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우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았던 친구네랑 남양주에 딸기농장 체험을 하러 가기로 했다. 워낙에 꼼꼼한 친구라, 친구가 모든 것을 다 알아보고 예약한 후 우리는 몸만 따라가니 얼마나 좋던지. 친구네 아이는 영우보다 한 살이 많고 둘 다 외동이라, 둘이 친하게 지낸다면 자주 만나서 놀고 싶은 마음이다.
딸기농장에 가면 인원 수대로 작은 박스를 준다. 딸기를 따서 이 박스 안에 넣고 꽉 채워 닫아 나오면 되고, 원하는만큼 딸기를 따먹어도 된다. 유기농 무농약 인증을 받아서 씻지 않고 그냥 따 먹어도 되는데 정말 달고 맛있고 식감도 좋다. 영우가 먹는데 딸기즙이 많아서 얼마나 맛있는 소리가 나던지 이런 경험을 시켜줄 수 있어서 뿌듯했다.
딸기로 배를 채우고 나면 딸기잼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아이들이 딸기를 손으로 으깨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팬이 달궈지기 전에 잠깐 잼을 저어보는 경험도 시켜보았는데 딱 그 정도의 시간은 재미있게 하는 것 같다. 이후는 엄마아빠가 열심히 저어서 잼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체험에는 비용이 있지만, 먹는 양과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생각해 보면 아주 만족도 높은 체험이었다.
근처 순두부 집에서 점심을 먹고 헤어지는 일정이었는데, 두 아이들은 이미 딸기 농장에서부터 베프가 되어서 신나게 뛰어논다. 다만, 영우가 영훈이 형아한테도 좋다고 치댄다는 것이 격해져서 얼굴도 꼬집으려 하는 바람에 좀 혼이 났다. 식당에서도 업되서 놀다가 미닫이 문에 손이 끼는 바람에 울기도 했다. 많이 다치지는 않았는데, 문 여닫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신나게 놀다 올 때는 좋았는데 다음 날 어린이집 갈 생각을 하니 또 너무 싫은 영우. 할머니한테 징징대기 시작한다. 아침에는 슬프고 저녁에는 좋단다. 아침에는 엄마아빠랑 헤어지니까 슬픈데 저녁에는 아빠가 데리러 오니까 좋단다. 엄마가 다람쥐반에 영우를 밀어넣으면 선생님이 영우를 끌고간단다. 밀어넣고 끌고간다는 워딩은 영우가 직접 쓴 표현이다. 아, 영우가 우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하고 싶어서 빨리 들여보내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했는데 많이 상처받았나보다. 하지만 별 다른 도리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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