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월룡이라는 이 낯선 이름의 화가는 러시아에서 태어난 고려인이다. 평양에서 몇 달간 미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 특이한 이력은 그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몇 달 전 문화사 멤버를 통해 그의 이름을 들었고 전시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잊고 지내다가 수지형이 올린 포스팅을 보고 전시회 마지막 날 극적으로 가서 볼 수 있었다. 정말 극적이었던 것이, 차가 밀려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마감 한 시간 전 입장종료하는 시간에 걸려버렸다. 그래도 한 번 가보자 해서 갔는데 입장 시간을 놓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계속 입장을 요구하고 있었던 덕분에 딱 그 타이밍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전시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짧았지만 변월룡이란 작가에 대해 감탄할 시간은 충분했다.
그의 이력을 내가 나열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아래의 링크를 통해 설명이 될 것이다.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2868&contents_id=110346
모르고 지나갔을 변월룡이라는 한 예술가의 인생을 우리에게 알려준 사람은 바로 이 분.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53&aid=0000021524
아래 작품을 보는 순간 왜 사실주의 얘기가 나왔는지 느껴진다. 쿠르베의 오르낭의 매장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훨씬 더 인상적인 것은 해방이라는 작품의 습작들. 실제 해방이라는 작품은 소재지가 불명이라고 하는데 어떤 작품으로 완성되었을지 궁금해진다.
북한의 풍경과 초상화가 많았는데 그 그림들을 보니 유화로 그려진 동양의 풍경과 동양인이 어찌나 생경한지 정말 특별한 느낌이 있는 전시였다. 올해 변월룡 작가의 탄생 100주년으로 특별히 기획된 전시였는데 그의 태생과 삶을 생각하면 이 작품들을 갖고 오기 얼마나 힘들었을지, 감사함에 절로 고개 숙여진다. 어떤 전시라도 경험해 보는 것과 아닌 것은 천지차이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느낄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대한민국 발레 축제.
4월에 교향악 축제를 하듯이, 5월에는 발레 축제와 오페라 축제도 열린다. 여러 무용단과 무용수들의 모든 공연을 즐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하루라도 가 볼 수 있으면 감사한 것이 현실이다. 국립발레단의 스페셜 갈라를 보러 갔는데, 그저 김기완과 이은원이 좋아서 믿고 보러 가는 국립발레단이지만 이번 갈라 공연은 뜻밖의 수확이 있었다. '요동치다'라는 공연이었는데 국립발레단의 무용수가 안무한 창작공연으로, 국악 리듬에 맞추어 현대적인 춤을 선보인다. 현대 발레도 몇 번 봤지만 도대체가 취향에 맞지 않았는데 이번 공연은 정말 감동이었다. 안무며, 음악이며, 무용수들의 완벽한 춤이며, 무대 조명까지, 정말 나무랄 데가 없는, 감탄을 자아내는 공연이었다. 국립발레단에서는 은퇴가 빠를 수 밖에 없는 단원들의 은퇴 이후 삶을 위해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무용수이지만 안무가를 꿈꾸는 강효형의 안무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보러 가야지, 정말 신선하고 멋졌다. 그리고 또 하나, 스파르타쿠스의 하이라이트 장면도 선보였는데 정말 멋져서 전체 공연을 보고 싶어졌다. 8월에 공연 예정인데 갈 수 있으려나. 끝나고 김기완과 사진까지 찍어서 완전 행복한 날이었다.
르누아르전.
일본 출장을 갔다. 처음으로 주말을 포함하여 일정을 잡고 신국립미술관에 르누아르전을 보러 갔다. 거의 10년쯤 전엔가 우리나라에도 르누아르전이 열린 적이 있었지만 일본의 르누아르전은 작품 수준이 다르다. 교과서에서 보는 그림을 거의 다 갖다놓은 느낌인데 그림들이 너무 익숙해서 이 작품들을 다른 미술관에서 본 적이 있었는지 교과서에서 본 것인지 오늘 처음 보는 것인지 매우 헷갈렸다. 르누아르전이지만 중간중간 피카소, 마티스, 고흐 등의 작품도 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장 베로의 작품인데, 우리나라에 과연 장 베로의 그림이 올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정말 귀한 작품 봤다 싶을 수밖에. 혼자 다니는 일정이었으면 억지로라도 한 군데 정도 더 들러봤을텐데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르누아르의 작품을 이렇게나 많이 볼 수 있었으니 누린 것에 감사하자. 참고로 8월 22일까지 신국립미술관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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