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늘은 뭐하고 놀지 궁금해한다. 11시에 교회 카페에서 유스오케스트라 연주회가 있어서 음악 들으러 갈거라고 하니 아~ 그렇구나 하면서 12시에는 뭐할건지 궁금해한다. 놀이방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싶단다.
11시에 연주회에 가기는 했는데, 연주자의 가족들이 가득해 자리가 없어서, 그리고 영우가 한 자리에 가만히 있지도 않아서 테라스석에서 소리만 들었다. 날씨가 좋아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영우는 과자 한 봉지 먹으면서 음악을 듣고 있으려니 여유롭고 기분이 좋다. 그러나 그런 여유는 잠시일 뿐, 곧 놀이터로 가자는 영우의 요청에 한 시간을 놀이터에서 놀다 들어왔다. 경사가 심해 무섭다고 못내려가는 터널 미끄럼틀이 있는데 거길 막 거꾸로 올라간다.
점심은 진짜장을 해먹었는데, 영우가 면을 먹지 않으면 밥이라도 비벼줘야겠다 생각했는데 웬걸, 엄청 잘 먹는다. 영우는 짜장면을 제일 좋아한단다. 영우가 젓가락으로 짜장면을 집어서 입에 묻혀가며 열심히 먹는다. 다 좋았는데 아빠한테 복숭아 먹으라고 주다가 식탁 의자에서 떨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하여 입술이 조금 찢어졌다. 맴찢 ㅜㅜ
큰고모랑 안부 통화 중에 갑작스레 의정부행이 결정되었다. 가는 동안 한 숨 푹 자고 기분 좋은 영우는 고모에게 책도 읽어드리고 사과도 맛있게 먹으며 애교를 발사한다. 저녁은 송추가마골에서 먹었는데 영우가 고기를 잘 안먹으니까 그냥 된장에 밥을 비벼줬다. 그러다가 고기 한 점이라도 먹여보려고 잘라줬더니 오잉 잘 먹잖아? 양념갈비라 영우 입맛에도 맛있는지 엄청 잘 먹는다. 고기 사주시는 고모와 고모부도 매우 뿌듯해하셨다.
그리고 의정부 시내로 이동. 낮에는 분수도 나오고 불길도 있어서 아이들이 첨벙첨벙 노는 곳이라 데리고 가셨는데 물이 없다. 물이 없어도 영우는 얼마나 잘 뛰어다니면서 노는지 지치지 않는 체력에 모두가 놀랄 뿐이다. 그렇게 많이 먹고도 크리스피크림에 가서 도넛을 하나 반이나 먹었다. 영우가 직접 고른 13번과 14번을 맛있게 먹고는 근처 신발 가게로 이동했다. 고모가 골라주신 신발을 신어보고는 마음에 든다고 바로 득템하여 신고왔다. 고모댁에 돌아가서 간단히 씻고, 양치까지 하고, 또 포도를 먹었더니 고모부께서 매우 걱정하시며 소화제를 몇 봉 챙겨주신다. 영우가 많이 먹긴 했지.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잠든 영우는 아침까지 깨지 않고 통잠을 잤다. 참 보람찬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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