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5일 금요일

887일 여름방학 셋째날 - 333과 영종도 나들이

영종도에 있는 네스트 호텔이 아이들이 놀기에도 괜찮다고 하여 333과 함께 가보기로 하였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그간의 로망이었던 모래놀이를 하였다. 성벽도 쌓고 포크레인으로 모래를 파서 옮기고 물고기 틀도 찍고 정말 모래놀이도 하였다. 영우가 매우 즐거워해서 식당에 안 들어가겠다고 떼를 쓰면 어쩌나 싶었는데 333 이모들이 도착하니 순한 양이 되어 잘 따라다닌다. 지금 생각해보니 오후부터는 볕이 너무 세서 야외활동이 어려웠는데 오전에 잠깐이나마 모래놀이를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다.
브런치 부페에서 영우는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 새로운 것은 안 먹어보려고 하는 영우답게 밥이 될만한 것은 먹지를 않는다. 생선초밥을 가져다가 초밥만 조금 떼서 몇 점 먹이고 포기. 과자나 케잌처럼 달달한 것만 먹는다. 안 먹겠다는 의지가 너무 확실하니 어쩔 수 없지만 매우 속상하다. 영우랑 함께하는 오키나와, 오사카 여행을 꿈꿨는데 수족관도 시큰둥, 먹는 건 질색팔색이니 좀 더 클 때까지는 여행이 별 의미가 없어보인다.
식당에서 세 시간을 꽉 채우고 놀이방으로 이동했다. 꽤 넓은 공간에 크림하우스 매트가 깔려 있고, 인디언텐트나 볼풀용 가드 등이 모두 크림하우스 제품이다. 장난감도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원목으로 준비되어 있어서 나름 신경썼나보다싶은 생각이 든다. 영우는 놀이방 문을 열자마자 신발을 벗어던지고 모자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어갔다. 그렇게 좋을까나.
그런데 이 곳 놀이방에서도 영우의 나쁜 행동이 드러난다. 다른 아이가 미끄럼틀 위에서 안내려가고 앉아 있으니 내려가라고 발로 찬다. 동영상 찍고 있던 수지형은 깜놀 ㅜㅜ. 마음에 드는 장난감이 있으면 그냥 뺏어온다. 영우가 놀던 볼풀에 다른 아이가 들어오니 다리를 물기도 하고 들어오지 말라고 소리지르며 발로 차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다른 친구에게 이것저것 설명해주면서 같이 놀기도 하지만 아직 사람되려면 멀었다. 전에는 다른 아이들에게 치이거나 다칠까봐 따라다녔다면 이제는 다른 아이들을 괴롭힐까봐 따라다녀야 한다. 놀다가도 쉬할래 하며 뛰어오는걸 보면 참 신통방통하다. 너무 신나서 나가기 싫어할 것 같은데 또 금방 따라나서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자리를 옮겨 카페에서 수지형의 생일파티를 하였다. 영우가 수지형을 위해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손뼉도 쳐주고 케잌도 같이 먹었다. 그러나 실내에 머무는 시간은 잠시, 후텁지근한 날씨인데도 굳이 야외 정원에 나가겠단다. 한낮보다는 열기가 많이 식어서 정원의 놀이터에서 미끄럼틀도 타고 시소도 타고 제법 놀 수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 빨리 들어가고 싶은데 영우는 놀이터를 떠날 생각을 안해서 내버려 두고 엄마는 가겠다며 십 여 미터 걸어나왔다. 내가 없어진걸 깨닫고는 두리번거리다가 표정이 안 좋아지길래 나를 볼 수 있는 위치로 가주었더니 에엥 울면서 그제서야 따라온다. 금세 그치긴 했지만 아이 마음대로 놀게 마냥 둘 수도 없고 이럴땐 참 마음이 안좋다.        
이렇게 333과 영우와의 나들이는 마무리. 장시간동안 에너자이저 영우 따라다니고, 사진 찍어주고, 놀아주느라 모두 얼마나 힘들었을지, 특히 맏언니께서는 저녁에 실신하셨다고 ㅎㅎ. 다들 바쁜 주말시간 쪼개서 영우와 좋은 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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