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7일 월요일

957일 바람길 축제

금호강 중의도에서 축제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빠가 오랜만에 영우와 나들이를 하고 싶으셨나보다. 사진과 영상에 엄마가 없어서 혹시나 했는데 정말 단둘이 나섰다고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차 타는 것을 좋아하게 되어서 노래도 하고 종알종알 이야기도 잘하는데, 난 왜 뒷자리에 영우 혼자 앉아서 이동하는 이 상황이 이리도 기특하고 적응이 안되지.
중의도란 곳에는 갈대도 있고, 코스모스와 이름 모를 꽃들이 가득했다. 영우가 터널 아래 늘어진 수세미와 박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걸어가는데 성동구청 앞 원두막에 늘어져 있던 박들이 생각나서 괜스리 찡하다. 오랜만에 넓은 곳으로 나간 영우는 노란 가방을 메고 종종거리며 신나게 돌아다닌다.
저녁에는 엄마가 돈까스를 만들어주셨단다. 돈까스 먹자고 하면 안 먹을까봐 치킨이라고 이야기하고 먹이려고 하셨는데 영우가 돈까스인 것을 알아보고는 돈까스 먹을래 하며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엄마가 어렸을 적 우리에게 만들어주신 그 반찬을 영우가 맛있게 먹는구나. 잘 먹어서 다행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