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서 영우의 몸놀림이 날로 발달하고 있다. 미끄럼틀을 타는데 계단이 아니라 구름다리로도 잘 올라간다. 사다리가 아니고 구름다리라, 제일 윗쪽에서는 거의 엎드린 모양새가 되어서 좀 무서웠던 모양인지 한 칸씩 밟고 가지 못하고 짧은 다리를 쭉 뻗어 미끄럼틀에 겨우 다리를 올려놓는다. 그래도 올라가고 나니 스스로도 뿌듯해서 영우 잘하지를 외친다. 그리고 터널미끄럼틀을 타는데 동네 형아가 기어올라가는 모습을 보더니 영우도 따라하고 싶은지 기어올라가기 시작한다. 올라가면 미끄러져 내려오고, 다시 올라가면 또 미끄러져 내려오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할아버지한테 도와달라고 해서 할아버지를 발받침으로 하고는 올라갔나보다. 미끄러져 내려오는 동영상이 한 1분간 계속되는데 의지의 나영우지 뭔가.
저녁에 통화를 하면서 어린이집에서 뭐하고 놀았는지 밥은 잘 먹었는지 물어보는데 영우가 김치 먹었어요 한다. 김치를 먹었을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맞받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나중에 어린이집에서 올려준 점심메뉴 사진을 보니 이 날부터 백김치를 주기 시작했다. 그럼 정말 김치를 먹었다는 것일까, 이럴 때마다 영우가 하는 이야기들이 다 진실인 것인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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