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가 거의 매주 시골에 들어가서 농사를 짓고 계시는데, 영우가 오면 체험해보게 한다고 고구마와 땅콩을 몇 줄기 남겨두셨다길래 시골 구경도 하고 명절이니까 산소도 둘러보기로 계획하였다. 어렸을 적에는 그렇게도 커보이던 집과 마당이었는데, 지금 보면 여기서 어떻게 그 많은 식구가 살았나 싶다. 마당 곳곳에 빼곡히 농작물과 꽃들이 자라고 있고 나비와 벌들이 만찬을 즐기고 있다.
영우는 자기 얼굴만큼 큰 고구마를 몇 개 캐내고, 땅콩을 줄줄이 캐내는 농부체험을 하였다. 땅콩이 그렇게 올라오는건 우리도 처음 보는 모습이다. 영우가 시골집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었는데 뛰어놀 수는 없지만 이런 체험도 보람차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이어서 도착한 동생네 가족과 산소에 갔다. 오랜만에 오는 할머니, 할아버지 묘소에 절을 하고 과일을 깎아먹고 동네를 내려다본다. 평소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떠올리지도 않다가 이럴 때만 부탁드린다. 가내 평안하고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굽어살펴주세요.
성주 근처의 댐을 구경하고 시즌이 마감된 수상레저타운에서 쉬다가 대구로 돌아와 제부까지 합류하여 삼겹살을 먹었다. 이렇게 길었던, 끝나지 않기를 바랐던 연휴의 끝이 보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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