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15일 월요일

893일 여름방학 아홉째 날 - 키즈카페 나들이

어제 만난 친구와 함께 신랑의 또 다른 절친 가족을 만나러 판교 현대백화점 키즈카페로 갔다. 백화점 오픈 시간인 10시 반에 맞춰 갔는데 어쩜 그 시간에 주차장이 그리 꽉 차는지, 나중에 알고 보니 11시가 되면 주차장 자리가 없어서 대기열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한다. 키즈카페에 갈 때는 아이를 케어해야하니 옷을 편하게 입고 가야한다고 생각했는데 거기 온 다른 엄마들은 대부분 원피스를 입었다. 왠지 모를 이질감!
놀이방을 본 영우는 지난 번처럼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정신이 팔렸다. 역시나 가장 좋아하는 것은 편백나무 놀이터에서 포크레인과 삽으로 편백나무를 퍼나르는 것. 급히 나오느라 소변을 미리 누이지 못하고 나와서 계속 신경이 쓰인다. 나중에 쉬하고 싶다고 해서 쉬를 누이는데 소변량이 꽤 많아서 영우야 쉬 하고 싶은데 참았어? 했더니 응, 놀려고 참았어. 한다. 그렇게나 좋을까. 그런 와중에도 가끔씩 엄마아빠를 부르면서 노는거 봐달라고 하는데 키즈카페가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볼풀에서도 잘 놀고 주방놀이와 기차놀이도 하면서 혼자 잘 논다. 신랑 친구 아들이랑 나이가 같고, 연년생 누나도 있어서 함께 놀길 바랬지만, 좀 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봐줄 수 있는게 아니면 또래끼리 같이 노는건 아직 무리인거 같다.
영우가 맨 밥 말고 다른 음식은 잘 안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랑 친구 부부의 고심 끝에 샤브샤브 전골을 먹으러 갔다. 영우는 흰 밥을 따로 시켜 요리가케를 뿌려 먹고 신랑 친구 가족은 샤브샤브를 먹었는데 그 아이들은 샤브샤브의 고기부터 시작해서 국수와 죽까지 얼마나 잘 먹는지, 게다가 얼마나 많이 먹는지 정말 부럽기 그지없다. 영우는 요리가케 뿌린 밥을 씩씩하게 퍼먹다가 갑자기 테이블에 픽 쓰러져서 잠들어버렸는데 신랑 친구 부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순하다고 부럽다한다. 그러나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과 감자튀김과 빵까지 클리어한 그 아이들의 식성이 참으로 부럽다. 영우도 좀 더 많이 먹여도 되겠다.
저녁에는 영우를 데리고 잠깐 사무실에 들렀다. 원래는 업무 시간에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이래저래 하다보니 퇴근 시간이 지나서 남아 있는 몇 명만 잠깐 보고왔다. 영우는 저 사람은 누구인지, 이 사람은 누구인지가 뭐 그리 궁금한지 조용한 사무실에서 쩌렁쩌렁하게 누구냐 물어본다. 머문 시간이 5분도 안되는데 어찌나 힘든지. 돌아오는 길에는 다이소에 들렀는데 다이소를 활주하던 영우는 돼지저금통을 집어들고는 사달라고 한다. 영우와 이런 소소한 쇼핑의 재미도 생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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