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지만 나의 블로그는 육아 일기로 가득 차고, 회사 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만이 나의 일상을 전하고 있다. 한 때 독서와 공연, 전시에 대한 리뷰로 채워지던 이 블로그는 2년 사이 완전히 달라졌는데, 주중에는 영우가 없는데도 이렇게까지 여유가 없을 수 있나싶을 정도다.
아파트에 메르스 확진자가 있는 바람에 3일간 재택근무를 하였다. 처음 해보는 재택근무는 마음이 매우 불편하여 제대로 휴식 시간을 갖지도 못했지만 칼퇴는 할 수 있었다. 칼퇴 덕분에 얻은 시간에는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았다. 요즘엔 TV를 전혀 보지 않는데 미드도 얼마나 오랜만에 보는건가. 점점 재미없어져서 아쉬웠지만 한 시즌을 끝냈으니 뭔가 보람차다.
수요일 밤이었던가,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KBS에서 진행하는 클래식 방송을 보았다.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테너가 출연하였는데 목소리가 얼마나 좋은지, 그 아름다운 소리를 공연장에서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러움이 일었다. 신지아 이야기를 하다가, 클라라 주미 강 이야기를 하다가, 김태형 이야기를 하다가, 영우와 함께 공연장 갈 날을 그려보며 설렌다.
AK백화점 1층 로비에 그랜드 피아노가 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쳐볼 수 있는데 주로 어린 아이들이 치는 편이었다. 어느 날은 일반인 치고는 제법 실력있는 사람이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도저히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잘 치는거 알겠는데 도저히 들을 수 없는 이 심정이란, 좋은 연주 감상하러 가고싶으다. 로스코전에 가고싶으다. 취미를 다시 찾고싶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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