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시간을 잘 놀고 돌아오는 길에 영우는 잠이 들었다. 비도 오고 해서 내릴 때 깰까봐 어딘가 들러 영우가 깰 때까지 커피라도 마시고 있을 생각으로 설빙의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안전벨트를 푸는 순간, 풀지 말라고 내 손을 턱 잡더니 영우가 제일 좋아하는 경찰차를 보러 갈거란다. 요즘은 차 타는걸 좋아하고 아빠 차로 어딘가 멀리 가고싶어한다. 그렇게 잠이 깨는 바람에 그냥 설빙에서 인절미토스트와 우유를 먹였다. 키즈카페에도 식사가 있었지만 영우는 피자빵 조금과 맨밥만 먹었는데 토스트는 엄청 잘 먹었다.
집에서는 작은 형님이 사서 보내주신 번챔이라는 장난감(?)을 갖고 놀았다. 영우가 만들어달라는 것들, 주로 자동차와 중장비차들을 우리가 만들어주기도 하고, 영우가 액세서리류는 붙이기도 하고, 오물조물 뭔가를 만들어내기도 했는데, 영우가 만든 첫 작품은 이거다. 클라스틱 괴물. 나름 귀여운데?
그리고 팽이를 갖고 놀았는데 매번 신랑한테 팽이 돌려달라고만 하다가 이번에는 영우가 직접 돌린다. 어라, 그런데 제법 오랫동안 돌아간다. 우리가 보기에도 잘 돌린다 싶을 정도니 영우는 얼마나 뿌듯했을까. 기분 좋을 때 영우 특유의 어깨를 으쓱하며 발걸음을 옮기는 행동이 있는데 저녁 내내 세레모니가 끝나지 않는다. 팽이 돌리고 세레모니하고의 반복. 예전부터 갖고 놀던 장난감 다루는 법이 변하는 것을 볼 때면 정말 많이 컸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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