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많아서 오전에는 나가지 못하고 있다가 오후에 집 근처에서 자전거라도 타보자고 준비를 했는데 영우가 잠깐 눕겠다더니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두 시간도 넘게 자는 바람에 저녁 약속 가기 전에 잠깐 집 앞에서 자전거를 타보았다. 이제 제법 다리가 길어져서 페달을 밟고 굴릴 수도 있다. 천천히 굴려서 좀 이동해 보더니 힘든지, 다리 조금만 더 길어지면 잘 타겠다는 엄마의 응원에도 아직은 힘들다며 아빠한테 밀어달라고 한다. 그래도 재미있었는지 이 날 이후로 자전거 타러 나가자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저녁은 신랑 선배 부부와 만나 집 근처에서 돈가스를 먹었다. 조카가 있어서 아이랑 잘 놀아주는 지혜씨는 영우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것도 모자라 깍두기도 먹였다. 깍두기를 국물에 한 번 쓱 담그더니 먹어보라고 내미는데 영우가 그걸 먹는다. 먹고 나서는 매워서 얼굴이 새빨개지고 이제 안먹는다고 했지만 지혜씨 재주가 대단하다. 마땅히 후식 먹으러 갈 만한 곳이 없어서 우리집으로 초대를 했더니 영우가 아주 좋아한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장난감 자랑하고 재잘재잘대느라 바쁘다. 헤어진 후에도 지혜이모와 의준삼촌 언제 오는지 물어본다. 친구들보다 어른들 호응을 먹고 사는 것이 더 좋은 나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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