 관심이 많은데 굴려보고 살펴보고 만져보느라 바쁘다. 아빠가 영우가 바퀴에 관심을 보일때마다 자동차 바퀴는 네 개지? 하나, 둘, 셋, 넷이라고 알려주셨다고 하는데 오늘 자동차를 뒤집더니 엣, 넷, 비슷한 소리를 중얼거리며 바퀴를 하나씩 가리킨다. 나름대로는 하나, 둘, 셋, 넷이라고 발음한거겠지. 아이 참 신통방통하네.
503일 일상
하루하루 늘어가는 영우 재롱을 보니 이뻐죽겠다. 영우를 끌어안고 뽀뽀를 퍼부으면 어찌나 귀찮아 하고 벗어나고 싶어하는지, 엄마와 아이가 뽀뽀를 하는 그 아름다운 모습은 언제쯤이나 가능한건지. 가끔 뽀뽀를 해줄때도 있긴 한데 뽀뽀라기보다는 침을 묻히는 것이다. 이 날은 뽀뽀해달라고 했더니 가만히 바라보다가 뺨을 찰싹 때린다. 아놔, 살면서 뺨 맞을 짓 한 적이 없는데 아들에게 뺨을 맞을 줄이야. 이 이야기를 엄마아빠한테 했더니 아빠는 나한테는 뽀뽀 잘해주는데? 하면서 자랑하신다.
온종일 열심히 놀아줬더니만 시야에 내가 안보이니 엄청 찾는다. 잠깐만 자리를 비워도 엄마엄마 불러대는데 왜 뽀뽀는 안해주는거니? 엄마를 찾는다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것이, 이 날 저녁에 엄마를 찾으며 울어서 아빠가 밖에 바람쐬러 데려나가서 안아 재우셨다고 한다. 휴, 짠한지.
핸드폰 초기 화면에 지난번 부산 갔을 때 영우와 함께 찍은 사진을 저장해두었다. 핸드폰 홈버튼을 누를 때마다 사진이 나오니 영우가 수시로 버튼을 누르며 사진이 보일 때마다 엄마엄마한다. 이 날은 엄마엄마 하다가 영우를 가리키며 영우라고 하는데, 물론 발음이 아주 이상해서 '영우'를 발음했다고 우기기는 힘든데 정황상 영우라고 발음 연습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빠가 영우에게 연습시킨 재주 하나 추가. 악수 하자고 하면서 손을 잡고 흔든 후 손 등에 뽀뽀를 해주면 영우도 손등에 뽀뽀를 해준다. 어떻게 이런걸 가르치셨냐고 하니 영우가 바깥에 나가고 싶어 낑낑댈 때 문 앞에서 교육시키면 아주 잘 배운다고 한다. 바라는 것이 있어야만 습득이 빠르구만.
2015년 7월 19일 일요일
502일 일상
이틀 전, 간만에 일찍 퇴근해서 들린 백화점에서 영우 선글라스를 충동구매했다. 0~3세용으로 샀는데 살때도 느꼈지만 너무 작은 것 같아 안 맞으면 반품하지 뭐 싶어서 3~7세용도 또 사버렸다. 영우 물건 살 때는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 선글라스 낀 영우 모습을 잔뜩 기대하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선글라스부터 찾아 씌워줬는데 잘 쓰고 있을리가. 계속 빼내는 바람에 사진 한 장 제대로 찍지 못했다. 결국 둘 다 반품.
오전에는 새로 장만한 주방놀이 세트로 놀아주었다. 테이블에 접시, 포크, 나이프 셋팅도 해주고 파스타에 소스도 얹어 주고, 갖은 재료를 넣어 샌드위치도 만들어주었다. 영우야 이거 먹어보자 하면 손에 쥐고 암~ 하면서 먹는 흉내를 막 낸다. 누구한테 배운건지 참 희한하기도 하다. 그러나 영우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시간은 잠시 뿐, 곧 밥상을 엎어주신다. 그래도 꿋꿋이 테이블 셋팅을 이어가는 내 모습을 보니 소꿉놀이는 내가 하고 싶었나보다.
저녁에는 아빠 생신맞이 외식을 했다. 영우는 아직 밥이랑 국밖에 안 먹어서 외식이 조금 어려운 상태이다. 엄마가 영우는 새로운 음식은 잘 안 먹으려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난 엄마가 반찬을 안 먹이니 그렇다 싶어서 일부러 집에서 저녁을 안 먹이고 식당에서 먹일 생각이었다. 내가 영우를 쉽게 생각했지, 아무리 먹이려고 해도 고개를 내저으며 절대 안 먹는다. 배가 고플만도 할텐데 조금 맛보더니 완전 거부. 외식이나 여행은 아직 무리인 것인가. ㅜㅜ
영우는 밥도 안 먹었는데 밖에 나가 놀고 싶어한다. 그 고집을 이길 수가 있나, 식당 입구의 분수와 물레방아를 한참 구경하다가 식당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그네의자가 있어서 영우를 안고 그네에 함께 탔는데 잠시 후 영우가 혼자 그네에서 내려가더니 그네를 밀어주기 시작한다. 아들이 밀어주는 그네를 타다니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나랑도 한참 놀고 신랑이랑 교대해서도 한참 놀았는데 방에 들어가자고 하니 어찌나 싫어하는지, 억지로 데리고 들어왔더니 그렇게 서럽게 울 수가 없다. 이 에너제틱한 아이를 어쩌면 좋을꼬.
집으로 돌아와서는 과일과 케잌을 먹는데 영우가 음식들에 덤벼들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계속 안고 제지하고 있었더니 또 짜증이 엄청나다. 그래서 하고싶은대로 포크를 쥐어주며 먹든 말든 냅두니 케잌을 포크로 찍어서 어른들한테 한 입 한 입 주는 것이 아닌가. 이날따라 유난히 짜증이 심하다 싶었는데 하고 싶은 걸 못할 때 정말 짜증이 심하다. 덕분에 케잌은 영우의 포크 공격에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만큼 큰 영우에게도 축하를.
오전에는 새로 장만한 주방놀이 세트로 놀아주었다. 테이블에 접시, 포크, 나이프 셋팅도 해주고 파스타에 소스도 얹어 주고, 갖은 재료를 넣어 샌드위치도 만들어주었다. 영우야 이거 먹어보자 하면 손에 쥐고 암~ 하면서 먹는 흉내를 막 낸다. 누구한테 배운건지 참 희한하기도 하다. 그러나 영우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시간은 잠시 뿐, 곧 밥상을 엎어주신다. 그래도 꿋꿋이 테이블 셋팅을 이어가는 내 모습을 보니 소꿉놀이는 내가 하고 싶었나보다.
저녁에는 아빠 생신맞이 외식을 했다. 영우는 아직 밥이랑 국밖에 안 먹어서 외식이 조금 어려운 상태이다. 엄마가 영우는 새로운 음식은 잘 안 먹으려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난 엄마가 반찬을 안 먹이니 그렇다 싶어서 일부러 집에서 저녁을 안 먹이고 식당에서 먹일 생각이었다. 내가 영우를 쉽게 생각했지, 아무리 먹이려고 해도 고개를 내저으며 절대 안 먹는다. 배가 고플만도 할텐데 조금 맛보더니 완전 거부. 외식이나 여행은 아직 무리인 것인가. ㅜㅜ
영우는 밥도 안 먹었는데 밖에 나가 놀고 싶어한다. 그 고집을 이길 수가 있나, 식당 입구의 분수와 물레방아를 한참 구경하다가 식당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그네의자가 있어서 영우를 안고 그네에 함께 탔는데 잠시 후 영우가 혼자 그네에서 내려가더니 그네를 밀어주기 시작한다. 아들이 밀어주는 그네를 타다니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나랑도 한참 놀고 신랑이랑 교대해서도 한참 놀았는데 방에 들어가자고 하니 어찌나 싫어하는지, 억지로 데리고 들어왔더니 그렇게 서럽게 울 수가 없다. 이 에너제틱한 아이를 어쩌면 좋을꼬.
집으로 돌아와서는 과일과 케잌을 먹는데 영우가 음식들에 덤벼들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계속 안고 제지하고 있었더니 또 짜증이 엄청나다. 그래서 하고싶은대로 포크를 쥐어주며 먹든 말든 냅두니 케잌을 포크로 찍어서 어른들한테 한 입 한 입 주는 것이 아닌가. 이날따라 유난히 짜증이 심하다 싶었는데 하고 싶은 걸 못할 때 정말 짜증이 심하다. 덕분에 케잌은 영우의 포크 공격에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만큼 큰 영우에게도 축하를.
2015년 7월 12일 일요일
마크 로스코전
종료하기 1주일 전에 겨우 시간 내서 찾아갔는데 후기도 이제서야 쓴다. 얼마만의 예술의 전당 방문인지, 예술의 전당에 가는 것만으로도 들뜨고 즐거웠다. 메르스가 이슈이던 때라 사람이 많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꽤 많았다. 다음 주 마감할 때는 정말 혼잡했다고 하던데 이 날은 그 정도는 아니고 마스크를 써야겠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정도의 밀도였다.
로스코 전의 특이한 점은 사람들이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을 로스코 채플 외에도 여기저기 만들어 두었다는 것. 그 공간이라는 것이 방석과 의자가 다이긴 했지만 언제 예당의 전시가 이리 친절했던가. 바닥에 앉아서 또는 의자에 앉아서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많았고, 오디오 가이드가 예전에 예당에서 공연했던 로스코의 생을 다룬 연극 ‘레드’의 대사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들으며, 생각하며, 감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다.
사람들마다 감상이 다를테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로스코의 작품들을 보고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어느 미술관에를 가도 한두 작품씩은 있는데 그렇게 볼 때는 모르겠더니,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한꺼번에 보니 뭔가 로스코의 광기가 느껴진달까, 죽음의 기운이 느껴진달까. 점점 기분이 별로더니만 마지막에 어느 사연 있는 여인인가가 오열했다는 작품 앞에서는 정말 기분이 안좋았다. 그림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쳐야만 의미있다고 했으니 나는 로스코의 의도에 맞게 감상을 하고 온 것인가. 그림에 대해 잘 몰라도 일단 보면 좋고 그냥 보는 거지 뭐 했었는데 이런 느낌을 받을 수도 있구나 싶은 색다른 경험이긴 했지만 다음에 또 로스코 전을 하면 보러갈 것 같진 않다. 이 작품들이 워싱턴DC의 미술관에서 온 것들이었는데 새삼 워싱턴까지 가서 그 많은 작품들 구경도 못하고 돌아온게 아쉬워졌달까. 영우 데리고 워싱턴 미술관 박물관 가는 날이 올까나~ 이렇게 전시회 감상문 쓰는데도 또 기승전영우.
499일 Dancing King
우리 흥만이가 요즘은 막춤에 심취했다. 며칠 전에는 팔을 이상하게 흔들흔들하고 다른 날은 다리를 흔들흔들하며 개다리춤을 추는가 싶더니만, 이 날은 그냥 막춤이다. 누가 가르친 것도 아닌데 그 몸짓들은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건지, 팔을 휘저으면서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데 흥이 격해지자 앉았다 일어났다 수준이라 관절 상할까 걱정될 정도이다. 이 날의 영상을 보고 333은 인간의 흥은 본능인 것인가에 대한 짧은 의견을 나눈다.
어울리진 않는 주제이지만 영우가 응가를 쌌는데 엄마가 몰랐나보다. 영우는 어릴 적부터 응가를 싸도 울거나 하지 않아서 잘 보고 있지 않으면 놓치기가 쉽다. 그냥 기저귀 갈아주려고 보니 싼 지 한참 지난 응가를 발견한 적이 두 세 번은 있었던 것 같다. 이 날은 웬일인지 계속 기저귀를 잡아당기며 표현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살펴보니 응가가 있어서 갈아줬다고 하는데 이제 뭔가 찝찝함을 느끼게 된 것일까? 응가 하기 전에 미리 알려줘서 빨리 배변 가릴 수 있게 되면 참으로 좋겠네~
498일 강아지 영우
영우랑 통화할 때 영우는 대체로 아이패드를 갖고 놀고 싶어서 난리가 나기 때문에 엄마가 다른데로 관심을 돌리려고 애를 많이 쓰시는데 이 날은 폴리 친구들이 역할을 잘 해냈다. 앰버 가져오라고 하니 앰버를 가져와서 엄마 앞에 놓는다. 폴리를 가져오라고 하니 폴리를 가져와서 엄마 앞에 놓는다. 헬리도, 로이도 가져와서 엄마 앞에 놓는다. 그리고는 미니버스를 갖고 오더니만 나름대로 자기만의 규칙이 있는지 가운데에 버스를 놓고 폴리 친구들의 위치를 새로 정렬한다.
시키는대로 가서 찾아오는걸 보니 작년에 만난 친구 아들이 생각난다. 영우랑 1년 차이니까 딱 지금의 영우가 1년 전의 그 아이와 비슷한 월령이 되었다. 그 아이도 이맘때쯤 계단 오르기를 좋아하고 언덕 오르기를 좋아하고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해서 물건도 찾아오기 시작했었다. 뽀로로 친구들을 하나씩 찾아왔었던 것 같은데 우리가 보면서 잘 훈련된 강아지 같다고 했었더랬다. 언제 그런 날이 오나 했는데 이제는 영우도 잘 훈련된 강아지.
495일 일상
동생 부부가 와서 다같이 둘러 앉아 태어날 조카 이야기를 나누며 영우 옷 그대로 물려입으면 되니 좋네~ 하면서 한바탕 웃으니 영우도 분위기를 파악하는지 낄낄대며 웃는다. 어른들이 웃기 시작하면 한 템포 늦게 따라 웃는데 보는 사람은 더 웃긴지, 눈치가 좀 생기니 새로운 재미가 있다. 요즘은 말 따라하는 것도 좀 늘어서 동생이 진짜? 했더니 그걸 따라한다고 비슷한 발음을 흉내내는데 제법 진짜라고 말하는 것 같다. 어른들 얘기가 궁금한지 안되는 발음으로 늘 따라해보려고 애를 쓴다.
이 날은 왜인지 튀밥을 먹다 말고 옷 안에 넣기 시작한다. 튀밥을 한 알 집어 가슴팍의 옷 안에 넣고는 그 안을 한참 들여다본다. 다시 튀밥을 집어서 넣고 또 고개 숙여 옷 안을 한참 들여다본다. 뭘 하려는 행동인지는 모르겠지만 특유의 뚱한 표정과 함께 계속해서 튀밥을 옷 안에 넣는 모습이 매우 웃기다.
요즘은 코알라처럼 착 안기는데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르겠다. 활동량이 많아져서인지 예전보다밤에 잠도 잘 잔다고 한다. 잘 잔다는 얘기를 들으니 한시름 덜었다. 예쁜 짓 많이 하고 좀 덜 힘들어지니 엄마아빠한테 영우가 효도를 다하고 있는 것에 뿌듯하다. 영우 델고 오면 엄마아빠가 얼마나 허전하실까 벌써부터 걱정 중.
494일 쪽쪽이 졸업
어린 시절 영우는 쪽쪽이를 물지 않았다. 쪽쪽이를 물면 안정감이 느껴져서인지 짜증도 덜 내고 아이 다루기가 엄청 편해진다고들 하는데, 특히 잠잘 때 쪽쪽이는 필수라고 하는데 영우는 계속 뱉어내서 고생이 많았었다. 그러다 친구 덕분에 쪽쪽이를 수월하게 물리는 비법을 알게 되었지만 엄마아빠가 쪽쪽이 물리는걸 싫어해서 밤에 잠 깼을 때를 제외하고는 물리는 일이 별로 없었다. 처음에는 자다가 깼을 때만 물다가 언젠가부터는 졸리기 시작하면 스스로 쪽쪽이를 찾아와서는 물게 되었다. 저녁에 통화할 때에도 잘 놀다가 갑자기 방에 들어가더니 쪽쪽이를 물고 나와서는 엄마한테 자러 가자고 칭얼대는 일이 많아졌다. 주로 밤에만 쪽쪽이를 물고 나름 안정을 찾는 것일테고 해서 나는 별로 신경을 안썼는데 엄마는 쪽쪽이를 떼야 할텐데 싶어서 계속 신경쓰이셨나보다.
이 날은 낮에도 쪽쪽이를 들고 나와서 물고 놀다가 어디다 두었는지 밤이 될때까지 쪽쪽이를 못 찾았다고 한다. 영우가 계속 쪽쪽이를 찾아서 더 어린 시절에 쓰던 쪽쪽이를 물렸더니, 그건 젖꼭지가 더 짧아서 느낌도 다르고 이상했는지 아빠한테 그냥 줘버리더란다. 그렇게 쪽쪽이를 물지 않고 잠드는데 성공해서 엄마아빠는 이 참에 쪽쪽이를 떼야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이후에 쪽쪽이는 찾았지만 옛날 쪽쪽이를 몇 번 줘보니 바로 빼고 아빠한테 주던가 엄마 입에다가 밀어넣으려 하던가 영 안하려고 해서 자연스럽게 쪽쪽이는 졸업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끝나서 다행이다.
올 겨울에 조카가 태어날 예정이다. 그래서 지난 주에 영우 입던 배냇 저고리와 내복 등을 챙기는데, 빨아서 넣어놓았음에도 목 주변이 좀 누래졌다. 영우 어린 시절에 하도 많이 토해서 옷도 몇 번씩 갈아 입히곤 했었는데 지금은 밥도 잘 먹고 소화도 아주 잘 시켜서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나싶다. 불금이지만 대구에 내려가지 않는 날이라 영우 옛날 사진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구글 포토는 정말 최고로 편한 UI인 것 같다. 작고 못생기고 근엄했던 나영우 지금은 정말 용됐구나 싶다. 역변하지 말고 계속 이쁘게 잘 커주었으면~ 영우야, 엄마는 외모지상주의란다~
2015년 7월 10일 금요일
491일 디스코 흥만이
영우에게 생긴 새 장난감 주방놀이 세트. 너무 비싸서 사주려니 조금 부담되긴 했었는데 선배가 사준다길래 냉큼 주문했다. 새 장난감이 생기니 마냥 좋은 영우, 이것 저것 열어보고 음식 모형들 만져보고 주방놀이 세트 옆에서 떨어질 줄을 모른다.
가스렌지에 후라이팬을 올리면 요리가 되는 보글보글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신나는지 영우가디스코 추는 흉내를 낸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을텐데 검지 손가락을 하늘 위로, 뿅뿅 쏜다. 보글보글 소리가 날 때마다 몸을 들썩이며 몇 번이나 하늘을 찔러댄다.
그 영상을 본 333은 어린 시절 근엄이는 어디가고 흥만이가 되었냐 한다. 이렇게 흥 많은 아이가 될 줄이야, 정말 웃겨죽겠다. 이제 곧 장마라 밖에 나가 놀기 힘들텐데 주방놀이 세트와 함께 흥겹게, 지루하지 않게 잘 놀았으면 좋겠구나.
2015년 7월 1일 수요일
김선욱과 이상 엔더스라니!
인터파크 티켓에 들어가서 김정원, 김선욱, 김태형, 이상 엔더스를 한번씩 검색해보던 시절이 있었다. 한동안 뜸했더니 김선욱과 이상 엔더스가 듀오 콘서트를 하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별 생각 없이 예술의 전당 앱을 열었는데 메인에 그들의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와 이런 조합이라니!
베토벤 첼로 소나타 1번에서 5번과 몇 곡 더 추가하여 토, 일 이틀간 연주한다. 이미 티켓 오픈한 지 보름이 지난터라 좋은 자리는 이미 다 나갔지만 이런 공연은 절대 놓칠 수 없다. 첼로 소나타는 베토벤의 생애를 느낄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피아노와 첼로가 각각 돋보일 수 있는 베토벤의 소나타를 이들이 연주하다니, 아 정말 기대된다.
8월 말 공연이라, 아직 두 달 남짓 기다려야 하지만 정말 흥분된다. 오늘 연주보러 가고 싶다고 징징댔는데 이런 멋진 공연을 볼 기회를 갖게 있게 되다니, 기획사에도 친구가 된 선욱과 이상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공연 정보는 아래 링크 참고.
2015년 6월 29일 월요일
488일 일상
오전 낮잠을 안 잤더니 점심을 먹다가 조는 영우. 혹시나 목에 걸리지나 않을까 물 먹이고 아 해보라고 해보면 또 입은 벌려준다. 신기한지.
자고 일어나서는 외출. 혹시 비가 올지 몰라서 우산을 들고 나갔더니 처음 보는거라고 신기해서 자기가 들겠다고 한다. 들려줬더니 바닥을 쿡쿡 눌러보며 걷다가 길 가에 핀 민들레를 발견하고는 쿡쿡 찌르기 시작한다. 그러다 우산이 쿡 박히는 바람에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아주아주 슬로우로 넘어져서 다칠거라 생각지도 않았는데 멍하니 보고 있는 동안 바닥에 얼굴을 갈아버렸다. 놀라서 에엥 울긴 했지만 아파보이진 않았는데 상처는 생각보다 꽤 크게 남았다. 흑흑 엄마아빠는 정말 정성을 다해 지켜보고 계신거였구나, 순식간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당혹스럽다. 영우야 미안해 ㅜㅜ
저녁을 먹으려는데 뭔가를 달라고 낑낑댄다. 뭘 달라는건가 싶어서 봤더니 밥그릇을 달라고 한다. 밥그릇을 잡고는 숟가락으로 자기가 떠먹으려고 하는게 아닌가. 아직 밥을 뜨지는 못해서 쿡쿡 쑤시고만 있지만 숟가락에 밥을 떠주면 흘리지 않고 숟가락을 입으로 잘 가져가서 먹는다. 그렇잖아도 동생이 영우 젓가락 사주라고, 밥도 젓가락으로 주면 더 잘 먹고 어른 젓가락에 관심 많다고 하는데 스스로 밥을 먹고싶긴 한가보다.
영우 밥 먹이고 동생들이랑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영우도 먹일만한게 있으면 먹이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식전빵이 부드럽고 맛있길래 떼줬더니 싫댄다. 그래서 메인 요리가 나오기 시작하자 남은 빵은 가지고 놀라고 줬는데 그때서야 조금씩 갉아먹어본다. 그러더니 결국 1/3은 먹은 것 같다. 처음 먹어보는건 잘 안먹으려고 해서 살짝 심란한데 이렇게라도 먹어주니 고맙다. 어른 음식 잘 먹게 되서 같이 여행할 때 따로 음식 안챙겨도 되는 날이 빨리 와야할텐데!
자고 일어나서는 외출. 혹시 비가 올지 몰라서 우산을 들고 나갔더니 처음 보는거라고 신기해서 자기가 들겠다고 한다. 들려줬더니 바닥을 쿡쿡 눌러보며 걷다가 길 가에 핀 민들레를 발견하고는 쿡쿡 찌르기 시작한다. 그러다 우산이 쿡 박히는 바람에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아주아주 슬로우로 넘어져서 다칠거라 생각지도 않았는데 멍하니 보고 있는 동안 바닥에 얼굴을 갈아버렸다. 놀라서 에엥 울긴 했지만 아파보이진 않았는데 상처는 생각보다 꽤 크게 남았다. 흑흑 엄마아빠는 정말 정성을 다해 지켜보고 계신거였구나, 순식간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당혹스럽다. 영우야 미안해 ㅜㅜ
저녁을 먹으려는데 뭔가를 달라고 낑낑댄다. 뭘 달라는건가 싶어서 봤더니 밥그릇을 달라고 한다. 밥그릇을 잡고는 숟가락으로 자기가 떠먹으려고 하는게 아닌가. 아직 밥을 뜨지는 못해서 쿡쿡 쑤시고만 있지만 숟가락에 밥을 떠주면 흘리지 않고 숟가락을 입으로 잘 가져가서 먹는다. 그렇잖아도 동생이 영우 젓가락 사주라고, 밥도 젓가락으로 주면 더 잘 먹고 어른 젓가락에 관심 많다고 하는데 스스로 밥을 먹고싶긴 한가보다.
영우 밥 먹이고 동생들이랑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영우도 먹일만한게 있으면 먹이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식전빵이 부드럽고 맛있길래 떼줬더니 싫댄다. 그래서 메인 요리가 나오기 시작하자 남은 빵은 가지고 놀라고 줬는데 그때서야 조금씩 갉아먹어본다. 그러더니 결국 1/3은 먹은 것 같다. 처음 먹어보는건 잘 안먹으려고 해서 살짝 심란한데 이렇게라도 먹어주니 고맙다. 어른 음식 잘 먹게 되서 같이 여행할 때 따로 음식 안챙겨도 되는 날이 빨리 와야할텐데!
487일 이모 아이스크림 드세요.
동생이 아이스크림을 사와서 영우한테 맛보라고 줬더니 차가워서 그러는건지, 처음 맛보는거라 어색해서 그러는건지 안 먹겠단다. 영우는 안 먹고 이모 먹으라고 아이스크림을 떠준다. 떠준다고 하기는 좀 그렇고 푹푹 쑤셔서 조금이라도 아이스크림이 묻으면 먹으라고 주는 수준이지만 눈썰미는 또 있어서 숟가락에 아이스크림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다 먹으라고 계속 숟가락을 내밀고 있다. 아직 서툴고 별 일 아니지만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
2015년 6월 19일 금요일
478일 계단 오르기
영우가 계단 오르기에 흥미를 느끼게 된지는 좀 됐는데 이 날은 혼자서 계단을 올라갔다. 물론 옆에 벽이 있었기에 벽을 짚고 천천히 올라간 것이었지, 아직 지지하는 것 없이 올라가지는 못하고 내려오는 것은 더 어렵다.
학교였던지라 운동장에서 짧은 계단을 올라가면 건물로 들어가는 짧은 계단이 또 있다. 첫번째 계단을 오르고 나서 두번째 계단을 발견하고는 허허허 좋아하며 막 걸어간다. 아직은 계단을 혼자 올라가는게 무서운지라 누가 뒤에 따라오고 있는지 살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엄마랑 동생이 이제 그만 가자고 손 잡고 계단을 내려오게 했더니 내려온 후 손을 빼고는 다시 올라가기 시작한다. 갑자기 뒤돌라 올라가려니 붙잡을 벽이 없어서 손으로 바닥을 짚고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발과 손을 같은 칸에 두고 낑낑대더니 곧 손을 한 칸 더 높은 곳에 짚어야 올라가기 쉽다는 것을 깨달았다. 엉금엉금 한 칸 한 칸 올라가는 모습이 얼마나 웃긴지 지켜보는 사람 모두 빵 터진다. 별 일 아니지만 이제 좀 컸다고,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참 재미있다.
학교였던지라 운동장에서 짧은 계단을 올라가면 건물로 들어가는 짧은 계단이 또 있다. 첫번째 계단을 오르고 나서 두번째 계단을 발견하고는 허허허 좋아하며 막 걸어간다. 아직은 계단을 혼자 올라가는게 무서운지라 누가 뒤에 따라오고 있는지 살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엄마랑 동생이 이제 그만 가자고 손 잡고 계단을 내려오게 했더니 내려온 후 손을 빼고는 다시 올라가기 시작한다. 갑자기 뒤돌라 올라가려니 붙잡을 벽이 없어서 손으로 바닥을 짚고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발과 손을 같은 칸에 두고 낑낑대더니 곧 손을 한 칸 더 높은 곳에 짚어야 올라가기 쉽다는 것을 깨달았다. 엉금엉금 한 칸 한 칸 올라가는 모습이 얼마나 웃긴지 지켜보는 사람 모두 빵 터진다. 별 일 아니지만 이제 좀 컸다고,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참 재미있다.
477일 동네 형아들
하루에도 몇 번씩 나가고 싶은 영우에게 학교 운동장은 볼거리가 많아 놀기 좋은 장소이다. 이 날은 학교 운동장에 갔더니 6살 형아, 7살 형아가 놀아주었다고 한다. 서너살짜리 아이는 영우가 자기 물건을 건드릴까봐 경계하던데 6살짜리 아이는 동생을 보살피고 잘 놀아주려는 생각이 드는지 자기 농구공으로 놀아주기 시작한다. 할머니랑 같이 와서 할머니가 집에 가자고 했는데도 영우랑 놀아주려고 다시 왔다고 한다. 공을 굴려서 보내주면 받아서 다시 굴려주고 하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영우는 놀 줄을 몰라서 몸뚱이만한 농구공을 낑낑대며 들었다가 던지거나 툭툭 발로 차기만 한다. 6살 아이 입장에서는 굉장히 재미 없었을텐데 그래도 계속 공 굴려주며 같이 놀아준다.
아빠가 찍어둔 동영상에는 6살 아이와 영우가 같이 손을 잡고 걸어다니다가 시소를 타러 가는 장면이 담겨 있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웃긴지 모르겠다. 같이 놀아준 7살 아이가 둘이 같은 쪽 시소에 타고 반대편에 자기가 타겠다며 '거기 두 살 앞에 오고~' 하는데 그 상황이 왜 그리 웃긴지. 어쨌거나 별로 재미도 없을텐데 형아들이 함께 놀아줘서 고맙다. 영우도 혼자 노는것보단 좀 재미있었겠지?
7살 형아가 펜스에 올라가는 모습을 봐서인지 영우도 펜스에 올라가려는 폼을 잡기도 하고 며칠 전에는 빨래건조대에 사다리처럼 올라가려 하기도 했다. 좀 있으면 여기저기 기어올라가고 다치고 하게 생겼다. 이 날은 운동장에서 제법 뛰는 것처럼 빠르게 잰 걸음으로 다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하였다. 점점 더 활동적이 되어가는구나.
아빠가 찍어둔 동영상에는 6살 아이와 영우가 같이 손을 잡고 걸어다니다가 시소를 타러 가는 장면이 담겨 있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웃긴지 모르겠다. 같이 놀아준 7살 아이가 둘이 같은 쪽 시소에 타고 반대편에 자기가 타겠다며 '거기 두 살 앞에 오고~' 하는데 그 상황이 왜 그리 웃긴지. 어쨌거나 별로 재미도 없을텐데 형아들이 함께 놀아줘서 고맙다. 영우도 혼자 노는것보단 좀 재미있었겠지?
7살 형아가 펜스에 올라가는 모습을 봐서인지 영우도 펜스에 올라가려는 폼을 잡기도 하고 며칠 전에는 빨래건조대에 사다리처럼 올라가려 하기도 했다. 좀 있으면 여기저기 기어올라가고 다치고 하게 생겼다. 이 날은 운동장에서 제법 뛰는 것처럼 빠르게 잰 걸음으로 다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하였다. 점점 더 활동적이 되어가는구나.
2015년 6월 17일 수요일
475일 설득되는 아이
아빠랑 무슨 이야기인가를 하다가 영우가 이렇게 하면 그냥 안된다고 해야지 뭐 했더니 그냥 안된다고 말하면 안된다고 하신다. 설명을 하면서 설득하면 알아듣는다고 하신다. 영우가 막무가내로 나가고 싶어서 소리지를 때 이거 하고 가야된다, 밥 먹고 뭐하고 나서 가자 하면 알아듣고 잠잠해진다고 하신다. 에이 뭐 그렇겠어 하고 맘 속으로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다.
오후에 영우가 또 나가고 싶어서 소리를 지른다. 아빠가 그럼 옥상에 가자고 하고 데리고 나가셨는데 나가니까 곧이어 또 소리를 지르다가 잠잠해진다. 듣고 있던 엄마가 옥상 올라가기 싫어 그러나보다, 옥상은 재미가 없으니 내려가고 싶어 그러나보다 하신다. 나중에 아빠한테 여쭤보니 정말 옥상가기 싫어 소리를 질렀는데 '영우야, 우리 옥상에 올라가기로 약속하고 나온거잖아. 그렇지? 우리 옥상에 가기로 했는데 소리 지르면 안되지?' 했더니 잠잠해져서 옥상에 올라갔다고 한다. 에이 뭐 그렇겠어 싶긴한데 음 그런가 싶기도 하다.
오후에 영우가 또 나가고 싶어서 소리를 지른다. 아빠가 그럼 옥상에 가자고 하고 데리고 나가셨는데 나가니까 곧이어 또 소리를 지르다가 잠잠해진다. 듣고 있던 엄마가 옥상 올라가기 싫어 그러나보다, 옥상은 재미가 없으니 내려가고 싶어 그러나보다 하신다. 나중에 아빠한테 여쭤보니 정말 옥상가기 싫어 소리를 질렀는데 '영우야, 우리 옥상에 올라가기로 약속하고 나온거잖아. 그렇지? 우리 옥상에 가기로 했는데 소리 지르면 안되지?' 했더니 잠잠해져서 옥상에 올라갔다고 한다. 에이 뭐 그렇겠어 싶긴한데 음 그런가 싶기도 하다.
474일 경주 나들이
형님과 아주버님이 경주에서 1박 하신다고 해서 우리도 경주에 가서 영우를 보여드리기로 했다. 영우 감기가 잘 낫지 않아 출발 전에 병원에 들렀는데 감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니 항생제부터 시작해서 처방해주는 약이 너무 많아 안쓰럽다. 약을 사러 약국에 갔더니 패셔너블한 영우를 보고 동네 아저씨들이 반응해준다. 한 아저씨가 영우에게 손을 내밀자 덥석 잡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그동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하라고 하니 인사까지 하고는 그 아저씨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간다. 낯가림 없는 것이 좋긴 한데 아무나 따라가니 참 걱정이로구나.
경주에 가는 동안 살짝 낮잠을 자고 도착해서는 점심도 잘 먹고 형님이 사주신 과자도 맛있게 먹었다. 보문단지에 가서 호수 주변을 걷는데 언제나처럼 유모차를 잡고 쉬지 않고 걸어다니니 형님이 보시기엔 신통방통 한가보다. 돌 즈음, 이제 막 일어서려 하고 몇 발자국 떼기 시작할 때 즈음 보고 처음 본 것이니 그럴만하다. 쉴 겸 콘도에 들어왔는데 영우는 온 방을 다 돌아다니며 옷장 문을 다 열어본 후 더 이상 볼게 없다 싶었는지 또 나가고 싶어한다. 그렇게 또 콘도 복도를 몇 바퀴나 돌았는지 모른다.
원래는 영우 낮잠 잘 시간쯤 대구로 출발하려고 했던 터라 점심만 챙겨왔었는데 아주버님께서 저녁도 먹고 가라고 해서 영우에게 어른 밥을 먹여보기로 했다. 소고기를 잘게 썰고, 된장국의 두부를 물에 씻어서 밥과 함께 주었더니 잘 받아먹는다. 지난 주에 빵도 먹여보고 드디어 밖에서 이런 식사가 가능해지는건가 싶어 감격했는데 몇 숟가락 잘 받아먹더니 거부한다. 동요도 틀어보고 처음으로 뽀로로 영상도 틀어보았는데 영상을 열심히 보면서도 먹을 땐 거부해서 포기. 과자와 바나나, 사과즙으로 저녁을 해결하였다.
돌아오는 길에는 잠을 자지 않았는데 한 시간동안 장난감 없이도 혼자 옹알옹알하며 바깥 구경하며 잘 견디는걸 보니 이제 정말 다닐만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한화 콘도 지하에 워터파크가 있었는데 영우보다 작은 아이들도 커다란 튜브를 타고 아빠와 노는 모습을 보니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한 것이 좀 미안해지기도 했는데 이번엔 준비가 안되었지만 1박 정도 하면서 지내는 것도 이제는 해볼만하지 않을가 싶다.
경주에 가는 동안 살짝 낮잠을 자고 도착해서는 점심도 잘 먹고 형님이 사주신 과자도 맛있게 먹었다. 보문단지에 가서 호수 주변을 걷는데 언제나처럼 유모차를 잡고 쉬지 않고 걸어다니니 형님이 보시기엔 신통방통 한가보다. 돌 즈음, 이제 막 일어서려 하고 몇 발자국 떼기 시작할 때 즈음 보고 처음 본 것이니 그럴만하다. 쉴 겸 콘도에 들어왔는데 영우는 온 방을 다 돌아다니며 옷장 문을 다 열어본 후 더 이상 볼게 없다 싶었는지 또 나가고 싶어한다. 그렇게 또 콘도 복도를 몇 바퀴나 돌았는지 모른다.
원래는 영우 낮잠 잘 시간쯤 대구로 출발하려고 했던 터라 점심만 챙겨왔었는데 아주버님께서 저녁도 먹고 가라고 해서 영우에게 어른 밥을 먹여보기로 했다. 소고기를 잘게 썰고, 된장국의 두부를 물에 씻어서 밥과 함께 주었더니 잘 받아먹는다. 지난 주에 빵도 먹여보고 드디어 밖에서 이런 식사가 가능해지는건가 싶어 감격했는데 몇 숟가락 잘 받아먹더니 거부한다. 동요도 틀어보고 처음으로 뽀로로 영상도 틀어보았는데 영상을 열심히 보면서도 먹을 땐 거부해서 포기. 과자와 바나나, 사과즙으로 저녁을 해결하였다.
돌아오는 길에는 잠을 자지 않았는데 한 시간동안 장난감 없이도 혼자 옹알옹알하며 바깥 구경하며 잘 견디는걸 보니 이제 정말 다닐만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한화 콘도 지하에 워터파크가 있었는데 영우보다 작은 아이들도 커다란 튜브를 타고 아빠와 노는 모습을 보니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한 것이 좀 미안해지기도 했는데 이번엔 준비가 안되었지만 1박 정도 하면서 지내는 것도 이제는 해볼만하지 않을가 싶다.
2015년 6월 12일 금요일
잡담
예상은 했지만 나의 블로그는 육아 일기로 가득 차고, 회사 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만이 나의 일상을 전하고 있다. 한 때 독서와 공연, 전시에 대한 리뷰로 채워지던 이 블로그는 2년 사이 완전히 달라졌는데, 주중에는 영우가 없는데도 이렇게까지 여유가 없을 수 있나싶을 정도다.
아파트에 메르스 확진자가 있는 바람에 3일간 재택근무를 하였다. 처음 해보는 재택근무는 마음이 매우 불편하여 제대로 휴식 시간을 갖지도 못했지만 칼퇴는 할 수 있었다. 칼퇴 덕분에 얻은 시간에는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았다. 요즘엔 TV를 전혀 보지 않는데 미드도 얼마나 오랜만에 보는건가. 점점 재미없어져서 아쉬웠지만 한 시즌을 끝냈으니 뭔가 보람차다.
수요일 밤이었던가,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KBS에서 진행하는 클래식 방송을 보았다.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테너가 출연하였는데 목소리가 얼마나 좋은지, 그 아름다운 소리를 공연장에서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러움이 일었다. 신지아 이야기를 하다가, 클라라 주미 강 이야기를 하다가, 김태형 이야기를 하다가, 영우와 함께 공연장 갈 날을 그려보며 설렌다.
AK백화점 1층 로비에 그랜드 피아노가 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쳐볼 수 있는데 주로 어린 아이들이 치는 편이었다. 어느 날은 일반인 치고는 제법 실력있는 사람이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도저히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잘 치는거 알겠는데 도저히 들을 수 없는 이 심정이란, 좋은 연주 감상하러 가고싶으다. 로스코전에 가고싶으다. 취미를 다시 찾고싶으다.
아파트에 메르스 확진자가 있는 바람에 3일간 재택근무를 하였다. 처음 해보는 재택근무는 마음이 매우 불편하여 제대로 휴식 시간을 갖지도 못했지만 칼퇴는 할 수 있었다. 칼퇴 덕분에 얻은 시간에는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았다. 요즘엔 TV를 전혀 보지 않는데 미드도 얼마나 오랜만에 보는건가. 점점 재미없어져서 아쉬웠지만 한 시즌을 끝냈으니 뭔가 보람차다.
수요일 밤이었던가,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KBS에서 진행하는 클래식 방송을 보았다.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테너가 출연하였는데 목소리가 얼마나 좋은지, 그 아름다운 소리를 공연장에서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러움이 일었다. 신지아 이야기를 하다가, 클라라 주미 강 이야기를 하다가, 김태형 이야기를 하다가, 영우와 함께 공연장 갈 날을 그려보며 설렌다.
AK백화점 1층 로비에 그랜드 피아노가 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쳐볼 수 있는데 주로 어린 아이들이 치는 편이었다. 어느 날은 일반인 치고는 제법 실력있는 사람이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도저히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잘 치는거 알겠는데 도저히 들을 수 없는 이 심정이란, 좋은 연주 감상하러 가고싶으다. 로스코전에 가고싶으다. 취미를 다시 찾고싶으다.
2015년 6월 11일 목요일
470일 네~ 저요~
아 웃겨 죽겠다 나영우.
동생이 밖에 놀러나갈 사람~ 했더니 손을 번쩍 들면서 네~ 했다고 한다. TV에서 사랑이가 이거 먹을 사람~하면 네~한다던데 그 모습을 보고 동생이 영우도 네 하면 얼마나 귀여울까 하며 가끔 시키기도 했고, 엄마도 나영우~ 부르면서 네~ 해야지라고 연습을 계속 시키기는 했다고 하는데 한 번도 안하다가 어쩜 그런 타이밍에 손을 번쩍 들었을까. 나가는게 마냥 좋은 나영우.
469일 모자 쓰고 신발 신고 나갈래
엄마가 영우 동영상을 올리셨는데 집 안에서 모자 쓰고 신발을 한 쪽만 신고 다른 쪽 신발을 신으려다 안되니까 엄마한테 와서 칭얼대는 모습이었다. 신발 갖고 씨름하는거 보니 또 나가고 싶은건가보다 정도 생각했는데 모자도 영우가 직접 그럴듯하게 쓴 것이고 신발 한 쪽도 잘 신었다고 한다. 양말을 신거나, 모자를 쓰거나, 가방을 매거나, 신발을 신거나 하면 밖에 나간다는걸 알아서 매일 해달라 해달라 하더니만 그럴듯하게 모자 쓴 건 처음이다. 아직 양말 신는건 난이도가 있지만 곧 있으면 모자 쓰고 신발 신고 혼자 걸어 나가겠다고 할 기세. 저녁 때는 휴지를 보더니 휴지를 풀러서 끊어내고 코 닦는 흉내를 낸다. 날이 갈수록 행동이 업그레이드된다.
461일 그네타기
새로 산 자전거 유모차를 타고 오늘도 놀이터에 놀러간 영우. 미끄럼틀도 타고, 그네도 타고, 말도 타고, 학교 운동장에서 공도 차고, 계단도 오르내리면서 논다. 다른건 그렇다치고 그네를 혼자 타는게 참 신기하다. 아빠가 밀어주지 않았는데 혼자서 균형을 잡고 체중을 실어 흔들흔들하더니 제법 그네 타는 것처럼 탄다. 초반에는 균형이 살짝 안잡혀서 놀란것 같더니 나중에는 재미있게 타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그네를 탈 수 있는건가? 나는 그네 잘 못탔던 것 같은데, 내 유전자는 아닌가보다.
458일 주세요
엄마 아빠 식사하실 때 영우를 부스터에 앉혀놓고 지겨워할 때에는 밥도 더 주곤 하신다. 영우는 자기 먹을 양을 다 먹은 후에도 주는 밥을 마다하지 않고 잘 먹는 편인데 엄마 아빠가 매번 '주세요' 하라고 시켰더니 드디어 '주세요'를 한다. 이게 참 신기한 것이, 계속 시켜봐도 어느 날 갑자기 하게 되기 때문에 엄마 아빠도 처음에는 '주세요'를 하는 것인지 알아채지 못하셨다고 한다. 양 손바닥을 위로 하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주세요' 비슷한 말까지 한다.(그 말은 팔불출 부모한테만 들리는 소리일 것 같지만) 오물오물 밥을 받아 먹고 또 손바닥을 위로 하며 고개를 숙인다. 이건 동영상으로 봐야지 귀여움이 돋는데 말로는 표현이 잘 안되네~
2015년 6월 9일 화요일
요령 피우는 꼬맹이
나영우 웃긴 녀석. 요 녀석이 fake를 쓰기 시작했다.
신랑이 목격한 것과 내가 목격한 것이 있는데 세 가지는 되야 블로그에 써준다고 계속 이야기했으나 결국 신랑이 완벽하게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래서 확실한 상황 설명은 어렵지만,
1. 영우가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신랑이 말렸더니 포기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신랑이 잠깐 주의를 돌리자 다시 그 곳으로 돌진, 신랑이 화들짝 놀라서 말렸다. 아마 상 위에 못 올라가게 했을 때 생긴 일인 것 같은데 확실친 않다.
2. 영우가 자꾸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으려 한다. 처음 보는 것이 바닥에 있으니 궁금한가보다. 못 줍게 말렸더니 포기한 듯 앞으로 걸어가다가 방향을 확 전환하여, 심지어 뒤로 돌아서 다시 쓰레기로 돌진한다. 방심하고 있었는데 어찌나 빠른지 말릴 새가 없다.
3. 영우 식사 후에 마카다미아를 주는데 한꺼번에 주면 입에 다 집어넣는다며 아빠가 조금씩 잘라서 주고 계셨다. 하나씩 오물오물 다 먹으면 하나 주고 가끔 다 먹었나 확인도 하면서 주던 중이었는데 그렇게 다 주고 나서 영우 이제 다 먹었니? 했더니 아~하고 입을 벌리는데 안 먹고 다 모아놓은 것이다. 그 동안 몇 번 확인도 했는데 도대체 어디다 숨겨놓은 건지, 잠시 후에 다시 입 안을 확인해보니 더 많아졌다. 엄마는 영우 마술 부리냐며, 혀 밑에 그게 숨겨지냐며 놀라신다.
뭔가 점점 요령을 피우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요 녀석!
2015년 5월 27일 수요일
456일 축구
대구가 슬슬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영우 방이 낮에는 너무 더운가보다. 거실에서 낮잠을 재우려다 실패하는 바람에 초저녁부터 졸려 하는 영우를 일찍 재우지 않으려고 초저녁 산책을 나섰다고 한다. 집 옆의 초등학교에 갔더니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운동 중이었고, 형제로 보이는 아이들이 공을 차고 있었다고 한다. 형아들이 공놀이 하는 것이 재밌어 보였는지 영우가 거기에 끼어서 공을 차고 논 모양. 그렇게 두 세 번 공을 찼나보다. 내 생각에는 뒤뚱뒤뚱 걷는 영우가 뛰어봤자 얼마나 뛰었을까, 공을 차면 그 공을 제대로 쫓아갈 수나 있을까 싶은데 잘 쫓아다니며 놀았는지 형아들이 공을 못 갖고 놀아서 울었다지 뭔가. 어떻게 놀았는지 궁금한데 아빠가 촬영한 동영상이 날아갔다고 해서 아쉽다. 아빠도 그 모습을 혼자만 보셔서 엄청 아쉬운 모양. 엄마는 공 잘 찬다며 축구선수 될건가 하는데 우리에게서 그런 유전자를 받았을리가 없지.
454일 지하철 투어
대구에 지하철 3호선이 개통되었다. 막내동생 내외와 지하철을 타고 수성못에 가기로 하였다. 지하철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모노레일이고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어 제일 앞 칸과 뒷 칸의 모양까지 도쿄의 유리카모메와 비슷한 느낌이다. 나름 대구의 명물이 되어서 지하철 투어를 하는 사람도 많은 모양이고 특히 제일 앞 칸 앞자리는 줄 서서 타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영우도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서(사실은 서서)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구경하며, 과자도 먹으며, 40여분을 비교적 얌전히 이동했다.
수성못 인근에 도착하여 우리가 밥을 먹는 동안 영우도 우유를 마시고, 리코타 치즈를 맛보고, 피자 토핑인 구운 브로콜리를 맛보았다. 밥먹는 내내 이 정도만 되어도 데리고 다닐만하겠다 싶은 양호한 상태였는데, 역시 아이를 컨트롤하려면 먹을게 가장 좋은가보다.
동생이 돗자리를 준비해왔으나 영우가 그 좁은 공간에서 놀 수 있을리가. 내내 걷고 또 걸었다. 우리 자리 뒤쪽에 행사 준비가 한창이고 무대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영우는 무대에 서보고 싶었는지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다리가 짧아서 계단 오르기가 힘들 것 같았는데 한 칸 한 칸 올라가더니 결국은 무대에 올라서서 걸어다닌다. 이맘 때 계단 오르기, 오르막 올라가기를 좋아한다더니 계단 올라가는건 연습을 안시켜도 할 수 있게 되는구나.
이렇게 열심히 돌아다녔는데도 영우는 돌아오는 길에 낮잠을 자지 않았다. 원래는 갈 때만 잘 견디면 돌아올 때에는 잘 테니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었는데 지하철이 산만하기도 하고 햇빛에 눈이 부셔서이기도 해서였을 것 같다. 그래도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을 잘 견디며 이동하는 것을 보니 제주도 정도는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품게 된 나들이었다.
453일 실내 동물원 나들이
영우랑 뭐하면서 놀아줄까 고민하다 동생이 추천해준 실내 동물원 나들이. 지난번 동물원 갔을 때 반응이 별로였던 터라 좋아할까 싶었는데 오히려 실내 동물원이어서 더 좋았다. 커다란 동물들은 없지만 작은 동물들이 생각보다 여러 종류 갖추어져 있었고 만져볼 수도 있게 해놓았다. 아직 뭘 몰라서 가능했던 것일테지만 조그만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고 계속 손을 뻗어 만지려고 하니까 직원들도 재미있어하며 동물들을 많이 꺼내어 주었던 것 같다.
영우는 거북이, 도마뱀, 토끼, 미어캣 비슷하게 생긴 포유류, 새, 심지어 뱀까지 만져보았다. 바로 눈 앞에 움직이는 동물들이 있으니 신기해서 만져보고 싶기는 한가본데 힘 조절이 안되어서 과장을 좀 보태면 토끼는 귀가 뽑힐뻔했다. 새 모이 주는 체험도 있었는데 모이 먹으러 온 새들을 영우가 자꾸 잡으려하니 새들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동물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할 것 같아서 좀 미안하긴 하다. 점프해서 유리벽을 계속 긁고 부딪히던 다람쥐와 좁은 나무 케이지에 갖혀서 계속 나무판을 긁어대던 거북이는 특히나 더 불쌍했다.
실내라서 시원하기도 하고, 볼거리도 많고, 30분 단위로 동물들과 함께하는 이벤트도 있고, 볼풀과작은 미끄럽틀도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잘 놀다왔다. 영우는 카시트에 앉자마자 잠 들어서 세 시간 가까이 푹 잘 잤으니 이만하면 훌륭한 나들이이다. 우리가 다녀온 곳은 칠곡의 정글랜드인데 월드컵경기장 근처에 주빌리지라는 곳이 더 잘되어 있다고 한다. 여름에 시간보내기 마땅찮으면 가보아야겠다.
15개월 리뷰
영우와 연휴 3일을 함께 보내고 올라오는 길. 예전에 충분히 놀아주면 아쉬움이 덜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인지, 올라오는 길부터 영우가 보고싶어 힘들다. 같이 살면서 내가 키워도 힘들겠지만 이렇게 헤어지는 시간도 참 힘들다.
영우는 요즘 기본 상태가 즐겁고 흥이 넘치며 호기심과 웃음이 끊이지 않는 상태이다. 가만히 있어도 귀여움이 넘치는데 장난까지 걸 줄 안다. 밥 먹을 때 동요를 틀어주는데 BaaBaa Black sheep이란 노래의 전주만 나오면 내 무릎에 손을 대고 손가락을 펼치며 꺄르르 한다. 무엇에 반응한 것일까, 이 행동이 영우에겐 무슨 의미일까 참 궁금하다.
이제 영우도 장기 기억이 생기기 시작한 것 같다. 예전에는 떼를 쓸 때 잠깐 주의를 돌리면 뭘 요구하던 중이었는지 잊었었는데 이제는 기억하는 것 같다. 영우가 신랑에게 블록을 하나씩, 세 번 주길래 신랑이 하나를 숨기며 아직 숫자 개념은 없겠지?라고 했다. 영우가 신랑에게 다시 블록을 달라고 해서 눈 앞에 보이는 두 개를 받아가더니 이어서 또 달라고 끙끙거린다. 아직 숫자 개념을 아는건 아닐테지만 뭔가 기억을 하는거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발음은 잘 안되지만 말을 따라하려고 하는게 여간 신통방통한 것이 아니다. 주차해놓은 차 내부가 너무 뜨거워서 뜨끈뜨끈하네 했더니 뜨끄뜨끄한다. 나가서 걷고 싶을 때는 신발을 가리키며 은발이라고 한다. 롤러코스터 블록을 이동시키며 했다 비슷한 소리를 낸다. 나무를 보면 나무 비슷한 소리를 낸다. 이렇게 부모만 알아듣는 말이 늘어나는걸테지.
신랑은 영우를 관찰하면서 인간의 본능과 이성에 대해 알게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영우가 새로운 걸 보고 즐거워하는 것, 갇혀있는걸 싫어하고 자유를 추구하는 것을 보면 이것이 인간의 본능이구나 싶단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세상 만물에 대해 영우가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볼 때 찡한 울림이 있다. 영우가 길을 걷다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무엇엔가 귀를 기울이는데 낙엽이 굴러가는 소리를 듣고 반응하는 것이었다. 발바닥에 닿는 나뭇가지, 돌멩이의 느낌을 다시 한 번 느껴보기 위해 걸음을 멈출 때, 지나가는 개미나 작은 벌레를 관찰하기 위해 집중할 때 영우에겐 이 모든게 처음 경험하는 것이겠구나 싶다. 웹툰 어쿠스틱 라이프에서도 이야기했었지, 세상을 처음 보는 존재를 관찰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고. 세상에 이런 존재가 또 있을까, 영우와 함께하는 그 시간들이 정말 어메이징하다.
격랑
입사하고 두 달이 지났다. 팀에 동년배들이 좀 있어서 티타임하며 부담 없이 수다떨 수 있는 동료도 생겼다. 출장도 다녀왔고 지난 주에는 글로벌 워크샵 덕분에 몇 사람 더 알게 되기도 했다. 이제 겨우 적응했나 싶었는데 다음 주에 발령이 날 예정이다. 분석 인력들을 모아서(구성원 면면을 보면 그다지 분석 인력들은 아닌 것 같지만) 대표님 직속 조직을 만든다고 한다. 이제 좀 정착하고 싶었는데 나의 역마살은 1년 반을 터줏대감처럼 지낸 사람도 흔들어대는건가. 처음엔 개발 사이드로 가는건줄 알고 역시 분석은 어느 회사든 비즈니스와 IT 사이에서 방황하는구나 싶었는데 약간은 전략 <- 여기까지 썼었는데 하루가 지나고 나니 장표 노가다팀인거 같다. 팀장이 될 분도 엄청 빡세 보이고 대표님 직속이라니 고된 나날들이 예상된다. 잘 버텨봐야지. <- 여기까지 쓰고 업데이트를 못한 일주일 사이, 또 변화가 생겼다. 원래는 한 팀에 두 가지 미션이 있었는데 팀장이 될 분이 분석은 함께 못하겠다고 해서 한 가지에 집중하기로 했다. 분석은 기존의 개발 조직 내 분석 파트쪽으로 흡수된다.
지난 일주일간 정말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지금도 여전하다. 이번 건으로 그간 드러내지 않고 혼자 걱정만 하던 것이 다 분출되어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 내가 이 회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원초적인 물음과 이직에 대한 후회, 비전에 대한 불명확, 일정 쪼임에 대한 압박, 잘하고 싶다는 강박,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터지니 너무 힘들다. 거기다 옛날 일이 자꾸 생각나는데, 현대 다니던 시절 12월에 입사했으나 2월에 심신이 힘들다고 싸이에 끄적거렸던 일, 그래서 결국 적응 못하고 10개월만에 퇴사했던 일이 지금 상황에 오버랩된다. 정말 잘 정착하고 싶은데 이번 일만 잘 넘기면 평화가 찾아올 수 있을까. 영우 볼 때만 모든 것을 잊을 수 있고 매 순간 회사 생각을 하게 되니 너무나 힘든 나날들이다.
2015년 5월 18일 월요일
447일 고모?
시댁 행사로 모인 김에 형님 댁에 들렀다가 영우와 영상통화를 하게 되었다. 형님들도 고모야 하시고 엄마아빠도 고모 해봐 시켜서인지 영우가 고모 비슷한 소리를 냈다. 이후로도 몇 번씩 고모를 발음하고 있는 것 같은 입모양을 했다. 누군가
단어를 이야기해주면 따라해보고 싶긴 한가보다. 고모 발음과 함께 많이 웃어주고 귀여움 떨어준 덕분에
형님들도 즐거워하셨다.
이로써 영우가 잘 말할 수 있는 단어는 엄마, 아빠, 이모, 그리고 뜬금없는 앰버. 어부, 아니아니, 꿀꾸. 말했다고
우기고 싶은 공, 고모.
요즘 영우가 집중하는 놀이
영우가 집중하는 놀이 세 가지
1.
컵 쌓기 : 딱 3개월 전에 사주었던
컵쌓기 세트. 꽤 시간이 지나도 무너뜨리기, 양 손에 쥐고
두드리기에만 열중하더니 3개월만에 컵을 쌓을 수 있게 되었다. 아빠가
컵 하나씩 내 주며 쌓은 컵을 잡아주는 등 도와가며 연습을 시켰더니 이제는 6단까지 혼자 쌓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차곡차곡 포갤수도 있게 되었다.
2.
미끄럽틀에서 던지기 : 이제 미끄럽틀이 주 놀이공간이 되었는데 영우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기보다는 다른 것들을 던져서 내려보내는데 더 흥미를 느낀다. 자동차가 많아져서 아빠가 보내주시는
동영상에는 자동차 종류와 옷만 바뀔 뿐, 자동차를 던지거나 내려보낸 후 깔깔대다가 빨리 자동차 달라고
찡찡대고 다시 내려보내고 깔깔대는 모습이 반복된다. 매일매일 해도 재미있는지 신기한건지 숨넘어가게 웃는다.
3.
싱크대에 던져 넣기 : 시작은 우유 먹고난 후 빨대컵을 싱크대에 던져넣을때였나보다. 잘했다고 칭찬을 받아서였기 때문이겠지, 그 이후로 물건들을 자꾸만
싱크대에 던져넣는다. 아빠 핸드폰을 들고 주방으로 막 걸어가더니 빈 손으로 다시 나타났을 때의 그 당혹감. 다행히 금방 건져내서 물이 많이 들어가지는 않았는데 이후로 신발이며, 컵이며, 팽이 장난감이며, 자동차며, 틈나면
싱크대에 던져넣는다. 엄마가 싱크대를 건조하게 관리하는 방법밖에는 대응책이 없어보인다.
444일 갈치 반찬
드디어. 제대로 된 반찬을 먹어본 영우.
그간은 당근, 감자, 고구마 등을 잘게 썰어 넣은 밥과 삶은 당근이나 바나나, 고구마를
반찬 삼아 소고기와 두부, 호박 등을 갈아 만든 국을 먹고 있었다. 이제
간 된 음식 먹여도 되니 어른 반찬을 다양하게
먹여보고 싶은게 내 마음이었지만 아무것도 안하면서 잔소리할 수는 없는 터라 엄마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엄마는 영우 이가 8개 밖에 없어서 잘 못씹을 테니 되도록이면 늦게 먹이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전복죽 먹일 때 못 씹어먹을 줄 알고 전복도 빼고 주신 듯한데 오리도 전복도 잘 먹는
모습을 보아서인지 드디어 갈치를 구워서 먹이셨다고 한다. 아빠가 동영상을 남겨 주셨는데 오물오물 얼마나
잘 먹는지 모른다. 갈치 한토막을 밥 한그릇과 뚝딱한 나영우. 반찬
골고루 먹고 편식 안하는 아이로 쑥쑥 컸으면 좋겠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 영우는 평소 목욕할
때 엄청나게 물장난을 한다. 물을 첨벙첨벙하느라 목욕 시키는 사람 옷이 다 젖음은 물론이고 목욕물의 1/3 정도는 퍼 내게 되는데, 이를 잠잠하게 하려면 역시나 장난감이
특효약이다. 목욕할 때는 주로 바가지를 주는데 바가지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어서 물을 담으면 물줄기를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린다.
이 날은 엄마가 세수하느라 물을 받고 있는 중이었는데 영우가 그걸 보더니 어디론가 가더란다. 곧이어 바가지를 들고 나타나서는 엄마한테 바가지를 던져주더란다. 잠시
후 바가지를 또 하나 더 들고와서 던져주더란다.
할머니 씻을거니 바가지 가지고 놀라는 것인지, 그 모습을 보고 엄마가 완전
빵터졌다고 하신다. 웃기다.
440일 흙 먹는 아이
영우 처음으로 흙 먹은 날. 흑흑 엄마가
미안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잠이 부족했는지, 영우는
오전 내내 짜증이 좀 섞여 있다. 짜증내는 영우를 달래는 특효약은 외출이지만 나갈 준비를 하기에는 시간이
애매해서 옥상으로 데리고 갔다. 옥상에서 신나하며 이것 저것 만지길래 씻길 생각으로 그냥 두었는데 빈
화분을 발견하고는 흙을 쥐었다 놓았다 하며 즐거워한다. 마침 바람도 많이 불어서 흙을 쥔 손을 펼때마다
흙이 날리는 것이 재미있나보다. 그러다 순식간에 흙을 입으로 가져간다.
어찌나 재빠른지 말릴 틈이 없었다. 먹기는 먹었는데 맛이 이상한지 일시 정지 상태. 어휴, 이렇게 엄마 쟤 흙 먹어의 주인공이 된 영우.
오후에는 동촌유원지에 갔다. 유원지 근처의
투썸플레이스에 주차하려고 커피 마시러 갔는데, 카페 내부와 주차 공간이 매우 넓고 작은 정원 같은 것도
있어서 꽤나 좋았다. 영우는 풀과 꽃을 만져보고 뜯느라 정신이 없었고 자갈을 밟으면서 신기해하고 또한
자갈을 맛보기도 했다. 엄마아빠가 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순발력이
떨어져서 막을 수가 없다.
대구에 오래 살았지만 동촌유원지에 가본 적이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유원지를 찾은 이유는 오리배를 타려고! 우리가 수영을 할 줄 몰라서
신랑은 오리배를 타는 것을 못마땅해 했지만 유아용 구명조끼가 구비되어 있어서 타기로 했다. 돈을 더
내면 전동배를 탈 수가 있어서 페달 밟는 노가다는 하지 않아도 된다. 30분을 탈 수 있었지만 20분이 넘어가니 구명조끼가 불편하기도, 덥기도 하고, 졸립기도 하고, 지겹기도 했을 것이다. 이리저리 구경시켜 주느라 오후 낮잠 재우기 전에 먹이던 우유를 못 먹였는데 배고파하지 않고 잘 넘어간거 같다. 이 즈음부터 분유와 젖병을 끊고 생우유를 빨대컵으로 마시기 시작했는데 이제 밥을 좀 더 주고 우유는 줄였으면
싶다.
2015년 5월 17일 일요일
서울 야경
시댁 행사가 있어서 경기도민이 된 지 보름만에 서울에 처음 나가보았다. 행사가 끝난 후 형님 댁인 일산으로 이동해서 밤 늦게 돌아오는 길. 강변북로를 따라 강 너머를 바라보니 여의도의 야경이 펼쳐진다. 언제부터 서울 살았다고, 늦은 밤 서울을 달리니, 여의도를 바라보니, 왜 이렇게 짠한건지 원. 집에 가려면 고속도로를 타고 가야하는 것이 아직 낯설다.
어린 시절에는 거의 지하철만 타고 다니고, 특히나 밤에 차를 타고 이동하는 일이 없었던지라 처음 자동차를 타고 서울의 야경을 온전히 느꼈을 때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이직도 이사도 지긋지긋해서 이제 분당에 정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서울이 좋은건가, 서울의 야경이 좋은건가. 왜 이렇게 서운한걸까.
대구에서 17년, 서울에서 20년, 이제 3rd stage가 펼쳐진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은 삶을 살아온거 같은데 앞으로가 더 괜찮은 날들이면 좋겠다.
어린 시절에는 거의 지하철만 타고 다니고, 특히나 밤에 차를 타고 이동하는 일이 없었던지라 처음 자동차를 타고 서울의 야경을 온전히 느꼈을 때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이직도 이사도 지긋지긋해서 이제 분당에 정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서울이 좋은건가, 서울의 야경이 좋은건가. 왜 이렇게 서운한걸까.
대구에서 17년, 서울에서 20년, 이제 3rd stage가 펼쳐진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은 삶을 살아온거 같은데 앞으로가 더 괜찮은 날들이면 좋겠다.
439일 장시간 외출
엄마아빠는 점심 모임 나가시고 저녁은 어버이날 기념으로 다같이 식사하기로 해서 남는 시간은 동생 집에서 놀기로 했다. 장시간 외출에 대비해 장난감과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갔다.
엄마 집은 주택이라 베란다가 없는데 동생 집은 베란다가 있어, 거실 유리문을 보니 엄청 신기한가보다. 베란다에서 유리를 통해 나랑 동생이 보였는데 거실 안으로 들어오니 또 나랑 동생이 보이는게 신기한지 계속 베란다와 거실을 들락날락하며 쳐다이리보고 저리본다. 장난감을 많이 싸왔는데 들락날락하느라 장난감이 필요없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유리를 통해 사람이 보이는 것이 신기한가보다. 덕분에 유리에 머리를 콩 박기도 해보고 먹어보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이 언제부터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인지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영우는 이제 거울 속에 비친 이미지를 좀 이해하는 것 같다.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거울에 비친 신랑을 보고는 뒤돌아보며 확인을 하는거 아닌가. 이렇게 거울도 인지하고 유리도 인지하며 커가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영우가 처음으로 외식을 했다. 물론 주식은 죽이었지만 반찬으로 오리고기를 먹었다. 이제 15개월을 향해 가고 있으니 간이 들어간 음식 먹어도 되는데 엄마가 계속 신경써서 영우 먹는건 따로 만들고 계셨다. 밥은 그렇다치고 국도 소고기와 두부, 호박 등을 넣어서 간 하지 않고 따로 만들어 먹이는 정성을 보이셨다. 이모가 만들어주신 전복죽과 오리고기를 함께 먹었는데 전복이 아주 작은 크기는 아니었는데 오물오물 잘 씹어 넘기고 오리고기도 아주 잘 먹었다. 이제는 어른 반찬 같이 먹어도 되겠다.
엄마 집은 주택이라 베란다가 없는데 동생 집은 베란다가 있어, 거실 유리문을 보니 엄청 신기한가보다. 베란다에서 유리를 통해 나랑 동생이 보였는데 거실 안으로 들어오니 또 나랑 동생이 보이는게 신기한지 계속 베란다와 거실을 들락날락하며 쳐다이리보고 저리본다. 장난감을 많이 싸왔는데 들락날락하느라 장난감이 필요없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유리를 통해 사람이 보이는 것이 신기한가보다. 덕분에 유리에 머리를 콩 박기도 해보고 먹어보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이 언제부터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인지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영우는 이제 거울 속에 비친 이미지를 좀 이해하는 것 같다.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거울에 비친 신랑을 보고는 뒤돌아보며 확인을 하는거 아닌가. 이렇게 거울도 인지하고 유리도 인지하며 커가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영우가 처음으로 외식을 했다. 물론 주식은 죽이었지만 반찬으로 오리고기를 먹었다. 이제 15개월을 향해 가고 있으니 간이 들어간 음식 먹어도 되는데 엄마가 계속 신경써서 영우 먹는건 따로 만들고 계셨다. 밥은 그렇다치고 국도 소고기와 두부, 호박 등을 넣어서 간 하지 않고 따로 만들어 먹이는 정성을 보이셨다. 이모가 만들어주신 전복죽과 오리고기를 함께 먹었는데 전복이 아주 작은 크기는 아니었는데 오물오물 잘 씹어 넘기고 오리고기도 아주 잘 먹었다. 이제는 어른 반찬 같이 먹어도 되겠다.
434일 이발
다음 날이 외할아버지 기일이라 부산 나들이가 예정되어 있어서 이발을 하러갔다. 머리를 완전히 민 적도 있고, 이후로도 두 번 정도 더 이발을 했었던듯한데 울지 않고 잘 했다고 한다. 이번에는 동생이 미용실에 함께 가서 이발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남겨주었다.
일상에서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데 어찌 엄마한테 안겨서 몇 분을 가만히 있을까 신기하다. 아주 얌전히 잘 견디는건 아니고 엄마 품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몇 번의 고비가 있긴 하다. 가위질과 바리깡 소리 때문에 이게 뭔가 싶어 인상을 잔뜩 쓰면서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다. 끝나고 나서는 에엥 울었나본데 그래도 이발하는 동안 그렇게라도 잘 견뎌준게 어딘가 싶다. 이발하고 나니 도토리같이 귀엽다.
일상에서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데 어찌 엄마한테 안겨서 몇 분을 가만히 있을까 신기하다. 아주 얌전히 잘 견디는건 아니고 엄마 품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몇 번의 고비가 있긴 하다. 가위질과 바리깡 소리 때문에 이게 뭔가 싶어 인상을 잔뜩 쓰면서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다. 끝나고 나서는 에엥 울었나본데 그래도 이발하는 동안 그렇게라도 잘 견뎌준게 어딘가 싶다. 이발하고 나니 도토리같이 귀엽다.
2015년 5월 5일 화요일
426일 숙제 검사
오랜만에 선배 언니랑 만나기로 했다. 영우와의 첫 대면에서 언니가 안녕~ 몇 살이야~ 했더니 영우가 정확히 엄지, 검지 손가락을 펴보이는 것이다. 뭔가를 기대하고 몇 살이냐고 물어본게 아닌데 영우가 알아듣고 손가락으로 두 살이라 하니 깜짝 놀란 언니, 천재 아니냐고 몇 번이나 감탄한다. 두 살 때 두 살을 하는 아이는 처음 본다고,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도 영우는 두 살이란 이야기가 들리니 또 손가락을 펴보인다. 엄마가 제대로 쪽집게 과외를 해주셔서 숙제 검사 제대로 받았다.
현대백화점에서 만났는데 작년에 백화점 하늘 정원의 잔디밭에 아이들이 들어가서 뛰어놀 수 있게 해놓은 것이 인상적이어서 이제 걸을 수 있는 영우를 잔디밭에 풀어놓을 생각이었다. 올해는 잔디밭에 레일을 설치해서 기차를 탈 수 있게 해놓았길래 기차를 태워주긴 했으나 좀 아쉬웠다. 6개월때는 한사토이의 커다란 동물 인형들을 보고도 별 반응이 없었는데 이제는 손가락으로 찔러볼 수 있게 되었다. 백화점에 풀어놨더니 운동화 가게에 들어가서 어른 운동화를 들고 뒤뚱뒤뚱 돌아다닌다. 야구 모자를 사줄 생각이었는데 마땅한게 없어서 페도라 스타일의 모자를 씌워보았더니 안 벗겠다고 해서 그걸로 샀다. 벌써 취향이 생겼는지.
시내에 차 갖고 나가기 힘들 것 같아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이제 20분여를 가만히 안겨서 견디고 있긴 힘든가보다. 이 날 날씨가 너무 더워서 버스 안이 찜통이었는데 바로 땀띠가 올라올 기미가 보인다. 무더운 대구 날씨 잘 견딜 수 있으려나.
현대백화점에서 만났는데 작년에 백화점 하늘 정원의 잔디밭에 아이들이 들어가서 뛰어놀 수 있게 해놓은 것이 인상적이어서 이제 걸을 수 있는 영우를 잔디밭에 풀어놓을 생각이었다. 올해는 잔디밭에 레일을 설치해서 기차를 탈 수 있게 해놓았길래 기차를 태워주긴 했으나 좀 아쉬웠다. 6개월때는 한사토이의 커다란 동물 인형들을 보고도 별 반응이 없었는데 이제는 손가락으로 찔러볼 수 있게 되었다. 백화점에 풀어놨더니 운동화 가게에 들어가서 어른 운동화를 들고 뒤뚱뒤뚱 돌아다닌다. 야구 모자를 사줄 생각이었는데 마땅한게 없어서 페도라 스타일의 모자를 씌워보았더니 안 벗겠다고 해서 그걸로 샀다. 벌써 취향이 생겼는지.
시내에 차 갖고 나가기 힘들 것 같아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이제 20분여를 가만히 안겨서 견디고 있긴 힘든가보다. 이 날 날씨가 너무 더워서 버스 안이 찜통이었는데 바로 땀띠가 올라올 기미가 보인다. 무더운 대구 날씨 잘 견딜 수 있으려나.
2015년 4월 28일 화요일
14개월 요즘 영우는..
14개월이 되었다. 요즘 영우는 밥을 먹는다. 주로 진 밥을 먹고 어른 밥도 조금씩 먹는다. 진 밥을 먹을 때는 잘 먹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고, 어떨 땐 한시간 걸려서 먹기도 한단다. 그런데 어른 밥은 배가 불러도 잘 받아먹는다. 숟가락도 이유식용 숟가락보다 어른 숟가락을 좋아한다. 빨리 어른들이랑 같이 밥 먹고 싶은걸까? 밥 먹이기 힘들 때는 음악을 틀어주면서 주의를 돌리면 받아먹기도 하는데 주니어 네이버 같은걸 틀어주면 정말 혼이 나간 얼굴로 쳐다보며 주는대로 받아먹는다. 내가 키웠으면 진작에 뽀로로의 바다에 빠졌을 듯.
과일은 사과, 바나나, 딸기를 잘 먹고 배는 좀 딱딱한 느낌인지 먹기 힘들어한다. 고구마, 감자도 잘 먹고 최근에는 삶은 당근에 홀릭중이다. 치즈도 먹이고는 있는데 과일도 그렇지만 어떨땐 잘 먹고 어떨 땐 잘 안 먹는다. 그래도 엄마가 먹기 싫어하는 영우를 살살 꼬여가며 많이 많이 먹이고 계신다. 애 셋은 그냥 키운게 아닌지라 확실히 노하우가 있으시다.
힘이 센데다 힘 조절이 잘 안되서 어쩌다가 맞으면 참 아프다. 엊그제는 누워 있다가 뺨을 찰싹 맞았는데 어찌나 아프던지, 황당해서 웃음이 났다. 그럴때 웃으면 안되고 혼내야 때리면 안된다는걸 안다는데 잘 안된다. 내 평생 뺨 맞은 적이 없는데 아들한테 맞게 될 줄이야. 잠 잘 때 콧구멍을 막 쑤시는 것도 괴롭고 머리카락도 엄청 잡아당긴다. 머리로 들이받기도 하는데 참 아프다. ㅜㅜ
요즘은 걸을 때 얼마나 급히 걷는지 자주 넘어진다. 늦게 걸렸더니 잘 안넘어진다고 기특해 했더니만, 그 때는 두 팔을 위로 들고 균형을 잡으며 걷더니 요즘은 방향도 휙휙 바꾸고 마음은 이미 저 멀리 가 있어서 엄청 넘어진다. 마치 초보운전자가 자신감이 붙었을 때 사고가 많이 나는 것처럼 시시때때 쿵쿵 넘어지고 있는 중이다.
걸을 수 있게 되니 밖에 나가고 싶어 난리다. 어릴 적에도 밖에 나가는걸 좋아라했지만 지금은 걷고 싶어서 더더더 난리다. 집에 있을 때도 신발 신겨달라고 하고는 신발 신고 걸어다닌다. 걷고 있는데 유모차를 태우려고 하면 안타려고 난리난리. 취향이 생겨서 손 잡기도 싫다 하고 유모차를 지가 끌면서 걸어다닌다. 예전에는 밖에 나가면 이것 저것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려서 한 마디도 못하더니 이제는 좀 여유가 있는지 소리를 낸다.
아직 겁이 많아서 미끄럼틀을 잘 타지는 못한다. 혼자 올라갔다가 내려오기도 하고 미끄럼틀에서 보내는 시간은 꽤 긴데 내려올 때는 한쪽 발로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내려온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슬라이드 쪽으로 기어올라가다 힘에 부쳐서 주루룩 미끄러져 내려오더니 이제는 끝까지 잘 올라간다. 미끄럼틀이 작아서 조금만 더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뛰어올라가고 부술듯이 뛰어 놀겠지.
확실한 발음은 아니지만 돼지 소리, 꿀꿀 소리를 잘 낸다. 꿀꾸라고 말하는 것 같다. 장난감에 돼지, 강아지, 고양이 버튼을 누르면 울음소리가 나는데 멍멍 눌러봐라, 야옹 눌러봐라 하면 찾아 누른다. 한 번 한 행동은 다시 잘 안하려고 하기 때문에 우연히 누른건지 정말 인지하고 누른건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신랑 옷에 그려진 곰을 보고 가리키며 옴이라고 하던데 정말 곰이란걸 알고 말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탈 것들이 그려진 그림을 보고 하나하나 잘 찾아낸다.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것은 소방차, 비행기, 자동차인것 같다. 갖고 있는 장난감이랑 매칭도 할 수 있는 것 같다. 신랑이랑 그림을 보고 놀다가 비행기를 가리키더니 이어서 하늘을 가리키더라며, 이 녀석 나한테 비행기가 뭔지 설명하는건가 하는데 아주 웃겨 죽겠다. 하루는 밖에 나갔다가 래미콘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는데 그런 모양의 차는 처음 보는 것이니 아주 유심히 오랫동안 쳐다보더니만 집에 와서 래미콘 그림을 계속 쿡쿡 찌르며 가리키기도 했다.
과일은 사과, 바나나, 딸기를 잘 먹고 배는 좀 딱딱한 느낌인지 먹기 힘들어한다. 고구마, 감자도 잘 먹고 최근에는 삶은 당근에 홀릭중이다. 치즈도 먹이고는 있는데 과일도 그렇지만 어떨땐 잘 먹고 어떨 땐 잘 안 먹는다. 그래도 엄마가 먹기 싫어하는 영우를 살살 꼬여가며 많이 많이 먹이고 계신다. 애 셋은 그냥 키운게 아닌지라 확실히 노하우가 있으시다.
힘이 센데다 힘 조절이 잘 안되서 어쩌다가 맞으면 참 아프다. 엊그제는 누워 있다가 뺨을 찰싹 맞았는데 어찌나 아프던지, 황당해서 웃음이 났다. 그럴때 웃으면 안되고 혼내야 때리면 안된다는걸 안다는데 잘 안된다. 내 평생 뺨 맞은 적이 없는데 아들한테 맞게 될 줄이야. 잠 잘 때 콧구멍을 막 쑤시는 것도 괴롭고 머리카락도 엄청 잡아당긴다. 머리로 들이받기도 하는데 참 아프다. ㅜㅜ
요즘은 걸을 때 얼마나 급히 걷는지 자주 넘어진다. 늦게 걸렸더니 잘 안넘어진다고 기특해 했더니만, 그 때는 두 팔을 위로 들고 균형을 잡으며 걷더니 요즘은 방향도 휙휙 바꾸고 마음은 이미 저 멀리 가 있어서 엄청 넘어진다. 마치 초보운전자가 자신감이 붙었을 때 사고가 많이 나는 것처럼 시시때때 쿵쿵 넘어지고 있는 중이다.
걸을 수 있게 되니 밖에 나가고 싶어 난리다. 어릴 적에도 밖에 나가는걸 좋아라했지만 지금은 걷고 싶어서 더더더 난리다. 집에 있을 때도 신발 신겨달라고 하고는 신발 신고 걸어다닌다. 걷고 있는데 유모차를 태우려고 하면 안타려고 난리난리. 취향이 생겨서 손 잡기도 싫다 하고 유모차를 지가 끌면서 걸어다닌다. 예전에는 밖에 나가면 이것 저것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려서 한 마디도 못하더니 이제는 좀 여유가 있는지 소리를 낸다.
아직 겁이 많아서 미끄럼틀을 잘 타지는 못한다. 혼자 올라갔다가 내려오기도 하고 미끄럼틀에서 보내는 시간은 꽤 긴데 내려올 때는 한쪽 발로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내려온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슬라이드 쪽으로 기어올라가다 힘에 부쳐서 주루룩 미끄러져 내려오더니 이제는 끝까지 잘 올라간다. 미끄럼틀이 작아서 조금만 더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뛰어올라가고 부술듯이 뛰어 놀겠지.
확실한 발음은 아니지만 돼지 소리, 꿀꿀 소리를 잘 낸다. 꿀꾸라고 말하는 것 같다. 장난감에 돼지, 강아지, 고양이 버튼을 누르면 울음소리가 나는데 멍멍 눌러봐라, 야옹 눌러봐라 하면 찾아 누른다. 한 번 한 행동은 다시 잘 안하려고 하기 때문에 우연히 누른건지 정말 인지하고 누른건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신랑 옷에 그려진 곰을 보고 가리키며 옴이라고 하던데 정말 곰이란걸 알고 말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탈 것들이 그려진 그림을 보고 하나하나 잘 찾아낸다.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것은 소방차, 비행기, 자동차인것 같다. 갖고 있는 장난감이랑 매칭도 할 수 있는 것 같다. 신랑이랑 그림을 보고 놀다가 비행기를 가리키더니 이어서 하늘을 가리키더라며, 이 녀석 나한테 비행기가 뭔지 설명하는건가 하는데 아주 웃겨 죽겠다. 하루는 밖에 나갔다가 래미콘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는데 그런 모양의 차는 처음 보는 것이니 아주 유심히 오랫동안 쳐다보더니만 집에 와서 래미콘 그림을 계속 쿡쿡 찌르며 가리키기도 했다.
말귀를 많이 알아들어서 심부름도 가능해졌다. 엄마가 젖병 소독하면서 노리개 젖꼭지 소독한다고 쪽쪽이 가져오라고 하면 방에 들어가서 꺼내온다. 우유 먹자고 뭐 준비해야 하지? 하면 손수건을 갖고 와서 가슴팍에 대고 서 있는다. 다 지가 내킬때만 하는거긴 하지만, 혼날 때는 아무것도 못 알아들은척 하지만.
14개월 영우는 꾀도 늘고 떼도 늘고 잘 크고 있는 중.
14개월 영우는 꾀도 늘고 떼도 늘고 잘 크고 있는 중.
2015년 4월 27일 월요일
420일 이모
몇 개 단어의 발음을 흉내내고 있지만 엄마 아빠는 이제 아주 잘한다. 다음엔 어떤 단어를 말하게 될까 궁금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발음은 좀 어렵다보니 이모를 먼저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림이랑 만나서 저녁을 먹고 함께 영우와 통화를 하는데 영우가 이모라고 말한다. 낮에 동생한테도 이모라고 말해줬나보다. 힘내서 빨리 말 해보자.
2015년 4월 20일 월요일
415일 영우 두 살이예요.
영우가 우유를 먹으면서 자기 손가락을 쳐다보며 하나씩 접어보더란다. 손가락으로 뭘 하고 싶어 그러나 싶어서 엄마가 영우 엄지 손가락과 검지 손가락을 펴고 나머지 손가락을 접어주면서 두 살이예요를 가르쳤다고 한다.
영상통화를 하면서 엄마가 영우 몇 살이야~ 하면 영우가 손가락을 꼬물거리며 엄지와 검지를 펴는 듯이 보이는데 뭐 벌써 그런걸 알까 싶지만 손가락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마냥 신기하다.
영우 몇 살이야? 두 살이예요~ 귀여운 녀석.
2015년 4월 19일 일요일
411일 부산 나들이
시댁 큰어머니가 부산에 사셔서 영우 태어난 후로 한 번도 보지 못하셨다. 돌 즈음 영우가 보고싶다고 하셔서 그간 기회만 살피다가 날씨가 좀 풀린 것 같아 부산으로 향했다. 이제 영우가 차를 잘 타니 한 두시간 거리는 크게 부담이 없다..큰 어머니, 큰 아버지를 뵙고 처음에는 살짝 낯설어 했으나 떼쓰지 않고 개인기도 보여드리고 잘 놀았다. 역시 밖에 나오면 순.한.아.이.
도착해서 영우 밥 먹이고 우리도 밥 먹고 좀 놀다 보니 시간이 휙 가서 세 시 반쯤 나왔다. 꼭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영우가 오후 낮잠을 잘 시간과 겹치는 바람에 바다까지 이동하는 동안 잠들지 않게 하려고 얼마나 재롱을 떨었는지 모른다. 드디어 해운대 도착! 또 나의 욕심에 영우가 바다를 보는 순간 좋아하는 장면을 기대했으나 아마도 시야가 넓지 않아 저 멀리의 바다가 보이진 않았으리라.
영우랑 해변을 걷고 모래사장을 걸었다. 바다를 보고, 큰 배를 보고, 파도 치는 것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정말 궁금하다. 모래 위를 걸을 때는 바닥이 딱딱하지 않으니 신기한지, 재미있는지, 내가 발바닥으로 모래를 문질문질 해주니까 꺄르르 좋아한다. 다른 아이들 모래장난 하는 것도 유심히 보고 그만 걷고 올라가자고 하니 더 걷겠다며 모래 위를 한참 걸었다. 올라오고 나서도 한참을 걸었는데 한쪽 손으로는 내 손을 잡고 한쪽 손으로는 유모차를 잡고 걷는다. 신랑이 자기 손 잡으라고 유모차를 빼니 싫단다. 유모차를 잡고 걷겠단다. 바람도 많이 불고 낮잠 시간도 한참 지나서 가려고 하니 들어가기 싫단다.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버틴다. 쬐끄만게 지 의지가 생긴게 참 웃기다. 영우의 첫 바다 나들이는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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