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큰어머니가 부산에 사셔서 영우 태어난 후로 한 번도 보지 못하셨다. 돌 즈음 영우가 보고싶다고 하셔서 그간 기회만 살피다가 날씨가 좀 풀린 것 같아 부산으로 향했다. 이제 영우가 차를 잘 타니 한 두시간 거리는 크게 부담이 없다..큰 어머니, 큰 아버지를 뵙고 처음에는 살짝 낯설어 했으나 떼쓰지 않고 개인기도 보여드리고 잘 놀았다. 역시 밖에 나오면 순.한.아.이.
도착해서 영우 밥 먹이고 우리도 밥 먹고 좀 놀다 보니 시간이 휙 가서 세 시 반쯤 나왔다. 꼭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영우가 오후 낮잠을 잘 시간과 겹치는 바람에 바다까지 이동하는 동안 잠들지 않게 하려고 얼마나 재롱을 떨었는지 모른다. 드디어 해운대 도착! 또 나의 욕심에 영우가 바다를 보는 순간 좋아하는 장면을 기대했으나 아마도 시야가 넓지 않아 저 멀리의 바다가 보이진 않았으리라.
영우랑 해변을 걷고 모래사장을 걸었다. 바다를 보고, 큰 배를 보고, 파도 치는 것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정말 궁금하다. 모래 위를 걸을 때는 바닥이 딱딱하지 않으니 신기한지, 재미있는지, 내가 발바닥으로 모래를 문질문질 해주니까 꺄르르 좋아한다. 다른 아이들 모래장난 하는 것도 유심히 보고 그만 걷고 올라가자고 하니 더 걷겠다며 모래 위를 한참 걸었다. 올라오고 나서도 한참을 걸었는데 한쪽 손으로는 내 손을 잡고 한쪽 손으로는 유모차를 잡고 걷는다. 신랑이 자기 손 잡으라고 유모차를 빼니 싫단다. 유모차를 잡고 걷겠단다. 바람도 많이 불고 낮잠 시간도 한참 지나서 가려고 하니 들어가기 싫단다.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버틴다. 쬐끄만게 지 의지가 생긴게 참 웃기다. 영우의 첫 바다 나들이는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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