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8일 일요일

909일 놀이방

전 날 영우가 아빠 차를 타고 싶다고 했는데 차가 좀 망가져 있는 상태라 영우를 태우기 싫어서 걸어갈 수 있는 근처 놀이방으로 갔다. 나는 놀이방 건물 1층에서 음료수를 사가느라 그 광경을 못봤는데 영우는 놀이방 입구에서 또 꺄아 소리를 지르며 신발을 직접 벗어던지고 달려들어갔다고 한다. 놀이방이 그렇게 좋을까?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편백나무놀이 공간. 불도저, 덤프트럭, 삽 등을 이용해서 편백나무를 퍼나르는 일은 해도해도 재미있나보다. 큰 아이들이 있어도 잘 놀거라 생각했는데 영우는 큰 아이들이 많으니 좀 무서운지 방방이에서 같이 뛰어놀지 못한다. 큰 아이들이 다른 곳으로 몰려간 틈을 타서 방방이에서 뛰어 놀았는데, 이제 경사진 곳을 혼자 기어올라가 미끄럼틀을 타며 내려올 수 있게 되었다. 아빠가 너무나 좋은 영우는 시시때때로 아빠를 불러서 같이 놀자고 한다. 덕분에 나는 편하구나.
같이 그네를 탄 누나가 젤리를 주려고 하길래 신랑이 아직 어려서 못 먹는다고 사양했는데, 영우는 젤리 언제 먹을 수 있는거냐고, 더 크면 먹는거야? 한다. 젤리는 잘 말렸는데 다른 사람 테이블에 놓여 있는 양파링의 유혹은 참을 수 없었나보다. 남의 양파링에 손을 뻗어 먹어보려고 하길래 하나 사 주었는데 짭쪼름한 것이 맛있었는지 자리까지 잡고 앉아 먹기 시작한다.
장난감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지면 더 이상 놀고 싶지 않은 것인지, 2시간이 못되어서 가자고 한다. 잘 놀았으니 밥도 잘 먹어주길 바랬으나 밥을 먹이는 것은 난이도 상. 평소 좋아하는 빵도 안 먹으려 하고, 결국 우유로 점심을 대신한다. 언제쯤 엄마아빠 먹는 것을 다 먹어보려 할런지.
이번 주는 유난히 아빠를 많이 찾고 아빠와 많이 놀아서 혹시 우는 거 아닐까, 올라갈 시간이 가까워지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도 다행히 울지 않고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를 잘 해준다. 영우가 아빠를 참 많이 좋아하는데 우리 신랑이 좋은 아빠라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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