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7일 수요일

474일 경주 나들이

형님과 아주버님이 경주에서 1박 하신다고 해서 우리도 경주에 가서 영우를 보여드리기로 했다. 영우 감기가 잘 낫지 않아 출발 전에 병원에 들렀는데 감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니 항생제부터 시작해서 처방해주는 약이 너무 많아 안쓰럽다. 약을 사러 약국에 갔더니 패셔너블한 영우를 보고 동네 아저씨들이 반응해준다. 한 아저씨가 영우에게 손을 내밀자 덥석 잡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그동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하라고 하니 인사까지 하고는 그 아저씨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간다. 낯가림 없는 것이 좋긴 한데 아무나 따라가니 참 걱정이로구나.
경주에 가는 동안 살짝 낮잠을 자고 도착해서는 점심도 잘 먹고 형님이 사주신 과자도 맛있게 먹었다. 보문단지에 가서 호수 주변을 걷는데 언제나처럼 유모차를 잡고 쉬지 않고 걸어다니니 형님이 보시기엔 신통방통 한가보다. 돌 즈음, 이제 막 일어서려 하고 몇 발자국 떼기 시작할 때 즈음 보고 처음 본 것이니 그럴만하다. 쉴 겸 콘도에 들어왔는데 영우는 온 방을 다 돌아다니며 옷장 문을 다 열어본 후 더 이상 볼게 없다 싶었는지 또 나가고 싶어한다. 그렇게 또 콘도 복도를 몇 바퀴나 돌았는지 모른다.
원래는 영우 낮잠 잘 시간쯤 대구로 출발하려고 했던 터라 점심만 챙겨왔었는데 아주버님께서 저녁도 먹고 가라고 해서 영우에게 어른 밥을 먹여보기로 했다. 소고기를 잘게 썰고, 된장국의 두부를 물에 씻어서 밥과 함께 주었더니 잘 받아먹는다. 지난 주에 빵도 먹여보고 드디어 밖에서 이런 식사가 가능해지는건가 싶어 감격했는데 몇 숟가락 잘 받아먹더니 거부한다. 동요도 틀어보고 처음으로 뽀로로 영상도 틀어보았는데 영상을 열심히 보면서도 먹을 땐 거부해서 포기. 과자와 바나나, 사과즙으로 저녁을 해결하였다.
돌아오는 길에는 잠을 자지 않았는데 한 시간동안 장난감 없이도 혼자 옹알옹알하며 바깥 구경하며 잘 견디는걸 보니 이제 정말 다닐만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한화 콘도 지하에 워터파크가 있었는데 영우보다 작은 아이들도 커다란 튜브를 타고 아빠와 노는 모습을 보니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한 것이 좀 미안해지기도 했는데 이번엔 준비가 안되었지만 1박 정도 하면서 지내는 것도 이제는 해볼만하지 않을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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