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5일 화요일

530일 물놀이1

남들은 애기 데리고 해외여행도 가고 호텔팩 하면서 호텔 수영장에도 데려가곤 하지만, 나도 씻으면서 영우도 씻기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아 물놀이 여행 계획은 없다. 뜨거운 대구에서 여름을 보내고 있는 영우를 위한 물놀이는 그리하여 베이비 수영장. 작년에는 세 번이나 갔었는데 8월 되서야 처음 가본다. 목욕할 때마다 첨벙거리며 좋아하니 작년보다 잘 놀 수 있을것 같아 잔뜩 기대하며 출발.
서울의 베이비 엔젤스와 거의 동일하게 운영되는 대구의 아쿠아베베는 비용도 서울과 비슷하니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키즈카페에서 두 시간을 놀 수 있고, RC자동차를 두 대나 갖다놓을 정도로 넓다. 가족전용 스파도 있다고 하니 근처에 살면 자주 와서 놀만할 것 같다.
영우는 기대만큼 아주 잘 놀았다. 튜브를 세 개나 바꿔가면서, 나중에는 풀 안에 영우 혼자만 남아 놀 정도로 지치지 않고 놀았다. 물이 싫은건지 우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영우는 여유 있게 물장구 치면서 시종일관 첨벙첨벙 잘 놀아서 예전 목튜브하던 시절의 귀여운 맛은 좀 덜했달까. 좀 더 첨벙거릴 수 있게 얕은 풀로 옮겼더니 그게 더 재미있는지 거기선 안나오려고 소리 좀 질러주더라.
키즈카페에서는 내내 자동차만 갖고 놀았다. 집에서 놀때처럼 자동차 바퀴를 보는건지 낮은 자세로 밀면서 돌아다닌다. 신랑의 로망이었더 RC자동차에도 태워보고 붕붕카에도 태워보고 볼풀에서도 놀았지만 영우가 가장 좋아하는건 작은 자동차들. 다락방 아래 터널처럼 구성된 곳에서 놀기도 했는데 입구와 출구를 오가며 깍꿍을 하다가 지겨워지면 영우가 활짝 웃으며 두 팔을 벌리고 달려와 내 다리를 안는데 그 찡한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신나게 놀고 차에 타자마자 꿈나라로 간 영우. 더 푹 잤으면 좋았을텐데 중간에 깨서 할머니가 곁에 없으니 엄청 운다. 자꾸 할머니에 대한 집착이 커져서 조금 염려된다. 때가 되면 잘 적응하겠지만 지금은 오만가지 걱정을 미리 하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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