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임직원 프로모션으로 JW 메리어트 동대문 숙박권이 싸게 나와서, 마침 영우 방학이기도 하고 신촌 세브란스 예약도 되어 있고 해서, 신촌 갔다가 동대문 가면 되겠다 싶어 진작에 예약해두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새벽에 영우가 많이 칭얼댔는데 토할 기미가 보였다. 다행히 토하지는 않았는데 일어나서도 계속 속이 안좋다고 하더니 결국 아침먹고 토해버렸다. 그리하여 나는 혼자 신촌까지 다녀오고, 영우는 신랑과 병원에 다녀오는 불상사가. 호텔은 취소할까 싶어 여기저기 물어봐도 마땅치가 않고, 영우는 토하는 와중에도 모래놀이 하고싶다 수영장 가고싶다 해서 괜찮아질수도 있으니 한 번 가보자고 서울행을 택했다.
그러나 서울로 가는 중에 점심 대신 먹은 요거트를 다시 다 토해냈다. 아침 먹은 것도 다 토하고, 물 마신 것도 토하고, 요거트마저도 토해버리다니 ㅜㅜ 겨우겨우 호텔에 도착해서는 축 처져있다. 엄마아빠가 영우 고생시키는구나. 할머니도 그랬는데 음식이 잘못된 것일까, 오죽헌에서 너무 더웠던 탓에 그런것일까 별 생각이 다 든다.
물 마시는 것은 소화를 시키는 것 같길래 약을 먹이고 기분 전환도 할겸 동대문 구경을 하러 나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대체 왜 그랬을까 싶은데, 그 때는 영우에게 뭐라도 구경시켜주고 싶었다. 그게 뭐라고 도깨비 야시장도 보여주고 싶고, 루이비통 전시회도 보여주고 싶고, 서울의 밤거리도 보여주고 싶고. 그러나 너무 후텁지근한 날씨와 먹은 약을 다시 토해낸 영우 때문에 저녁 식사거리만 사들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영우가 먹을 죽도 사왔지만 영우는 아무것도 안 먹겠다고, 심지어 그 좋아하는 초콜렛도 안 먹겠다고 한다. 영우는 아프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는데 우리는 철없이 아픈 아이를 데리고 그 복잡한 DDP에를 갔구나. 낮잠을 많이 잤는데도 밤이 되니 또 잠이 오나보다. 치카하고 자자고 하니까 '먹은 것도 없는데..' 하며 그냥 잔다. 그 말이 왜그리 짠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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