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하기 1주일 전에 겨우 시간 내서 찾아갔는데 후기도 이제서야 쓴다. 얼마만의 예술의 전당 방문인지, 예술의 전당에 가는 것만으로도 들뜨고 즐거웠다. 메르스가 이슈이던 때라 사람이 많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꽤 많았다. 다음 주 마감할 때는 정말 혼잡했다고 하던데 이 날은 그 정도는 아니고 마스크를 써야겠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정도의 밀도였다.
로스코 전의 특이한 점은 사람들이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을 로스코 채플 외에도 여기저기 만들어 두었다는 것. 그 공간이라는 것이 방석과 의자가 다이긴 했지만 언제 예당의 전시가 이리 친절했던가. 바닥에 앉아서 또는 의자에 앉아서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많았고, 오디오 가이드가 예전에 예당에서 공연했던 로스코의 생을 다룬 연극 ‘레드’의 대사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들으며, 생각하며, 감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다.
사람들마다 감상이 다를테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로스코의 작품들을 보고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어느 미술관에를 가도 한두 작품씩은 있는데 그렇게 볼 때는 모르겠더니,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한꺼번에 보니 뭔가 로스코의 광기가 느껴진달까, 죽음의 기운이 느껴진달까. 점점 기분이 별로더니만 마지막에 어느 사연 있는 여인인가가 오열했다는 작품 앞에서는 정말 기분이 안좋았다. 그림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쳐야만 의미있다고 했으니 나는 로스코의 의도에 맞게 감상을 하고 온 것인가. 그림에 대해 잘 몰라도 일단 보면 좋고 그냥 보는 거지 뭐 했었는데 이런 느낌을 받을 수도 있구나 싶은 색다른 경험이긴 했지만 다음에 또 로스코 전을 하면 보러갈 것 같진 않다. 이 작품들이 워싱턴DC의 미술관에서 온 것들이었는데 새삼 워싱턴까지 가서 그 많은 작품들 구경도 못하고 돌아온게 아쉬워졌달까. 영우 데리고 워싱턴 미술관 박물관 가는 날이 올까나~ 이렇게 전시회 감상문 쓰는데도 또 기승전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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