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31일 수요일

1188일 서울숲 나들이

할머니가 영우 보고싶어 하셔서 할머니 댁에 갔다. 이번에는 가는 길에 영우가 잠시 눈을 붙여서 씩씩하게 잘 노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 할머니는 영우를 위해 잔돈을 얼마나 많이 모아놓으셨는지, 영우가 보고 엄청 좋아라했다. 
할머니가 다리가 아프셔서 많이 걷기가 힘드신데, 그래서 시댁모임을 해도 딱 밥만 먹지 산책을 한다던가 어디 잘 나가지 않는다. 우리끼리 힘드시려니 지레 짐작하고는 권해보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영우도 있고 해서 근처 대공원이라도 가실지 여쭤보니 그러시겠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린이대공원에 가려고 했는데 만차인 주차장에 들어가려고 늘어서 있는 긴 줄을 보고는 서울숲으로 목적지를 바꾸었다.
서울숲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정말 좋다. 10여년 전 처음 왔을 때에는 나무가 너무 어려서 그늘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정말 숲의 형태를 갖추었다. 어머님도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냐며 아주 좋아하시고, 평지이니 산책할만 할 것 같다고 하셨다. 마침 사은품으로 받은 돗자리도 준비해와서 나무 밑에 자리를 깔아놓고 커피 한 잔 마신 후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만한 포인트가 두 곳 있는데 바로 거울연못과 바닥분수이다. 날씨가 더워져서 바닥분수가 시작되면 아이들이 뛰어들어서 노는데 그 모습을 보며 영우가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사실 거울연못을 봤을 때부터 들어가고 싶어하는 것을, 오늘은 여벌옷과 신발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옷 준비해서 다음에 들어가보자고 달랬다. 신랑이 비교적 뒷처리가 쉬운 개울물에 영우 발 담그게 했다가 어머님한테 혼난 것만 빼면 완벽한 나들이 ㅎㅎ
다음에는 잘 준비해서 더 재밌게 놀아봐야지. 시부모님이랑도 집에만 있지 않고 가끔씩 모시고 나와서 바람쐬야겠다. 이것이 결혼 12년차의 입에서 나올 이야기는 아닌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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