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에 영우를 대구에 내려보내고 사진과 동영상으로만 영우를 만나온 333. 영우 돌 때 봄봄과 림림은 잠깐 만났으나 수지형은 1년여 시간동안 영우를 못 보았다. 어렵게 어렵게 주말 시간을 맞추어 대구 나들이 일정을 잡았으나 온종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어쩜 이래!!
영우는 전날 우리를 만나서 늦게늦게 잠들었으나 나들이나간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7시도 되기 전에 기상했다. 그리하여 333 마중나가는 차 안에서 잠들어버림. 동대구역이 엄청난 공사가 진행중이라 내가 알던 동대구역을 찾을 수가 없어서 좀 헤맸는데 영우가 자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333과 대구에서의 첫 대면은 자는 모습이었으나 목적지에 다다르자 벌떡 일어나서 333이 온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배시시 웃어준다.
비가 와서 산책은 할 수 없겠지만 수성못 근처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수성못 주변을 한바퀴 돌면서 보니 예전에 식구들과 갔던 숲과 오리라는 식당이 수성못을 바라보며 식사하기에 참 좋은 위치였구나 싶어 브런치로 오리고기 구워먹기로 결정. 영우는 놀이방에도 갔다가, 1층도 돌아다니다가, 2층도 오르락내리락하다가, 한참동안 돌아다니며 밥 먹기를 거부하여 살짝 걱정이 되었으나 배가 고픈 시점이 되니 밥도 다행히 잘 받아먹었다. 이모들 손잡고 돌아다니고 각종 개인기 시범도 보이고 단번에 수지이모도 외쳐주며 귀염받는 영우.
다음 행선지는 커피명가. 대구에 왔으니 커피는 커피명가에서 마셔야지. 커피명가에서도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영우. 비가 오지 않았으면 나가서 돌아다니면 되니 좀 더 수월했을텐데 실내에만 있어야 하니 영우도 지겨웠을 것이고 따라다니는 사람들도 힘들었을 것이다. 재우려는 시도를 했으나 실패하고 계속 돌아다니며 틈틈이 과자도 먹고 귤도 얻어먹고 우유도 마시고 물도 엄청 마시더니 기저귀가 터지기 직전이다. 커피숍에서 기저귀 갈아주기가 마땅치 않아서 백화점으로 이동.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보니 더이상 흡수할 수도 없을만큼 많이 젖어서 옷이 다 젖었다. 바지만 젖은 것이 아니라 상의도 젖었다. 감기 기운도 있는데 기저귀를 갈더라도 젖은 옷을 입고 다닐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옷을 사입히기로 했는데 축축한 옷을 입은채로 영우는 울지도 않고 잘도 돌아다닌다. 옷을 사와서 기저귀를 갈아주려 했더니 그새 응가도 했다. 우왕 영우 333 이모들에게 온갖 원초적인 모습을 다 보여주는구나~ 내가 응가 치울 준비를 하는동안 같이 놀아주던 이모들은 영우의 응가 스멜도 고스란히 느껴주심.
주차비 때문에 지하에서 뭐라도 사갈까 싶어 내려갔더니 영우에겐 또 식품매장이라는 신세계가 열려서 돌아다니느라 여념이 없다. 겨우겨우 잡아서 엘리베이터를 태울 때에는 집에 가려는 낌새가 느껴지는지 소리 지르고 진상을 부린다. 차에 타고 나서도 어찌나 짜증을 부리는지, 아마도 잠을 제대로 못자서겠지. 발버둥치는 것을 잡아놓느라 차 문에 한 번 쿵했더니 별로 아프지도 않으면서 으엥 울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이렇게 333은 첫 만남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영우의 자는 모습을 보며 대구 나들이 마무리.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정신 없던 하루이긴 했지만 영우가 낯도 안 가리고 많이 웃어주고 나름 이쁜 짓도 많이 해서 잘 보내긴 한 것 같다. 비도 오는데 멀리까지 영우보러 와준 333 이모들께 감사~ 담에 만나면 말도 할 수 있는 영우가 되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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