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7일 수요일

근황

이제야 겨우 3월까지의 육아일기를 마쳤다. 쓸 수 있을 때 많이 써주고 싶어서 어린이집 알림장까지 참고해서 거의 매일 작성하다보니 시간이 더 걸린다. 그래도 써야지. 누군가가 그랬다. 집에 아이가 있다면 시인이 있는 거라고. 항상 노트를 지참하여 아이가 남기는 시같은 말들을 기록해 놓으라고. 참 공감이 가는 말이고, 그렇게 하고 싶지만 결국 놓치는 이야기들이 한가득이다.
영우는 아직도 아침마다 울고 들어가지만, 들어갈 때는 세상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지만, 막상 일과가 시작되면 잘 지내고 있다. 7시까지 지내다 오는 이 생활이 좋지만은 않겠지만 나름대로 적응을 하고 있고, 엄마 아빠랑 보내는 시간도 좋아해준다. 영우만큼 토요일 개념이 분명한 4세가 있으려나 모르겠다.
나는 복직해서 그냥저냥 다니고 있는 중이다. 조직개편이 있어서 업무분장을 새로 하였고, 아직까지는 팀에서 배려해주어서 칼퇴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집에 와서 저녁 먹고, 영우 목욕 시키고, 엄마아빠랑 영상통화하고, 설거지 및 집안일 조금 하고 나면 영우 재울 시간이 되어버려서 시간적 여유는 없다. 그나마 엄마가 와계실 때에는 짬이 나서 밀린 육아일기라도 쓸 수 있다.
23년만에 히라가나를 다시 외우고 있다. 회사가 보다 일본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어서 일본어를 배우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영어는 죽도 밥도 아닌 상태로 실력은 늘지 않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듣느라 지겨웠는데 새로 일어를 배우면 좀 재미가 있으려나. 일어 수업 때문에 이제 운동도 일주일에 한 두번밖에 못 가긴 하지만 최대한 빠지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문화생활에 대한 갈증이 있어서인지, 영우 데리고 미술관 박물관에 가 볼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한동안 읽지 않았던 책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남들 다 읽는 베스트셀러 읽으려다가 실패한 선택이 되었지만 이렇게라도 시작을 한게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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