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31일 월요일
고대하던 김선욱과 이상 엔더스의 듀오 콘서트
오랜만에 듣는 김선욱과 궁금했던 이상 엔더스. 이틀동안 베토벤 첼로 소나타 5곡과 몇 개의 변주곡들을 연주하였는데, 솔직히 하루에 5곡 다 연주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레퍼토리는 아마도 앵콜곡을 위한 것이었나보다. 첫 날 앵콜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둘째 날에는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를 연주해주었다. 심지어 김선욱이 앵콜곡을 뭐할까 고심했다며, 언제나 수줍어하는 김선욱이 꽤나 길게 이야기도 해주었다.
김선욱의 연주는 언제나와 같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고, 이상 엔더스는 조금 기대에 못미쳤다. 우리의 기대가 너무 커서이지, 이상 엔더스의 실력이 부족했던 것은 절대 아니다. 첼로가 조금 부족하단 느낌이 든 것은 우리의 레퍼런스가 하필이면 로스트로포비치와 리히터였기 때문일 수도 있고, 첼로 소나타 초기 작품은 피아노가 더 주요 선율이어서일수도 있고, 지휘 공부를 하는 김선욱의 리딩이 뛰어나서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신랑은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라 하더라도 솔리스트의 역량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김선욱과의 레벨 차이가 좀 느껴진다고 하였다. 리히터의 연주는 정말 리듬감이 있었는데, 해석의 차이이긴 하겠지만 김선욱의 연주는 조금 심심한 면이 있었다고, 그렇지만 정말 화려했다고 한다. 난 그렇게까진 잘 모르겠지만, 첼로가 조금 약하단 느낌이 들긴 했지만, 이런 훌륭한 연주를 어디서 또 들을 수 있을까, 정말 좋다.
한 곡 한 곡 끝날때마다 관객들의 호응도 엄청났는데, 이상도 선욱의 연주가 정말 좋았을테지, 존경의 박수를 보내는 것이 막막 느껴졌다. 둘이 호흡을 맞출 때 서로를 향해 고객를 살짝 돌릴 때, 살짝 미소지을 때, 보고 있는 내가 다 흐뭇하던지, 아직 28살밖에 안된 이 젊은 예술인들의 앞으로가 정말 기대된다. 기획사에게도, 둘을 연결시켜준 진은숙 작곡가에게도, 친구가 된 둘에게도 감사하고 또 감사한 공연이었다.
그나저나..감상평을 하나 더 하자면..이상 엔더스는 정말 머리가 작았다. 김선욱이 옆에 서 있으니 안타까울 정도. 사진에 비해 피부가 좀 안좋긴 했지만 꽤나 귀여운 얼굴. 급격히 퀄리티가 떨어지는 공연 리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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