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일 일요일

1214일 선생님과의 대화

저녁에는 주로 신랑이 영우를 하원시켜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다. 신랑이 일이 있어서 내가 데리러 갔는데 막상 선생님을 만나면 또 할 말이 없다. 선생님께서 영우가 색칠한 포크레인 그림을 갖고와서 보여주셨는데 포크레인이 황토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왜 황토색으로 칠했느냐고 물어봤더니 영우가 '흙이예요, 흙을 밟았어요'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 답이 기특했는지 그림에 직접 영우 이야기를 써주시기도 하였다.

영우가 가방에 장난감을 담아서 갔는데 집에 가자고 해도 다른 반 아이와 작은놀이터에서 계속 논다. 그러면서 그 아이를 데리러 온 엄마에게 이 장난감은 뭐고 어떻다며 이야기를 나눈다. 선생님께 영우가 친구들이랑 노는 것보다는 선생님이나 어른들한테만 관심을 보인다고, 아침에 린이랑 린이엄마를 만나도 린이엄마한테 더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한다고 말씀드렸다. 영우가 궁금한게 많아서 그럴거라고 하면서, 친구들이랑 놀 때에도 먼저 말 걸고 손 내밀고 양보도 하고 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은근히 걱정이었는데 이야기를 듣고나니 마음이 놓인다.

-어린이 집에서는
전 날 저녁에 간식을 좀 많이 먹었는데 그래서인지 저녁에, 자다 깨서 새벽에, 아침까지 응가를 세 번이나 했다. 알림장에 썼더니 점심을 골고루 맛있게 먹은 뒤 '응가 마려워요' 이야기해서 변기 위에 앉아 있었지만 곧 '응가 안마려워요' 하며 바로 내려왔다고 써주셨다. 학부형이 궁금해하는 모든 것에 피드백을 줘야하니 힘들겠다 싶지만 직장인이란 원래 그런것이지.
전지에 그려진 탈 것 그림 위에 물감 붓을 사용하여 꾸며보았다고 한다. 옷에 묻지 않도록 미술용 조끼를 입은 후, 어린이집에서 처음 사용해보는 물감 붓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색을 살펴보기도 하였단다. 초록색 물감 붓을 두 손을 사용하여 꾹 눌러 물감이 나오는 것을 살펴보며 불도저와 소방차를 꾸몄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사진으로 보니 붓에서 그냥 물감이 나오는 신기한 붓이었다.
잔디정원에서 물놀이도 함께 하였단다. 스펀지에 물을 흠뻑 적셔보고 끌차와 자동차를 세차해주었다고 한다. 구석구석 깨끗하게 세차를 끝낸 뒤 햇빛이 있는 곳으로 끌고 가서 말려보기도 하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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