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우랑 이렇게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한 적은 처음이라 새로운 발견이 많았다. 대부분 육아일기에 적혀 있긴 하지만 몇 가지 빠진 부분들을 추가한다.
장기 기억력이 생긴 것 같다.
영우가 비누방울총을 발견하고는 갖고 놀겠다고 했는데 건전지가 없어서 작동을 안했다. 신랑이 엄마한테 건전지 바꿔달라고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이틀뒤 내가 외출할 때 비누방울총을 갖고 나온 것을 보더니 건전지 있냐고 물어본다.
할아버지 차를 알아본다. 영우야 어떻게 알아본거야 했더니 숫자로 기억했댄다. 믿을 수가 없어서 정말? 했더니 정말이야 한다. 정말일까?
영우가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소방차 장난감을 형아가 양보하지 않아서 주의를 돌리려고 저기 가서 더 큰 소방차 갖고 놀자며 자리를 옮겼는데, 까먹지도 않고 더 큰 소방차를 찾는다.
경찰차를 사달라고 했는데 이틀 뒤 우리가 사왔을지 궁금한건지 아빠 경찰차 보여줘요 한다.
표현력이 좋아지고 억지 부리는 것이 덜해졌다.
우리 집 세면대가 대구 세면대보다 낮아서 영우가 손을 뻗으면 수도꼭지를 틀 수 있는데, 혼자 할 수 있는게 좋았는지 세면대가 낮아서 좋다 한다. 처음 며칠간은 손 씻는다는 핑계로 물장난 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그만하고 나오게 하는게 일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잔소리 안해도 알아서 손씻고 나온다.
집에 있는 마사지기에 온열기능을 추가했더니 안마봉이 지나가는 자리가 빨간색으로 변한다. 그 모습을 보더니 흰색 눈이 빨간색 눈이 되었다고 표현한다. 눈처럼 보일 수도 있겠구나.
감기약으로 가루약을 받아왔더니 엄청 먹기 싫은가보다. 물약은 혼자서도 잘 먹는데 가루약 몇 번 먹어보더니 먹기 싫은지 양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입이 없어 한다. 다같이 빵 터졌다.
우리 생각보다 알고 있는게 많다.
헬로카봇을 알고 있다. TV를 봤으려나, 어떻게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구호처럼 헬로카봇을 외친다. 방귀대장 뿡뿡이도 안다. 이야기 도중에 뿡뿡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엉덩이를 우리쪽으로 향하며 뿡뿡이 흉내를 낸다.
아파트 주차장이 찻길 같아서인지 오른팔을 번쩍 올리고 걸어간다. 어떤 상황에서 팔을 들고 건너야 하는건지 잘 알고 있나보다.
이상 팔불출 엄마의 우리아들 천잰가봐요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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