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할머니가 데리러 가니 며칠만이라도 일찍 하원시키기로 하였다. 이 결정을 할 때, 신랑은 영우가 매 순간 행복한 것이 중요하니 할머니가 해 줄 수 있는 상황일 때 일찍 하원시키자는 입장이었고, 나는 할머니가 와서 좋은 것 플러스 할머니가 오시면 어린이집에서 일찍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면 할머니를 더 기다리고 어린이집 더 가기 싫어할까봐 평소대로 하자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영우가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는 말에 내 의견은 접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하루 일과의 흐름을 깨지 않는 편이 좋은 것 같다.
할머니와 하원을 하면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지나가던 차가 갑자기 옆에 서더니 창문이 내려지며 어떤 아이가 영우에게 아는 체를 하더란다. 영우도 같이 아는 체를 하면서 둘이서 막 이야기를 나누길래 할머니는 같은 반 아이인줄 알고 아이 엄마에게 다람쥐반이냐고 물었더니 웬걸, 다른 유치원 다니는 아이란다. 갑자기 자기 아이가 차를 세우라며 일면식도 없는 꼬맹이랑 대화를 나누면 얼마나 황당할까.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갔단다. 영우는 마지막까지 자동차 창문 올리고 가라고 오지랖을 펼쳐 주었다고 한다.
저녁에는 성민이와 영상통화를 하는데 영우와 성민이가 같은 바지를 입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같은 바지를 보고 신이 나서는 같은 자동차 장난감도 갖고 와서 서로 보여주고, 같은 코끼리 인형도 갖고 와서 서로 보여주고, 깔깔깔깔 하다가 같이 양치도 한다. 성민이가 좋아하니까 얼굴 표정 망가뜨리면서 웃기기도 도전한다. 은근히 개그 욕심 있는 영우.
- 어린이 집에서는
일과 중에 오늘은 할머니가 데리러 오신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선생님이 저녁을 먹지 않고 할머니와 집에 갈 거라고 이야기 해주니 '영우?' 라고 확인하며 좋아하였단다. 할머니랑 하원하는건 알았는데 저녁도 안 먹고 일찍 간다는 것을 알게 되니 너무 좋았는지 박수까지 치면서 좋아했다고 한다.
놀이감 그림자를 보고 어떤 놀이감인지 맞추고 알맞은 자리에 붙여보는 활동을 해보았단다. 종이벽돌블럭 사진을 보고는 '영우 집에 블럭 많아. 영우 집에 이거 있어'라고 이야기하고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책도 20권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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