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8일 일요일

600일 일상

어느새 600일. 200일 되기 전에 대구에 내려와서 인생의 2/3을 대구에서 보낸 영우. 많이 컸구나.
질리도록 듣고 또 들은 곰세마리 노래, 제법 알아듣게 불러서 깜짝 놀랐다.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부분을 부르는데 음의 높낮이가 별로 없고 발음도 부정확하지만 곰세마리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빠곰은 뚱뚱해 하길래 내가 따라 불렀더니 이어서 엄마곰은 날씬해를 한다. 아아 감동적이다.
오전에 함께 소꿉놀이를 해줬더니 온종일 소꿉놀이에 꽂혔다. 영우 소파를 뒤집으면 테이블로도 쓸 수 있어서 테이블에 앉혀놓고 파스타도 내주고, 햄버거도 만들어주고, 과일과 빵도 세팅해주었더니 제법 그럴듯하게 포크로 집어서 냠냠 먹는 흉내를 낸다. 신랑과 나를 옆에 앉혀놓고 먹여주는 시늉도 한다.
저녁에는 제부와 신랑 합동생일파티와 영우 600일 기념으로 중국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디저트로 나온 찹쌀빵에 홀릭. 반찬은 잘 안 먹는데 밥은 잘 먹고, 떡이나 빵은 잘 먹는다. 언제쯤 제대로 된 식사를 같이 해볼 수 있을까.
집으로 돌아와서는 이모와 이모부 앞에서 퍼즐맞추기 대자랑시간. 퍼즐을 맞추면서 깔라깔라를 외치는데 도대체 무슨 뜻일까? 처음에는 잘 맞추었다는 세러모니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뜻대로 잘 안될때 외치는 소리인 것 같다. 신랑이 유추하기로는 성격은 급한데 원하는대로 잘 안 맞추어지니 빨랑빨랑 도와달라? 해달라? 뭐 이런 의미 아니인가 싶다고. 어쨌든 다 맞추고는 얼마나 뿌듯해하는지, 스스로 손뼉을 치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누군가가 손뼉쳐 주지 않으면 어서 손뼉 치라고 지적한다. 약은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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