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4일 일요일

873일 일상

아침에 일어나서 할머니랑 놀다가 할머니를 때렸단다. 엄마가 사람을 때리면 된다고 했어, 아니라고 했어, 어린이집에서도 애들 때리나? 했더니 '네' 하더란다. 애들 때리면 선생님이 뭐라고 하는데 안 혼나? 했더니 '대답 안해'란다. 하, 요녀석, 혼날 일은 귀신같이 아는구나. 그나저나 자꾸 아이들 때릴까봐 걱정이다. 예전에 선생님 말씀으로는 영우가 블럭을 만들면 제법 자동차 같고, 장난감 같아서, 다른 아이가 영우가 만들어놓은 블럭을 갖고 놀고 싶어서 건드리면 때리더라고 했다. 그때는 애초에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선생님이 둘을 떼어놓으셨는데 지금은 때리는걸 좀 재미있어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 걱정이다.
이 날도 온종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오전에 비가 오지 않길래 영우와 함께 놀이터로 나갔다. 모자 쓰고, 장화 신고, 우산 들고 나갔는데 비가 조금씩 흩뿌리기 시작한다. 영우는 모자를 쓰고 있어서 나만 우산을 펴서 영우랑 같이 쓰려고 했는데 자기도 우산을 쓰겠단다. 그런데 영우에게는 아직 우산이 무거운가보다. 수지형이 준 우산이 영우에게는 좀 커서 엄마가 작은 우산을 하나 더 사셨는데 그마저도 무거워서 혼자 쓸 수가 없다. 엄마 도와줘요 하길래 우산 꼭대기를 잡아주며 걸어가느라 어찌나 힘들던지. 그래도 엄마랑 같이 우산쓰고 가는게 좋은지 끝까지 우산을 놓지 않는다.
집에서는 영우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하는 시간. 핸드폰을 달라고 하길래 아빠가 만들고 있는 게임을 보여줬다. 신랑은 기대에 차서 영우에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영우는 메인 화면에서 탱크 돌아가는 모습 보는것에만 관심이 많다. 최근 우리팀 신입사원이 신랑이 만든 게임을 하면서 자란 세대라 그 게임 안다고 많이 했다고 신기해 했었는데, 영우가 조금 더 컸을 때 아빠 게임을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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