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영우의 첫마디. 토요일. 그리고 배시시 웃는다. 도대체 이 아이에게 토요일이란 어떤 의미일까. 웬만한 직장인보다 더 토요일을 기다린다. 토요일이 되니 힘이 불끈 솟는지 뒹굴대는 나에게 '영우 힘 기대서 일어나' 재촉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동아리 봄소풍이 있는 날. 벚꽃이 있는 시기에 갔으면 더 좋았을테지만 초록초록한 학교도 좋을테지. 영우와의 첫 모교방문이 설렌다. 그러나 날이 너무 좋아서, 가족을 동반해도 좋은 봄소풍이지만 선배들은 가족과 따로 나들이를 가시고 시커먼 후배 3명이 우리를 반겼다. 우리도 안왔으면 저 셋이며 뭐하고 놀았으려나.
미세먼지가 나쁜 상태라 학교를 많이 둘러보지는 못하고 새로 생긴 지하공간의 스타벅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가, 본관 앞에서 사진 한 장 남기고 아카라카 구경 온 학생들 구경하고 학관에서 밥을 먹었다. 바뀐 교정에는 몇 번 와봤었지만 학관은 정말 오랜만이다. 주차도 무료이고, 교정에 차가 안다니니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고, 저렴하게 식사도 해결할 수 있으니 가깝기만 하면 계절마다 놀러와도 좋겠는데 너무 도심이라 아쉽다.
점심 식사 후에 송이언니 가족이 와서 수빈이가 영우랑 같이 뛰어놀아주었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뛰는 누나는 처음 본 터라 영우도 쫓아서 뛰어다니느라 바쁘다. 그렇게 뛰어다니기만 해도 좋은 시절이구나. 애기 때 봤던 수빈이가 초등학생이 되어서 나타났다. 영우도 그렇게 빨리 크겠지. 어디서 듣고 왔는지 이빨이 빨리 빠지면 좋겠다고 하던 영우는 '수빈이 누나는 이빨이 빠졌더라' 하면서 부러워하고 일주일이 지난 후에도 뜀박질을 하며 '수빈이 누나처럼 뛰지' 하며 봄소풍을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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