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그림 이야기를 쓰기는 했지만 사실 그림을 그린다기보다는 낙서에 가깝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영우 나름대로는 스토리가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신랑이 옆에서 같이 그려줘서 구체적인 스토리가 나온 것일지도 모르지만 영우는 불을 그리고, 소방차와 소방호스를 그리고, 불을 끄는 물을 그려나갔다. 그림을 그리는 내내 지금은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이야기도 해주었다. 참 많이 컸구나.
핸드폰을 갖고도 노는 것이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유튜브를 열어 동영상을 보거나 잠금화면에서 숫자를 누르는 것만 했는데, 이제는 카메라를 열어 셀카도 찍고 문자를 타이핑하기도 한다. 이 날은 뭐라뭐라 중얼거리며 엄청 많이, 길게길게 타이핑을 했는데 편지를 쓴거란다. 엄마아빠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데 웃겨죽겠다.
2016년 12월 27일 화요일
1013일 성민이의 돌잔치
조카의 돌잔치라니, 벌써 1년이라니, 그동안 건강하게 자라주어 고맙고 동생과 제부도 정말 고생 많았다.
이 날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정되어 있어 도로도 통제가 되었다. 돌잔치 장소가 집회장소에서 한 블럭 떨어져 있어서 조금 일찍 나서서 영우와 촛불집회를 가볼까 어쩔까 생각만 하다가 또 날씨 핑계로 패스 ㅜㅜ
돌잔치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꽤 오랜만이다. 행사 전에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소품들이 많이 있어서 영우도 소품들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자동차도 타면서 놀았다. 주인공이 입장할 때는 RC 자동차를 타고 들어오는데 사람들이 박수치며 축하해주자 성민이도 영우도 매우 즐겁다. 사회자와 행사장 직원들이 생일축하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데 조명까지 번쩍거리자 영우는 뛰어나가서 춤을 춘다. 아이고야, 남의 돌잔치에서 봐오던 흥만이가 영우가 될 줄이야.
식사는 꽤 괜찮았는데 영우는 역시나 거의 먹지 않았다. 첫번째 접시는 영우가 담아달라는 것들로 담아왔는데 케잌과 떡을 고른다. 여러가지 다른 음식들을 먹여보려고 시도했으나 케잌과 떡 조금 먹고는 바깥으로 탈출하여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다행히 소리는 지르지 않지만 식당을 뛰어다니던 민폐 꼬맹이는 옆쪽 룸에서 사회자들의 생일축하 댄스가 시작된 것을 발견하고는 거기 들어가고 싶어서 난리다. 식당 구석에 주차되어 있던 RC카를 발견하고는 타고 싶어서 끌어당기며 어쩔 줄 모른다. 타면 안된다고, 애기들이 타는 거고 고장나면 안된다고 했더니 받아들이기는 하는데 못내 아쉬운지 주차되어 있는 차들의 백미러를 일일이 접어주고 나온다. 영우 쫓아다니느라 동생 내외랑 많이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1년동안 고생 많았고, 앞으로도 힘들겠지만 바르고 건강하게 잘 키우길 바라는 내 마음은 전해졌겠지.
그리고 이 날의 에피소드 몇 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었다. 사은품으로 받아온 종이 트리인데 스티커로 장식을 할 수 있어 영우 수준에는 딱이다. 이제 스티커를 제법 바르게 잘 붙인다. 잠깐 좋아하더니 곧 파괴해버린다. 사진은 파괴직전 기념샷.
영우와 밴드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좋아요 할래' 한다. 그리고 정말로 좋아요 버튼을 누른다. 요며칠 아빠가 사진마다 좋아요를 누르시더니 영우가 한거였구나.
행사장에서 처음 정수기를 본 영우는 컵에 물을 담는 것이 매우 재미있다. 차가운 물을 담다가 뜨거운 물도 담아보려 하는데 버튼을 누를 줄 모르니 여기는 물이 안나오네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버튼을 눌러 뜨거운 물을 담는 것을 보더니 그대로 따라한다. 다행히 별 일은 없었다만 영우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고 앞으로 더 주의깊게 봐야겠다싶다.
이 날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정되어 있어 도로도 통제가 되었다. 돌잔치 장소가 집회장소에서 한 블럭 떨어져 있어서 조금 일찍 나서서 영우와 촛불집회를 가볼까 어쩔까 생각만 하다가 또 날씨 핑계로 패스 ㅜㅜ
돌잔치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꽤 오랜만이다. 행사 전에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소품들이 많이 있어서 영우도 소품들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자동차도 타면서 놀았다. 주인공이 입장할 때는 RC 자동차를 타고 들어오는데 사람들이 박수치며 축하해주자 성민이도 영우도 매우 즐겁다. 사회자와 행사장 직원들이 생일축하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데 조명까지 번쩍거리자 영우는 뛰어나가서 춤을 춘다. 아이고야, 남의 돌잔치에서 봐오던 흥만이가 영우가 될 줄이야.
식사는 꽤 괜찮았는데 영우는 역시나 거의 먹지 않았다. 첫번째 접시는 영우가 담아달라는 것들로 담아왔는데 케잌과 떡을 고른다. 여러가지 다른 음식들을 먹여보려고 시도했으나 케잌과 떡 조금 먹고는 바깥으로 탈출하여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다행히 소리는 지르지 않지만 식당을 뛰어다니던 민폐 꼬맹이는 옆쪽 룸에서 사회자들의 생일축하 댄스가 시작된 것을 발견하고는 거기 들어가고 싶어서 난리다. 식당 구석에 주차되어 있던 RC카를 발견하고는 타고 싶어서 끌어당기며 어쩔 줄 모른다. 타면 안된다고, 애기들이 타는 거고 고장나면 안된다고 했더니 받아들이기는 하는데 못내 아쉬운지 주차되어 있는 차들의 백미러를 일일이 접어주고 나온다. 영우 쫓아다니느라 동생 내외랑 많이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1년동안 고생 많았고, 앞으로도 힘들겠지만 바르고 건강하게 잘 키우길 바라는 내 마음은 전해졌겠지.
그리고 이 날의 에피소드 몇 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었다. 사은품으로 받아온 종이 트리인데 스티커로 장식을 할 수 있어 영우 수준에는 딱이다. 이제 스티커를 제법 바르게 잘 붙인다. 잠깐 좋아하더니 곧 파괴해버린다. 사진은 파괴직전 기념샷.
영우와 밴드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좋아요 할래' 한다. 그리고 정말로 좋아요 버튼을 누른다. 요며칠 아빠가 사진마다 좋아요를 누르시더니 영우가 한거였구나.
행사장에서 처음 정수기를 본 영우는 컵에 물을 담는 것이 매우 재미있다. 차가운 물을 담다가 뜨거운 물도 담아보려 하는데 버튼을 누를 줄 모르니 여기는 물이 안나오네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버튼을 눌러 뜨거운 물을 담는 것을 보더니 그대로 따라한다. 다행히 별 일은 없었다만 영우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고 앞으로 더 주의깊게 봐야겠다싶다.
1011일 장화그림
요즘 그림 그리기에 푹 빠진 영우는 스케치북에 한가득, 몇 장씩 색칠을 해놓는다. 이 날은 글쎄 장화를 그렸다지 뭔가. 물론 장화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떤 사물에 대하여 무엇을 그린 것이다라고 한 적은 처음이라 기념으로 올려둔다. 영우의 장화는 오른쪽의 깔때기 같은 것이고, 그 아래 제대로 된 장화는 할아버지가 장화는 이렇게 그리는거라며 새로 그려주신 것이다.
2016년 12월 15일 목요일
휴직 열번째 날
아침에 겨우겨우 일어나서 운동을 갔다. 매일 복근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하라는데, 이렇게 힘든 운동을 꾸준히 잘 할 수 있을지. 오늘의 GX는 지금 체력으로는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세 가지 운동을 쉬지 않고 한 사이클 한다길래 너 나가라는 이야기로 들려서 일찍 마쳤다. 월,수만 GX를 하고 화,목은 필라테스를 열심히 해야겠다.
점심은 TGI에서 먹었는데 버스 두 정거장 정도의 거리이지만 걸어서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에 동네이지만 한 번도 가 본적 없는 분당의 아파트 단지들을 구경하였다. 낯선 동네를 걸으며 여행가면 현지인들의 동네를 돌아보던 낯선 설레임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낸다. 아직도 낯설기만 한 이 동네, 이 곳에 정착하게 될까?
통합계좌조회를 해보고 잠자고 있던 돈 십여만원을 찾아냈다. 계좌를 해지하는데 아직도 계좌번호를 외울 수 있는, 대학교 입학할 때 학관에서 만들어서 썼던 그 계좌를 해지하려니 뭔가 서운하다. 그래도 이런 서비스는 아주 잘 만든듯!
점심은 TGI에서 먹었는데 버스 두 정거장 정도의 거리이지만 걸어서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에 동네이지만 한 번도 가 본적 없는 분당의 아파트 단지들을 구경하였다. 낯선 동네를 걸으며 여행가면 현지인들의 동네를 돌아보던 낯선 설레임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낸다. 아직도 낯설기만 한 이 동네, 이 곳에 정착하게 될까?
통합계좌조회를 해보고 잠자고 있던 돈 십여만원을 찾아냈다. 계좌를 해지하는데 아직도 계좌번호를 외울 수 있는, 대학교 입학할 때 학관에서 만들어서 썼던 그 계좌를 해지하려니 뭔가 서운하다. 그래도 이런 서비스는 아주 잘 만든듯!
2016년 12월 14일 수요일
휴직 아홉째 날
운동 첫날이다. 인바디를 측정했는데 신랑도 나도 경도비만이란다. 흠, 지난 건강검진 때는 정상이었는데 긴장감을 주기 위한 헬스장의 계략일까? 가볍게 몸을 풀고 GX에 참여했는데 우리 신랑 힘들어 쓰러지기 직전이다. 나는 힘들까봐 아령을 1kg짜리로 사용하긴 했지만 그 외의 운동도 유연성이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럭저럭 잘 따라한 거 같다. 그리고 필라테스가 훨씬 더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 병원 상담이 예약되어 있는데 신랑도 함께 갔다. 드라마틱하게 삶에 대한 태도가 개선이 된다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나도 몰랐던 나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이 있다. 간단히 써보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다음에 날 잡고 써야겠다. 그 날까지 나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겠지.
오늘 병원 상담이 예약되어 있는데 신랑도 함께 갔다. 드라마틱하게 삶에 대한 태도가 개선이 된다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나도 몰랐던 나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이 있다. 간단히 써보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다음에 날 잡고 써야겠다. 그 날까지 나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겠지.
11월의 문화생활
빈필의 베토벤 교향곡 6번&브람스 교향곡 4번.
얼마만에 보는 공연인지 꼽아보니 세상에, 조성진 이후로 처음이다. 9개월만에 보는 공연, 그것도 수지형이 알려줘서 유료회원 찬스로 빨리 예매했지 거의 전석매진인 공연이었다.
이 공연은 전 날 롯데콘서트홀에서 먼저 연주되었는데 롯데콘서트홀 소리가 안 좋은건지 악평이 많았다. 우리는 예술의전당 합창석이어서 최상의 자리는 아니지만 아주 만족스러웠다.(참고로 R석은 35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음)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은 실연을 처음 들은 것이었을까? 아니면 빈필의 실력 때문일까? 소리가 너무너무 좋았다. 관악기가 연주하는 물소리 새소리 소리가 너무 좋았고 폭풍을 표현하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아주 멋졌다. 가을엔 브람스라며 브람스 교향곡을 좋아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는 전원교향곡이 참 좋았다. 그리고 앵콜로 연주해준 브람스의 헝가리무곡과 다른 교향곡 3악장이 본 프로그램인 4번보다 더 좋았다. 정명훈의 헝가리무곡은 몇 번을 들어도 기분이 좋다.
정명훈은 서울시향을 그만두었으나 빈필을 데리고 와서 뿌듯하고 자랑스러운지(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정마에의 위상을 모르는 것일수도) 커튼콜을 할 때 기분이 무척 좋아보였고, 지휘대에 털썩 앉아 관객들을 한참 바라보기도 하였다. 공연이 끝나고 버스타러 가는데 빈필 단원들이 준비된 버스에 올라타기 위해 나와 있는 장면을 보게되었다. 유창한 영어가 된다면 오늘 공연 멋지고 좋았다고 또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뭐 간단한 영어니 용기만 있으면 이야기할 수 있었을텐데 힐끔힐끔 쳐다만보다 지나친게 좀 아쉽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공연은 못봤지만 발레를 굉장히 많이 보았다. 그런데 항상 공연 며칠 전 들여다보고 남는 표나 취소표를 사는 수준이어서 미리 표를 사두고 기대하며 두근두근하는 과정이 사라졌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아마 나의 내 의지로 예매한 첫번째 발레였던 것 같다. 당시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무대장치와 의상 등에 비용이 많이 들어서 공연을 올리기가 힘든 공연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니버셜 발레단의 공연이었는데 이 재단이 그나마 재정상태가 좋아서 올리는 것이지만 10년만에 하는 공연이라나, 이번에 놓치면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른다고 해서 발레 쥐뿔도 모르지만 예매했었더랬다. 그래서 좀 지루하기도 했었다.
이번에는 국립발레단의 공연을 보았는데 오, 정말 재미있다. 아직 연출과 안무 등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아는 경지는 아니라, 예전에 봤던 유니버셜과 지금 본 국립발레단의 동명 작품에 어떤 차이가 있어서 이렇게 다른 매력을 느끼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역량차이가 있고, 마녀 역할을 한 이재우의 훤칠한 키와 카리스마 덕분에 포인트도 되고, 의상도 국립발레단이 항상 앞서가는 것 같다. 어쨌든 발레도 종합예술이니까.
결혼기념일에 급히 이벤트 만든다고 예매해서 본 것이었는데 대 만족이었다.
1007일 만나고 돌아오는 길
주말에 영우랑 촛불집회에도 나가고 싶었고, 어디 나들이도 하고 싶었으나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저질체력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주말내내 뻗어있었다. 골골대는 엄마아빠와 달리 에너제틱한 영우는 여러가지로 우리를 즐겁게, 그리고 놀라게 해주었다.
어린이집에서 체육선생님과 한 놀이를 아빠와 다시 해보고 싶어하는데 그 놀이가 어찌나 과격한지, 플라스틱 호두모형을 들고 있으라고 하더니 주먹으로 치면서 뿌셔뿌셔라고 외친다. 주먹이 아플까봐 공을 갖고 뿌셔뿌셔 하기는 했는데 이런 놀이도 교육과정 중의 하나인건가, 너무 폭력적인거 아닌가 좀 걱정된다.
놀이하는 도중에도 노래를 흥얼흥얼하는데 머리어깨무릎발무릎발을 부른다. 그런데! 무릎 발음이 아주 자연스럽다. 영우의 'ㄹ' 발음이 부정확해서 '뽀로로'를 발음할 때 '뽀오오'에 가까운 발음이었는데 '무릎' 발음이 된다. 뽀로로를 시켜봤더니 이제 꽤나 자연스럽다.
점심에는 치킨을 시켜먹었는데 영우를 위해 준비한 순살 미니치킨을 자그마치 5개나 먹었다.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는 것이 어찌나 이쁜지. 저녁은 카레밥을 먹었는데 카레밥이 맛있는지 짜장밥이 맛있는지 물어보았더니 카레밥이 더 맛있단다. 그리고 그 다음은 맨밥이란다. 이럴수가. 카레밥 다음에 맨밥이라니.
영우가 유튜브를 볼 때 4초 후 광고넘기기 버튼을 넘기는 것을 보면 참 기가 막히는데 좋아하는 광고는 또 끝까지 본다. 요즘 좋아하는 광고는 대신증권의 크레온 광고 '판다, 사자'와 콩 섬유유연제 광고. 광고가 시작하는데 영우가 '엄마 마음은 콩밭에'라고 하면서 베시시 웃길래 무슨 말인가 했더니 광고 카피였다.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는 광고는 따로 있구만.
올라오는 길에 하는 일 중 하나가 영우가 남겨놓은 사진첩의 막 찍은 사진들을 지우는 일이다. 잠금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사진 찍는 것과 긴급통화를 누르는 것인데 막셀카를 엄청나게 많이 남겨놓는다. 그리고 긴급통화를 누르면 숫자를 눌러볼 수 있는데 무슨 생각을 하면서 숫자를 배열하는 것인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신중하게 숫자 하나하나를 누른다. 가끔 별표를 누르고는 참 잘했어요라며 즐거워한다. 요즘 아이들이 다 그렇겠지만 핸드폰을 너무 좋아해서 큰 일이다.
어린이집에서 체육선생님과 한 놀이를 아빠와 다시 해보고 싶어하는데 그 놀이가 어찌나 과격한지, 플라스틱 호두모형을 들고 있으라고 하더니 주먹으로 치면서 뿌셔뿌셔라고 외친다. 주먹이 아플까봐 공을 갖고 뿌셔뿌셔 하기는 했는데 이런 놀이도 교육과정 중의 하나인건가, 너무 폭력적인거 아닌가 좀 걱정된다.
놀이하는 도중에도 노래를 흥얼흥얼하는데 머리어깨무릎발무릎발을 부른다. 그런데! 무릎 발음이 아주 자연스럽다. 영우의 'ㄹ' 발음이 부정확해서 '뽀로로'를 발음할 때 '뽀오오'에 가까운 발음이었는데 '무릎' 발음이 된다. 뽀로로를 시켜봤더니 이제 꽤나 자연스럽다.
점심에는 치킨을 시켜먹었는데 영우를 위해 준비한 순살 미니치킨을 자그마치 5개나 먹었다.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는 것이 어찌나 이쁜지. 저녁은 카레밥을 먹었는데 카레밥이 맛있는지 짜장밥이 맛있는지 물어보았더니 카레밥이 더 맛있단다. 그리고 그 다음은 맨밥이란다. 이럴수가. 카레밥 다음에 맨밥이라니.
영우가 유튜브를 볼 때 4초 후 광고넘기기 버튼을 넘기는 것을 보면 참 기가 막히는데 좋아하는 광고는 또 끝까지 본다. 요즘 좋아하는 광고는 대신증권의 크레온 광고 '판다, 사자'와 콩 섬유유연제 광고. 광고가 시작하는데 영우가 '엄마 마음은 콩밭에'라고 하면서 베시시 웃길래 무슨 말인가 했더니 광고 카피였다.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는 광고는 따로 있구만.
올라오는 길에 하는 일 중 하나가 영우가 남겨놓은 사진첩의 막 찍은 사진들을 지우는 일이다. 잠금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사진 찍는 것과 긴급통화를 누르는 것인데 막셀카를 엄청나게 많이 남겨놓는다. 그리고 긴급통화를 누르면 숫자를 눌러볼 수 있는데 무슨 생각을 하면서 숫자를 배열하는 것인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신중하게 숫자 하나하나를 누른다. 가끔 별표를 누르고는 참 잘했어요라며 즐거워한다. 요즘 아이들이 다 그렇겠지만 핸드폰을 너무 좋아해서 큰 일이다.
1005일 만나러 가는 길
5시 퇴근 찬스를 쓰고 퇴근을 했다. 평소에는 휴게소에 들러 저녁을 먹는데 이 날은 그저 빨리 내려가서 영우를 보고싶은 마음에 저녁도 먹지 않고 바로 내려갔다. 덕분에 8시 반 전에 도착하긴 했으나 엄마는 쉬지도 못하고 우리 저녁을 차리시느라 고생하셨다. 왜 그 생각은 못한건지 원.
대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르는데 영우가 우릴 보고 좋아할까 하는 마음에 엄청 설렌다. 이런 설렘을 느낄 수 있게 해주다니 자식이라는 존재는 참 신기하다. 반갑다고 팔 벌리고 달려와서 다리에 매달릴 때 참 행복하다. 이런 행복한 마음으로 주말동안 영우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녹초가 되어서 주말 내내 뻗어있었다는 것은 안비밀. ㅜㅜ
대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르는데 영우가 우릴 보고 좋아할까 하는 마음에 엄청 설렌다. 이런 설렘을 느낄 수 있게 해주다니 자식이라는 존재는 참 신기하다. 반갑다고 팔 벌리고 달려와서 다리에 매달릴 때 참 행복하다. 이런 행복한 마음으로 주말동안 영우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녹초가 되어서 주말 내내 뻗어있었다는 것은 안비밀. ㅜㅜ
1004일 알록달록
영우와 통화를 할 때 보통 엄마한테 음성전화를 먼저 걸어서 전화하겠다고 이야기하고 페이스타임을 연결한다. 페이스타임이 연결되자 영우가 스케치북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전화를 할 때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림을 보여주겠다며 아이패드 앞에 스케치북을 들고 서 있는 것이다. 그동안은 주로 볼펜을 사용하여 그렸는데 지금 보니 색연필로 그려서 색깔을 많이 사용했다. 영우도 '알록달록'하게 그렸다며 뿌듯해한다. 스케치북 한쪽에 도형도 그려져 있길래 삼각형, 사각형도 영우가 그렸어? 물어봤더니 '할아버지가 (그렸어). 그건 어려워' 한다. 참 귀여워라.
전 날 회사에서 센터 내 개발자들에게 프로젝트 내용을 발표하는 공유회가 있었다. 사람들이 발표하는 사진을 찍어줘서 영우에게도 엄마 회사에서 발표하는 사진이라며 보여주었다. 영우가 사진을 보고는 '잘했어. 멋지다' 하면서 엄지척 해준다. 뭘 알고 한 이야기겠냐마는 멋지다고 이야기해주니 마음이 찡하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더욱 찡한 마음이 큰 것일수도 있겠지. 영우에게만큼은 자랑스러운, 멋진 엄마가 되고 싶은데..
전 날 회사에서 센터 내 개발자들에게 프로젝트 내용을 발표하는 공유회가 있었다. 사람들이 발표하는 사진을 찍어줘서 영우에게도 엄마 회사에서 발표하는 사진이라며 보여주었다. 영우가 사진을 보고는 '잘했어. 멋지다' 하면서 엄지척 해준다. 뭘 알고 한 이야기겠냐마는 멋지다고 이야기해주니 마음이 찡하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더욱 찡한 마음이 큰 것일수도 있겠지. 영우에게만큼은 자랑스러운, 멋진 엄마가 되고 싶은데..
1000일 1000일!
이잉, 이 날 영우와 통화를 했는데 육아일기를 제 때 안쓰다보니 1000일인지 몰라서 1000일에 대한 언급을 하지 못했다. 특별히 챙길 생각도 없었으면서 아쉬워하는지;
1000일을 맞이하여 간단히 발달사항을 적어보자면, 알파벳이야 진작부터 읽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한글에 좀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엄마아빠가 영우가 관심을 보일 때마다 열심히 가르쳐주고 계시기는 한데 특별히 책이나 교구를 이용해 가르치지는 않는다. 교구라 하면 동생들이 사준 자석칠판이 최고의 교구인데 숫자 1에서 20까지를 영우가 읽으면서 붙여놓았다고 한다. 이 날은 앰버 풍선의 'Rescue Amber'를 보고 알파벳들을 가지고 와서 늘어놓기도 했다. 우유를 먹으면서는 칠판에 우U라고 붙여놓았다고 하는데, 가장 자신있는 뭐니뭐니해도 나영우의 '나'
신체적인 발달사항이라면, 좀 더 뛰어다니기 시작한 것과 방방이 뛸 때 동작이 좀 더 다양해진 것 정도?
1000일을 맞이하여 간단히 발달사항을 적어보자면, 알파벳이야 진작부터 읽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한글에 좀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엄마아빠가 영우가 관심을 보일 때마다 열심히 가르쳐주고 계시기는 한데 특별히 책이나 교구를 이용해 가르치지는 않는다. 교구라 하면 동생들이 사준 자석칠판이 최고의 교구인데 숫자 1에서 20까지를 영우가 읽으면서 붙여놓았다고 한다. 이 날은 앰버 풍선의 'Rescue Amber'를 보고 알파벳들을 가지고 와서 늘어놓기도 했다. 우유를 먹으면서는 칠판에 우U라고 붙여놓았다고 하는데, 가장 자신있는 뭐니뭐니해도 나영우의 '나'
신체적인 발달사항이라면, 좀 더 뛰어다니기 시작한 것과 방방이 뛸 때 동작이 좀 더 다양해진 것 정도?
995일 어린이회관
어린이집에서 어린이회관 나들이를 다녀왔다. 방금 전까지 시민회관에 다녀온 줄 알았는데 거긴 공연하는 곳이었는데 아이들이 놀 공간이 있나싶어 다시 찾아봤더니 어린이회관이구나. 나도 어릴 적에 어린이회관에 소풍도 가고 어느 대회엔가 나가서 과학실험도 하고 꾀꼬리극장에도 가보고 했던거 같다. 고등학교 때도 체육시간 땡땡이 치고 애들이랑 종종 산책가기도 했었지.
어린이집에서 올려준 사진을 보니 놀거리가 꽤나 많다. 야외에서 기차도 타고(단체로 기차타는데 영우가 미주 허리에 손을 살포시 얹은 모습이 어찌나 웃긴지), 우주인도 되어 보고, 과학실험 구경도 했다. 찾아보니 전시실을 꽤 잘 구성해놓은 것 같아서 한 번 같이 가도 좋을 것 같다. 추억도 좀 샘솟네.
어린이집에서 올려준 사진을 보니 놀거리가 꽤나 많다. 야외에서 기차도 타고(단체로 기차타는데 영우가 미주 허리에 손을 살포시 얹은 모습이 어찌나 웃긴지), 우주인도 되어 보고, 과학실험 구경도 했다. 찾아보니 전시실을 꽤 잘 구성해놓은 것 같아서 한 번 같이 가도 좋을 것 같다. 추억도 좀 샘솟네.
2016년 12월 13일 화요일
휴직 여덟째 날
정은언니가 분당에 올 일이 있다고 해서 필라테스를 마치고 만나기로 했다. 필라테스 건물에서 AK까지 가는동안 회사 사람과 마주쳐서, 아 점심시간이구나 깨닫고 회사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 같은 카페로 갔으나 역시나 회사 주변은 피해갈 수가 없구나.
이동시간까지 포함하니 3시간이나 수다를 떨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수다 떨어본게 언젠지, 참 오랜만이다.
처음으로 중고나라 거래를 해보았다. 이런 곳에서 헬스장 양도권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는지, 야탑까지 두 번이나 가는 수고를 했지만 어쨌든 꽤 세이브했다. 야탑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며 얼마나 힘들던지, 이제 내일부터 열심히 운동해서 체력증진에 힘써보자.
새로운 그림을 시작하였다. 안동에서 부용대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그리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막상 그리려고 보니 너무 어려워보여서 포시즌 카페에서 찍은 케잌과 커피 사진도 후보로 준비해갔다. 선생님한테 구도에 대한 잔소리만 듣고 부용대 그림을 그리기로 했는데 너무 어렵다. 그러나 선생님이 손을 대주니 첫날인데도 마법처럼 완성도 있는 그림이 되었다. 잘 마무리할 수 있겠지? 선생님이 있으니까!
2016년 12월 12일 월요일
휴직 일곱째 날
염언니랑 점심을 먹고 Gontran Cherrier란 베이커리에서 디저트도 먹었다. 1년 육아휴직을 풀로 사용하였던 염언니는 이런데 다니면서 맛있는거 많이 먹고 푹 쉬고 여행도 다녀오란다. 휴직했다고 말하면 모든 사람들이 여행 다녀오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아직은 여행을 알아보고 싶은 마음도 조금의 설렘도 없다.
돌아오는 길에 올려다본 하늘에 구름이 몽글몽글 이뻐서 잠깐 집에 들러 처리할 일들을 한 후, 사진을 찍어볼까하고 다시 나왔다. 그러나 몽글몽글 구름들은 사라지고 없다. 역시 모든 일은 생각났을 때 바로바로 처리해야한다. 마트에 들러 반찬거리도 조금 사고 기분전환을 위해 포인세티아도 샀다. 마트를 나오니 다시 몽글몽글한 구름이 나타나 사진 한 방.
돌아오는 길에 올려다본 하늘에 구름이 몽글몽글 이뻐서 잠깐 집에 들러 처리할 일들을 한 후, 사진을 찍어볼까하고 다시 나왔다. 그러나 몽글몽글 구름들은 사라지고 없다. 역시 모든 일은 생각났을 때 바로바로 처리해야한다. 마트에 들러 반찬거리도 조금 사고 기분전환을 위해 포인세티아도 샀다. 마트를 나오니 다시 몽글몽글한 구름이 나타나 사진 한 방.
오늘은 밀린 육아일기를 쓰려고 했는데 청소하고 빨래 정리하고 재활용 쓰레기 버리고 했더니 시간이 훅 가버린다. 워낙에 집안일을 안해서 조금만 해도 티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신랑한테 물어보니 알아채지 못했다. 역시 집안일이란;;
993일 안동여행 둘째 날
오랜만에 영우와 자는데 몸부림이 대단하다. 한실요에 세 명이 자는 것이 그리 어려울 줄이야, 영우를 피해 이리저리 공간이 되는대로 몸을 누인다. 그래도 영우는 대체로 잘 잔 편이었는데 6시가 되어서 갑자기 눈을 뜨더니 할머니를 찾으며 운다. 또 그것이 시작되나 싶어 긴장했는데 다행히 금세 그치기는 했다. 다시 재웠어야 하는데 결국 재우는데는 실패하여 영우는 6시부터 호텔 이곳저곳을 탐방하기 시작하여 아침식사가 7시부터 준비되는데 식당에도 몇 번이나 다녀왔다. 7시가 되자마자 식사를 시작했는데 볶음밥과 불고기와 계란을 떠왔으나 결국 김이랑만 먹었다. 그것도 몇 번만 받아먹고 내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데 식당 진상에 밥까지 제대로 안먹으니 어찌나 짜증이 나는지, 이것이 우리에게 곧 닥칠 일상이겠지.
일행들은 서울로 가야하니 특별한 일정 없이 아침 식사 후 헤어졌다. 우리는 호텔 앞의 놀이공원 같은 곳에 가서 시간을 좀 보내려고 했는데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나중에 이동하면서 보니, 매표 후 입장하는 놀이공원인 것 같다. 6시에 기침하신 나영우님은 차에 타자마자 잠이 들었다. 더 재우고 싶었는데 도착과 동시에 잠이 깨버린데다 집에 올라가기 싫어해서 신랑과 마트에 갔다. 마트에 가서 청포도를 사오더니 순식간에 반송이를 먹는다. 그래, 배가 고프긴 하겠지. 우리도 밥을 먹어야 해서 짜장면과 짬뽕밥을 시켰는데 영우는 짜장밥을 아주 잘 먹었다. 기분이 좋아졌는지 귤을 갖고 와서는 '밀감 서이 갈라먹자'(귤 셋이서 나눠먹자)고 한다.
다행히 오후 내내 잘 놀고, 서로 쫓아다니며 숨바꼭질도 하고 놀았는데 6시가 되어 앉은 자리에서 스르륵 잠이 들어버렸다. 너무 일찍 일어난데다 오는 동안 잠깐 잔 것으로는 잠 보충이 되지 않았나보다. 우리는 서울로 올라가야하는데, 인사하고 가고 싶은데, 한시간이 지나도 꿈쩍 않고 잔다. 영우 손을 툭 건드렸더니 눈을 반짝 뜨길래 잘 잤냐고 인사했더니 아니야 아니야를 외치며, 팔짝팔짝 뛰며 대성통곡을 한다. 더 자고 싶었는데 깨서 엄청 짜증났나보다. ㅜㅜ 한참을 울고 아이패드로 겨우 달래서 인사하고 길을 나섰다. 그래도 영우 사진도 단체 사진도 많이 찍었고, 이만하면 성공적인 1박2일을 보낸 것 같다. 다음에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가게 되는걸까? 다음엔 더 잘할 수 있겠지!
일행들은 서울로 가야하니 특별한 일정 없이 아침 식사 후 헤어졌다. 우리는 호텔 앞의 놀이공원 같은 곳에 가서 시간을 좀 보내려고 했는데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나중에 이동하면서 보니, 매표 후 입장하는 놀이공원인 것 같다. 6시에 기침하신 나영우님은 차에 타자마자 잠이 들었다. 더 재우고 싶었는데 도착과 동시에 잠이 깨버린데다 집에 올라가기 싫어해서 신랑과 마트에 갔다. 마트에 가서 청포도를 사오더니 순식간에 반송이를 먹는다. 그래, 배가 고프긴 하겠지. 우리도 밥을 먹어야 해서 짜장면과 짬뽕밥을 시켰는데 영우는 짜장밥을 아주 잘 먹었다. 기분이 좋아졌는지 귤을 갖고 와서는 '밀감 서이 갈라먹자'(귤 셋이서 나눠먹자)고 한다.
다행히 오후 내내 잘 놀고, 서로 쫓아다니며 숨바꼭질도 하고 놀았는데 6시가 되어 앉은 자리에서 스르륵 잠이 들어버렸다. 너무 일찍 일어난데다 오는 동안 잠깐 잔 것으로는 잠 보충이 되지 않았나보다. 우리는 서울로 올라가야하는데, 인사하고 가고 싶은데, 한시간이 지나도 꿈쩍 않고 잔다. 영우 손을 툭 건드렸더니 눈을 반짝 뜨길래 잘 잤냐고 인사했더니 아니야 아니야를 외치며, 팔짝팔짝 뛰며 대성통곡을 한다. 더 자고 싶었는데 깨서 엄청 짜증났나보다. ㅜㅜ 한참을 울고 아이패드로 겨우 달래서 인사하고 길을 나섰다. 그래도 영우 사진도 단체 사진도 많이 찍었고, 이만하면 성공적인 1박2일을 보낸 것 같다. 다음에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가게 되는걸까? 다음엔 더 잘할 수 있겠지!
992일 안동여행 첫째 날
333과 아빠 디구 친구와 함께하는 대망의 안동여행. 할머니 할아버지 없이 셋이서 가는 여행은 처음이다. 잘 할 수 있을지, 잘 재울 수 있을지 긴장된다. 전 날도 같이 자네마네 실랑이를 하다가 내일은 꼭 엄마아빠랑 자는거다, 안동 여행가면 할머니는 안계시고 엄마아빠랑 자는거다 몇 번이나 이야기하다가 11시가 넘어서야 자러 들어갔다. 덕분에 아침에 9시가 넘어서 기상. 늦은 아침을 먹고 안동 하회마을로 출발~
먼저 도착해 있던 333과 합류해서 옥류정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간고등어를 먹으러 간 것이었는데 예약제로 바뀌어서(단체 손님이 매우 많았다) 간고등어는 안되고 찜닭만 가능하다고 한다. 다른 곳을 알아보기 애매해서 찜닭을 먹었는데 역시 찜닭은 안동에서 먹어야 맛있는 것, 영우도 맛을 보면 좋을텐데 역시나 맨밥만 먹는다. 그나마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어 제대로 먹지 않는다. 찜닭 먹는것보다 좋은 것은 식당 연못에 돌 던지는 것, 아주 신이 났다.
식사를 마친 후, 영우가 부산 가서 벌어온(?) 돈으로 쏜 커피를 한 잔씩 손에 들고 하회마을로 이동했다. 주차장에서부터 하회마을까지 가는 셔틀버스가 10분에 한대씩 다니는데 다행히 날씨도 좋고 해서 걸어서 이동했다. 영우가 언덕길을 잘 올라갈 수 있을까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영우는 힘든 구간이 나오면 귀신같이 알고 바로 유모차를 타겠다고 한다.
하회마을에 도착해서 영우는 불도저를 닮은 처음보는 농기구와 사진도 찍고, 아빠 목마를 타고는 하회마을의 기와집과 초가집을 구경하고, 굵은 밧줄과 나무로 만들어진 커다란 그네도 타고, 모래놀이도 했다. 그네는 놀이터에서 타던 그네에 비해 진폭이 너무 커서 무서울 법도 했을텐데 제법 재미있게 탔다. 그러나 가장 재미있는 것은 모래놀이, 유모차에 실려있던 삽을 발견한 이후로는 흙을 볼 때마다 쿡쿡 찔러봐서 삽으로 떠지는지를 확인하는데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모른다. 그렇게 만나는 흙과 모래마다 다 떠보려고 하는 영우를 강가까지 데리고 갔더니 이것은 신세계, 강가에서 돌을 던지는게 또 너무 재미있다. 아직까지 영우는 물과 모래만 있으면 어디라도 즐거운 나이.
부용대까지 오르기는 무리이고 시간도 애매해서 하회마을 방문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셔틀버스를 탔다. 영우만한 어린애가 있으면 자리를 양보할만도 한데 다들 자리 양보할 생각은 없고 무릎에 앉으라고 한다. 모르는 사람 무릎에 앉을리 없는 영우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서 있다가 버스가 출발하자 '흔들려'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는 울기 시작했다. 울기 시작하니 할아버지 한 분이 자리를 양보해 주셔서 다행히 앉을 수 있었다.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영우는 까까를 먹으며 기분 전환을 했다.
조금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안동시내 중심의 갈비집으로 갔다.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은 문화갈비였는데 이른 시간임에도 대기가 있어서 거창갈비로 옮겼는데 자리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양념갈비보다는 생갈비가 더 맛있었고 서비스로 갈비찜까지 줘서 배터지게 먹고 나왔다. 아쉽게도 영우는 또 맨밥과 김. 김에 싸주면서 갈비를 조금씩 넣어주긴 했지만 거의 먹은게 없다고 봐야지. 그러나 조금만 더 크면 몇 인분씩 혼자서 먹어치울테지?
시내라 가까이에 안동의 유명베이커리 맘모스제과가 있어서 갔는데 대부분의 빵이 다 팔렸다. 유명한 메뉴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영우가 고른 쿠키와 마들렌, 그리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프랑스 쿠키(영우가 골라서 허아인님께 이름까지 여쭤봤는데 까먹음)를 골랐다. 각가 고른 베이커리와 쿠키를 사들고 스타벅스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데 영우에게 마들렌을 줬더니 '어, 바삭바삭한줄 알았는데 아니네' 한다. 영우가 고른 그 프랑스 쿠키(프랑스 쿠키가 아닐지도;)는 실제로 바삭바삭했다. 반찬도 멸치, 연근, 우엉같은 것을 좋아하는데 쿠키도 바삭바삭한 것이 좋구나. 그렇게 쿠키를 먹다가 일행들에게 쿠키를 하나씩 주기 시작한다. 허아인님이 괜찮다고 하시자 '바삭바삭해'라고 해서 다들 완전 빵터졌다. 영우 기준에 가장 맛있는 바삭바삭한 쿠키를 다들 맛보라는 그 멘트, 정말 재미있었다.
낮잠을 제대로 못잤는데 온종일 모래장난을 너무 많이 해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잠들까봐 자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며 계속 말을 걸었다. 오늘 연못에서 돌 던지는게 좋았는지 강가에서 돌 던지는게 좋았는지 물어보니 강가에서 던지는 것이 좋단다. 모래 놀이터에서의 모래놀이가 좋았는지 강가에서의 모래놀이가 좋았는지에 물어보니 모래 놀이터가 좋단다. 야행성인 아빠가 밤이 좋다고 하니 영우도 밤이 좋다며 전날에 이은 밤나들이에 달이 따라오는 것을 보며 마냥 즐겁다. 덕분에 잠들지 않고 호텔에 도착해서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낮잠도 잘 못잤고, 너무 많이 걸어서 떡실신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11시가 넘을때까지 잠을 자지 않는다. 한실의 조명 컨트롤러가 딱 영우가 누르기 좋은 위치에 있어서 껐다켰다 너무나 즐겁다. 물 마시겠다, 쉬하겠다, 불켜겠다, 몇 번을 반복한 후에야 잠이 들었다. 영우야 잘자라.
2016년 12월 11일 일요일
휴직 여섯째 날
오늘까지 마감인 한 해 성과 리뷰를 작성하였다. 누군가는 1년 만근과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조금만 더 참았다가 휴직을 하라고 조언해주었다. 당장이 괴로운데 평가가 무슨 대수인가 싶었으나 막상 리뷰를 하다보니 아쉬움이 좀 남는다.
저녁에는 시댁에 갔다. 영수증 뭉치를 받아오면서 다시금 회사를 다녀야 하는 이유를 깨닫는다. 아버님은 설 이후 올라올 영우를 맞이할 생각에 들떠 계시고, 어머님은 우리가 영우를 잘 키울 수 있을지, 밥은 해먹일 수 있을지, 그 좁은 집에서 영우가 뛰어놀 수 있을지 걱정이시다. 그 모든 걱정을 저도 하고 있습니다. 다들 그렇게 사는데 어떻게든 살아질테지만 지금은 걱정 한가득.
저녁에는 시댁에 갔다. 영수증 뭉치를 받아오면서 다시금 회사를 다녀야 하는 이유를 깨닫는다. 아버님은 설 이후 올라올 영우를 맞이할 생각에 들떠 계시고, 어머님은 우리가 영우를 잘 키울 수 있을지, 밥은 해먹일 수 있을지, 그 좁은 집에서 영우가 뛰어놀 수 있을지 걱정이시다. 그 모든 걱정을 저도 하고 있습니다. 다들 그렇게 사는데 어떻게든 살아질테지만 지금은 걱정 한가득.
2016년 12월 10일 토요일
휴직 다섯째 날
333을 만나는 날! 신랑과 디구친구님도 만나는 날!
미래에셋에서 투자한 포시즌스 호텔의 유유안에서 딤섬브런치를 하기로 했다. 전 날은 미슐랭 빕 구르망, 이 날은 미슐랭 원스타, 왠지 트렌디한 사람이 된거 같은 느낌적 느낌이다. 333을 만날 때만 이런 욕구(?)가 채워지니 항상 목마른 상태이다. 뭐, 이제 시간도 많으니 신랑이랑 찾아다녀도 되겠지만 333만이 줄 수 있는 다채로움과 조화가 있다.
위 사진은 처음 셋팅된 일부 요리들로, 이후에 나온 모든 딤섬들이 아주 맛있었고, 딤섬 외에도 특이한 식감의 음식들을 맛볼 수 있어서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이런 식감은 처음이예요!'라고들 이야기하는 느낌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고, 한 피스에 6천원인 베이징덕은 그냥저냥, 식사로 나온 게살볶음밥은 무난했고, 신랑이 선택한 우육탕은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배 터지게 먹고난 후 1층의 컨펙션이라는 카페에서 림림 생일축하를 위한 케잌을 샀다. 덕분에 요즘 인스타에서 핫하다는 까르띠에 케잌의 존재를 알게 되고 맛도 보고 이쁜 사진들을 찍으며 기분도 냈다. 럭셔리하고 기분 전환되는 송년회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송년회의 피날레는 스크린 사격! 이런 신문물을 맛보다니 정말 신선한 송년회다. 나는 워낙 운동신경이라는게 없으니 그다지 큰 기대는 없었는데 팀을 나누어 게임을 하니(물론 나는 구멍이었다.) 나름 신나고 재미있었다.
두 게임만에 급격히 체력이 고갈된 수지형은 금세 체력을 되찾고 광화문으로 갔다. 나는 전 날에 이은 강행군으로 인해 체력이 고갈되어 집에 와서 빈둥대고 있는데, 뭔가 아쉽다. 매일매일 화장실에서 마주쳐서 수다 떨고 저녁에 급번개도 하던 때가 그립다. 매일 채팅은 하지만 역시 얼굴을 봐야 한다. 서면보고가 아니라 대면보고를 받아야 한다고!
미래에셋에서 투자한 포시즌스 호텔의 유유안에서 딤섬브런치를 하기로 했다. 전 날은 미슐랭 빕 구르망, 이 날은 미슐랭 원스타, 왠지 트렌디한 사람이 된거 같은 느낌적 느낌이다. 333을 만날 때만 이런 욕구(?)가 채워지니 항상 목마른 상태이다. 뭐, 이제 시간도 많으니 신랑이랑 찾아다녀도 되겠지만 333만이 줄 수 있는 다채로움과 조화가 있다.
위 사진은 처음 셋팅된 일부 요리들로, 이후에 나온 모든 딤섬들이 아주 맛있었고, 딤섬 외에도 특이한 식감의 음식들을 맛볼 수 있어서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이런 식감은 처음이예요!'라고들 이야기하는 느낌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고, 한 피스에 6천원인 베이징덕은 그냥저냥, 식사로 나온 게살볶음밥은 무난했고, 신랑이 선택한 우육탕은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배 터지게 먹고난 후 1층의 컨펙션이라는 카페에서 림림 생일축하를 위한 케잌을 샀다. 덕분에 요즘 인스타에서 핫하다는 까르띠에 케잌의 존재를 알게 되고 맛도 보고 이쁜 사진들을 찍으며 기분도 냈다. 럭셔리하고 기분 전환되는 송년회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송년회의 피날레는 스크린 사격! 이런 신문물을 맛보다니 정말 신선한 송년회다. 나는 워낙 운동신경이라는게 없으니 그다지 큰 기대는 없었는데 팀을 나누어 게임을 하니(물론 나는 구멍이었다.) 나름 신나고 재미있었다.
두 게임만에 급격히 체력이 고갈된 수지형은 금세 체력을 되찾고 광화문으로 갔다. 나는 전 날에 이은 강행군으로 인해 체력이 고갈되어 집에 와서 빈둥대고 있는데, 뭔가 아쉽다. 매일매일 화장실에서 마주쳐서 수다 떨고 저녁에 급번개도 하던 때가 그립다. 매일 채팅은 하지만 역시 얼굴을 봐야 한다. 서면보고가 아니라 대면보고를 받아야 한다고!
휴직 넷째 날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설명될 수 있는 12월 9일. 역사의 현장에 함께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국민의 힘!
오랜(?) 칩거를 마치고 요즘 핫하다는 한남동 디뮤지엄에 갔다. 평일 낮은 한산할 줄 알았는데 웬걸, 30여분 대기해서 홍대맛집이라는 아이엠어버거에서 수제버거를 먹었다. 새우가 들어간 6번 메뉴를 기대했는데 기본 패티인 2번이 참 맛있었다. 다시 생각해도 먹고싶네. 이어서 에르메스에서 여는 전시회 '파리지앵의 산책'을 보고 돌아왔다.
다음 일정은 구로구청에 가서 신랑회사 업무를 보고, 성환형과 만나 여의도로 출발. 림림 덕분에 편하게 주차를 하고 국회 앞에서 탄핵 투표 결과를 기다렸다. 박원순 시장과 시민들의 자유발언 후 전해진 가결 소식, 여의도는 축제 분위기다. 이런 날이 오는구나. 이후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되어야할텐데, 야당이 헛발질 그만해야 할텐데.
이어서 예술의 전당으로 이동하였다. 서울시향의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과 브람스 1번 교향곡이었는데 전석 매진인 공연이었다. 전 날 취소표를 예매하였는데, 한 때는 몇 개월 전부터 미리 예약하고 기다리며 예습하던 때도 있었는데 올해는 내가 직접 예매한 첫 공연이다. 참 마음의 여유가 없었나보다.
저녁은 백년옥에서 먹었는데 그 짧은 식사 시간동안 미쉐린이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들었다. 점심에 이어 저녁도 핫한 곳에서 먹었군. 오전 11시에 집을 나가서 오후 11시에 돌아온 날. 피곤하면서도 뿌듯한 것이, 난 빈둥대지 못하는 인간인 것인가.
오랜(?) 칩거를 마치고 요즘 핫하다는 한남동 디뮤지엄에 갔다. 평일 낮은 한산할 줄 알았는데 웬걸, 30여분 대기해서 홍대맛집이라는 아이엠어버거에서 수제버거를 먹었다. 새우가 들어간 6번 메뉴를 기대했는데 기본 패티인 2번이 참 맛있었다. 다시 생각해도 먹고싶네. 이어서 에르메스에서 여는 전시회 '파리지앵의 산책'을 보고 돌아왔다.
다음 일정은 구로구청에 가서 신랑회사 업무를 보고, 성환형과 만나 여의도로 출발. 림림 덕분에 편하게 주차를 하고 국회 앞에서 탄핵 투표 결과를 기다렸다. 박원순 시장과 시민들의 자유발언 후 전해진 가결 소식, 여의도는 축제 분위기다. 이런 날이 오는구나. 이후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되어야할텐데, 야당이 헛발질 그만해야 할텐데.
이어서 예술의 전당으로 이동하였다. 서울시향의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과 브람스 1번 교향곡이었는데 전석 매진인 공연이었다. 전 날 취소표를 예매하였는데, 한 때는 몇 개월 전부터 미리 예약하고 기다리며 예습하던 때도 있었는데 올해는 내가 직접 예매한 첫 공연이다. 참 마음의 여유가 없었나보다.
저녁은 백년옥에서 먹었는데 그 짧은 식사 시간동안 미쉐린이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들었다. 점심에 이어 저녁도 핫한 곳에서 먹었군. 오전 11시에 집을 나가서 오후 11시에 돌아온 날. 피곤하면서도 뿌듯한 것이, 난 빈둥대지 못하는 인간인 것인가.
2016년 12월 8일 목요일
휴직 셋째 날
오늘도 느지막히 일어나서 겨우 필라테스 갔다오고, 온종일 미드를 보았다.
엄마랑 통화하며 어제 12시 넘어 일어났다는 소식을 전하니 팔자 좋단다. 말 그대로 온종일 팔자 좋게 늘어져 있는데 문득문득 가슴이 답답할 때가 있다.
밥도 해 먹고 밀린 설거지와 가벼운 청소를 했더니 놀고먹는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 위안이 된다.
다음주부터 규칙적인 생활을 시작하면 마음이 좀 나아지려나.
엄마랑 통화하며 어제 12시 넘어 일어났다는 소식을 전하니 팔자 좋단다. 말 그대로 온종일 팔자 좋게 늘어져 있는데 문득문득 가슴이 답답할 때가 있다.
밥도 해 먹고 밀린 설거지와 가벼운 청소를 했더니 놀고먹는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 위안이 된다.
다음주부터 규칙적인 생활을 시작하면 마음이 좀 나아지려나.
2016년 12월 7일 수요일
휴직 둘째 날
수많은 알람이 울렸지만 12시가 넘어서야 기상.
이번 주는 반둥대기로 마음 먹었으면서도 없어져버린 오전이 못내 아쉽다.
점심을 먹고 헬스장을 몇군데 둘러보았다. PT만 전문으로 하는 헬스장이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결국 마음이 가는 곳은 좀 비싸더라도 가까운 아파트 상가 헬스장인데, 이사 오고나사 한 번 들러보자 생각만 하고 1년 반이 지나버린 것이 못내 아싑다.
이제 되도록 집 밥을 해먹을 생각인데 집에 쌀이 똑 떨어졌다. 오랜만에 마트에 가서 쌀과 반찬 몇 가지를 샀는데 얼마만에 와 본 마트인지, 그간 참 정상적이지 않은 생활을 했다싶어 못내 아쉽다.
이번 주는 반둥대기로 마음 먹었으면서도 없어져버린 오전이 못내 아쉽다.
점심을 먹고 헬스장을 몇군데 둘러보았다. PT만 전문으로 하는 헬스장이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결국 마음이 가는 곳은 좀 비싸더라도 가까운 아파트 상가 헬스장인데, 이사 오고나사 한 번 들러보자 생각만 하고 1년 반이 지나버린 것이 못내 아싑다.
이제 되도록 집 밥을 해먹을 생각인데 집에 쌀이 똑 떨어졌다. 오랜만에 마트에 가서 쌀과 반찬 몇 가지를 샀는데 얼마만에 와 본 마트인지, 그간 참 정상적이지 않은 생활을 했다싶어 못내 아쉽다.
2016년 12월 6일 화요일
휴직 첫 날
11시까지 늘어지게 자겠다는 계획은 잘못 맞춘 알람 때문에 실패.
필라테스를 하고 돌아와서 무언가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누르고 소파와 침대를 오가며 빈둥거리기 돌입.
저녁에는 유화 수업을 마치고 신랑과 삼겹살에 소주.
텍스트로 보면 팔자 좋은 분당 아줌마의 삶 같구나. 이번 주는 그냥 이대로 빈둥대며 보내야지.
필라테스를 하고 돌아와서 무언가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누르고 소파와 침대를 오가며 빈둥거리기 돌입.
저녁에는 유화 수업을 마치고 신랑과 삼겹살에 소주.
텍스트로 보면 팔자 좋은 분당 아줌마의 삶 같구나. 이번 주는 그냥 이대로 빈둥대며 보내야지.
2016년 11월 20일 일요일
991일 큰고모, 큰고모부와의 저녁식사
아주버님께서 우리 친정 식구들과 식사 자리를 한 번 갖고 싶다고 청하셔서(영우 돌 때부터 말씀하셨는데 이제서야) 자리를 갖게 되었다. 형님도 내려오시기로 하셔서 저녁식사 전에 동화사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휴가를 내서 어린이집 마치는 시간에 맞추어 영우를 데리러 갔더니 우리를 보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마음이 찌릿찌릿하다. 하원길의 단풍과 낙엽이 이뻐서, 여름에 녹색이었던 잎들이 가을이 되서 노랗게 빨갛게 변한거야 했더니 '봄이 되면 다시 돋아나' 한다. 지난 번에 잎이 떨어지고 봄이 되면 새 잎이 나는 이야기들을 해주기는 했지만 기억하고 있었다니! 나중에 생활 기록장을 보니 할머니랑 하원하는 길에도 '나뭇잎이 떨어진다. 잎이 어떻게 저렇게 물들었을까? 나뭇잎이 떨어지고 봄이 되면 다시 돋아난다.' 라고 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기억력도 기억력이지만 표현력도 꽤나 좋다.
큰고모와 큰고모부를 만나기 위해 동화사로 올라가는 길에는 단풍이 정말 아름답다. 수년 전 이맘때 쯤에 이 길을 지나며 감탄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영우도 단풍을 보며 감탄감탄, 핑크색을 좋아하는 영우에게 팔공산의 붉은 단풍은 딱 취향저격이었나보다. 고모를 만나 동화사 구경도 하고, 암자에 종치는 모습도 보고, 부처님 할아버지도 보고, 동전도 던져보고, 토피어리 앞에서 사진도 찍어본다. 지금 생각해보니 단풍나무 앞에서 사진도 좀 찍어줄걸 아쉬움이 남네.
오랜만의 밤나들이라 아빠 차 안에서 달을 보며 달리는 것에도 신난 영우. 너무 업되어 있어서 밥을 제대로 안먹는 것이 문제다. 산해진미가 있어도 먹지를 못하니. 집에 돌아와서 케잌이니 과일이니 먹기는 했지만 밥을 잘 못챙겨 먹일 때마다 죄책감이 든다. 맨밥만 먹는 영우를 보며 고모도 안타까우셨을듯.
휴가를 내서 어린이집 마치는 시간에 맞추어 영우를 데리러 갔더니 우리를 보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마음이 찌릿찌릿하다. 하원길의 단풍과 낙엽이 이뻐서, 여름에 녹색이었던 잎들이 가을이 되서 노랗게 빨갛게 변한거야 했더니 '봄이 되면 다시 돋아나' 한다. 지난 번에 잎이 떨어지고 봄이 되면 새 잎이 나는 이야기들을 해주기는 했지만 기억하고 있었다니! 나중에 생활 기록장을 보니 할머니랑 하원하는 길에도 '나뭇잎이 떨어진다. 잎이 어떻게 저렇게 물들었을까? 나뭇잎이 떨어지고 봄이 되면 다시 돋아난다.' 라고 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기억력도 기억력이지만 표현력도 꽤나 좋다.
큰고모와 큰고모부를 만나기 위해 동화사로 올라가는 길에는 단풍이 정말 아름답다. 수년 전 이맘때 쯤에 이 길을 지나며 감탄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영우도 단풍을 보며 감탄감탄, 핑크색을 좋아하는 영우에게 팔공산의 붉은 단풍은 딱 취향저격이었나보다. 고모를 만나 동화사 구경도 하고, 암자에 종치는 모습도 보고, 부처님 할아버지도 보고, 동전도 던져보고, 토피어리 앞에서 사진도 찍어본다. 지금 생각해보니 단풍나무 앞에서 사진도 좀 찍어줄걸 아쉬움이 남네.
오랜만의 밤나들이라 아빠 차 안에서 달을 보며 달리는 것에도 신난 영우. 너무 업되어 있어서 밥을 제대로 안먹는 것이 문제다. 산해진미가 있어도 먹지를 못하니. 집에 돌아와서 케잌이니 과일이니 먹기는 했지만 밥을 잘 못챙겨 먹일 때마다 죄책감이 든다. 맨밥만 먹는 영우를 보며 고모도 안타까우셨을듯.
990일 통화
동생이 올린 동영상을 보니 2분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참 버라이어티한 일이 벌어진다. 막 목욕을 마친 후에 영우의 노래로 시작한 동영상에는 목욕을 하다가 그냥 한 번 목욕물 마셨봤다는 증언이 나오고, 요 위에 쉬를 싸고는 할머니한테 쉬 쌌다고 뛰어가는 뒷태로 마무리된다.
동영상이 너무 웃겨서 통화하면서 목욕물을 왜 먹었냐고 했더니 재미로 먹어봤단다. 엄마아빠 내일 갈게 했더니 신발을 갖고 오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소파도 갖고 오란다. 동생이 내일 누구와요? 했더니 통닭아빠라며, 아빠가 통닭 갖고 오냐니깐 그렇다고 대답했었는데 영우가 드디어 엄마아빠는 뭔가를 주문하면 사오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 것인가. 그런데 하필이면 이번 주에는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네.
동영상이 너무 웃겨서 통화하면서 목욕물을 왜 먹었냐고 했더니 재미로 먹어봤단다. 엄마아빠 내일 갈게 했더니 신발을 갖고 오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소파도 갖고 오란다. 동생이 내일 누구와요? 했더니 통닭아빠라며, 아빠가 통닭 갖고 오냐니깐 그렇다고 대답했었는데 영우가 드디어 엄마아빠는 뭔가를 주문하면 사오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 것인가. 그런데 하필이면 이번 주에는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네.
988일 감기
지난 주말 국화축제의 여파로 감기가 심해져서 밤새 기침을 많이 하길래 어린이집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영우만 감기에 걸린 것이 아니라 지민이는 폐렴으로 입원을 했고, 병원에서 만난 미주도 일주일간 결석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어린이집 선생님이 영우 괜찮은지 따로 전화도 주셨다고 한다. 어쩐지 전 날 어린이집 카페에 올라온 수업 사진에 아이들이 세 명밖에 없더라니 모두 감기에 걸렸었구나.
그래도 병원 다녀온 후 저녁 때는 상태가 좀 괜찮아보여서 감기 빨리 낫자 영우야, 주말에 같이 여행 가야지 했더니 '감기 안나을래 여행 안갈래' 한다. 영우도 힘들긴 한가보다. 다행히 감기가 더 심해지지는 않아서 하루만 결석하고 다음 날부터는 어린이집에 나갈 수 있었다. 주말 여행 때 감기가 더 심해질까봐 걱정걱정.
그래도 병원 다녀온 후 저녁 때는 상태가 좀 괜찮아보여서 감기 빨리 낫자 영우야, 주말에 같이 여행 가야지 했더니 '감기 안나을래 여행 안갈래' 한다. 영우도 힘들긴 한가보다. 다행히 감기가 더 심해지지는 않아서 하루만 결석하고 다음 날부터는 어린이집에 나갈 수 있었다. 주말 여행 때 감기가 더 심해질까봐 걱정걱정.
985일 국화축제
수목원에서 국화축제를 한다더니 엄마아빠가 영우를 데리고 국화축제에 다녀오셨다. 사진을 보니 꽤나 잘 꾸며진 축제라 사람도 많고 영우도 신이 나서 여기저기 뛰어다녔나보다. 국화로 꾸며놓은 코끼리, 기린, 공룡, 하트 등이 인상 깊었는지 하나하나 짚어서 이야기해준다. '코끼리도 보고 기린도 보고 공룡도 봤어요. 즐거웠어요.' 한다. 오랜만에 엄마도 함께 한 나들이여서인지 엄마가 코디도 이쁘게 해주셨다. 빨간색과 초록색이 어우러진 크리스마스룩에 노란색 가방까지, 어쩜 그리 귀여운지. 엄마아빠가 영우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주셔서 감사한데 감기에 걸려버린 것이 옥의 티.
2016년 11월 3일 목요일
10월의 문화생활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는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는데, 내용을 알면 더 재미있지만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줄리엣이 등장하기도 전에 잠들어버렸다. 나중에 찾아보니 50대의 줄리엣을 초대해서 꽤 화제가 된 공연이었나본데 아무 준비 없이 간 것이 좀 아쉽다. 외국인 무용수들이 많은 것이 특이하긴 했지만 유니버셜 발레단은 확실히 기량이 떨어져서 눈이 덜 즐겁다. 지난 번에 발레를 보고난 후에 잘하는 사람 거 골라서 봐야지 생각했는데 너무 준비없이 왔다. 실패하는 공연도 있어야 다음이 즐겁겠지.
발레는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는데, 내용을 알면 더 재미있지만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줄리엣이 등장하기도 전에 잠들어버렸다. 나중에 찾아보니 50대의 줄리엣을 초대해서 꽤 화제가 된 공연이었나본데 아무 준비 없이 간 것이 좀 아쉽다. 외국인 무용수들이 많은 것이 특이하긴 했지만 유니버셜 발레단은 확실히 기량이 떨어져서 눈이 덜 즐겁다. 지난 번에 발레를 보고난 후에 잘하는 사람 거 골라서 봐야지 생각했는데 너무 준비없이 왔다. 실패하는 공연도 있어야 다음이 즐겁겠지.
9월의 문화생활
카페 소사이어티
우디 앨런이 그린 뉴욕은 어떨까, 미드나잇 인 파리를 기대하며 보러갔다. 신랑한테도 뉴욕이 나올거라고 이야기했는데 영화 초반은 LA가 배경이어서 잘못 안 줄 알았다. 뉴욕의 풍경도 이른 아침의 센트럴 파크 외엔는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풍경은 덤일뿐, 우리 앨런의 영화가 좋아야 하는건데, 그는 무덤덤하게 인간의 욕망, 흔들리는 신념 등을 그려낸다. 그 바람에 초반의 달달했던 로맨스도 그냥 무덤덤해진다. 우디 앨런 영화같다 정도의 평이 적당한 것 같다. 미드나잇 인 파리는 정말 좋았는데..
우디 앨런이 그린 뉴욕은 어떨까, 미드나잇 인 파리를 기대하며 보러갔다. 신랑한테도 뉴욕이 나올거라고 이야기했는데 영화 초반은 LA가 배경이어서 잘못 안 줄 알았다. 뉴욕의 풍경도 이른 아침의 센트럴 파크 외엔는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풍경은 덤일뿐, 우리 앨런의 영화가 좋아야 하는건데, 그는 무덤덤하게 인간의 욕망, 흔들리는 신념 등을 그려낸다. 그 바람에 초반의 달달했던 로맨스도 그냥 무덤덤해진다. 우디 앨런 영화같다 정도의 평이 적당한 것 같다. 미드나잇 인 파리는 정말 좋았는데..
980일 병원놀이
전화를 걸어보니 영우는 병원놀이를 하고 있다. 할머니에게 청진도 해보고 체온도 재본다. 체온계는 꼭 두 개를 갖고 와서 귀에도 대 보고, 겨드랑이에도 대본다. 할머니 열이 40도라고 하길래 그러면 할머니 병원가야겠다고 했더니 갑자기 운다. 할머니 병원 가는게 영우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것일지, 보고 있는 내가 다 짠하다. 할머니 병원 안가려면 37도라고 하면 된다과 했더니 이후에는 꼬박꼬박 37도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주사도 한 방. 귀여운 녀석.
979일 일상
아침이다. 잠결에 영우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하더니 이어서 다다다다 달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더 자고 싶고 피곤하긴 하지만 이렇게 신나서 달려오는 영우를 볼 때마다 느껴지는 묘한 행복감. 전 날은 엄마아빠랑 자네, 할머니랑 자네 하다가 엄마아빠랑 잘 거면 베개 들고 와야지 했더니 정말로 베개를 들고 와서 내 옆에 누웠다. 3초 누워있다가 다시 베개 들고 할머니한테로 갔지만 이제 엄마아빠랑 자는 것도 받아들일만 한가보다 싶어 안도가 되었다.
이 날은 엄마아빠가 부산에서 식사 약속이 있으셨는데 시간이 애매해서, 우리 올라가는 시간까지 돌아오기 힘들어서 영우도 데리고 가시기로 했다. 함께 보낼 시간이 길지 않은데다 미국에서 온 친구를 만나야해서 잘 놀아주지를 못했다. 내 친구는 영우가 5개월 되었을 때일까, 누워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이제 32개월 직립보행에 말까지 하는 아이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영어 쓰는 나라에서 왔다고 하니 ABC 노래와 영어로 색깔을 읊으며 실력을 뽐낸다. 영우야 이모가 영어로 이야기해줬어? 했더니 응 하는 것을 보고 친구가 영어로 이야기 안했는데 거짓말하네 했더니 했어, 하이파이브 한다. 친구와 high five, fist bump을 몇 번 했는데 파이브를 듣고는 영어인 것을 인지했나보다.
한 시가 넘어서 영우는 부산으로 출발하였다. 배꼽인사를 하며 엄마아빠 잘 놀았습니다 하고는 떠났다. 잘 놀아줘서 고맙고, 난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와 간다, 뒤도 안돌아보고 가는 영우. 역시 아쉬운건 나 뿐이지. 식사 모임에서 영우는 노래를 몇 곡이나 선보이며 재롱을 떨고 6만원을 받아왔다. 6만원은 안동여행에 가서 쓰기로 했다. 기대되어라.
이 날은 엄마아빠가 부산에서 식사 약속이 있으셨는데 시간이 애매해서, 우리 올라가는 시간까지 돌아오기 힘들어서 영우도 데리고 가시기로 했다. 함께 보낼 시간이 길지 않은데다 미국에서 온 친구를 만나야해서 잘 놀아주지를 못했다. 내 친구는 영우가 5개월 되었을 때일까, 누워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이제 32개월 직립보행에 말까지 하는 아이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영어 쓰는 나라에서 왔다고 하니 ABC 노래와 영어로 색깔을 읊으며 실력을 뽐낸다. 영우야 이모가 영어로 이야기해줬어? 했더니 응 하는 것을 보고 친구가 영어로 이야기 안했는데 거짓말하네 했더니 했어, 하이파이브 한다. 친구와 high five, fist bump을 몇 번 했는데 파이브를 듣고는 영어인 것을 인지했나보다.
한 시가 넘어서 영우는 부산으로 출발하였다. 배꼽인사를 하며 엄마아빠 잘 놀았습니다 하고는 떠났다. 잘 놀아줘서 고맙고, 난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와 간다, 뒤도 안돌아보고 가는 영우. 역시 아쉬운건 나 뿐이지. 식사 모임에서 영우는 노래를 몇 곡이나 선보이며 재롱을 떨고 6만원을 받아왔다. 6만원은 안동여행에 가서 쓰기로 했다. 기대되어라.
2016년 11월 1일 화요일
978일 네이처파크 나들이
전 날 내려오는 길에 휴게소에서 통화를 했는데, 지금 가고 있으니 잘 자고 내일 아침에 보자고 했던 것이 기억나나보다. 일어나서 할머니한테 엄마아빠 있어? 묻길래 우리 좀 더 자게 하려고 없다고 했더니 아닌데 하면서 우리가 자고 있는 방으로 왔다. 아침에 영우가 달려와서 깨우면 한편으로는 정말 행복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들은 왜 늦잠을 자지 않는 것인가 싶다.
마지막으로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가을날이 아닐까 싶어 동생이 추천해준 스파밸리 네이처파크로 나들이를 갔다. 우리 어렸을 때는 냉천 자연농원으로 불리우던 곳인데,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여름에는 스파밸리를 운영하는 모양이고, 그 옆의 산 하나를 테마별로 꾸며 놓았다. 닭, 토끼, 공작을 방사하기도 하고, 뜻밖에 호랑이와 사자를 가까이에서 볼 수도 있고, 카약도 탈 수 있고, 좀 큰 아이들은 정글체험이라는 주제로 암벽타기, 밧줄다리 건너기, 슬라이더 타기 등도 해볼 수 있다. 할로윈이라 장식도 많이 되어 있고 엄청난 규모인데도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거미줄로 만들어진 컨셉의 터널이 있었는데 영우는 큰 거미들이 좀 무서운가보다. 평소에 터널을 좋아하지만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유모차를 타고 캐노피를 푹 씌운 다음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터널을 통과한 후에는 큰 한숨을 휴 내쉬는데 어찌나 웃긴지, 캐노피로 시야를 가리는 것도 웃기고, 무서움을 떨쳐내려 노력하는 것도 웃기다. 여러가지 볼거리들이 많았지만 영우가 가장 좋아했던건 모래놀이 아니었을까 싶다. 지난 부산여행 이후로 계속 실려 있던 삽을 발견하고는 흙을 만날 때마다 삽으로 떠보려한다. 유모차를 타고 가다가 모래를 발견하고는 내려내려, 지나칠까봐 마음이 급하다. 삽 한자루와 모래만으로도 한참동안 즐거운지.
동물원을 구경하는데 동물보다는 동물모형에 더 관심이 많다. 모형에 올라가보고 나름대로 포즈도 취하고 옆의 아이들에게 이렇게 올라가면 된다고 가르치기도 한다. 이제 어딘가 기어올라갈까봐 제지해야하는 때가 다가오고 있나보다. 동물원을 나서는데 폴리 풍선을 판다. 집에 앰버 풍선만 두 개나 있으니 폴리 풍선을 사고 싶어해서 사주려 했는데 자그마치 5천원이나 한다. 너무 비싸서 다른데 가서 사주겠다고 하니 수긍하고 떼쓰지 않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매점 앞에서 신랑이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니까 '커피 좀 사러가볼까' 하며 영우가 앞장을 선다.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긴지, 이제 제법 심부름도 시킬 수 있겠다싶다. 생각보다 날씨가 쌀쌀했는데 야외에서 4시간이나 머물렀다. 아이가 좀 더 크면 온종일 노는 것도 가능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고, 곳곳에 조명장치 해둔 것을 보니 야경도 꽤나 멋질 것 같다. 아직 단풍이 완전히 물들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꽤 괜찮았던 나들이.
마지막으로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가을날이 아닐까 싶어 동생이 추천해준 스파밸리 네이처파크로 나들이를 갔다. 우리 어렸을 때는 냉천 자연농원으로 불리우던 곳인데,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여름에는 스파밸리를 운영하는 모양이고, 그 옆의 산 하나를 테마별로 꾸며 놓았다. 닭, 토끼, 공작을 방사하기도 하고, 뜻밖에 호랑이와 사자를 가까이에서 볼 수도 있고, 카약도 탈 수 있고, 좀 큰 아이들은 정글체험이라는 주제로 암벽타기, 밧줄다리 건너기, 슬라이더 타기 등도 해볼 수 있다. 할로윈이라 장식도 많이 되어 있고 엄청난 규모인데도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거미줄로 만들어진 컨셉의 터널이 있었는데 영우는 큰 거미들이 좀 무서운가보다. 평소에 터널을 좋아하지만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유모차를 타고 캐노피를 푹 씌운 다음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터널을 통과한 후에는 큰 한숨을 휴 내쉬는데 어찌나 웃긴지, 캐노피로 시야를 가리는 것도 웃기고, 무서움을 떨쳐내려 노력하는 것도 웃기다. 여러가지 볼거리들이 많았지만 영우가 가장 좋아했던건 모래놀이 아니었을까 싶다. 지난 부산여행 이후로 계속 실려 있던 삽을 발견하고는 흙을 만날 때마다 삽으로 떠보려한다. 유모차를 타고 가다가 모래를 발견하고는 내려내려, 지나칠까봐 마음이 급하다. 삽 한자루와 모래만으로도 한참동안 즐거운지.
동물원을 구경하는데 동물보다는 동물모형에 더 관심이 많다. 모형에 올라가보고 나름대로 포즈도 취하고 옆의 아이들에게 이렇게 올라가면 된다고 가르치기도 한다. 이제 어딘가 기어올라갈까봐 제지해야하는 때가 다가오고 있나보다. 동물원을 나서는데 폴리 풍선을 판다. 집에 앰버 풍선만 두 개나 있으니 폴리 풍선을 사고 싶어해서 사주려 했는데 자그마치 5천원이나 한다. 너무 비싸서 다른데 가서 사주겠다고 하니 수긍하고 떼쓰지 않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매점 앞에서 신랑이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니까 '커피 좀 사러가볼까' 하며 영우가 앞장을 선다.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긴지, 이제 제법 심부름도 시킬 수 있겠다싶다. 생각보다 날씨가 쌀쌀했는데 야외에서 4시간이나 머물렀다. 아이가 좀 더 크면 온종일 노는 것도 가능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고, 곳곳에 조명장치 해둔 것을 보니 야경도 꽤나 멋질 것 같다. 아직 단풍이 완전히 물들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꽤 괜찮았던 나들이.
2016년 10월 31일 월요일
974일 가을 소풍
가을 소풍이 예정되어 있어 엄마가 김밥 싸서 도시락도 준비해주셨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실내 놀이터로 장소를 바꾸었다고 한다. 영우는 야외 나들이보다 실내 놀이터가 훨씬 신났을거다.
사진을 보니 놀이방 규모가 굉장히 크고 다양한 놀거리들이 있다. 영우 반 아이들은 놀이방에 많이 안가봤는지, 엄마와 떨어져서 혼자 놀아본 경험이 별로 없는지, 잘 놀지 못하는데 영우는 이 곳 저 곳 돌아다니며 모든 놀거리를 다 접해보고 왔나보다. 정글짐 같은 곳에 올라가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원장선생님께 물어보니 가는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원장선생님 말대로 해서 스스로 그 곳에 도달한 것이 꽤나 뿌듯했는지 몇 번이나, 손짓까지 해가며 거기 올라갔다고 자랑을 한다.
홈플러스 내부에 상상노리라는 곳인데, 그렇지 않아도 날씨 추워지면 놀이방을 많이 가게 될텐데 덕분에 괜찮은 놀이방을 하나 알게 되었다.
사진을 보니 놀이방 규모가 굉장히 크고 다양한 놀거리들이 있다. 영우 반 아이들은 놀이방에 많이 안가봤는지, 엄마와 떨어져서 혼자 놀아본 경험이 별로 없는지, 잘 놀지 못하는데 영우는 이 곳 저 곳 돌아다니며 모든 놀거리를 다 접해보고 왔나보다. 정글짐 같은 곳에 올라가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원장선생님께 물어보니 가는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원장선생님 말대로 해서 스스로 그 곳에 도달한 것이 꽤나 뿌듯했는지 몇 번이나, 손짓까지 해가며 거기 올라갔다고 자랑을 한다.
홈플러스 내부에 상상노리라는 곳인데, 그렇지 않아도 날씨 추워지면 놀이방을 많이 가게 될텐데 덕분에 괜찮은 놀이방을 하나 알게 되었다.
어린이집 합격.
이제 영우와 함께 살 수 있으니 기쁘고 또 기뻐야 할텐데 그렇지가 않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어린이집 떨어지면 어떡하나 플랜B를 고민하며 스트레스였는데, 최근에는 어린이집이 되면 어떡하나 스트레스였다. 어린이집이 되면 회사를 그만둘 명분이 없으니까.
회사를 이직한 가장 큰 이유가 어린이집과 10시 출근이었는데, 2년이 지나서야 겨우 이루어지게 되었고, 그 사이 나는 지쳐버렸다. 지금이 고비인 것인지, 언제나처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인지, 가슴이 답답한 이 상황이 나아지기는 할 것인지, 깨어있는 매 순간마다 괴롭다.
염려되는건 결국은 나를 위한 선택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 회사를 그만두는데 명분이 왜 필요한가, 내가 견딜 수 없으면 놓으면 되는 것인데. 그러나 나는 결정하지 못할 것이다.
회사를 이직한 가장 큰 이유가 어린이집과 10시 출근이었는데, 2년이 지나서야 겨우 이루어지게 되었고, 그 사이 나는 지쳐버렸다. 지금이 고비인 것인지, 언제나처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인지, 가슴이 답답한 이 상황이 나아지기는 할 것인지, 깨어있는 매 순간마다 괴롭다.
염려되는건 결국은 나를 위한 선택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 회사를 그만두는데 명분이 왜 필요한가, 내가 견딜 수 없으면 놓으면 되는 것인데. 그러나 나는 결정하지 못할 것이다.
2016년 10월 24일 월요일
972일 칠교놀이
동생부부가 놀러왔는데 영우 네모 만들줄 안다고 자랑으로 시작한 칠교놀이. '네모는 봐봐, 네모를 넣고, 그 다음에 사다리꼴 놓고, 이거 놓고, 삼각형 놓으면 네모가 돼!' 네모를 완성한 후 자신감을 얻고는 세모도 만들겠다고 한다. 엄마가 세모를 만들 수 있으려나 하시던데 역시나 만들기 힘든지 '이거 어렵다, 어려워' 하더니 제부한테 도움을 요청한다.
제부가 7개 모양 중에 세모 하나를 주며 자 세모 하니까 이거 아니고 전부 다 갖고 만들란다. 세모 여러개를 쌓아서 보여주니 이거 아니라며 옆으로 다 펼치라고 화를 낸다. 제부가 매뉴얼을 보지 않고 만들기 시작했는데 만드는 과정에서 원하는 세모 모양이 안나오자 울기 시작한다. 동생이 매뉴얼 그대로 똑바로 만들어주라고 하니 영우는 옆에서 똑바로 똑바로라고 따라 외치며 감시한다. 제부는 장난쳤을뿐인데 영우의 반응에 당황했을 듯, 그러나 세모를 완성한 후에는 박수를 받았다. 우리도 칠교 선행학습 해야하게 생겼네.
제부가 7개 모양 중에 세모 하나를 주며 자 세모 하니까 이거 아니고 전부 다 갖고 만들란다. 세모 여러개를 쌓아서 보여주니 이거 아니라며 옆으로 다 펼치라고 화를 낸다. 제부가 매뉴얼을 보지 않고 만들기 시작했는데 만드는 과정에서 원하는 세모 모양이 안나오자 울기 시작한다. 동생이 매뉴얼 그대로 똑바로 만들어주라고 하니 영우는 옆에서 똑바로 똑바로라고 따라 외치며 감시한다. 제부는 장난쳤을뿐인데 영우의 반응에 당황했을 듯, 그러나 세모를 완성한 후에는 박수를 받았다. 우리도 칠교 선행학습 해야하게 생겼네.
967일 요리사
어린이집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칼로 식빵을 반으로 자르고, 잼을 펴 바르고, 치즈와 햄을 반으로 잘라서 올리고, 그 위에 식빵을 올린다. 선생님께서 감사하게도 매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주셨다. 만드는 과정부터 완성된 샌드위치를 먹는 장면까지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영우가 만든 샌드위치, 맛있게 많이 먹었다고 한다. 그나저나 재료를 자르던 칼은 위험하지 않은 모양인데 어떤 종류의 칼인지,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2016년 10월 17일 월요일
965일 일상
전 날 낮잠을 제대로 못자서 일찍 자러 들어가더니 역시나 일찍 일어났다. 나는 못일어나겠어서 신랑이 영우 데리고 거실로 나가고 나는 9시까지 잤다. 신랑과 바통을 이어받아 신랑은 11시까지 잤다. 번갈아 자는 이 모습은 과거를 떠올리게도 하지만 곧 다가올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겠지.
영우는 아침부터 밥이 먹기 싫단다. 할머니가 밥 먹자고 부르자 '할머니 잠깐만요 좀 놀고요' 하는데 결국 아침밥은 절반가량 남겼다. 우리 없을 때는 정말 밥을 잘 먹는다고 하는데 우리만 오면 거의 매끼니 밥먹이는게 큰 일이다.
비가 와서 종일 집에서 노는데 새로운 동영상을 발견했다. 로보카폴리의 영상중 한 컷을 퍼즐로 만들어서 퍼즐을 다 맞추면 해당 영상이 몇 초간 재생되는 것이다. 동영상을 기대했는데 동영상 엔딩이 나오지 않는 것을 잘못 틀었더니만 울기 시작한다. 전 날은 비타민 먹고 싶은데 비타민이 없다고 울었고, 이 날은 낮잠 자고 일어나서 너무 많이 잤다며 울었다. 자기 생각대로 안되면 울음부터 터뜨리는걸 보면 애기는 애기다.
그나저나 낮잠 자고 일어나서는 왜 그렇게 우는거냐고 했더니 너무 많이 자서 우는거란다. 너무 많이 자면 왜 우냐고 했더니 놀고 싶은데 많이 자서 우는거란다. 노는게 제일 좋은 3세 나영우.
영우는 아침부터 밥이 먹기 싫단다. 할머니가 밥 먹자고 부르자 '할머니 잠깐만요 좀 놀고요' 하는데 결국 아침밥은 절반가량 남겼다. 우리 없을 때는 정말 밥을 잘 먹는다고 하는데 우리만 오면 거의 매끼니 밥먹이는게 큰 일이다.
비가 와서 종일 집에서 노는데 새로운 동영상을 발견했다. 로보카폴리의 영상중 한 컷을 퍼즐로 만들어서 퍼즐을 다 맞추면 해당 영상이 몇 초간 재생되는 것이다. 동영상을 기대했는데 동영상 엔딩이 나오지 않는 것을 잘못 틀었더니만 울기 시작한다. 전 날은 비타민 먹고 싶은데 비타민이 없다고 울었고, 이 날은 낮잠 자고 일어나서 너무 많이 잤다며 울었다. 자기 생각대로 안되면 울음부터 터뜨리는걸 보면 애기는 애기다.
그나저나 낮잠 자고 일어나서는 왜 그렇게 우는거냐고 했더니 너무 많이 자서 우는거란다. 너무 많이 자면 왜 우냐고 했더니 놀고 싶은데 많이 자서 우는거란다. 노는게 제일 좋은 3세 나영우.
964일 공원 나들이
원래는 일찍 준비해서 나서고 싶었지만 어찌나 피곤한지, 신랑이랑 번갈아가며 자는 바람에 점심 무렵이 되어서야 나서게 되었다. 행선지는 봉무공원. 몇 년 전 단풍이 한창일 때 가족들끼리 왔었던 곳인데 작은 호수도 있고 산 밑에 있어서 등산객들도 꽤 많다.
호수의 오리배를 보자마자 영우는 오리배를 타보고 싶어한다. 잠깐 카페에 들러 볕을 쬐며 바나나 주스도 먹고, 오리배에 타서 영우가 직접 운전도 해본다. 작년에도 오리배는 타 보았지만 이제는 좀 컸다고 스스로 기어도 바꾸고 싶고, 이것저것 눌러보고 싶고, 가고싶은 방향도 있다. 수상레저를 즐기는 빠지도 같이 있어서 모터보트가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영우는 배를 사고 싶단다. 빨리 달리는 큰 배를 사고 싶단다. 요즘 아이들은 스케일이 다르구먼.
새로 개관한 나비체험관에 가보았는데 규모는 작지만 여러가지 체험 프로그램과 나비 뿐만 아니라 다른 곤충들의 생태에 대해서도 잘 꾸며놓았다. 영우는 나비를 쫓아다니다가 계단식의 분수를 발견하고는 물이 계단을 따라 뛰어내리는게 신기하다며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 나비가 꽃을 옮겨다니며 꿀을 빠는 모습도 보았는데 영우는 기억을 하려나, 나중에 좀 더 큰 후에 또 와도 좋을 것 같다.
점심 먹을 시간을 놓쳐서 공원 매점에 앉아 컵라면과 즉석밥을 김에 싸서 먹었다. 우리랑 있으면 밥 먹는 것이 어찌나 부실해지는지. 그래도 공원에서 뛰어다니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고 위안을 해본다.
저녁에는 동생네가 왔는데 성민이를 보고 영우가 퇴화를 한다. 성민이가 기어다니면 영우도 따라서 기어다니고, 제부가 성민이를 안으면 영우도 안기고 싶어 손을 뻗는다. 트램폴린에서 방방 뛰는 영우를 보고 성민이도 흥분해서 같이 뛰는 시늉을 하는데, 성민이에게는 영우가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중인가보다. 영우도 성민이를 보고 예쁘다~ 하면서 쓰담쓰담하는데 내 조카라서가 아니라 참 예쁘게 생기긴했다.
밤이 되자 영우 얼굴에 열꽃이 핀다. 다행히 열은 나지 않는데 얼굴이 울긋불긋해져서 보기가 안쓰럽다. 게다가 일관되게 머리가 아프다고 말한다. 왜일까 걱정이 되었는데 엄마의 추리에 의하면, 출장길에 사온 홍이장군을 먹이려고 했는데 영우가 한두모금 먹고는 맛이 없다고 안 먹었더랬다. 그리고 어른용 홍삼을 달라고 해서 먹었는데 그 양이 어린이 용량의 두 배나 되는데 한 번에 다 먹어버려서 열이 올라온거 아닌가 싶다고 하셨고 그 생각이 맞는거 같다. 어린이용은 좀 달던데 씁쓸한 어른용이 더 입맛에 맞다니, 끙.
호수의 오리배를 보자마자 영우는 오리배를 타보고 싶어한다. 잠깐 카페에 들러 볕을 쬐며 바나나 주스도 먹고, 오리배에 타서 영우가 직접 운전도 해본다. 작년에도 오리배는 타 보았지만 이제는 좀 컸다고 스스로 기어도 바꾸고 싶고, 이것저것 눌러보고 싶고, 가고싶은 방향도 있다. 수상레저를 즐기는 빠지도 같이 있어서 모터보트가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영우는 배를 사고 싶단다. 빨리 달리는 큰 배를 사고 싶단다. 요즘 아이들은 스케일이 다르구먼.
새로 개관한 나비체험관에 가보았는데 규모는 작지만 여러가지 체험 프로그램과 나비 뿐만 아니라 다른 곤충들의 생태에 대해서도 잘 꾸며놓았다. 영우는 나비를 쫓아다니다가 계단식의 분수를 발견하고는 물이 계단을 따라 뛰어내리는게 신기하다며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 나비가 꽃을 옮겨다니며 꿀을 빠는 모습도 보았는데 영우는 기억을 하려나, 나중에 좀 더 큰 후에 또 와도 좋을 것 같다.
점심 먹을 시간을 놓쳐서 공원 매점에 앉아 컵라면과 즉석밥을 김에 싸서 먹었다. 우리랑 있으면 밥 먹는 것이 어찌나 부실해지는지. 그래도 공원에서 뛰어다니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고 위안을 해본다.
저녁에는 동생네가 왔는데 성민이를 보고 영우가 퇴화를 한다. 성민이가 기어다니면 영우도 따라서 기어다니고, 제부가 성민이를 안으면 영우도 안기고 싶어 손을 뻗는다. 트램폴린에서 방방 뛰는 영우를 보고 성민이도 흥분해서 같이 뛰는 시늉을 하는데, 성민이에게는 영우가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중인가보다. 영우도 성민이를 보고 예쁘다~ 하면서 쓰담쓰담하는데 내 조카라서가 아니라 참 예쁘게 생기긴했다.
밤이 되자 영우 얼굴에 열꽃이 핀다. 다행히 열은 나지 않는데 얼굴이 울긋불긋해져서 보기가 안쓰럽다. 게다가 일관되게 머리가 아프다고 말한다. 왜일까 걱정이 되었는데 엄마의 추리에 의하면, 출장길에 사온 홍이장군을 먹이려고 했는데 영우가 한두모금 먹고는 맛이 없다고 안 먹었더랬다. 그리고 어른용 홍삼을 달라고 해서 먹었는데 그 양이 어린이 용량의 두 배나 되는데 한 번에 다 먹어버려서 열이 올라온거 아닌가 싶다고 하셨고 그 생각이 맞는거 같다. 어린이용은 좀 달던데 씁쓸한 어른용이 더 입맛에 맞다니, 끙.
960일 일상
어린이집에서 올라온 사진.
영우가 원장선생님에게 달려가서 '원장선생님 준원이랑 동물농장 만들었어요' 하더란다. 구경 오라는 말인 것 같아 교실로 갔더니 영우와 준원이가 사진의 작품을 만들어 놓았길래 '준원이 영우가 만든 동물농장 멋지다' 했더니 씨익~ 웃어주더라는 글이 올라왔다. 귀여운 녀석들, 저기 저 발가락은 영우의 발가락일까?
통화를 하는데 영우가 갑자기 어딘가로 달려가더니 종이로 만든 돈을 갖고온다. 영우가 할머니에게 여행가자고 해서 여행가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종이돈을 찾아 들고 와서는 돈 있으니까 여행가자고 했단다. 우리랑 통화할 때에도 돈을 보여주며 여행가자고 한다. 어디 가고 싶냐고 했더니 공원에 가고 싶단다. 이번 주말에는 날씨가 좋아서 어딘가로 나들이 갈 수 있으면 좋겠네.
영우가 원장선생님에게 달려가서 '원장선생님 준원이랑 동물농장 만들었어요' 하더란다. 구경 오라는 말인 것 같아 교실로 갔더니 영우와 준원이가 사진의 작품을 만들어 놓았길래 '준원이 영우가 만든 동물농장 멋지다' 했더니 씨익~ 웃어주더라는 글이 올라왔다. 귀여운 녀석들, 저기 저 발가락은 영우의 발가락일까?
통화를 하는데 영우가 갑자기 어딘가로 달려가더니 종이로 만든 돈을 갖고온다. 영우가 할머니에게 여행가자고 해서 여행가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종이돈을 찾아 들고 와서는 돈 있으니까 여행가자고 했단다. 우리랑 통화할 때에도 돈을 보여주며 여행가자고 한다. 어디 가고 싶냐고 했더니 공원에 가고 싶단다. 이번 주말에는 날씨가 좋아서 어딘가로 나들이 갈 수 있으면 좋겠네.
959일 영우 아재
영우랑 통화를 하는데 블럭으로 길게 이어붙인 것을 들고 다니며 빵! 빵! 한다. 그 모습이 마치 총싸움놀이를 하는 것 같았는데 벌써부터 총싸움놀이를 아는 것인가, 어디서 본 것인가 싶어서 영우야 빵이 뭐야? 물어봤더니 빵! 먹는 빵! 한다. 이것은 아재개그인가?
957일 바람길 축제
금호강 중의도에서 축제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빠가 오랜만에 영우와 나들이를 하고 싶으셨나보다. 사진과 영상에 엄마가 없어서 혹시나 했는데 정말 단둘이 나섰다고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차 타는 것을 좋아하게 되어서 노래도 하고 종알종알 이야기도 잘하는데, 난 왜 뒷자리에 영우 혼자 앉아서 이동하는 이 상황이 이리도 기특하고 적응이 안되지.
중의도란 곳에는 갈대도 있고, 코스모스와 이름 모를 꽃들이 가득했다. 영우가 터널 아래 늘어진 수세미와 박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걸어가는데 성동구청 앞 원두막에 늘어져 있던 박들이 생각나서 괜스리 찡하다. 오랜만에 넓은 곳으로 나간 영우는 노란 가방을 메고 종종거리며 신나게 돌아다닌다.
저녁에는 엄마가 돈까스를 만들어주셨단다. 돈까스 먹자고 하면 안 먹을까봐 치킨이라고 이야기하고 먹이려고 하셨는데 영우가 돈까스인 것을 알아보고는 돈까스 먹을래 하며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엄마가 어렸을 적 우리에게 만들어주신 그 반찬을 영우가 맛있게 먹는구나. 잘 먹어서 다행이다.
중의도란 곳에는 갈대도 있고, 코스모스와 이름 모를 꽃들이 가득했다. 영우가 터널 아래 늘어진 수세미와 박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걸어가는데 성동구청 앞 원두막에 늘어져 있던 박들이 생각나서 괜스리 찡하다. 오랜만에 넓은 곳으로 나간 영우는 노란 가방을 메고 종종거리며 신나게 돌아다닌다.
저녁에는 엄마가 돈까스를 만들어주셨단다. 돈까스 먹자고 하면 안 먹을까봐 치킨이라고 이야기하고 먹이려고 하셨는데 영우가 돈까스인 것을 알아보고는 돈까스 먹을래 하며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엄마가 어렸을 적 우리에게 만들어주신 그 반찬을 영우가 맛있게 먹는구나. 잘 먹어서 다행이다.
2016년 10월 12일 수요일
952일 일상
아침밥을 안먹는다. 점심은 제부와 신랑의 생일을 맞이하여 다같이 먹기로 했는데 아침밥 먹어야 놀이방 갈 수 있다고 말해도 안먹는다. 영우 집에 두고 우리는 나갈거라고 해도 알겠단다. 영우가 밥 안먹어서 엄마아빠 안 올거라고 해도 오지 말란다. 실랑이하기 힘들어서 밥을 먹이고 싶지 않았는데 엄마는 동영상을 틀어주며, 얼르고 달래며 결국 밥을 먹이신다. 밥을 안먹겠다고 하면 그냥 안먹이고 말지 이렇게까지 먹여야하나 싶은 생각에 애먼 엄마한테 짜증을 부렸다. 애들이 다 그렇지, 애가 뭘 안다고, 먹여야지, 먹여야 하는데 난 왜 그랬을까.
밥을 다 먹었으니 이제 놀이방 갈 수 있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해주었는데, 이런, 이동하는 중에 잠들어버렸다. 카시트를 풀거나 안고 들어가면 깰 줄 알았는데 새벽에 6시 반부터 일어나서 놀았다더니 깨지를 않는다. 이러다 놀이방 이용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서 전날처럼 대성통곡하면 어떡하나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밥 먹는 도중에 깨서 놀이방으로 돌진. 미끄럼틀을 거꾸로 기어올라간다고 난리, 회전하는 기구에 올라탔다가 떨어져서 기구에 깔려서 난리, 손잡이를 제대로 잡을 수도 없는 슬라이드를 탄다고 난리다. 얼마나 신났던지 옷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이제 여벌옷을 준비해야하는 이유가 좀 달라진 것 같다.
집에 돌아와서는 전 날 동생이 선물해준 병원놀이 장난감을 갖고 논다. 아빠와 이모부들한테 가서 체온을 재고, 입도 벌려보라고 하고, 다짜고짜 주사도 놓아주고, 청진기로 심장박동도 들어본다. 이런 꼬맹이가 뭘 알까 싶다가도 보고 들은 것으로 역할놀이하는 것을 보니 참 신기하다.
저녁이 되어 올라갈 준비를 하면서 영우에게 엄마아빠 또 올게 했더니 오지마 한다. 영우가 오지 말라고 해도 엄마아빠는 또 올거야 했는데 오지말고 여기있어 한다. 알고 보니 오지 말라는 것이 갔다가 오지 말고 계속 같이 있자는 뜻이었나보다. 양말을 신으니 양말 신지마 하다가 4분만 있다가 가란다. 아 정말 짠한지. 엄마도 이제는 같이 살 때가 되어가나보다 하신다.
올라오는 길에 사진첩을 보니 영우가 남긴 작품사진들이 엄청 많다. 웃긴건 파노라마 사진, 어쩌다가 파노라마 모드가 눌렸는데 어떻게 찍는지 몰라서 이게 뭐야 이게 뭐야 하더니 영우의 롱다리 사진을 남겨놓았다.
영우는 이제 노래를 꽤 많이, 그리고 잘 부르게 되어서 혼자 놀면서도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 한 곡이 끝났는데도 내가 아무 반응을 안해주니까 엄마가 애가 노래를 하는데 어찌 아무 반응을 안해주냐고 뭐라하신다. 그러게, 리액션을 먹고 사는 아이에게 내가 너무 반응이 없나보다. 밥 먹을 때에도 영우가 한숟갈 먹을 때마다 엄마아빠는 격한 리액션과 폭풍칭찬을 해주시는데 나는 너무 반응이 없나보다.
이제는 계단을 올라갈 때 양쪽 발로 한 칸씩 밟고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오른 발로 한 칸 올라서면 왼 발을 오른 발 옆에 가지런히 올리고 다시 오른 발로 한 칸 올라갔는데 이제 왼 발을 오른 발 옆에 두지 않고 한 칸 더 올라서게 할 수 있다. 영우는 쑥쑥 크고 있는데 나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아서 또 미안한 마음만 든다.
밥을 다 먹었으니 이제 놀이방 갈 수 있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해주었는데, 이런, 이동하는 중에 잠들어버렸다. 카시트를 풀거나 안고 들어가면 깰 줄 알았는데 새벽에 6시 반부터 일어나서 놀았다더니 깨지를 않는다. 이러다 놀이방 이용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서 전날처럼 대성통곡하면 어떡하나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밥 먹는 도중에 깨서 놀이방으로 돌진. 미끄럼틀을 거꾸로 기어올라간다고 난리, 회전하는 기구에 올라탔다가 떨어져서 기구에 깔려서 난리, 손잡이를 제대로 잡을 수도 없는 슬라이드를 탄다고 난리다. 얼마나 신났던지 옷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이제 여벌옷을 준비해야하는 이유가 좀 달라진 것 같다.
집에 돌아와서는 전 날 동생이 선물해준 병원놀이 장난감을 갖고 논다. 아빠와 이모부들한테 가서 체온을 재고, 입도 벌려보라고 하고, 다짜고짜 주사도 놓아주고, 청진기로 심장박동도 들어본다. 이런 꼬맹이가 뭘 알까 싶다가도 보고 들은 것으로 역할놀이하는 것을 보니 참 신기하다.
저녁이 되어 올라갈 준비를 하면서 영우에게 엄마아빠 또 올게 했더니 오지마 한다. 영우가 오지 말라고 해도 엄마아빠는 또 올거야 했는데 오지말고 여기있어 한다. 알고 보니 오지 말라는 것이 갔다가 오지 말고 계속 같이 있자는 뜻이었나보다. 양말을 신으니 양말 신지마 하다가 4분만 있다가 가란다. 아 정말 짠한지. 엄마도 이제는 같이 살 때가 되어가나보다 하신다.
올라오는 길에 사진첩을 보니 영우가 남긴 작품사진들이 엄청 많다. 웃긴건 파노라마 사진, 어쩌다가 파노라마 모드가 눌렸는데 어떻게 찍는지 몰라서 이게 뭐야 이게 뭐야 하더니 영우의 롱다리 사진을 남겨놓았다.
영우는 이제 노래를 꽤 많이, 그리고 잘 부르게 되어서 혼자 놀면서도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 한 곡이 끝났는데도 내가 아무 반응을 안해주니까 엄마가 애가 노래를 하는데 어찌 아무 반응을 안해주냐고 뭐라하신다. 그러게, 리액션을 먹고 사는 아이에게 내가 너무 반응이 없나보다. 밥 먹을 때에도 영우가 한숟갈 먹을 때마다 엄마아빠는 격한 리액션과 폭풍칭찬을 해주시는데 나는 너무 반응이 없나보다.
이제는 계단을 올라갈 때 양쪽 발로 한 칸씩 밟고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오른 발로 한 칸 올라서면 왼 발을 오른 발 옆에 가지런히 올리고 다시 오른 발로 한 칸 올라갔는데 이제 왼 발을 오른 발 옆에 두지 않고 한 칸 더 올라서게 할 수 있다. 영우는 쑥쑥 크고 있는데 나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아서 또 미안한 마음만 든다.
2016년 10월 10일 월요일
951일 대성통곡
엄마아빠가 시골에서 하룻밤 자고 오시는데 다행히 전 날 잠들 때에는 할머니 찾으며 울지 않고 조금 징징대다 잠들었다. 그런데 자다가 깨서는 할머니를 찾으며 대성통곡을 한다. 거의 한시간을 꺼이꺼이 울었는데 진정됐나 싶으면 또 울고 또 울고를 반복해서 얼마나 지치던지, 안아서 재우려고 해도 무거워서 계속 안고 있을수가 없고 진정은 안되고 정말 힘들게 보낸 밤이다. 마지막에는 진정하고 잠들도록 노력해보자고 계속 이야기하니 좀 진정이 되긴 했는데 흐느끼며 잠드는 것이 짠한것이, 여러모로 걱정이다.
낮에는 또 동생네 가서 놀았는데 볶음밥을 시켜줬더니 안먹겠단다. 배가 고플텐데도 끝까지 안 먹다가 볶음밥은 먹기 싫고 맨밥이 먹고싶다고 한다. 어제 볶음밥을 잘 먹길래 또 볶음밥을 시켜줘서 지겨웠던 것일까. 반찬은 맨날 똑같은거 먹는데 잘 먹는거 보면 신기하다.
날씨도 좋고 낮잠도 좀 재워야 할 것 같아서 유모차에 태워서 카페로 갔다. 영우도 영우 몫의 케잌을 받아서 맛있게 먹는다. 유모차에 태워서 주변을 좀 거닐었으나 재우는데는 실패해서 영우는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았다. 놀이터에 아이들이 많았는데 영우는 형아나 누나한테 말 거는 것을 좋아한다. 아니 누구에게라도 말 거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같이 놀 친구들이 있는 형과 누나들은 대꾸도 안해준다. 이럴때보면 조금만 더 크면 같이 놀아줄 형제자매나 친구가 없는 것이 꽤나 안타까움으로 다가올 것 같긴 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든 영우는 한시간여 잤을까, 일어나면서부터 울기 시작한다. 일어나면서 울 때가 있긴 한데 이 날은 너무 한참동안 운다. 차에서 잠들었는데 집에서 깨어난 것도 싫고, 밖에서 더 놀고 싶은데 못 나가게 하는 것도 싫고, 놀이방에 또 가고 싶은데 안가주는 것도 싫고 해서 우는데 이 때문에 아빠랑 트러블이 좀 있었다. 아빠는 애가 우니까 일단은 달래는 것이 중요하니 데리고 나가려고 하고, 나는 계속해서 안된다 안된다 했는데 결국 우니까 말 들어주는걸로 학습시키는거 아니냐고 하고, 아빠는 그럼 계속 울릴거냐고 하고, 나는 안해주기로 한걸 운다고 해주는건 아니라고 하고, 뭐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는 영우를 데리고 나가려 했지만 마트에서 돌아오신 엄마한테 저지당하고, 영우는 할머니의 과자로 금세 진정되었다. 기록을 남기려고 그 때 일을 다시 떠올리니 역시나 스트레스다. 이렇게 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아이의 심리에 관해 공부해야 할 때가 온 것일까.
950일 와인터널 나들이
영우가 일어나기 전에 잠이 깨서 영우 옆에 가서 누웠다. 잠시 후에 영우가 일어났는데 울지도 않고 벌떡 일어나더니 나를 보자마자 다시 드러눕는다. 마사지를 해달란다. 웃겨라, 일어나자마자 마사지 해달라니. 그렇게 마사지를 해주고는 나도 해달라고 누웠는데 어찌나 짧은지 신랑이 해주는 것보다 더 짧다. 그래도 발가락을 당기는 등의 잠재적인 스킬이 느껴진다. 잘 키워서 훌륭한 마사지사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군.
연휴 내내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는데 오전에 비가 안오길래 청도의 와인터널로 향했다. 영우가 자동차도 좋아하고 터널에 반응하니 진짜 터널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제는 아빠 차 타고 이동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어디로 갈지가 고민이지, 이동하는 것은 걱정되지 않는다. 수많은 차들을 보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특히 어제 사다준 폴리친구들 중 테리에 해당하는 큰 트레일러를 두 대나 봐서 더욱 좋아했다.
와인터널 앞에 도착해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영우에게도 어제 먹던 쿠키를 주었는데, 반쯤 먹다가 쿠키가 바닥에 떨어지자 그 표정이 정말.. '어떡해, 영우가 혼자 다 먹으려고 했는데'라고 말하며 울상을 짓는데 하나 더 준비해오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쿠키를 먹는 동안 나도 영우도 모기에 물렸는데 산모기라 그런지 아직도 영우 얼굴에는 흉이 남아 있다. ㅜㅜ
와인터널은 예전에도 한 번 왔었는데 그 때에 비해 예술작품들을 전시하려는 시도가 많아졌다. 막 전시를 시작한 코스모스 유화 작품이나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부엉이, 물고기 등의 페이퍼 동물들은 생각보다 볼만했다. 소원을 써서 달아두는 이벤트가 있는데 영우가 쓰지 말라고 해서 쓰지 않았다. 원래 쓰려고 했던 것은 '영우야 어서 커서 엄마 아빠랑 와인 마시자'였는데 아쉽. 영우는 어두운 터널에서 좀 무서워하기도 하고, 코스모스를 보며 예쁘다 감상하기도 하고, 음악 소리에 반응하기도 했다. 신랑한테는 목마를 태워달라고 하기도 했는데 예전에는 목마를 좀 무서워하더니 이제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게 좋은가보다.
와인터널을 나오면 기찻길이 있다. 영우가 기차가 되어 칙칙폭폭 기찻길을 지나온다. 그랬더니 영우 눈 앞에 포크레인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 이렇게 가까이에서 포크레인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한참을 바라보다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해서 이동했다. 뜻밖의 수확.
청도가 감으로 유명해서 낮은 산중턱까지 감나무로 뒤덮여 있는데 그 풍경이 새롭고 목가적이다. 집집마다 낮은 담 너머에 감나무가 있고, 심지어는 가로수도 감나무이다. 사진 한장 찍어놓지 못했지만 가을날에 한 번 와볼 만 한 곳이다.
돌아오는 길에 잠든 영우를 어떻게 깨워서 밥을 먹이나 했는데 안전벨트를 푸니 또 바로 깨어나는 영우. 식당 앞에서 메뉴를 보면서 먹고 싶은거 고르라고 했더니 지난 번에도 떠먹는 피자를 먹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떠먹는 피자를 먹겠단다. 잘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잘 먹는다. 게살볶음밥도 잘 먹고 피자도 잘 먹는다. 이렇게만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밥을 먹고 나서는 놀이방에 가고 싶다고 해서 같은 건물에 있는 놀이방에 갔다. 이제는 제법 잘 놀아서 잠깐씩 혼자 두어도 괜찮긴 하지만 이 놀이방에는 초등학생 아이들도 오는 것 같아 좀 걱정이 되긴 한다. 이 날 장착한 신기술은 그네타기인데, 두 사람이 마주보고 앉는 2인용 그네가 있는데 혼자 서서 체중이동하며 타는 것을 배웠다. 점점 몸을 사용하는 것과 균형감각 부분이 좋아진다.
연휴 내내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는데 오전에 비가 안오길래 청도의 와인터널로 향했다. 영우가 자동차도 좋아하고 터널에 반응하니 진짜 터널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제는 아빠 차 타고 이동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어디로 갈지가 고민이지, 이동하는 것은 걱정되지 않는다. 수많은 차들을 보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특히 어제 사다준 폴리친구들 중 테리에 해당하는 큰 트레일러를 두 대나 봐서 더욱 좋아했다.
와인터널 앞에 도착해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영우에게도 어제 먹던 쿠키를 주었는데, 반쯤 먹다가 쿠키가 바닥에 떨어지자 그 표정이 정말.. '어떡해, 영우가 혼자 다 먹으려고 했는데'라고 말하며 울상을 짓는데 하나 더 준비해오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쿠키를 먹는 동안 나도 영우도 모기에 물렸는데 산모기라 그런지 아직도 영우 얼굴에는 흉이 남아 있다. ㅜㅜ
와인터널은 예전에도 한 번 왔었는데 그 때에 비해 예술작품들을 전시하려는 시도가 많아졌다. 막 전시를 시작한 코스모스 유화 작품이나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부엉이, 물고기 등의 페이퍼 동물들은 생각보다 볼만했다. 소원을 써서 달아두는 이벤트가 있는데 영우가 쓰지 말라고 해서 쓰지 않았다. 원래 쓰려고 했던 것은 '영우야 어서 커서 엄마 아빠랑 와인 마시자'였는데 아쉽. 영우는 어두운 터널에서 좀 무서워하기도 하고, 코스모스를 보며 예쁘다 감상하기도 하고, 음악 소리에 반응하기도 했다. 신랑한테는 목마를 태워달라고 하기도 했는데 예전에는 목마를 좀 무서워하더니 이제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게 좋은가보다.
와인터널을 나오면 기찻길이 있다. 영우가 기차가 되어 칙칙폭폭 기찻길을 지나온다. 그랬더니 영우 눈 앞에 포크레인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 이렇게 가까이에서 포크레인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한참을 바라보다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해서 이동했다. 뜻밖의 수확.
청도가 감으로 유명해서 낮은 산중턱까지 감나무로 뒤덮여 있는데 그 풍경이 새롭고 목가적이다. 집집마다 낮은 담 너머에 감나무가 있고, 심지어는 가로수도 감나무이다. 사진 한장 찍어놓지 못했지만 가을날에 한 번 와볼 만 한 곳이다.
돌아오는 길에 잠든 영우를 어떻게 깨워서 밥을 먹이나 했는데 안전벨트를 푸니 또 바로 깨어나는 영우. 식당 앞에서 메뉴를 보면서 먹고 싶은거 고르라고 했더니 지난 번에도 떠먹는 피자를 먹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떠먹는 피자를 먹겠단다. 잘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잘 먹는다. 게살볶음밥도 잘 먹고 피자도 잘 먹는다. 이렇게만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밥을 먹고 나서는 놀이방에 가고 싶다고 해서 같은 건물에 있는 놀이방에 갔다. 이제는 제법 잘 놀아서 잠깐씩 혼자 두어도 괜찮긴 하지만 이 놀이방에는 초등학생 아이들도 오는 것 같아 좀 걱정이 되긴 한다. 이 날 장착한 신기술은 그네타기인데, 두 사람이 마주보고 앉는 2인용 그네가 있는데 혼자 서서 체중이동하며 타는 것을 배웠다. 점점 몸을 사용하는 것과 균형감각 부분이 좋아진다.
2016년 10월 9일 일요일
949일 일상
연휴 전 금요일이라 많이 막힐 것 같아 조기퇴근 찬스를 쓰고 일찍 나섰다. 톨게이트로 들어서면서 엄마한테 다왔다고 전화를 드리고, 집 앞에 주차를 했다. 차에서 내리는데 영우가 엄마~하고 부르며 내 옆으로 걸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비가 오는데도 할아버지랑 우산을 쓰고 마중을 나온 것이다. 뜻밖의 마중에 어찌나 반갑고 좋던지.
집에 가서 갖고 온 선물들을 하나둘씩 꺼내주었다. 봄봄이 하와이에서 사다준 티셔츠와 쿠키, 미키마우스 밴드와 폴리친구들을 내놓으니 이것저것 열어보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역시나 가장 좋아한 것은 폴리친구들, 그토록 고대하던 스푸키를 발견하고는 완전 좋아한다. 그런데 8가지나 되는 폴리친구들 이름을 다 기억하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완전 업된 영우는 쿠키를 먹고 신나서 댄스타임을 갖는다. 예전엔 그냥 폴짝폴짝 뛰기만 하더니 지금은 제법 흥을 낸다. 신랑이 옆에서 스웨그를 외치니 영우도 따라서 스웩~하며 춤을 춰서 빵 터졌다. 언제나 즐거운 영우. 폴리친구들과 함께 자러 갈 기세.
집에 가서 갖고 온 선물들을 하나둘씩 꺼내주었다. 봄봄이 하와이에서 사다준 티셔츠와 쿠키, 미키마우스 밴드와 폴리친구들을 내놓으니 이것저것 열어보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역시나 가장 좋아한 것은 폴리친구들, 그토록 고대하던 스푸키를 발견하고는 완전 좋아한다. 그런데 8가지나 되는 폴리친구들 이름을 다 기억하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완전 업된 영우는 쿠키를 먹고 신나서 댄스타임을 갖는다. 예전엔 그냥 폴짝폴짝 뛰기만 하더니 지금은 제법 흥을 낸다. 신랑이 옆에서 스웨그를 외치니 영우도 따라서 스웩~하며 춤을 춰서 빵 터졌다. 언제나 즐거운 영우. 폴리친구들과 함께 자러 갈 기세.
948일 킥보드
영유아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영우 키가 40%대여서 의사 선생님이 성장판 자극될 수 있도록 많이 뛰어놀게 하라고 하셨단다. 이 정도면 평균인데 싶지만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바로 공원에 가서 영우랑 같이 뛰어 다니시는 엄마아빠. 앞으로는 어린이집 끝나고 미끄럼틀과 그네만 태울게 아니라 뛰어놀게 해야겠다고 다짐하신다. 비가 온 직후라 곳곳에 물 웅덩이가 있었는데 형아들이 웅덩이를 뛰어넘으니 영우도 해보고 싶은 모양이다. 계속 물끄러미 쳐다보며 해볼까말까 고민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엄마아빠가 말리지 않았으면 물웅덩이에 뛰어들었을 듯.
마침 공원에는 킥보드를 타고 노는 5세 아이들이 있었는데 킥보드를 처음 보는 영우는 형아들이랑 놀고 싶다. 다행히 한 아이가 동생이 3살이라며 이것저것 만지게 해주고 자기 킥보드도 타게 해주었다. 흙 위에서인지라 킥보드를 이동시키기는 쉽지 않았으나 몇 번 발을 굴러 움직이게 하더니 신이 났나보다. 영우 잘하지 하며 뿌듯한 영우. 저녁에 통화하면서도 킥보드 탔다고 자랑을 한다. 곧 킥보드 사달라고 하는 날이 오겠구나.
마침 공원에는 킥보드를 타고 노는 5세 아이들이 있었는데 킥보드를 처음 보는 영우는 형아들이랑 놀고 싶다. 다행히 한 아이가 동생이 3살이라며 이것저것 만지게 해주고 자기 킥보드도 타게 해주었다. 흙 위에서인지라 킥보드를 이동시키기는 쉽지 않았으나 몇 번 발을 굴러 움직이게 하더니 신이 났나보다. 영우 잘하지 하며 뿌듯한 영우. 저녁에 통화하면서도 킥보드 탔다고 자랑을 한다. 곧 킥보드 사달라고 하는 날이 오겠구나.
2016년 10월 8일 토요일
947일 통화
요며칠 날씨가 좋지 않은데 대구에도 비가 온다. 통화를 하면서 비가 오냐고 물었더니 비오는거 보여줄게 하면서 아이패드를 들고 창가로 가서는 창밖이 보이도록 화면을 돌린다. 이제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니!
오늘도 어린이집에서 뭐했는지 물어봤더니 놀고먹고자고 할머니집에 왔어요 한다. 재미 하나도 없이 다큐멘터리로 전달하는것은 엄마를 닮았나보구나~
오늘도 어린이집에서 뭐했는지 물어봤더니 놀고먹고자고 할머니집에 왔어요 한다. 재미 하나도 없이 다큐멘터리로 전달하는것은 엄마를 닮았나보구나~
943일 부모참관수업
주말이지만 어린이집에서 부모참관수업이 있어서 영우는 어린이집에 갔다. 원래는 엄마가 참관수업에 안 가실거라고 했는데 마음이 바뀌셨나보다.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가 갔었어야 했는데, 아쉬운 마음이 든다. 우리가 아쉬울 것을 헤아리셨는지 아빠가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많이 찍어서 올려주셨다.
어린이집에서 만들었던 작품들 전시회도 하고, 부모님과 함께 음악,미술,체육 활동을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체육 시간이 제일 재미있었다는 영우는 레전드 영상을 남겼는데, 매트에서 구르기를 하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었던지 계속 해보려고 하다가 저지당해서 질질질 끌려나오는 영상이 찍혔다. 한 영상은 시작 장면이 어떤 일이 일어날까잔뜩 기대하는 표정으로 매트에 누워있는 것인데 정말 신났었나보다. 우리가 참관했으면 이런 영상을 못남겼을테니 영상으로 두고두고 보는 것이 더 좋은 것일까.
영우가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지 벌써 1년이 지나서 그렇지 않아도 어린이집에서의 이야기들을 쓰려고 했었는데 이런 이벤트가 생겼으니 같이 기록해두어야겠다.
같은 반 친구들 중에서는 말을 꽤 잘하는 편이라 친구들에게도 훈수를 두는 모양이다.
낮잠 시간에 지민이가 장난친다고 '지민아 자는 시간 친구에게 방해되잖아, 자야지~' 하지를 않나, 친구가 장난감을 던지자 '영우가 그렇게 하면 위험할 수 있어, 던지면 안돼' 하며 주의를 주기도 한단다. 지민이가 손가락이 아프다고 잉잉하니까'지민아 어디 아파' 지민이가 '손가락이 아파서' 하니까 손가락을 잡고 '호~ 불고는 '이젠 괜찮지' 했다고 한다.
산책하다가 들어오는 길에 놀이터에 갔는데 전 날 비가 와서 놀이기구에 물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선생님 못놀지요, 물이 있어요. 어린이집에 들어가야지'하기도 하고, '나무껍질은 꺼칠꺼칠하고 껍질이 벗겨진다'고 말하기도 한단다. 금요일이 되면 엄마아빠가 오신다고 자랑한다고 한다. 아빠 서울에 있어요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고도 한다. 대구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랑 살고 싶다고 했다니 마음이 짠하다.
어린이집에서 민속놀이하는 사진이 올라왔는데 다른 아이들은 차례를 기다리며 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는데 영우는 혼자 일어나서 기웃거린다. 이번에 참여수업 한 것을 봐도, 차례대로 하는 활동이 있으면 제일 먼저 나서는 모양이다. 계속해서 모든 활동에 호기심 가득하게, 적극적으로 임해주면 좋겠구나.
어린이집에서 만들었던 작품들 전시회도 하고, 부모님과 함께 음악,미술,체육 활동을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체육 시간이 제일 재미있었다는 영우는 레전드 영상을 남겼는데, 매트에서 구르기를 하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었던지 계속 해보려고 하다가 저지당해서 질질질 끌려나오는 영상이 찍혔다. 한 영상은 시작 장면이 어떤 일이 일어날까잔뜩 기대하는 표정으로 매트에 누워있는 것인데 정말 신났었나보다. 우리가 참관했으면 이런 영상을 못남겼을테니 영상으로 두고두고 보는 것이 더 좋은 것일까.
영우가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지 벌써 1년이 지나서 그렇지 않아도 어린이집에서의 이야기들을 쓰려고 했었는데 이런 이벤트가 생겼으니 같이 기록해두어야겠다.
같은 반 친구들 중에서는 말을 꽤 잘하는 편이라 친구들에게도 훈수를 두는 모양이다.
낮잠 시간에 지민이가 장난친다고 '지민아 자는 시간 친구에게 방해되잖아, 자야지~' 하지를 않나, 친구가 장난감을 던지자 '영우가 그렇게 하면 위험할 수 있어, 던지면 안돼' 하며 주의를 주기도 한단다. 지민이가 손가락이 아프다고 잉잉하니까'지민아 어디 아파' 지민이가 '손가락이 아파서' 하니까 손가락을 잡고 '호~ 불고는 '이젠 괜찮지' 했다고 한다.
산책하다가 들어오는 길에 놀이터에 갔는데 전 날 비가 와서 놀이기구에 물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선생님 못놀지요, 물이 있어요. 어린이집에 들어가야지'하기도 하고, '나무껍질은 꺼칠꺼칠하고 껍질이 벗겨진다'고 말하기도 한단다. 금요일이 되면 엄마아빠가 오신다고 자랑한다고 한다. 아빠 서울에 있어요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고도 한다. 대구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랑 살고 싶다고 했다니 마음이 짠하다.
어린이집에서 민속놀이하는 사진이 올라왔는데 다른 아이들은 차례를 기다리며 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는데 영우는 혼자 일어나서 기웃거린다. 이번에 참여수업 한 것을 봐도, 차례대로 하는 활동이 있으면 제일 먼저 나서는 모양이다. 계속해서 모든 활동에 호기심 가득하게, 적극적으로 임해주면 좋겠구나.
941일 놀이터
놀이터에서 영우의 몸놀림이 날로 발달하고 있다. 미끄럼틀을 타는데 계단이 아니라 구름다리로도 잘 올라간다. 사다리가 아니고 구름다리라, 제일 윗쪽에서는 거의 엎드린 모양새가 되어서 좀 무서웠던 모양인지 한 칸씩 밟고 가지 못하고 짧은 다리를 쭉 뻗어 미끄럼틀에 겨우 다리를 올려놓는다. 그래도 올라가고 나니 스스로도 뿌듯해서 영우 잘하지를 외친다. 그리고 터널미끄럼틀을 타는데 동네 형아가 기어올라가는 모습을 보더니 영우도 따라하고 싶은지 기어올라가기 시작한다. 올라가면 미끄러져 내려오고, 다시 올라가면 또 미끄러져 내려오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할아버지한테 도와달라고 해서 할아버지를 발받침으로 하고는 올라갔나보다. 미끄러져 내려오는 동영상이 한 1분간 계속되는데 의지의 나영우지 뭔가.
저녁에 통화를 하면서 어린이집에서 뭐하고 놀았는지 밥은 잘 먹었는지 물어보는데 영우가 김치 먹었어요 한다. 김치를 먹었을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맞받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나중에 어린이집에서 올려준 점심메뉴 사진을 보니 이 날부터 백김치를 주기 시작했다. 그럼 정말 김치를 먹었다는 것일까, 이럴 때마다 영우가 하는 이야기들이 다 진실인 것인지 헷갈린다.
저녁에 통화를 하면서 어린이집에서 뭐하고 놀았는지 밥은 잘 먹었는지 물어보는데 영우가 김치 먹었어요 한다. 김치를 먹었을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맞받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나중에 어린이집에서 올려준 점심메뉴 사진을 보니 이 날부터 백김치를 주기 시작했다. 그럼 정말 김치를 먹었다는 것일까, 이럴 때마다 영우가 하는 이야기들이 다 진실인 것인지 헷갈린다.
2016년 9월 28일 수요일
940일 스쿨비 캐리어
동생이 영우 추석선물로 준비한 스쿨비 캐리어가 도착했다. 영우가 소방차를 워낙 좋아하니 원래는 변신하는 로이를 산 모양인데, 추석 물류대란에 걸려 배송이 늦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영우한테 이모가 이거 샀다고 보여줬더니 다른 상품들을 휙휙 넘겨보다가 로이 말고 스쿨비 캐리어가 좋다고 했단다. 아마 상품 광고 이미지에는 캐리어만 있는게 아니라 폴리 친구들이 캐리어 안을 꽉 채우고 있었을테니 그게 갖고 싶었을테지.
집에 있는 작은 자동차들 만으로도 5개 공간 정도는 채울 수 있다. 스쿨비 캐리어에는 다이캐스트 시리즈가 들어가는데 사촌에게서 받은 스쿨비와 전에 샀던 맥스 덕분에 조금이나마 구색이 갖춰졌다. 지난 주 영우가 견인차 갖고 싶어할 때 동생은 아마 내가 스푸키를 사줄거라 생각하고 엄마아빠가 목요일(추석)에 스푸키 사주실거야라고 한 거 같다. 추석연휴 4일 중 3일을, 문득 생각날 때마다, 엄마 목요일에 스푸키 견인차 사주세요라고 하였는데 대답만 하고 말았다. 그러나! 영우야 이제 스푸키를 포함하여 8개의 폴리 친구가 있단다. 조금만 기다리렴. 영우가 알만한 친구들로 고르느라 엄마 힘들었단다.
집에 있는 작은 자동차들 만으로도 5개 공간 정도는 채울 수 있다. 스쿨비 캐리어에는 다이캐스트 시리즈가 들어가는데 사촌에게서 받은 스쿨비와 전에 샀던 맥스 덕분에 조금이나마 구색이 갖춰졌다. 지난 주 영우가 견인차 갖고 싶어할 때 동생은 아마 내가 스푸키를 사줄거라 생각하고 엄마아빠가 목요일(추석)에 스푸키 사주실거야라고 한 거 같다. 추석연휴 4일 중 3일을, 문득 생각날 때마다, 엄마 목요일에 스푸키 견인차 사주세요라고 하였는데 대답만 하고 말았다. 그러나! 영우야 이제 스푸키를 포함하여 8개의 폴리 친구가 있단다. 조금만 기다리렴. 영우가 알만한 친구들로 고르느라 엄마 힘들었단다.
939일 엄마 아파?
오후에 갑작스레 배가 아파서 병원에 다녀왔는데 앉아 있기 힘들어서 조퇴를 했다. 때마침 영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는데 신랑이랑 먼저 통화를 해서 내가 아픈 사실을 알고 있었다. 엄마 아파? 하고 물어보길래 주사 맞고 수액 맞았다고 하니까 주사를 어떤거 맞았어? 또? 수액도 맞았어? 아파? 어뜨케? 하는데 성인이 아픈 사람한테 물어보는 것마냥 걱정스러운 말투로 이야기한다. 동생이 옆에서 엄마 아프지 마세요. 힘내세요. 하라고 시켰더니 '아프지 말고 힘내세요' 한다. 이 와중에 이모가 한 말을 그대로 따라하지 않고 접속사를 사용하여 변형된 문장을 말한 것에 깜짝 놀란다.
937일 일상
영우가 일어나기 전에 내가 먼저 깨서 거실에 있었는데 영우 방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할머니 어디 계세요.' 한다. 아 영우야 왜이리 귀엽니. 영우한테 갔더니 나를 보고는 또 꺄아 소리지르며 즐거운 상태로 기상.
오전에는 자동차를 갖고 노는데 바퀴가 하나 쑥 빠져버렸다. 바퀴를 끼우는 것이 힘이 들지는 않지만 작은 바퀴 구멍에 바퀴축을 끼워야하니 섬세한 작업이 요구된다. 영우는 힘으로 끼우려고 하니 잘 안될거라 생각했는데 끼우는데 성공했다. 바퀴를 고쳐서 뿌듯한 영우는 자기가 고쳤다며 영우 힘세지 하며 또 한 번 으쓱한다.
오후에는 막내 동생네 부부와 둘째 동생 집에 갔다. 원래는 베이비 카페에 가려고 했는데 일요일에 휴무인 바람에 동생 집에 머물렀는데, 집이 아이에게 최적화되어 있어 베이비 카페 부럽지 않다. 제부가 장난감에 관심이 많은터라 영우가 갖고 놀만한 장난감도 아주 많았다. 특히 토마스기차와 버스, 막내 동생이 사 온 홈런볼 덕분에 영우는 더없이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다. 성민이랑 한 공간에서 노는데 해코지를 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성민이는 영우형아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궁금한지, 책을 읽고 있으면 어깨너머로 같이 읽고 졸졸 따라다닌다. 둘이 같이 찍힌 사진이 있는데 미어캣 같아서 얼마나 재미있는지.
영우는 우리와 함께 보내는 시간동안 낮잠을 거의 자지 않았는데(우리만 오면 영우의 바이오리듬이 엉망이 된다ㅜㅜ) 이 날은 낮잠을 꽤 오래잤다. 아이랑 헤어질 때 작별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 것이 정서에 좋다고 하여 영우가 깰 때까지 기다렸는데 너무 오래 자니까 아빠가 일부러 깨우셨다. 잠이 덜 깨고 컨디션이 안 좋은 영우는 할아버지가 쉬통을 갖고 오자 자기가 갖고 올건데 할아버지가 갖고 왔다고 울기 시작한다. 겨우겨우 달랬는데 내가 엄마 아빠 이제 서울 갈게 했더니 또 안돼하며 운다. 진정됐나 싶을때 쯤에는 밖에 나가고 싶다고 다시 울기 시작하고 비와서 안된다고 하니 또 운다. 결국 우리 가는거 배웅이나 하자고 데리고 나왔는데 잘한건가 모르겠다. 할아버지가 엄마아빠 서울에서 돈 벌어와서 영우 맛있는 것도 사주고 장난감도 사줘야지 하니까 잠깐 울음을 멈추고 생각을 하는듯하더니 아니야 하면서 다시 운다. 그런데 바깥에 배웅 나왔을 때는 영우 자꾸 울면 엄마아빠 오지 말라할거라고 하니 잠시 후 울음을 멈추고 배꼽인사를 하며 안녕히 가세요 한다. 그게 더 짠해서 오는 길에 한참동안 울었네. 휴우, 오랜 시간 함께 보내고 나니 헤어지는 것도 힘들다.
오전에는 자동차를 갖고 노는데 바퀴가 하나 쑥 빠져버렸다. 바퀴를 끼우는 것이 힘이 들지는 않지만 작은 바퀴 구멍에 바퀴축을 끼워야하니 섬세한 작업이 요구된다. 영우는 힘으로 끼우려고 하니 잘 안될거라 생각했는데 끼우는데 성공했다. 바퀴를 고쳐서 뿌듯한 영우는 자기가 고쳤다며 영우 힘세지 하며 또 한 번 으쓱한다.
오후에는 막내 동생네 부부와 둘째 동생 집에 갔다. 원래는 베이비 카페에 가려고 했는데 일요일에 휴무인 바람에 동생 집에 머물렀는데, 집이 아이에게 최적화되어 있어 베이비 카페 부럽지 않다. 제부가 장난감에 관심이 많은터라 영우가 갖고 놀만한 장난감도 아주 많았다. 특히 토마스기차와 버스, 막내 동생이 사 온 홈런볼 덕분에 영우는 더없이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다. 성민이랑 한 공간에서 노는데 해코지를 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성민이는 영우형아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궁금한지, 책을 읽고 있으면 어깨너머로 같이 읽고 졸졸 따라다닌다. 둘이 같이 찍힌 사진이 있는데 미어캣 같아서 얼마나 재미있는지.
영우는 우리와 함께 보내는 시간동안 낮잠을 거의 자지 않았는데(우리만 오면 영우의 바이오리듬이 엉망이 된다ㅜㅜ) 이 날은 낮잠을 꽤 오래잤다. 아이랑 헤어질 때 작별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 것이 정서에 좋다고 하여 영우가 깰 때까지 기다렸는데 너무 오래 자니까 아빠가 일부러 깨우셨다. 잠이 덜 깨고 컨디션이 안 좋은 영우는 할아버지가 쉬통을 갖고 오자 자기가 갖고 올건데 할아버지가 갖고 왔다고 울기 시작한다. 겨우겨우 달랬는데 내가 엄마 아빠 이제 서울 갈게 했더니 또 안돼하며 운다. 진정됐나 싶을때 쯤에는 밖에 나가고 싶다고 다시 울기 시작하고 비와서 안된다고 하니 또 운다. 결국 우리 가는거 배웅이나 하자고 데리고 나왔는데 잘한건가 모르겠다. 할아버지가 엄마아빠 서울에서 돈 벌어와서 영우 맛있는 것도 사주고 장난감도 사줘야지 하니까 잠깐 울음을 멈추고 생각을 하는듯하더니 아니야 하면서 다시 운다. 그런데 바깥에 배웅 나왔을 때는 영우 자꾸 울면 엄마아빠 오지 말라할거라고 하니 잠시 후 울음을 멈추고 배꼽인사를 하며 안녕히 가세요 한다. 그게 더 짠해서 오는 길에 한참동안 울었네. 휴우, 오랜 시간 함께 보내고 나니 헤어지는 것도 힘들다.
2016년 9월 27일 화요일
936일 일상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기로 해서 영우를 데리고 키즈카페로 갔다. 이 친구들은 작년 추석에도 만났었는데, 그 때는 놀이방이 있는 레스토랑에 갔었더랬다. 처음으로 그런 놀이방에 가 본 영우는 정신 없이 놀았지만 큰 아이들이 많아서 혹시나 다칠까봐 내내 따라다녀야만 했다. 이번에 간 키즈카페는 릴리펏 카피인듯, 프리미엄 키즈카페를 표방하여 곳곳에 돌보미들이 놀아주는 곳이다. 이제 영우도 혼자 제법 잘 놀고, 친구의 아이가 함께 놀아주길 기대했고, 돌보미도 있으니 친구들과 대화할 수 있겠지 싶었으나 영우는 계속 엄마를 찾는다. 그리고 프랭크가 있는 다른 놀이방에 가자고 한다. 아마 이 곳은 큰 아이들이 많아서 놀기 불편하다고 느낀 것 같다. 그러나 한 시간이 지나자 적응이 완료되었는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어찌나 잘 노는지, 다음 예약 손님들을 위해 나가야 하는데 마지막까지 남아서 노는 진상남이 되었다. 영우보다 한두 살 정도 많은 아이들에게 딱 적당할 것 같은 키즈카페였지만 영우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가 다 갖춰져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특히, 잡아주는 내 손을 뿌리치고 세면대 앞에 놓인 계단을 스스로 밟고 올라가 손을 씻고난 후 정말 뿌듯해했다.
세 시간을 잘 놀고 돌아오는 길에 영우는 잠이 들었다. 비도 오고 해서 내릴 때 깰까봐 어딘가 들러 영우가 깰 때까지 커피라도 마시고 있을 생각으로 설빙의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안전벨트를 푸는 순간, 풀지 말라고 내 손을 턱 잡더니 영우가 제일 좋아하는 경찰차를 보러 갈거란다. 요즘은 차 타는걸 좋아하고 아빠 차로 어딘가 멀리 가고싶어한다. 그렇게 잠이 깨는 바람에 그냥 설빙에서 인절미토스트와 우유를 먹였다. 키즈카페에도 식사가 있었지만 영우는 피자빵 조금과 맨밥만 먹었는데 토스트는 엄청 잘 먹었다.
집에서는 작은 형님이 사서 보내주신 번챔이라는 장난감(?)을 갖고 놀았다. 영우가 만들어달라는 것들, 주로 자동차와 중장비차들을 우리가 만들어주기도 하고, 영우가 액세서리류는 붙이기도 하고, 오물조물 뭔가를 만들어내기도 했는데, 영우가 만든 첫 작품은 이거다. 클라스틱 괴물. 나름 귀여운데?
그리고 팽이를 갖고 놀았는데 매번 신랑한테 팽이 돌려달라고만 하다가 이번에는 영우가 직접 돌린다. 어라, 그런데 제법 오랫동안 돌아간다. 우리가 보기에도 잘 돌린다 싶을 정도니 영우는 얼마나 뿌듯했을까. 기분 좋을 때 영우 특유의 어깨를 으쓱하며 발걸음을 옮기는 행동이 있는데 저녁 내내 세레모니가 끝나지 않는다. 팽이 돌리고 세레모니하고의 반복. 예전부터 갖고 놀던 장난감 다루는 법이 변하는 것을 볼 때면 정말 많이 컸구나 싶다.
세 시간을 잘 놀고 돌아오는 길에 영우는 잠이 들었다. 비도 오고 해서 내릴 때 깰까봐 어딘가 들러 영우가 깰 때까지 커피라도 마시고 있을 생각으로 설빙의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안전벨트를 푸는 순간, 풀지 말라고 내 손을 턱 잡더니 영우가 제일 좋아하는 경찰차를 보러 갈거란다. 요즘은 차 타는걸 좋아하고 아빠 차로 어딘가 멀리 가고싶어한다. 그렇게 잠이 깨는 바람에 그냥 설빙에서 인절미토스트와 우유를 먹였다. 키즈카페에도 식사가 있었지만 영우는 피자빵 조금과 맨밥만 먹었는데 토스트는 엄청 잘 먹었다.
집에서는 작은 형님이 사서 보내주신 번챔이라는 장난감(?)을 갖고 놀았다. 영우가 만들어달라는 것들, 주로 자동차와 중장비차들을 우리가 만들어주기도 하고, 영우가 액세서리류는 붙이기도 하고, 오물조물 뭔가를 만들어내기도 했는데, 영우가 만든 첫 작품은 이거다. 클라스틱 괴물. 나름 귀여운데?
그리고 팽이를 갖고 놀았는데 매번 신랑한테 팽이 돌려달라고만 하다가 이번에는 영우가 직접 돌린다. 어라, 그런데 제법 오랫동안 돌아간다. 우리가 보기에도 잘 돌린다 싶을 정도니 영우는 얼마나 뿌듯했을까. 기분 좋을 때 영우 특유의 어깨를 으쓱하며 발걸음을 옮기는 행동이 있는데 저녁 내내 세레모니가 끝나지 않는다. 팽이 돌리고 세레모니하고의 반복. 예전부터 갖고 놀던 장난감 다루는 법이 변하는 것을 볼 때면 정말 많이 컸구나 싶다.
935일 일상
엄마아빠가 시골에 가셔서 점심은 나가서 사먹기로 했으나 문 연 곳이 별로 없다. 의외로 집 바로 앞의 칼국수 집이 문을 열어서 가기로 했는데 비가 와서 신랑이 영우를 안아서 갔더니 발버둥을 치며 운다. 영우가 우산 쓰고 걸어가고 싶었는데 아빠가 안아서 데려갔다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한참을 우는데 이 땡깡을 어쩌나.
영우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어해서 신발 벗고 들어가는 작은 식당은 다른 손님들한테 좀 미안하긴 하다. 거기다 한참 울고나니 배가 고픈지(사실은 밥 때를 많이 놓쳐서) 밥은 언제 주냐고 재촉을 한다. 사장님한테 식사준비 됐냐고 물어보라고 하니 정말로 큰 소리로 '사장님 식사준비 됐어요?' 한다. 다른 손님들은 빵 터지는데 사장님 할아버지는 쏘쿨하여 대꾸는 커녕 힐끗 쳐다보고 할 일 하신다. 그렇게 밥 찾더니 막상 밥이 나오니 몇 숟갈 받아먹고는 견인차랑 노느라 바쁘다. 식당에 어린이집 친구인 미주네 가족이 왔는데 벌써 그 식당에서만 두 번 만났다. 칼국수와 만두를 잘 먹는 미주가 또 부러워지는 시점.
오후에는 동생네와 큰 집에 갔다. 장난감이 있으니 어디를 가도 잘 논다. 전 날도 큰집에서 도윤이와 서로의 장난감을 가지고 잘 논 모양인데(사실은 도윤이 형아를 울렸다고 하지 ㅜㅜ) 이 날도 견인차와 함께 노래를 몇 곡이나 해가며 잘 논다. 조카 성민이는 태어나서 처음 큰집에 간거였는데 낯도 안가리고 최고로 순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둘 다 씩씩하게 잘 크기를.
영우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어해서 신발 벗고 들어가는 작은 식당은 다른 손님들한테 좀 미안하긴 하다. 거기다 한참 울고나니 배가 고픈지(사실은 밥 때를 많이 놓쳐서) 밥은 언제 주냐고 재촉을 한다. 사장님한테 식사준비 됐냐고 물어보라고 하니 정말로 큰 소리로 '사장님 식사준비 됐어요?' 한다. 다른 손님들은 빵 터지는데 사장님 할아버지는 쏘쿨하여 대꾸는 커녕 힐끗 쳐다보고 할 일 하신다. 그렇게 밥 찾더니 막상 밥이 나오니 몇 숟갈 받아먹고는 견인차랑 노느라 바쁘다. 식당에 어린이집 친구인 미주네 가족이 왔는데 벌써 그 식당에서만 두 번 만났다. 칼국수와 만두를 잘 먹는 미주가 또 부러워지는 시점.
오후에는 동생네와 큰 집에 갔다. 장난감이 있으니 어디를 가도 잘 논다. 전 날도 큰집에서 도윤이와 서로의 장난감을 가지고 잘 논 모양인데(사실은 도윤이 형아를 울렸다고 하지 ㅜㅜ) 이 날도 견인차와 함께 노래를 몇 곡이나 해가며 잘 논다. 조카 성민이는 태어나서 처음 큰집에 간거였는데 낯도 안가리고 최고로 순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둘 다 씩씩하게 잘 크기를.
2016년 9월 25일 일요일
934일 추석
차례를 일찍 지내게 되어서 9시가 좀 넘어서 대구로 출발하였다. 서울을 나오면서 좀 막히기는 헀지만 그럭저럭 선방하여 도착한 것 같다. 엄마아빠영우는 아직 큰집에서 돌아오지 않아서 짐만 올려다놓고 점심을 해결하러 설빙에 갔다. 추석 당일에도 영업을 하는 설빙이라니 자영업자에 감정이입되어 안타까운 것은 나 뿐인가.
집으로 돌아가자 막 도착한 영우가 우리를 보고는 소리를 지른다. 미리 우리가 온 흔적을 확인해 둔 것인지 나를 보자마자 손잡고 방으로 들어가서는 견인차를 가리킨다. 빨간색 소방 견인차에 견인할 수 있는 작은 자동차도 있고, 전에 샀던 앰뷸런스 경찰차 시리즈처럼 소리도 나니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견인차 사랑은 지금까지 이어져서 항상 갖고 노는데 한편으로는 스푸키도 사주기를 원하고 있다.
동생네가 잠깐 들렀는데 내 핸드폰을 갖고 놀던 영우는 갑자기 시리를 부른다. '시야 사진 좀 찍어줄래' 그랬더니 진짜로 시리가 카메라를 열어준다. 감성작가 나영우는 흑백필터를 사용하여 제부 사진을 찍어주고, 셀카도 찍고, 정방형으로 바꾸어 할머니와 이모부부 사진도 찍어준다.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시리를 재소환하는데 실패했지만 저런 발음으로 시리를 불러내서 사진까지 찍었다니 정말 웃기다. 태어날 때부터 시리와 함께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이라니.
저녁에는 달을 보러 나갔으나 그간의 일기예보와는 달리 달을 볼 수 없었다. 옅은 구름이 하늘에 가득하여 구름 뒤로 달이 있구나 하는 것 정도만 느낄 수 있었다. 흐릿하게 보이지만 달이 크기는 해서, 영우에게 저기 달이 있다고 이야기해줄 수는 있었다. 혹시나 해서 학교 운동장까지 나가봤지만 결국 달 보는 건 실패. 그래도 오랜만의 밤마실에 기분 좋은 영우.
집으로 돌아가자 막 도착한 영우가 우리를 보고는 소리를 지른다. 미리 우리가 온 흔적을 확인해 둔 것인지 나를 보자마자 손잡고 방으로 들어가서는 견인차를 가리킨다. 빨간색 소방 견인차에 견인할 수 있는 작은 자동차도 있고, 전에 샀던 앰뷸런스 경찰차 시리즈처럼 소리도 나니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견인차 사랑은 지금까지 이어져서 항상 갖고 노는데 한편으로는 스푸키도 사주기를 원하고 있다.
동생네가 잠깐 들렀는데 내 핸드폰을 갖고 놀던 영우는 갑자기 시리를 부른다. '시야 사진 좀 찍어줄래' 그랬더니 진짜로 시리가 카메라를 열어준다. 감성작가 나영우는 흑백필터를 사용하여 제부 사진을 찍어주고, 셀카도 찍고, 정방형으로 바꾸어 할머니와 이모부부 사진도 찍어준다.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시리를 재소환하는데 실패했지만 저런 발음으로 시리를 불러내서 사진까지 찍었다니 정말 웃기다. 태어날 때부터 시리와 함께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이라니.
저녁에는 달을 보러 나갔으나 그간의 일기예보와는 달리 달을 볼 수 없었다. 옅은 구름이 하늘에 가득하여 구름 뒤로 달이 있구나 하는 것 정도만 느낄 수 있었다. 흐릿하게 보이지만 달이 크기는 해서, 영우에게 저기 달이 있다고 이야기해줄 수는 있었다. 혹시나 해서 학교 운동장까지 나가봤지만 결국 달 보는 건 실패. 그래도 오랜만의 밤마실에 기분 좋은 영우.
933일 가족들과의 통화
명절 연휴의 시작. 시댁 식구들이 모두 모여 영우와 통화를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고모부, 성빈이 형까지 다 불러보며 영우는 즐겁다. 사람들이 많고 고모들의 리액션이 좋으니 영우는 신이나서 장기자랑을 시작한다. 노래도 세 곡이나 부르고, 만들어놓은 장난감도 보여주고, 종알종알 말도 많이 한다.
무엇을 보면서였더라. 신랑이 빨간색을 가리키며 레드라고 했더니 영우가 '아빠 레드 아니야, 렛'한다. 3살 아들에게 영어 발음 지적당하는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색깔을 영어로 말하는 영우를 보고 신기한 고모들이 영우야 그럼 흰색을 뭐라고 해? 화이트 맞아? 했더니 고객를 끄덕이며 '화이트 카더라' 하는데 영어와 사투리의 조화에 다들 빵 터진다.
한참 통화를 하던 중에 끊으려고 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는지 '인사 안해도 돼' 한다. 그래서 사람이 많으니 인사 안하고 그냥 끊자는건줄 알고 알았다고 끊자고 했더니 끊기 싫다고 인사 하기 싫다고 울기 시작한다. 더 통화하고 싶으니 작별 인사 안해도 되냐고 묻는거였나보다. 울어서 모두를 짠하게 한 영우는 곧 재롱을 떨면서 한참을 놀다가 고개를 까딱하며 '영우 잘했지' 하는 애교로 마무리한다. 요즘은 영우 잘하지, 힘세지, 잘먹지, 하며 확인 받는 것이 어찌나 귀여운지.
무엇을 보면서였더라. 신랑이 빨간색을 가리키며 레드라고 했더니 영우가 '아빠 레드 아니야, 렛'한다. 3살 아들에게 영어 발음 지적당하는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색깔을 영어로 말하는 영우를 보고 신기한 고모들이 영우야 그럼 흰색을 뭐라고 해? 화이트 맞아? 했더니 고객를 끄덕이며 '화이트 카더라' 하는데 영어와 사투리의 조화에 다들 빵 터진다.
한참 통화를 하던 중에 끊으려고 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는지 '인사 안해도 돼' 한다. 그래서 사람이 많으니 인사 안하고 그냥 끊자는건줄 알고 알았다고 끊자고 했더니 끊기 싫다고 인사 하기 싫다고 울기 시작한다. 더 통화하고 싶으니 작별 인사 안해도 되냐고 묻는거였나보다. 울어서 모두를 짠하게 한 영우는 곧 재롱을 떨면서 한참을 놀다가 고개를 까딱하며 '영우 잘했지' 하는 애교로 마무리한다. 요즘은 영우 잘하지, 힘세지, 잘먹지, 하며 확인 받는 것이 어찌나 귀여운지.
2016년 9월 12일 월요일
931일 지진
경주에서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하여 전국적으로 건물이 흔들리는 등, 지진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일이 발생하였다. 대구는 진원지와 가까우니 진동이 꽤 컸을테고 많은 사람들이 놀랐을거다.
야근하던 제부는 사무실 밖으로 뛰어나갔다고 하고, 집에서 조카와 함께 있던 동생은 건물 무너지는거 아닌가 깜짝 놀라서 엄마에게 전화했다고 하고, 엄마 집에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던 막내 동생은 그나마 땅을 밟고 있던 중이라 진동을 크게 느끼지는 않았다고 한다. 영우는 집이 흔들리고, 충전중이던 아이패드 화면이 갑자기 켜지고 하니 깜짝 놀라서 할아버지 다리를 잡고 울었다고 한다.
몇 분 후의 여진은 강도가 더 세서 결국 식구들도 집 밖으로 나간 모양이다. 나도 사무실에서 살짝 흔들리는걸 느끼기는 했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지나고 생각하니 재난에 참 무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진같은 재난은 정말 엄청난 일인데. 국민안전처의 대응 등으로 말이 많은데, 다시 한 번 안전하지 않은 대한민국을 느낀다. 첫번째 지진에 무서워서 울었던 영우는 곧 안정을 찾고 소리를 꺅꺅 지르며 잘 놀고 있었더랬다. 안심.
2016년 9월 11일 일요일
8월의 문화생활
봄에 보았던 국립발레단의 갈라에서 스파르타쿠스의 역동적인 무대가 너무 멋져서 보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엄청 인기가 많은 공연이었나보다. 국립발레단의 정기 레퍼토리라고 생각했는데 4년만에 하는 공연인데다 국립극장에서 하는 바람에 티켓 가격도 싼 영향이었을까. 전석 매진이었다. 신랑도 보고싶어했던 공연이었는데 숙정이가 발레 카페에서 양도표를 구해줘서서 신랑은 배신하고 숙정이랑 보러갔다.
그런데 생각만큼 멋지지는 않았다. 극의 특성상 발레리노들의 역할이 많고 홍보도 짐승남을 강조하길래 멋진 군무를 기대했는데, 발레리나들의 아름다운 군무를 대신할만큼 멋진지 모르겠다. 게다가 김기완을 보면서 발레리노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졌는지 웬만해서는 감동이 없다. 나중에 김기완이 올린 자기 공연 동영상을 보니, 저 장면이 이렇게 멋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났다. 담에 신랑이랑 보러 갈때는 김기완 공연으로 골라봐야지. 발레 예매의 단점은 캐스팅을 보고 예매하려면 이미 좋은 좌석은 다 예매가 끝나버리는 것.
4월의 너의 거짓말.
오랜만에 본 애니메이션. 클래식을 주제로 하는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신랑이 먼저 보고 강추해서 보게되었는데 나는 그냥 쏘쏘, 역시 노다메 칸타빌레만한게 없다.
피아노 치는 중학생 남자아이와 바이얼린 켜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인데, 신랑은 그 아이들의 감정선에 몰입하여 눈물도 흘리면서 봤나보다. 쇼팽의 선율과 절묘한 영상 구성에 가슴 절절했나보다.
그런데 나는 중학생 남자아이의 죽은 엄마 마음에 이입이 되는 바람에 핀트가 어긋난채로 보게 되어서 별 감동이 없었다. 감동을 공유하고 싶었던 신랑은 실망, 더 이상 소녀소녀한 감성을 느낄 수 없게 된 것을 깨달은 나는 절망.
930일 일상
영우는 크려고 하는지 요즘 엄청 많이 먹는다고 한다. 낮잠 자기 전에 사과를 먹겠다고 하길래 자고 일어나면 맛있는거 줄게 했더니 맛있는거 뭐 줄건데? 라고 되물어서 할머니를 빵 터지게 했단다. 사과도 먹고, 복숭아도 먹고, 포도도 먹고, 밤도 먹었단다. 영우 키의 3cm는 할머니의 지분일듯. 나랑 같이 살면 과일이고 간식이고간에 쫄쫄 굶는거 아니려나.
오후에는 할아버지랑 학교에 놀러가서 모래놀이를 했다. 부러진 나뭇가지들을 주워와서 모래위에 꽂기도 하고 모래를 조물조물하다가 퍼나르기도 한다. 잘 놀다가 모래를 한움큼 쥐어서 날리는 바람에 모래를 뒤집어썼다. 게다가 모래 묻은 손으로 머리에 묻은 모래를 툭툭 털기까지. 뭐, 그렇게 모래 덮어쓰며 노는건 괜찮다. 그러나 얼마 전 아파트 화단에서 흙장난 하다가 독극물에 오염되어 있어 쓰러진 아이들 기사가 생각나며 모래에 나쁜 물질 들어 있는건 아니겠지 하는 걱정, 검사결과 이 학교는 괜찮다고 하기는 하는데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에 나쁜 물질 들어 있는건 아니겠지 하는 걱정 때문에 스트레스다. 영우 엉덩이 닦아주는 물티슈에 세균도 기준치의 4000배가 넘는다는데 도대체 이 나라는 왜 이 모양인가.
요즘은 제법 통화를 오래 할 수 있다. 이 날은 호키포키, 아이스크림, 곰 세마리 노래를 불러주고 새로운 노래도 하나 더 불러주었다. 방방이를 뛰는데 오른쪽 다리를 들썩거리기도 하고, 한쪽 팔로 다른 쪽 팔을 툭툭 치는 퍼포먼스를 한다. 놀이방에서 방방이 뛸 때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나올 때가 있는데 그 기억에 따라하는걸까? 생각할수록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오후에는 할아버지랑 학교에 놀러가서 모래놀이를 했다. 부러진 나뭇가지들을 주워와서 모래위에 꽂기도 하고 모래를 조물조물하다가 퍼나르기도 한다. 잘 놀다가 모래를 한움큼 쥐어서 날리는 바람에 모래를 뒤집어썼다. 게다가 모래 묻은 손으로 머리에 묻은 모래를 툭툭 털기까지. 뭐, 그렇게 모래 덮어쓰며 노는건 괜찮다. 그러나 얼마 전 아파트 화단에서 흙장난 하다가 독극물에 오염되어 있어 쓰러진 아이들 기사가 생각나며 모래에 나쁜 물질 들어 있는건 아니겠지 하는 걱정, 검사결과 이 학교는 괜찮다고 하기는 하는데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에 나쁜 물질 들어 있는건 아니겠지 하는 걱정 때문에 스트레스다. 영우 엉덩이 닦아주는 물티슈에 세균도 기준치의 4000배가 넘는다는데 도대체 이 나라는 왜 이 모양인가.
요즘은 제법 통화를 오래 할 수 있다. 이 날은 호키포키, 아이스크림, 곰 세마리 노래를 불러주고 새로운 노래도 하나 더 불러주었다. 방방이를 뛰는데 오른쪽 다리를 들썩거리기도 하고, 한쪽 팔로 다른 쪽 팔을 툭툭 치는 퍼포먼스를 한다. 놀이방에서 방방이 뛸 때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나올 때가 있는데 그 기억에 따라하는걸까? 생각할수록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2016년 9월 9일 금요일
927일 갖고 놀고 싶어
화상 통화를 하는데 토마스를 보여달라고 하길래 토마스보다 좋은 거 보여주겠다며 전 날 산 견인차를 꺼내서 보여주었다. 견인차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영우 옆자리를 톡톡 치며 여기 갖다달라고 한다. 지금은 갖다줄 수 없고 다음 주에 갖고 가겠다고 했더니 갖고 놀고 싶어하면서 입술을 씰룩씰룩하다가 급기야 울기 시작한다. 씰룩씰룩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는데 우는 모습만 찍혔다. 좋아할 줄 알았는데 울려버렸네. ㅜㅜ
926일 Mommy finger
아침에 아빠가 동영상을 올려주셨는데 영우가 뭔가 노래를 하고 있다. 영우가 처음 불러보는 노래였는데 듣고 있자니 무슨 노랜지 알겠는거다.
Mommy finger, mommy finger, where are you? Here I am, Here I am. How do you do?
영어 시간에 배운 모양인데 대충 발음도 비슷하고 음정은 꽤나 정확해서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이고 신기해라.
저녁에는 마트에 가서 견인차를 샀다. 영우와 화상통화를 하면서 스푸키와 소방 견인차 중에서 고르라고 했는데 당연히 소방 견인차이지. 근데 의외로 흥분하지 않고 쿨하게 이거할래 한다. 우리 배경으로 보이는 장난감들 때문에 시선을 뺏긴건가. 여튼, 요즘 소소하게 장난감을 많이 사주고 있는데 내가 세트로 다 모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 당혹스럽다.
Mommy finger, mommy finger, where are you? Here I am, Here I am. How do you do?
영어 시간에 배운 모양인데 대충 발음도 비슷하고 음정은 꽤나 정확해서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이고 신기해라.
저녁에는 마트에 가서 견인차를 샀다. 영우와 화상통화를 하면서 스푸키와 소방 견인차 중에서 고르라고 했는데 당연히 소방 견인차이지. 근데 의외로 흥분하지 않고 쿨하게 이거할래 한다. 우리 배경으로 보이는 장난감들 때문에 시선을 뺏긴건가. 여튼, 요즘 소소하게 장난감을 많이 사주고 있는데 내가 세트로 다 모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 당혹스럽다.
925일 일상
어린이집에서 송편만들기를 했다. 송편피에 완두콩을 직접 넣어 만들었나본데 꽤나 집중해서 만들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그런데 그걸 쪄서 집에다가도 보내주셨나보다. 명절 이벤트도 많은 어린이집과 유치원들이 이런 행사를 할 것 같은데 선생님이 얼마나 일이 많을지에 더 감정이입되는 것은 직업병인다.
통화를 하면서 '아야어여오요우유으이' 노래를 한다. 그게 뭐냐고 했더니 한글이란다. 지난 주에 영우가 이상한 발음으로 말을 하길래 장난 치는줄 알고 같이 따라해줬는데 알고 보니 받침을 빼고 발음하는거였나보다. 하아버지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동생이 받침 떼고 발음하는 중이란 것을 캐치했나보다. 이야, 자음도 알고 모음도 아는건가 신기했는데 받침도 알다니, 받침 떼고 발음하는게 놀이라니, 신기하다.
통화를 하면서 '아야어여오요우유으이' 노래를 한다. 그게 뭐냐고 했더니 한글이란다. 지난 주에 영우가 이상한 발음으로 말을 하길래 장난 치는줄 알고 같이 따라해줬는데 알고 보니 받침을 빼고 발음하는거였나보다. 하아버지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동생이 받침 떼고 발음하는 중이란 것을 캐치했나보다. 이야, 자음도 알고 모음도 아는건가 신기했는데 받침도 알다니, 받침 떼고 발음하는게 놀이라니, 신기하다.
2016년 9월 5일 월요일
923일 일상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오전에 비가 오지 않길래 동물원에 갔다. 그런데 날씨가 갑자기 다시 더워졌다. 유모차를 갖고 다니기 적절한 환경이 아니라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영우를 안고, 유모차를 들고 이동했다. 힘든것까진 괜찮은데 날이 더워서 동물들이 다 실내로 들어가거나 낮잠을 자고 있었다는 슬픈 사실.
그래도 덥다고 목욕하는 곰을 보기도 했고, 압도적인 사이즈의 코끼리를 보기도 했으니 위안을 삼자. 지난번에 왔을 때에도 동물들이 낮잠을 자고 있어서 영우가 따자야 일어나~라고 외쳤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자, 자고 있는 물개에게 사자야 일어나를 외치기 시작한다. 자기가 사자인줄 안 물개 한 마리가 잠에서 깨어나 이야기거리를 만들어주었다. 그나저나 영우는 목소리가 매우 커서 살짝 염려가 되려고 한다.
동물원에 가면 가장 좋은 것은 넓은 잔디밭이 있는 것. 영우는 잔디를 밟으며 부들부들하다고 했나보다. 어쩜 그런 표현을 쓰는지 신랑이 참으로 신기해 했는데 알고 보니 어린이집에서 추석맞이로 절구도 찧고 쌀가루도 만져보면서 부들부들하다는 표현을 들었나보다.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이해하고 기억하고 있어서 깜짝 놀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또 놀이방을 가고 싶다고, 노래놀이를 하고 싶다고 해서 집 근처 놀이방에 갔다. 편백나무가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전 날 갔던 놀이방이랑 비교되서 애정이 식어버렸다. 밥 먹는 시간이랑 자는 시간이 애매해서 딱 한 시간만 놀고 오는거라고 신신당부 했는데 다행히 한 시간만에 별 탈 없이 나올 수 있었다.
문제는 집 앞에서 차에서 내리려고 하니 안 내리려고 해서, 차 더 타고 싶다고 해서 차 타고 달리다보면 잠이 들겠지 싶어 드라이브겸 강변을 달렸는데, 예상대로 잠이 든 것까지는 좋았는데 집에 들어가면서 신발을 벗기는 순간 깨버렸다. 그리고 다시 나가겠다고 대성통곡. 결국 또 놀이터로 향했다. 영우가 가장 좋아하는 그네를 타는데 스윙하는 사이 한 아이가 지나가는 바람에 부딪혔다. 별로 아프지는 않았을테지만 놀란 영우는 또 대성통곡을 하고 겨우 진정한 후에 또 그네를 타겠다고 하길래 밀어주는데 그네가 높이 올라가기 시작하니까 무섭다고 우는 것이 아닌가. 높이높이 많이많이 말고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무섭다니. 그래서 속도를 줄이고 내릴 준비를 시키는 중에 영우가 눈물을 닦는다고 한 손을 놓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위험할 속도나 높이는 아니었지만 뻔히 내 눈 앞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자니 참 괴롭다. 영우는 또 형아가 나타나서 부딪힐까봐 무서웠단다. 트라우마 생기는 건 아닐테지. 그리고 학교 놀이터에 가고 싶어해서 시소를 탔는데, 보통의 어린이 놀이터는 스프링으로 되어 있어서 영우 혼자 앉아 있어도 흔들어줄 수 있다. 대신 재미는 없겠지. 학교의 놀이터는 전통적인 시소라, 신랑이 한쪽에 앉고 다른 한쪽에 영우와 내가 앉았는데 꽤나 재미있어한다. 우리도 오랜만에 재미있었네.
저녁 때는 신랑이 영우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꺄르르 넘어간다. 신랑이 목소리에 변화를 주어, 저음으로 고음으로 영우 이름을 불러주니 그게 그렇게 재미있는지 숨넘어가게 웃는다. 입 안에 밥이 있는데 웃어서 켁하는 바람에 밥 다 먹어야 해준다고 했더니 밥을 삼키고 나서 신랑을 바라보는데 그 기대에 찬 눈빛이란. 별 것도 아닌데 변주를 좀 주었더니 새로웠는지 즐겁게 웃으면서 밥을 다 먹었다.
이제 엄마아빠 서울 갈 시간이라고 하니 영우가 '아니야, 엄마 가지마' 한다. 가지 말라는 말은 한 적이 없었는데 아 짠해라. 우리가 나서기 직전까지 동영상을 보고 있다가 핸드폰을 받아왔더니 또 한바탕 울고는 뚱해있다. 우리가 가기 때문에 뚱해 있는건 아니지만 그 모습을 보고 나오려니 또 짠하다. 이 날 낮잠을 거의 안 자서 저녁에 엄마 힘드실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잤나보다. 또 한참 기다려야 만나겠구나.
그래도 덥다고 목욕하는 곰을 보기도 했고, 압도적인 사이즈의 코끼리를 보기도 했으니 위안을 삼자. 지난번에 왔을 때에도 동물들이 낮잠을 자고 있어서 영우가 따자야 일어나~라고 외쳤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자, 자고 있는 물개에게 사자야 일어나를 외치기 시작한다. 자기가 사자인줄 안 물개 한 마리가 잠에서 깨어나 이야기거리를 만들어주었다. 그나저나 영우는 목소리가 매우 커서 살짝 염려가 되려고 한다.
동물원에 가면 가장 좋은 것은 넓은 잔디밭이 있는 것. 영우는 잔디를 밟으며 부들부들하다고 했나보다. 어쩜 그런 표현을 쓰는지 신랑이 참으로 신기해 했는데 알고 보니 어린이집에서 추석맞이로 절구도 찧고 쌀가루도 만져보면서 부들부들하다는 표현을 들었나보다.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이해하고 기억하고 있어서 깜짝 놀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또 놀이방을 가고 싶다고, 노래놀이를 하고 싶다고 해서 집 근처 놀이방에 갔다. 편백나무가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전 날 갔던 놀이방이랑 비교되서 애정이 식어버렸다. 밥 먹는 시간이랑 자는 시간이 애매해서 딱 한 시간만 놀고 오는거라고 신신당부 했는데 다행히 한 시간만에 별 탈 없이 나올 수 있었다.
문제는 집 앞에서 차에서 내리려고 하니 안 내리려고 해서, 차 더 타고 싶다고 해서 차 타고 달리다보면 잠이 들겠지 싶어 드라이브겸 강변을 달렸는데, 예상대로 잠이 든 것까지는 좋았는데 집에 들어가면서 신발을 벗기는 순간 깨버렸다. 그리고 다시 나가겠다고 대성통곡. 결국 또 놀이터로 향했다. 영우가 가장 좋아하는 그네를 타는데 스윙하는 사이 한 아이가 지나가는 바람에 부딪혔다. 별로 아프지는 않았을테지만 놀란 영우는 또 대성통곡을 하고 겨우 진정한 후에 또 그네를 타겠다고 하길래 밀어주는데 그네가 높이 올라가기 시작하니까 무섭다고 우는 것이 아닌가. 높이높이 많이많이 말고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무섭다니. 그래서 속도를 줄이고 내릴 준비를 시키는 중에 영우가 눈물을 닦는다고 한 손을 놓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위험할 속도나 높이는 아니었지만 뻔히 내 눈 앞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자니 참 괴롭다. 영우는 또 형아가 나타나서 부딪힐까봐 무서웠단다. 트라우마 생기는 건 아닐테지. 그리고 학교 놀이터에 가고 싶어해서 시소를 탔는데, 보통의 어린이 놀이터는 스프링으로 되어 있어서 영우 혼자 앉아 있어도 흔들어줄 수 있다. 대신 재미는 없겠지. 학교의 놀이터는 전통적인 시소라, 신랑이 한쪽에 앉고 다른 한쪽에 영우와 내가 앉았는데 꽤나 재미있어한다. 우리도 오랜만에 재미있었네.
저녁 때는 신랑이 영우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꺄르르 넘어간다. 신랑이 목소리에 변화를 주어, 저음으로 고음으로 영우 이름을 불러주니 그게 그렇게 재미있는지 숨넘어가게 웃는다. 입 안에 밥이 있는데 웃어서 켁하는 바람에 밥 다 먹어야 해준다고 했더니 밥을 삼키고 나서 신랑을 바라보는데 그 기대에 찬 눈빛이란. 별 것도 아닌데 변주를 좀 주었더니 새로웠는지 즐겁게 웃으면서 밥을 다 먹었다.
이제 엄마아빠 서울 갈 시간이라고 하니 영우가 '아니야, 엄마 가지마' 한다. 가지 말라는 말은 한 적이 없었는데 아 짠해라. 우리가 나서기 직전까지 동영상을 보고 있다가 핸드폰을 받아왔더니 또 한바탕 울고는 뚱해있다. 우리가 가기 때문에 뚱해 있는건 아니지만 그 모습을 보고 나오려니 또 짠하다. 이 날 낮잠을 거의 안 자서 저녁에 엄마 힘드실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잤나보다. 또 한참 기다려야 만나겠구나.
922일 일상
비가 조금씩 와서 실내 놀이터에 갔다가 마트에 들러 견인차를 사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놀이터에 도착하자마자 영우는 털썩 주저앉아 신발을 벗고 다다다다 달려간다. 제일 먼저 한 것은 자동차차타기. 차 타는게 제일 좋은가보다.
놀이방에서는 계속 동요를 틀어주었는데 아는 노래가 나오면 열심히 따라 부른다. 곰세마리를 부르는데 이제는 제법 박자를 맞춰서 부르는게 아닌가. 시작과 끝을 맞추어 부를 수 있다니. 통통통통 음악이 나오는데 뭔가 집중하는 표정을 짓고 있길래 왜 따라부르지 않나 싶었는데, 곧이어 노래를 다 따라부르고 나서는 무슨 노랜지 몰라서 듣고 있었단다. 집에서 듣는 노래랑 반주가 다르니 헷갈렸나보다.
이 놀이방은 지난 번에 성민이와 함께 왔던 36개월 미만의 영유아 전용 놀이방인데, 관리가 잘 되어 마음에 든다. 통밀로 하는 모래놀이가 특히나 마음에 든다. 영우가 주로 노는 곳도 모래놀이 공간과 붕붕카가 있는 공간. 점심이 애매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음식을 시켜먹을 수도 있다. 음식 시켜먹으면서 하루종일 시간 제한 없이 놀 수 있는 신천지였다. 카레와 김밥을 시켰는데 영우도 잘 먹어서 더욱 좋은 기억만 갖게 한다.
요즘 영우를 데리고 오게되면 내 생활이 어떻게 변할지, 영우를 어떻게 키울지, 퇴근할 때까지 어린이집에 두는 것이 과연 영우에게 좋은 일일지 여러가지 생각이 많다. 그래서 영우한테 지금은 어린이집에서 4시에 오는데 7시까지 더 놀다가 오면 어때? 했더니 '아니야, 어린이집에서 4시에 와서, 일찍 와서 놀고 싶어'한다. 어린이집에는 놀거리가 많이 없나 싶어서 영우야, 엄마가 궁금한게 있어 했더니 '어떤거' 한다. 이게 문장으로 써놓으니까 참 재미없는데 영우의 표정과 억양이 어른이랑 대화하는 거 같은 느낌이라, 어린 소녀가 뭣이 중헌디라고 반문하는 것을 볼 때의 느낌이랄까, 완전 빵터졌다. 눈물까지 흘리며 웃었더니 영우가 왜 눈물을 흘리는지 궁금해한다.
목욕을 시킬 때 얼굴을 먼저 씻기고, 머리를 감기고, 몸을 씻기는 순서인데 얼굴을 씻기는건 자주 잊어버린다. 그래서 비누칠한 물 버리고 헹굴 때 다시 얼굴을 씻기곤 하는데 이 날은 왜였을까 그냥 비눗물로 얼굴을 씻겼다. 그러니 갑자기 울기 시작한다. 더러운 물로 얼굴 씻겼다고 얼마나 크게 우는지. 목욕 끝나고 갖고 놀던 바가지를 정해진 장소에 놓는 루틴이 있는데 그걸 아빠가 했다고 또 얼마나 크게 우는지. 취향 파악을 잘 해야겠네 그려.
놀이방에서는 계속 동요를 틀어주었는데 아는 노래가 나오면 열심히 따라 부른다. 곰세마리를 부르는데 이제는 제법 박자를 맞춰서 부르는게 아닌가. 시작과 끝을 맞추어 부를 수 있다니. 통통통통 음악이 나오는데 뭔가 집중하는 표정을 짓고 있길래 왜 따라부르지 않나 싶었는데, 곧이어 노래를 다 따라부르고 나서는 무슨 노랜지 몰라서 듣고 있었단다. 집에서 듣는 노래랑 반주가 다르니 헷갈렸나보다.
이 놀이방은 지난 번에 성민이와 함께 왔던 36개월 미만의 영유아 전용 놀이방인데, 관리가 잘 되어 마음에 든다. 통밀로 하는 모래놀이가 특히나 마음에 든다. 영우가 주로 노는 곳도 모래놀이 공간과 붕붕카가 있는 공간. 점심이 애매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음식을 시켜먹을 수도 있다. 음식 시켜먹으면서 하루종일 시간 제한 없이 놀 수 있는 신천지였다. 카레와 김밥을 시켰는데 영우도 잘 먹어서 더욱 좋은 기억만 갖게 한다.
요즘 영우를 데리고 오게되면 내 생활이 어떻게 변할지, 영우를 어떻게 키울지, 퇴근할 때까지 어린이집에 두는 것이 과연 영우에게 좋은 일일지 여러가지 생각이 많다. 그래서 영우한테 지금은 어린이집에서 4시에 오는데 7시까지 더 놀다가 오면 어때? 했더니 '아니야, 어린이집에서 4시에 와서, 일찍 와서 놀고 싶어'한다. 어린이집에는 놀거리가 많이 없나 싶어서 영우야, 엄마가 궁금한게 있어 했더니 '어떤거' 한다. 이게 문장으로 써놓으니까 참 재미없는데 영우의 표정과 억양이 어른이랑 대화하는 거 같은 느낌이라, 어린 소녀가 뭣이 중헌디라고 반문하는 것을 볼 때의 느낌이랄까, 완전 빵터졌다. 눈물까지 흘리며 웃었더니 영우가 왜 눈물을 흘리는지 궁금해한다.
목욕을 시킬 때 얼굴을 먼저 씻기고, 머리를 감기고, 몸을 씻기는 순서인데 얼굴을 씻기는건 자주 잊어버린다. 그래서 비누칠한 물 버리고 헹굴 때 다시 얼굴을 씻기곤 하는데 이 날은 왜였을까 그냥 비눗물로 얼굴을 씻겼다. 그러니 갑자기 울기 시작한다. 더러운 물로 얼굴 씻겼다고 얼마나 크게 우는지. 목욕 끝나고 갖고 놀던 바가지를 정해진 장소에 놓는 루틴이 있는데 그걸 아빠가 했다고 또 얼마나 크게 우는지. 취향 파악을 잘 해야겠네 그려.
2016년 9월 4일 일요일
921일 로드롤러와 견인차
영우가 어린이집에 있는 사이에 로드롤러가 도착하였다. 집에 도착한 영우는 로드롤러를 보고 너무 좋아서 푹 빠져들었나보다. 그래서 한달 여만에 오줌을 쌌다고 한다! 저녁에 통화하면서 엄마가 이 이야기를 시작하자 영우가 할머니 얘기하지마 한다. 할머니 입을 막으려고 한다. 녀석, 부끄러운 줄은 아는가보구나.
그렇게 좋아해놓고는 영우 로드롤러 많이 좋아? 했더니 조금 좋아 하더란다. 오줌 쌀 정도로 갖고 놀았으면서 왜 조금 좋아 했더니 견인차가 있어야 많이 좋아 하더란다. 이제 로보카 폴리 시리즈를 다 내놓으라고 할 기세로군.
이 날은 통화를 하는데 갑자기 아버지란 말을 한다. 아버지 어디있어요? 해서 아빠가 아버지지, 했더니 아빠가 아버지고 오빠야? 한다. 아주 예전에 내가 신랑한테 오빠라고 하는 것을 듣고 아빠가 오빠야? 하더니 그 기억이 남아있나보다.
그렇게 좋아해놓고는 영우 로드롤러 많이 좋아? 했더니 조금 좋아 하더란다. 오줌 쌀 정도로 갖고 놀았으면서 왜 조금 좋아 했더니 견인차가 있어야 많이 좋아 하더란다. 이제 로보카 폴리 시리즈를 다 내놓으라고 할 기세로군.
이 날은 통화를 하는데 갑자기 아버지란 말을 한다. 아버지 어디있어요? 해서 아빠가 아버지지, 했더니 아빠가 아버지고 오빠야? 한다. 아주 예전에 내가 신랑한테 오빠라고 하는 것을 듣고 아빠가 오빠야? 하더니 그 기억이 남아있나보다.
920일 계획세우기
신랑이랑 통화를 하면서 전화 끊고 뭐할거야? 했더니 전화 끊고 아이패드하고 자고, 일어나서 아침 먹고 어린이집 갈거야. 이런 장기계획을 세우다니. 자고 일어나면 아침이 되는 것을 알고 있는게 맞구나. 신기방기하다.
919일 로드롤러 사주세요
영우가 신랑한테 전화해서 '눌르는 롤러 사주세요. 로드롤러 사주세요. 힘센 차에 나오는 로드롤러 사주세요.' 했다. 물론 스스로 저렇게 잘 이야기한 건 아니고, 신랑이 잘 못알아들으니 옆에 있던 막내 동생이 계속 영우야 이렇게 이야기해 하면서 지도해준 것이다.
동생의 설명을 들어보니, 힘센 차 동영상을 보면서 자동차가 하나하나 소개될 때마다 영우가 갖고 있는 자동차를 갖고 와서 신나하다가, 크레인과 로드롤러가 없으니 침울한 표정을 짓더란다. 그러다 크레인은 있다면서 로드롤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단다.
로드롤러가 얼마나 중요한 중장비차인지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나름대로 로드롤러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길래 신랑이 어 그래, 땅을 평평하게 눌러주는거야라고 이야기해주니, 아~ 맞다맞다 하는데 어찌나 웃긴지. 대구 내려갈 때 갖고 가려고 야심한 시각에 마트까지 가서 로보카 폴리의 친구인 맥스를 찾아보았는데, 딱 맥스만 없어서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동생의 설명을 들어보니, 힘센 차 동영상을 보면서 자동차가 하나하나 소개될 때마다 영우가 갖고 있는 자동차를 갖고 와서 신나하다가, 크레인과 로드롤러가 없으니 침울한 표정을 짓더란다. 그러다 크레인은 있다면서 로드롤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단다.
로드롤러가 얼마나 중요한 중장비차인지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나름대로 로드롤러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길래 신랑이 어 그래, 땅을 평평하게 눌러주는거야라고 이야기해주니, 아~ 맞다맞다 하는데 어찌나 웃긴지. 대구 내려갈 때 갖고 가려고 야심한 시각에 마트까지 가서 로보카 폴리의 친구인 맥스를 찾아보았는데, 딱 맥스만 없어서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2016년 8월 29일 월요일
올해의 독서
8개월이 지났으나 고작 5권 읽었다.
싸울 기회. 엘리자베스 워렌의 자서전,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미국 대선의 부통령 후보감으로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로 대단한 사람인지 몰랐다. 중산층을 살리기 위해 헌신한 그녀의 노력과 전문성을 살려 정치인으로 거듭난 그녀의 인생이 흥미롭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정치인 것 같은데, 여성이 정치를 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롭다는 생각도 들고, 나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나를 어떻게 할것인가. 빅쇼트 시사회에 가면서 사인 받으려고 꺼냈다가 다시 한 번 읽은 김동조님의 두번째 책. 다시 읽어봐도 이 분의 생각에는 호불호가 갈린다. 그렇지만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인정.
환율의 미래. 자격증 시험을 많이 보던 시절부터 환율>>>>채권>>주식이라는 것을 머리로만 알지 투자에 연결짓거나 미래를 내다볼 수는 없었다.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달러를 사자. 돈이 없는 것이 함정.
미라클모닝. 이 책을 읽고 나의 아침을 어떻게 좀 바꿔볼 수 없을까 잠깐 생각했지만 역시 나는 의지력 약한 인간. 여유 시간이 생긴다면 하고 싶은 일이 뭘까 잠깐 생각해봤다는데 의의를 둘 뿐이다.
영어도 하고 싶고 일어도 하고 싶다. 좋아하는 팝송을 듣고 부르고, 좋아하는 미드와 일드를 보고싶다.
블로그에 밀리지 않고 일상을 적고 고전 중심으로 책을 읽고 싶다.
수영을 배워서 유사시에 생명도 구하고 오른쪽 팔의 재활도 하고 싶다.
부동산의 진실. 일본의 전철을 따를 것이다, 인구 감소로 집 값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에 한 표를 던지는 입장이었다. 집 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여러가지 주장들에 대해 카운터 이그잼플을 들어주는데 그럴듯하다. 결국은 수요공급에 따른 것이고, 1인 가구나 이혼 가정이 늘어남으로 인해 일정량의 주택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는데 공급이 충분했던 때는 노태우 시절 잠깐뿐이었다고 한다. 부동산 관련 책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는데 흥미롭게 읽었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가벼운 책이라 그랬겠지만 어느 토요일 오후에 두 권을 읽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웹툰이나 게임도 좋은 컨텐츠인데 왜 나의 시간을 웹툰과 게임에 쓰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책을 거의 읽지 않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
같이 독서모임했던 선배에게 올해 책 5권 읽었다고 했더니 선배도 작년에 회사에서 너무 힘들어서 2권 읽었단다. 시간의 여유가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문제라고 공감해주었다.
이렇게 말은 던져봤지만 역시 지금보다는 책 많이 읽던 시절의 내가 더 좋다.
싸울 기회. 엘리자베스 워렌의 자서전,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미국 대선의 부통령 후보감으로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로 대단한 사람인지 몰랐다. 중산층을 살리기 위해 헌신한 그녀의 노력과 전문성을 살려 정치인으로 거듭난 그녀의 인생이 흥미롭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정치인 것 같은데, 여성이 정치를 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롭다는 생각도 들고, 나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나를 어떻게 할것인가. 빅쇼트 시사회에 가면서 사인 받으려고 꺼냈다가 다시 한 번 읽은 김동조님의 두번째 책. 다시 읽어봐도 이 분의 생각에는 호불호가 갈린다. 그렇지만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인정.
환율의 미래. 자격증 시험을 많이 보던 시절부터 환율>>>>채권>>주식이라는 것을 머리로만 알지 투자에 연결짓거나 미래를 내다볼 수는 없었다.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달러를 사자. 돈이 없는 것이 함정.
미라클모닝. 이 책을 읽고 나의 아침을 어떻게 좀 바꿔볼 수 없을까 잠깐 생각했지만 역시 나는 의지력 약한 인간. 여유 시간이 생긴다면 하고 싶은 일이 뭘까 잠깐 생각해봤다는데 의의를 둘 뿐이다.
영어도 하고 싶고 일어도 하고 싶다. 좋아하는 팝송을 듣고 부르고, 좋아하는 미드와 일드를 보고싶다.
블로그에 밀리지 않고 일상을 적고 고전 중심으로 책을 읽고 싶다.
수영을 배워서 유사시에 생명도 구하고 오른쪽 팔의 재활도 하고 싶다.
부동산의 진실. 일본의 전철을 따를 것이다, 인구 감소로 집 값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에 한 표를 던지는 입장이었다. 집 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여러가지 주장들에 대해 카운터 이그잼플을 들어주는데 그럴듯하다. 결국은 수요공급에 따른 것이고, 1인 가구나 이혼 가정이 늘어남으로 인해 일정량의 주택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는데 공급이 충분했던 때는 노태우 시절 잠깐뿐이었다고 한다. 부동산 관련 책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는데 흥미롭게 읽었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가벼운 책이라 그랬겠지만 어느 토요일 오후에 두 권을 읽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웹툰이나 게임도 좋은 컨텐츠인데 왜 나의 시간을 웹툰과 게임에 쓰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책을 거의 읽지 않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
같이 독서모임했던 선배에게 올해 책 5권 읽었다고 했더니 선배도 작년에 회사에서 너무 힘들어서 2권 읽었단다. 시간의 여유가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문제라고 공감해주었다.
이렇게 말은 던져봤지만 역시 지금보다는 책 많이 읽던 시절의 내가 더 좋다.
917일 시인 나영우
갑자기 훅 가을이 왔다. 대구에도 가을이 왔다. 오랜만에 영우는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다 들어왔다고 한다.
하늘을 보며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나무는 초록색이고, 그늘은 나무가 있어서 생긴거야' 했단다.
가을이 영우도 시인으로 만들었다.
하늘을 보며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나무는 초록색이고, 그늘은 나무가 있어서 생긴거야' 했단다.
가을이 영우도 시인으로 만들었다.
916일 일상
전 날 영우 토요일인데 뭐하고 놀았어? 했더니 '전국 자랑' 한다. 전국 노래자랑을 즐겨보는 영우, 이 날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전국 노래자랑을 본다. 송해 할아버지가 마이크를 들고 나오니 영우도 자동차로 달려가 마이크처럼 생긴 손잡이에 대고 노래하는 흉내를 낸다. 흥에 겨워 춤도 춘다.
저녁에 큰 무지개가 나타나서 영우에게 전화를 해서 무지개를 보여주었다. 영상으로는 무지개 색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지만 영우에게도 꽤 인상적이었는지 다음 날 통화할 때도 무지개 보여달라고 한다. 무지개 크기 가늠해보라고 지나가는 자동차와 함께 비춰줬더니 영우에게는 자동차가 터널을 지나는거 같았나보다. 무지개 터널이라며 좋아한다.
이 날 저녁도 불고기를 잘 먹었다고 한다. 그간 그렇게도 안 먹었는데 불고기를 잘 먹었다니 감개무량하다.
저녁에 큰 무지개가 나타나서 영우에게 전화를 해서 무지개를 보여주었다. 영상으로는 무지개 색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지만 영우에게도 꽤 인상적이었는지 다음 날 통화할 때도 무지개 보여달라고 한다. 무지개 크기 가늠해보라고 지나가는 자동차와 함께 비춰줬더니 영우에게는 자동차가 터널을 지나는거 같았나보다. 무지개 터널이라며 좋아한다.
이 날 저녁도 불고기를 잘 먹었다고 한다. 그간 그렇게도 안 먹었는데 불고기를 잘 먹었다니 감개무량하다.
2016년 8월 28일 일요일
도쿄 미술관 투어
겨울에 다녀온 여행을 여름의 끝자락에서야 겨우 포스팅한다. 엄청 거창한 여행기도 아닌데 얼마나 마음의 여유가 없는지. 미술사 수업 멤버들 14명과 함께 다녀온 도쿄 2박 3일 미술관 투어.
우리는 8곳의 미술관을 방문하였고, 보티첼리라는 이름만으로, 라파엘전파라는 주제만으로 전시회를 열 수 있음에 감동하였고, 정말 다양한 화가에 대한 많은 종류의 책이 출판되어 있음에 놀랐다. 유아부터 노년층까지 미술관을 찾을 수 있는 나라, 일본이 왜 강국인지, 문화적 수준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주요 미술관에는 작품명과 화가명이 프린트된 종이와 작은 연필을 배포하고 있어 매칭을 해가며, 인상적인 작품은 체크를 해가며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첫째 날
우리는 8곳의 미술관을 방문하였고, 보티첼리라는 이름만으로, 라파엘전파라는 주제만으로 전시회를 열 수 있음에 감동하였고, 정말 다양한 화가에 대한 많은 종류의 책이 출판되어 있음에 놀랐다. 유아부터 노년층까지 미술관을 찾을 수 있는 나라, 일본이 왜 강국인지, 문화적 수준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주요 미술관에는 작품명과 화가명이 프린트된 종이와 작은 연필을 배포하고 있어 매칭을 해가며, 인상적인 작품은 체크를 해가며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첫째 날
1. Bunkamura 미술관 : Pre-Raphaelite and Romantic Painting from National Museums Liverpool
라파엘전파의 그림을 한 곳에 놓고 보니 이리도 아름다울 수 없다. 라파엘 전파의 세밀한 묘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첫번째 미술관에서 뜻밖의 수확. 예전부터 알마 타데마(Lqwrence Alma-Tadema)의 작품은 좋아했었는데 윌리엄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 Charles Edward Perugini, George Frederic Watts의 작품들이 인상깊었다.
라파엘전파의 그림을 한 곳에 놓고 보니 이리도 아름다울 수 없다. 라파엘 전파의 세밀한 묘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첫번째 미술관에서 뜻밖의 수확. 예전부터 알마 타데마(Lqwrence Alma-Tadema)의 작품은 좋아했었는데 윌리엄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 Charles Edward Perugini, George Frederic Watts의 작품들이 인상깊었다.
2.신국립미술관 : The Best Selection of the Ohara Museum of Art
오하라 미술관의 작품들이 신국립미술관에서 전시중이었다.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꽤 많았는데 기모노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특색 있고 꽤 괜찮다 싶은 느낌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국가의 작품들로 구색을 잘 갖춰놓았는데, 이렇게 많은 이란의 작품을 본 것은 처음이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On Kawara의 작품. 그는 누구인가. 지난 뉴욕 여행에서 구겐하임 미술관을 방문한 나에게 분노를 준 일본의 현대미술 작가 아닌가. 그런데, 이 곳에서 만난 작품은 정상적인 페인팅 작품인 것이다. 그래서 더욱 화가 났다. 지금은 어떤 그림이었는지 잊혀졌지만 다시 생각해도 화가 나네.
Lucio Fontana의 찢어진 캔버스가 있었다. 이 작품은 2차원인 회화를 3차원으로 만든 작품으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처음 본 작품이었고, 혼자였으면 캔버스가 찢어졌는지도 몰랐을텐데 일행들이 알려주어 다시 보니 색다른 느낌이다. 나중에 일행들이 Tsutaya 서점에서 Fontana 관련 서적만도 서너권이라며 일본 문화의 저변에 감동을 받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재스퍼 존스나 잭슨 폴록의 작품, 우리가 자주 볼 수 있는 흔한(?) 작가의 흔치 않은 작품 딱 한점씩이 갖춰져 있었다. 모네의 수련도 있었는데 평소였다면 좋기만했을 수련이, 라파엘전파의 작품에 밀려 별 감흥이 없었다. 2월 초의 인상주의전에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좋아하는 장르가 바뀔 수 있나 싶다.
오하라 미술관의 작품들이 신국립미술관에서 전시중이었다.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꽤 많았는데 기모노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특색 있고 꽤 괜찮다 싶은 느낌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국가의 작품들로 구색을 잘 갖춰놓았는데, 이렇게 많은 이란의 작품을 본 것은 처음이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On Kawara의 작품. 그는 누구인가. 지난 뉴욕 여행에서 구겐하임 미술관을 방문한 나에게 분노를 준 일본의 현대미술 작가 아닌가. 그런데, 이 곳에서 만난 작품은 정상적인 페인팅 작품인 것이다. 그래서 더욱 화가 났다. 지금은 어떤 그림이었는지 잊혀졌지만 다시 생각해도 화가 나네.
Lucio Fontana의 찢어진 캔버스가 있었다. 이 작품은 2차원인 회화를 3차원으로 만든 작품으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처음 본 작품이었고, 혼자였으면 캔버스가 찢어졌는지도 몰랐을텐데 일행들이 알려주어 다시 보니 색다른 느낌이다. 나중에 일행들이 Tsutaya 서점에서 Fontana 관련 서적만도 서너권이라며 일본 문화의 저변에 감동을 받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재스퍼 존스나 잭슨 폴록의 작품, 우리가 자주 볼 수 있는 흔한(?) 작가의 흔치 않은 작품 딱 한점씩이 갖춰져 있었다. 모네의 수련도 있었는데 평소였다면 좋기만했을 수련이, 라파엘전파의 작품에 밀려 별 감흥이 없었다. 2월 초의 인상주의전에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좋아하는 장르가 바뀔 수 있나 싶다.
3. 52F Mori Art center Gallery : Vermeer and Rembrandt(The Masters of the 17th century Dutch Golden Age)
롯본기 힐즈의 모리 미술관은 52층과 53층에 자리잡고 있어 하늘과 가장 가까운 미술관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52층에서 베르메르와 램브란트 전부터 살펴보는데 전시회 이름이 주는 기대와는 달리 베르메르와 렘브란트 작품은 한 점씩뿐이다. 그러나 17세기 회화의 특징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베르메르와 렘브란트가 아니어도 정말 좋았다.
17세기의 정물도 좋고, 하늘과 풍경도 좋았지만 특히나 초상화의 매력에 빠졌다. 할스(Frans Hals)의 그림이 특별히 달라보이는 것은 편견 때문인가, 실력 때문인가. 어찌되었든 초상화에는 그 시절의 복식과 집안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있다. 아트샵 벽면에 베르메르의 작품들이 프린트되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아는 작품들이 많았다. 베르메르만의 특징이 있기도 하고, 뉴욕 여행때 봤던 작품들이 아직 여운이 남아있기 때문이겠지. 이번 전시회의 대표 작품이 Mets에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롯본기 힐즈의 모리 미술관은 52층과 53층에 자리잡고 있어 하늘과 가장 가까운 미술관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52층에서 베르메르와 램브란트 전부터 살펴보는데 전시회 이름이 주는 기대와는 달리 베르메르와 렘브란트 작품은 한 점씩뿐이다. 그러나 17세기 회화의 특징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베르메르와 렘브란트가 아니어도 정말 좋았다.
17세기의 정물도 좋고, 하늘과 풍경도 좋았지만 특히나 초상화의 매력에 빠졌다. 할스(Frans Hals)의 그림이 특별히 달라보이는 것은 편견 때문인가, 실력 때문인가. 어찌되었든 초상화에는 그 시절의 복식과 집안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있다. 아트샵 벽면에 베르메르의 작품들이 프린트되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아는 작품들이 많았다. 베르메르만의 특징이 있기도 하고, 뉴욕 여행때 봤던 작품들이 아직 여운이 남아있기 때문이겠지. 이번 전시회의 대표 작품이 Mets에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4. 53F Mori Art Museum : Takashi Murakami The 500 Arhats
동선이 그리 멀지 않긴 했지만 첫 날에 자그마치 네 곳의 미술관을 보러 가다니, 얼마나 힘들까 싶어 사실 다카시전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아는 분이 다카시전에 다녀오신 후,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셨었는데 크게 감흥도 없었고 일본의 현대미술 작가에 관심이 가지도 않았다. 단체 활동이니 따라갔다가 어딘가에 앉아서 쉴 요량이었는데 이게 웬걸, 뜻밖에도 굉장히 인상적인 전시였다. 언젠가 보았던 작품이 다카시 작품이었구나 매칭시키게 되었고, 규모나 재료비 측면에서 엄청난 작품들이 많고 많았지만 과거의 작품을 재창조해낸 작품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작업하는 과정까지도 작품으로 만들어내다니 인상적이었다고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미술 전공자분께서 말씀하신다. 과거의 작품을 참고하여 재창조하는 것은 전공 수업 중의 하나라고, 누구나 배우는 그것을 재창조해내서 상업적으로 성공한 다카시가 정말 대단한 거라고. 이 사람, 만화 그리던 사람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선 이런 사람이 성공할 수 있을까.
동선이 그리 멀지 않긴 했지만 첫 날에 자그마치 네 곳의 미술관을 보러 가다니, 얼마나 힘들까 싶어 사실 다카시전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아는 분이 다카시전에 다녀오신 후,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셨었는데 크게 감흥도 없었고 일본의 현대미술 작가에 관심이 가지도 않았다. 단체 활동이니 따라갔다가 어딘가에 앉아서 쉴 요량이었는데 이게 웬걸, 뜻밖에도 굉장히 인상적인 전시였다. 언젠가 보았던 작품이 다카시 작품이었구나 매칭시키게 되었고, 규모나 재료비 측면에서 엄청난 작품들이 많고 많았지만 과거의 작품을 재창조해낸 작품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작업하는 과정까지도 작품으로 만들어내다니 인상적이었다고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미술 전공자분께서 말씀하신다. 과거의 작품을 참고하여 재창조하는 것은 전공 수업 중의 하나라고, 누구나 배우는 그것을 재창조해내서 상업적으로 성공한 다카시가 정말 대단한 거라고. 이 사람, 만화 그리던 사람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선 이런 사람이 성공할 수 있을까.
둘째 날
1. Seiji Togo Memorial Sompo Japan Museum of Art
이 곳은 손보재팬(손해보험회사)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으로 고흐의 해바라기!가 있는 곳이다. 고흐의 해바라기와 세잔, 고갱의 작품이 유리벽 안에 상시로 전시되고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어느 대회에선가 입상한 일본의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이 기획전시되어 있었다. 기획전시되어 있는 곳을 통과하면 마지막 방에 해바라기가 있다. 이 방에는 Seiji Togo의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고 또 한 명의 인상적인 분, Grandma Moses의 작품이 있다.(마지막 방에 있는 작품들은 상시 전시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확실한 정보는 아니다.) 고흐의 작품을 보는 것도 좋긴 하지만 처음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았을때만큼의 임팩트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모지스 할머니의 따뜻한 작품들이 더 인상깊었다.
일본 사람들이 모지스 할머니를 좋아하는지 이후 다른 미술관에서도 작품 및 할머니의 사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따뜻하고 행복한 일상을 그린 할머니의 작품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수 없다.
http://ch.yes24.com/Article/View/29748
이 곳은 손보재팬(손해보험회사)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으로 고흐의 해바라기!가 있는 곳이다. 고흐의 해바라기와 세잔, 고갱의 작품이 유리벽 안에 상시로 전시되고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어느 대회에선가 입상한 일본의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이 기획전시되어 있었다. 기획전시되어 있는 곳을 통과하면 마지막 방에 해바라기가 있다. 이 방에는 Seiji Togo의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고 또 한 명의 인상적인 분, Grandma Moses의 작품이 있다.(마지막 방에 있는 작품들은 상시 전시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확실한 정보는 아니다.) 고흐의 작품을 보는 것도 좋긴 하지만 처음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았을때만큼의 임팩트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모지스 할머니의 따뜻한 작품들이 더 인상깊었다.
일본 사람들이 모지스 할머니를 좋아하는지 이후 다른 미술관에서도 작품 및 할머니의 사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따뜻하고 행복한 일상을 그린 할머니의 작품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수 없다.
http://ch.yes24.com/Article/View/29748
2. Tokyo Huji Art Museum : From the Renaissance to the 20th Century - 500years of Western Paintings
후지 미술과는 도쿄 시내에 있는 것은 아니다. 외곽선을 타고 하치오지로 가서 또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한다. 매우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 가야하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소장품들 때문이다. 이 전시는 영구히 전시되고 있고, 다른 몇 개 관에서도 시즌마다 새로운 주제로 소장품들을 전시한다.
루이14세의 초상화가였던 이아생트 리고의 멋진 초상화들. 반 다이크, 틴토레토, 할스의 초상화들. 부셰의 작품들도 몇 개나 있어서 얼마나 이쁜지. 교과서에 나오는 브뢰겔의 Peasant Wedding Feast나 루벤스의 작품들은 한국에서 보았던 루벤스전의 복습같은 느낌이었다.
이 작품들은 영구히 전시되는 것이므로 QR코드를 통해 작품에 대한 해설도 잘 되어있다. 심지어 한국어 설명도 있다.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되어있고, 사람들도 많지 않아 우리 일행들이 미술관을 전세낸 느낌, 아톡님이 틈틈이 작품 설명도 해주시고, 이보다 더 좋은 감상 조건이 있을 수 있을까. 정말 감동적인 미술관이었다.
다른 관에서는 얼굴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었고, 갑자기 초상화에 꽂힌 내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전시였다. 로비에 있는 조각 중에도 로뎅의 작품들이 많다. 아마 다른 조각들도 유명한 작품들이겠지.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가서 보고싶다. 후지그룹 정말 돈이 많았구나.
3. Murauchi Art Museum
여기는 좀 특이한 곳이다. 1층에서는 가구를 팔고 있는데 윗층은 전시실로 꾸며두었다. 그래서 모르고 가면, 가구가 중심인지 작품이 중심인지 헷갈릴수도 있다.
이 곳을 찾은 것은 바르비종파의 작품들이 있기 때문. 같은 풍경을 그려도 인상주의 작품들은 좋아도 바르비종파는 그냥 그렇다. 르누아르, 드가 등의 인상파 작품, 현대의 작품들도 많은데 바르비종파 중심으로 홍보가 되다보니 목가적으로 보이고 싶었는지 양떼 모형들이 있어서 뜬금없기도 했다.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Bernard Buffet의 판화같은 형식의 작품들이었는데 베니스를 그린 작품들이 참 멋졌다. Buffet라는 이름을 완전히 잊고 있다가 지금 예술의 전당에서 하고 있는 샤갈, 달리, 뷔페 전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갈까말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후지 미술과는 도쿄 시내에 있는 것은 아니다. 외곽선을 타고 하치오지로 가서 또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한다. 매우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 가야하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소장품들 때문이다. 이 전시는 영구히 전시되고 있고, 다른 몇 개 관에서도 시즌마다 새로운 주제로 소장품들을 전시한다.
루이14세의 초상화가였던 이아생트 리고의 멋진 초상화들. 반 다이크, 틴토레토, 할스의 초상화들. 부셰의 작품들도 몇 개나 있어서 얼마나 이쁜지. 교과서에 나오는 브뢰겔의 Peasant Wedding Feast나 루벤스의 작품들은 한국에서 보았던 루벤스전의 복습같은 느낌이었다.
이 작품들은 영구히 전시되는 것이므로 QR코드를 통해 작품에 대한 해설도 잘 되어있다. 심지어 한국어 설명도 있다.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되어있고, 사람들도 많지 않아 우리 일행들이 미술관을 전세낸 느낌, 아톡님이 틈틈이 작품 설명도 해주시고, 이보다 더 좋은 감상 조건이 있을 수 있을까. 정말 감동적인 미술관이었다.
다른 관에서는 얼굴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었고, 갑자기 초상화에 꽂힌 내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전시였다. 로비에 있는 조각 중에도 로뎅의 작품들이 많다. 아마 다른 조각들도 유명한 작품들이겠지.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가서 보고싶다. 후지그룹 정말 돈이 많았구나.
3. Murauchi Art Museum
여기는 좀 특이한 곳이다. 1층에서는 가구를 팔고 있는데 윗층은 전시실로 꾸며두었다. 그래서 모르고 가면, 가구가 중심인지 작품이 중심인지 헷갈릴수도 있다.
이 곳을 찾은 것은 바르비종파의 작품들이 있기 때문. 같은 풍경을 그려도 인상주의 작품들은 좋아도 바르비종파는 그냥 그렇다. 르누아르, 드가 등의 인상파 작품, 현대의 작품들도 많은데 바르비종파 중심으로 홍보가 되다보니 목가적으로 보이고 싶었는지 양떼 모형들이 있어서 뜬금없기도 했다.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Bernard Buffet의 판화같은 형식의 작품들이었는데 베니스를 그린 작품들이 참 멋졌다. Buffet라는 이름을 완전히 잊고 있다가 지금 예술의 전당에서 하고 있는 샤갈, 달리, 뷔페 전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갈까말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셋째 날
Tokyo Metropolitan Art Museum : Botticelli
보티첼리와 Lippi 부자 만으로 전시관이 꾸려질 수 있다니. 15세기 작품들로만 전시관이 꾸려질 수 있다니.
종교가 없어서일까, 이런 전시회는 의미를 생각해야해서 어렵고 지루하다. 아톡님도 힘든 전시일 것이 예상되었는지 수시로 카톡으로 작품 설명을 해주셨다. 그러나 지루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런 전시에도 사람이 가득가득차는 일본의 힘.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유디트였다. 보티첼리의 유디트라니, 이런 것을 보게 될 줄이야.
도쿄도미술관(Tokyo Metropolitan Art Museum)은 우에노공원 안에 위치해 있는데 바로 옆에 국립서양미술관도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안타깝게도 휴관이어서 정원의 로댕 작품들 조차도 볼 수가 없었다. 휴관이 아니었다면 마지막 날은 우에노에서 보냈을텐데. 아쉬움을 달래며 Tsutaya 서점에서 아트서적을 쇼핑하는 우리의 일행들.
이렇게 마무리한 굵고 짧은 2박3일간의 도쿄 미술관 투어. 안타깝게도 이 날 이후로 수업에 가지 못해 일행들과 제대로 된 뒷풀이도 하지 못했다. 정리하고 나니 생각나네 그려.
보티첼리와 Lippi 부자 만으로 전시관이 꾸려질 수 있다니. 15세기 작품들로만 전시관이 꾸려질 수 있다니.
종교가 없어서일까, 이런 전시회는 의미를 생각해야해서 어렵고 지루하다. 아톡님도 힘든 전시일 것이 예상되었는지 수시로 카톡으로 작품 설명을 해주셨다. 그러나 지루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런 전시에도 사람이 가득가득차는 일본의 힘.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유디트였다. 보티첼리의 유디트라니, 이런 것을 보게 될 줄이야.
도쿄도미술관(Tokyo Metropolitan Art Museum)은 우에노공원 안에 위치해 있는데 바로 옆에 국립서양미술관도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안타깝게도 휴관이어서 정원의 로댕 작품들 조차도 볼 수가 없었다. 휴관이 아니었다면 마지막 날은 우에노에서 보냈을텐데. 아쉬움을 달래며 Tsutaya 서점에서 아트서적을 쇼핑하는 우리의 일행들.
이렇게 마무리한 굵고 짧은 2박3일간의 도쿄 미술관 투어. 안타깝게도 이 날 이후로 수업에 가지 못해 일행들과 제대로 된 뒷풀이도 하지 못했다. 정리하고 나니 생각나네 그려.
7월의 문화생활
7월엔 메가박스 오페라만 두 편 보았다.
투란도트.
정말 유명한 오페라지만 아직 본 적이 없다. 티켓이 매진이길래 실망하고 있었는데 전날 밤에 보니 오전 10시에 추가 오픈되어 운좋게 볼 수 있었다. 1막부터 막 재미있는지, 내용을 추리면 정말 심플하지만 화려한 무대와 의상, 동양의 문화까지 결합되어 볼거리가 많았다. 안타까운 것은 투란도트가 할머니 같았다는 것, 바로 직전에 투란도트의 아버지가 노래를 하기 때문에 혹시 투란도트의 어머니가 나오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노래 잘하는 소프라노가 이렇게 적은 것인가 정말 몰입감 떨어진다.
테너는 노래를 잘 해서 그가 등장할 때부터 3막이 될 때까지 네순 도르마를 얼마나 잘 불러줄지 기대가 가득했다. 그러나 막상 그 순간이 되어 노래를 들으니 실망. 그동안 정말 잘하는 사람들의 네순 도르마를 들어왔나보다. 수수께끼를 맞추는 부분도 그렇게 짧고 쉽게 끝나다니, 원작이 그런거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인거 같은데 뭔가 좀 아쉬움이 남는다.
투란도트는 Met Opera였기 때문에 르네 플레밍이 나와서 또 열심히 홍보를 해준다. 난 화려한 무대도 좋지만, 이런 무대 뒷모습이 더 좋더라. 다음 작품인 마농 레스코도 여건이 되면 보고싶군. 투란도트는 화려한 피날레가 인상에 남고, 무대장치며, 배우들이며, 아리아를 생각해보면 실제로도 한 번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다.
마탄의 사수.
팀원이랑 보러 갔다. 결론은 지루했다. 아무리 오페라라 해도 그렇지 너무 억지스럽잖아. 게다가 마지막 부분의 극적인 화해도 좀 별로였다.
독일어로 하는 오페라여서 좀 투박하달까, 그리고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도 있어서 특이하다. 뭔가 베버에 대해서도 좀 쓰고, 독일어 오페라에 대해서도 썰을 풀어야 할 것 같지만 조사해서 올리는건 넘나 귀찮은 일.
투란도트.
정말 유명한 오페라지만 아직 본 적이 없다. 티켓이 매진이길래 실망하고 있었는데 전날 밤에 보니 오전 10시에 추가 오픈되어 운좋게 볼 수 있었다. 1막부터 막 재미있는지, 내용을 추리면 정말 심플하지만 화려한 무대와 의상, 동양의 문화까지 결합되어 볼거리가 많았다. 안타까운 것은 투란도트가 할머니 같았다는 것, 바로 직전에 투란도트의 아버지가 노래를 하기 때문에 혹시 투란도트의 어머니가 나오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노래 잘하는 소프라노가 이렇게 적은 것인가 정말 몰입감 떨어진다.
테너는 노래를 잘 해서 그가 등장할 때부터 3막이 될 때까지 네순 도르마를 얼마나 잘 불러줄지 기대가 가득했다. 그러나 막상 그 순간이 되어 노래를 들으니 실망. 그동안 정말 잘하는 사람들의 네순 도르마를 들어왔나보다. 수수께끼를 맞추는 부분도 그렇게 짧고 쉽게 끝나다니, 원작이 그런거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인거 같은데 뭔가 좀 아쉬움이 남는다.
투란도트는 Met Opera였기 때문에 르네 플레밍이 나와서 또 열심히 홍보를 해준다. 난 화려한 무대도 좋지만, 이런 무대 뒷모습이 더 좋더라. 다음 작품인 마농 레스코도 여건이 되면 보고싶군. 투란도트는 화려한 피날레가 인상에 남고, 무대장치며, 배우들이며, 아리아를 생각해보면 실제로도 한 번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다.
마탄의 사수.
팀원이랑 보러 갔다. 결론은 지루했다. 아무리 오페라라 해도 그렇지 너무 억지스럽잖아. 게다가 마지막 부분의 극적인 화해도 좀 별로였다.
독일어로 하는 오페라여서 좀 투박하달까, 그리고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도 있어서 특이하다. 뭔가 베버에 대해서도 좀 쓰고, 독일어 오페라에 대해서도 썰을 풀어야 할 것 같지만 조사해서 올리는건 넘나 귀찮은 일.
914일 일상
전 날인가, 영우가 할머니한테 오늘이 토요일이야? 하더란다. 영우가 토요일에 엄마아빠 오는걸 알고 기다리는가보다 하면서 짠했는데, 알고 보니 토요일에 어린이집을 안간다는 사실을 알고 궁금해했던거였다. 계속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고 어린이집 문 앞에서 울다 들어갔다고 한다. 그런데 이 날은 정말 오랜만에 할아버지한테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도 잘 하고, 어린이집 문도 영우가 열고 들어갔다고 한다. 3주쯤 지나니 이제 좀 적응된건가.
화상 통화를 하는데 갑자기 반짝 반짝 작은별 노래를 부른다. 손으로 반짝반짝 율동도 하면서 노래를 부르다가 별은 몇 개인지 물어본다. 별은 영우가 셀 수 없이 많이 있다고 했는데 영우가 셀 수 있다며 하나, 둘, 셋, 넷, 다섯 한다. 지난 번 분당에서도, 며칠 전 대구에서도, 영우에게 별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갯수가 고작 두 개, 세 개였다. 신랑은 도시에서는 별이 그렇게밖에 안보이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하며 실제로는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영우가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별이 있다고 가르쳐주었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영우에게 보여주고 싶다.
오늘의 기쁜 소식 하나, 영우가 생선 반찬을 먹었다. 전 날은 갈치를, 이 날은 조기를 먹었다고 한다. 조기 반찬은 '할머니 맛있어요. 더 주세요'라고까지 했다지 뭔가. 매번 고기 안 먹어를 외치는 영우였는데 더 먹겠다고 했다니 이렇게 기쁜 일이!
화상 통화를 하는데 갑자기 반짝 반짝 작은별 노래를 부른다. 손으로 반짝반짝 율동도 하면서 노래를 부르다가 별은 몇 개인지 물어본다. 별은 영우가 셀 수 없이 많이 있다고 했는데 영우가 셀 수 있다며 하나, 둘, 셋, 넷, 다섯 한다. 지난 번 분당에서도, 며칠 전 대구에서도, 영우에게 별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갯수가 고작 두 개, 세 개였다. 신랑은 도시에서는 별이 그렇게밖에 안보이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하며 실제로는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영우가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별이 있다고 가르쳐주었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영우에게 보여주고 싶다.
오늘의 기쁜 소식 하나, 영우가 생선 반찬을 먹었다. 전 날은 갈치를, 이 날은 조기를 먹었다고 한다. 조기 반찬은 '할머니 맛있어요. 더 주세요'라고까지 했다지 뭔가. 매번 고기 안 먹어를 외치는 영우였는데 더 먹겠다고 했다니 이렇게 기쁜 일이!
911일 요일 개념
영우가 아침에 '아빠 보고싶어'하면서 울었다고 한다. 아빠 보고싶고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한 것을 보니 바학 때 어린이집 안 가고 아빠랑 논 것이 너무 좋았나보다. 그래서 저녁에 꼭 영우랑 통화하라고 신랑에게 당부해두었다. 이하는 영우와의 통화내용.
신랑 : 오늘은 엄마 그림 배우러 갔어. 일주일에 한 번 그림 배우러 가거든.
영우 : 알아. 화요일.
(다같이 화들짝 놀람)
엄마 : 영우 요일 알아?
영우 : 알아. 어제는 월요일.
(다같이 또 깜짝 놀람)
아빠 : 그럼 내일은?
영우 : 수요일
아빠 : 누가 가르쳐줬어요?
영우 : 아빠
어렴풋이 신랑이 지나가면서 요일을 이야기해 준 적이 있는거 같긴 하지만 가르쳐줬다고 이야기할 정도는 아닌데 어제, 오늘, 내일의 개념이 있다니 놀랍다. 물론, 다른 날 다시 요일을 물어보니 엉뚱한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아 완전하게 요일을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늘 자고 일어나면 내일이 되고, 오늘과 내일을 요일이라는 각각의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을 대략 아는 것이니, 이만하면 훌륭하지 않습니까?
신랑 : 오늘은 엄마 그림 배우러 갔어. 일주일에 한 번 그림 배우러 가거든.
영우 : 알아. 화요일.
(다같이 화들짝 놀람)
엄마 : 영우 요일 알아?
영우 : 알아. 어제는 월요일.
(다같이 또 깜짝 놀람)
아빠 : 그럼 내일은?
영우 : 수요일
아빠 : 누가 가르쳐줬어요?
영우 : 아빠
어렴풋이 신랑이 지나가면서 요일을 이야기해 준 적이 있는거 같긴 하지만 가르쳐줬다고 이야기할 정도는 아닌데 어제, 오늘, 내일의 개념이 있다니 놀랍다. 물론, 다른 날 다시 요일을 물어보니 엉뚱한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아 완전하게 요일을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늘 자고 일어나면 내일이 되고, 오늘과 내일을 요일이라는 각각의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을 대략 아는 것이니, 이만하면 훌륭하지 않습니까?
909일 놀이방
전 날 영우가 아빠 차를 타고 싶다고 했는데 차가 좀 망가져 있는 상태라 영우를 태우기 싫어서 걸어갈 수 있는 근처 놀이방으로 갔다. 나는 놀이방 건물 1층에서 음료수를 사가느라 그 광경을 못봤는데 영우는 놀이방 입구에서 또 꺄아 소리를 지르며 신발을 직접 벗어던지고 달려들어갔다고 한다. 놀이방이 그렇게 좋을까?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편백나무놀이 공간. 불도저, 덤프트럭, 삽 등을 이용해서 편백나무를 퍼나르는 일은 해도해도 재미있나보다. 큰 아이들이 있어도 잘 놀거라 생각했는데 영우는 큰 아이들이 많으니 좀 무서운지 방방이에서 같이 뛰어놀지 못한다. 큰 아이들이 다른 곳으로 몰려간 틈을 타서 방방이에서 뛰어 놀았는데, 이제 경사진 곳을 혼자 기어올라가 미끄럼틀을 타며 내려올 수 있게 되었다. 아빠가 너무나 좋은 영우는 시시때때로 아빠를 불러서 같이 놀자고 한다. 덕분에 나는 편하구나.
같이 그네를 탄 누나가 젤리를 주려고 하길래 신랑이 아직 어려서 못 먹는다고 사양했는데, 영우는 젤리 언제 먹을 수 있는거냐고, 더 크면 먹는거야? 한다. 젤리는 잘 말렸는데 다른 사람 테이블에 놓여 있는 양파링의 유혹은 참을 수 없었나보다. 남의 양파링에 손을 뻗어 먹어보려고 하길래 하나 사 주었는데 짭쪼름한 것이 맛있었는지 자리까지 잡고 앉아 먹기 시작한다.
장난감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지면 더 이상 놀고 싶지 않은 것인지, 2시간이 못되어서 가자고 한다. 잘 놀았으니 밥도 잘 먹어주길 바랬으나 밥을 먹이는 것은 난이도 상. 평소 좋아하는 빵도 안 먹으려 하고, 결국 우유로 점심을 대신한다. 언제쯤 엄마아빠 먹는 것을 다 먹어보려 할런지.
이번 주는 유난히 아빠를 많이 찾고 아빠와 많이 놀아서 혹시 우는 거 아닐까, 올라갈 시간이 가까워지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도 다행히 울지 않고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를 잘 해준다. 영우가 아빠를 참 많이 좋아하는데 우리 신랑이 좋은 아빠라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편백나무놀이 공간. 불도저, 덤프트럭, 삽 등을 이용해서 편백나무를 퍼나르는 일은 해도해도 재미있나보다. 큰 아이들이 있어도 잘 놀거라 생각했는데 영우는 큰 아이들이 많으니 좀 무서운지 방방이에서 같이 뛰어놀지 못한다. 큰 아이들이 다른 곳으로 몰려간 틈을 타서 방방이에서 뛰어 놀았는데, 이제 경사진 곳을 혼자 기어올라가 미끄럼틀을 타며 내려올 수 있게 되었다. 아빠가 너무나 좋은 영우는 시시때때로 아빠를 불러서 같이 놀자고 한다. 덕분에 나는 편하구나.
같이 그네를 탄 누나가 젤리를 주려고 하길래 신랑이 아직 어려서 못 먹는다고 사양했는데, 영우는 젤리 언제 먹을 수 있는거냐고, 더 크면 먹는거야? 한다. 젤리는 잘 말렸는데 다른 사람 테이블에 놓여 있는 양파링의 유혹은 참을 수 없었나보다. 남의 양파링에 손을 뻗어 먹어보려고 하길래 하나 사 주었는데 짭쪼름한 것이 맛있었는지 자리까지 잡고 앉아 먹기 시작한다.
장난감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지면 더 이상 놀고 싶지 않은 것인지, 2시간이 못되어서 가자고 한다. 잘 놀았으니 밥도 잘 먹어주길 바랬으나 밥을 먹이는 것은 난이도 상. 평소 좋아하는 빵도 안 먹으려 하고, 결국 우유로 점심을 대신한다. 언제쯤 엄마아빠 먹는 것을 다 먹어보려 할런지.
이번 주는 유난히 아빠를 많이 찾고 아빠와 많이 놀아서 혹시 우는 거 아닐까, 올라갈 시간이 가까워지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도 다행히 울지 않고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를 잘 해준다. 영우가 아빠를 참 많이 좋아하는데 우리 신랑이 좋은 아빠라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908일 일상
전날 11시가 넘어서 잠들었으니 늦잠을 기대했으나, 8시 반에 일어난 영우는 달려나와서 우리를 깨운다. 이 날은 기차놀이가 하고 싶단다. 기차를 사러 기차집에 가야 한단다. 기차집에 가겠다고 혼자 옷을 막 갈아입는데 기차가 그려진 옷을 찾아서 입는다. 이런 센스 하고는. 기차집이 어디냐고 물어봤더니 '서울에 있는 그 집'이라고 하는데 앰뷸런스 샀던 장난감 가게를 이야기하나보다. 장난감이 쌓여 있던 그 곳이 영우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나보다. 건전지로 움직이는 미니 기차는 영우의 사랑을 듬뿍 받아 결국 망가졌다. 좀 더 튼튼한 기차놀이 세트를 사주고 싶기도 하다.
어제 늦게 자고 오늘 일찍 일어나서 잠이 충분하지 않았던 모양인지, 12시도 안됐는데 졸려하다가 스르륵 잠들어버렸다. 점심도 안 먹고 3시간이나 자는 것이 아닌가. 영우가 자면 편하게 오래 자 주었으면 하는 마음과 조금이라도 더 놀아주지 못하니 아쉬운 두 가지 마음이 양립한다.
저녁에는 동생들 가족과 다같이 외식을 하였다. 대구에 안 내려온지 한참 되어서 그 사이 막내 동생 부부의 생일이 지나가버렸다. 가족들 대소사를 항상 막내 동생이 챙기는데, 각자 애들 챙기느라 정작 막내 동생네 축하파티는 하지 않고 넘어간 것이 마음에 걸린다. 미안 >.<
외식을 한 곳은 집 근처 샤브샤브 집인데 놀이방이 잘 되어있다. 어떤 사고가 생길지 모르니 항상 같이 있어주긴 하지만 이제는 영우 혼자 놀이방에 두어도 큰 아이들한테 치일까봐 걱정되지는 않는다. 몸놀림이 아주 좋아져서 방방이도 꽤나 높이 잘 타고, 미끄럼틀도 신나게 타고 내려온다. 게임기가 있는데 아직 할 줄은 모르지만 숨겨져 있는 버튼을 찾아서 켜고 끌 수도 있다.
전날 내려오는 길에 보니 달이 밝고 보름달에 가깝길래 영우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는데 너무 이른 저녁이었는지 달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반짝이는 별 하나를 가리키며, 별 이야기를 하며 돌아오는 그 길이 참 비현실적이다.
어제 늦게 자고 오늘 일찍 일어나서 잠이 충분하지 않았던 모양인지, 12시도 안됐는데 졸려하다가 스르륵 잠들어버렸다. 점심도 안 먹고 3시간이나 자는 것이 아닌가. 영우가 자면 편하게 오래 자 주었으면 하는 마음과 조금이라도 더 놀아주지 못하니 아쉬운 두 가지 마음이 양립한다.
저녁에는 동생들 가족과 다같이 외식을 하였다. 대구에 안 내려온지 한참 되어서 그 사이 막내 동생 부부의 생일이 지나가버렸다. 가족들 대소사를 항상 막내 동생이 챙기는데, 각자 애들 챙기느라 정작 막내 동생네 축하파티는 하지 않고 넘어간 것이 마음에 걸린다. 미안 >.<
외식을 한 곳은 집 근처 샤브샤브 집인데 놀이방이 잘 되어있다. 어떤 사고가 생길지 모르니 항상 같이 있어주긴 하지만 이제는 영우 혼자 놀이방에 두어도 큰 아이들한테 치일까봐 걱정되지는 않는다. 몸놀림이 아주 좋아져서 방방이도 꽤나 높이 잘 타고, 미끄럼틀도 신나게 타고 내려온다. 게임기가 있는데 아직 할 줄은 모르지만 숨겨져 있는 버튼을 찾아서 켜고 끌 수도 있다.
전날 내려오는 길에 보니 달이 밝고 보름달에 가깝길래 영우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는데 너무 이른 저녁이었는지 달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반짝이는 별 하나를 가리키며, 별 이야기를 하며 돌아오는 그 길이 참 비현실적이다.
907일 일상
엄마아빠 내려오는 날인지 안 것인지, 오후에 '나자영 보고싶어, 아빠 보고싶어' 하더란다. 주말에 재미있게 놀려고 그러는지 다행히 열은 내려서 해열제를 더 먹이지는 않았고, 콧물만 나고 있는 상태이다.
5시 퇴근 찬스를 쓰고 9시쯤 도착했더니 반갑게 맞이해준다. 내가 든 쇼핑백에서 경찰차를 발견하고는 더 반갑고 흥분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소리도 나요, 문도 열려요, 핸들 있어요, 의자도 있어요' 하면서 굴려보다가 앰뷸런스를 갖고 와서는 구조대를 출동시킨다. 그러게,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진작 두 개 사줄걸.
9시에 도착해서 영우랑 많이 놀아줄 시간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11시가 넘도록 안 자고 논다. 구조대 놀이가 제일 재미있고, 칠판 앞에 가서도 많이 논다. 놀이매트에 그려져 있는 젖소를 보더니 갑자기 우유 생각이 난건지, 늦게까지 놀아서 배가 고픈건지, 우유를 달라고 난리다. 11시 넘어서 야식 챙겨먹고 자는 것은 아빠를 닮았나보구나.
5시 퇴근 찬스를 쓰고 9시쯤 도착했더니 반갑게 맞이해준다. 내가 든 쇼핑백에서 경찰차를 발견하고는 더 반갑고 흥분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소리도 나요, 문도 열려요, 핸들 있어요, 의자도 있어요' 하면서 굴려보다가 앰뷸런스를 갖고 와서는 구조대를 출동시킨다. 그러게,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진작 두 개 사줄걸.
9시에 도착해서 영우랑 많이 놀아줄 시간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11시가 넘도록 안 자고 논다. 구조대 놀이가 제일 재미있고, 칠판 앞에 가서도 많이 논다. 놀이매트에 그려져 있는 젖소를 보더니 갑자기 우유 생각이 난건지, 늦게까지 놀아서 배가 고픈건지, 우유를 달라고 난리다. 11시 넘어서 야식 챙겨먹고 자는 것은 아빠를 닮았나보구나.
2016년 8월 18일 목요일
906일 회복중
아직 열이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은 상태이고, 열이 나면 나른해지는지 자려고 한단다.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상태여서 아침에 늦잠을 자고, 밥도 대충 먹었다고 하는데 어린이집에 가기 싫은지 힘들다며 할머니한테 업어 달라고 했다지 뭔가. 요며칠 몸이 안좋다고 아빠가 차로 데려다 주신 모양인데, 그래서 걷기가 힘들다는건지 몇 번이나 힘들다고 해서 쉬엄쉬엄 갔다고 한다.
이틀동안 통화를 못한 탓에 영우 상태가 궁금해서 아침에 전화를 해보았더니 영우는 어린이집 가는 길의 아파트 평상에서 쉬고 있는 중이었다. 전화가 오니 엄마야? 엄마야? 하다가 할머니한테서 전화를 건네받고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출근 길이기도 했고 영우가 우니까 바로 끊었는데 울음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쓰인다.
걱정과는 달리, 잠깐 울던 영우는 까까가 먹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할머니가 과자를 잔뜩 사서 어린이집에 들려보냈더니 곧 기분이 좋아졌다고 한다. 친구들이랑 고래밥 같이 먹었단다. 까까를 잔뜩 사서 친구들이랑 나눠먹으니 기분이 좋아진 영우. 어린이집에서 잠깐 할머니를 찾기는 했지만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다가 돌아왔다고 한다. 이 날은 오전에 해열제 먹고 저녁까지 열이 안 올랐다고 하는데 이대로 나으면 좋겠다.
2016년 8월 15일 월요일
분당에서의 휴가 리뷰
영우랑 이렇게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한 적은 처음이라 새로운 발견이 많았다. 대부분 육아일기에 적혀 있긴 하지만 몇 가지 빠진 부분들을 추가한다.
장기 기억력이 생긴 것 같다.
영우가 비누방울총을 발견하고는 갖고 놀겠다고 했는데 건전지가 없어서 작동을 안했다. 신랑이 엄마한테 건전지 바꿔달라고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이틀뒤 내가 외출할 때 비누방울총을 갖고 나온 것을 보더니 건전지 있냐고 물어본다.
할아버지 차를 알아본다. 영우야 어떻게 알아본거야 했더니 숫자로 기억했댄다. 믿을 수가 없어서 정말? 했더니 정말이야 한다. 정말일까?
영우가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소방차 장난감을 형아가 양보하지 않아서 주의를 돌리려고 저기 가서 더 큰 소방차 갖고 놀자며 자리를 옮겼는데, 까먹지도 않고 더 큰 소방차를 찾는다.
경찰차를 사달라고 했는데 이틀 뒤 우리가 사왔을지 궁금한건지 아빠 경찰차 보여줘요 한다.
표현력이 좋아지고 억지 부리는 것이 덜해졌다.
우리 집 세면대가 대구 세면대보다 낮아서 영우가 손을 뻗으면 수도꼭지를 틀 수 있는데, 혼자 할 수 있는게 좋았는지 세면대가 낮아서 좋다 한다. 처음 며칠간은 손 씻는다는 핑계로 물장난 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그만하고 나오게 하는게 일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잔소리 안해도 알아서 손씻고 나온다.
집에 있는 마사지기에 온열기능을 추가했더니 안마봉이 지나가는 자리가 빨간색으로 변한다. 그 모습을 보더니 흰색 눈이 빨간색 눈이 되었다고 표현한다. 눈처럼 보일 수도 있겠구나.
감기약으로 가루약을 받아왔더니 엄청 먹기 싫은가보다. 물약은 혼자서도 잘 먹는데 가루약 몇 번 먹어보더니 먹기 싫은지 양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입이 없어 한다. 다같이 빵 터졌다.
우리 생각보다 알고 있는게 많다.
헬로카봇을 알고 있다. TV를 봤으려나, 어떻게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구호처럼 헬로카봇을 외친다. 방귀대장 뿡뿡이도 안다. 이야기 도중에 뿡뿡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엉덩이를 우리쪽으로 향하며 뿡뿡이 흉내를 낸다.
아파트 주차장이 찻길 같아서인지 오른팔을 번쩍 올리고 걸어간다. 어떤 상황에서 팔을 들고 건너야 하는건지 잘 알고 있나보다.
이상 팔불출 엄마의 우리아들 천잰가봐요 기록.
장기 기억력이 생긴 것 같다.
영우가 비누방울총을 발견하고는 갖고 놀겠다고 했는데 건전지가 없어서 작동을 안했다. 신랑이 엄마한테 건전지 바꿔달라고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이틀뒤 내가 외출할 때 비누방울총을 갖고 나온 것을 보더니 건전지 있냐고 물어본다.
할아버지 차를 알아본다. 영우야 어떻게 알아본거야 했더니 숫자로 기억했댄다. 믿을 수가 없어서 정말? 했더니 정말이야 한다. 정말일까?
영우가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소방차 장난감을 형아가 양보하지 않아서 주의를 돌리려고 저기 가서 더 큰 소방차 갖고 놀자며 자리를 옮겼는데, 까먹지도 않고 더 큰 소방차를 찾는다.
경찰차를 사달라고 했는데 이틀 뒤 우리가 사왔을지 궁금한건지 아빠 경찰차 보여줘요 한다.
표현력이 좋아지고 억지 부리는 것이 덜해졌다.
우리 집 세면대가 대구 세면대보다 낮아서 영우가 손을 뻗으면 수도꼭지를 틀 수 있는데, 혼자 할 수 있는게 좋았는지 세면대가 낮아서 좋다 한다. 처음 며칠간은 손 씻는다는 핑계로 물장난 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그만하고 나오게 하는게 일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잔소리 안해도 알아서 손씻고 나온다.
집에 있는 마사지기에 온열기능을 추가했더니 안마봉이 지나가는 자리가 빨간색으로 변한다. 그 모습을 보더니 흰색 눈이 빨간색 눈이 되었다고 표현한다. 눈처럼 보일 수도 있겠구나.
감기약으로 가루약을 받아왔더니 엄청 먹기 싫은가보다. 물약은 혼자서도 잘 먹는데 가루약 몇 번 먹어보더니 먹기 싫은지 양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입이 없어 한다. 다같이 빵 터졌다.
우리 생각보다 알고 있는게 많다.
헬로카봇을 알고 있다. TV를 봤으려나, 어떻게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구호처럼 헬로카봇을 외친다. 방귀대장 뿡뿡이도 안다. 이야기 도중에 뿡뿡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엉덩이를 우리쪽으로 향하며 뿡뿡이 흉내를 낸다.
아파트 주차장이 찻길 같아서인지 오른팔을 번쩍 올리고 걸어간다. 어떤 상황에서 팔을 들고 건너야 하는건지 잘 알고 있나보다.
이상 팔불출 엄마의 우리아들 천잰가봐요 기록.
901일 경찰차 사주세요.
영우랑 통화를 하는데 엄마가 신랑한테 영우랑 경찰차 본 적 있냐고, 영우가 계속 아빠랑 본 경찰차 갖고 싶다고 이야기한다고 말씀하셨다. 지난 주 앰뷸런스 살 때 영우가 경찰차를 먼저 골랐는데 앰뷸런스랑 경찰차 중에 고민하다가 앰뷸런스를 고른거라고 이야기하니 아하~ 하면서 둘 다 사주지 왜 하나만 사줬냐고 하신다. 이 때를 놓칠세라 영우는 경찰차 사주세요 한다. 그래, 이번 주에 내려갈 때 꼭 경찰차 사갈게~
그나저나 영우는 콧물감기가 떨어지지 않은데다 열감기가 시작되었다. 목요일 저녁에 미열이 있는 것 같아서 금요일 오전에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왔는데 어린이집에서 낮잠 잘 때 할머니를 찾으며 울어서 일찍 집에 왔다고 한다. 집에서 낮잠을 많이 자고 일어나 괜찮은갑다 했는데 밤에 열이 많이 나서 토요일에 다시 병원에 갔다고 한다. 밥은 잘 먹고 놀기도 잘 논다고 하는데 계속 열이 나서 걱정이다. 지난 주에 너무 무리해서 놀았나, 다시 미안한 마음이 한가득이다.
그나저나 영우는 콧물감기가 떨어지지 않은데다 열감기가 시작되었다. 목요일 저녁에 미열이 있는 것 같아서 금요일 오전에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왔는데 어린이집에서 낮잠 잘 때 할머니를 찾으며 울어서 일찍 집에 왔다고 한다. 집에서 낮잠을 많이 자고 일어나 괜찮은갑다 했는데 밤에 열이 많이 나서 토요일에 다시 병원에 갔다고 한다. 밥은 잘 먹고 놀기도 잘 논다고 하는데 계속 열이 나서 걱정이다. 지난 주에 너무 무리해서 놀았나, 다시 미안한 마음이 한가득이다.
899일 바나나
이 날은 오랜만에 글자공부하는 포스터를 갖고 와서 보더란다. 바나나를 보더니 '나'자를 가리키며 나자영, 나영우 하더란다. 한글 자음은 읽을 줄 안다고 하던데 글자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자기 이름에 들어가는 쉬운 글자는 이제 기억할 수 있나보다. 이런 모습을 보면 한글을 가르치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생기게 될듯하다. 참아야지.
898일 어린이집 지각
새벽에 깨서는 잠을 한참 못자고 아침이 되어서야 다시 잠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린이집에 지각을 했다고 한다. 새벽에 깬 그 시간동안 영우는 차 타고 멀리 가서 아빠랑 놀이방 가서 탄 빨간 차가 타고 싶다고 했단다. 휴게소에서 탄 차도 타고 싶다고 했나보다. 새벽에 일어나서 할머니한테 한참동안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데 영우는 이제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구나.
897일 영우와 통화
신랑이 일찍 퇴근해서 영우와 통화를 하였다. 어린이집 오랜만에 가서 어땠냐고 하니 명준이랑 지민이가 뽀뽀해줬다고 차분한 톤으로 알려주더란다. 재미있었냐고 하니 응 하는데 정말 대화를 하는 느낌이 들고 통화를 하는 느낌이 들어서 열흘만에 많이 컸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얼마나 인상적이었던지, 영우한테 엄마가 영우 일상을 일기처럼 기록해놓는데 오늘 통화한 이야기 엄마한테 적어달라고 하겠다고 이야기했단다. 잠깐 통화하면 전화 끊고 아이패드 하겠다고 난리인데 점잖게 앉아서 통화를 잘 마무리했나보다. 이렇게 조금 더 성장하는구나.
896일 여름방학 열두번째 날 - 대구로
아침에 출근할 생각을 하니 속이 울렁거리고 답답하다. 엄마 아빠 회사 가야한다고 하니 회사? 가지마 같이 갈래 하더니 아직 덜 놀았어라고 한다. 전 날 어린이집 가야지 이야기하니까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하더니 엄마 아빠랑 같이 더 놀고 싶나보다.
우리 나오는데 따라 나오려고 하길래 아빠가 영우를 데리고 나와서 놀이터에서 놀다 들어가게 해주셨다. 내려가는 동안 다행히 토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하고, 휴게소에서 밥도 잘 먹었다고 한다. 휴게소에서 동전 넣는 자동차를 몇 번이나 타면서 즐거워했나보다.
잘 도착했으려나 궁금해질 무렵에 아빠가 밴드에 사진을 올려 주셨는데 집에 도착해서 불도저를 갖고 노는 모습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열흘 넘게 못 갖고 놀았던 장난감들 갖고 노느라 정신이 없었나보다. 울거나 떼쓰거나 하지 않아 고맙고 빠른 적응력이 참 다행이다.
우리 나오는데 따라 나오려고 하길래 아빠가 영우를 데리고 나와서 놀이터에서 놀다 들어가게 해주셨다. 내려가는 동안 다행히 토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하고, 휴게소에서 밥도 잘 먹었다고 한다. 휴게소에서 동전 넣는 자동차를 몇 번이나 타면서 즐거워했나보다.
잘 도착했으려나 궁금해질 무렵에 아빠가 밴드에 사진을 올려 주셨는데 집에 도착해서 불도저를 갖고 노는 모습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열흘 넘게 못 갖고 놀았던 장난감들 갖고 노느라 정신이 없었나보다. 울거나 떼쓰거나 하지 않아 고맙고 빠른 적응력이 참 다행이다.
895일 여름방학 열한번째 날 - 성남시청
분당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라, 아빠 모시고 성남시청 구경도 시켜드릴겸, 성남시청 물놀이장에 가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감기가 떨어진 상태가 아닌데, 게다가 물놀이장이 그늘에 있어서 물이 차가웠을텐데 괜히 물놀이를 시켰나 싶기도 하다. 영우가 물 속에 들어갔을 때 물이 차갑다며 놀기 싫다고 했는데 그냥 물놀이 시키지 말걸 이제 와 후회된다.
처음엔 물에 들어가기 싫어하길래 준비해 간 물총가방을 꺼내주었다. 물총놀이는 재미있는지 여기저기 다니며 나뭇잎에도 물총을 맞추고, 작은 연못의 물에도 물총을 쏘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물총을 쏜다. 물통을 두 번이나 채워가며 재미있게 놀았는데 나중에 찍힌 사진을 보니 농약치는 아저씨 포스다. 그냥 가기는 좀 아쉬워서 물에 잠깐만 들어가서 놀자고 했는데 물 온도에 적응이 된건지 엄청 신나게 논다. 물 속에서 방방 뛰고, 공놀이고 하고, 튜브 타며 물개처럼 물장구도 치고, 재미있게 놀았다.
물놀이를 마치고 2층에 있는 시장실에 가보았다. 일요일이라 시장님은 안계셨지만 당직 서는 공무원 아저씨들이 안내를 해주셨다. 시장님 자리에는 폴리와 타요 장난감들이 놓여있다. 영우는 시장님이 폴리 좋아해 하면서 폴리를 집어들고 시장님 자리에 앉아서 사진 한 방을 남겼다. 9층에 유아 놀이방이 있다고 하길래 가보았는데 일요일은 운영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돌아왔다. 성남시청은 정말 시민 친화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영우가 잠드는 바람에 일어났을 때 목욕을 시키는데, 씻기면서 신랑이랑 대화 중에 영우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가(영우가) 하더라'라는 표현을 썼는데(앞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영우가 '자기라고 하면 어떡해'라고 한다. 그래서 왜? 누가 자긴데? 라고 물었더니 아빠란다. 이럴 때 정말 깜짝깜짝 놀란다. 우리가 하는 대화나 사용하는 단어의 뜻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것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어서 놀랍다.
저녁에는 중앙공원에 산책을 갔다. 분당에서의 마지막 일정이 되겠구나. 넓은 곳에 나오니 또 다다다다 뛰어다니며 마냥 즐겁다. 물고기도 보고, 오리도 보고, 호수도 보고, 다리도 건너 보고, 아빠 덕분에 셋이 찍은 사진도 생겼다. 열흘 넘게 함께 있으면서 셋이 같이 찍은 사진 한 장 없었구나. 호숫가의 돌다리를 신나게 건너는 영우를 보며, 신랑이 이 광경이 한참동안 생각날 것 같다고 한다. 행복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저녁의 풍경이다.
돌아오는 길에 영우는 운전하는 신랑을 보며 '빨리 커서 저기 앉고 싶어, 운전하고 싶어, 위험할 때 빵빵하고 싶어' 한다. 빨리 크고 싶은, 신나는 영우와 달리 나는 왜이리 아쉽기만 한가.
처음엔 물에 들어가기 싫어하길래 준비해 간 물총가방을 꺼내주었다. 물총놀이는 재미있는지 여기저기 다니며 나뭇잎에도 물총을 맞추고, 작은 연못의 물에도 물총을 쏘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물총을 쏜다. 물통을 두 번이나 채워가며 재미있게 놀았는데 나중에 찍힌 사진을 보니 농약치는 아저씨 포스다. 그냥 가기는 좀 아쉬워서 물에 잠깐만 들어가서 놀자고 했는데 물 온도에 적응이 된건지 엄청 신나게 논다. 물 속에서 방방 뛰고, 공놀이고 하고, 튜브 타며 물개처럼 물장구도 치고, 재미있게 놀았다.
물놀이를 마치고 2층에 있는 시장실에 가보았다. 일요일이라 시장님은 안계셨지만 당직 서는 공무원 아저씨들이 안내를 해주셨다. 시장님 자리에는 폴리와 타요 장난감들이 놓여있다. 영우는 시장님이 폴리 좋아해 하면서 폴리를 집어들고 시장님 자리에 앉아서 사진 한 방을 남겼다. 9층에 유아 놀이방이 있다고 하길래 가보았는데 일요일은 운영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돌아왔다. 성남시청은 정말 시민 친화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영우가 잠드는 바람에 일어났을 때 목욕을 시키는데, 씻기면서 신랑이랑 대화 중에 영우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가(영우가) 하더라'라는 표현을 썼는데(앞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영우가 '자기라고 하면 어떡해'라고 한다. 그래서 왜? 누가 자긴데? 라고 물었더니 아빠란다. 이럴 때 정말 깜짝깜짝 놀란다. 우리가 하는 대화나 사용하는 단어의 뜻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것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어서 놀랍다.
저녁에는 중앙공원에 산책을 갔다. 분당에서의 마지막 일정이 되겠구나. 넓은 곳에 나오니 또 다다다다 뛰어다니며 마냥 즐겁다. 물고기도 보고, 오리도 보고, 호수도 보고, 다리도 건너 보고, 아빠 덕분에 셋이 찍은 사진도 생겼다. 열흘 넘게 함께 있으면서 셋이 같이 찍은 사진 한 장 없었구나. 호숫가의 돌다리를 신나게 건너는 영우를 보며, 신랑이 이 광경이 한참동안 생각날 것 같다고 한다. 행복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저녁의 풍경이다.
돌아오는 길에 영우는 운전하는 신랑을 보며 '빨리 커서 저기 앉고 싶어, 운전하고 싶어, 위험할 때 빵빵하고 싶어' 한다. 빨리 크고 싶은, 신나는 영우와 달리 나는 왜이리 아쉽기만 한가.
894일 여름방학 열번째 날 - 네 가족
아마도 앞으로 평생 함께 하게 될 신랑 친구들의 가족들을 만났다. 영우보다 13개월 빠른 진섭이, 영우보다 이틀 늦은 은기, 영우보다 8개월 늦은 지은이.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인 적은 처음이어서 아이들이 얼마나 컸는지 처음으로 다같이 보는 자리가 되었다.
역시나 아이들이 다같이 모여 사이 좋게 노는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엄마 아빠들이 번갈아가며 놀아줘야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각자 잘 노니 엄마들끼리, 아빠들끼리 이야기할 시간도 생긴다. 좀 더 크면 좀 더 여유가 생기려나.
다른 아이의 장난감을 뺏기만 하던 영우는 진섭이 형에게 장난감을 빼앗겨 서럽게 울기도 하고, 모든 장난감을 독식한 진섭이 형에게 장난감 한 번만 갖고 놀게 해달라고 사정해보기도 했다. 영우 정도의 어린 아이들은 또래나 동생보다는 형아를 바라보며 놀게 되는거 같기도 하다. 동생이나 또래가 갖고 노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형아랑 놀고싶어한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데 진섭이도 그렇다고 한다.
신랑이 영우와 강아지 인형을 던져주고 받는 놀이를 시작했는데 영우가 던진 인형을 톡톡 쳐 올리면서 이거 뭐야, 이거 뭐야 하면 영우가 꺄르르 넘어간다. 신랑이 계속 이거 뭐야, 이거 뭐야를 해주니까 영우가 그거 말이야(말처럼 보였나보다. 말인거 아니까) 이거 뭐야 하지마, 하길래 그냥 톡톡 쳐올리기만 하니 재미가 없었나보지? 다시 이거 뭐야 하라고 시킨다. 반복되는 재미없는 일을 못견뎌하는 신랑이지만 아들이 원한다면 해야지, 영우의 꺄르르 웃음을 위해 이게 뭐야는 계속된다.
돌아오는 길에 진섭이가 신랑 손을 잡길래 우리 집에 같이 가자 했더니 진섭이는 정말로 우리랑 같이 가려고 하는지 차에 타려고 한다. 그 모습을 본 영우는 진섭이 형과 함께 집에 가는게 무서웠는지 울음이 터진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물어보니 진섭이 형 좋다고 한다. 앞으로 자주 보게 될테니 사이좋게 잘 지내렴. 네 아이들 비교하면서 키우지 말아야 할텐데.
역시나 아이들이 다같이 모여 사이 좋게 노는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엄마 아빠들이 번갈아가며 놀아줘야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각자 잘 노니 엄마들끼리, 아빠들끼리 이야기할 시간도 생긴다. 좀 더 크면 좀 더 여유가 생기려나.
다른 아이의 장난감을 뺏기만 하던 영우는 진섭이 형에게 장난감을 빼앗겨 서럽게 울기도 하고, 모든 장난감을 독식한 진섭이 형에게 장난감 한 번만 갖고 놀게 해달라고 사정해보기도 했다. 영우 정도의 어린 아이들은 또래나 동생보다는 형아를 바라보며 놀게 되는거 같기도 하다. 동생이나 또래가 갖고 노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형아랑 놀고싶어한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데 진섭이도 그렇다고 한다.
신랑이 영우와 강아지 인형을 던져주고 받는 놀이를 시작했는데 영우가 던진 인형을 톡톡 쳐 올리면서 이거 뭐야, 이거 뭐야 하면 영우가 꺄르르 넘어간다. 신랑이 계속 이거 뭐야, 이거 뭐야를 해주니까 영우가 그거 말이야(말처럼 보였나보다. 말인거 아니까) 이거 뭐야 하지마, 하길래 그냥 톡톡 쳐올리기만 하니 재미가 없었나보지? 다시 이거 뭐야 하라고 시킨다. 반복되는 재미없는 일을 못견뎌하는 신랑이지만 아들이 원한다면 해야지, 영우의 꺄르르 웃음을 위해 이게 뭐야는 계속된다.
돌아오는 길에 진섭이가 신랑 손을 잡길래 우리 집에 같이 가자 했더니 진섭이는 정말로 우리랑 같이 가려고 하는지 차에 타려고 한다. 그 모습을 본 영우는 진섭이 형과 함께 집에 가는게 무서웠는지 울음이 터진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물어보니 진섭이 형 좋다고 한다. 앞으로 자주 보게 될테니 사이좋게 잘 지내렴. 네 아이들 비교하면서 키우지 말아야 할텐데.
893일 여름방학 아홉째 날 - 키즈카페 나들이
어제 만난 친구와 함께 신랑의 또 다른 절친 가족을 만나러 판교 현대백화점 키즈카페로 갔다. 백화점 오픈 시간인 10시 반에 맞춰 갔는데 어쩜 그 시간에 주차장이 그리 꽉 차는지, 나중에 알고 보니 11시가 되면 주차장 자리가 없어서 대기열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한다. 키즈카페에 갈 때는 아이를 케어해야하니 옷을 편하게 입고 가야한다고 생각했는데 거기 온 다른 엄마들은 대부분 원피스를 입었다. 왠지 모를 이질감!
놀이방을 본 영우는 지난 번처럼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정신이 팔렸다. 역시나 가장 좋아하는 것은 편백나무 놀이터에서 포크레인과 삽으로 편백나무를 퍼나르는 것. 급히 나오느라 소변을 미리 누이지 못하고 나와서 계속 신경이 쓰인다. 나중에 쉬하고 싶다고 해서 쉬를 누이는데 소변량이 꽤 많아서 영우야 쉬 하고 싶은데 참았어? 했더니 응, 놀려고 참았어. 한다. 그렇게나 좋을까. 그런 와중에도 가끔씩 엄마아빠를 부르면서 노는거 봐달라고 하는데 키즈카페가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볼풀에서도 잘 놀고 주방놀이와 기차놀이도 하면서 혼자 잘 논다. 신랑 친구 아들이랑 나이가 같고, 연년생 누나도 있어서 함께 놀길 바랬지만, 좀 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봐줄 수 있는게 아니면 또래끼리 같이 노는건 아직 무리인거 같다.
영우가 맨 밥 말고 다른 음식은 잘 안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랑 친구 부부의 고심 끝에 샤브샤브 전골을 먹으러 갔다. 영우는 흰 밥을 따로 시켜 요리가케를 뿌려 먹고 신랑 친구 가족은 샤브샤브를 먹었는데 그 아이들은 샤브샤브의 고기부터 시작해서 국수와 죽까지 얼마나 잘 먹는지, 게다가 얼마나 많이 먹는지 정말 부럽기 그지없다. 영우는 요리가케 뿌린 밥을 씩씩하게 퍼먹다가 갑자기 테이블에 픽 쓰러져서 잠들어버렸는데 신랑 친구 부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순하다고 부럽다한다. 그러나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과 감자튀김과 빵까지 클리어한 그 아이들의 식성이 참으로 부럽다. 영우도 좀 더 많이 먹여도 되겠다.
저녁에는 영우를 데리고 잠깐 사무실에 들렀다. 원래는 업무 시간에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이래저래 하다보니 퇴근 시간이 지나서 남아 있는 몇 명만 잠깐 보고왔다. 영우는 저 사람은 누구인지, 이 사람은 누구인지가 뭐 그리 궁금한지 조용한 사무실에서 쩌렁쩌렁하게 누구냐 물어본다. 머문 시간이 5분도 안되는데 어찌나 힘든지. 돌아오는 길에는 다이소에 들렀는데 다이소를 활주하던 영우는 돼지저금통을 집어들고는 사달라고 한다. 영우와 이런 소소한 쇼핑의 재미도 생기는구나.
놀이방을 본 영우는 지난 번처럼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정신이 팔렸다. 역시나 가장 좋아하는 것은 편백나무 놀이터에서 포크레인과 삽으로 편백나무를 퍼나르는 것. 급히 나오느라 소변을 미리 누이지 못하고 나와서 계속 신경이 쓰인다. 나중에 쉬하고 싶다고 해서 쉬를 누이는데 소변량이 꽤 많아서 영우야 쉬 하고 싶은데 참았어? 했더니 응, 놀려고 참았어. 한다. 그렇게나 좋을까. 그런 와중에도 가끔씩 엄마아빠를 부르면서 노는거 봐달라고 하는데 키즈카페가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볼풀에서도 잘 놀고 주방놀이와 기차놀이도 하면서 혼자 잘 논다. 신랑 친구 아들이랑 나이가 같고, 연년생 누나도 있어서 함께 놀길 바랬지만, 좀 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봐줄 수 있는게 아니면 또래끼리 같이 노는건 아직 무리인거 같다.
영우가 맨 밥 말고 다른 음식은 잘 안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랑 친구 부부의 고심 끝에 샤브샤브 전골을 먹으러 갔다. 영우는 흰 밥을 따로 시켜 요리가케를 뿌려 먹고 신랑 친구 가족은 샤브샤브를 먹었는데 그 아이들은 샤브샤브의 고기부터 시작해서 국수와 죽까지 얼마나 잘 먹는지, 게다가 얼마나 많이 먹는지 정말 부럽기 그지없다. 영우는 요리가케 뿌린 밥을 씩씩하게 퍼먹다가 갑자기 테이블에 픽 쓰러져서 잠들어버렸는데 신랑 친구 부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순하다고 부럽다한다. 그러나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과 감자튀김과 빵까지 클리어한 그 아이들의 식성이 참으로 부럽다. 영우도 좀 더 많이 먹여도 되겠다.
저녁에는 영우를 데리고 잠깐 사무실에 들렀다. 원래는 업무 시간에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이래저래 하다보니 퇴근 시간이 지나서 남아 있는 몇 명만 잠깐 보고왔다. 영우는 저 사람은 누구인지, 이 사람은 누구인지가 뭐 그리 궁금한지 조용한 사무실에서 쩌렁쩌렁하게 누구냐 물어본다. 머문 시간이 5분도 안되는데 어찌나 힘든지. 돌아오는 길에는 다이소에 들렀는데 다이소를 활주하던 영우는 돼지저금통을 집어들고는 사달라고 한다. 영우와 이런 소소한 쇼핑의 재미도 생기는구나.
892일 여름방학 여덟째 날 - 스케쥴 세 개
오늘부터는 자체 방학이다. 어린이집 방학은 수요일까지라 오늘부터 등원인데 영우는 주말까지 있다가 월요일에 내려갈 예정이라 어린이집에는 화요일부터 등원하게 된다. 자체 방학을 길게 보내는 대신에 방학숙제는 1등으로 해서 카페에 올려두었다. 방학숙제는 오이마사지와 세족식 사진을 카페에 올리는 것이었는데, 엄마의 재촉으로 억지로 한 것이었지만 막상 사진을 편집해서 올려두고 선생님들이 써주시는 댓글들을 보니 재미있다. 얼굴에 오이를 올려줄 때에는 오이에 가려진 얼굴이 낯선지 엄마 얼굴이 없어졌다고 무서워한다. 발을 씻어줄 때에는 물장난 수준이었지만 사진은 제법 그럴싸하게 찍혀서 숙제 미션은 컴플릿.
자체 방학 첫번째 스케쥴은 정은언니네 방문. 언니네 아이들은 초등학교 5학년, 2학년이라 영우랑 놀기에 수준이 맞지는 않지만 온갖 장난감들을 총 동원해 잘 놀아주었다. 인상적인 것은 이동하면서 자동으로 도미노를 놓아주는 자동차였는데, 영우는 자동차에 엄청 손대고 싶었을텐데도 누나와 형이 됐다고 할때까지 잘 참고 기다리고 있었다. 형아 장난감은 꽤 수준이 있어서 잘 갖고 놀 수 있을까 싶었는데 RC 탱크를 제법 잘 조종하여 전진, 후진, 회전시킨다. 신랑의 로망인 RC 장난감을 이제 사줄 때가 된 것일까. 그리고 레고를 처음 본 영우는, 레고 사람에 다리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는지 계속 다리 있는 아저씨를 찾는다.
언니 아이들 덕분에 잘 먹고 잘 놀고 시댁으로 갔다. 영우를 또 한 번 볼 수 있어서 어머님 아버님은 정말 좋아하신다. 오늘도 뻐꾸기 시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사과를 반개나 먹고, 포도도 씨까지 꼭꼭 씹어먹었다. 영우 밥 먹일게 제일 걱정인 어머님은 5시부터 저녁식사를 준비하시고, 영우 먹을 국을 따로 끓여놓기까지 하셨으나 과일로 배를 채운 영우는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았다. 어머님이 밥 안먹는다고 속상해하시니까 '과일 많이 먹어서 배가 불러요' 한다. 어쩜 이리 웃긴지.
마지막 스케쥴은 신랑 친구와의 만남.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한 신랑의 절친인데 영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시댁에 온 김에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카페에 앉아서 우유를 원샷한 영우는 카페 이곳저곳을 탐방한다. 카페 주인 언니가 영우 귀엽다며 자기 옆에 앉으라고 하니 그 옆에 앉아 한참을 놀며 귀여움을 발산하고 온다. 우유를 먹어서인지 또 응가가 마렵다는 영우. 아, 공중화장실인데 잘 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으나 그래도 성공적. 이렇게 세 개나 되는 스케쥴을 무사히 마무리하였다.
공중화장실에서 응가를 하는 바람에 꼭 씻기고 재워야겠다는 의지로 돌아오는 길에 잠들지 않게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월요일과 수요일에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영우가 터널이 왜 이렇게 많냐고 물어보길래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야, 길을 돌아가지 않도록 일직선으로 길을 내려면 산을 뚫고 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터널이야, 그래서 터널이 많은거고 작은 산을 뚫으면 짧은 터널이, 큰 산을 뚫으면 긴 터널이 나온단다라고 두 번 정도 이야기해주었다. 그런데 집에 가는 길에 터널이 나오자 영우가 산 보여? 작은 산 보여? 하고 묻는 것이 아닌가. 그 긴 이야기를 대충 이야기하기는 했나보다. 알아듣건 못 알아듣건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자체 방학 첫번째 스케쥴은 정은언니네 방문. 언니네 아이들은 초등학교 5학년, 2학년이라 영우랑 놀기에 수준이 맞지는 않지만 온갖 장난감들을 총 동원해 잘 놀아주었다. 인상적인 것은 이동하면서 자동으로 도미노를 놓아주는 자동차였는데, 영우는 자동차에 엄청 손대고 싶었을텐데도 누나와 형이 됐다고 할때까지 잘 참고 기다리고 있었다. 형아 장난감은 꽤 수준이 있어서 잘 갖고 놀 수 있을까 싶었는데 RC 탱크를 제법 잘 조종하여 전진, 후진, 회전시킨다. 신랑의 로망인 RC 장난감을 이제 사줄 때가 된 것일까. 그리고 레고를 처음 본 영우는, 레고 사람에 다리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는지 계속 다리 있는 아저씨를 찾는다.
언니 아이들 덕분에 잘 먹고 잘 놀고 시댁으로 갔다. 영우를 또 한 번 볼 수 있어서 어머님 아버님은 정말 좋아하신다. 오늘도 뻐꾸기 시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사과를 반개나 먹고, 포도도 씨까지 꼭꼭 씹어먹었다. 영우 밥 먹일게 제일 걱정인 어머님은 5시부터 저녁식사를 준비하시고, 영우 먹을 국을 따로 끓여놓기까지 하셨으나 과일로 배를 채운 영우는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았다. 어머님이 밥 안먹는다고 속상해하시니까 '과일 많이 먹어서 배가 불러요' 한다. 어쩜 이리 웃긴지.
마지막 스케쥴은 신랑 친구와의 만남.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한 신랑의 절친인데 영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시댁에 온 김에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카페에 앉아서 우유를 원샷한 영우는 카페 이곳저곳을 탐방한다. 카페 주인 언니가 영우 귀엽다며 자기 옆에 앉으라고 하니 그 옆에 앉아 한참을 놀며 귀여움을 발산하고 온다. 우유를 먹어서인지 또 응가가 마렵다는 영우. 아, 공중화장실인데 잘 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으나 그래도 성공적. 이렇게 세 개나 되는 스케쥴을 무사히 마무리하였다.
공중화장실에서 응가를 하는 바람에 꼭 씻기고 재워야겠다는 의지로 돌아오는 길에 잠들지 않게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월요일과 수요일에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영우가 터널이 왜 이렇게 많냐고 물어보길래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야, 길을 돌아가지 않도록 일직선으로 길을 내려면 산을 뚫고 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터널이야, 그래서 터널이 많은거고 작은 산을 뚫으면 짧은 터널이, 큰 산을 뚫으면 긴 터널이 나온단다라고 두 번 정도 이야기해주었다. 그런데 집에 가는 길에 터널이 나오자 영우가 산 보여? 작은 산 보여? 하고 묻는 것이 아닌가. 그 긴 이야기를 대충 이야기하기는 했나보다. 알아듣건 못 알아듣건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2016년 8월 13일 토요일
891일 여름방학 일곱째날 - 교통박물관
매일 아침 영우가 다다다다 달려와서 깨워주고 있다. 침대위에 올라와서 같이 뒹굴거리기도 하고 엄마아빠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데 이 날 아침엔 내 발을 조물조물 마사지를 해주는게 아닌가. 이어서 일어나라며 간질간질하기 시작한다. 이런 아침을 맞이하다니, 뭐라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나를 보고는 머리끈을 찾아다준다. 머리를 묶기 위해서 빗으로 빗고 있으니 안 더워? 그래가 되겠어? 라며 빤히 쳐다본다. 내 머리숱이 좀 많지, 영우가 보기에도 더워보이나보다.
이 날은 뭘할까 고민하다가 용인에 있는 삼성화재 교통박물관에 갔다. 에버랜드에 가서 로스트밸리와 사파리에 있는 동물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날씨 때문에 무리다 싶어 포기하고 실내인 박물관으로 갔다. 가는 도중에 영우가 잠들어서 일어나길 기다리며 잠깐 살펴보았는데 클래식카가 아주 많아서 어른들도 볼만했다. 이것이 거니횽의 취미로군영.
잠에서 깬 영우는 처음에는 얼떨떨해 하더니 이내 눈이 휘둥그레져서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많은 차들이 있지만 차를 보는 것보다는 핸들을 돌려볼 수 있는 체험공간을 아주 좋아한다. 빨간색 차 한 대를 시승할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핸들을 돌리면 바퀴도 돌아가고 나무휠을 가진 멋진 자동차이다. 영우가 앉은 위치에서는 핸들이 돌아간다고 바퀴가 돌아가는게 보이지는 않았을텐데, 다른 체험공간에 갔을 때에도 핸들을 돌리면서 앞에 바퀴가 있는지, 움직이고 있는지 궁금해하며 물어본다. 크락션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고 빵빵소리를 내보고 싶다고도 한다. 한 번 차를 시승했더니 다른 차도 타고 싶어서 자꾸 가드 위로 다리를 걸쳐놓길래 오래 머물지는 않고 나왔다. 영우는 아직 어려서 체험 프로그램을 할 수 없지만 4세 이상부터는 교통안전교육도 받고, 만들기 프로그램도 있는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가볼만할 것 같다.
원래부터도 영우는 자동차에 관심이 많고 아빠가 운전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는 크락션을 한 번 울려보라며 아빠 운전에 참견까지 한다. 신랑이 급브레이크를 한 번 밟자, '아빠 운전 조심해, 영우 이렇게(앞으로 쏠림) 되잖아' 한다. 영우 카시트의 안전벨트를 채우기 전에 차가 출발하면 '조심조심 가세요' 하다가 달칵 채우는 소리가 들리면 '빨리가 빨리가'를 외치는데 안전을 중시하는 성격 급한 운전자가 될건가보다.
이 날은 뭘할까 고민하다가 용인에 있는 삼성화재 교통박물관에 갔다. 에버랜드에 가서 로스트밸리와 사파리에 있는 동물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날씨 때문에 무리다 싶어 포기하고 실내인 박물관으로 갔다. 가는 도중에 영우가 잠들어서 일어나길 기다리며 잠깐 살펴보았는데 클래식카가 아주 많아서 어른들도 볼만했다. 이것이 거니횽의 취미로군영.
잠에서 깬 영우는 처음에는 얼떨떨해 하더니 이내 눈이 휘둥그레져서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많은 차들이 있지만 차를 보는 것보다는 핸들을 돌려볼 수 있는 체험공간을 아주 좋아한다. 빨간색 차 한 대를 시승할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핸들을 돌리면 바퀴도 돌아가고 나무휠을 가진 멋진 자동차이다. 영우가 앉은 위치에서는 핸들이 돌아간다고 바퀴가 돌아가는게 보이지는 않았을텐데, 다른 체험공간에 갔을 때에도 핸들을 돌리면서 앞에 바퀴가 있는지, 움직이고 있는지 궁금해하며 물어본다. 크락션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고 빵빵소리를 내보고 싶다고도 한다. 한 번 차를 시승했더니 다른 차도 타고 싶어서 자꾸 가드 위로 다리를 걸쳐놓길래 오래 머물지는 않고 나왔다. 영우는 아직 어려서 체험 프로그램을 할 수 없지만 4세 이상부터는 교통안전교육도 받고, 만들기 프로그램도 있는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가볼만할 것 같다.
원래부터도 영우는 자동차에 관심이 많고 아빠가 운전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는 크락션을 한 번 울려보라며 아빠 운전에 참견까지 한다. 신랑이 급브레이크를 한 번 밟자, '아빠 운전 조심해, 영우 이렇게(앞으로 쏠림) 되잖아' 한다. 영우 카시트의 안전벨트를 채우기 전에 차가 출발하면 '조심조심 가세요' 하다가 달칵 채우는 소리가 들리면 '빨리가 빨리가'를 외치는데 안전을 중시하는 성격 급한 운전자가 될건가보다.
890일 여름방학 여섯째날 - 휴식
나아지려나 했던 감기가 아직도 안 떨어져서 이 날은 병원에만 다녀오고 쉬기로 했다. 빨리 나아야 할텐데 너무 강행군인가.ㅜㅜ
병원에 갔다가 시댁에서 가족들에게 받은 용돈으로 장난감을 사러 갔다. 장난감 차들이 전시되어 있으니 덥석 잡는다. 처음에는 경찰차를 잡더니 이내 앰뷸런스로 바꾼다. 영우는 앰버가 제일 좋은가봐. 영우가 이모한테서 처음 선물받은 장난감도 앰버였는데, 풍선도 앰버를 고르더니, 직접 고른 첫번째 자동차도 앰버이다.
집에 와서는 앰불라쓰 앰불라쓰하면서 자동차를 갖고 노니까 아빠가 잘 못알아듣고 앰불란이 뭐야? 물어보셨나보다. 영우가 앰불란이 아니고 앰불라쓰 하면서 자동차를 보여주었다고 하는데 그 상황이 재미있었는지, '할아버지가 앰불란이 뭐야 하길래 영우가 앰불라쓰 했어' 라고 계속 이야기한다.
돌아오는 길에 놀이터에서도 한참 놀았는데, 이제는 미끄럼틀에 계단이 아니라 사다리를 잡고도 잘 올라간다. 영우 겁 안나?했더니 엄마아빠하고 있을 때는 안 무서워요 한다. 할아버지랑 같이 놀 때에는 겁난다고 안 올라갔다고 하던데 엄마아빠랑 놀 때는 안 무섭다니 어쩐지 찡하다. 미끄럼틀마다 장착되어 있는 핸들을 보고 자동차처럼 꾸며놓은 것도 아니고 저건 무슨 용도인가 했는데 핸들 돌리면서 노는 것을 매우 재미있어한다.
점심은 치킨을 시켜 먹었는데 영우도 치킨 먹는데 성공! 영우 용으로 순살치킨을 따로 시켰는데 바삭한 튀김이 맛있는지 제법 뜯어먹는다. 심정적으로는 튀김보다 순살을 많이 먹기를 원하지만 뭐든 먹어주는게 어딘가. 얼마만에 새로운 음식을 먹어주는건지 모르겠다. 자장면 이후 처음인거 같다. 또르르.
저녁에는 외식도 할겸 엄마아빠 모시고 율동공원에 갔다. 계속 날씨가 너무 습하고 더워서 저녁에도 푹푹 찌는데 그래도 이 날은 바람이 좀 불어서 야외활동을 할만했다. 비가 올 것 같아서 오래 머물진 못했지만 호숫가 주변을 걷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추천받은 생포갈비를 먹으러 육간명가에서 저녁도 먹었다. 지나고 보니 이 날이 열흘중에 딱 외출하기 좋았던 날씨의 저녁이었던 것 같긴 하지만 다같이 외출하고 외식할 기회를 더 못 만든 것이 아쉽다.
병원에 갔다가 시댁에서 가족들에게 받은 용돈으로 장난감을 사러 갔다. 장난감 차들이 전시되어 있으니 덥석 잡는다. 처음에는 경찰차를 잡더니 이내 앰뷸런스로 바꾼다. 영우는 앰버가 제일 좋은가봐. 영우가 이모한테서 처음 선물받은 장난감도 앰버였는데, 풍선도 앰버를 고르더니, 직접 고른 첫번째 자동차도 앰버이다.
집에 와서는 앰불라쓰 앰불라쓰하면서 자동차를 갖고 노니까 아빠가 잘 못알아듣고 앰불란이 뭐야? 물어보셨나보다. 영우가 앰불란이 아니고 앰불라쓰 하면서 자동차를 보여주었다고 하는데 그 상황이 재미있었는지, '할아버지가 앰불란이 뭐야 하길래 영우가 앰불라쓰 했어' 라고 계속 이야기한다.
돌아오는 길에 놀이터에서도 한참 놀았는데, 이제는 미끄럼틀에 계단이 아니라 사다리를 잡고도 잘 올라간다. 영우 겁 안나?했더니 엄마아빠하고 있을 때는 안 무서워요 한다. 할아버지랑 같이 놀 때에는 겁난다고 안 올라갔다고 하던데 엄마아빠랑 놀 때는 안 무섭다니 어쩐지 찡하다. 미끄럼틀마다 장착되어 있는 핸들을 보고 자동차처럼 꾸며놓은 것도 아니고 저건 무슨 용도인가 했는데 핸들 돌리면서 노는 것을 매우 재미있어한다.
점심은 치킨을 시켜 먹었는데 영우도 치킨 먹는데 성공! 영우 용으로 순살치킨을 따로 시켰는데 바삭한 튀김이 맛있는지 제법 뜯어먹는다. 심정적으로는 튀김보다 순살을 많이 먹기를 원하지만 뭐든 먹어주는게 어딘가. 얼마만에 새로운 음식을 먹어주는건지 모르겠다. 자장면 이후 처음인거 같다. 또르르.
저녁에는 외식도 할겸 엄마아빠 모시고 율동공원에 갔다. 계속 날씨가 너무 습하고 더워서 저녁에도 푹푹 찌는데 그래도 이 날은 바람이 좀 불어서 야외활동을 할만했다. 비가 올 것 같아서 오래 머물진 못했지만 호숫가 주변을 걷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추천받은 생포갈비를 먹으러 육간명가에서 저녁도 먹었다. 지나고 보니 이 날이 열흘중에 딱 외출하기 좋았던 날씨의 저녁이었던 것 같긴 하지만 다같이 외출하고 외식할 기회를 더 못 만든 것이 아쉽다.
2016년 8월 6일 토요일
889일 여름방학 다섯째날 - 동탄 나들이
영우의 육아용품 공급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사촌동생네 놀러가기로 했다. 가기 전에 영우에게 우유를 주는데 여기 서울이라 서울우유야? 하는 아재개그를 선보인다. 아이 깜짝이야.
동탄으로 가는 중에 어느 사거리에서 빨간불이라 서 있는데 초록불이라며 빨리 가자는거다. 9시 방향에서 보는 신호등에 초록불이 들어오자 그걸 보고 가자고 하는거 같은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시야가 넓고 많은 것을 보는구나 싶다.
사촌동생네는 7살 남자 아이와 5살 여자 아이가 있는데 이 글에 다 풀어놓을 수는 없지만 특히 7살 아이가 매우 착하다. 언젠가 영우와 놀아주는 날을 꿈꿨는데 드디어 그 날이 와서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영우가 형아가 아끼는 장난감을 독차지하는 바람에 이 아이가 말도 못하고 끙끙대다가 울어버린것. 다른 집 같았으면 한 대 맞았을텐데 벌써부터 착한 장남 컴플렉스에 빠진 이 아이는 울면서 삭힌다.
어쨌든 이 사건을 빼고는 다같이 아주 잘 놀았다. 놀이방이 잘 되어 있다는 감자탕 집에 갔었는데 진짜 놀이방이 엄청 크고 잘되어 있었다. 두 아이가 영우 손을 잡고 데리고 다니며 봐주니 어른들은 편히 식사를 하고, 아이들은 놀다가 뛰어와서 밥을 한숟가락씩 받아먹고 가는데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은 신세계를 경험하였다. 좀 큰 아이들도 있고 못된 아이들도 있어서 영우가 치이기도 하고,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바람에 몇 번 울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편한데 한편으로는 부모 시야에서 아이들이 안보이는 이 상황이 좀 걱정스럽긴하다.
이 날도 사촌에게서 장난감과 기타 용품을 세 박스 받아서 돌아왔는데 낮잠에서 깨어난 영우가 블럭을 하겠다고 떼를 쓰며 울기 시작한다. 블럭통이 더러워서 당장은 안 꺼내주려고 한거였는데 어찌나 오랫동안 서럽게 울던지 이렇게 떼를 쓰면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다. 나중에 진정되고 나서는 울면서 이야기하면 무슨 이야기인지 엄마아빠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떼쓰면 아빠가 안해준다, 웃으면서 이야기하면 아빠가 다 들어준다고 이야기했더니 억지로 헤헤헤 웃으며 블럭을 달란다. 그래 이 웃음을 보면 안해줄 수가 없지. 휘둘리지 않고 잘 키울 수 있으려나 몰라.
동탄으로 가는 중에 어느 사거리에서 빨간불이라 서 있는데 초록불이라며 빨리 가자는거다. 9시 방향에서 보는 신호등에 초록불이 들어오자 그걸 보고 가자고 하는거 같은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시야가 넓고 많은 것을 보는구나 싶다.
사촌동생네는 7살 남자 아이와 5살 여자 아이가 있는데 이 글에 다 풀어놓을 수는 없지만 특히 7살 아이가 매우 착하다. 언젠가 영우와 놀아주는 날을 꿈꿨는데 드디어 그 날이 와서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영우가 형아가 아끼는 장난감을 독차지하는 바람에 이 아이가 말도 못하고 끙끙대다가 울어버린것. 다른 집 같았으면 한 대 맞았을텐데 벌써부터 착한 장남 컴플렉스에 빠진 이 아이는 울면서 삭힌다.
어쨌든 이 사건을 빼고는 다같이 아주 잘 놀았다. 놀이방이 잘 되어 있다는 감자탕 집에 갔었는데 진짜 놀이방이 엄청 크고 잘되어 있었다. 두 아이가 영우 손을 잡고 데리고 다니며 봐주니 어른들은 편히 식사를 하고, 아이들은 놀다가 뛰어와서 밥을 한숟가락씩 받아먹고 가는데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은 신세계를 경험하였다. 좀 큰 아이들도 있고 못된 아이들도 있어서 영우가 치이기도 하고,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바람에 몇 번 울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편한데 한편으로는 부모 시야에서 아이들이 안보이는 이 상황이 좀 걱정스럽긴하다.
이 날도 사촌에게서 장난감과 기타 용품을 세 박스 받아서 돌아왔는데 낮잠에서 깨어난 영우가 블럭을 하겠다고 떼를 쓰며 울기 시작한다. 블럭통이 더러워서 당장은 안 꺼내주려고 한거였는데 어찌나 오랫동안 서럽게 울던지 이렇게 떼를 쓰면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다. 나중에 진정되고 나서는 울면서 이야기하면 무슨 이야기인지 엄마아빠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떼쓰면 아빠가 안해준다, 웃으면서 이야기하면 아빠가 다 들어준다고 이야기했더니 억지로 헤헤헤 웃으며 블럭을 달란다. 그래 이 웃음을 보면 안해줄 수가 없지. 휘둘리지 않고 잘 키울 수 있으려나 몰라.
888일 여름방학 넷째날 - 시댁 나들이
오후에 시댁에 가기로 해서 오전에는 가볍게 분당구청 앞 풀장에 갔다. 이 날 날씨가 너무 더워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렸는데 파라솔 그늘 아래에 앉아있는 것도 힘들었다. 이런 더위에 물속이긴 하지만 땡볕 아래서 노는 영우가 너무 걱정되서 내내 좌불안석이다. 우리가 준비한 것은 일본 출장에서 사온 반팔 수영복과 튜브 하나. 다른 아이들은 래쉬가드를 입고 있거나 목덜미까지 가려주는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그나마 전 날 봄봄이 사준 썬캡 없었으면 햇빛가리개 하나 없이 어쩔뻔했나몰라.
풀장은 두 개 운영되는데 하나는 허리정도 깊이, 다른 하나는 무릎정도 깊이이다. 허리 깊이의 풀에 튜브와 함께 놀게 하였더니 방방 뛰며 극도로 흥분하여 물을 먹었다. 물 속에 있는것만으로도 영우는 너무너무 신나 했는데 우리의 준비 부족으로 타지 않을까, 더위 먹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 한 시간만에 데리고 나왔다. 물론 영우는 나오고 싶어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또 영우를 풀장에 남겨둘 채 우리끼리 와버렸다. 풀장에서 혼자 나올 수가 없으니 우리를 쳐다보며 울고 있고, 안전요원이 밖으로 꺼내주는 동안 우리가 가서 데리고 왔는데 이러다 트라우마 생기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4개월만에 영우를 만난 시부모님은 훌쩍 큰 영우를 보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신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뻐꾸기 시계를 보고는 뻐꾸기뻐꾸기하며 시계바늘을 돌려보겠다고 하는데, 4개월 전에 시계바늘 돌리며 놀았던 것이 기억났나보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름 말하는 개인기도 보이고, 곰세마리 노래도 부르고, 종알종알 어찌나 이쁜 짓을 하는지 영우가 효도를 다 하는구나.
식사를 하러 간 곳에 볶음밥도 있었지만 예상대로 볶음밥을 먹지 않고 맨 밥만 먹어 할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만 빼면 아주 성공적인 방문이었다. 벌써 소변을 가리는 것을 보고 가족들 모두 신기방기해 하셨는데 갑자기 응가를 하고 싶다지뭔가. 처음으로 어른 변기에 앉아서 응가도 성공적으로 해냈다. 응가도 빠른 시간에 해치우는 것을 보고 매우 기특해하셨다. 내가 생각해도 참 기특하네.
휴가 기간이고, 형님댁은 일정이 있으셨는데도 영우 보려고 먼 길을 바삐 왔다가셨다. 영우도 오랜만에 보는 사촌형을 잘 따르고 계속 찾는지, 역시 가족이 좋기는 좋다. 자주 볼 수 없어 아쉬우실테지만 그래도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 동영상이나 사진을 볼 수 있으니 성장 과정에 대해서 소외감이 좀 덜한 것 같다. 이번에는 옥수수 먹는 영상이 아주 히트였다. 8시가 지나면서는 영우가 갑자기 졸렸는지 영우 할머니를 찾으며 징징대기 시작해서 서둘러 정리하고 나왔다. 오늘도 성공적인 시댁 나들이.
풀장은 두 개 운영되는데 하나는 허리정도 깊이, 다른 하나는 무릎정도 깊이이다. 허리 깊이의 풀에 튜브와 함께 놀게 하였더니 방방 뛰며 극도로 흥분하여 물을 먹었다. 물 속에 있는것만으로도 영우는 너무너무 신나 했는데 우리의 준비 부족으로 타지 않을까, 더위 먹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 한 시간만에 데리고 나왔다. 물론 영우는 나오고 싶어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또 영우를 풀장에 남겨둘 채 우리끼리 와버렸다. 풀장에서 혼자 나올 수가 없으니 우리를 쳐다보며 울고 있고, 안전요원이 밖으로 꺼내주는 동안 우리가 가서 데리고 왔는데 이러다 트라우마 생기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4개월만에 영우를 만난 시부모님은 훌쩍 큰 영우를 보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신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뻐꾸기 시계를 보고는 뻐꾸기뻐꾸기하며 시계바늘을 돌려보겠다고 하는데, 4개월 전에 시계바늘 돌리며 놀았던 것이 기억났나보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름 말하는 개인기도 보이고, 곰세마리 노래도 부르고, 종알종알 어찌나 이쁜 짓을 하는지 영우가 효도를 다 하는구나.
식사를 하러 간 곳에 볶음밥도 있었지만 예상대로 볶음밥을 먹지 않고 맨 밥만 먹어 할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만 빼면 아주 성공적인 방문이었다. 벌써 소변을 가리는 것을 보고 가족들 모두 신기방기해 하셨는데 갑자기 응가를 하고 싶다지뭔가. 처음으로 어른 변기에 앉아서 응가도 성공적으로 해냈다. 응가도 빠른 시간에 해치우는 것을 보고 매우 기특해하셨다. 내가 생각해도 참 기특하네.
휴가 기간이고, 형님댁은 일정이 있으셨는데도 영우 보려고 먼 길을 바삐 왔다가셨다. 영우도 오랜만에 보는 사촌형을 잘 따르고 계속 찾는지, 역시 가족이 좋기는 좋다. 자주 볼 수 없어 아쉬우실테지만 그래도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 동영상이나 사진을 볼 수 있으니 성장 과정에 대해서 소외감이 좀 덜한 것 같다. 이번에는 옥수수 먹는 영상이 아주 히트였다. 8시가 지나면서는 영우가 갑자기 졸렸는지 영우 할머니를 찾으며 징징대기 시작해서 서둘러 정리하고 나왔다. 오늘도 성공적인 시댁 나들이.
2016년 8월 5일 금요일
887일 여름방학 셋째날 - 333과 영종도 나들이
영종도에 있는 네스트 호텔이 아이들이 놀기에도 괜찮다고 하여 333과 함께 가보기로 하였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그간의 로망이었던 모래놀이를 하였다. 성벽도 쌓고 포크레인으로 모래를 파서 옮기고 물고기 틀도 찍고 정말 모래놀이도 하였다. 영우가 매우 즐거워해서 식당에 안 들어가겠다고 떼를 쓰면 어쩌나 싶었는데 333 이모들이 도착하니 순한 양이 되어 잘 따라다닌다. 지금 생각해보니 오후부터는 볕이 너무 세서 야외활동이 어려웠는데 오전에 잠깐이나마 모래놀이를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다.
브런치 부페에서 영우는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 새로운 것은 안 먹어보려고 하는 영우답게 밥이 될만한 것은 먹지를 않는다. 생선초밥을 가져다가 초밥만 조금 떼서 몇 점 먹이고 포기. 과자나 케잌처럼 달달한 것만 먹는다. 안 먹겠다는 의지가 너무 확실하니 어쩔 수 없지만 매우 속상하다. 영우랑 함께하는 오키나와, 오사카 여행을 꿈꿨는데 수족관도 시큰둥, 먹는 건 질색팔색이니 좀 더 클 때까지는 여행이 별 의미가 없어보인다.
식당에서 세 시간을 꽉 채우고 놀이방으로 이동했다. 꽤 넓은 공간에 크림하우스 매트가 깔려 있고, 인디언텐트나 볼풀용 가드 등이 모두 크림하우스 제품이다. 장난감도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원목으로 준비되어 있어서 나름 신경썼나보다싶은 생각이 든다. 영우는 놀이방 문을 열자마자 신발을 벗어던지고 모자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어갔다. 그렇게 좋을까나.
그런데 이 곳 놀이방에서도 영우의 나쁜 행동이 드러난다. 다른 아이가 미끄럼틀 위에서 안내려가고 앉아 있으니 내려가라고 발로 찬다. 동영상 찍고 있던 수지형은 깜놀 ㅜㅜ. 마음에 드는 장난감이 있으면 그냥 뺏어온다. 영우가 놀던 볼풀에 다른 아이가 들어오니 다리를 물기도 하고 들어오지 말라고 소리지르며 발로 차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다른 친구에게 이것저것 설명해주면서 같이 놀기도 하지만 아직 사람되려면 멀었다. 전에는 다른 아이들에게 치이거나 다칠까봐 따라다녔다면 이제는 다른 아이들을 괴롭힐까봐 따라다녀야 한다. 놀다가도 쉬할래 하며 뛰어오는걸 보면 참 신통방통하다. 너무 신나서 나가기 싫어할 것 같은데 또 금방 따라나서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자리를 옮겨 카페에서 수지형의 생일파티를 하였다. 영우가 수지형을 위해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손뼉도 쳐주고 케잌도 같이 먹었다. 그러나 실내에 머무는 시간은 잠시, 후텁지근한 날씨인데도 굳이 야외 정원에 나가겠단다. 한낮보다는 열기가 많이 식어서 정원의 놀이터에서 미끄럼틀도 타고 시소도 타고 제법 놀 수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 빨리 들어가고 싶은데 영우는 놀이터를 떠날 생각을 안해서 내버려 두고 엄마는 가겠다며 십 여 미터 걸어나왔다. 내가 없어진걸 깨닫고는 두리번거리다가 표정이 안 좋아지길래 나를 볼 수 있는 위치로 가주었더니 에엥 울면서 그제서야 따라온다. 금세 그치긴 했지만 아이 마음대로 놀게 마냥 둘 수도 없고 이럴땐 참 마음이 안좋다.
이렇게 333과 영우와의 나들이는 마무리. 장시간동안 에너자이저 영우 따라다니고, 사진 찍어주고, 놀아주느라 모두 얼마나 힘들었을지, 특히 맏언니께서는 저녁에 실신하셨다고 ㅎㅎ. 다들 바쁜 주말시간 쪼개서 영우와 좋은 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런치 부페에서 영우는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 새로운 것은 안 먹어보려고 하는 영우답게 밥이 될만한 것은 먹지를 않는다. 생선초밥을 가져다가 초밥만 조금 떼서 몇 점 먹이고 포기. 과자나 케잌처럼 달달한 것만 먹는다. 안 먹겠다는 의지가 너무 확실하니 어쩔 수 없지만 매우 속상하다. 영우랑 함께하는 오키나와, 오사카 여행을 꿈꿨는데 수족관도 시큰둥, 먹는 건 질색팔색이니 좀 더 클 때까지는 여행이 별 의미가 없어보인다.
식당에서 세 시간을 꽉 채우고 놀이방으로 이동했다. 꽤 넓은 공간에 크림하우스 매트가 깔려 있고, 인디언텐트나 볼풀용 가드 등이 모두 크림하우스 제품이다. 장난감도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원목으로 준비되어 있어서 나름 신경썼나보다싶은 생각이 든다. 영우는 놀이방 문을 열자마자 신발을 벗어던지고 모자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어갔다. 그렇게 좋을까나.
그런데 이 곳 놀이방에서도 영우의 나쁜 행동이 드러난다. 다른 아이가 미끄럼틀 위에서 안내려가고 앉아 있으니 내려가라고 발로 찬다. 동영상 찍고 있던 수지형은 깜놀 ㅜㅜ. 마음에 드는 장난감이 있으면 그냥 뺏어온다. 영우가 놀던 볼풀에 다른 아이가 들어오니 다리를 물기도 하고 들어오지 말라고 소리지르며 발로 차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다른 친구에게 이것저것 설명해주면서 같이 놀기도 하지만 아직 사람되려면 멀었다. 전에는 다른 아이들에게 치이거나 다칠까봐 따라다녔다면 이제는 다른 아이들을 괴롭힐까봐 따라다녀야 한다. 놀다가도 쉬할래 하며 뛰어오는걸 보면 참 신통방통하다. 너무 신나서 나가기 싫어할 것 같은데 또 금방 따라나서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자리를 옮겨 카페에서 수지형의 생일파티를 하였다. 영우가 수지형을 위해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손뼉도 쳐주고 케잌도 같이 먹었다. 그러나 실내에 머무는 시간은 잠시, 후텁지근한 날씨인데도 굳이 야외 정원에 나가겠단다. 한낮보다는 열기가 많이 식어서 정원의 놀이터에서 미끄럼틀도 타고 시소도 타고 제법 놀 수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 빨리 들어가고 싶은데 영우는 놀이터를 떠날 생각을 안해서 내버려 두고 엄마는 가겠다며 십 여 미터 걸어나왔다. 내가 없어진걸 깨닫고는 두리번거리다가 표정이 안 좋아지길래 나를 볼 수 있는 위치로 가주었더니 에엥 울면서 그제서야 따라온다. 금세 그치긴 했지만 아이 마음대로 놀게 마냥 둘 수도 없고 이럴땐 참 마음이 안좋다.
이렇게 333과 영우와의 나들이는 마무리. 장시간동안 에너자이저 영우 따라다니고, 사진 찍어주고, 놀아주느라 모두 얼마나 힘들었을지, 특히 맏언니께서는 저녁에 실신하셨다고 ㅎㅎ. 다들 바쁜 주말시간 쪼개서 영우와 좋은 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886일 여름방학 둘째날 -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전 날 잘못 보낸 메일이긴 하지만 업무를 대략 마무리지었다고 생각해서 휴가를 냈다. 그러나 내 맘대로 되는건 없지, 중요한 메일들이 계속 오가는 바람에 쉬면서도 얼마나 마음이 불편했는지 모른다. 영우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신경써야 할 일들이 계속 생기는 거, 정말 싫구나.
비도 오고 해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가기로 했다. 롯데월드 근처에는 절대 가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영우를 데리고 갈 줄이야, 제2롯데월드 건물은 모든 면에서 랜드마크이긴 하다보니 이후에 영우가 말하는 '건물'이란 것은 제2롯데월드를 의미하게 된다.
작년에 제주 아쿠아플라넷에서는 꽤 재미있게 구경했던 것 같은데 영우가 이 곳에선 별 흥미를 못 느낀다. 갈 때는 큰 물고기 보러 간다며 들떠했었으나 정작 물고기에는 관심이 없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팔짝팔짝 뛰는 것만 신난다. 그래도 해파리를 보고는 좀 신기해했고, 이쁜 물고기 안 이쁜 물고기 정도의 평가는 해주었다. 개인적인 소감을 말하자면 너무 많은 물고기가 너무 좁은 수족관에서 살고 있어 애처롭고, 기사로 접한 선입견 때문인지 벨루가를 보러 가는 것도 왠지 죄책감이 든다.
아쿠아리움을 나오고 나서는 에스컬레이터 타는데 재미를 붙였다. 쇼핑몰 에스컬레이터를 몇 번이나 오르내렸는지 모른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으신 엄마는 대구 촌놈 서울 와서 촌놈티 팍팍 냈구나라고 하신다. 뭐라도 재미있으면 다행이지 뭐. 쇼핑몰 4층인가에 키즈존이 있었는데 밟으면 소리 나는 커다란 피아노 건반이 있어서 즐거워하기도 했다.
우리와 함께 지내다보니 아무래도 동영상 노출이 잦다. 아이패드를 쥐어주면 한참동안 편하게 쉴 수 있으니 그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다. 나쁘긴 한가보다 싶은게, 영우가 동영상에 빠져있다가 그 자리에서 오줌을 쌌다. 그동안 배변훈련을 충실히 해왔는데, 지난 2주간 이런 일이 없었는데, 동영상을 보는동안 무념무상이 되나보다. 아이패드나 노트북 등을 영우 눈에 띄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어른들이 전자기기를 끊지 못하니 보고싶어하는 것을 막기도 어렵다. 그나저나 유투브를 보면서 광고 건너뛰기를 하는 영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런 기술이 장착되어 있었구나.
비도 오고 해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가기로 했다. 롯데월드 근처에는 절대 가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영우를 데리고 갈 줄이야, 제2롯데월드 건물은 모든 면에서 랜드마크이긴 하다보니 이후에 영우가 말하는 '건물'이란 것은 제2롯데월드를 의미하게 된다.
작년에 제주 아쿠아플라넷에서는 꽤 재미있게 구경했던 것 같은데 영우가 이 곳에선 별 흥미를 못 느낀다. 갈 때는 큰 물고기 보러 간다며 들떠했었으나 정작 물고기에는 관심이 없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팔짝팔짝 뛰는 것만 신난다. 그래도 해파리를 보고는 좀 신기해했고, 이쁜 물고기 안 이쁜 물고기 정도의 평가는 해주었다. 개인적인 소감을 말하자면 너무 많은 물고기가 너무 좁은 수족관에서 살고 있어 애처롭고, 기사로 접한 선입견 때문인지 벨루가를 보러 가는 것도 왠지 죄책감이 든다.
아쿠아리움을 나오고 나서는 에스컬레이터 타는데 재미를 붙였다. 쇼핑몰 에스컬레이터를 몇 번이나 오르내렸는지 모른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으신 엄마는 대구 촌놈 서울 와서 촌놈티 팍팍 냈구나라고 하신다. 뭐라도 재미있으면 다행이지 뭐. 쇼핑몰 4층인가에 키즈존이 있었는데 밟으면 소리 나는 커다란 피아노 건반이 있어서 즐거워하기도 했다.
우리와 함께 지내다보니 아무래도 동영상 노출이 잦다. 아이패드를 쥐어주면 한참동안 편하게 쉴 수 있으니 그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다. 나쁘긴 한가보다 싶은게, 영우가 동영상에 빠져있다가 그 자리에서 오줌을 쌌다. 그동안 배변훈련을 충실히 해왔는데, 지난 2주간 이런 일이 없었는데, 동영상을 보는동안 무념무상이 되나보다. 아이패드나 노트북 등을 영우 눈에 띄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어른들이 전자기기를 끊지 못하니 보고싶어하는 것을 막기도 어렵다. 그나저나 유투브를 보면서 광고 건너뛰기를 하는 영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런 기술이 장착되어 있었구나.
885일 여름방학 첫째날 - 분당으로
어린이집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대구가 너무 더우니 분당에서 피서를 하기로 계획했는데, 특이하게 여름방학 기간이 목~수요일이라 우리가 데리러 갔다가 다시 데려다주기 너무 애매하여 엄마 아빠가 영우를 데리고 올라오셨다. 우리가 데리고 지낼테니 엄마 아빠는 좀 쉬시라고 했지만 엄마는 나 힘들까봐 함께 지내자고 하신다. ㅜㅜ
점심 시간에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는 영우 사진이 올라왔는데 그 때부터 들떠서 일이 잘 안되던지, 심지어 그 휴게소가 덕평휴게소란 것을 알고 나니 너무나 집에 가고싶다. (빨리 집에 가고 싶어서 서두르다 결국 업무 메일에 파일을 최종버전이 아닌 것으로 잘못 첨부해 팀장님한테 혼남)
영우 멀미하고 토할까봐 덕평 휴게소에서 밥을 먹고난 후 바로 출발하지 않고 한 시간 정도 놀다가 출발을 했다고 한다. 덕평 휴게소가 조경이 아주 잘되어 있어서 괜찮다 싶었는데 영우도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잘 논 모양이다. 거기다 앰버 풍선까지 하나 사왔다. 남자라면 역시 핑크지~
칼퇴를 하고 싶었으나 조금 늦었는데 신랑이 영우와 함께 마중을 나왔다. 영우가 나를 보고는 달려와서 입을 커다랗게 벌리며 두 팔 가득 나를 안는다. 이런 모습 참 생경하지만 얼마나 좋은지. 그러나 곧 소리를 지르며 저 멀리 뛰어가버린다. 이런 퇴근길 풍경은 언제쯤이면 일상이 될 수 있을까.
그나저나, 영우는 감기에 걸려버렸다. 분당구청 앞에 어린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운영되는 작은 풀장이 있는데, 우리는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영우가 그 곳에서 노는 모습을 상상했더랬다. 분당에 오자마자 영우가 첫번째로 간 곳이 그 풀장이었고, 저녁 무렵에 아무 준비 없이 물 속에 들어갔다가 감기에 걸려버렸다. 아이와 함께 사는게 아니라서인지 우리가 아직 준비가 많이 부족한 부모이다. 영우가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이용할 수 없게 되었지만 성남시에서는 탄천에 야외수영장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가볼 수 있겠지.
점심 시간에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는 영우 사진이 올라왔는데 그 때부터 들떠서 일이 잘 안되던지, 심지어 그 휴게소가 덕평휴게소란 것을 알고 나니 너무나 집에 가고싶다. (빨리 집에 가고 싶어서 서두르다 결국 업무 메일에 파일을 최종버전이 아닌 것으로 잘못 첨부해 팀장님한테 혼남)
영우 멀미하고 토할까봐 덕평 휴게소에서 밥을 먹고난 후 바로 출발하지 않고 한 시간 정도 놀다가 출발을 했다고 한다. 덕평 휴게소가 조경이 아주 잘되어 있어서 괜찮다 싶었는데 영우도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잘 논 모양이다. 거기다 앰버 풍선까지 하나 사왔다. 남자라면 역시 핑크지~
칼퇴를 하고 싶었으나 조금 늦었는데 신랑이 영우와 함께 마중을 나왔다. 영우가 나를 보고는 달려와서 입을 커다랗게 벌리며 두 팔 가득 나를 안는다. 이런 모습 참 생경하지만 얼마나 좋은지. 그러나 곧 소리를 지르며 저 멀리 뛰어가버린다. 이런 퇴근길 풍경은 언제쯤이면 일상이 될 수 있을까.
그나저나, 영우는 감기에 걸려버렸다. 분당구청 앞에 어린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운영되는 작은 풀장이 있는데, 우리는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영우가 그 곳에서 노는 모습을 상상했더랬다. 분당에 오자마자 영우가 첫번째로 간 곳이 그 풀장이었고, 저녁 무렵에 아무 준비 없이 물 속에 들어갔다가 감기에 걸려버렸다. 아이와 함께 사는게 아니라서인지 우리가 아직 준비가 많이 부족한 부모이다. 영우가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이용할 수 없게 되었지만 성남시에서는 탄천에 야외수영장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가볼 수 있겠지.
882일 심야기저귀
영우가 낮에는 배변 훈련을 잘 하고 있지만 밤에는 아무래도 불안하니 기저귀를 하고 잔다. 기저귀를 하지 않으면 시원하기도 하고 편하기도 할테니 밤에도 기저귀를 안하겠다고 했나보다. 엄마가 기저귀 안하고 자면 오줌 싼다고 해야한다고 했는데 오줌 안싸겠다고 하더란다. 이불 안 젖고 팬티 안 젖게 할 수 있겠나, 믿어도 되나 했더니 믿어도 된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잠자기 전에는 기저귀를 하지 않고 잠든 후에 기저귀를 채우는데 이 날 이후로 열흘이 넘도록 영우는 기저귀를 적셔낸 적이 없다. 쉬하고 싶으면 밤에 깨서 쉬하고 다시 자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2016년 7월 24일 일요일
880일 옥수수홀릭
영우는 지금 옥수수에 푹 빠졌다. 전 날도 어린이집에 가기 전에 옥수수를 먹고 가겠다고 해서 먹으라고 줬는데 '그런데 한 알도 못 먹었어요'라고 해서 네 알을 떼어줬더니 대만족을 했더랬다. 이 날은 커다란 옥수수를 들고 여기저기 야무지게 베어먹는다. 편하게 먹으라고 알갱이로 떼어줬지만 할머니 할아버지가 드시는 것처럼 하모니카 불면서 먹고싶은게지. 맛있다고, 영우는 옥수수 많이 좋아한다며 얼마나 잘 먹는지 모른다. 엄마아빠 덕분에 계절마다 제 철 음식을 잘 먹고 지내는데 우리랑 살면 어려울테지. ㅜㅜ
요즘 집에서 영우의 홈패션은 런닝과 팬티바람이다. 배변훈련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서 기저귀 없이 팬티만 입고 있다. 거울 볼 일이 없는 영우가 방에서 놀다가 거울을 보고는 '할아버지랑 똑같애' 한다. 할아버지의 홈패션도 런닝. ㅎㅎ
요즘 집에서 영우의 홈패션은 런닝과 팬티바람이다. 배변훈련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서 기저귀 없이 팬티만 입고 있다. 거울 볼 일이 없는 영우가 방에서 놀다가 거울을 보고는 '할아버지랑 똑같애' 한다. 할아버지의 홈패션도 런닝. ㅎㅎ
878일 구강검진
생애 첫 구강검진을 하러 치과에 갔다. 치과의 환경이 무서울법도 한데 울지 않고 잘하고 왔나보다. 엄마아빠가 키우시다보니, 아직은 단 음식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사탕도 며칠 전 박하사탕 하나 먹어본게 다이고, 우유와 물 외의 음료수는 딸바 두 번 정도? 어린이집 친구 하나는 단 것을 너무 많이 먹어 충치가 염려되어서 3개월에 한 번씩 치과에 가고 있다고 하는데 엄마아빠한테 감사할 따름이다. 떡이나 젤리류가 양치한다고 해도 치아에 부터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를 정말 많이 상하게 한다고 한다. 마이구미를 조건으로 내걸면 아이를 순한 양으로 만들어 정말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노출되게 하지 말라는 친구들의 조언이 생각난다.
876일 물총놀이
지난 주말 우리는 성공하지 못한 영우 이발을 해내신 엄마. 그 어려운걸 자꾸 해냅니다. 전 날 사진이 올라온 것을 보고 혹시 울진 않았을지 궁금했는데 아이패드 들고 가서 안 울고 잘 깎았다고 한다. 우리도 핸드폰으로 동영상 보여줬는데 도대체 왜 안되는걸까. 이번엔 정말 짧게 잘라서 밤톨처럼 귀엽다. 어린이 집에 갔더니 영우 머리 잘라서 귀엽다며 다른 반 선생님들도 영우 보러 총출동하셨다고 한다.
이 날은 물총놀이를 했는데 까까머리를 하고 물총을 쏘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영우도 정말 신나는지 즐거운 표정이 그대로 사진에 담겨있다. 올라오면 물놀이 많이 하러 다녀야지.
이 날은 물총놀이를 했는데 까까머리를 하고 물총을 쏘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영우도 정말 신나는지 즐거운 표정이 그대로 사진에 담겨있다. 올라오면 물놀이 많이 하러 다녀야지.
874일 일상
어린이집 방학 때 서울 나들이를 할 예정이라 영우 이발을 해주고 싶으셨던 엄마의 요청으로 미용실에 갔는데 사람이 많다. 기다리는 동안 딸바도 먹고 놀이터에도 갔다. 딸바는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들어다 놨다, 그 많은 딸바를 다 먹을 기세다. 이 날 처음으로 미끄럼틀과 미끄럼틀 사이에 그물로 된 구름다리를 건넜다. 처음엔 내가 손을 잡아주었고 다음번엔 혼자서 건넜는데 스스로도 뿌듯한지 내려와서는 엄마~ 하면서 달려온다. 많이 크긴 컸구나. 이렇게 놀 때는 좋았는데 머리 자르지 않겠다고 난리를 피우는 바람에 헤어컷은 실패.
오후에는 동생이랑 조카와 함께 베이비카페에 가기로 했다. 데리러 가서 잠시 머무르는데, 영우랑 성민이가 한 공간에 있어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성민이는 영우가 하는 일들이 궁금한지 영우에게서 눈을 못 떼는데 영우는 혼자 논다. 예전에는 성민이를 건드리고 싶어 하고, 툭툭 치려고 해서 어른들이 떼어놓느라 애썼는데 이제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기 할 일 한다. 베이비카페에 가서도 영우가 피아노를 치니 성민이가 궁금해서 다가가는데 때리거나 하지는 않고 못오게 막는다. 처음에는 때릴까봐 걱정이더니 이제는 같이 놀아주기를 바라게 되는군.
이 베이비카페의 좋은 점은 통밀을 가지고 모래놀이처럼 놀 수 있다는 것이다. 놀이터 등에서 모래를 쉽게 접할 수 없어서인지 이상하게 나는 모래놀이에 대한 로망이 있다. 모래놀이 도구를 사주고 싶었으나 뒷처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포기했는데 이 곳에서는 통밀로 모래놀이를 할 수 있게끔 되어 있다. 영우가 좋아하는 덤프트럭과 포크레인이 있으니 삽으로 무한히 통밀을 퍼나르며 논다. 36개월 미만까지만 입장 가능해서 성민이도 큰 아이들에 치이지 않고 잘 놀다왔다.
저녁은 찜닭을 시켜 먹었는데 자장면 같은 느낌이었는지 자장면을 달라고 한다. 찜닭 국물에 밥을 비벼 줬는데 처음에는 달달하니 맛있었는지 잘 먹다가 뜨겁단다. 아직 매운거랑 뜨거운거랑 구분을 못하는데 아마 매웠을테지. 그래도 먹을 수 있는게 늘어가는 것에 만족. 후식으로는 엄마가 메론을 준비해 주셨는데 처음에는 안 먹겠다고 했지만 한 입 먹어보더니 엄청 맛있나보다. 지가 먹겠다고 포크로 집어먹는데 메론 껍질쪽은 딱딱해서 못먹겠는지 야심차게 입에 넣었다가 그대로 뱉어낸다. 부드러운 부분과 딱딱한 부분 사이를 잘라서 영우 입에 넣어주는데 앞으로 몇 년 간 나는 메론 껍질 쪽의 딱딱한 부분만 먹을 수 있는거겠지.
영우가 낮잠을 충분히 못자서 짜증이 좀 난 상태여서 징징거리길래 혹시나 우리가 올라가는 시간이 되어 아쉬운가 싶었으나 '퍼즐 내려주고 가'라고 정확히 의사표현을 해주었다. 그래, 엄마아빠 없어도 재미있게 놀렴.
그 외 오늘의 사투리 열전.
부침개 뒤집개를 보고 '찌짐 디비는거'란다. 장난감 자동차를 갖고 놀다가 '바퀴가 야물어'(딱딱하다) 한다.
완전 빵 터짐.
오후에는 동생이랑 조카와 함께 베이비카페에 가기로 했다. 데리러 가서 잠시 머무르는데, 영우랑 성민이가 한 공간에 있어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성민이는 영우가 하는 일들이 궁금한지 영우에게서 눈을 못 떼는데 영우는 혼자 논다. 예전에는 성민이를 건드리고 싶어 하고, 툭툭 치려고 해서 어른들이 떼어놓느라 애썼는데 이제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기 할 일 한다. 베이비카페에 가서도 영우가 피아노를 치니 성민이가 궁금해서 다가가는데 때리거나 하지는 않고 못오게 막는다. 처음에는 때릴까봐 걱정이더니 이제는 같이 놀아주기를 바라게 되는군.
이 베이비카페의 좋은 점은 통밀을 가지고 모래놀이처럼 놀 수 있다는 것이다. 놀이터 등에서 모래를 쉽게 접할 수 없어서인지 이상하게 나는 모래놀이에 대한 로망이 있다. 모래놀이 도구를 사주고 싶었으나 뒷처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포기했는데 이 곳에서는 통밀로 모래놀이를 할 수 있게끔 되어 있다. 영우가 좋아하는 덤프트럭과 포크레인이 있으니 삽으로 무한히 통밀을 퍼나르며 논다. 36개월 미만까지만 입장 가능해서 성민이도 큰 아이들에 치이지 않고 잘 놀다왔다.
저녁은 찜닭을 시켜 먹었는데 자장면 같은 느낌이었는지 자장면을 달라고 한다. 찜닭 국물에 밥을 비벼 줬는데 처음에는 달달하니 맛있었는지 잘 먹다가 뜨겁단다. 아직 매운거랑 뜨거운거랑 구분을 못하는데 아마 매웠을테지. 그래도 먹을 수 있는게 늘어가는 것에 만족. 후식으로는 엄마가 메론을 준비해 주셨는데 처음에는 안 먹겠다고 했지만 한 입 먹어보더니 엄청 맛있나보다. 지가 먹겠다고 포크로 집어먹는데 메론 껍질쪽은 딱딱해서 못먹겠는지 야심차게 입에 넣었다가 그대로 뱉어낸다. 부드러운 부분과 딱딱한 부분 사이를 잘라서 영우 입에 넣어주는데 앞으로 몇 년 간 나는 메론 껍질 쪽의 딱딱한 부분만 먹을 수 있는거겠지.
영우가 낮잠을 충분히 못자서 짜증이 좀 난 상태여서 징징거리길래 혹시나 우리가 올라가는 시간이 되어 아쉬운가 싶었으나 '퍼즐 내려주고 가'라고 정확히 의사표현을 해주었다. 그래, 엄마아빠 없어도 재미있게 놀렴.
그 외 오늘의 사투리 열전.
부침개 뒤집개를 보고 '찌짐 디비는거'란다. 장난감 자동차를 갖고 놀다가 '바퀴가 야물어'(딱딱하다) 한다.
완전 빵 터짐.
873일 일상
아침에 일어나서 할머니랑 놀다가 할머니를 때렸단다. 엄마가 사람을 때리면 된다고 했어, 아니라고 했어, 어린이집에서도 애들 때리나? 했더니 '네' 하더란다. 애들 때리면 선생님이 뭐라고 하는데 안 혼나? 했더니 '대답 안해'란다. 하, 요녀석, 혼날 일은 귀신같이 아는구나. 그나저나 자꾸 아이들 때릴까봐 걱정이다. 예전에 선생님 말씀으로는 영우가 블럭을 만들면 제법 자동차 같고, 장난감 같아서, 다른 아이가 영우가 만들어놓은 블럭을 갖고 놀고 싶어서 건드리면 때리더라고 했다. 그때는 애초에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선생님이 둘을 떼어놓으셨는데 지금은 때리는걸 좀 재미있어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 걱정이다.
이 날도 온종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오전에 비가 오지 않길래 영우와 함께 놀이터로 나갔다. 모자 쓰고, 장화 신고, 우산 들고 나갔는데 비가 조금씩 흩뿌리기 시작한다. 영우는 모자를 쓰고 있어서 나만 우산을 펴서 영우랑 같이 쓰려고 했는데 자기도 우산을 쓰겠단다. 그런데 영우에게는 아직 우산이 무거운가보다. 수지형이 준 우산이 영우에게는 좀 커서 엄마가 작은 우산을 하나 더 사셨는데 그마저도 무거워서 혼자 쓸 수가 없다. 엄마 도와줘요 하길래 우산 꼭대기를 잡아주며 걸어가느라 어찌나 힘들던지. 그래도 엄마랑 같이 우산쓰고 가는게 좋은지 끝까지 우산을 놓지 않는다.
집에서는 영우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하는 시간. 핸드폰을 달라고 하길래 아빠가 만들고 있는 게임을 보여줬다. 신랑은 기대에 차서 영우에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영우는 메인 화면에서 탱크 돌아가는 모습 보는것에만 관심이 많다. 최근 우리팀 신입사원이 신랑이 만든 게임을 하면서 자란 세대라 그 게임 안다고 많이 했다고 신기해 했었는데, 영우가 조금 더 컸을 때 아빠 게임을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으면 좋겠네.
이 날도 온종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오전에 비가 오지 않길래 영우와 함께 놀이터로 나갔다. 모자 쓰고, 장화 신고, 우산 들고 나갔는데 비가 조금씩 흩뿌리기 시작한다. 영우는 모자를 쓰고 있어서 나만 우산을 펴서 영우랑 같이 쓰려고 했는데 자기도 우산을 쓰겠단다. 그런데 영우에게는 아직 우산이 무거운가보다. 수지형이 준 우산이 영우에게는 좀 커서 엄마가 작은 우산을 하나 더 사셨는데 그마저도 무거워서 혼자 쓸 수가 없다. 엄마 도와줘요 하길래 우산 꼭대기를 잡아주며 걸어가느라 어찌나 힘들던지. 그래도 엄마랑 같이 우산쓰고 가는게 좋은지 끝까지 우산을 놓지 않는다.
집에서는 영우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하는 시간. 핸드폰을 달라고 하길래 아빠가 만들고 있는 게임을 보여줬다. 신랑은 기대에 차서 영우에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영우는 메인 화면에서 탱크 돌아가는 모습 보는것에만 관심이 많다. 최근 우리팀 신입사원이 신랑이 만든 게임을 하면서 자란 세대라 그 게임 안다고 많이 했다고 신기해 했었는데, 영우가 조금 더 컸을 때 아빠 게임을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으면 좋겠네.
871일 회복
아침에 동영상이 올라왔는데 주방놀이를 하면서 잘 노는 영상이었다. 다행히 잠도 잘 자고 더이상 토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전 날 계속 아프면 어린이집에 못 보내지 하던 이야기가 기억이 났는지 일어나자마자 어린이집 갈래 하더란다. 하루만에 회복하여 정말 다행이다.
전 날 계속 아프면 어린이집에 못 보내지 하던 이야기가 기억이 났는지 일어나자마자 어린이집 갈래 하더란다. 하루만에 회복하여 정말 다행이다.
870일 체했을까?
어린이집에 갈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점심 먹고 나서 갑자기 토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도 놀이터에서 놀겠다고 해서 놀다가 토하고, 집에 와서 토하고, 병원 가는 길에 또 토하고. 우리가 전화했을 때에는 병원 다녀와서 약 먹고는 좀 나아졌다고 하던데 축 늘어져서 할머니한테 안겨 있는 모습이 안쓰럽다.
목이 안 좋아라고 말하는거 같길래 토해서 목이 아프다는건가 했는데 몸이 안좋아라고 다시 이야기한다. '몸이 안좋아'라니 이 와중에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이 귀엽다. 몸이 안좋으니 할머니한테 착 붙어서 안 떨어지려고 해서, 엄마도 오후내내 매우 힘드셨다고 한다. 밤에 잘 자고 아프지 않아야 할텐데.
목이 안 좋아라고 말하는거 같길래 토해서 목이 아프다는건가 했는데 몸이 안좋아라고 다시 이야기한다. '몸이 안좋아'라니 이 와중에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이 귀엽다. 몸이 안좋으니 할머니한테 착 붙어서 안 떨어지려고 해서, 엄마도 오후내내 매우 힘드셨다고 한다. 밤에 잘 자고 아프지 않아야 할텐데.
2016년 7월 10일 일요일
867일 일상
며칠째 날이 너무 덥다. 대구는 얼마나 더울까. 영우는 더위를 잘 견디고 있을까 걱정이다.
통화를 해보니 열감기 때문인지 더위 때문인지 얼굴과 몸에 열꽃이 피기는 했다. 더울까봐 걱정하고 있는줄 아는지 갑자기 부채를 갖고 오더니 우리한테 부채를 부쳐준다. 그러면서 선풍기도 켜놨고, 에어컨(영우는 리모콘이라고 이야기했지만 ㅎㅎ)도 켜놨고, 부채도 부치니까 안덥단다.
어제부터는 알람을 맞춰놓고 소변을 누게 하고 기저귀는 아예 벗겨놓으셨다고 한다. 배변팬티도 두꺼워서 얇은 바지만 하나 입고 있는데 잘 가리고 있나보다. 기저귀 하고 있으면 답답하고 더울텐데 이 참에 기저귀 잘 뗄 수 있으면 좋겠네.
통화를 해보니 열감기 때문인지 더위 때문인지 얼굴과 몸에 열꽃이 피기는 했다. 더울까봐 걱정하고 있는줄 아는지 갑자기 부채를 갖고 오더니 우리한테 부채를 부쳐준다. 그러면서 선풍기도 켜놨고, 에어컨(영우는 리모콘이라고 이야기했지만 ㅎㅎ)도 켜놨고, 부채도 부치니까 안덥단다.
어제부터는 알람을 맞춰놓고 소변을 누게 하고 기저귀는 아예 벗겨놓으셨다고 한다. 배변팬티도 두꺼워서 얇은 바지만 하나 입고 있는데 잘 가리고 있나보다. 기저귀 하고 있으면 답답하고 더울텐데 이 참에 기저귀 잘 뗄 수 있으면 좋겠네.
865일 일상
결국 열감기에 걸려버렸다. 안쓰럽게 축 처져있길래 엄마가 해열제를 먹이셨다고 하는데 다행히 좀 나아졌나보다. 우리랑 통화할 때에는 꽤 괜찮은 컨디션이었는데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 잠은 잘 못잤나보다.
자동차를 갖고 놀다가 바퀴가 빠졌는데 그걸 스스로 끼웠다. 성격 급한 아이가 그걸 딱 맞추어 끼워넣을 수 있었다니 놀랍다. 지난번 리액션 부재에 대한 반성을 통해 이번에는 '영우가 혼자서 자동차 수리를 했구나' 하며 열심히 박수를 쳐주었다.
이 날은 영우가 전화를 금방 끊지 않아서 꽤 긴 시간동안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 신랑이 게임하느라 잠깐 한눈 파는 것을 느꼈나보다.(몰아쓰다보니 헷갈렸는데 게임하느라 한눈 판 것은 다음날이었다. 이 날은 영우는 뭐했어? 뭐할거야? 물어보고 아빠는 탱크 몰거야 라고 이야기해준 것이었다고 한다. 신랑이 정정해줌.) 그래서 아빠는 지금 탱크 몰고 있다고 이야기해주었더니 탱크? 하더니 갑자기 '아빠는 뭐하는 회사야?' 한다. 아이, 깜짝이야. 아빠는 게임 만드는 회사라고 이야기해주기는 했는데, 아~ 대답하기는 하는데 회사가 뭐라고 생각하는걸까? 무엇이 궁금한걸까? 이렇게 일찍 무슨 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될지 몰랐네.
자동차를 갖고 놀다가 바퀴가 빠졌는데 그걸 스스로 끼웠다. 성격 급한 아이가 그걸 딱 맞추어 끼워넣을 수 있었다니 놀랍다. 지난번 리액션 부재에 대한 반성을 통해 이번에는 '영우가 혼자서 자동차 수리를 했구나' 하며 열심히 박수를 쳐주었다.
이 날은 영우가 전화를 금방 끊지 않아서 꽤 긴 시간동안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 신랑이 게임하느라 잠깐 한눈 파는 것을 느꼈나보다.(몰아쓰다보니 헷갈렸는데 게임하느라 한눈 판 것은 다음날이었다. 이 날은 영우는 뭐했어? 뭐할거야? 물어보고 아빠는 탱크 몰거야 라고 이야기해준 것이었다고 한다. 신랑이 정정해줌.) 그래서 아빠는 지금 탱크 몰고 있다고 이야기해주었더니 탱크? 하더니 갑자기 '아빠는 뭐하는 회사야?' 한다. 아이, 깜짝이야. 아빠는 게임 만드는 회사라고 이야기해주기는 했는데, 아~ 대답하기는 하는데 회사가 뭐라고 생각하는걸까? 무엇이 궁금한걸까? 이렇게 일찍 무슨 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될지 몰랐네.
864일 병원
월요일부터 기침을 조금씩 하더란다. 비오는 일요일에 밖에 너무 오래 있었나? 기침이 심하지는 않았는데 이 날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열이 좀 있었나보다. 아침에도 엄마아빠가 기침이 더 심해지면 병원가야겠다는 얘기를 했더니 영우가 병원 가겠다고 난리를 피웠나보다. 일부러 기침을 콜록콜록 하면서 병원가자고 했다지 뭔가. 그래서 열도 있었다고 하니 오후에 병원에 들렀단다.
영우에게 병원은 어떤 의미인가 몰라. 대기하는 동안 자동차 타면서 놀고, 진료받는동안 울지도 않았다고 한다. 우리한테 의사선생님 만났다고 자랑도 한다. 병원 가는 길에 여름철 안전관련 캠페인중인 여경분들을 만나서 부채도 받고, 시장에 가서 물고기 구경도 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일상이 즐거운 우리 영우, 아프지 않아야 할텐데.
860일 일상
이 날은 사자보러 가고 싶단다. 다른 날 같았으면 동물원에 갔을텐데 다음날 건강검진 때문에 일찍 올라가야해서 따로 일정을 잡기가 애매하다. 동물원 외출을 못하는 것이, 일찍 올라가야하는 것이 미안해서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어중간한 날씨였지만 비가 오지는 않길래 놀이터에 나갔다. 그네는 타고 또 타도 재미있나보다. 비가 안 온 덕분에 질릴때까지 그네도 타고 모래 위에 그림도 그리며 놀았다.
비가 오길래 잠깐 카페 테라스에 앉아 있는데 영우가 알파벳송을 부른다. 평소였다면 영우가 알파벳송을 부르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폭풍 칭찬을 해주실테지?우리가 무반응을 보이자 알파벳송을 한 번 더 부른다. 그래도 반응이 없자 혼자 박수~ 하면서 손뼉을 친다. 아, 우리는 너무 리액션이 부족하구나. 칭찬을 먹고 자라는 아이에게 이렇게 무반응을 보였다니 다시 한 번 반성한다.
반성할게 하나 더 있구나. 다음 주에 할 일들이 쌓여있어서 금요일 퇴근길부터 기분이 굉장히 안좋았다. 세상 사람들은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 미리 걱정을 한다지. 딱 내가 그랬다. 영우를 눈 앞에 두고도 내일 출근해서 일할 걱정 하느라 마음껏 놀아주지 못하고, 웃어주지 못하고, 호응해주지 못했다. 이게 다 뭐라고, 뭣이 중헌디, 도대체 왜 그랬을까 다시 한 번 반성한다. 영우와 함께하는 매 순간을 충실히 보내야지.
비가 오길래 잠깐 카페 테라스에 앉아 있는데 영우가 알파벳송을 부른다. 평소였다면 영우가 알파벳송을 부르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폭풍 칭찬을 해주실테지?우리가 무반응을 보이자 알파벳송을 한 번 더 부른다. 그래도 반응이 없자 혼자 박수~ 하면서 손뼉을 친다. 아, 우리는 너무 리액션이 부족하구나. 칭찬을 먹고 자라는 아이에게 이렇게 무반응을 보였다니 다시 한 번 반성한다.
반성할게 하나 더 있구나. 다음 주에 할 일들이 쌓여있어서 금요일 퇴근길부터 기분이 굉장히 안좋았다. 세상 사람들은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 미리 걱정을 한다지. 딱 내가 그랬다. 영우를 눈 앞에 두고도 내일 출근해서 일할 걱정 하느라 마음껏 놀아주지 못하고, 웃어주지 못하고, 호응해주지 못했다. 이게 다 뭐라고, 뭣이 중헌디, 도대체 왜 그랬을까 다시 한 번 반성한다. 영우와 함께하는 매 순간을 충실히 보내야지.
859일 할아버지 생신
아빠 칠순이다. 아빠가 벌써 70 할아버지가 되었다니 실감이 안난다. 어릴 적 생각하던 70세 할아버지와 아빠의 지금 모습은 꽤나 큰 괴리가 있긴 하다. 아빠 환갑 때는 유럽여행 보내드렸는데 엄마 환갑 때는 영우 땜에 아무데도 못가시고, 아빠 칠순에도 아무데도 못가신다. 내년엔 엄마아빠 결혼 40주년인데 부디 두 분 여행 가실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
특별한 이벤트 없이 가족들과 한정식 집에서 간단히 점심 먹는걸로 대신했다. 오락가락하던 빗줄기가 점심시간에는 멈춘 덕분에 영우는 식당 주변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한정식집은 오히려 영우가 먹을만한게 없어서 새로운 반찬 먹여보는 것은 실패. 영우한테 계속 할아버지 생신이다, 노래불러드리자 이야기해두었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생일축하노래도 영우 빼고, 케잌도 영우 빼고 다 먹었다. 그래도 할아버지 생신 기념으로 난생처음 박하사탕을 먹어본 날.
참, 이제 영우가 성민이를 많이 건드리진 않는다. 자기 장난감 만지는 것을 싫어할 수도 있을텐데 그런 질투는 없으니 다행이다. 성민이가 점퍼루에서 노는동안 영우는 트램폴린에서 놀고, 성민이 옆에 다가가서도 건드리지 않고 보기만 한다. 이제 좀 크긴 컸나보다.
특별한 이벤트 없이 가족들과 한정식 집에서 간단히 점심 먹는걸로 대신했다. 오락가락하던 빗줄기가 점심시간에는 멈춘 덕분에 영우는 식당 주변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한정식집은 오히려 영우가 먹을만한게 없어서 새로운 반찬 먹여보는 것은 실패. 영우한테 계속 할아버지 생신이다, 노래불러드리자 이야기해두었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생일축하노래도 영우 빼고, 케잌도 영우 빼고 다 먹었다. 그래도 할아버지 생신 기념으로 난생처음 박하사탕을 먹어본 날.
참, 이제 영우가 성민이를 많이 건드리진 않는다. 자기 장난감 만지는 것을 싫어할 수도 있을텐데 그런 질투는 없으니 다행이다. 성민이가 점퍼루에서 노는동안 영우는 트램폴린에서 놀고, 성민이 옆에 다가가서도 건드리지 않고 보기만 한다. 이제 좀 크긴 컸나보다.
858일 일상
영우가 보고 싶어서, 잠깐이라도 같이 놀아주고 싶어서, 5시 퇴근 찬스를 쓰고 퇴근했다. 그러나 하늘도 무심하지,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서 차가 엄청 막힌다. 4시간 넘게 걸려서 9시 넘어서 겨우 도착했다. 아 속상해.
영우는 우리를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반가워해준다. 사촌에게서 받은 옷을 갖고 갔는데, 백을 보더니 장난감 사온건지 궁금했는지 '엄마 뭐가져 왔어요' 한다. 그리고 옷을 하나하나 다 꺼내본다. 장난감이 아니라서 좀 실망한 눈치?
낮에는 자석칠판에 그림을 그리고 노는데 원하는 모양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니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동그라미를 잘 그리고 싶나본데, 그러고 보니 늘 동글동글한 모양을 그리지만 시작점과 끝점을 잇지 못하기 때문에 동그라미 그리는 것이 쉽지는 않은가보다.
내일은 뭐하고 놀까 했더니 공룡을 보러 가고 싶다고 한다. 하고싶은건 해줘야지 싶어서 공룡공원을 검색해 보지만, 그 정도 시설에 입장료 만원은 너무 과하다는 생각에 바로 포기. 하고싶은거 다 해볼 수 있게 해주는건 쉽지 않은 일이구나.
영우는 우리를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반가워해준다. 사촌에게서 받은 옷을 갖고 갔는데, 백을 보더니 장난감 사온건지 궁금했는지 '엄마 뭐가져 왔어요' 한다. 그리고 옷을 하나하나 다 꺼내본다. 장난감이 아니라서 좀 실망한 눈치?
낮에는 자석칠판에 그림을 그리고 노는데 원하는 모양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니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동그라미를 잘 그리고 싶나본데, 그러고 보니 늘 동글동글한 모양을 그리지만 시작점과 끝점을 잇지 못하기 때문에 동그라미 그리는 것이 쉽지는 않은가보다.
내일은 뭐하고 놀까 했더니 공룡을 보러 가고 싶다고 한다. 하고싶은건 해줘야지 싶어서 공룡공원을 검색해 보지만, 그 정도 시설에 입장료 만원은 너무 과하다는 생각에 바로 포기. 하고싶은거 다 해볼 수 있게 해주는건 쉽지 않은 일이구나.
2016년 6월 30일 목요일
6월의 문화생활
피가로의 결혼.
요즘 영화관마다 차별화를 위해 명화 재상영이나 클래식 공연을 상영해주는데 메가박스에서는 오페라를 상영해준다. 매년 MET 오페라를 상영해오다가 이제는 유니텔 클래시카 오페라도 추가되었다. 팀에서 보러가기로 해서 무난하고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카르멘을 보려고 했는데 피가로의 결혼으로 프로그램이 변경되었다. 상영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http://www.megabox.co.kr/?menuId=specialcontent-classicHome&majorCode=02&minorCode=0208
워낙 취향을 타는 장르인데 팀원들과 보는 거라 살짝 걱정이 되긴 했지만 다들 재미있었다며 다음 공연도 함께 보러가자고 했다. 오페라 가수들의 풀이 한계가 있다보니 주인공이 미남 미녀가 아니어서 좀 낯설긴 했지만 400년 전에도 출생의 비밀이 담긴 막장 드라마가 인기였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극장에서 보는 오페라는 생동감은 좀 떨어지지만 배우들의 표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고, 자막 덕분에 내용 파악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또 보러 가야겠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지난 해 국립발레단이 초연하고 세익스피어 사망 400주년을 맞이하여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말괄량이 길들이기. 대부분의 발레는 비극이지만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희극이다. 발레를 보면서 이렇게 유쾌하게 웃을 수 있다니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동선도 까다롭고 표정 연기도 많은데 기존의 공연들과는 완전히 달라서 무용수들이 춤을 추기도, 연기를 하기도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정통 발레를 보는 것도 늘 감동이지만 이렇게 유쾌한 작품 하나 친구들과 같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많이 웃고 많이 즐거웠던 시간.
이재효 전시.
7월 3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전시되는 이재효 작가의 전시. 이재효 작가의 이름을 인지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누구라도 작품을 보면 아~ 할 것 같다. 그만큼 요즘 큰 건물들의 로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나무로 만든 작품만 알고 있었는데 못으로 만든 작품도 이재효 작가의 작품이었고, 그 외에도 낙엽이나 돌 등의 자연소재 작품이 많다.
두 개의 전시실과 야외 전시장에 작품을 두었는데, 전시실의 로비에는 작가의 작품을 의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해 두었고 야외에서는 작품에 매달려 사진을 찍을 수도 있게 해두었다. 손대지 마시오가 아니라 마음껏 매달리고 일상의 가구로 이용할 수 있게 하니 참 인상적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맞이해주는 낙엽을 엮어 만든 길과 빛을 이용한 돌 작품, 가느다란 나무 줄기들로 만들어졌으나 마치 복슬복슬한 털 같은 느낌의 작품, 뻗어나가는 나무 가지의 자연스런 현태를 그대로 활용한 작품 등 볼거리가 많았다. 몽환적인 느낌과 자연 친화적인 익숙한 느낌도 참 좋았다. 좋았던 날 좋은 작품을 만나 더 좋았던 날.
요즘 영화관마다 차별화를 위해 명화 재상영이나 클래식 공연을 상영해주는데 메가박스에서는 오페라를 상영해준다. 매년 MET 오페라를 상영해오다가 이제는 유니텔 클래시카 오페라도 추가되었다. 팀에서 보러가기로 해서 무난하고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카르멘을 보려고 했는데 피가로의 결혼으로 프로그램이 변경되었다. 상영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http://www.megabox.co.kr/?menuId=specialcontent-classicHome&majorCode=02&minorCode=0208
워낙 취향을 타는 장르인데 팀원들과 보는 거라 살짝 걱정이 되긴 했지만 다들 재미있었다며 다음 공연도 함께 보러가자고 했다. 오페라 가수들의 풀이 한계가 있다보니 주인공이 미남 미녀가 아니어서 좀 낯설긴 했지만 400년 전에도 출생의 비밀이 담긴 막장 드라마가 인기였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극장에서 보는 오페라는 생동감은 좀 떨어지지만 배우들의 표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고, 자막 덕분에 내용 파악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또 보러 가야겠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지난 해 국립발레단이 초연하고 세익스피어 사망 400주년을 맞이하여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말괄량이 길들이기. 대부분의 발레는 비극이지만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희극이다. 발레를 보면서 이렇게 유쾌하게 웃을 수 있다니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동선도 까다롭고 표정 연기도 많은데 기존의 공연들과는 완전히 달라서 무용수들이 춤을 추기도, 연기를 하기도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정통 발레를 보는 것도 늘 감동이지만 이렇게 유쾌한 작품 하나 친구들과 같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많이 웃고 많이 즐거웠던 시간.
이재효 전시.
7월 3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전시되는 이재효 작가의 전시. 이재효 작가의 이름을 인지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누구라도 작품을 보면 아~ 할 것 같다. 그만큼 요즘 큰 건물들의 로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나무로 만든 작품만 알고 있었는데 못으로 만든 작품도 이재효 작가의 작품이었고, 그 외에도 낙엽이나 돌 등의 자연소재 작품이 많다.
두 개의 전시실과 야외 전시장에 작품을 두었는데, 전시실의 로비에는 작가의 작품을 의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해 두었고 야외에서는 작품에 매달려 사진을 찍을 수도 있게 해두었다. 손대지 마시오가 아니라 마음껏 매달리고 일상의 가구로 이용할 수 있게 하니 참 인상적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맞이해주는 낙엽을 엮어 만든 길과 빛을 이용한 돌 작품, 가느다란 나무 줄기들로 만들어졌으나 마치 복슬복슬한 털 같은 느낌의 작품, 뻗어나가는 나무 가지의 자연스런 현태를 그대로 활용한 작품 등 볼거리가 많았다. 몽환적인 느낌과 자연 친화적인 익숙한 느낌도 참 좋았다. 좋았던 날 좋은 작품을 만나 더 좋았던 날.
5월의 문화생활
변월룡전.
변월룡이라는 이 낯선 이름의 화가는 러시아에서 태어난 고려인이다. 평양에서 몇 달간 미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 특이한 이력은 그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몇 달 전 문화사 멤버를 통해 그의 이름을 들었고 전시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잊고 지내다가 수지형이 올린 포스팅을 보고 전시회 마지막 날 극적으로 가서 볼 수 있었다. 정말 극적이었던 것이, 차가 밀려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마감 한 시간 전 입장종료하는 시간에 걸려버렸다. 그래도 한 번 가보자 해서 갔는데 입장 시간을 놓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계속 입장을 요구하고 있었던 덕분에 딱 그 타이밍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전시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짧았지만 변월룡이란 작가에 대해 감탄할 시간은 충분했다.
그의 이력을 내가 나열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아래의 링크를 통해 설명이 될 것이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2868&contents_id=110346
모르고 지나갔을 변월룡이라는 한 예술가의 인생을 우리에게 알려준 사람은 바로 이 분.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53&aid=0000021524
아래 작품을 보는 순간 왜 사실주의 얘기가 나왔는지 느껴진다. 쿠르베의 오르낭의 매장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훨씬 더 인상적인 것은 해방이라는 작품의 습작들. 실제 해방이라는 작품은 소재지가 불명이라고 하는데 어떤 작품으로 완성되었을지 궁금해진다.
북한의 풍경과 초상화가 많았는데 그 그림들을 보니 유화로 그려진 동양의 풍경과 동양인이 어찌나 생경한지 정말 특별한 느낌이 있는 전시였다. 올해 변월룡 작가의 탄생 100주년으로 특별히 기획된 전시였는데 그의 태생과 삶을 생각하면 이 작품들을 갖고 오기 얼마나 힘들었을지, 감사함에 절로 고개 숙여진다. 어떤 전시라도 경험해 보는 것과 아닌 것은 천지차이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느낄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대한민국 발레 축제.
4월에 교향악 축제를 하듯이, 5월에는 발레 축제와 오페라 축제도 열린다. 여러 무용단과 무용수들의 모든 공연을 즐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하루라도 가 볼 수 있으면 감사한 것이 현실이다. 국립발레단의 스페셜 갈라를 보러 갔는데, 그저 김기완과 이은원이 좋아서 믿고 보러 가는 국립발레단이지만 이번 갈라 공연은 뜻밖의 수확이 있었다. '요동치다'라는 공연이었는데 국립발레단의 무용수가 안무한 창작공연으로, 국악 리듬에 맞추어 현대적인 춤을 선보인다. 현대 발레도 몇 번 봤지만 도대체가 취향에 맞지 않았는데 이번 공연은 정말 감동이었다. 안무며, 음악이며, 무용수들의 완벽한 춤이며, 무대 조명까지, 정말 나무랄 데가 없는, 감탄을 자아내는 공연이었다. 국립발레단에서는 은퇴가 빠를 수 밖에 없는 단원들의 은퇴 이후 삶을 위해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무용수이지만 안무가를 꿈꾸는 강효형의 안무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보러 가야지, 정말 신선하고 멋졌다. 그리고 또 하나, 스파르타쿠스의 하이라이트 장면도 선보였는데 정말 멋져서 전체 공연을 보고 싶어졌다. 8월에 공연 예정인데 갈 수 있으려나. 끝나고 김기완과 사진까지 찍어서 완전 행복한 날이었다.
르누아르전.
일본 출장을 갔다. 처음으로 주말을 포함하여 일정을 잡고 신국립미술관에 르누아르전을 보러 갔다. 거의 10년쯤 전엔가 우리나라에도 르누아르전이 열린 적이 있었지만 일본의 르누아르전은 작품 수준이 다르다. 교과서에서 보는 그림을 거의 다 갖다놓은 느낌인데 그림들이 너무 익숙해서 이 작품들을 다른 미술관에서 본 적이 있었는지 교과서에서 본 것인지 오늘 처음 보는 것인지 매우 헷갈렸다. 르누아르전이지만 중간중간 피카소, 마티스, 고흐 등의 작품도 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장 베로의 작품인데, 우리나라에 과연 장 베로의 그림이 올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정말 귀한 작품 봤다 싶을 수밖에. 혼자 다니는 일정이었으면 억지로라도 한 군데 정도 더 들러봤을텐데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르누아르의 작품을 이렇게나 많이 볼 수 있었으니 누린 것에 감사하자. 참고로 8월 22일까지 신국립미술관에서 전시된다.
변월룡이라는 이 낯선 이름의 화가는 러시아에서 태어난 고려인이다. 평양에서 몇 달간 미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 특이한 이력은 그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몇 달 전 문화사 멤버를 통해 그의 이름을 들었고 전시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잊고 지내다가 수지형이 올린 포스팅을 보고 전시회 마지막 날 극적으로 가서 볼 수 있었다. 정말 극적이었던 것이, 차가 밀려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마감 한 시간 전 입장종료하는 시간에 걸려버렸다. 그래도 한 번 가보자 해서 갔는데 입장 시간을 놓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계속 입장을 요구하고 있었던 덕분에 딱 그 타이밍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전시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짧았지만 변월룡이란 작가에 대해 감탄할 시간은 충분했다.
그의 이력을 내가 나열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아래의 링크를 통해 설명이 될 것이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2868&contents_id=110346
모르고 지나갔을 변월룡이라는 한 예술가의 인생을 우리에게 알려준 사람은 바로 이 분.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53&aid=0000021524
아래 작품을 보는 순간 왜 사실주의 얘기가 나왔는지 느껴진다. 쿠르베의 오르낭의 매장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훨씬 더 인상적인 것은 해방이라는 작품의 습작들. 실제 해방이라는 작품은 소재지가 불명이라고 하는데 어떤 작품으로 완성되었을지 궁금해진다.
북한의 풍경과 초상화가 많았는데 그 그림들을 보니 유화로 그려진 동양의 풍경과 동양인이 어찌나 생경한지 정말 특별한 느낌이 있는 전시였다. 올해 변월룡 작가의 탄생 100주년으로 특별히 기획된 전시였는데 그의 태생과 삶을 생각하면 이 작품들을 갖고 오기 얼마나 힘들었을지, 감사함에 절로 고개 숙여진다. 어떤 전시라도 경험해 보는 것과 아닌 것은 천지차이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느낄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대한민국 발레 축제.
4월에 교향악 축제를 하듯이, 5월에는 발레 축제와 오페라 축제도 열린다. 여러 무용단과 무용수들의 모든 공연을 즐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하루라도 가 볼 수 있으면 감사한 것이 현실이다. 국립발레단의 스페셜 갈라를 보러 갔는데, 그저 김기완과 이은원이 좋아서 믿고 보러 가는 국립발레단이지만 이번 갈라 공연은 뜻밖의 수확이 있었다. '요동치다'라는 공연이었는데 국립발레단의 무용수가 안무한 창작공연으로, 국악 리듬에 맞추어 현대적인 춤을 선보인다. 현대 발레도 몇 번 봤지만 도대체가 취향에 맞지 않았는데 이번 공연은 정말 감동이었다. 안무며, 음악이며, 무용수들의 완벽한 춤이며, 무대 조명까지, 정말 나무랄 데가 없는, 감탄을 자아내는 공연이었다. 국립발레단에서는 은퇴가 빠를 수 밖에 없는 단원들의 은퇴 이후 삶을 위해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무용수이지만 안무가를 꿈꾸는 강효형의 안무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보러 가야지, 정말 신선하고 멋졌다. 그리고 또 하나, 스파르타쿠스의 하이라이트 장면도 선보였는데 정말 멋져서 전체 공연을 보고 싶어졌다. 8월에 공연 예정인데 갈 수 있으려나. 끝나고 김기완과 사진까지 찍어서 완전 행복한 날이었다.
르누아르전.
일본 출장을 갔다. 처음으로 주말을 포함하여 일정을 잡고 신국립미술관에 르누아르전을 보러 갔다. 거의 10년쯤 전엔가 우리나라에도 르누아르전이 열린 적이 있었지만 일본의 르누아르전은 작품 수준이 다르다. 교과서에서 보는 그림을 거의 다 갖다놓은 느낌인데 그림들이 너무 익숙해서 이 작품들을 다른 미술관에서 본 적이 있었는지 교과서에서 본 것인지 오늘 처음 보는 것인지 매우 헷갈렸다. 르누아르전이지만 중간중간 피카소, 마티스, 고흐 등의 작품도 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장 베로의 작품인데, 우리나라에 과연 장 베로의 그림이 올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정말 귀한 작품 봤다 싶을 수밖에. 혼자 다니는 일정이었으면 억지로라도 한 군데 정도 더 들러봤을텐데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르누아르의 작품을 이렇게나 많이 볼 수 있었으니 누린 것에 감사하자. 참고로 8월 22일까지 신국립미술관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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