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의 시작. 시댁 식구들이 모두 모여 영우와 통화를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고모부, 성빈이 형까지 다 불러보며 영우는 즐겁다. 사람들이 많고 고모들의 리액션이 좋으니 영우는 신이나서 장기자랑을 시작한다. 노래도 세 곡이나 부르고, 만들어놓은 장난감도 보여주고, 종알종알 말도 많이 한다.
무엇을 보면서였더라. 신랑이 빨간색을 가리키며 레드라고 했더니 영우가 '아빠 레드 아니야, 렛'한다. 3살 아들에게 영어 발음 지적당하는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색깔을 영어로 말하는 영우를 보고 신기한 고모들이 영우야 그럼 흰색을 뭐라고 해? 화이트 맞아? 했더니 고객를 끄덕이며 '화이트 카더라' 하는데 영어와 사투리의 조화에 다들 빵 터진다.
한참 통화를 하던 중에 끊으려고 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는지 '인사 안해도 돼' 한다. 그래서 사람이 많으니 인사 안하고 그냥 끊자는건줄 알고 알았다고 끊자고 했더니 끊기 싫다고 인사 하기 싫다고 울기 시작한다. 더 통화하고 싶으니 작별 인사 안해도 되냐고 묻는거였나보다. 울어서 모두를 짠하게 한 영우는 곧 재롱을 떨면서 한참을 놀다가 고개를 까딱하며 '영우 잘했지' 하는 애교로 마무리한다. 요즘은 영우 잘하지, 힘세지, 잘먹지, 하며 확인 받는 것이 어찌나 귀여운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