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30일 수요일

1283일 매직 스쿨버스

예슬이 엄마한테서 넷플릭스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소개받았다. 페파피그는 두번째 돌려보고 있기 때문에 추천받은 매직 스쿨버스를 한 번 보자고 틀어줬는데 굉장히 오래된 프로그램인 것 같다.
내용이 아직 영우가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영우에게 재미있냐고 물어보니 재미있단다. 페파피그보다 더 재미있냐고 하니 더 재미있단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되냐고 하니까 '이해는 안되는데 이게 더 재미있어'라고 한다. 아 웃겨라. 그렇게 또 내리 3편을 봤는데 우리 너무 미디어 노출을 많이시키고 있는거겠지? 흠

- 어린이 집에서는
파프리카 탐색에 큰 흥미를 보였다고 한다. 노란색, 빨간색, 주황색 다양한 색의 파프리카를 만져보기도 하고 칼로 잘라 맛을 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노란색 파프리카가 좋다며 잘게 잘라보고 맛있게 먹어보기도 하였단다. 파프리카를 먹은 영우가 '영우 파프리카 먹어서 키가 쑥쑥 크겠지요?'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단다.
시원해진 날씨, 쑥쑥 자라난 풀 등 주변 환경의 변화를 느껴보고 변화된 것을 찾아 탐색해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작았던 강아지풀과 잔디가 자란 것을 보고 손가락으로 촉감을 느껴보기도 했단다. 또한 나뭇잎 색이 변화된 것을 세심하게 관찰하며 이야기를 나눠보았다고 한다.

1282일 페파피그 색칠놀이

자다가 꿈을 꿨는지 울면서 깬다. 페파피그 색칠을 하고 있었는데 다 어디갔냐며 찾는다. 다시 토닥거리며 재웠는데 예전에도 밤마다 깨서 울던게 꿈꿔서 그런거였나 싶은 생각이 든다. 꿈을 많이 꾸는 시기가 있는데 아이들이 꿈을 설명할 수도 없고 현실이랑 구분도 잘 안되니 밤에 자다 깨서 울면 꼭 안아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이야기가 맞나보다.
그렇게나 좋아서 꿈에도 나왔다니 집에 돌아가서 페파피그를 그려줘야겠다 생각했는데 신랑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인터넷에서 도안을 찾아 프린트를 해주었다. 영우는 신이나서 색칠한다.

- 어린이 집에서는
전 날 영우가 한글로봇으로 '이시우'를 만들어보면서 즐거워했다는 이야기를 알림장에 썼는데 어린이 집에서는 영우 이름을 써보고 뿌듯해했다고 한다.
죽 먹겠다며 아침을 안 먹고 가더니 점심에 제공된 하이라이스는 한 번 더 받아먹고 제공된 반찬도 골고루 먹었다고 한다.
요리 주제와 관련해 오이의 껍질을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보기도 하고 맛을 보며 오감을 활용한 오이 탐색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요리칼을 이용해 오이를 잘라보고 오이의 겉, 속 모양을 비교해보기도 했다고 한다. 영우는 동그랗게 잘려진 오이의 모양을 살펴보며 '피클 같아요'라고 이야기하였단다. 오이로 피클을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자 '아~ 피클 먹어봤는데~'라며 영우가 먹었던 경험을 이야기해주었다고 한다.
실외놀이시간에는 물이 담겨진 바구니에서 스펀지로 요리도구를 닦으며 설거지하는 흉내를 내보았다고 한다. '선생님 보세요~'라며 열심히 설거지했다고 한다.

1281일 육아정보

큰초록에 가서 오늘도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 주희 엄마 옆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유용한 정보가 몇가지 있었다.
주희네는 서울에 자주 나가서 노는데, 특히 시내 중심으로 갈 일이 있으면 을지로에 차를 세워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목적지로 이동한단다. 아모레퍼시픽 건물이 커피만 마셔도 종일 주차가 무료라고 한다. 센터원이나 그 일대 건물들이 종일 5천원 정도라고 알고 있었는데 시내 나갈 일 있음 아모레퍼시픽 건물에 주차해야겠다.
장충동에 있는 종이나라박물관에서 종이만들기 체험을 했는데 꽤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다음에 서울 갈 때 미리 예약해서 한 번 가봐야겠다.
그 외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왠지 나도 정보를 나누어주어야 할 것 같아서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예정인 정글북 소개를 해주려고 했더니 주희네는 벌써 예매했단다. 주희는 뮤지컬도 엄청 많이 보았고 영화도 보러 다닌단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영우에게 너무 아무것도 안해주나 싶은 생각이; 주희엄마는 나한테서 얻을 정보가 없다고 생각할 듯. 킁

- 어린이 집에서는
김밥 사진을 보며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채소, 밥 등)와 먹었던 경험을 떠올려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이어서 모형 김, 밥 위에 채소를 연상시키는 재료(주황색, 분홍색, 초록색 백업)를 위에 올려보고 소근육을 조절하며 김밥을 만들어보는 경험을 해보았단다. 직접 만든 김밥을 벽돌블럭으로 구성한 김밥가게에서 팔아보고 사먹어보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날씨가 선선하여 바깥놀이를 하였는데 물을 이용해 요리도구 놀이감을 열심히 씻어보았다고 한다. 영우가 씻은 놀이감을 보여주며 '이것 좀 봐요! 깨끗해졌어요!'라며 뿌듯해했단다.

42개월 리뷰

매일매일 육아일기를 쓰고 있어서 몇개월 리뷰가 별 의미는 없지만..일상 이야기를 할 때 쓰지 못한 몇 가지를 기록해둔다.
드디어 통잠을 자게 되었다. 우리와 함께 살면서 몇 달동안은 밤에 많이 깨서 울곤 했었는데 이제 아침까지 통잠을 잔다. 드디어.
응가를 하고난 후에는 스스로 비데를 켜서 뒷처리를 한다. 물론 닦아주는 마무리는 어른이 해줘야하지만 샤워기로 엉덩이 씻기는 일 안하게 된 것만도 꽤나 수월해진 느낌이다.
양치할 때 칫솔 무는 일을 하지 않는다. 전에는 일주일만 써도 칫솔모가 다 누웠었는데 이제는 양치할 때 아주 협조를 잘한다. 혼자 욕실에 쓱 들어가서 손 씻고 나오거나 쉬를 하거나 할 때도 많다.
밥을 잘 먹고 많이 먹고 반찬도 골고루 먹는다. 이건 완전 어린이집 덕분이다. 집에서 해주기 어려운 다양한 반찬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최근엔 마늘쫑 먹었다는 이야기가 가장 놀라웠다.
더 이상 손톱을 물어뜯지 않는다. 초반에는 자꾸 손톱과 주변 살을 뜯어내서 까시래기가 일었는데 이제는 손주변이 깨끗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영우도 바뀐 환경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고, 그 때문에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도 시작되었던 것 같다.
또래 여자친구들은 어떤 옷 입고가겠다는 의견이 확실해서 엄마들이 골머리를 앓는것 같은데 영우는 아직 그렇지는 않다. 얻어 입히고 선물받은 옷 입히고 해서 직접 산 옷들이 별로 없는데 앞으로 영우 패션도 고민이다. 이번에 신발 살 때 보면 의견이 확실하니까 그냥 사고싶어하는거 사주면 되려나.

2017년 8월 27일 일요일

1280일 놀이터 나들이

예배 끝난 후 예슬이와 또 놀이터에서 놀기 시작한다. 놀이터에서 놀고, 점심도 먹었는데 또 놀이터에서 논다. 4세들과 놀기에 지친 7세 예진이가 오늘 교회에 오지 않은 9세 세은이와 계속 통화를 하더니 판교의 어느 아파트단지 놀이터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한다. 영우도 더 놀고싶어하길래 우리도 가기로 했다.
서판교에 위치한 아파트라 좀 한적한 것인지, 놀고 있는 아이들이 많지는 않다. 미끄럼틀도 크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오두막도 있고, 모래놀이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특이한 것은 슬라이더가 있다는 것. 슬라이더가 제대로 된 명칭은 아닐텐데 이름을 모르겠다, 줄을 달아놓고 매달려서 이동하는 기구이다. 영우는 처음에는 아빠가 잡아줘도 좀 무서워했는데, 그렇게 한 세 번 타고나서는 무한반복해서 타는 바람에 아빠가 고생했다.
정말 잠시도 쉬지 않고 미끄럼틀과 모래놀이터와 슬라이더 타는 곳을 왔다갔다하며 노는데, 낮잠도 이동하는 중에 10분 정도 눈 붙인게 다인데, 그 체력은 누구에게서 물려받은건지 몰라. 그렇게 세 시간을 놀고, 6시가 되어서야 집에 가기 싫다고 외치며 집에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잠들 줄 알았는데 잠자지 않고 재잘댄 덕분에 제대로 씻고 10시 전에 잠자리에 들어 오늘도 통잠을 잔다. 낮잠을 안 자도 버틸만하구나.
이 멤버들로 9월에 나들이도 가기로 했는데, 9월부터 시작하는 부모모임에서 아이들 키즈클럽도 운영하는데 거기도 함께하게 될 듯하다. 영우는 풋살을 시켜야지! 이렇게 교회인들과 함께하는 삶을 사는건가요. 판교 놀이터 몇 개 더 소개받아서 앞으로 자주 올 듯한 느낌적 느낌.

1279일 고모댁 나들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늘은 뭐하고 놀지 궁금해한다. 11시에 교회 카페에서 유스오케스트라 연주회가 있어서 음악 들으러 갈거라고 하니 아~ 그렇구나 하면서 12시에는 뭐할건지 궁금해한다. 놀이방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싶단다.
11시에 연주회에 가기는 했는데, 연주자의 가족들이 가득해 자리가 없어서, 그리고 영우가 한 자리에 가만히 있지도 않아서 테라스석에서 소리만 들었다. 날씨가 좋아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영우는 과자 한 봉지 먹으면서 음악을 듣고 있으려니 여유롭고 기분이 좋다. 그러나 그런 여유는 잠시일 뿐, 곧 놀이터로 가자는 영우의 요청에 한 시간을 놀이터에서 놀다 들어왔다. 경사가 심해 무섭다고 못내려가는 터널 미끄럼틀이 있는데 거길 막 거꾸로 올라간다.
점심은 진짜장을 해먹었는데, 영우가 면을 먹지 않으면 밥이라도 비벼줘야겠다 생각했는데 웬걸, 엄청 잘 먹는다. 영우는 짜장면을 제일 좋아한단다. 영우가 젓가락으로 짜장면을 집어서 입에 묻혀가며 열심히 먹는다. 다 좋았는데 아빠한테 복숭아 먹으라고 주다가 식탁 의자에서 떨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하여 입술이 조금 찢어졌다. 맴찢 ㅜㅜ
큰고모랑 안부 통화 중에 갑작스레 의정부행이 결정되었다. 가는 동안 한 숨 푹 자고 기분 좋은 영우는 고모에게 책도 읽어드리고 사과도 맛있게 먹으며 애교를 발사한다. 저녁은 송추가마골에서 먹었는데 영우가 고기를 잘 안먹으니까 그냥 된장에 밥을 비벼줬다. 그러다가 고기 한 점이라도 먹여보려고 잘라줬더니 오잉 잘 먹잖아? 양념갈비라 영우 입맛에도 맛있는지 엄청 잘 먹는다. 고기 사주시는 고모와 고모부도 매우 뿌듯해하셨다.
그리고 의정부 시내로 이동. 낮에는 분수도 나오고 불길도 있어서 아이들이 첨벙첨벙 노는 곳이라 데리고 가셨는데 물이 없다. 물이 없어도 영우는 얼마나 잘 뛰어다니면서 노는지 지치지 않는 체력에 모두가 놀랄 뿐이다. 그렇게 많이 먹고도 크리스피크림에 가서 도넛을 하나 반이나 먹었다. 영우가 직접 고른 13번과 14번을 맛있게 먹고는 근처 신발 가게로 이동했다. 고모가 골라주신 신발을 신어보고는 마음에 든다고 바로 득템하여 신고왔다. 고모댁에 돌아가서 간단히 씻고, 양치까지 하고, 또 포도를 먹었더니 고모부께서 매우 걱정하시며 소화제를 몇 봉 챙겨주신다. 영우가 많이 먹긴 했지.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잠든 영우는 아침까지 깨지 않고 통잠을 잤다. 참 보람찬 날이었다.

2017년 8월 25일 금요일

7월의 문화생활

문화생활을 못하고 있다. 그런 나를 위해서 회사에서 마련해준 문화생활!

김영하 작가 강연
회사에서는 FNL(Friday Noon Live)이라고, 금요일 점심시간에 카페에서 다양한 강연이 이루어진다. 연초 같은 때에는 신상이 비전을 공유하기도 하고, 초반에는 동료들이 업무에 대한 내용들을 공유했었고, 가끔 임정욱 같은 유명한 사람들이 와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번엔 여름 특집으로 매 주 유명인들의 강연이 기획되었는데 그 첫번째 주자가 김영하 작가였다.
김영하 작가의 주제는 '우리 모두 예술인이 되자, 지금 당장' 이었는데, 인간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누구나 예술가적 기질을 갖고 있는데 사회인이 되어가며 예술인으로서의 기질을 잊고 산다는 것이다. 사회적 자아와 예술가적 자아가 공존할 때 보다 행복할 수 있으며, 앞으로의 삶은 하나의 자아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니, 우리 모두 또 하나의 정체성으로 예술인이 되자는 내용이었다. 난 뭐 완전 공감.
강연이 있던 날 아침 트위터를 통해 문구 하나를 보았는데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았지만 김영하 작가의 강연을 들으며 이 주제와 관통하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했다. 저녁에 다시 찾아보니 정확한 내용은 이러했다. '우리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을 플랜 a라고 부르고, 그것을 지탱할 수 없을 때 마지못해 하는 것을 플랜 b라고 한다. 하지만 그 곳 사람들의 플랜a는 20, 30년 후의 계획이고, 플랜b는 나중에 이룰 플랜a를 위해 당장해야 하는 일을 의미한다.' 이 문장을 스치며 본 후 떠올랐던 나의 플랜a는 작업실이 있는 삶이었다. 좋아하는 것이, 플랜a가 반드시 일일 필요는 없는 것이지만 이런 생각을 했다는게 놀랍다.
TED에서도 같은 주제를 다룬 적이 있다. 15분밖에 안되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김정원의 V살롱콘서트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V 채널 중에 VClassic 채널이 있다. 그 중 김정원이 진행하는 살롱콘서트가 있다. 매 회 사우초대 이벤트가 있는데 경복궁까지 갈 수가 없어서 아쉬움만 달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네이버 사옥에서 사우 초청으로만 진행한다는 공지가 뙇! 초대손님은 무려 손열음! 그리하여 다녀온 살롱콘서트.
김정원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도 몇 번 다녀봤고, 사인도 몇 번 받아봐서 목소리 좋은거 말 잘 하는거 잘 생긴거 다 알지만 바로 내 눈앞에서 피아노를 쳐주고, 한 시간동안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은 이야기가 또 다르다. 간만에 또 팬심이 불타오르던지.
시작할 때 김정원이 연주해준 슈베르트는 모르는 곡이었는데도 슈베르트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김정원과 정말 잘 어울리는 곡이었고, 손열음이 연주해 준 거쉬윈의 서머타임은 처음 들어봤는데 참 좋았다. 손열음이 김정원과 친하기도 하지만 예전부터 팬이었다며 헌정곡처럼 슈만의 어린이정경을 연주했는데 그걸 듣고 있으니 진심인게 느껴지던지, 마지막곡은 둘이 함께 연주했는데 언제 또 이런 공연을 볼 수 있을지. 심지어 앵콜이었던 군대행진곡(군대행진곡이 슈베르트 곡이었다는 것을 처음 안 것은 안비밀)조차 너무 좋았다.
동행한 분이 자리를 잘 잡아주셔서 이런 사진도 얻음. 그리고 손열음 인터뷰할 때마다 내 얼굴 나옴. V 담당자님, 김정원님을 형이라고 부르시던데 정말 부럽습니다. 이런 기획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http://www.vlive.tv/video/36380

1278일 과자홀릭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초코과자를 찾는다. 마트에서 과자를 사오면, 몇 개를 사왔는지 몇 개를 먹었는지 다 기억을 하고 있어서 없다고 이야기해도 통하지 않는다. 이번엔 정말로 다 먹어서 빈 통을 보여주었더니 또 울상. 팀원이 비엔나에서 사 온 초코웨하스가 생각나서 주었더니 엄청 맛있게 먹는다. 너무 달아서 다 먹게 하는건 안좋을것 같아 엄마 좀 달라고 했더니 업어준 사람은 먹을 수 있다며 과자를 나눠준다. 어른은 두 개 먹을 수 있다며 두 개나 준다. 아직 자고 있는 아빠도 업어준 사람이라며 아빠 몫으로 두 개를 남겨둔다.
저녁에는 마트에 갔다. 별로 살 것도 없었는데 주섬주섬 사다보니 또 몇 만원치를 샀다. 스튜핏! 그 중에 영우도 한 몫을 한 것은 과자. 지나가면서 오레오를 보더니 '오레오다'를 외쳐서 두 개를 샀더니 빨리 집에 가자고 난리다. 지금 먹겠다고 해서 계산을 안했다고 하면 계산을 하자마자 잊지 않고 이제 먹겠다고 하니까 윽박지르는것 말고는 안 줄 방법이 별로 없다. 과자를 너무 많이 먹이는 것 같아서 좀 자책이 된다. 집에 오는 길에 오레오 한봉지, 집에 와서 꼬깔콘 한 봉지를 클리어했다. 다시 알로하걸에게 빵을 주문해서 먹이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든다.

- 어린이 집에서는
복숭아를 탐색하며 씨에 흥미를 보였다고 한다. 복숭아씨를 손가락으로 만져보기도 하고 접시 위에 떨어뜨려보고 굴려보며 자유롭게 탐색하였다고 한다. 씨가 앞으로 데구르르 굴러가는 것을 발견하고는 '선생님 데굴데굴 굴러가요~'라고 이야기하며 적극적으로 놀이에 참여했단다. 칼로 복숭아를 열심히 잘라보고 맛있게 먹어보기도 했다고 한다.

1277일 선물보따리

스티커가 많은 스티커책을 찾다 실패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썼더니 수지형이 스티커책을 보내주었다. 영우의 글자에 대한 관심을 블로그에 썼더니 동생이 한글로봇을 보내주었다. 3주 전 주문한 낙서판 태블릿이 도착하였다. 세 개나 되는 선물이 같은 날 도착하여 영우에게 선물보따리를 안겨주게 되었다.

영우는 매우 기뻐하며 '우와, 영우가 얼마나 착한 일을 많이 해서 선물이 세 개나 온거지? 수지 이모 엄청 고맙다. 희정 이모 엄청 고맙다~'라고 반복반복 말하였다. 그리고 초록숲에 다닐 때도 영우가 착한 일을 많이 해서 선물을 6개나 받았다고 하며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선물 압박을 하였다.
신랑 친구가 놀러와서 치킨을 시켜먹었다. 저녁을 먹고 왔지만 치킨을 보더니 모든 장난감을 물리치고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다. 치킨을 어찌나 많이 먹는지 웬만한 어른만큼 먹는 것 같다. 그렇게 먹고도 과자를 먹고싶다고 해서 그냥 빵을 먹으라고 하니 또 빵을 먹는다. 많이 먹고 쑥쑥 크거라.

- 어린이 집에서는
포도과즙을 이용해 포도 그림을 자유롭게 꾸며보았다고 한다. 포도껍질을 같이 물감과 섞어 색을 칠해보았단다. 물감에 섞인 포도 껍질이 보이는 모습을 살펴보기도 하고, 달콤한 포도향을 맡아보며 붓을 이용해 그림 위에 색을 칠했다고 한다. 영우는 포도과즙 물감의 냄새를 맡아보고 '포도 냄새나요'라고 이야기도 해보고 물감 속에서 포도 껍질도 찾아보았단다. 붓을 이용해 포도 그림 위에 자유롭게 색을 칠하여 즐거워했다고 한다.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않아요'라는 주제로 안전교육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낯선 사람을 따라가면 안되는 이유와 이러한 상황에서 '싫어요. 안되요. 도와주세요'라고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낯선 사람에 대해 알아보고 함께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하는데 오늘 신랑 친구가 집에 가자고 하니 손을 덥석 잡고 큰초록에서 나왔다고 하는군. 신랑 친구야 낯선 사람은 아니지만, 영우가 아무 사람에게나 말 걸고 인사하고 잘 따라서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한다.

2017년 8월 24일 목요일

1276일 마법지팡이

지난 번에 재이가 갖고 놀던 마법지팡이를 영우도 하나 샀다. 처음에나 관심갖다가 곧 잊혀지는가 했는데 이 날은 아침부터 마법지팡이를 들고 돌아다닌다. 어린이집에 빨리 가서 재이한테 보여줘야되겠단다. 까먹으면 안 갖고가려고 했는데 집을 나서는 그 순간에 다시 기억을 해내고는 마법지팡이를 들고 어린이집에 갔다.
하원길에 또 만난 3인방. 오늘은 누가 1등으로 집으로 갈지, 누구 하나가 집에 가야 이어서 가는데 도통 갈 생각들이 없다. 영우한테 우리가 1등으로 가자고 했더니 조금밖에 못놀았다고 울상이다. 3등으로 가겠단다. 한참을 놀다가 우리가 1등으로 나오자 아이들이 다 한번에 나온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얘들아 안녕 내일 또 보자' 소리 지르고 손 흔들고 난리난리다. 귀여운 녀석들.

- 어린이 집에서는
여러가지 음식 주제와 관련하여 제철과일인 포도 탐색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포도의 냄새를 맡아보고 맛을 보기도 하고, 만지며 느낌을 말로 표현해보았단다. 포도 속을 살펴보며 겉과 속의 색, 모양을 비교해보기도 하고 씨앗의 모양과 색 등을 시작적으로 관찰해보며 오감을 활용한 놀이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영우는 '포도 껍질 벗길 수 있어요~'라며 스스로 포도의 껍질을 까보았다고 한다. '미끌미끌해요'라며 영우가 느낀 촉감을 말로 표현해보았단다.

1275일 내 피부는 소중해

미술수업이 있는 날이라 끝나고 신랑과 영우가 데리러 왔다. 차의 창문이 열려 있었는데 영우가 닫아달라고 요청했다. 왜 닫으라고 하느냐 물었더니 '로션이 다 날아가. 바람이 너무 세' 한다. 로션이 날아가면 왜 안되냐고 했더니 얼굴에 이렇게이렇게 로션을 발랐는데 날아가면 얼굴이 다 마른다고 한다. 그리고 버스 뒤에 먼지가 날아오니 창문 닫아달라고 한다. 그럼요, 영우 피부는 소중하니까요.
오랜만에 희정이모와 영상통화를 하였다. 희정이모가 보이니 제상이모부도 찾는다. 영우가 제상이모부를 좀 좋아하기는 하는듯. 희정은 내 블로그를 보면서 영우가 커가는 것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중이지만 거의 매일 퇴근길에 들러 영우와 놀아주던 생활을 했던터라 아쉬움이 클 것이다. 요즘 영우가 한글에 관심있다고 하니 한글로봇을 보내준다고 한다. 이모가 엄마보다 나은지. 쌩유~

- 어린이 집에서는
다람쥐반 과일, 채소가게에 관심을 보이며 '이건 멜론, 딸기, 수박~'이라고 하며 알고 있는 과일과 채소의 이름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영우가 먹고 싶은 과일들의 이름을 이야기하며 구입해보기도 했다고 한다. 바구니에 산 과일들을 가득 들고 접시에 나눠 올려놓으며 친구들에게 '같이먹자 내가 마트에서 사왔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단다.
잔디정원에서는 정원 옆 작은 텃밭에서 풀들이 변화된 모습을 살펴보았다고 한다. 초록색이었던 작은 풀들이 노란색으로 변화된 것을 찾아보고는 '선생님 노랗게 변했어요'라고 이야기도 했단다.

1274일 하원길

칼퇴해서 신랑이랑 영우 데리러 같이갔다. 나를 보더니, 이어서 뒤에 서 있는 아빠를 보더니, '다른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가 데리러 오는데 엄마아빠가 데리러 왔다~'라고 하면서 좋아한다.
이어서 놓칠 수 없는 큰초록놀이터. 이미 놀고 있는 3인방이 있고 영우도 합세하여 열심히 논다. 갑자기 주희가 울길래 왜그러나 했더니 영우가 주희더러 안 이쁘다고 했단다. 집에 와서 물어보니 다람쥐반에서 주희가 제일 이쁘단다. 그런데 왜 안 이쁘다고 해서 울렸냐고 했더니 그냥이라는데 벌써부터 밀당하는건가요.
신랑이 배고프다고 해서 피자 남은걸 데워먹는데 영우가 달려와서는 한 몫 거든다. 고르곤졸라라서 꿀도 같이 담아왔는데 영우가 꿀을 찍어먹으며 아저씨처럼 '좋네~' 한다. 좋긴한데 영우가 꿀을 먹으니 왠지 좋은 꿀 가져다두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런 품목을 집에 갖추어본 적이 없는데 말이여.
다람쥐반 선생님들의 휴가기간이다. 이번주는 은서 선생님, 다음주는 진주 선생님이 차례로 휴가를 가신다. 오늘은 진주 선생님이랑만 수업을 했냐고 했더니 김예지 선생님도 계셨다고 한다. '김예지 선생님 뱃속에 소중한 애기가 있어요'라고 하면서 씩 웃는데 참 귀엽네. 소중한 애기 쑥쑥 잘 크기를요.

- 어린이 집에서는
글자에 관심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알림장에 썼더니 어린이집에서도 상호작용하며 지켜보겠다고 말씀해주신다.
새로 제시된 고깔, 고리 놀이감에 관심을 보이며 고깔에 고리를 던져 넣어보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려웠는지 고리가 고깔에 쏙 들어가지 않았는데 몇 번의 시도끝에 성공했단다. 고리가 고깔에 하나씩 끼워질때마다 '하나! 둘! 셋!'이라며 수세기를 했다고 한다.

2017년 8월 22일 화요일

1273일 놀이하기

교회에에서 예슬이랑 놀다가 집에 돌아오려는데 놀이터로 돌진, 비가 오는데도 놀이터에서 뛰어논다. 이 아이들을 어쩌면 좋아. 예슬이네는 오후에 키즈카페 간다며 같이 가지 않겠냐고 하길래 가겠다고 했더니 영우가 오후에 형아 놀러오기로 했잖아라며 일정 체크까지 해준다. 이제 온전히 한 사람 몫을 하는지.
형아는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같이 놀지 못했고 비가 많이 와서 집에서 놀았다. 한글에 관심이 많아진 영우는 책을 읽어달라고 할 때에도 손가락으로 제목의 글자를 한 자 한 자 짚어본다. 이름에 이응 들어가는 사람 손들어보세요, 니은 들어가는 사람 손들어보세요, 놀이를 하며 엄청 신이 났는데 이응 세 개 들어가는 사람 손들어보세요 하니까 머리를 막 굴리는게 보인다. 영우만 이응 세 개 들어간다며 번쩍 손드는데 얼마나 신나하는지.
지난 주에 사 온 미니언즈 스티커를 붙이고 노는데 미니언즈 드라큘라는 좀 무서운가보다. 나한테 드라큘라 흉내내지 말라고 미리 경고를 했는데 드라큘라 흉내를 냈더니 울어버린다. 엄마가 놀려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하지 말라고 했지, 놀리는 건 나쁜 짓이야' 한다. 이렇게 귀여운데 어떻게 안 놀릴 수가 있겠니.
이어서 병원놀이. 언제나 영우가 의사선생님이다. 청진기를 대보더니 '숨쉬는 소리는 괜찮구요, 하루나 이틀 뒤에 오세요' 한다. 주섬주섬 병원놀이 도구를 챙기더니 '저~기 뒷동산 다람쥐공원으로놀러간단다' 하는데 아저씨같은 말투를 선보이는지, 여기저기서 사람들 말하는 것을 제대로 듣긴하나보다. 지난번에도 의사놀이하면서 여지연님이라고 부르길래 살짝 놀랐었는데 관찰력도 좋은듯.

1272일 윗집 형아

지난 주 집에 비가 새는 바람에;; 오며가며 인사만 하던 윗집에 드디어 방문하게 되었다. 저녁 방문이라 금세 내려왔는데 영우는 형아의 장난감에 빠져서 또 오고 싶다며 토요일 방문을 약속했더랬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부터 형아네 가고싶다고 하길래 오전에 가려고 했는데 동생 낮잠 시간이랑 겹쳐서 한 시 이후에 가기로 했다. 점심 먹고 뭐하다보니 한 시 반이 되었는데 형아엄마한테 연락 올때까지 좀 기다려보자고 했더니 '영우 너무 오래 기다렸단 말이야. 전화해봐' 해서 아네네, 전화하고 바로 올라갔다.
형아 집에 영우한테 없는 장난감이 많아서 완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논다. 그렇다고 형아랑 둘이서 노느라 시끄러운 것도 아니고 각자 장난감으로 노느라 바쁘다. 덕분에 엄마들은 호구조사를 끝내고 조용한 커피타임을 가질 수 있었다. 사촌형아한테 받은 뽀로로 피아노가 형아에게도 있었는데 고장나지 않은 온전한 피아노에는 마이크도 있어서 서로 노래부른다고 난리난리, 멋지게 찬송가를 불러제낀다. 마침 형아네도 목사님 가족이었다.
세 시간 넘게 놀고 아쉬워하며 다음 날에는 우리집에 놀러오라고 손흔들며 내려왔다. 진작부터 교류하고 지냈으면 좋았을걸 싶다.

1271일 페파피그

요즘 영우의 페이버릿 프로그램은 넷플릭스의 페파피그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것도 아니면서 페파피그 보겠다고 해서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세 편이나 봐버렸다. 저녁에 와서도 페파피그를 보고싶다고 징징대서 또 두 편이나 보여주었다. 아이패드는 하루에 20분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데 페파피그도 정책을 정해야겠다.
뽀로로를 비롯한 유아 프로그램들은 캐릭터 중에 말썽쟁이, 떼쟁이 등의 역할이 있어서 떼쓰고 장난치는것을 배우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페파피그는 그런 캐릭터 하나 없이 교육적인 편이다. 잠깐 페파피그 장난감을 검색해보았더니 열어서는 안되는 상자를 연 건 같은 기분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놀이를 하였단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소리를 내자 '날아간다!' 하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카세트에서 드려오는 파도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바다를 떠올려 '얘들아! 여기 바다가 가까이 있나봐' 하고 상황을 꾸며내어 이야기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도착했다고 알리자 비행기에서 내려 여행을 떠나보았단다.
물풍선 놀이도 하였다고 한다. 물풍선을 만져보고 데굴데굴 굴려보기도 하고 굴러가는 물풍선을 따라 걸어보기도 하였단다.

1270일 숫자 3개 더하기

오늘은 잘 가라고 인사는 하고 들어간다. 하원하고는 큰초록에서 시우를 만나 서로 껴안고는 놀기 시작한다. 방금전까지 교실에서 같이 놀았으면서도 큰초록에서 만나면 또 반갑고 신나나보다.
한 자리 숫자 두 개 더하는건 곧잘하는 영우. 오늘은 3개의 숫자를 더하고 싶은데 더하면 어떤 숫자가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나보다. 8이랑 2랑 9랑 더하면 뭐가 되는지, 몇 번이나 3개의 숫자를 더하면 뭐가 되는지 물어본다.

- 어린이 집에서는
솜방망이를 사용하여 미술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솜방망이를 만져보며 '푹신해요!'라고 느낌을 말로 표현해보았단다. 바다 생물 줄 무엇을 보았는지 물으니 '돌고래, 꽃게, 불가사리 봤어요'하고 이야기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불가사리 그림을 선택하여 꾸며주었는데, 솜방망이를 두드려 찍어보기도 하고 문질러보기도 하면서 다르게 표현되는 모습을 살펴보았다고 한다.
안전교육이 있었단다.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다시 주워먹으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다고 한다. 식사시간, 간식시간에 안전교육 내용을 회상하며 바닥에 떨어진 음식은 잔반통에 정리해볼 예정이라고 한다. 가정에서도 영우와 이야기나누어달라고 하였는데, 우리가 이야기하기 전에 영우가 먼저 식탁에 흘린 음식 주워먹는 나를 혼냈다.

1269일 즐거운 날

월요일과 달리 뒤도 한 번 안돌아보고 들어간다. 하원하고는 큰초록에서 오랫동안 놀지 않은 덕분에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러갔다. 여름이 끝나가니까 저녁에 밖에서 놀 수 없는 날들이 올것이라는 것이 아쉽다.

- 어린이 집에서는
옥수수를 탐색해보았단다. 찌지 않은 옥수수를 만져보고 냄새를 맡앙보기도 했다고 한다. 옥수수에 있는 수염을 보고 차를 끓일 수 있다는 것도 알아보고, 수염을 만져보면서 수염의 촉감을 느껴보고 어떤 느낌인지 말로 표현해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옥수수 알을 하나 떼어내어 만져보며 찐 옥수수와 다리 딱딱한 옥수수를 만져보고 느껴보았는데 영우는 '왜 딱딱해요?'라고 물어보기도 하고, 노란줄 알았던 옥수수가 하얀 것을 보고 신기해했다고 한다. 옥수수를 먹기 위해 삶거나 찌면 노랗게 변한다고 이야기해주고 내일은 찐 옥수수를 맛보기로 하였단다.

2017년 8월 21일 월요일

1268일 일상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영우가 깨서 거실로 나왔다. 내가 그리는 그림을 보더니 함께 그리고 싶어서 난리난리. 수채색연필을 산 지 6년만에 겨우 그림 배우면서 색칠 좀 해보려고 하는데 아들이 나타나서 훼방을 놓을 줄이야. 볼펜으로 밑그림을 쓱쓱 그려주었더니 제법 주제를 생각해서 색칠을 해놓았다. 우리의 광복절 아침 합작그림.

계속 비가 와서 어디 갈 수는 없고, 백화점에 가서 스티커책을 사기로 하였다. 스티커책은 참 비효율적이지만 너무 좋아하니 자꾸 사줘야지 어쩔 수가 없다. 수지형이 사주었던 스티커책이 스티커도 많고, 스티커말고도 볼거리들이 많고 좋았는데 영풍에는 없길래 오늘 교보에 가보아도 찾을 수가 없다. 그 책은 마지막에 영우가 한 장 한 장 찢기놀이까지 하면서;; 아낌없이 주는 책이 되었더랬지. 그러나 역시 마땅찮아서 미니언즈 스티커책 하나 사고, 나머지는 3세용 학습용 책들을 샀다. 유아 학습용 책이 너무 많아서 보고 있으면 정말 다 사고싶다. 끙.
하루 놀았더니 자기 싫은지 슬픈 얘기, 재미있는 얘기를 해달라고 한다. 참 오랜만에 할머니랑 어려서부터 떨어져 살았던 엄마가 참 슬펐겠다며 운다. 슬픈 이야기는 안해줘도 혼자 울길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줄거라고 최근에 블로그에 쓴 이야기들을 해주는데, 영우가 아재개그한 이야기 해주니까 재밌어하면서 듣다가 세균 이야기(잔머리 쓰는 이야기)하니까 듣고싶어하지 않아하며 계속 말을 돌린다. 영우의 머릿 속엔 뭐가 들어있는걸까.

1267일 샌드위치데이

광복절에 낀 샌드위치데이. 아침부터 얼굴은 퉁퉁 붓고 머리는 까치집이 되어 있고, 뭔가 조짐이 안 좋더니 결국 엉엉 울면서 들어갔다. 내일 어린이집에 안간다는 말도 소용이 없다. 주말에 너무 즐겁게 놀아주었나벼.
저녁에는 오랜만에 자석칠판놀이를 하였다. 공룡들을 붙이면서 역할놀이를 하는데 혼자서도 잘 논다. 대구에 있었으면 자석칠판으로 한글공부 엄청 했을텐데 영우는 방치되는 중.

- 어린이 집에서는
가족여행 사진을 보며 이야기 나누었다고 한다. 영우는 등원 시 울음을 보였지만, 사진을 보자 관심을 보여 금세 그쳤나보다. 어디 다녀온 것인지 기억나는지 물어보자 엄마, 아빠도 가셨고 할머니, 할압지도 함께 다녀왔다며 즐겁게 이야기해주었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여행가는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친구들과 줄을 지어 자전거를 타며 '여행갑니다!'라고 외치기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제주도를 다녀오기도 하였단다.

1266일 놀이터

전 날에 이어 날씨가 좋아서 교회놀이터에도 아이들이 북적댄다. 미끄럼틀에 다양한 방법으로 얼마나 잘 올라가는지, 처음 와서 놀 때 한뼘짜리 높이에 올라서서는 '살려주세요' 했었는데 이제는 그냥 슥슥 올라간다. 예슬이와 한 시간도 넘게 뛰어놀다가 다들 집으로 돌아간 후 우리도 교회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왔는데 다시 놀이터로 향한다. 이번에는 6살 형아가 놀아주는데 죽이 척척 맞아 총싸움도 하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아주 신이났다. 아파트에 사는 것이 아니라 동네 친구들이랑 놀이터에서 놀 수가 없어서 아쉬운데 이렇게라도 교회놀이터에서 또래들과 놀 수 있으니 다행이다.
저녁은 치킨을 시켜먹었다. 항상 오리지널 치킨 한마리에 순살치킨 반마리를 시켰었는데 양이 애매하게 남아서 이번엔 허니콤보를 시켜보았다. 영우의 순살치킨이 없다고 약간 불만을 표했으나 허니콤보를 먹어보더니 세상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우리는 와인을 먹으려고 따는데 영우가 보고는 '헐 대박'이란다. 뭐지뭐지 우리가 저런 말을 많이 썼나보구나. 엄마아빠가 쓰는 어휘가 그대로 전달되는거 뻔히 알면서도 아무 생각이 없었나보다. 말조심해야겠다 싶지만 한편으로는 좀 귀여운데? 싶기도;

1265일 할머니댁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김밥이 먹고싶다고 한다. 마침 꼬마김밥 재료를 사놓은 것이 있어서 뚝딱뚝딱 만들어주니 정말 엄마가 된 것 같다. 요즘은 재료들을 다 손질해서, 김까지 잘 포장해서 팔기 때문에 집에 밥만 있으면 빠르게 김밥을 만들 수 있다. 반조리 식품도 잘 되어 있는 것이 정말 많은데, 이렇게 좋은 세상에 왜 아직도 엄마들은 주방에서 벗어날 수 없는건지 원.
오후에는 할머니댁에 갔다. 복날도 지나고 해서 삼계탕이라도 함께 먹으려고 갔는데 영우도 찹쌀밥을 아주 잘 먹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삼계탕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 할머니댁 바로 앞에 있는 놀이터에 가서 놀았는데 오랜만에 놀이터에서 노니까 영우도 엄청 신이났다. 철봉에 매달리기도 잘하고, 그물을 타고 올라가는 것도 잘하고, 점프도 잘한다. 그런데 그네를 너무 오랜만에 타서인지, 예전처럼 세게 밀어줬더니 무섭다고 울상이다. 다시 무서워지기도 하는거였구나. 커다란 미끄럼틀은 오랜만이라 이곳저곳을 탐색하면서 역할놀이도 하고 한참을 재미있게 놀았다. 어머님도 이 놀이터에 자주 나오셔서 아이들 노는 것을 지켜보시는 모양인데, 바로 그 곳에서 영우가 놀고 있으니 너무나 좋으셨다고 한다.

1264일 하원길

늦잠 자서 아침을 못 먹고 복숭아만 먹은 영우는 오전간식으로 야채죽 먹으라는 말에 야채죽 먹어야 한다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들어가버렸다.
요즘은 대부분 신랑이 하원을 시키는데 이 날은 일이 있어 내가 하원을 시켰다. 다른 날과 다를 바 없이 큰초록에 가서 놀았는데 노는 모습을 보니 놀랄노자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뛰어다니고, 볼풀에서 사다리를 잡고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볼풀로 떨어지기를 반복하는데 봐도봐도 적응이 안된다. 재이가 갖고 온 마법지팡이를 가지고 놀고 싶다고 한바탕 울먹거리기도 하고, 재이랑 뛰어다니며 놀기도 하고, 누구 하나는 집에 가야 끝나는 놀이.
오랜만에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이제는 해가 많이 짧아져서 어둑어둑하다. 낮이 짧아지면 어쩐지 아쉽다. 집 맞은편 카페 앞을 지나는데 '우리 여기서 지혜이모 만났지' 한다. 지혜이모 만난게 3개월은 지난거 같은데 아직도 기억을 하고 있네. 정원이 있는 돈가스 집에서 만났는데 카페의 정원을 보니 그 집 생각이 났나보다.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삼계탕이 나왔다고 한다. 국 속에 담긴 닭고기와 누룽지를 찾아 맛있게 먹었단다. 누룽지를 먹던 영우는 '누룽지도 밥이에요~'라고 이야기하였단다. 반찬으로 나온 오뎅볶음과 오이도 골고루 다 먹어보았다고 한다.
거품통을 탐색해보았단다. 거품통을 두 손으로 힘주어 잡아보고 위아래로 흔들어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통에 가득찬 거품을 살펴보기도 하고 거품이 가득찬 통과 다른 거품통을 보며 비교해보기도 하였단다.

2017년 8월 20일 일요일

1263일 큰초록 놀이터

요즘은 신랑이 데리러 가면 항상 큰초록 놀이터에서 놀다가 오는데 그 즈음에 집에 가는 아이들이 많아서 큰초록에서 놀다가는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시우랑 요즘은 즐겁게 잘 노는지 우리 집에 놀러가자고 했는데 갈 수가 없으니 시우도 울고 영우도 울고, 나를 만나자마자 영우 울었다며 이른다. 같은 동네 친구들이면 집에 놀러가기도 하고 좋을텐데 아쉽다.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포크 커틀릿과 버섯볶음이 반찬으로 나왔단다. 영우는 돈가스, 소스와 함께 맛있게 먹어보고 버섯볶음 백김치 반찬도 모두 먹었다고 한다. 더 먹고 싶은 반찬이 있는지 물어보니 '돈가스는 이제 그만 먹고 싶어요. 국에 있는 두부하고 먹을거예요~'라고 했단다. 마지막 두 숟갈은 국과 함께 먹으며 기본 제공양의 점심을 다 먹어보았다고 한다.
입(치아) 그림에 칫솔로 하얀 물감을 찍어보는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검은 치아로 덮여진 그림 친구의 입을 보고 양치해 본 경험을 이야기나누며 칫솔에 하얀물감(치약)을 올려 양치해주었다고 한다. 하얀 치아로 깨끗하게 변하는 그림친구의 입을 보며 충치세균을 다 잡고 양치질을 잘 해주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였단다.

1262일 아빠가 좋아요

영우의 아빠사랑은 어찌나 대단한지, 잠 잘 때 아빠가 없으면 아빠아빠 엄청 찾는다. 그런 보람이 있지. 영우가 '아빠는 멋지고 엄마는 동네 엄마 같아요'란다. 동네 엄마 같은건 뭐람, 나는 서운하지 않다. 나는 서운하지 않다. 나는 서운하지 않다.

- 어린이 집에서는
목욕용품 그림에 끼적이기를 해보았다고 한다. 크레파스, 색연필, 사인펜을 사용하여 목욕용품 그림에 알록달록하게 그려보았단다. 영우는 선을 맞추며 끼적이기를 하고, 끼적이기를 한 목욕용품 그림을 두 손가락으로 빨래집게를 눌러 빨랫줄에 널어보았다고 한다.
날씨가 많이 덥지 않아 오랜만에 바깥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양동이에 물을 담아 트럭과 불도저 자동차를 물로 깨끗이 닦으며 세차해주었단다. 젖은 모래도 양동이에 담아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었다고 한다.

1261일 회복

등원길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부터 소리를 지르며 뛰어간다. 이런 모습 참 오랜만이다. 어린이집에서도 내내 업되어 있어서 소리를 질러대는 바람에 선생님이 영우 목 안아프냐고 걱정해주셨다고 한다.
아침에 유부초밥을 해줬더니 내일은 뭐해줄거냐고 묻는다. 자기는 계란 엄청 좋아한다고, 그리고 오뎅도 좋아하니까 오뎅국 해달라고 한다. 집에 오뎅이 없다고 하니 토요일에 오뎅 사와서 해달라고 한다. 이 아이 조금만 지나면 반찬 잔소리가 심해질 것 같다.
저녁에는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나갔는데 경찰아저씨를 만났다고 한다. 경찰차를 보고 반가워하며 경찰아저씨다 손짓을 했더니 경찰아저씨가 문을 열고 손을 흔들어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경찰아저씨가 커서는 왜..

- 어린이 집에서는
오늘도 아픈 모습 보이지 않고 기분 좋게 놀이하였다고 한다. 점심에 나온 자장면도 모두 다 먹고 토마토 후식까지 깨끗이 다 먹었단다.
목욕놀이를 하였단다. 종이벽돌블럭으로 목욕탕을 구성해보고 그 안에 벽돌블럭 2개를 가로, 세로로 세워 샤워기도 구성하였다고 한다. 별돌블럭 샤워기에서 물도 나온다고 이야기하고, 영우가 만든 목욕탕안에서 깨끗이 씻어보고 양치까지 해보았다고 한다.
더운 날씨로 작은초록 놀이터에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푸르니 체조 <톡톡톡>을 해보았다고 한다. 노래를 반복적으로 들어보고 노래와 친숙해진 뒤에 머리, 몸, 다리를 두 손으로 만져보고 이리저리 움직여보기도 하고, 친구의 몸도 만져보며 즐겁게 체조해보았단다. 집에서도 같이 해주면 좋을텐데 아무것도 하지를 않네.

1260일 기운 없는 날

오랜만에 가는 어린이집. 알림장을 쓰다보니 그 짧은 방학동안 사건사고가 많았구나. 너무 기운 없을까봐 아침은 조금 먹였는데 다행히 토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어린이 집에서도 평소와 달리 힘이 없었단다. 놀다가도 '힘이 없어서...' 하거나 친구들한테 장난감을 빼앗겨도 소리 지르지 않고 '이거 내거야...' 말만 하거나 큰 숨을 쉬거나..기운이 없어서 잠도 바로 들어서 잘 잤다고 한다. 습윤밴드를 붙여두었는데 되도록 오래 붙여두는게 좋다며 선생님이 직접 세수도 시켜주시고 많이 신경써 주셨다고 한다. 감사한지.

- 어린이 집에서는
등원 후 아픈 모습은 보이지 않고 기분 좋게 놀이하였다고 한다. 점심에는 '맛있어요~' 이야기하며 3숟갈 정도 먹었는데 그 후 속이 좋지 않았는지 '그만 먹을래요~' 해서 바로 정리했다고 한다. 그래도 속에서 받아주는 만큼만 먹고 그만 먹으려고 했다니 얼마나 기특한지 모르겠다.
방학 기간 중 놀잇감들이 많이 바뀌었는데, 새로워진 다람쥐반과 새로운 놀잇감을 탐색해보았다고 한다. 새로운 듀플로 레고를 끼워맞춰보고 냉장고 속 커팅푸드를 찾아 접시에 대고 열심히 잘라보았단다. 영우가 자른 음식들을 접시에 담아 친구들을 초대여 함께 나누어 먹어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1259일 여름방학 다섯째 날 : 은기네 집

이제서야 신랑 친구네 가족들과의 모임이 성사되었다. 영우가 오면 자주 만나게 될 줄 알았더니, 역시 한 동네 사는게 아니니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사이 은기네는 회사 어린이집을 따라 용산으로 이사했고 은기는 동생도 태어났다. 영우와 비교했을 때 은기는 매우 순한 아이였는데 동생 준기는 더더더 순하다.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있다가 7시쯤 잠이 들어서 쭉 얼굴을 볼 수 없었다는 사실.
용산까지 가는 동안 영우는 또 속이 안 좋다고 하더니 결국 저녁 먹자고 밥 한 숟가락 먹는 순간 점심때부터 먹은 모든 것을 토해내고 말았다. 그래서 뭐 먹은 것도 없는데 놀기 시작하니까 아픈 것을 다 잊었는지 엄청 뛰어다닌다. 사내아이 셋의 시너지는 이런게로군. 준기가 크면 더하겠지. 그러나 아이들이 함께 노는 모습을 보니 정신 없어도 보기는 좋다.
다들 개성이 있어서 진섭이는 넘치는 체력으로 발달한 잔근육과 유튜브 전문가, 은기는 5세를 뛰어넘을 우월한 신체 조건과 아무에게나 잘 안기는 나름의 애교, 영우는 소근육 발달가? 영우 노는 모습을 보더니 사람들이 내내 소근육 이야기를 한다. 젓가락도 쓸 수 있고, 연필도 잘 잡고, 블럭 만드는 것도 잘해서 소근육이 잘 발달했다며 어떻게 가르쳤냐고 한다. 글쎄, 이미 영우는 대구에서 완전체가 되어서 올라왔습니다요.
일요일 저녁에 만나는 바람에 오래 놀지는 못했지만 다음에는 날씨 좋은 날, 밖에서 놀면 좋겠다는 바람. 또래랑 놀게 해주는게 가장 보람차다. 그리고, 재미있는 아이템을 하나 알아왔다. 낙서하고 글씨 쓰는 패드인데, 돌아오자마자 주문했으나 아직 소식이 없다. 책도 하나 알아왔는데 까먹어버렸네;

또 다른 에피소드.
아침에 영우가 내 이어폰을 보더니 뭐냐고 묻는다. 음악 듣는거라고 하니까 같이 듣잔다. 이어폰을 한쪽씩 끼고 같이 클래식을 듣는데 세상 행복하다.
오후에 영우가 갑자기 사랑한다고 하면서 손가락하트를 만들어 보인다. 어린이집에서 배운건가 완전 빵터졌다. 아빠한테도 가서 손가락하트를 날려주었다.
집에서 크게 넘어졌다. 뭔가를 밟고 넘어졌는데, 영우의 증언에 의하면 머리끈을 밟았단다. 어쨌든 넘어지면서 벽에 달아둔 플라스틱 소변기에 부딪혀 뺨과 턱 부분에 상처가 생겼다. 많이 다친건 아니지만 심란하다ㅜㅜ 다행히 지금은 흉 없이 잘 나아있다.

2017년 8월 17일 목요일

1258일 여름방학 넷째 날 : 집으로

영우는 새벽에 몇 번이나 깨서 물을 마셨다. 그래도 별 탈 없이 잘 자서 다행이다. 잠을 좀 설쳐서인지 9시가 넘어도 일어나지 않는 우리집 두 남자. 그 와중에 조식은 꼭 먹어야겠다고 억지로 깨워서 10시에 밥먹으러 갔다. 여러분, JW 메리어트 동대문의 조식부페는 훌륭합니다. 꼭 일찍 일어나서 가세요. 많이 드세요. 우리는 30분 정도밖에 못 먹어서 다 맛볼 순 없었지만 한식, 일식 등 종류도 많고, 즉석에서 해주는 음식들도 많고, 당연히 퀄리티도 좋았다. 영우는 저녁에 산 죽을 데워 먹었는데 소화를 잘 시켜서 다행이었다.
호텔의 부대시설은 하나도 이용하지 못해서 너무나 아쉬웠으나, 수영장 가려고 바리바리 싸온 짐들이 아쉬웠으나, 또 기회가 있겠지. 동대문은 좀 큰 아이와 함께 오면 DDP까지 연계해서 꽤나 재미있게 놀다 갈 수 있을 것 같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집으로 오는 길. 영우는 내내 몸이 안 좋아, 토할 것 같아라고 하며 칭얼댔지만 다행히 토하지는 않았다. 멀미도 한 몫 했겠지. 고생 많았다, 우리 영우. 그래도 잘 이겨내줘서 고마워.

1257일 여름방학 셋째 날 : 동대문

회사 임직원 프로모션으로 JW 메리어트 동대문 숙박권이 싸게 나와서, 마침 영우 방학이기도 하고 신촌 세브란스 예약도 되어 있고 해서, 신촌 갔다가 동대문 가면 되겠다 싶어 진작에 예약해두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새벽에 영우가 많이 칭얼댔는데 토할 기미가 보였다. 다행히 토하지는 않았는데 일어나서도 계속 속이 안좋다고 하더니 결국 아침먹고 토해버렸다. 그리하여 나는 혼자 신촌까지 다녀오고, 영우는 신랑과 병원에 다녀오는 불상사가. 호텔은 취소할까 싶어 여기저기 물어봐도 마땅치가 않고, 영우는 토하는 와중에도 모래놀이 하고싶다 수영장 가고싶다 해서 괜찮아질수도 있으니 한 번 가보자고 서울행을 택했다.
그러나 서울로 가는 중에 점심 대신 먹은 요거트를 다시 다 토해냈다. 아침 먹은 것도 다 토하고, 물 마신 것도 토하고, 요거트마저도 토해버리다니 ㅜㅜ 겨우겨우 호텔에 도착해서는 축 처져있다. 엄마아빠가 영우 고생시키는구나. 할머니도 그랬는데 음식이 잘못된 것일까, 오죽헌에서 너무 더웠던 탓에 그런것일까 별 생각이 다 든다.
물 마시는 것은 소화를 시키는 것 같길래 약을 먹이고 기분 전환도 할겸 동대문 구경을 하러 나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대체 왜 그랬을까 싶은데, 그 때는 영우에게 뭐라도 구경시켜주고 싶었다. 그게 뭐라고 도깨비 야시장도 보여주고 싶고, 루이비통 전시회도 보여주고 싶고, 서울의 밤거리도 보여주고 싶고. 그러나 너무 후텁지근한 날씨와 먹은 약을 다시 토해낸 영우 때문에 저녁 식사거리만 사들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영우가 먹을 죽도 사왔지만 영우는 아무것도 안 먹겠다고, 심지어 그 좋아하는 초콜렛도 안 먹겠다고 한다. 영우는 아프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는데 우리는 철없이 아픈 아이를 데리고 그 복잡한 DDP에를 갔구나. 낮잠을 많이 잤는데도 밤이 되니 또 잠이 오나보다. 치카하고 자자고 하니까 '먹은 것도 없는데..' 하며 그냥 잔다. 그 말이 왜그리 짠한지..

1256일 여름방학 둘째 날 : 강릉

조식타임. 성인 두 명은 숙박권에 포함되어 있어 전 날 두 명분을 더 결제했는데, 만팔천원짜리 조식이 얼마나 맛있겠나, 그냥 부페겠지 싶어 별 기대를 안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퀄리티가 좋아서 또 대만족. 메인디쉬가 있고, 부페는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스타일로 구성되어 있고, 무엇보다 과일 퀄리티가 좋았다. 덥지 않은 날씨 덕분에 테라스에서 쾌적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하니 더욱 더 만족스러웠다. 쓰고 보니 기대가 없으면 만족이 커진다는 결론인가.
체크아웃을 한 후, 5분 거리의 낙산사로 향했다. 낙산사 이야기만 많이 들었지, 처음 와보는 것일까? 엄청난 바다뷰에 위치한 멋진 곳이었다. 날씨가 많이 덥진 않았지만 영우랑 높은 절까지 가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서 엄마아빠는 해수관음상을 보러 가시고, 우리는 의상대까지만 가보고는 커피를 마시며 쉬었다. 엄마아빠가 내려오신 후에 국수 공양까지 받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경포대. 경포대는 정말 처음 와봤나보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같은 것을 생각했는데 경포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정자였다. 정자에 앉아 있으니 얼마나 바람이 시원하고 좋은지 한더위에도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겠구나 싶다. 다 좋았는데 엄마가 급히 먹은 국수가 체했는지, 아침에 먹은 식사가 문제가 있었는지 토하시는 바람에 걱정걱정.
이어서 오죽헌에도 갔는데 엄마는 몸이 좋지 않아 그늘에서 쉬시고 우리끼리만 다녀왔다. 오죽헌은 꽤 넓고 잘 만들어놓았지만 그늘이 없어서 다니기에는 많이 더웠다. 율곡기념관에도 들어가 보았지만 영우가 허락하는 시간만큼만 머물 수 있는 곳. 영우는 신사임당의 작품들을 미디어 아트로 꾸며놓은 곳에서 꽤나 시간을 보냈다.
엄마를 만나 걸어나오는 길에 영우는 큰 소리로 '식구끼리 손잡으세요 손잡아요'를 계속 외쳐댔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겠지, 지나가던 아주머니 한 분이 사진을 찌어주지 않을 수가 없다며 다들 손잡고 있는 사진을 한 장 찍어주셨다. 영우 덕분에 이야기가 담긴 가족사진 한 장.

1255일 여름방학 첫 날 : 양양

충동적으로 가게 된 양양. 원래는 낙산비치호텔을 가려고 했으나 만실이라 근처의 이엘호텔로 예약을 해두었다. 양양도 처음이고, 숙소도 생각보다 비싸고 해서 어떠려나 싶었지만 이 성수기에 방이 있는것만도 다행이지,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생겨서 한 시간 반만에 갈 수 있다고 하지만 날이 날인지라 세 시간만에 겨우 도착하였다. 가는 중에 11km나 되는 터널도 만나고, 알록달록한 조명의 터널도 많아 영우와 터널 얘기만도 한참 했다. 그러나 세 시간은 너무 길지, 차 안에서 덧셈 공부도 하고 뺄셈 공부도 하는데 제법 잘 한다. 한 자리 수 내에서는 대략 다 맞추는듯.
드디어 숙소에 도착. 이름만 호텔이지 호텔서비스를 기대하면 안된다. 체크인을 하고 주섬주섬 준비해서 맞은편에 위치한 정암 해수욕장으로 갔다. 해수욕장이 눈 앞에 보이지만 길을 건너기 위해 400미터쯤 걸어가야 하는 것은 에러. 가는 길 사이에 있는 펜션들을 보며 차라리 이런 곳을 예약할 걸 그랬나 싶은 생각도 조금 들었다.
드디어 해수욕장. 처음으로 바닷물에 들어가보게 될 영우. 수영복에 구명조끼도 입히고 튜브를 장착해서 들어간다. 튜브에 태워서 파도를 느끼게 해보았는데 영우도 무섭고 우리도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아이 물놀이 시키면서 우리는 물 속에 안들어갈 생각이었는지 수영복도 안 챙겨갔다는 것, 여벌 옷도 안 챙겨갈 뻔 했다는 것.
물 속에는 많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모래놀이는 원없이 했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노래하며 성도 만들고, 파도가 들이치는 모래밭에서 호수도 만들고, 모래찜질도 했다. 나중에는 바닷물이랑도 친해져서 몸에 묻은 모래를 씻으러 물 속에도 잘 들어갔다. 해가 쨍하지 않은 날이라 햇빛에 타지는 않았는데 물에 젖은 영우는 한기를 느껴서 두 시간여 놀고는 돌아왔다. 이만하면 성공적.
숙소에 돌아와서 씻고 저녁을 먹기 위해 속초에 갔다. 속초에는 영우가 뱃속에 있을 때 왔었던 터라 어쩐지 추억돋는다. 그 때 왔었던 황가네찜에서 생선찜을 먹으려고 했는데 주차장에 들어서려고 하니 오늘은 마감되었단다. 식당 앞에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마감될만하구나 싶다. 아쉽지만 근처의 머구리집? 이라는 큰 식당으로 갔는데 아무 정보없이 찾아간 집 치고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탁 트인 통유리창 덕분에 속초바다 구경도 하면서 물회, 멍게비빔밥, 성게알비빔밥, 오징어순대를 먹었는데 양이나 가격도 괜찮은 편.
숙소에 돌아와서는 다같이 와인을 마시러 라운지로 올라갔다. 숙박권에 무제한 와인바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규모가 작은 호텔이라 라운지 뭐 별거 있겠나 싶기도 하고 영우가 있어서 제대로 가볼 수나 있을까 싶어 별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 올라가보는 순간 완전 만족, 가족 단위의 투숙객이 많으니 아이 입장에 제한도 없고, 테라스에서 보는 동해야경도 멋지고, 와인과 함께 제공되는 약간의 스낵과 주스 덕분에 영우도 즐겁고, 모두가 만족스러웠다. 영우는 자기도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서 주스를 마시고 있으니 즐거운지 '하자하자, 다같이 한 잔 하자' 하며 분위기를 주도한다. 생각지도 않은 호텔서비스로 만족스러웠던 첫 날 밤.

2017년 8월 11일 금요일

1254일 한글공부

전 날 영우의 발달을 보고 의욕이 불타오르는지 할머니, 할아버지는 한글 카드를 갖고 맞추기 놀이를 해주신다. 지금 쓸 수 있는 글자는 '나'. 읽을 수 있는 글자는 '나,영,우,오,자,차,연' 정도 되는 것 같다. 음, 사실 앉혀놓고 제대로 봐준 적이 없어서 무엇을 얼마나 더 알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는군. 불량엄마로다.
저녁에는 뜬금없이 아빠 할아버지 되지말라며 울었다. 아빠랑 할아버지가 같이 있는 모습을 보니 늙어감에 대해 뭔가 느껴지는가? 이유는 모르지만 싫을거 같다며 울었다고 한다.

- 어린이 집에서는
영우가 밥을 참 잘 먹나보다며, 점심시간에도 밥을 잘 먹었다고 써주셨다. 오뎅국에 있는 오뎅을 보고 '영우 오뎅 좋아해요' 하며 포크로 찍어먹어보았단다. 밥을 두 번 먹고, 얼갈이 쌈장 무침, 닭고기 볶음도 주어진 양 모두 먹은 뒤 정리하였다고 한다.
물놀이를 하였단다.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 팔다리를 움직이며 몸을 풀어주고, 선생님을 따라 체조하며 물놀이할 준비를 하였단다. 몸에 물을 묻힌 뒤 풀장에 들어가 놀이하였다고 한다. 주전자에 물을 담아 따라보며 물이 흐르는 모습을 살펴보기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 물장구를 치며 물싸움도 해보았다고 한다.

1253일 영우 솜씨

어린이 집에서 물놀이를 한다고 수영복을 갖고오라고 했는데 튜브는 갖고 가는건지 아닌건지 몰라서 일단 갖다놓았다. 선생님이 나중에 보시고는 영우야 튜브는 안 갖고 와도 되는데 왜 가져왔어? 하시니 '영우는 가만 있었는데 엄마가..'라고 했단다. 그 이야기를 전해듣고는 내가 완전 빵터지니까 영우가 왜 우냐고 묻는다. 아 정말 눈물나게 웃기네, 벌써부터 남 탓도 할 줄 알고.
할아버지와 전에 사다놓은 쥬토피아 색종이로 종이접기를 했다. 옆에 앉아서 할아버지한테 훈수를 두는데 '그렇게 하면 얼굴을 가리니까 뒤로 접어야지, 양 머리 붙여야되는데, 주인(주디) 만들래' 뭐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데 양 머리 기억하는 것도 그렇고, 어렴풋이 주디 이름 기억하는 것도 그렇고 정말 신기하다.
못보던 책 한 권을 발견해서 갖고 노는데, 또 깜짝 놀랄 일 투성이다. 숫자를 제법 따라 쓴다. 책 귀퉁이에 영우라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얼굴을 그리고 눈,코,입,귀에 머리카락, 몸통,다리,팔까지 그리는데 그럴듯하다. 틀린그림찾기를 하는데 혼자서 잘 찾아낸다. 언제 이렇게 컸나싶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할머니는 대구에 있었으면 벌써 한글도 다 뗐을텐데 서울 와서 정체됐다고 하시는데(그게 사실이기도 하다;;) 이렇게 아무것도 안해줘도 자가발전하는 것을 보니 뭔가 더 가르쳐야 되는가 싶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하다.




- 어린이 집에서는
울면서 들어갔는데, 교실에 들어가서 세수한 후에는 낚시놀이하며 기분 전환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낚시대를 이용해 다람쥐반 수영장에서 물고기를 잡아보고 '시우랑 똑같은 물고기 잡았어요~'라며 즐겁게 놀이에 참여했다고 한다. 벽돌블럭으로 영우 집을 만들어 영우가 잡은 물고기를 위에 올려놓고 요리하는 흉내를 내보기도 했단다.
점심에는 제공된 반찬을 다 좋아해서 '김에 생선이랑 밥 올려서 싸먹으면 정말 맛있어요~'라며 밥 한공기를 뚝딱 다 먹었다고 한다.

1252일 세균놀이

날이 갈수록 세균놀이가 격해진다. 영우가 백혈구를 하고 내가 세균을 해야하는데 영우 백혈구는 세균한테 잡히면 자꾸 발로 차고 때린다. 힘이 좀 밀리면 아빠도 백혈구니까 도와달라고 나만 공격한다. 왜 엄마만 세균 해야하냐고, 내일은 영우가 세균하라고 하니까 그러겠단다. 그렇지만 시간이 없어서 세균놀이는 주말에만 할 수 있단다. 월, 화, 수요일에는 영우가 세균을 할건데 시간이 없어서 세균놀이를 할 수가 없고, 주말에 세균놀이 할 때는 영우가 백혈구를 할거란다. 잔머리 엄청 굴릴거 같다는 생각은 나만 하는거 아니죠?
할머니가 영우한테 옛날에 뭐 했던거 생각나냐, 대구에서 이랬는거 기억나냐,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신다. 일주일동안 듣더니 드디어. '다 기억나요. 물어보지 마셔도 되요'란다.

1251일 엄마의 외출

점심 저녁 다 약속이 있는데 할머니가 오셔서 마음이 한결 편하다. 고등학교 친구들은 얼마만에 만나는건지~
아침에 소파에 둘이 앉아서 영우가 사진을 찍어주는데, 너무 가까이에서 찍어서 맘에 안든다고 지우라고 하니까, 아 그래? 하면서 삭제를 한다. 요즘 아이들은 참, 네이티브 디지털인이라 모든 것이 다 자연스럽다. 그만큼 UX가 훌륭하기도 한거겠지.
주말이 되면 영우는 놀 계획 짜느라 바쁘다. 며칠 전엔가 토요일에는 차 타고 멀리 가서 놀고, 일요일에는 교회 갔다가 잔디밭 넓은 곳에서 뛰어놀자고 해서 다같이 웃었다. 오늘은 아침 먹고 백화점 가서 놀고 점심은 놀이방 있는데 가서 밥 먹고 놀이방에서 놀고 저녁에는 집에 와서 자겠단다. 내가 없는 동안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와 자전거를 타고 탄천에 가서 잔디밭에서 뛰어놀았는데 돌아와서 낮잠을 많이 자는 바람에 일어나보니 저녁이 되어 있더란다. 그래서 많이 못놀아서 슬펐다고 한다.

1250일 업된 금요일

아침부터 흥분상태이다. 어린이 집에서도 종일 기분이 좋았단다. 오늘이 금요일이라고 하니 벌써 금요일이냐며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냔다.
너무 흥분했는지 집에서 또 폭력을 사용했다. 아빠가 경찰아저씨한테 보내야겠다고 했더니 대성통곡이다. 경찰아저씨 무서운 건 아는구나.
과일을 먹다가 흘렸는데, 사실 흘린게 아니라 참외를 먹던 중에 할머니가 수박을 더 갖고 오시자, 수박을 먹으려고 먹던 참외를 바닥에 그냥 버린거다. 실수로 떨어뜨린거라며 울긴 하는데 내 눈치를 살핀다. 내가 참외 버리는걸 봤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다른 식구들이 실수로 떨어뜨린건 괜찮다고, 왜 우냐고 하니 엄마 화날 거 같아서 울었다고 한다. 왜 엄마가 화날 거 같은지 영우는 알고 있는 것이지.

- 어린이 집에서는
잘 먹고 기운이 넘쳤단다. 점심에 가지가 나왔는데 가지를 보고는 '영우 가지 먹을 수 있어요' 하길래 보여달라고 하니 포크로 가지를 찍어 먹어보았단다. 식감을 느껴보고 맛을 느끼며 식사를 하였다고 한다. 주어진 양을 모두 먹고 정리했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낚시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요리를 하려는 친구에게 낚시터에서 잡은 물고기를 나누어주었단다. 친구들이 차린 음식을 포크와 숟가락을 사용하여 맛보기도 하고, 컵에 물고기를 담고는 '이거 물고기 쥬스예요' 하면서 꿀꺽꿀꺽 마셔보는 시늉도 하였단다. 으웩.

1249일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오셨다. 다음 주 휴가를 다같이 보내기 위해 올라오셨는데, 그 와중에 시골에 들러 방울토마토까지 따오셨다. 약 안치고 무농약으로 키운 방울토마토를 영우에게 먹이고 싶으셨겠지. 영우는 할아버지 위에 올라타서 부비적부비적대며 할아버지 할아버지 부른다. 이럴 때면 영우 보느라 힘들었던 것들이 싸악 사라질테지.

- 어린이 집에서는
어제 라임이 울린 것을 알림장에다 썼는데, 영우에게 물어보니 어제 풀장에서 그랬다고 이야기하더란다. 친구가 아플 수 있는 장난은 즐거운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주셨다고 한다.
친구들과 낚시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낚시장 화보를 살펴보며 낚시에 대해 알아보았단다. 다같이 앉아있는 사진을 보고는 '뭐하고 있는거예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낚시를 할 땐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해야한다고 하니, 종이벽돌블럭으로 의자를 만들어 낚시를 해보았단다. 영우가 편안히 앉을 수 있을만한 크기의 공간을 만들어서는 물고리를 잡고 '잡았어요!' 하며 신나했다고 한다.
내 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눈,코,입 등 내 몸에 있는 신체 부위가 하는 일에 대해 알아보고, 보고 듣고 말하기 등 다양한 역할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단다. 성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는데, 팬티 속에 있는 성기는 소중하고 깨끗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이야기 나누며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는 벌써 이런 교육도 하는구나.

1248일 라임이 울리기

요즘은 하원시킬 때 교실에서 데리고 나오면 큰초록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다가는 것이 일상이다. 7시 즈음에 하원하면서 함께 노는 무리들이 있는데 오늘 그 중에 한 명을 울렸다. 볼풀에서 노는데 얼굴에다 볼을 몇 번이나 던졌다고 한다. 심지어 여자동생인데! 엄청 혼나기는 했는데 언제까지 흥에 겨워 저렇게 놀것인가, 크면 더할테지.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을 무척 잘 먹었다고 한다. 김자반이 나와서 밥과 함께 비벼 먹고, 반찬으로 나온 두부와 백김치도 포크로 찍어먹었단다. 밥이 맛있다며 '더 주세요' 하면서 한번씩 더 먹은 뒤에 정리하였다고 한다.
물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물놀이를 나가기 전 어제 들었던 안전교육을 떠올리며 뛰지 않기, 친구 밀지 않기 등 지켜야 할 약속에 대해 알아보고, 신나는 노래를 틀고 준비운동을 한 뒤 물놀이장으로 나갔다고 한다. 물을 만져보고 시원함을 느껴보고 몸에 물을 묻힌 뒤 풀장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물싸움을 하기도 하고 내가 꾸민 분수에 물을 가득 담아 물이 떨어지는 모습을 살펴보기도 하였단다.

2017년 8월 8일 화요일

1247일 엄마 마중

미술 다녀오는 날이라 영우가 아빠와 함께 마중을 나왔다. 영우 옆자리에 럭셜 샤넬 쇼핑백이 놓여 있길래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아 이거~ 테리. 테리 먼지 묻을까봐' 한다. 갖고 놀던 테리를 굳이 함께 데리고 나와서 엄마 마중을 해야겠다는지, 먼지 묻으면 안되니까 쇼핑백에 모시고 왔는지.
할머니가 오시니 영우를 데리고 일찍 자러 들어가신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니 좋긴 좋구나. 한편으로는 아침에 진행되던 나의 일과들이 진행되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영우가 일찍 일어나니 밥 투정도 별로 안하고 기분 좋게 등원을 해서 좋다. 그러나 할머니가 내려가시고 나니 다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영우가 되었다. 우리랑 살면 어쩔 수 없겠지ㅜㅜ

- 어린이 집에서는
물놀이 안전에 관한 안전교육을 하였단다. 다양한 상황 그림을 보며 미끄러운 장소에서 친구를 밀면 위험하다, 뛰지 않고 걸어다녀야 한다, 준비운동을 충분히 한 후 물놀이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이야기 나누어달라고 선생님이 당부하셨는데 이번 휴가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네.
큰 초록놀이터에서 비치볼 주고받기를 하였다고 한다. 영우는 친구가 들고 있는 비치볼을 따라 달려가보기도 하고, 친구가 던지는 비치볼을 받고는 좋아하기도 했단다.

1246일 결혼할래

할머니가 오시니 행복한 영우. 할머니와 누워서 뒹굴뒹굴 마냥 좋다. 할머니와 결혼을 하겠다고 한다. 할머니가 결혼이 뭔지 아냐고 물으시니 잘 모르겠단다. 좋아하는 사람이랑 같이 사는게 결혼이라고 했더니 영우가 그럼 자기는 네 명이랑 결혼을 하겠다고 한다. 할머니, 엄마, 아빠, 그리고 성민이.

- 어린이 집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수영장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튜브를 타며 물놀이를 하고, 친구의 튜브와 끈을 엮어 함께 움직여보기도 했다고 한다. 튜브를 가지고 오지 않은 친구에게 튜브를 빌려주기도 하였단다. 기특한 녀석.
비가 와서 작은초록 놀이터에서 놀이를 하였는데 영우는 두 발 모아 폴짝 뛰며 모양 연못을 뛰어보기도 하고 친구들과 줄을 지어 연못을 건너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점프 간격이 넓어 연못 두 곳을 연이어 뛰어보기도 하였다고 하니 많이 크긴 했나보다.

1245일 가족 식사

할아버지와 막내 이모부 생일이 딱 겹쳐서 다같이 식사를 하러 갔다. 늘 동생들의 수고로 놀이방이 있는 식당에서 편히 밥만 먹고 오는 우리. 영우는 식당에 도착해서 놀이방을 발견하였는데, 주차를 하기 위해 차가 다른 곳으로 가자 놀이방 저기 있다고 가야 한다고 난리다. 밥도 먹고 놀이방에서 노는 것까진 좋았는데 성민이가 방방이에서 뛰다가 넘어져서 잇몸이 살짝 찢어져 피가 나는 사고가 ㅜㅜ 그래도 큰 상처는 아니라 다행이다. 이후 성민이는 방방이 훈련을 위해 개인 전용 방방이를 구매했다는 후문이~
식사 후 케잌을 사서 생일 파티를 하는데 이제 영우도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서 케잌 한 조각을 먹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포크로 케잌을 쿡쿡 찍어서 어른들 먹어보라고 들이밀곤 했었는데 이제 깔끔 떨며 자기 몫만 챙겨먹는 것을 보니 참 대견하다.
영우가 대구에서 크는 동안 막내 이모부가 자주 와서 놀아주었던 터라 확실히 이모부 좋아하는게 보인다. 자석 블럭으로 만든 자동차를 가지고 오더니 '이모부 보라고 가져왔어. 신기하지' 라고 하면서 옆에서 종알댄다. 귀여운 녀석.
종일 흥분상태라서 낮잠을 안잤더니 6시가 다되어서 바닥에 쓰러졌다. 못 자게 깨우고 바로 준비해서 분당으로 출발. 2시간을 내리 자 준 영우 덕분에 수월하게 왔다. 휴게소에 다다라 잠을 깬 영우와 밥도 잘 먹고 집에 도착. 대구 나들이가 더울 좋았던 것은 엄마가 함께 올라오셨기 때문이다! 올레~

1244일 성민이와의 나들이

대구에 왔으니 성민이를 만나서 놀아야지. 다음 날도 만날거긴 하지만 오후에 실내 동물원에서 만났다. 아직은 개나 고양이를 가까이에서 만져보는 것이 무서운 영우와 달리 성민이는 과감한 터치. 두 달여만에 성민이의 활동량이 엄청나게 많아졌다. 성민이도 영우와 함께 내내 뛰어다니는 바람에 엄마들은 쫓아다니느라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실내 동물원은 동물들과 접촉도 해 볼 수 있고, 먹이 주는 체험도 할 수 있는데, 날이 덥고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서 가는 것이기는 하지만 과연 이런 곳이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맞을까, 갖혀 있는 동물들을 만나게 하는 것이 좋은 일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매번 생각 뿐이고 동물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니까 가긴 가는 거지만.
막내 동생이 속초 여행을 다녀오며 사 온 닭강정을 먹기 위해 다같이 집으로 갔는데 집에서도 영우와 성민이의 뜀박질은 끝이 없다. 오랜만에 보니까 정말 좋은지 서로 끌어안고 만지고 쫓아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성민이는 그 시절 영우가 그랬듯이 이것저것 헤집느라 더욱 바쁘다. 이런 모습을 볼때면 형제가 있으면 참 좋겠다 싶지만 세 배로 힘들겠지.

이 날 영우의 말장난 솜씨, 아재개그 능력치가 공개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할머니 할아버지 만나니까 기분이 너무 좋다며 '엄마도 엄마의 엄마 만나서 엄마 기분 좋아?'라고 묻는다. 며칠 전에도 영우는 나시를 입고 아빠는 반팔 셔츠를 입고 있는 상태에서 아빠한테 아빠 입고 있는 것이 나시가 아니란 것을 확인한 후 '영우는 나시 입고 아빠는 나씨야' 하더란다. 나중에 한 말장난 하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