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5일 토요일

643일 일상

오늘도 밖에 나가 놀고 싶은 영우. 우리가 자는 방에 들어가더니 아빠 바지를 질질 끌고 나오려다가 벨트만 쑥 빠졌다. 쑥 빠진 벨트를 질질 끌며 나가자는 의사표현을 적극적으로 해준다. 날씨가 좋아 오랜만에 강변까지 나가서 강도 보여주고 갈대밭도 보여준다. 놀이터에 가서 안전하게 그네도 밀어준다. 초등학생인것 같은 아이가 햄스터를 가지고 나왔는데 영우한테 누나 햄스터 보여주세요 하라고 했더니 두 손을 모으고 주세요도 하고 자기 가슴팍을 톡톡 치며 영우도 하고 눈웃음도 날리며 애교를 부린다. 하, 이녀석, 원하는 것을 얻을 줄 아는구나. 영우 애교에 녹아내린 그 아이가 햄스터를 손에 올려주었으나 영우는 집어던지는 것으로 대응한다. 이 녀석을 어쩜 좋아.
요즘 추워서 밖에 못나가는 날이 많으니 아빠가 직접 몸으로 그네를 태워주시고 비행기를 태워주시고 말을 태워주신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허리 다치실까 걱정이다. 신랑이 아빠 대신 영우 비행기를 태워주니 신난 영우는 또또를 연발한다. 비행기를 한참 태워준 후 장난으로 소파에 내동댕이 치다가 영우 목이 꺾일뻔했다. 다행히 다친거 같진 않은데 엄청 놀랐을 것 같다. 엄마가 한 번, 아빠가 한 번, 영우를 울리는구나. 부모라는 사람들이 이렇게 위험해서야 원. ㅜㅜ
이번 주말에는 영우와 피아노를 쳤다. 손가락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아 발로 연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손으로 연주하는 날이 오다니 많이 컸구나. 영우가 아는 동요에 맞추어 몇 곡 연주(?)해 주었는데 반주까지 넣어서 잘 쳐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 영우는 아빠와 피아노 연주를 하다가 피아노 뚜껑의 악보대를 잡아당기는 바람에 피아노 뚜껑에 콧등이 찍히고 손등도 찍혔다. 많이 울지는 않았고 크게 다친건 아니지만 멍은 들었다. 엄마, 아빠도 문제지만 영우야 너도 문제구나. 어디 부러지는데 없이 건강하게 어른이 되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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