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13일 토요일

890일 여름방학 여섯째날 - 휴식

나아지려나 했던 감기가 아직도 안 떨어져서 이 날은 병원에만 다녀오고 쉬기로 했다. 빨리 나아야 할텐데 너무 강행군인가.ㅜㅜ
병원에 갔다가 시댁에서 가족들에게 받은 용돈으로 장난감을 사러 갔다. 장난감 차들이 전시되어 있으니 덥석 잡는다. 처음에는 경찰차를 잡더니 이내 앰뷸런스로 바꾼다. 영우는 앰버가 제일 좋은가봐. 영우가 이모한테서 처음 선물받은 장난감도 앰버였는데, 풍선도 앰버를 고르더니, 직접 고른 첫번째 자동차도 앰버이다.
집에 와서는 앰불라쓰 앰불라쓰하면서 자동차를 갖고 노니까 아빠가 잘 못알아듣고 앰불란이 뭐야? 물어보셨나보다. 영우가 앰불란이 아니고 앰불라쓰 하면서 자동차를 보여주었다고 하는데 그 상황이 재미있었는지, '할아버지가 앰불란이 뭐야 하길래 영우가 앰불라쓰 했어' 라고 계속 이야기한다.
돌아오는 길에 놀이터에서도 한참 놀았는데, 이제는 미끄럼틀에 계단이 아니라 사다리를 잡고도 잘 올라간다. 영우 겁 안나?했더니 엄마아빠하고 있을 때는 안 무서워요 한다. 할아버지랑 같이 놀 때에는 겁난다고 안 올라갔다고 하던데 엄마아빠랑 놀 때는 안 무섭다니 어쩐지 찡하다. 미끄럼틀마다 장착되어 있는 핸들을 보고 자동차처럼 꾸며놓은 것도 아니고 저건 무슨 용도인가 했는데 핸들 돌리면서 노는 것을 매우 재미있어한다.
점심은 치킨을 시켜 먹었는데 영우도 치킨 먹는데 성공! 영우 용으로 순살치킨을 따로 시켰는데 바삭한 튀김이 맛있는지 제법 뜯어먹는다. 심정적으로는 튀김보다 순살을 많이 먹기를 원하지만 뭐든 먹어주는게 어딘가. 얼마만에 새로운 음식을 먹어주는건지 모르겠다. 자장면 이후 처음인거 같다. 또르르.
저녁에는 외식도 할겸 엄마아빠 모시고 율동공원에 갔다. 계속 날씨가 너무 습하고 더워서 저녁에도 푹푹 찌는데 그래도 이 날은 바람이 좀 불어서 야외활동을 할만했다. 비가 올 것 같아서 오래 머물진 못했지만 호숫가 주변을 걷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추천받은 생포갈비를 먹으러 육간명가에서 저녁도 먹었다. 지나고 보니 이 날이 열흘중에 딱 외출하기 좋았던 날씨의 저녁이었던 것 같긴 하지만 다같이 외출하고 외식할 기회를 더 못 만든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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