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30일 목요일

1368일 40분간 울기

회사에서 어린이집 전화를 받았다. 영우가 오전에 40분 정도를 울었다고 한다. 갑자기 울음이 터지면서 엄마아빠가 보고싶다고 했다가,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를 했다가, 작은 초록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가, 아무 말이나 하면서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계속 울었다고 한다. 보통은 선생님께서 영우가 울음으로 표현하면 선생님이 알아듣지 못하니까 그치고 이야기하자고 하면 그치는 모양인데 이 날은 그치다가 다시 울음이 터지고 다시 울음이 터지고 했단다.
그 때의 상황과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들을 비교적 자세히 말씀해주셨는데 선생님은 우리가 영우를 너무 오냐오냐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사실 전 날에도 10시가 넘어서 책을 읽고 자자고 했는데 갑자기 라바를 보겠다고 해서 라바를 보여줬더니만 11시가 되어서야 책을 읽겠다고 억지를 부려서 안된다고 했더니 엄청 울었더랬다. 그 이야기와 교회 안 갔다고 울다가 토했던 이야기를 해드렸더니 그렇게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고 하신다.
어떨 땐 네 살밖에 안된 아이에게 너무 가혹하게 혼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떨 땐 너무 해달라는대로 하고 혼을 안내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어렵다.

- 어린이 집에서는
천장에 매달린 동물 그림 풍선을 당겨보았다고 한다. 높이 매달린 풍선을 잡기 위해 발뒤꿈치를 들어보고 두 팔도 높게 뻗어보았단다. 길게 뻗은 팔보다도 더 높은 풍선을 두 팔 모아 뛰어서 잡아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높은 풍선을 잡기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풍선을 잡아 건네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1367일 오즈링과 쿠키

지난 주말에 처음으로 씨리얼을 사보았다. 아침에 씨리얼을 먹다보니 그 편리함에 헤어나올 수가 없다. 초코가 많이 함유된 첵스를 먹고 있는데 영우가 씨리얼을 먹을 때마다 오즈링과 쿠키 먹냐며 맛있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도대체 오즈링과 쿠키가 무엇인걸까 물어보면 '흰 거는 사람이고 뭘 타고 가다가 휙 들어가고' 하면서 뭔가 광고에서 본 것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이 날 드디어 그 광고를 보게 되었는데 정말로 이름이 오즈링과 쿠키였다. 오즈링이란 말이 너무 웃겨서 영우가 대충 듣고 만든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영우는 제대로 듣고 이야기한 것이었구나.
요즘 영우는 호기심 딱지 덕분에 인체에 관심이 많다. 신랑이 구글의 바디 브라우저를 이야기하며 영우와 3D로 인체를 탐구해보았다. 구글은 정말 훌륭하다. 어른인 나도 신기해하며 재미있게 살펴보았다. 그나저나 나는 배웠던 것들이 정말 하나도 생각 안나는데 신랑은 잘 설명해준다. 이러다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거 아닌가 몰라ㅜㅜ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나온 고기볶음과 미역줄기, 백김치, 깍두기를 골고루 먹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포크로 고기볶음 속 파프리카를 찍어 먹어보고 미역줄기도 맛있게 먹어보았단다. 미역줄기의 이름을 알려주니 관심을 갖고 기본 제공 양을 모두 먹어보았다고 한다.
동물 패턴 퍼즐을 맞추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동물 사진을 반복하여 보며 스스로 패턴을 알아내고 동물 사진을 붙이며 동물 패턴 퍼즐을 맞추어보았단다.

1366일 할머니와 영상통화

영우가 대구에 있을 때에는 거의 매일 영상통화를 하였던 터라 올라와서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매일 영상통화를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이제는 영상통화를 해도 집중을 하지 않고 쳐다보지 않을 때도 많고 인사도 몇 번이나 시켜야 겨우겨우 한다.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좀 서운해하시는게 보여서 전화하기 전에 영우한테 물어보고 하기 싫다고 하면 전화를 하지 않았다.
어쩐 일인지 이 날은 영우가 먼저 할머니한테 전화하자며, 10시도 넘은 시간인데 할머니가 보고싶다며 전화를 하자고 하였다. 그리고는 눈웃음을 날리고, 화면 속의 할머니에게 뽀뽀를 하고, 얼마나 애교를 부리는지 모른다. 끊으려고 할 때 할머니가 '고마워~'라고 하시는데 영우가 '고마'까지 듣고 끊어버려서 다시 전화를 걸어서 할머니 말씀하시는데 영우가 끊었다고 이야기하며 다시 끊는 모습까지 보였다. 늘 지금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몇 달에 한 번 있는 이벤트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울지 않고 등원하여 놀이하면서 '오늘 영우 안울면서 들어왔지요?'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영우에게 울지 않고 들어와서 멋있다고 칭찬을 해주셨단다. 영우가 이런 모습을 보일 때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상호작용하며 기다리고 마음이 차분해질 때 영우의 마음을 함께 이야기나누어달라고 당부하신다.
목욕용품을 사용하여 동물을 씻겨주었다고 한다. 여러가지 목용용품에 관심을 가져보고 더러워진 동물 인형을 씻겨주었단다. 종이벽돌블럭으로 목욕탕을 구성해보고 목욕탕 안에 샤워기, 샴푸, 바디워시 등 목용용품으로 개구리, 원숭이 인형을 깨끗하게 씻겨주는 흉내를 내보았다고 한다.
동물 그림 그려진 종이컵을 사용하여 컵쌓기도 해보았다고 한다. 선생님이 컵 쌓는 모습에 관심을 보이고 따라 층층이 쌓아보았단다. 영우는 친구와 함께 협동하여 높이 쌓아올려보고 친구가 종이컵이 부족하여 더 쌓을 수 없자 '이거 써' 라고 이야기하며 컵을 건네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1365일 또 울면서 등원

집에서부터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징징댄다. 청소도우미 분이 오시는 날인데 평소와 달리 우는 영우를 보더니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닌지 우려를 표하신다.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러는건 아닐테지만 그냥 한 번 물어보니, 엄마아빠 보고 싶어서 우는데 울면 운다고 혼난단다. 엄마아빠랑 같이 있고 싶은데 왜 회사에 가야하고 어린이집에 가야하냐며 세상이 왜 그런거냐고 한다. 아, 참 답하기가 힘들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듀플로 블럭으러 놀이하며 기분 전환되어 기분좋게 놀이하였다고 한다. 동물 그래프에 관심을 가지며 친구들이 좋아하는 동물을 살펴보고 영우가 좋아하는 동물을 이야기하며 얼굴 사진을 붙여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코끼리, 사자, 토끼 그래프에 얼굴을 붙여 좋아하는 동물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따뜻한 외투를 입고 모래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단다. 차가워진 가을 바람을 느껴보고 모래를 만져보았다고 한다. 차가워진 모래를 두 손으로 만지며 '모래가 얼음이 됐어요. 딱딱해요'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1364일 싫어싫어

오랜만에 교회에 가서인가, 교회 가기 싫다고 난리다. 잠깐 가지말까 싶기도 했지만 하고싶은대로 하게 내버려두면 안될 것 같아 함께 나섰다. 오랜만이라 선생님이 영우 기억 못할까봐 이름표 목걸이도 갖고 간다고 했는데 막상 교회에 도착하니 들어가기 싫다며 집에 가고 싶다며 운다. 예배실에 함께 있어줄까 생각했는데 류선생님께서 가셔도 될 것 같다고 하며 돌봐주셨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내내 안아주셨다. 엄마보다 더 사랑으로 대해주시는 것 같아 조금은 반성이 된다. 예배 마치고 카페에서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는데, 계속 시큰둥하다. 겨울이라 놀이터에서 놀지 못하니 교회에 오는 것도 재미가 없어서 그러는건가 내내 싫어싫어가 입에 붙어 있어서 큰일이다.

2017년 11월 29일 수요일

마지막 유화 작품

작년 3월부터 시작했던 유화 클래스를 마무리하였다. 이번 작품은 처음으로 8호, 기존보다 큰 캔버스에 그렸고 선생님이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그리고 스케치를 할 때부터 내내 기분도 좋고 마음에도 들었다. 좋은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면 이렇게 기분전환될 수 있구나 싶었다. 그러나 회사도 이사하고, 신랑도 혼자 영우 보기 힘들다고 하고, 겨울이기도 하고, 일단 겨울학기는 쉴 예정이다. 영원히 쉬게 될지 다시 그리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제 좀 그릴 줄 알게 된 것 같은데 쉬게 되니 아쉽다. 집에서 그리는 일은 불가능할테지?
21개월동안 그린 14개의 작품들, 뿌듯하다.



1363일 지우형

정말 오랜만에 지우형과 소명이와 놀았다. 전 날 엘리베이터에서 지우형 아빠를 만나서 내일 지우형 우리 집에 놀러오라고 하세요 하길래 연락해보니 마침 일정이 없었나보다. 일요일에 교회를 가니까 토요일마다 이래저래 일정이 많아서 처음 초대를 하게 되었다.
이제 좀 큰 아이들이라, 셋이 붙여 놓으니 신경 쓸 일도 없이 함께 잘 노는데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아이들 노는동안 엄마들은 차 마시면서 이야기할 시간이 만들어진다. 지우형은 요즘 엄마 껌딱지라는데 엄마가 외출준비할 동안 잠깐 여기서 놀다가 언제라도 집에 오고 싶을 때는 오라고 했더니 잠깐 고민하다가 영우랑 더 놀기로 하고는 한 시간동안 엄마를 찾지 않고 잘 놀았다. 뭔가 보람찬 느낌이다.

영우의 말 한마디.
저녁에 역할 놀이하다가 '너 최순실이야? 거짓말하면 다 최순실이야' 라는 발언을 한다. 최순실에 대해 참으로 강렬한 기억을 갖고 있구나.

1362일 설명서를 보며 만든 첫 작품

원목 기찻길이 있는데 그냥 연결만 하면 되는거니까 늘 영우 만들고 싶은대로 만들었더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 날은 설명서를 갖고와서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래도 만들었다. 설명서대로 만들었다고 해서 평소와 다른 작품이 나온건 아니지만, 무언가를 보고 따라만들 시도를 한 것과, 그대로 따라 만든 것이 너무 신기하다. 신기하다고 말하면서도 사진 한 장 찍지 않은 엄마 좀 보소.
영우가 발마사지를 해주었다. 제법 손아귀 힘이 생겨서 어깨 등을 주물러줄 때는 시원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문제는 3초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발은 주물러 주는 것이 아니라 주먹으로 두드리게 하니까 영우도 신나고 나도 시원하고 보다 오랫동안 두들겨준다. 종종 애용해야지.

- 어린이 집에서는
등원하여 울음을 보이며 울고 그치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다래주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지만 쉽게 그치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야기를 하면 더욱 크게 울음을 보이는 모습을 보여 영우가 울음 그쳐볼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 그치면 이야기해줘 하고 이야기한 뒤 영우 모습을 지켜보며 기다려주었다고 한다. '그치고 있어요'하고 말했지만 계속 울고 멈추기를 반복하여 우는 이유를 물어보니 엄마가 보고싶다고 했다가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는 등 여러 생각을 하고 있더란다. 이렇게 울음으로 표현하면 정말 불편한게 무엇인지 알 수 없고 말로 이야기 해주지 않고 울기만 하면 선생님이 계속 다독여주고 친절하게 이야기해주기 어려워. 불편한 점이 있을 때 울기만 하면 영우 목도 아프고 선생님도 속상해. 하고 이야기해주셨다고 한다. 이후 울음이 잦아들어 스스로 멈추었고 즐겁게 놀이한 뒤 낮잠도 잘 잤다고 한다.
길을 잃어버렸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아보았다고 한다. 길을 잃어버릴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 알아보고 길을 잃어버렸을 때 대처 방법인 <멈추기, 생각하기, 도와주세요> 단계를 노래를 통해 알아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엄마아빠 이름을 이야기하며 순서를 외워서 대답하였다고 한다.

1361일 목이 아픈 날

밤에 목이 간지럽다고 한참 웃어서 잠을 설쳤다. 약을 먹이고 난 후에야 잠을 잤는데 어린이 집에서도 잠을 못잤나보다. 아침 먹고 약을 챙겨먹일걸, 어린이집에서 먹을 약 하나만 챙겨놨는데 오전에 운다고 해서 약을 먹이라고 했더니 이후에 먹을 약이 없다. 낮잠 시간에도 목이 간지럽다고 울어서 친구들 자는데 방해가 되니 결국 원장선생님 사무실에서 놀았나보다.

- 어린이 집에서는
전화통화 후 약을 먹고, 점심 먹으면서 조금 따갑다고 했지만 울음은 없었다고 한다. 낮잠 자려고 누워있으니 간지러움이 더 크게 느껴졌는지 갑자기 크게 울며 목이 아프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영우에게 목에 상처가 난 건 아니고 감기기운이 있어 그런거니 무서워하지 말고 편안히 쉬어보자고 이야기했는데 간지러움이 사라지지 않는지 계속 울먹이는 상태였다고 한다. 결국 잠들지 못하고 계속해서 울음을 보여 사무실에서 휴식을 했다고 한다.
빵으로 좋아하는 동물을 만들어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모닝빵, 건포도, 아몬드, 바나나, 사과잼 등 꾸밀 수 있는 재료를 살펴보고 맛을 보았단다. 영우는 거북이를 만들겠다고 이야기하며 바나나 두개를 쌓아올려 얼굴을 만든 뒤 건포도로 눈을 만들었다고 한다. 맛을 보고는 '선생님 맛있어요' 하며 모두 먹었다고 한다.

2017년 11월 27일 월요일

1360일 새로운 동생

영우가 역할놀이를 하며 동생삼은 아이는 펭귄 목욕수건. 한호형이 팀장하던 시절의 송년회 때 선물 교환하며 받은 오래된 목욕수건이다. 다 헤져서 버리고 싶은데도 계속 목욕때마다 갖고놀아서 섬유먼지가 목욕물에 흩어지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스트레스다.
오후에 카페에 갔다가 다이노브라운 목욕수건을 파는 것을 발견하고는 냉큼 구매했는데 펭귄동생을 버리고 다이노브라운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다이노브라운을 보자마자 바로 동생이라며 받아들인다. 펭귄 자체에 애착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역할놀이할 대상이 필요한 것이었구나. 진작에 바꿔줄걸.

- 어린이 집에서는
계속 울면서 들어가고 집에서도 많이 징징대는 편이라고, 웬만한건 다 해주고 들어주려고 하는 편인데 그래서 어리광이 느는 것인지 고민이 된다고 알림장에 썼다.
안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어제 울지 않고 등원하기로 했던 약속을 여러번 이야기해주며 되새겨주니 점차 울음을 멈췄는데 엄마아빠가 회사에 가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인지 물으니 '아니요. 가야되요'라고 했단다. 가정에서도 마음을 알아주며 안되는 부분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달라고 한다.
알밤, 호두를 옮기며 수세기를 하였다고 한다. 알밤을 보고 '다람쥐가 먹는 거지요' 하며 집게로 밤을 집어 통에 넣어보았단다. 하나씩 넣을 때마다 수를 세어보다가 9개를 넣은 뒤 알밤의 수가 부족하자 '하나 더 있어야 10개가 되는데'하며 고민하기도 하였단다. 알밤 대신 호두를 넣어 10개를 만들었다고 한다.

1359일 목이 간지러워요

일요일 저녁부터 입 안이 간지럽다고 해서 감기가 오는 중인가 싶어 병원에 가보았다. 목이 간지럽다고 해서 왔다고 했더니 의사 선생님이 본인이 그렇게 이야기했냐고 물으신다. 입 안이 간지럽다고 해서 입 안을 살펴보니 목이 부어있는 것 같아서 왔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4살 본인이 그렇게 말하는건 흔치는 않은 일인듯?

- 어린이 집에서는
또 울면서 들어갔는데 호두와 놀이감을 비교해보고 친구들이 동물병원 놀이하는 모습을 보며 기분이 금세 전환되었다고 한다.
지오의 생일이어서 점심을 먹고 나서 케이크를 먹었다고 한다. 영우는 반찬을 살펴보고는 '매운 김치도 먹을거예요' 하며 골고룰 먹었다고 한다. 밥을 모두 먹은 뒤 케이크를 맛있게 먹으며 내일은 웃으며 오겠다고 이야기하면서 크게 웃으며 케이크를 먹었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동물병원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의사선생님이 되어 코알라, 원숭이, 기린 등 동물 인형을 치료해주었단다. 붕대를 감아주기도 하고 아픈 부위에 주사를 놓아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1358일 모래놀이

고대하던 모래놀이를 하러 해운대 해수욕장 쪽으로 갔다. 부산은 바람이 불기는 했지만 많이 춥지는 않아서 모래놀이를 할 만했다. 엄마아빠가 마시고 난 후의 빈 커피잔도 훌륭한 장난감이 되고, 파도와 갈매기도 훌륭한 놀이감이 된다. 모래놀이는 해도해도 재미있는지, 한시간 반을 놀았나보다.

점심은 미포에 가서 복국을 먹었는데 영우가 먹을만한게 있으려나, 맨밥만 먹어야 하나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김을 두 봉지나 가져다주셨다. 게다가 복국을 좀 먹여봤더니 복어는 안 먹으려고 하는데 국물은 잘 받아먹는다. 개인적으로는 금수복국보다 훨씬 맛있었던 것 같다. 미포원조할매복국인가 그런데 비슷한 이름이 너무 많다.
식사 후에는 잠시 미포마을 기찻길에 들렀다. 예전에 333이랑 부산여행 왔을 때 생각이 나는 코스로구나. 영우는 기찻길이 끝나는 지점까지 가보고 싶어했지만 이 기찻길이 송정까지 이어지므로 불가. 며칠 전에 중국 출장자로부터 선물받은 셀카봉이 있어서 가족사진을 남기고 돌아왔다. 그리고 집으로 출발, 다행히 영우가 2시간 푹 자 주어서 4시간이나 걸린 귀경길을 조금 수월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 여행은 좋지만 아직은 힘들다.

1357일 부산 나들이

대구에서 부산까지가 딱 영우가 지루하지 않을만한 거리이다. 처음 보는 5촌 아저씨의 결혼식에서 다행히 난동을 부리지는 않았고 여기저기 계단을 오르내리며 아빠를 피곤하게 하였다. 성민이와 똑같은 네이비 자켓을 입고 베이지색 바지를 입었더니 보는 사람들마다, 모르는 사람들조차 쌍둥이는 아닌데 형제인가 하면서 귀여워해주었다. 그런데 사진 한 장을 안 남겨두었네.
외할머니가 댁에서 넘어지시는 바람에 병원에 입원해 계셔서 다같이 방문하였다. 이제는 너무 연세가 많으셔서, 너무 마르셔서 보기가 안쓰럽다. 틀니를 빼고 계셨더니 영우가 난생처음 보는 틀니를 너무 궁금해하고 할머니께 계속 질문을 해서 민망했다. 다행히 잘 못알아들으신 것 같지만.
우리는 월요일에 휴가를 내고 부산에서 하룻밤 묵을 요량으로 콘도를 신청해두었다. 그동안 대구에 내려올 때마다 오랫동안 머물렀더니 엄마는 이틀밤 자고 영우랑 헤어지는게 꽤 서운하신 모양이다. 그래서 같이 하룻밤 자고 가자고 했더니 월요일에 바쁘시다며;
가족들과 헤어지고 해운대로 향했다. 바다에 가서 모래놀이 할 수 있다고 말했더니 영우는 성민이한테도 모래놀이하러 가자고 하고, 본인도 모래놀이를 꼭 해야겠다고 계속 이야기하는데 아뿔싸,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해가 져버렸고 숙소 앞에는 모래가 없다ㅜㅜ 그래도 모래 찾으러 가자고 해변을 걸으며 모래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니 별로 떼를 쓰진 않고 금세 포기해서 다행이다.
부산까지 와서 저녁은 치킨으로, 놀거리는 콘도 편의점에서 산 전투기 조립으로 대신한다. 그래도 광안대교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었으니 위안을. 아침에 본 바다 풍경으로 위안을.

1356일 가족모임

할머니 생신이 11월 말이라 또 내려올 수는 없을 것 같아 생신파티도 겸할 겸 가족모임을 하였다. 할아버지의 추억이 담긴 창조경제센터에 가서 한정식을 먹었다. 성민이가 워낙에 잘 먹으니까 영우도 자극이 되는지 먼저 잡채를 달라고 하지를 않나, 불고기를 받아먹질 않나, 아주 바람직하다. 빼빼로 데이라고 빼빼로를 준비해 온 희정이모 덕분에 두 아이는 식사 후 빼빼로를 먹으며 동영상타임을 갖고 어른들은 편히 식사를 하였다.
성민이네가 이사를 해서 집에 가보았다. 요즘 지은 새 집은 참 좋구나. 수납공간도 많고, 4베이라 볕도 잘 들고, 우리 집이라면 복도에 그림들을 걸어놓으면 되겠구나 싶기도 하고. 언젠간 우리도 집이 생기려나, 나의 작업실과 함께.

1355일 대구로

일요일에 부산에서 사촌동생 결혼식이 있어서 일찍 하원시켜 대구로 내려가기로 하였다. 일찍 하원한다는 말에 어찌나 좋아하는지, 들떠서인지 낮잠도 조금밖에 안 잤다고 한다.
일찍 하원하는 것은 신나는 일이지만 차를 오래 타고 가는 것은 지겨운 일이다. 대구에 언제 도착하는지, 친구들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금은 몇 시인지 끊임없이 물어보다가 7시 좀 전에 잠이 들어 버렸다. 딱 쉴 타이밍에 잠이 드는 바람에 신랑은 영우를 깨우지 않으려고 3시간을 내리 달려 대구에 도착하였다.
오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저녁을 엄청 많이, 그리고 맛있게 먹어서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렸다. 7시부터 한 시간 자는 바람에 1시 30분이 되어서야 겨우 잠들었는데 잠드는 과정이 어찌나 힘들었는지 너무나 달라진 잠습관에 할머니가 깜짝 놀라셨다. 게다가 영우가 할머니랑 안 자고 엄마아빠랑 자고 싶다고 엄마아빠 보고싶다고 해서 좀 서운하기도 하셨던 것 같다.

- 어린이 집에서는
등원하면서 슬퍼했지만 달팽이 보면서 컨디션을 회복하였다고 한다. '오늘 아빠 일찍 오신다고 했어요. 차타고 대구에 갈거예요'라며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단다.
달팽이에게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며 달팽이의 모습을 관찰했다고 한다. 달팽이 얼굴 근처에 물을 뿌려주었는데 놀라서 눈이 쑥 들어가자 그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꺄르르 웃어보기도 했단다. 상추 먹는 모습을 보며 '초록색 상추 먹어서 초록색 응가 나오겠다'라고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1354일 울음보

여전히 등원할 때 울면서 들어간다. 아침마다 선생님도 영우 기분 전환을 시켜보려고 노력하시는데 이 날은 달팽이가 왔다고 말씀해주신다. 영우에게 달팽이는 당근을 먹으면 주황색 똥을 누고 배추를 먹으면 초록색 똥을 눈다고 하니 약간 신기해하는 것 같길래 선생님께서 그럼 딸기 먹으면 무슨 똥을 눌까 물으니 빨간색 똥이라고 대답하며 엉엉 운다. 달팽이 똥으로 환기시키는 것은 실패.
저녁에는 뭐 그리 놀고 싶은게 많은지 12시가 다되어서 자리에 누웠다.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신랑이랑 서로 침대에서 자겠다고 아옹다옹 하고 있었더니 왜 아무도 안 재워주냐고 영우 혼자 잘 수 없다며 운다. 이 울음보가 언제쯤이면 멈출까몰라.

- 어린이 집에서는
동물주제와 연계하여 어린이집 동물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다람쥐반에 새로운 달팽이 친구가 와서 함께 살펴보았는데 달팽이가 껍질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관찰해보고는 '더듬이가 나와요!' 하며 신기해했다고 한다. 블럭으로 달팽이 집을 만들어주고 냄비에 음식모형으로 요리해서 달팽이 밥을 만들어 주기도 하며 즐겁게 활동했다고 한다.
안전교육시간에는 안전하게 길건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고 한다. 횡단보도를 건너 본 경험과 안전하게 횡단보도 건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빨간불에는 건너지 않고 멈춰서고 초록불에는 주위를 살핀 뒤 자동차를 보고 손을 들어 흔들면서 위치를 아린 후 건너가는 것에 대해 알고, 함께 손을 번쩍 들어 안전하게 길을 건너는 연습도 해보았다고 한다.

1353일 세균놀이

신랑이랑 백혈구와 세균놀이를 하느라 큰초록에서 8시 30분까지 놀았다고 한다. 세균놀이는 무엇인고 하니, 블럭으로 세균이다~ 하면 다른 블럭을 끼우면서 백혈구가 잡아 먹고, 다시 블럭을 끼우면서 세균이다 하면 또 백혈구가 잡아먹는 것이다. 마지막에 쌓아서 먹히지 않으면 이기게 되는건데 어떤 게임을 하든 이겨야만 하는 영우는 자기가 이기고 싶어서 계속 또하고 또하고 또하자고 했나보다.
집에 돌아와서 나한테도 세균놀이를 하자고 하는데 영우가 먼저 블럭을 놓아서 내가 이기게 되니까 이제 영우가 이겨야겠다면 엄마가 먼저 블럭을 놓으라고 한다. 순서에 따라 이기는 사람이 바뀌는걸 대충 눈치챈거 같아서 몰래 블럭을 하나 더 갖고와서 내가 먼저 시작해도 내가 이기게 만들었더니 이게 어떻게 된건지, 왜 영우가 진건지 당황해한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그리고 한편으로는 어떻게 먼저 놓은 사람이 지는줄 안거냐고 물었더니 영우는 그냥 안단다, 박사니까 그냥 안단다.

- 어린이 집에서는
도토리가 달려있는 나무, 나무 위 작은 새집 등을 살펴보고 동물친구들의 집을 찾아 붙여보았다고 한다. 도토리가 다려있는 나무를 가리키며 '여긴 다람쥐가 살아'라고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다람쥐 4마리를 붙여보며 '하나 둘 셋 넷' 수를 세어보기도 하고 말, 참새, 오리 등 다양한 동물들의 집을 찾아 붙여보며 수세기를 즐겼다고 한다.
초록 놀이터에서는 동물친구 노래에 맞춰 체조를 했다고 한다. 신나게 달리며 에너지도 발산해보고 노래 속에서 드리는 '어흥, 크앙' 등 소리를 들으며 달리기를 즐겼다고 한다.

1352일 냉장고에서 쿨쿨

하원 후 큰 초록에서 노는 다섯 아이들 중 두 명이 올해 동생을 만났다. 수정이 동생은 하원 때 따라오는데 이 날도 언니가 어서 집에 가기를 기다리며 큰 초록에 누워있었더니 영우가 관심을 보였나보다. 그 모습을 본 수정이 엄마와 주희 엄마가 동생 낳아달라고 하라고, 영우가 일찍 자고 많이 자면 동생 생길거라고 했나보다.
미술 수업이 있는 날이라 신랑이 영우와 마트에 갔는데 냉장고 매장 앞을 지나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냉장고에 들어가세요. 냉장고에 들어가서 꽁꽁 얼으세요'라고 하더란다. 왜 그런 말을 하냐고 했더니 냉장고에 들어가면 꽁꽁 얼고 어두워서 잠을 잘 잘 수가 있다고, 잠을 잘 자면 동생이 생긴다고 하더란다. 끄으응 애들 앞에서는 아무 말이나 하면 안된다니까.

- 어린이 집에서는
많이 춥지 않은 가을 바람을 맞으며 율동공원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푸르니 버스 안에서 '코끼리와 거미줄' 노래를 신나게 불러보고 율동공원에 도착한 뒤 친구들과 손잡고 길 따라 걸으며 산책나온 강아지를 만나보고, 비둘기도 보았다고 한다. 잔디밭에 도착하여 간식을 먹으며 비둘기가 빵을 먹는 모습을 보았는데 영우는 비둥기가 빵 먹는 모습이 흥미로웠는지 간식을 먹으며 비둘기를 계속 지켜보았다고 한다. 간식을 다 먹은 후 잔디밭 위에서 토끼, 캥거루 흉내를 내며 뛰어보고 나무 사이에 걸린 고무줄을 두 발 모아 뛰어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가을바람에 내리는 낙엽비를 맞아보고 여러가지 모양, 색의 낙엽을 주워 살펴보기도 하며 알록달록하게 꾸며진 율동공원을 즐겁게 다녀왔다고 한다.

1351일 결혼기념일

돌이켜보니 결혼기념일인데 케잌이라도 하나 사서 기념할 것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네. 그러나 12번째 결혼기념일에 이벤트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신랑의 요리! 계속 컨디션이 안 좋아서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더니 신랑이 요리를 해주겠다며 파스타를 한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영우가 '파스타? 응 고마워' 그렇게 탄생한 둡울의 첫번째 요리~

- 어린이 집에서는
주말에 주희랑 놀았던 사진을 올렸더니 영우가 원에서도 '주희랑 박물관 갔다왔어요. 비행기랑 자동차가 있었어요'하고 이야기했다고 알려주었다.
여러 동물 소리를 들어보고 의성어로 표현해보는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사자는 어흥! 하고 호랑이는 으르렁! 하고 울어요'라며 손동작과 함께 흉내내보았다고 한다. 코끼리의 소리를 들어보고는 '끼이익 하고 울어요'하며 신기해하였단다.
미세먼지 나쁨으로 작은 초록 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공을 굴려 동물 볼링핀 쓰러뜨리기를 해보았는데 촉감공, 볼풀공 등 다양한 공을 탐색해보고 마음에 드는 공을 골라 동물 볼링핀을 맞추어 쓰러뜨려보았단다. 반복해서 여러번 공을 굴리며 넘어뜨리기를 시도해 보고, 공에 맞아 볼링핀이 넘어지면 성취감을 느껴보며 즐겁게 활동하였다고 한다.

2017년 11월 25일 토요일

1350일 대성통곡

아침에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서 영우만 예배 보내려고 했는데 영우가 교회에 가기 싫다고 한다. 그래서 정말 안가는거지 확인을 한 번 하고는 보내지 않기로 했다. 10시가 다되어서 교회 가고싶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지금은 늦어서 안된다고 했는데 1시가 넘어서 갑자기 예배 가고 싶었는데 못갔다며 울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시간이 이미 지나서 못간다고 달랬는데, 영우가 안간다고 선택을 했고, 시간은 되돌릴 수가 없고, 울면서 억지를 부려도 바뀌는 것은 없다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울음이 더 커지니 화가 난다. 그렇게 꺼이꺼이 울다 결국 토하기까지 한다. 
신랑에게 마른걸레를 갖고오라고 했는데 바로 앞에 널려 있는 걸레도 못 찾으니 나는 나대로 짜증이 나서 왜 못찾냐고 화내고 신랑은 안 보이는데 어쩌냐고 화내고 언성이 높아져버렸다. 토한 후에 영우는 겨우 진정되서 씻고 낮잠 자러 들어갔는데, 말도 안되는 것으로 억지를 부리는 바람에 영우는 토하고 엄마아빠는 화나고 모두가 기분이 안좋으니 억지 부리지 말자고 하니 알겠다며, 무서웠다고 한다. 그래 무서웠을법도 하지. 영우 앞에서 언성을 높이는건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ㅜㅜ
영우가 잠이 든 바람에 교회 소모임에는 나혼자 갔는데 이날따라 주제가 '가정'에서도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혼자 반성을 많이 했네. 화 안내고 아이 키우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1349일 경기도 어린이박물관

주희네가 토요일에 간다길래, 심지어 1/3주 토요일은 무료입장이라길래 함께 가기로 하였다. 서울의 상상나라와 견줄 수 있을만큼 놀거리가 많고 잘 구성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었으나 미적대고 있었는데 주희네 덕분에 실행에 옮겨본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4살 여자 아이를 만났는데, 만나자마자 나이를 물어보더니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는 손을 잡고 함께 뛰어올라간다. 이 친화력을 어쩌면 좋아.
경기도 어린이박물관은 꽤 좋았다. 소방관 옷을 입고 소방차를 운전해볼 수 있는 체험, 경찰차 모형, 기차 모형 등이 있었고, 동력과 바람을 관찰할 수 있는 장치, 땅 속 생물을 관찰하는 곳, 인체를 탐구하는 곳, 도깨비나 동화 이야기를 테마로 꾸며 놓은 곳들이 있었다. 그 중에 가장 좋아한 곳은 물놀이 하는 곳~ 영우도 주희도 펌프질을 하고 여러 도구들로 물레방아를 돌리고 바람의 힘으로 공과 배를 움직여 보며 오랜 시간 재미있게 놀았다. 사진은 옆의 큰 물레방아를 돌리면 아크릴 반구 안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맞아볼 수 있는 것인데 꽤나 신나했다.
특별한 일 없는 토요일에는 어린이박물관 가서 놀면 되겠다 생각했지만 12월까지는 스케줄이 가득하네 그려.

1348일 호기심딱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갑자기 영우는 어디서 나왔냐고 묻는다. 모든 아이가 그렇겠지만 '왜? 왜냐고?'를 심하게 반복하는 아이라 대략 비슷하게 설명해주었다. 여기저기 들춰보며 신기해하고 궁금해한다. 이런 질문들에 대응을 잘해야 할텐데 오늘은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라 좀 곤란했다.
호기심딱지를 보는데 아이가 토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토하는게 나오길래 영우도 전에 토하고 아무것도 못먹고 한 적이 있지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나중에 상한 것을 먹어서 토하게 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것을 본 영우는 '엄마가 상한거 줬어? 왜 그런거야?'란다. 아이구야 아무 말이나 하면 안되겠구만, 추궁을 하다니ㅜㅜ

- 어린이 집에서는
[내가 정말?] 그림책에 관심을 보이며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읽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가지 동물에 관심을 가지고, 책 속에 나오는 동물 중 좋아하는 동물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영우가 아기때 얼마나 작았는지 이야기하기도 하였단다.
작은 초록 놀이터에서 동물원을 구성하여 놀이하였다고 한다. 소근육을 조절하며 듀플로 블럭을 끼워 동물이 살 수 있는 우리를 만들고 동물원을 구경할 수 있는 버스도 만들어보았단다.

1347일 동물 발자국 따라가기

요즘 어린이집에서의 교육 주제가 동물이어서 그런지 집에서도 동물 발자국을 따라 걸어가고 싶다고 한다. 갑자기 동물 발자국을 만들어내기도 뭐해서 매트에 그려진 동물들을 밟으면서 따라 가자고 하고 놀았더니 너무 좋아한다. 같이 몸으로 놀아주기만 하면 특별한 장난감 없이도 이렇게 좋아하는데 소파에만 널부러져 있는 내 모습이 떠올라 미안하네.

- 어린이 집에서는
낮잠 이불 펴고 나리에 누워 휴식하면서 뒤척이다가 1시 30분에 잠들었다고 한다.
형님반에 다녀왔다고 한다. 덕분에 아침부터 들떠서 울지도 않고 잘 등원했다. 영우는 형님들에게 받은 초대장을 떠올리며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방울새반으로 놀러갔는데 형님들이 맞이해주자 미소지으며 놀이실을 둘러보고 형님들이 안내하는 자리에 앉아보았단다. 주문을 해보자고 하자 '레몬주스 주세요~'하며 주문을 해보고 형님이 만들어주는 레몬주스를 마셔보며 '레몬 맛이 나요~ 맛있어요~'하며 모두 마셨다고 한다.

1346일 낮잠 자는게 힘들어

월요일부터 시작된 울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계속 물어봤더니 낮잠을 자기가 힘들어서 어린이집에 좀 가기 싫었다고 한다. 밤에도 잠자기 힘들어하며 어떻게 자는거냐고 할 때가 많은데 낮잠 잘 때도 그런가보다. 그래도 아직은 낮잠을 자야할텐데 어떻게 해야할까.
저녁에는 아이패드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초과했는데 딱 1분만 더 하고 싶다고, 색칠놀이 1분만 하고 싶다고 해서 그럼 1분이 얼마나 짧은지 알지? 빨리 하고 그만해라고 하고 색칠을 하게 해주었다. 그러나 1분 안에 그림을 다 칠할 수 있을리가. 다 마무리짓지 못하고 1분이 지나자 '아이패드 만든 사람이 너무해, 왜 1분동안 다 못하게 이렇게 만들어놓은거야?'라고 하며 운다. 너무 울어서 이제 이런 에피소드도 귀엽지가 않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낮잠 이야기를 썼더니 선생님께서 답을 달아주셨다. 영우가 정말 낮잠을 자기 힘들어서 어린이집에 가기 싫었을 수도 있고, 이전에 등원 시 울음을 보일 때처럼 울음에 대한 이유를 찾아 이야기한 것일수도 있단다. 만약 등원하기 싫은 이유를 낮잠으로 이야기한 것일 경우에 엄마아빠가 크게 반응해주면 영우가 등원이 힘들 때, 어린이집에 가기 싫을 때마다 그 이유를 이야기하며 반복적으로 울음을 보이고 나아지기 힘들 수 있다고 한다. 영우가 그런 표현을 할 때는 마음을 공감해주고 이야기 들어주는 정도로 상호작용해주는게 좋다고 한다.
아침에 등원하여 영우 마음을 알아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낮잠 시간에 자기 힘들지. 재미있는 일들이 생각나고 더 놀이하지 못해 아쉽지? 라고 물으니 그렇다고 해서 선생님이 낮잠시간에 재우지 않고 영우가 쉴만큼 쉬도록 해줄거야. 잠이 오면 그 때 자도 돼. 그런데 낮잠 시간은 친구들이 자는 시간이기 때문에 돌아다니거나 놀이를 하는 건 친구들이 불편할 수 있어서 잠이 안오더라도 친구들 배려해서 누워서 휴식했으면 좋겠어. 라고 이야기하니 알겠다고 하고 누워서 휴식하다가 2시에 잠이 들었다고 한다.
동물원을 구성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울타리 그림이 붙어있는 종이벽돌블럭을 찾아 동물 우리를 만들어보았단다. 균형을 잡아 세로로 세워서 만들어주고 그 안에 영우가 좋아하는 동물을 넣어두고 야채, 고기 등 동물 먹이를 주는 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1345일 10월의 마지막 날

10월의 마지막 날이라고 시작한 놀이는 아니지만 2017년이 2개월 남았다는 사실이 확 와닿는 놀이였다. 달력을 놓고 오늘이 어느 날인지, 언제 5살이 되는지, 엄마아빠의 생일은 언제인지, 그림을 보며 계절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 놀이를 8월의 어느 날에도 했던 것 같은데, 그 때도 4개월 남은 2017년을 보며 시간 참 빠르다 했었는데 2개월이라니, 이 글을 쓰는 지금은 1개월 남았다. 어휴.
알림장에 달력놀이 한 거 올렸더니 가정에서 흥미로운 자료를 통해 영우와 이야기하고 놀이해서 자연스레 글자를 익혀가는거 같다며 칭찬(?)해주어 기분이 좋았다. 자료 구성에 도움을 주신 수지형 땡큐~
저녁에 치카를 시키는데 아무 생각 없이 어른 치약을 짰나보다. 갑자기 에에 하면서 매워매워 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다가 퍼뜩 정신이 들어 치약을 바꾸어 주었다. 어른 치약이 맵긴 매운거구나. 쏘리!

- 어린이 집에서는
동물 모양 도장 찍기를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한가지 동물 모양 도장으로 다양한 색을 찍어보았다고 한다. '여기는 영우 동물원이예요'하며 다양한 동물을 찍어 꾸며주고 선생님과 친구에게 소개해주었다고 한다.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였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느낌, 나쁜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선생님이 들려주는 동화를 들어보았단다. 주위에서 마주칠 수 있는 할아버지, 아저씨, 아줌마, 누나, 형 등 주변 사람들이 뽀보를 하거나 손을 만질 때, 엉덩이를 토닥일때 등 낯선 사람이 내 몸을 만지는 것이 불편하고 나쁜 느낌이 든다면 '싫어요! 하지마세요!'하고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단다. 혼자 있을 때 낯선 사람이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엄마, 아빠와 함께 다녀야겠다고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우리 때는 이런 교육이 없었는데 정말 필요한 것 같다.

1344일 어린이집 가기 싫다.

아침부터 어린이집 가기 싫다, 조금 가기 싫다, 어떻게 해야해를 반복한다. 왜 다시 어린이집이 가기 싫어지는 것일까? 결국 어린이집에 울면서 들어갔다. 일과가 시작되면 금세 끝날 울음이란 것을 알아도 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쉽지가 않다.

- 어린이 집에서는
아침에 울먹이는 모습이었지만 동물원에 사는 동물 사진 보며 기분이 좋아졌다고 한다.
선생님과 함께 동물 사진을 보며 동물원에 다녀온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다녀온 견학을 떠올리며 '그런데 돼지 사진은 없네요' 하며 돼지를 찾기도 하였단다. 얼룩말, 호랑이 등 여러 동물의 이름을 알아보았는데 영우는 동물 이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모래놀이도 하였는데 영우는 다양한 동물 모양 틀 중에서 곰모양을 선택하여 모양을 찍어보았다고 한다. 삽을 사용하여 틀에 모래를 가득 담아 꾹꾹 누른 뒤 뒤집어 모양을 찍고는 '이것 좀 보세요. 곰이예요' 하며 선생님에게 곰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1343일 초대

예슬이네 할아버지께서 미국에서 몇 주 지내시다가 돌아오는 날이라 가족들이 공항에 마중을 가야하는데 예진이가 공항에 가지 않고 쿠킹클래스를 하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그리하여 쿠킹클래스 끝난 후에 예진이를 우리집에서 봐주기로 결정하였는데, 전부터 영우집 가고싶어 하던 아이들이 예진이만 가게 둘 리가 없다. 그리하여 5명의 아이들을 모두 초대.
들어오는 순간부터 5명이 방방이에 다 올라가서 뛰고, 이 방 저 방을 다니며 놀거리를 찾고, 영우 장난감은 수준이 안 맞아서 뭐하며 놀려나 싶었는데 영우 장난감으로도 잘 논다. 기찻길도 만들고 자석블럭으로도 놀고 노래대회를 개최하여 노래를 부르고도 논다. 명화씨는 아이들 노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든지 서둘러 돌아가버렸는데 나도 정신 없기는 마찬가지라 돌아보니 먹을 것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네 그려.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노는 일을 또 할 만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앞으로 이런 일들은 계속 생길테지? 밖에서는 영우랑 잘 놀아주는 누나 형들이지만 집 안에서 놀 때는 영우 수준이 안 맞아서 함께 놀기가 어렵구나.

1342일 을지로 나들이

오랜만에 333과 아빠의 디구친구를 만나는 날. 원래는 디구까지 가서 쇼핑을 하는 등의 야심찬 서울 나들이를 계획했는데 컨디션도 좋지 않고 해서 영유아검진만 하고 집에 돌아와서 쉬었다. 영유아검진을 해보니 영우는 키가 33%라서..슬프다.. 다람쥐반 친구들을 보며 대충 짐작은 했지만 그래도 슬프다. 더 슬픈 것은 충치가 있다는 것이다. 치과에 한 번 가야하는데 주말에 시간이 안 나서 방치중이다. 치료를 하긴 해야할텐데 심란하다.
날씨가 참 좋았는데 집에만 있다 나가기는 아쉬워서 청계천이라도 둘러볼까 하고 약속 시간보다 빨리 나섰다. 폭포 구경도 하고, 시작되는 곳을 보고싶다고 해서 소라광장까지 갔다. 걸어서 다니면 좋을텐데 영우는 내내 유모차에 실려다닌다. 그래도 사진 몇 장 남기고 보니 일찍 나오길 잘했다싶다. 청계천을 따라 도깨비야시장도 열려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저녁 약속은 몽중헌이다. 영우 백일 식사는 페럼의 몽중헌에서, 돌잔치는 센터원의 파로에서 하였는데, 나는 을지로를 좋아하나보다. 옛날 기억도 새록새록하고 을지로에 오니까 좋은지.
조금 일찍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다가 일행들을 차례차례 맞이하는데, 특별히 333 이름을 다시 리마인드 시켜놓지도 않았는데 이모들이 들어올 때마다 이름을 부르며 배시시~ 애교 가득 미소를 날린다. 이 날은 작정을 한 것인지, 애교도 엄청나고 밥도 잘 먹고 놀기도 잘 놀았다. 새로운 장난감 다이노코어에 대해 이모들에게 설명도 해주고, 광고송 '딱 좋아 아주 좋아~'를 계속 열창하고, 수지이모에게서 받은 장난감으로 잼나게 놀았다. 커피집으로 이동한 후에는 아이스크림을 열심히 퍼먹고 엉덩이가 들썩들썩. 아빠와 투명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백번 왔다갔다 하더니 가는 길에 속이 울렁거린다고 징징. 어쩜 이모들 앞에서 눈웃음 날릴 때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거니. 그래도 뭐 이모들 앞에서 징징대는 것보다는 낫구나.

영우는 여전히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일단은 맛없다고 밀어낸다. 오전에 야채쥬스를 줬는데 맛없다고 안 먹겠다고 하길래 포도가 들어갔는데? 했더니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는다. 조금 남긴 것을 먹어보니 야채쥬스 특유의 그 맛이라 맛이 없다고 느끼는 것이 맞을텐데 포도가 들어갔다고 하니 맛있단다. 머리로 맛을 이해하는 아이라니..

2017년 11월 22일 수요일

1341일 영우의 펭귄아이

화내지 않고 아이 키우기란 제목의 책을 읽고 있다. 영우가 무슨 책이냐고 묻길래 이야기해주었더니 영우에게도 읽어달란다. 영우는 아이도 없는데 뭐하러 이 책을 읽냐고 했더니 영우한테도 아이가 있다며, 펭귄(목욕 타월)이 영우 아이니까 읽어야지 하면서 읽어달란다. 그래서 읽어주기 시작했는데 한 페이지 정도 읽었을까, 엄마 책은 왜 이렇게 글자가 많냐며 가버린다. 한 페이지나 참았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밀가루반죽으로 동물친구들 먹이를 만들었는데 영우는 밀가루 반죽을 찍기틀을 이용하기도 하고 손으로 동그랗게 만들기도 하였다고 한다. '개미핥기가 배고프대요. 먹이 줄거예요'하고 듀플로 블럭으로 만든 동물집에 있는 개미핥기에게 직접 만든 먹이를 주며 뿌듯해하였다고 한다.
미세먼지 나쁨으로 작은초록놀이터에서 놀이를 했는데 영우는 동물모양 상자에 공을 던져 넣어보는 신체활동을 하였단다. 볼풀공과 촉감공을 만져보며 원하는 공을 골라서 던지며, 공을 던져 넣는 것을 재미있어하여 여러번 반복해서 상자에 던져보았다고 한다. 상자에 공이 들어갈 때마다 '영우가 넣었다!'하고 소리치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1340일 영우에게 치킨이란?

새벽에 영우가 잠이 깨서 대성통곡을 한다. 꿈에서 엄마아빠가 치킨을 다 먹어서 영우는 못 먹었단다. 정말 서럽게 한참을 울던지 목이 다 쉬어버릴 정도였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 치킨 시켜줄게 하면서 달랬는데, 아니라며 지금 시켜달라고, 꿈에 시켜주면 거기 가서 먹겠다고 한다. 웃기기도 웃겼으나 영우에게 도대체 치킨이란 무엇일까 싶다. 그런데 또 창피한건 아는지, 알림장에 쓰겠다고 했더니 창피하고 슬프니까 쓰지 말란다.
아빠의 생일선물 다이노코어가 왔다. 난 사실 구매한것도 몰랐는데, 장난감이 오고 나서야 영우가 아빠한테 사주자고 한 그것의 이름이 다이노코어라는 것을 알았다. 아이들이 좋아할 것을 모두 갖춘 자동차, 공룡, 합체 변신 로봇이다. 카봇, 또봇 시리즈에 비해서는 변신시키기가 수월해서 영우도 잘 갖고 놀 수 있을 것 같다. 얼마나 좋아하며 갖고 노는지, 그동안은 얻어온 장난감이나 선물로 받은 장난감만 갖고 놀다가 영우가 갖고싶다고 말한 장난감을 바로 갖게 되어서 정말 좋은가보다.

- 어린이 집에서는
밀가루반죽에 큰 흥미를 보이며 동물의 먹이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다양한 모양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밀대를 이용해 밀가루반죽을 넓게 펼친 후에 코끼리 모양 찍기틀을 찍어 코끼리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밀가루반죽을 길게 연결해 기차를 만들어 즐거워하기도 했다고 한다.
잔디정원에서는 낙엽을 밟으며 소리를 들어보았다고 한다. 영우가 지나갈 때마다 들리는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들으며 '나뭇잎 소리가 나네?'라고 이야기하였단다.

2017년 11월 19일 일요일

1339일 내복이 없어요.

아직 외출복 안에 내복을 입어야 할 정도로 추운 날씨는 아니지만 보유하고 있는 내복들이 입을만한가 싶어 실내에서 내복을 입혀보고 있다. 흠, 모든 내복이 짧다. 키가 크긴 컸나보다. 영우도 '내복이 작아서 실이 터질 것 같아'라고 한다. 내복을 사야한다.

- 어린이 집에서는
영우에게 아빠 생일 많이 축하해줬는지 물어보니 '영우 아빠 어제 생일이었어요. 영우가 노래도 불러줬어요~'라고 하였단다.
하얀 솜털을 사용하여 양 그림을 꾸며보았다고 한다. 동물원에서 보았던 양의 모습을 떠올려보고 양의 털 색, 모양을 이야기나누어보았단다. 양그림을 꾸밀 하얀 솜털을 두 손으로 만져보며 '말랑한 느낌이에요'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솜털을 충분히 탐색해본 후 양 그림에 솜털을 조금씩 붙여보고 크레파스를 사용하여 양의 얼굴을 꾸며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오전실내놀이시간에 놀이를 하는 중 소방대피훈련을 하였다고 한다. 주방에서 불이 났다는 소방대피방송을 듣고 옷으로 입을 가리며 대피했단다. '불이야!'를 외치며 현관을 지나 교사실 앞 입구로 안전하게 대피 해 다람쥐반으로 돌아와서 불이난 장소, 이유에 대해 들어보고 불이야를 함께 외치며 대피요령을 한 번 더 이야기나누었다고 한다.

1338일 아빠 생일

아빠 생일이라 5시 퇴근 찬스를 써서 생일 선물을 사고 함께 저녁을 먹은 후 영우를 데리러 갈 예정이었다. 마음에 드는 품목이 없어서 생일 선물은 결국 못 사고 저녁만 먹고 헤어져 신랑은 어린이집으로 나는 문화센터로 갔다.
어쩐 일인지 영우는 하원 후에 큰초록에서 놀지도 않고 실랑이도 벌이지 않고 바로 집으로 갔다고 한다. 다음날 들어보니, 아이들이 다 감기가 걸려있고 해서 선생님께서 오늘은 집에 일찍 가서 좀 쉬라고 말씀하셔서 약속을 지킨모양이다. 기특하네.
늦은 저녁, 케잌에 촛불 켜고 아빠 생일 축하 노래를 해주었다. 아빠 생일 선물은 뭘로 하지 물었더니 엄마가 다이노코어를 아빠에게 사줘서 놀게 해주라고 한다. 듣는 시점에서는 다이노코어를 알아듣지도 못했고 흘려들었는데 아빠가 (자기의 생일 선물이라 그런지) 흘려듣지 않고 바로 주문을 했더란다. 이렇게 영우가 구체적으로 요청한 장난감이 처음 생기게 된다.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나온 돈육파프리카볶음과 미역줄기를 골고루 먹어보았다고 한다. 오늘은 작게 잘린 양념된 깍두기 반찬 먹기 시도를 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깍두기 한 개를 먹어본 뒤 '깍도기 먹었어요. 맛있어요~' 하며 총 5개를 먹어보았단다. 매운 깍두기 먹기에 어려움 없이 성공하여, 앞으로도 어린이집에서 식사시간에 시도할 예정이니 가정에서도 참고해 달라고 한다.
종이벽돌블럭을 사용하여 동물원을 구성해보았다고 한다. 동물원 안에 동물 인형들을 놓아보고 동물들이 좋아하는 먹이를 생각하며 맛있는 요리를 해주었다고 한다. 영우가 만든 동물 먹이를 동물원에 가져다주고 동물들에게 먹여주기도 하였단다.

1337일 취침모드

잠자려고 눕는데 '이제 취침모드야?' 한다. 그런 말은 또 어디서 들은건지, 웃기다. 이 날에 다른 키워드가 써있었는데 알림장을 보니 화요일에 일어난 일이네? 에피소드가 고갈되었다.

- 어린이 집에서는
과천어린이동물원에 다녀왓다. 다른쥐반 친구들은 과천어린이동물원에 가는 버스 안에서 동물친구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고 한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가을 자연물(낙엽, 감, 솔방울 등)을 살펴보기도 하고, 긴 시간이 걸렸지만 동물 관련 동요를 부르고 동물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갔나보다. 푸르니 버스에서 내려 친구 손 꼭 잡고 어린이동물원에 도착한 뒤 원숭이, 양, 돼지, 조랑말, 염소, 토끼, 개 동물 친구들을 만나보았다고 한다. 원숭이의 손의 색을 살펴보기도 하고 강아지가 양몰이 하는 모습, 양, 염소, 돼지, 조랑말, 토끼가 밥 먹는 모습을 살펴보았단다. 동물 친구들의 똥 모양도 함께 살펴보았다고 한다. 동물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간식을 먹고 안전하게 어린이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영우는 돼지의 모습이 신기했는지 '우와~돼지가 밥 먹고 있어요!'라고 이야기하였단다.
과천 동물원에 간다길래 대공원동물원에 가는줄 알고 영우는 무슨 동물 보고싶냐고 했더니 기린 보겠다고 했는데 어린이동물원이었구나. 그래도 친구들이랑 즐거웠으면 됐지~

2017년 11월 18일 토요일

1336일 헌금송

유아부에서 두어달 연습했던 헌금송을 대예배 2,3부 시간에 하는 날이다. 그리하여 11시부터 1시까지는 자유의 시간. 예슬엄마와 수다떨다가 헌금송 하는거 지켜보느라 3부 예배도 들어갔더니 시간이 휙 가버렸다. 음악이 나오면 그래도 좀 율동을 할거라 기대했는데, 그런 자리에 서는게 어색했는지 영우도 예슬이도 대부분의 시간을 가만히 서있어서 좀 아쉬웠다. 5분 서 있는것도 힘들었는지, 제일 가운데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은 영우 ㅜㅜ
그래도 3부 헌금송 때에는 긴장이 풀렸는지 좀 더 율동 비스무리하게 하기는 했다. 5세는 되어야 율동을 따라하지, 4세 아이들은 대부분 서있기만 한 행사였지만 선생님 말씀처럼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귀여운 아이들이다. 3부 때 아이들 부모님들이 사진 찍느라 앞자리에 많이 모여 앉았었는데 영우가 그 속에서 나를 찾았나보다. 엄마를 못찾았다고 속상해했다고 한다.
아이들의 헌금송이 끝난 후 다같이 용화네 집에 가서 밥을 먹었다. 이 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밥을 먹일 수가 있다니 놀랄노자다. 영우는 현우형 방에 가득한 자동차 장난감을 갖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밥도 한그릇 뚝딱 다 먹고 케잌도 먹고 더 놀고 싶지만 오후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또 교회로 이동한다. 일요일은 정말이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평소에는 중간에 집으로 돌아와서 쉬고 나가거나 신랑이 교회로 와서 점심밥을 먹는데 이 날은 10시에 나가서 오후 6시까지 집에 안들어갔더니 신랑도 심심했나보다. 그러면 저녁에 나를 좀 쉬게 해주고 영우랑 잘 놀아줄줄 알았더니 겨우 30분 놀아주고는 영우 좀 보란다. 그 말 듣고 완전 대폭발. 나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요. 잠을 포기하거나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내 시간을 만들어낼 수가 없어서 좀 속상하다.

1335일 에어쇼, 어린이집 가족잔치, 그리고 키즈카페

제목을 적고 보니 정말 빡센 일정을 보냈구나 싶다. 며칠에 걸쳐 비행기 소리가 크게 그리고 자주 들렸는데 알고보니 성남공항에서 에어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예약을 하려고 보니 21일 오후는 어린이집 가족행사, 22일 오전은 교회 유아부 헌금송, 오후는 모임이 있어서 딱 21일 오전밖에 시간이 없었다. 그리하여 고난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입장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 많지만, 그래서 네이버 예약 리뷰에다가도 썼지만, 에어쇼는 그 모든 불쾌한 경험을 다 날려버릴 수 있을만큼 멋졌다. 그런만큼 매우 위험하기도 한 공연이라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지만 보고 있으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멋지긴 하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시작 전에 전시관 좀 둘러보고 탱크도 구경하다가 에어쇼가 끝나자마자 나왔지만 종일 있어도 괜찮을 정도로 프로그램도 많고 볼거리도 많았다. 다음번엔 좀 더 즐길 수 있겠지.

어린이집까지 이동하는 길에 영우는 잠이 들고, 택시는 안 잡히고, 결국 지하철타고 이동해서 겨우겨우 시간 맞춰 도착했다. 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서 편의점에서 대충 주먹밥 사먹이면서 왔더니 보는 눈도 많은데 좀 부끄럽던지. 푸르니는 아이들 학예회나 운동회 대신 가족을 초청해서 1시간 반 정도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마무리되어 좋은 것 같다. 학예회 같은거 준비하면 선생님도 아이들도 고생이지. 그런데 이 행사도 만만치않게 힘들기는 했을 것 같다. 과자딱먹기 방에 꾸며놓은 데코레이션, 바람개비를 장식할 하트모양 스티커, 야외놀이터에 설치한 놀이시설, 다람쥐반을 가득 채운 풍선, 이 모든 것이 선생님의 야근으로 이루어진 것이겠지. 직장맘은 감정이 이입된다. 아이들은 신나게, 그러나 조금은 아쉽게 선생님들이 준비해주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었다.
원래는 어린이집 행사 끝나고 하원 후 단짝 5남매들을 데리고 우리집에 가려고 했는데, 아빠들도 계시니 조금 애매하기도 하고 시우는 먼저 집에 가고 해서 남은 멤버들끼리 판교의 키즈카페에 갔다. 이 키즈카페의 장점은 시간이 무제한이라는 것, 그리고 식사는 해당 건물의 음식점에서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놀다가 밥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마감시간까지 뛰어놀았다. 그 체력들을 어쩌면 좋을지, 그런데 가만 보니 밥도 정말 많이 먹는다. 이렇게 많이 먹고 많이 뛰어노는 아이들이구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집에 가서도 더 놀고 평소와 다름없이 11시에 잠든 영우. 영우 체력도 참 대단하구나.
그리고 사진의 포인트는, 기차를 보려고 까치발한 세 아이들과 여유있게 서 있는 수아.

1334일 이 구역의 문제아 2

전 날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영우가 어디에서 노는지 파악을 하지 못해서 윗층 놀이터로 올라가봤더니 영우만 없었다. 아이들에게 다들 내려가서 놀자고 한 후 내려왔더니 영우는 큰초록에서 놀고 있었다. 내가 노랑놀이터에서 놀지 말라고 했더니 올라가지 않은 모양이다 싶어 내심 흐뭇했는데, 내가 영우를 찾고 있던 그 시간에 영우는 지하로 내려가 교사실에 갔다지 뭔가. 도대체 거길 어떻게 내려간걸까, 신발을 신고 간건가, 신랑이랑 어린이집의 구조를 이야기하고 있자니 가만히 듣고 있던 영우가 신발 안 신고 그냥 계단으로 내려갈 수 있다며 설명을 해준다. 아이고 영우야, 정말로 이 구역의 문제아가 되려고 그러니.

- 어린이 집에서는
어제에 이어 샌드위치를 만들었다고 한다. 영우는 잼을 보고 '오늘은 노란색이네요'하며 어제와 다른 부분을 찾고, 사과잼이라고 이야기하자 맛이 궁금하다며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숟가락으로 잼을 바르고 토마토, 양상추, 치즈를 올려 샌드위치를 만들어보았단다. 양상추를 많이 먹고 싶다고 하며 듬뿍 넣어 만들었단다.
숙제 중에 동물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달라는 것이 있어서 작년에 대구 양떼목장에서 먹이주는 사진을 보냈는데, 사진을 보며 동물원 나들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단다. 동물원 가는 것이 기대가 되었는지 실내놀이터에서도 동물원 가는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낙엽길을 밟으면서 동물원으로 이동해보고 동물들을 보호하는 공간을 구성하여 지켜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1333일 이 구역의 문제아

어린이집 원장님께서 운영관련 협조 안내문을 올리셨는데 등원 시 개인 놀잇감이나 음식물을 원에 가지고 옴으로 인해 생기는 갈등과 하원 후 아이들이 놀 때 안전하게 놀고 뒷정리를 하라는 내용이었다. 어느 것 하나 걸리지 않는 부분이 없다.
어쩌다보니 3월과는 달리 통합반에 남아있는 아이들 중 다람쥐반 아이들이 가장 많다. 그러다보니 늦게까지 실내 놀이터에서 뛰어노느라 집에 가고싶어하지 않는다. 그런 아이들을 꼬드겨서 집에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군것질거리를 쥐어주는 것. 주희엄마가 항상 간식을 챙겨와서 나눠줬는데 이제는 시우아빠도 챙겨오기 시작하셨다. 매번 받기만 한 터라 처음으로 말랑카우를 갖고가서 영우가 나눠주게 시켰더니 엄청 좋아한다.
어린이집에서는 먹을 것을 갖고 오지 말라고 하고, 아이들을 집에 데리고 가려면 먹을 것을 줘야하고, 참 곤란하다.
원장선생님 안내문 중에는 하원한 아이들끼리 윗층에서 놀이하다가 노랑놀이터에 있는 자동차를 타고 계단을 내려 오려는 위험한 모습을 발견하고 다른 부모님이 제지하셨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그 범인이 바로 영우다! 요즘은 큰초록에서만 노는게 성에 안 차는지 윗층으로 올라가 노랑놀이터에서도 노는데 신랑도 그 모습을 보았다지뭔가. 선생님께 이실직고하고 앞으로 하원 후에 신경써서 살펴보겠다고 하였다. 영우에게도 노랑놀이터는 위험하니 큰초록에서만 놀라고 주의를 주었고, 계속 큰초록에서 놀기는 했다.
선생님도 노랑놀이터의 그 아이가 영우인 것을 아시고는 꽤나 충격을 받으셨는데 이 구역의 문제아가 되어버렸다.

- 어린이 집에서는
샌드위치 만들기 활동을 해 보았다고 한다. 샌드위치를 먹어본 경험을 이야기해 보고 여러가지 재료들을 탐색해 보며 즐겁게 활동하였단다. 샌드위치 재료인 토마토와 양상추를 칼로 잘라보기도 하였는데 스스로 자른 것이 뿌듯했는지 '영우가 한 것 보세요! 영우거 보세요!'하고 이야기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하였다고 한다. '샌드위치 정말 맛있어. 영우는 토마토도 맛있어' 하면서 완성한 샌드위치를 맛보기도 했다고 한다.
'계단을 안전하게 다녀요'를 주제로 생활안전교육을 하였다고 한다. 계단에서 지켜야 할 약속(차레를 지켜 계단 오르고 내려오기, 손잡이 잡고 오른쪽으로 올라가기)을 함께 알아보고 안전하게 계단을 이용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오른쪽으로 계단 오르기 교육을 받아서인지 항상 영우가 제일 먼저 올라가고 엄마아빠는 뒤에서 한 줄로 오른쪽으로 붙어서 계단을 올라야한다. 한 번은 주희랑 하원하는 길에 영우가 먼저 가겠다며 빠르게 계단으로 이동했는데 주희가 영우 뒤를 따르며 오른쪽으로 내려오지 않고 왼쪽으로 막 뛰어내려가니까 오른쪽으로 가야한다고 소리를 지르며 속상해했던 것이 생각난다.

2017년 11월 16일 목요일

1332일 낫또

전 날 아빠와 마트에서 사 온 낫또로 아침을 먹었다. 나도 낫또를 먹어본 적이 없는데, (사실 먹고싶지 않은 것이긴 하지만) 영우는 벌써! 냄새가 싫지는 않은지 의외로 잘 먹는다. 실처럼 이어지는 것을 떼어내며 잘 받아먹는다. 역시 어릴 때는 음식에 대한 편견이 없기는 한가보다.
저녁에 목욕타월인 펭귄을 갖고 너무 장난을 쳐서 좀 야단을 쳤더니 자려고 누워서는 '영우 엄만데 왜 혼내?'라며 서럽게 물어본다. 그러게 엄마도 혼내지 않고 영우를 키울 수 있으면 좋겠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가족잔치 초대장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가을 풍경 위에 가족 얼굴을 붙인 뒤 색연필, 싸인펜으로 끼적여 꾸며주었단다. '영우는 엄마 아빠를 초대할거예요!'라고 이야기하며 토요일에 있을 가족잔치를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가족 얼굴 붙이는 것을 어려워하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영우가 도와줄까?'하고 물어보고 도움을 주는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단다.
모래놀이터에서는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낙엽을 살펴보았다고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살펴보기도 하고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을 맞아보기도 하였단다. 모래로 케이크를 만든 뒤 낙엽들로 케이크 꾸미기를 즐기고 생일노래를 부르며 선생님, 친구와 함께 즐거운 생일파티를 했다고 한다.

1331일 아빠와 마트

내가 약속이 있어서, 신랑이 영우를 하원시킨 후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를 데리러 오기로 하였다. 아빠와 단둘이 마트에 간 것은 처음인데 영우는 신났을까?
친화력 좋은 영우는 시식준비해주시는 분들에게 인사를 잘 해서 이것저것 많이 얻어먹는다. 더 달라고도 많이 해서 결국은 사게 만들기도 한다. 시식도 해보고 아빠의 욕심으로 낫또도 사왔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서 노는데 오늘은 자동차놀이를 한다. 견인차를 주차시키면서 여기는 견인서라고 한다. 소방차는 소방서에 가고 경찰차는 경찰서에 가니까 견인차는 견인서에 가는거라 생각이 드나보다. 말 되네.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으로 나온 짜장면을 선호하며 제공된 반찬과 한그릇 뚝딱 먹었다고 한다. '혼자 오이도 먹었어요~'라며 뿌듯하게 보여주었단다.
누나들이랑 주운 밤과 낙엽을 보여주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지난 소풍 때 딱 밤알 하나랑 나뭇잎 두 장 챙겼는데, 다른 엄마들이 챙겨온 거 보니까 두 주먹 가득 알밤을 담아와서 또 민망했다. 그래도 영우가 누나들이랑 주운 것을 떠올리며 즐거워했다니 다행이다.
돋보기를 통해 색과 모양을 관찰하며 더욱 세심하게 관찰해볼 수 있었단다. 또한 자연물을 손가락으로 만지며 촉감을 느껴보기도 하고 '미끌미끌해요, 까칠까칠하네?'라며 영우가 느낀 촉감을 언어로 표현해보았다고 한다.

1330일 아빠를 위한 건축

오랜만에 자석블럭을 갖고 논다. 아빠가 오페라 하우스 같은 것을 만들어 달라고, 지붕이 동그란 건물이라고 했더니 알았다며 만들기 시작한다. 짜잔~ 아빠를 위한 건축물이라고 보여주는데 건축중이라고 크레인도 옆에 세워두고, 제법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그럴듯한데?

- 어린이 집에서는
낙엽방석을 손으로 눌러보고 발로 밟으며 촉감을 느껴봤다고 한다. 영우는 낙엽방석을 손으로 눌러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들어보고 '재미있는 소리가 나요~'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낙엽방석으로 만든 징검다리를 따라 길을 걸어보기도 하고 점프도 해보며 신체움직임을 다양하게 시도해보았다고 한다.
실외톨이터에서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염을 주워 모양과 색을 탐색했다고 한다. 낙엽의 모양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예쁘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1329일 동탄나들이

오랜만에 승우형아 연우누나를 만나러 동탄에 갔다. 영우가 간 것은 작년 여름에 가고 처음인가보다. 그 때보다 승우는 많이 의젓해져서 영우를 잘 보살펴준다.
뷔페식 식당에 갔는데 영우도 이것저것 많이 먹어서 보람차다. 식사 후 바로 옆의 공원에 갔는데 승우가 영우를 데리고 다녀주니 편하고 좋은지. 킥보드를 갖고 왔으면 좋았을걸, 다른 일행들의 킥보드 만져보고 찝적대는 영우가 불쌍하다. 아직 공원 나가는 자세가 덜 되어 있는 엄마아빠로다.
간식으로 초코우유를 먹었는데, 난생 처음 초코우유를 먹어본 영우는 눈이 띠용~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어쩜 이렇게 맛있냐며 미소를 짓는데 신세계를 느끼는 표정이다. 세상에 맛있는 것이 참 많지?
영우는 낮잠을 자야해서 일찍 헤어져서 돌아오는데 또 책을 한가득, 그리고 한글공부 시킬 교재도 한가득 받아왔다. 승우, 연우가 말이 빠르고 발음도 정확하고 밖에 나와서 동영상을 보지 않아도 한 자리에 오래 앉아있고, 태도가 훌륭한 편인데 엄마의 숨은 노력을 고스란히 받아왔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열어보지도 않았다는 사실.
승우 아버님이 어쩜 이렇게 말을 잘하냐며, 사람들이 승우연우 칭찬하는 것만 듣다가 영우 보니까 이런 느낌으로 칭찬하는거였구나 싶다고 정말 말 잘한다 하신다. 말 잘한다고 하니 이 날의 에피소드가 떠오르는데, (말 잘하는게 아니라 어디서 이런 말을 배웠나 싶은 에피소드이긴 하다만) 오전에 교회 미끄럼틀을 타다가 장난을 치는 바람에 균형을 잃어서 모서리에 눈 부분을 찧었다. 아팠을테지, 누가 잘못한거냐며 왜 미끄럼틀을 저렇게 만들어놓은거냐며 엉엉 울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세상 그럴 줄 몰랐어, 그렇게 넘어질 줄 몰랐어'라고 한다. 저녁에는 유튜브를 보닫가 너무 재미있다며 '장난없지'라고 한다. 어디서 그런 말을 배운거지, 끙
자려고 누웠는데 영우가 '엄마 꿈나라 갔어?' 하길래 응 하니까 '나는 못갔는데 엄마 어디로 간거야, 꿈나라 어떻게 가' 라고 하면서 대성통곡을 했다. 꿈나라 같이 가자고 영우만 두고 가지 말라고 하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며칠 전에는 영우 꿈에 엄마아빠 나왔는데 엄마아빠 꿈에도 영우가 나왔는지 물어보았다. 아이들의 세상 참 귀엽다.

1328일 교회 소풍

교회 소모임에서 광주에 있는 금원수목원으로 소풍을 간다. 날 좋은 가을 날 일부러라도 나들이를 해야할 판인데 교회에서 이벤트를 만들어주니 좋을 따름. 바베큐도 해먹고 떡볶이도 먹고 야외에서 먹는 컵라면은 정말 꿀맛이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마냥 즐겁고, 아이들을 위해 OX퀴즈에 보물찾기까지 준비되어 소소한 선물들도 받았다. 이 날도 누나들과 현우형이 영우를 데리고 이곳저곳 산책하고 놀아주어서 엄마는 세상 편하다.
어린이집에서 집 주위를 산책하면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낙엽이나 알밤 등을 갖고오라는 숙제를 내주었는데, 마침 알밤과 낙엽도 주울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영우를 이뻐라 해주고 놀아주는 아이들이 있으니 교회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군. 좋은 일인가 아닌가.

1327일 치킨데이

불타는 금요일은 치킨과 함께. 팀원이 포르투갈 다녀오면서 술을 사다주었는데, 와인 느낌인데 화이트는 아니면서 매우 달달하고 도수가 높다. 양주잔에 따라 마시면서 치킨을 먹었더니 영우도 양주잔에 물을 따라달라고 한다. 그리고 물을 마실 때마다 아빠와 짠을 한다. 자세가 제법 나오기는 하는데 너무 조기교육인걸.
토요일에는 교회 소풍 간다고 몇 번 이야기했더니 내일 어디가는지 알아? 하고 물으니 '응, 기억하고 있어'라고 한다. 말하는 것만 들으면 다 큰 아이 같아서 가끔 영우가 네 살밖에 안된 아이란 것을 잊는다.

- 어린이 집에서는
듀플로 블럭을 손으로 끼워보며 큰 집을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공룡들이 들어가서 살 집이예요~' 이야기하며 큰 듀플로 블럭을 놓고 작은 듀플로 블럭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보았단다. 친구에게도 듀플로 블럭을 주면 'oo이랑 같이 만들거예요~'라며 함께 멋진 집을 만들어 보았다고 한다.
작은 초록놀이터에서 놀이하였는데 영우는 고모부가 되어 선생님, 친구들과 가족여행을 가보는 놀이를 했다고 한다. 고모부가 된 영우는 핸들 놀잇감을 사용하여 운전해보고 가족들과 즐거운 여행을 다녀왔단다.

2017년 11월 2일 목요일

1326일 로봇 변신

드디어 로봇을 자동차로 변신시켰다. 또봇인지 카봇인지 시리즈가 세 개 있는데, 아이들은 정말 좋아한다고 하지만 퀄리티가 좋지 않아서 변신을 시키려면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다칠 것만 같다. 아이들 힘으로는 변신을 시킬 수가 없어서 수많은 엄마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우리집의 경우 아빠가 고통받고 있었는데, 드디어 영우 힘으로 변신을 시켰다. 온전히 혼자서 다 한 건 아니고 힘이 많이 들어가는 마무리는 아빠가 도와줬다고 하는데 거의 다 영우가 했단다. 대견하네. 이제 혼자서 하거라~
어린이 집에서 하원할 때 주희 엄마가 매번 먹을 걸 나눠주는데, 얻어먹기만 하니 미안해서 말랑카우를 갖고갔다. 이런거 나눠주면 안 좋아하는 엄마들도 있을테지만 어쩔 수 없지 뭐. 영우가 친구들에게 직접 나눠주면서 엄청 신나한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가끔씩 '영우가 요구르트맛 맛있는거 그거 친구들 나눠줬잖아' 하면서 이야기한다. 첨에 보미가 줬을때는 반응이 시큰둥했는데 이제 말랑카우 맛있는걸 알았구만.

- 어린이 집에서는
곰 가족 퍼즐을 맞추어보았다고 한다. 작은 곰쿠터 큰 곰까지 다양한 크기와 여러가지 옷, 곰의 모양을 비교해보며 알맞은 자리를 찾아 끼워보았단다. 2개의 퍼즐에서 똑같은 옷 그림을 찾아보고 퍼즐을 모두 대어보며 탐색놀이를 해보았다고 한다.
바깥 날씨가 추워져서 외투입고 잔디정원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친구들과 함께 끌차를 타보고 두 손으로 손잡이를 밀어보며 가족과 함께 여행가는 놀이를 해보았단다. 친구들과 가족 역할을 나누어 맡아보며 즐거운 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1325일 자는 법을 몰라

어린이집에서 시우를 울렸다고 메모가 되어 있는데 그간 시우를 몇 번 울려서 무슨 일이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시우와 영우는 7시 20분 퇴근족이 되어 매일 큰초록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기도, 울기도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하원하는데 선생님께서 오늘 가족사진을 봤다고 이야기하시면서, 영우가 사촌이라는 개념을 안다며, 친구들은 가족사진을 보면서 누가 누군지를 잘 모르는데 영우는 사촌동생이라고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한다. 또 뿌듯.
오늘은 아빠 껌딱지 모드다. 자러 들어가서는 아빠아빠아빠아빠 난리다. 너무 치대니까 힘들어진 아빠가 빨리 자라고 하니 '영우 자는 법을 몰라' 라고 하며 운다. 그러게, 어떻게 자야할 지를 모르겠구나. 놀고싶은 마음이 가득할텐데 자라고 하니 얼마나 힘들까싶긴하네. 잘 자야 쑥쑥 클텐데.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나온 밤밥, 생선까스, 오이, 백김치를 골고루 모두 먹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밥 속에 숨겨진 밤을 찾아 포크로 찍어먹어보고 '생선까스 맛있어요~'라고 이야기하며 맛있게 먹었단다. 국 속에 담긴 유부도 먹으며 기본 제공 양의 식사를 다 먹었다고 한다.
가족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고 한다. 영우의 가족사진과 친구들의 가족사진을 보며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가족 구성원에 대해 알아보았단다. 사진 속 가족들을 가리키며 친구들에게 서울 할아버지와 고모부를 소개해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1324일 다시 일상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연휴 때 낮잠을 안 자기도 하고, 늦게 자기도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못했던터라 아침 9시에 겨우 일어났다. 아침은 먹는둥마는둥하고 어린이집으로 출발. 울거나 하지 않고 잘 들어가줘서 다행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가족 손가락인형을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여러가지 색의 띠종이와 가족 구성원 그림을 찾아 탐색해보고 가위와 풀을 사용하여 손인형을 만들었다고 한다. 띠종이에 풀을 발라 동그랗게 말아보며 붙여보기를 시도해보았단다. 손가락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동그랗게 말아보며 가족 손인형을 만들었다고 한다.
선선한 날씨로 잔디정원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잔디정원에 있는 여러가지 풀을 탐색해보았단다. 영우 키만큼 자라난 덩쿨 잎을 찾아보고 초록잎에서 빨간색, 보라색 잎으로 변한 것도 살펴보았다고 한다. 다른 색으로 변한 잎을 찾아보며 가을 잎에 대해 탐색하였단다.

1323일 집으로

긴긴 연휴가 끝이 나고 집으로 돌아온다. 여행 떠났다가 돌아오는 차량들이 많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안 막히고 무사히 집으로.
다음 날부터 일상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걱정이다. 영우도 어린이집에 잘 가려고 할 지 걱정이다. 영우에게 내일부터 어린이집 가야한다고 하니까 어? 좋아한다? 친구들 보고싶다고, 선생님 보고싶다고, 그동안 엄마아빠랑 노는거 심심했다고 한다. 이것 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지금껏 힘들게 놀아줬더니 ㅜㅜ
벨큐브 치즈를 몇 개 샀었는데 영우가 아주 좋아한다. 영우 다 먹으라고 6개 꺼내줬는데 엄마아빠도 먹어야 한다며 두 개를 남겨둔다. 두 개 남아있는 치즈를 보고 있더니만 갑자기 운다. 먹고싶은데 엄마아빠 먹으라고 남겨둔거니 건드리지도 못하고 먹고싶은 마음은 가득하고 어찌할바를 몰라서 운다. 이럴 때 보면 마냥 아기같은데 말이지.

2017년 11월 1일 수요일

1322일 시골 나들이

엄마아빠가 거의 매주 시골에 들어가서 농사를 짓고 계시는데, 영우가 오면 체험해보게 한다고 고구마와 땅콩을 몇 줄기 남겨두셨다길래 시골 구경도 하고 명절이니까 산소도 둘러보기로 계획하였다. 어렸을 적에는 그렇게도 커보이던 집과 마당이었는데, 지금 보면 여기서 어떻게 그 많은 식구가 살았나 싶다. 마당 곳곳에 빼곡히 농작물과 꽃들이 자라고 있고 나비와 벌들이 만찬을 즐기고 있다.
영우는 자기 얼굴만큼 큰 고구마를 몇 개 캐내고, 땅콩을 줄줄이 캐내는 농부체험을 하였다. 땅콩이 그렇게 올라오는건 우리도 처음 보는 모습이다. 영우가 시골집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었는데 뛰어놀 수는 없지만 이런 체험도 보람차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이어서 도착한 동생네 가족과 산소에 갔다. 오랜만에 오는 할머니, 할아버지 묘소에 절을 하고 과일을 깎아먹고 동네를 내려다본다. 평소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떠올리지도 않다가 이럴 때만 부탁드린다. 가내 평안하고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굽어살펴주세요.
성주 근처의 댐을 구경하고 시즌이 마감된 수상레저타운에서 쉬다가 대구로 돌아와 제부까지 합류하여 삼겹살을 먹었다. 이렇게 길었던, 끝나지 않기를 바랐던 연휴의 끝이 보이는구나.

1321일 가족모임

젊은 시절 아빠가 다니셨던던 회사 터에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들어섰다. 한동안 방치되어 있었는데 센터가 들어오면서 맛집도 함께 조성되어 나름 대구의 명소가 되었나보다. 아빠의 옛 추억도 꺼내볼 겸, 이름만 들어도 오글거리는 창조경제혁신센터 내의 토끼정을 예약해서 가족모임을 했다.
영우는 면을 잘 안 먹는데 토끼정의 시그니처 크림카레우동은 맛있다고 잘 먹었다. 숯불구이도 잘 먹는걸 보니 역시 아이들 입맛에는 단짠이 최고구나 싶다. 밥 먹고 나서 내려오니 센터 중앙에 조성된 무대에서 오페라축제 홍보차, 성악가들이 와서 오페라 곡을 불러주고 있었다. 성민이와 영우는 별 관심 없이 놀이터에서 뛰어다니는 것만 좋아할 줄 알았는데 글쎄, 떡하니 자리잡고 앉아서 손뼉치며 듣고 있다. 마술피리 곡이 나올 때는 아는거라며 더더욱 즐거워한다. 이렇게 보람찰 수가.

공연이 끝난 후에는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서 신랑과 제부의 합동 생일파티를 했다. 성민이와 영우는 함께 뛰어다니고, 이불 속에 들어가서 장난 치고, 서로 장난감 갖고 놀고, 마냥 즐겁다. 귀여운 녀석들. 새삼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들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