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우는 크려고 하는지 요즘 엄청 많이 먹는다고 한다. 낮잠 자기 전에 사과를 먹겠다고 하길래 자고 일어나면 맛있는거 줄게 했더니 맛있는거 뭐 줄건데? 라고 되물어서 할머니를 빵 터지게 했단다. 사과도 먹고, 복숭아도 먹고, 포도도 먹고, 밤도 먹었단다. 영우 키의 3cm는 할머니의 지분일듯. 나랑 같이 살면 과일이고 간식이고간에 쫄쫄 굶는거 아니려나.
오후에는 할아버지랑 학교에 놀러가서 모래놀이를 했다. 부러진 나뭇가지들을 주워와서 모래위에 꽂기도 하고 모래를 조물조물하다가 퍼나르기도 한다. 잘 놀다가 모래를 한움큼 쥐어서 날리는 바람에 모래를 뒤집어썼다. 게다가 모래 묻은 손으로 머리에 묻은 모래를 툭툭 털기까지. 뭐, 그렇게 모래 덮어쓰며 노는건 괜찮다. 그러나 얼마 전 아파트 화단에서 흙장난 하다가 독극물에 오염되어 있어 쓰러진 아이들 기사가 생각나며 모래에 나쁜 물질 들어 있는건 아니겠지 하는 걱정, 검사결과 이 학교는 괜찮다고 하기는 하는데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에 나쁜 물질 들어 있는건 아니겠지 하는 걱정 때문에 스트레스다. 영우 엉덩이 닦아주는 물티슈에 세균도 기준치의 4000배가 넘는다는데 도대체 이 나라는 왜 이 모양인가.
요즘은 제법 통화를 오래 할 수 있다. 이 날은 호키포키, 아이스크림, 곰 세마리 노래를 불러주고 새로운 노래도 하나 더 불러주었다. 방방이를 뛰는데 오른쪽 다리를 들썩거리기도 하고, 한쪽 팔로 다른 쪽 팔을 툭툭 치는 퍼포먼스를 한다. 놀이방에서 방방이 뛸 때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나올 때가 있는데 그 기억에 따라하는걸까? 생각할수록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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