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행사가 있어서 경기도민이 된 지 보름만에 서울에 처음 나가보았다. 행사가 끝난 후 형님 댁인 일산으로 이동해서 밤 늦게 돌아오는 길. 강변북로를 따라 강 너머를 바라보니 여의도의 야경이 펼쳐진다. 언제부터 서울 살았다고, 늦은 밤 서울을 달리니, 여의도를 바라보니, 왜 이렇게 짠한건지 원. 집에 가려면 고속도로를 타고 가야하는 것이 아직 낯설다.
어린 시절에는 거의 지하철만 타고 다니고, 특히나 밤에 차를 타고 이동하는 일이 없었던지라 처음 자동차를 타고 서울의 야경을 온전히 느꼈을 때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이직도 이사도 지긋지긋해서 이제 분당에 정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서울이 좋은건가, 서울의 야경이 좋은건가. 왜 이렇게 서운한걸까.
대구에서 17년, 서울에서 20년, 이제 3rd stage가 펼쳐진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은 삶을 살아온거 같은데 앞으로가 더 괜찮은 날들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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