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가는데 굳이 또 죽전까지 간다. 죽전 이마트 앞에 살고 싶어하는 신랑을 위해서..는 아니고, 백화점에서 신랑 신발도 살겸해서 갔다. 영우가 가는 도중에 잠이 들어서 신발도 편히 고르고 커피 한 잔도 하며 꿀같은 시간을 보냈다.
죽전 이마트에서는 장보기에 앞서 일렉트로마트를 들러야지. 영우는 전에도 흥겨워 춤추던 스피커 앞에 가서 스피커를 흐뭇하게 바라본다. 저음이 울릴 때마다 양쪽 스피커에 진동이 오는게 그게 재미있는지 팔을 벌려 지휘하듯이 함께 진동을 느낀다. 이번에는 RC카 체험 시간이 맞아서 영우가 좋아하는 불도저 시운전을 해볼 수 있었다. 아직 방향을 바꾸거나, 제대로 직진 또는 커브를 도는 것은 무리이지만 손에 리모컨을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가보다. 운전해보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많으니 아이들이 리모컨을 놓지 않으려고 하면 엄마들 사이에서 묘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자기 아이에게 하는 말인것처럼, 아이에게 기다리라고 하지만 너의 아이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말하라는 은근한 압박이 있다.
이제 메인 활동인 장보기를 해야하는데 마땅히 살 것이 없다. 몇 가지 소소한 식품들과 와인 한 병 사고 나니 이제 뭐 사야하지 싶은데 영우가 또 이야기한다. 우유사야지. 아 맞다, 영우 우유가 다 떨어져서 우유 사러 가자 하고 나온건데 우유는 빼고 엉뚱한 것들만 샀구나.
소소한 에피소드
- 할아버지는 대구 살고 뭐 이런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는데 영우가 '영우는 서울 남자야~' 한다. 그래, 서울에서 태어난 서울 남자긴 하지.
- 영우가 좋아하는 책 중에 마법사 뚱땅씨가 뉴욕에 간 이야기가 나오는데 책 표지에 내가 좋아하는 크라이슬러 빌딩이 나온다. 빌딩 멋지다고 영우랑 사진 찾아보고 했더니 뉴욕에 여행가고 싶단다. 영우랑 언제 뉴욕가는 날이 올까나. 냉장고에 붙어 있는 여행지 마그넷을 보면 일관되게 오사카를 콕 찍으며 가고 싶다고 했었더랬다. 뉴욕은 좀 힘들 것 같다만 오사카는 조만간 가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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