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13일 토요일

891일 여름방학 일곱째날 - 교통박물관

매일 아침 영우가 다다다다 달려와서 깨워주고 있다. 침대위에 올라와서 같이 뒹굴거리기도 하고 엄마아빠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데 이 날 아침엔 내 발을 조물조물 마사지를 해주는게 아닌가. 이어서 일어나라며 간질간질하기 시작한다. 이런 아침을 맞이하다니, 뭐라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나를 보고는 머리끈을 찾아다준다. 머리를 묶기 위해서 빗으로 빗고 있으니 안 더워? 그래가 되겠어? 라며 빤히 쳐다본다. 내 머리숱이 좀 많지, 영우가 보기에도 더워보이나보다.
이 날은 뭘할까 고민하다가 용인에 있는 삼성화재 교통박물관에 갔다. 에버랜드에 가서 로스트밸리와 사파리에 있는 동물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날씨 때문에 무리다 싶어 포기하고 실내인 박물관으로 갔다. 가는 도중에 영우가 잠들어서 일어나길 기다리며 잠깐 살펴보았는데 클래식카가 아주 많아서 어른들도 볼만했다. 이것이 거니횽의 취미로군영.
잠에서 깬 영우는 처음에는 얼떨떨해 하더니 이내 눈이 휘둥그레져서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많은 차들이 있지만 차를 보는 것보다는 핸들을 돌려볼 수 있는 체험공간을 아주 좋아한다. 빨간색 차 한 대를 시승할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핸들을 돌리면 바퀴도 돌아가고 나무휠을 가진 멋진 자동차이다. 영우가 앉은 위치에서는 핸들이 돌아간다고 바퀴가 돌아가는게 보이지는 않았을텐데, 다른 체험공간에 갔을 때에도 핸들을 돌리면서 앞에 바퀴가 있는지, 움직이고 있는지 궁금해하며 물어본다. 크락션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고 빵빵소리를 내보고 싶다고도 한다. 한 번 차를 시승했더니 다른 차도 타고 싶어서 자꾸 가드 위로 다리를 걸쳐놓길래 오래 머물지는 않고 나왔다. 영우는 아직 어려서 체험 프로그램을 할 수 없지만 4세 이상부터는 교통안전교육도 받고, 만들기 프로그램도 있는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가볼만할 것 같다.
원래부터도 영우는 자동차에 관심이 많고 아빠가 운전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는 크락션을 한 번 울려보라며 아빠 운전에 참견까지 한다. 신랑이 급브레이크를 한 번 밟자, '아빠 운전 조심해, 영우 이렇게(앞으로 쏠림) 되잖아' 한다. 영우 카시트의 안전벨트를 채우기 전에 차가 출발하면 '조심조심 가세요' 하다가 달칵 채우는 소리가 들리면 '빨리가 빨리가'를 외치는데 안전을 중시하는 성격 급한 운전자가 될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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