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14일 수요일

11월의 문화생활

빈필의 베토벤 교향곡 6번&브람스 교향곡 4번.
얼마만에 보는 공연인지 꼽아보니 세상에, 조성진 이후로 처음이다. 9개월만에 보는 공연, 그것도 수지형이 알려줘서 유료회원 찬스로 빨리 예매했지 거의 전석매진인 공연이었다. 
이 공연은 전 날 롯데콘서트홀에서 먼저 연주되었는데 롯데콘서트홀 소리가 안 좋은건지 악평이 많았다. 우리는 예술의전당 합창석이어서 최상의 자리는 아니지만 아주 만족스러웠다.(참고로 R석은 35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음)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은 실연을 처음 들은 것이었을까? 아니면 빈필의 실력 때문일까? 소리가 너무너무 좋았다. 관악기가 연주하는 물소리 새소리 소리가 너무 좋았고 폭풍을 표현하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아주 멋졌다. 가을엔 브람스라며 브람스 교향곡을 좋아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는 전원교향곡이 참 좋았다. 그리고 앵콜로 연주해준 브람스의 헝가리무곡과 다른 교향곡 3악장이 본 프로그램인 4번보다 더 좋았다. 정명훈의 헝가리무곡은 몇 번을 들어도 기분이 좋다.
정명훈은 서울시향을 그만두었으나 빈필을 데리고 와서 뿌듯하고 자랑스러운지(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정마에의 위상을 모르는 것일수도) 커튼콜을 할 때 기분이 무척 좋아보였고, 지휘대에 털썩 앉아 관객들을 한참 바라보기도 하였다. 공연이 끝나고 버스타러 가는데 빈필 단원들이 준비된 버스에 올라타기 위해 나와 있는 장면을 보게되었다. 유창한 영어가 된다면 오늘 공연 멋지고 좋았다고 또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뭐 간단한 영어니 용기만 있으면 이야기할 수 있었을텐데 힐끔힐끔 쳐다만보다 지나친게 좀 아쉽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그러고 보니 올해는 공연은 못봤지만 발레를 굉장히 많이 보았다. 그런데 항상 공연 며칠 전 들여다보고 남는 표나 취소표를 사는 수준이어서 미리 표를 사두고 기대하며 두근두근하는 과정이 사라졌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아마 나의 내 의지로 예매한 첫번째 발레였던 것 같다. 당시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무대장치와 의상 등에 비용이 많이 들어서 공연을 올리기가 힘든 공연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유니버셜 발레단의 공연이었는데 이 재단이 그나마 재정상태가 좋아서 올리는 것이지만 10년만에 하는 공연이라나, 이번에 놓치면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른다고 해서 발레 쥐뿔도 모르지만 예매했었더랬다. 그래서 좀 지루하기도 했었다.
이번에는 국립발레단의 공연을 보았는데 오, 정말 재미있다. 아직 연출과 안무 등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아는 경지는 아니라, 예전에 봤던 유니버셜과 지금 본 국립발레단의 동명 작품에 어떤 차이가 있어서 이렇게 다른 매력을 느끼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역량차이가 있고, 마녀 역할을 한 이재우의 훤칠한 키와 카리스마 덕분에 포인트도 되고, 의상도 국립발레단이 항상 앞서가는 것 같다. 어쨌든 발레도 종합예술이니까.
결혼기념일에 급히 이벤트 만든다고 예매해서 본 것이었는데 대 만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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