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0일 월요일

951일 대성통곡


엄마아빠가 시골에서 하룻밤 자고 오시는데 다행히 전 날 잠들 때에는 할머니 찾으며 울지 않고 조금 징징대다 잠들었다. 그런데 자다가 깨서는 할머니를 찾으며 대성통곡을 한다. 거의 한시간을 꺼이꺼이 울었는데 진정됐나 싶으면 또 울고 또 울고를 반복해서 얼마나 지치던지, 안아서 재우려고 해도 무거워서 계속 안고 있을수가 없고 진정은 안되고 정말 힘들게 보낸 밤이다. 마지막에는 진정하고 잠들도록 노력해보자고 계속 이야기하니 좀 진정이 되긴 했는데 흐느끼며 잠드는 것이 짠한것이, 여러모로 걱정이다.
낮에는 또 동생네 가서 놀았는데 볶음밥을 시켜줬더니 안먹겠단다. 배가 고플텐데도 끝까지 안 먹다가 볶음밥은 먹기 싫고 맨밥이 먹고싶다고 한다. 어제 볶음밥을 잘 먹길래 또 볶음밥을 시켜줘서 지겨웠던 것일까. 반찬은 맨날 똑같은거 먹는데 잘 먹는거 보면 신기하다.
날씨도 좋고 낮잠도 좀 재워야 할 것 같아서 유모차에 태워서 카페로 갔다. 영우도 영우 몫의 케잌을 받아서 맛있게 먹는다. 유모차에 태워서 주변을 좀 거닐었으나 재우는데는 실패해서 영우는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았다. 놀이터에 아이들이 많았는데 영우는 형아나 누나한테 말 거는 것을 좋아한다. 아니 누구에게라도 말 거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같이 놀 친구들이 있는 형과 누나들은 대꾸도 안해준다. 이럴때보면 조금만 더 크면 같이 놀아줄 형제자매나 친구가 없는 것이 꽤나 안타까움으로 다가올 것 같긴 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든 영우는 한시간여 잤을까, 일어나면서부터 울기 시작한다. 일어나면서 울 때가 있긴 한데 이 날은 너무 한참동안 운다. 차에서 잠들었는데 집에서 깨어난 것도 싫고, 밖에서 더 놀고 싶은데 못 나가게 하는 것도 싫고, 놀이방에 또 가고 싶은데 안가주는 것도 싫고 해서 우는데 이 때문에 아빠랑 트러블이 좀 있었다. 아빠는 애가 우니까 일단은 달래는 것이 중요하니 데리고 나가려고 하고, 나는 계속해서 안된다 안된다 했는데 결국 우니까 말 들어주는걸로 학습시키는거 아니냐고 하고, 아빠는 그럼 계속 울릴거냐고 하고, 나는 안해주기로 한걸 운다고 해주는건 아니라고 하고, 뭐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는 영우를 데리고 나가려 했지만 마트에서 돌아오신 엄마한테 저지당하고, 영우는 할머니의 과자로 금세 진정되었다. 기록을 남기려고 그 때 일을 다시 떠올리니 역시나 스트레스다. 이렇게 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아이의 심리에 관해 공부해야 할 때가 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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