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9일 토요일

1243일 대구 가는 날

대구 간다고 신이 났다. 4시에 데리러 간다고 했더니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복잡해지지만 어쩔 수 없다.
4시 15분쯤 데리러 갔더니 선생님이 매우 반가워하신다. 영우가 계속 언제 4시되냐고 물어보는데 우리가 4시에 안 나타나서, 실내놀이터에서 놀이를 마치고 들어가는 타이밍이 되었는데 영우가 또 물어볼까봐 조마조마하던 차에 우리가 왔단다. 영우는 하루종일 기분이 업되어 있었다고 한다. 영우가 먼저가니까 시우가 쫓아나와서 영우야 안녕~ 손을 흔들며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다른 아이들 일찍 갈 때 영우도 저러겠지.
급히 준비하느라 쉬통을 제대로 못챙겨서 휴게소에서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요즘은 휴게소의 가족화장실이 워낙에 잘 되어 있어서 응가까지 하는데도 큰 문제 없이 해결하였다. 간식도 먹고 노래도 하고 조잘조잘 이야기도 하면서 그럭저럭 잘 버틴다고 생각했으나 3시간 반은 너무나 긴 시간이어서, 두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언제 도착하냐고 3분마다 물어본다. '놀아도 놀아도 끝이 없어'라고 하는데 어찌나 웃긴지. 다행히 마지막 한 시간은 잠이 들어서 덜 지겹게 왔다.

- 어린이 집에서는
오전간식을 먹고 있던 영우에게 영우 오늘 대구 가서 일찍 집에 가니까 기분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니 '어떻게 알았어요?' 라고 해서 아림장에 엄마가 써주셨다고 이야기하니 '아~'라고 하였단다.
날씨가 맑아 물놀이를 하였단다. 수영복을 찾아 입어보고 풀장으로 이동하기 전 다람쥐반에서 높이 뛰어 풍선을 잡아보며 체조도 열심히 하였다고 한다. 물을 담을 수 있는 주전자와 그릇, 숟가락 등 다양한 물놀잇감으로 즐겁게 놀이하였다고 한다. 같이 나온 다른 반 친구와도 함께 물장구쳐보고 이곳저곳 물을 뿌리며 함께 물싸움을 하기도 했단다. 물놀이가 끝난 후에는 춥지 않게 타월을 몸에 꼭 감싸고, 물샤워를 하며 물놀이가 재미있었다는 이야기도 함께 나누었다고 한다.

1242일 옥수수

다움이 엄마가 옥수수를 줬다. 다움이 엄마가 보기에도 내가 옥수수 찌는 법 모를 것 같았는지 찌는 방법도 보내주고 자기가 쪄서 보낼까 물어보기도 한다. 집안 일 못할 것처럼 생겼나보다. 그러나 정보가 넘치는 세상, 인터넷만 있다면 옥수수 찌는 것쯤이야~
영우는 옥수수를 좋아한다. 작년에도 옥수수 먹방을 보인 영우답게 옥수수를 하나 집어들더니 엄청 잘 먹는다. 먹기 좋게 반을 쪼개놓으면 그건 또 안 먹는다. 큰 거 하나를 들고 열심히 먹는다. 3개 중에 하나 반을 영우 혼자 다 먹고는 더 먹겠다고 한다. 바닥 여기저기에 옥수수 알갱이가 널부러져 있지만 잘 먹기만 한다면야~
내가 직접 사지는 않을텐데 다움 엄마 덕분에 영우 간식이 해결되었네. 나는 다움 엄마에게 참외를 주었다. 물물교환인가요.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생선가스와 샐러드가 나왔는데 샐러드 속 빨강, 노랑 파프리카를 포크로 콕 찍어먹었다고 한다. 수박도 맛있게 먹고는 '더 주세요' 이야기해서 수박을 한 번 더 받아먹기도 하였단다.
'비 올 때 보행법'을 주제로 한 교통 안전교육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비 올 때 필요한 물건(우비, 장화, 우산)과 비 오는 날 입고 나가본 경험을 이야기 나누어본 뒤 다음 비 오는 날에 집에서 꼭 입고나가기로 약혹했다고 한다. 비가 오는 날에는 어두운 날씨에 잘 보일 수 있도록 밝은 옷을 입고 나가고, 차가 지나가면서 물이 튀어 옷이 젖게 되는 그림 자료를 보며 찻길과 멀리 떨어져 길 안쪽으로 걸어보기로 하였단다. 우산을 들고 갈 때에는 앞을 보고 손으로 꼭 잡으며 써보기로 하였다고, 비 오는 날에 함께 이야기나누어달라고 한다. 이후로도 비가 많이 왔지만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구나;

1241일 팔베개

정말 오랜만에 을맛모 회동을 하였다. 그러나 나는 9시가 되면 일어나야하는 신데렐라. 그렇게 일어나서 와도 10시 반이 되어야 겨우 도착한다. 요즘 영우는 11시가 되어도 안 자는 날이 많기 때문에 10시 반에 만나도 놀아줘야한다. 틀린 그림찾기도 하고, 카드게임도 하고, 물놀이한 이야기를 하며 신나한다. 그래도 저녁때 많이 못봤으니 아쉬웠는지 잘 때에는 팔베개를 해달라고 한다. 팔베개를 하고는 그대로 잠들었는데 오랜만에 팔베개를 하니까 (덥긴 하지만) 애기 키우는 엄마 느낌이 든다.

- 어린이 집에서는
아침에 밥을 조금 남겼는데 선생님께 '밥 조금 남겼어요. 그리고 복숭아 먹었어요. 엄청 맛있어 했어요'라고 써달라고 한다. 다람쥐반에서 놀이하거나 밥을 먹을 때에도 영우가 하는 말을 알림장에 써달라고 하기도 한단다.
점심에 나온 고기와 청경채나물을 골고루 먹어보았다고 한다. 즐겁게 물놀이 후 배고팠는지 '밥 더 주세요~'하여 밥을 한 번 더 받아먹었다고 한다.
드디어 기대하고 기다리던 물놀이를 하였단다. 바구니 속에 담긴 내 수영복을 찾아 입어보고 율동체조를 한 후 물놀이를 하러 나갔다고 한다. 물에 들어가기 전 두 손을 물속에 담아 물이 닿는 느낌을 느껴보고 몸에 물을 뿌려본 후 풀장으로 들어갔단다. 다양한 물 놀잇감 속 주전자를 찾아 물을 담아보고 친구들 몸에 뿌려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볼풀공도 물 속으로 던져 물이 튀기는 모습을 살펴보고 손으로도 물을 뿌려보며 즐검게 물놀이를 하였단다.

1240일 감성 영우

하원 후에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가 교회 카페의 야외 테라스에서 쉬는데 테이블에 놓인 꽃을 보고는 '꽃예쁘다. 집에 있으면 좋겠어요' 라고 했단다. 어쩜 말을 그렇게 이쁘게 하는지. 요즘 기분 전환을 위해 kukka에서 가끔씩 꽃을 사다가 꽂아두는데 영우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나보다.
미술 수업 끝나고 신랑이 데리러 와주었는데 영우가 '기름이 없는데 차로 가?'라고 하더란다. 실제로 기름이 별로 없어서 영우가 집에 들어가지 말고 한바퀴 더 돌고 들어가자고 할 때 기름 없어서 안된다고 이야기했더니 까먹지 않고 물어보네. 집에 갈 때에도 평소와 다른 길로 가서 유턴을 안하고 왔는데, 아는 길이 나타나자 '안 돌았는데 어떻게 집에 왔지?' 한다. 감성 영우 기억력도 좋네.

- 어린이 집에서는
첫 물놀이가 예정된 날이었는데, 물놀이하는 날이라고 눈뜨자마자부터 좋아했는데, 오전에 비가 와서 물놀이를 하지 못했단다. 목요일에 물놀이 하자고 약속하고 오늘은 다람쥐반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점심에는 무생채와 쇠고기볶음이 반찬으로 나왔는데, 영우는 무생채를 맛있어하며 밥과 함께 다 먹었다고 한다.
아이스크림 가게 놀이를 하였단다. 영우가 가게 주인이 되어 벽돌블럭을 쌓아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만들어보고 아이스크림을 컵에 담아 친구들에게 팔아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아이스크림 사세요~ OO맛 아이스크림입니다' 라고 하며 놀이하였단다. 높이 매달린 풍선도 발 끝을 높이 들어보거나 두 발 모아 뛰며 손으로 쳐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2017년 7월 28일 금요일

1239일 앵그리버드 카드게임

지난 주 성빈이형한테서 받아온 앵그리버드 카드게임은 그 룰은 모르겠지만 종을 치는 재미로 하곤한다. 성빈이형이랑 고모랑 할 때는 카드도 나눠주고 큰 욕심 안 부리더니 나랑 할 때는 이기고 싶은지, 내가 카드 가져갔더니 '고모는 다줬어' 하면서 운다. 이기게 해주려고 한 건 아닌데 몇 번 카드를 갖고가게 해줘서 두 세장차이로 이기게 되니 어찌나 좋아하는지, 벌써부터 승부욕이 보인다.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미역줄기와 고등어 조림이 반찬으로 나왔다고 한다. 영우는 미역줄기와 고등어 조림을 밥 위에 올려 한 입에 넣어 먹어보았단다. 기본 제공 양을 다 먹은 뒤 정리도 잘 했다고 한다.
얼음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바구니에 담긴 얼음을 손으로 만져보고 '차가워!' 이야기하며 얼음의 차가움을 느껴보았단다. 친구 팔, 얼굴에도 얼음을 놓아보며 함께 차가운 얼음을 탐색해보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된 곳에도 손바닥을 찍어 얼굴에 묻혀보기도 하였단다.
'꿀꿀이의 아이스크림 가게' 융판동화도 들어보았다고 한다. 꿀꿀이가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게 되어 배가 아파 의사선생님에게 치료를 받게 되는 융판동화를 다 들어보고 난 후 꿀꿀이 배가 아픈 이유를 물어보니 '꿀꿀이가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었어요'라고 이야기했단다. 영우도 아이스크림을 조금 먹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1238일 마트 나들이

오후에 마트에 가자고 했더니 영우가 백화점 가자고 한다. 백화점은 전날에도 다녀왔는데, 백화점 좋아하는 베이비로군. 오늘은 마트 갈거라고 했더니 좋은 생각이 있다며 스피커 윙윙하는 마트에 가잔다. 원래도 거기 갈 생각이긴 했는데 그렇게 콕 집어 선호하는 마트를 이야기하니 어찌나 웃긴지.
마트가 목적인지 가전구경이 목적인지, 이번에도 먼저 일렉트로마트에 들렀다. 스피커도 보고 마블 피뷰어도 구경하고 RC카 시연 시간도 기다려서 체험해보았다. 아이들이 서로 해보고 싶어서 몰려들어 있는데 형아들 쫓아다니면서 '몇 분 하고 줄거야'라고 물어보며 기다리긴 기다린다. 이제는 제법 운전을 하는 것이 조만간 RC카를 사줘야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놀고난 후 엄마아빠는 커피 한 잔, 영우는 타요스무디를 한 잔 하였다. 이제 스무디킹에 가도 타요세트를 먹어요. 2014년에 출시한 메뉴인가본데 이제서야 보인다. 마트에서는 주로 과일과 술을 사고, 처음으로 갈치를 사보았다. 그냥 제주산 갈치 살걸, 모로코 갈치를 샀더니 크기만 크고 별로 맛이 없다. 생선 좋아하는 영우도 그냥 그런갑다. 요즘 영우가 밥 먹기 싫을 때 하는 말은 '배에 공간이 없어'이다. 요즘은 자주 배에 공간이 없어지는데 그 공간은 과자 먹을 때는 특별히 더 열린다.

교회 단상

교회 다닌지 4개월이 지났다. 믿음이 없지만 아이 때문에 교회 다니는 사람의 교회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해보자면.
분당에서 유명한 교회는 분당 우리교회이다. 목사님 설교가 그리 좋다고 한다. 내가 다니는 교회는 글쎄.. 분당 사는 사람들이 다니는 교회라 그런가, 가끔씩 우리는 여유 있는 사람이라는게 베이스로 깔려 있다는 것이 느껴질 때가 있다. 교회의 기본 자세가 긍휼히 여기는 것이라 그런가. 그러나 때로는 교회에 대한 반성도 한다. 오늘 날 외부에서 교회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게 된 것이 잘못된 믿음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마지막에 기도할 때 북한과 통일에 대해서도 기도하는 것이 특이했다.
약간 문화적 충격을 받은 것은 헌금을 위해 이루어지는 이벤트들인데, 일단 헌금위원석이 존재한다. 각 구역의 제일 앞자리에 헌금위원들이 앉아 있는데 지정된 가운도 있다. 헌금송이 시작되면 헌금위원들이 헌금통을 돌리고 수거한 후 1층에서 일렬로 줄을 서 헌금통을 큰 나무상자에 넣는 의식이 이루어진다. 그런 의식이 일어나는 동안 헌금송이 진행되는데, 독창이 있기도 하지만 대개는 합창을 한다. 특이했던건 핸드벨 연주가 있었다. 남성중창단, 핸드벨, 그런 소모임들을 교회에서 지원하는 것 같다. 영우가 속해 있는 유아부도 10월에 헌금송이 예정되어 있는데 1년 스케쥴이 미리 나와있는 것일테지.
마지막에 주기도문을 부를 때면 커텐이 동시에 올라가는데 뭔가 멋지다. 그러나 마지막 두 소절 즈음에 목사님이 양 손을 위로 향하는 제스츄어를 할 때면 뭔가 웃기다. 이게 다 믿음이 없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테지. 규모가 있는 교회다 보니 전문가들도 많아서 성가대나 헌금송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수준도 괜찮은 편이고, 반주하는 오케스트라도 있어서 볼거리 들을거리가 있다. 영우가 좀 더 크면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많아질테니 만족도가 더 높아지려나. 뭐, 지금까지도 교회다니기 썩 나쁘진 않다. 림림아, 정은언니, 나 나름대로는 열심히 나가고 있는 중이야~ ㅎㅎ

1237일 여름성경학교

여름성경학교가 진행되어 토요일에도 교회에 간다고 하니 영우는 즐겁기만 하다. 몇 시간이나 아이를 맡기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영우를 같이 돌보기도 하고 싶어서 1일교사 봉사를 신청하였다. 돌아보니 내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선생님 힘들어서 어쩔뻔했나 싶다. 4살자리 꼬맹이들을 쫓아다니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프로그램이 15분 진행되고, 5분 이동하는 식으로 오전 오후에 꽉 짜여 있는데 시간에 딱 맞추어서 얼마나 잘 관리되는지, 4세를 데리고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 싶어 놀랐다. 프로그램도 아주 잘 준비되어 있어서 주제에 맞추어(아이들은 관심 없겠지만) 놀이를 구성하였는데, 이어 달리기, 밀가루놀이, 종이인형만들기, 셀로판지로 스테인드글라스만들기, 확성기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시작할 때는 청년부들이 준비한 오프닝마술과 연극도 있었고, 율동하며 찬양하는 시간에도 영우는 정말 즐거워하였다. 비가 와서 오후에 준비된 수영을 할 수가 없어 아쉬웠지만 이만하면 충분히 훌륭한 하루였다.
2시 반에 일정이 끝나고 집에 와서 씻고 잠든 영우는 3시간이나 자고서야 일어났다. 이 정도 일정은 소화해야 3시간 잘 만큼 피곤한거구나 싶다. 자전거 30분 타는걸로는 택도 없다.

1236일 비치타월

다음 주부터 물놀이가 진행된다. 주 초에 알림장에 수영복과 비치타월을 준비해달라는 안내가 왔다. 이번에도 나는 비치타월을 살 생각을 않고 집에 큰 수건이 없는데? 하다가 10년 전에 받은 누군가의 결혼기념 큰 수건을 찾아내고는 이거 보내야겠다 생각했다. 그러다 아이언맨 우비 사건을 겪고는 이쁜 비치타월을 사야하는거구나라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대유행인 카카오톡 비치타월을 사야하나 고민했으나 던킨도너츠에서 스파이더맨 비치타월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도너츠를 2만원어치나 사서 비치타월 두 장을 샀다. 선생님이 보시면 엄마아빠가 마블덕후인줄 아실듯. 다행히 이번에는 영우도 스파이더맨을 보고 아주 좋아한다. 준비물 챙기는 것도 쉽지가 않구나.

- 어린이 집에서는
오늘도 아이언맨 우비를 입고 장화도 함께 신은 뒤 기분좋게 놀이하였다고 한다.
물그림판에 끼적이기를 하였단다. 영우는 우산 노래에 등장하는 빨간우산, 파란우산, 찢어진 우산을 그려보고는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이거 찢어진 우산이야'라고 했다고 한다.

1235일 우비 이야기 3

우비 때문에 시무룩한 영우를 보니 내가 왜그랬을까 큰 걸 산걸까 싶어 다시 검색해보니, 딱 그 우비만 길이가 길다. 영우 키가 95cm인데 우비 길이 71cm..원래 큰 우비인데 눈여겨 보지 않고 산것이다. 너무 마음에 걸려서 알림장에다 영우가 우비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제일 작은 사이즈인데 길이가 길게 나온 우비여서 잘 때 작은거 사달라며 거의 울기 직전까지 갔다고 써두었다.
등원 할 때에도 울면서 들어갔다. 알림장을 읽으셨는지 선생님께서 영우 우비 멋지다고 보자고 하시며 기분을 전환시키려고 했지만 마음에 안드는 우비로 기분이 전환될 리도 없고 그냥 울다가 들어갔다. 그런데! 놀이 시간에 아이언맨이 그려진 우비를 보고 주희가 멋지다고 말을 해줬더니 기분이 좋아졌는지 하루 종일 입고 다녔다고 한다.
이렇게 우비 이야기는 끝. 이번 에피소드로 느낀 것은 내가 처음부터 우비의 단점을 말한 것이 잘못이다. 우비를 꺼내 입히면서 어머 너무 크다 어떡하지라고 말했는데 선생님은 형님이 되어서도 입을 수 있게 큰 옷이다, 안전한 옷이다, 하며 우비의 장점을 말씀해 주셨다. 앞으로도 이 부분은 주의해야 하겠다.
참, 그리고 이 날 자다가 새벽에 혼자 나가서 쉬하고 다시 들어와서 잤다. 전 날 쉬하고 싶다고 깨서 울어서 신랑이 담부턴 영우 혼자 나가서 쉬하라고 했는데 정말 그것이 일어났다. 아빠 말이 생각나서 그렇게 했냐고 했더니 그렇다며 씩 웃는다. 조금씩조금씩 커가고 있다.

- 어린이 집에서는
아침에 엄마와 헤어지고 나서는 곧바로 울음을 그쳤다고 한다. 우비를 가지고 들어와서 우비에 있는 그림을 살펴보고 모자를 살펴보며 기분이 나아졌단다. 형님이 돼서도 입을 수 있도록 엄마가 긴 옷을 사주셔서 좋겠다고 하니 헤헤 웃기도 하였다고 한다. 놀이할 때 장화를 신고 우비를 입어보았는데, 우비 모자에 달린 투명한 부분을 보고 안전한 옷이라고 이야기 해주니 무척 좋아하였다고 한다.
안전교육이 있었다고 한다. 홍수, 태풍으로 인해 비가 많이 내릴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아보았는데, 비가 많이 내릴 때는 혼자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 물이 들어온 경우에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도와주세요' 외쳐야 한다는 것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실제적인 도움은 안될 것 같지만 이런 교육도 알아서 해주니 참으로 좋구나.
신체 검사를 하였는데 영우는 키 95.6센치, 몸무게 15킬로그램이라고 한다.

1234일 우비 이야기 2

등원 시간에 선생님께서 영우 우비 왔냐고, 오늘 실내에서 우비 입고 놀이할거라고 하셨는데 오늘 배송된다고 말하면서 어찌나 민망하던지, 로켓배송을 했었어야 했나보다ㅜㅜ 기다리던 우비가 도착하여 우비를 하원 시간에 가지고 갔더니, 통합반 선생님께서 영우는 오늘 상상의 우비를 입고 놀았다고 이야기해주신다. 영우에게도 우비가 왔다며 입어보자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크다. 입어본 영우는 시무룩. 잘려고 누워서는 영우만 우비 없어서 기분이 어땠냐고 했더니 싫었단다. 그리고 큰 우비 말고 작은 우비 입겠단다. 우비는 크지만 영우는 아이언맨 우비잖아 했는데 작은 아이언맨 우비 사달라고 이야기하면서 거의 울뻔했다. 흑. 내일 큰 우비 입고 잘 놀 수 있으려나.

- 어린이 집에서는
우산을 꾸며보는 활동을 하였단다. 스티커를 떼기 어려웠는지 '선생님 도와주세요'라고 하길래 떼는 모습을 보여주며 방법을 아려주자 이후에는 스스로 스티커를 떼어 붙여보았다고 한다. 우산이 완성된 후에는 장화를 신고 우산을 쓰고 물웅덩이를 건너보았단다.

1233일 치킨 사랑

미술 수업 마치고 집에 들어갔더니 신랑과 영우가 마주보고 앉아서 치킨을 먹고 있다. 엄마 왔어 하면서 한 번 슥 쳐다보고는 열심히 치킨을 뜯어먹고 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긴지, 그리고 부자의 치킨 먹방을 보고 있으니 뭔가 뿌듯함이 올라온다. 매번 순살치킨만 사주다가 뼈있는 치킨을 줬는데 어른 치킨 영우도 잘 먹을 수 있다며 좋아라한다.

- 어린이 집에서는
오전 간식으로 나온 시리얼 한 그릇을 다 먹고 점심에는 잔치국수도 포크로 찍어 먹었다고 한다. 오이, 백김치, 뱅어포도 먹어보자고 하니 포크로 찍어먹고 국수를 더 다라고 이야기하여 두 번이나 먹었단다.
더울 때, 비 올 때 필요한 물건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영우는 부채 사진을 보면서 '선풍기도 바람 불어서 시원해요'하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물 그림판에 콕콕 찍으며 비를 표현해보기도 했단다.

1232일 우비 이야기 1

지난 주 알림장에 우비를 갖다 달라고 했는데 우비가 없어서 사야하냐고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그냥 실내에서 입어보기만 할거고, 동시에 입거나 하진 않을테니 영우만 괜찮으면 다른 아이거 입어봐도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준비를 하지 않았는데 아침에 선생님께서 영우 우비 없냐고 다른 애들 전부 우비를 갖고 왔단다. 어이쿠야, 준비물이니까 다들 사온게로구나. 이렇게 나는 영우의 준비물을 챙기지 않는 직장맘이 되어버렸다. 비가 와서 실외에서 우비를 입고 비를 맞아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다행히 우비를 하나 더 갖고 온 친구가 있어서 영우도 같이 놀 수 있었다고 한다. 우비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To be continued..  
잠자리에 누워서 '밤에는 아빠가 제일 좋아. 엄마는 조금보다 쪼끔 좋아. 그런데 낮에는 엄마가 제일 좋아. 아빠는 쪼끔 좋아. 아침에도 엄마가 좋아.'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하며 쪼끔 좋다고 하는게 미안한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하는데 아이같지 않은 그 조심스러운 말투가 어찌나 웃긴지 모른다. 할 말은 하는 참 솔직한 아이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아침에 울음을 보였지만 눈물이 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 나눈 뒤에 바로 울음을 그치고, 오전 간식도 먹고, 친구들과 우산 속에 공던져 넣기도 하였다고 한다. 오늘 눈물이 난 이유는 빵이 먹고싶었기 때문이란다. 아침에 빵을 줬는데 좀 남기길래 그런갑다 했는데 집에 남겨두고 온 빵이 생각났나보다.
친구들과 함께 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비가 약하게 내릴 땐 비를 맞으며 뛰어놀기도 하였다고 한다. 우비를 두 개 가지고 온 친구가 있어서 우비 입고 신나게 뛰어놀 수 있었단다. 물이 고여 생긴 물 웅덩이에서 첨벙첨벙 발장구를 치며 즐거워하였다고 한다.
다람쥐반 천장에 바구니 같은 것을 달아놓고 종이로 뭉친 공들을 넣으며 놀았나보다. 저녁 먹고나서 엄청 열심히 공놀이 했다며, 영우 아마 소화가 다 됐을것이라고 하신다. 집에서 공놀이 한 이야기를 물어보니 재미있었는지 엄청 신나했다.

2017년 7월 14일 금요일

1231일 서현 나들이

그간 교회에서 추가로 이용하는 공간은 놀이터밖에 없었는데 비가 올 때면 예배 끝나고 바로 집에 돌아왔었다. 이제 보니 친구네 가족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은 아이가 예배 후 주산을 배운다거나 하는 과외 활동이 있기도 하고, 오후에 특별 강연이 있기도 하고, 본인이 모임을 하기도 해서 교회에 굉장히 오랜시간 머문다. 의도했던건 아니지만 영우가 교회 곳곳을 돌아다니며 장애우들의 예배에 참석하기도 하고, 지하에도 내려갔다오고 하는 바람에 예슬이네를 만나서 한참을 놀았다. 그리하여 신랑도 오라고 해서 교회 식당에서 점심도 먹었다. 교회에서 점심을 해결하는건 나쁘지 않은 듯.
영우 낮잠 자고 일어나서 서현에 가자고 이야기했는데 갑자기 비가 많이 쏟아져서 못가겠네 했더니 '차 타고 가면 되잖아' 와이퍼 움직이는 흉내를 내면서 '이렇게 이렇게 하면서 가면 되잖아' 해서 빵 터졌다. 잠시 후 비가 잦아들길래 신랑이 지하철을 타고 가자고 한다. 내가 발 다 젖을텐데 어떻게 지하철 타고 가냐고 하니까 영우가 '장화 신으면 되잖아' 하면서 지하철을 타고 가자고 한다. 그리하여 지하철 타고 서현 나들이.
사실 나들이의 큰 목적 중 하나는 삼겹살이 먹고 싶어서 하남돼지에 가는 것이었다. 백화점 지하에서 영우 먹을 주먹밥을 하나 사고 우리는 삼겹살과 소주를 두 병이나 시켜서 폭풍흡입을 하였다. 옆 자리에 조금 불편을 주기는 했지만 이만하면 됐지, 충분히 성공적인 삼겹살 외식이었다. 삼겹살을 집에서 구워먹을 생각을 애초에 하지 않으니, 가끔씩 삼겹살에 소주가 생각나는데 소원 풀었다.
다음 코스는 아티제의 망고빙수. 기록을 했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예전에 어린이집 저녁 식단으로 아이스망고가 나온 적이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엄마가 아이에게 오늘 저녁은 뭐 먹었어 물었더니 아이가 차갑고 맛있는거 라고 대답해서, 옆에서 듣고 있던 영우가 '망고야'라고 큰 소리로 알려줬다.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망고를 알고 말이야, 참 풍족한 시대기는 하다. 여하튼 망고빙수를 먹으러 갔는데 맛있어 맛있어를 연발하여 열심히 열심히 먹는다. 신랑도 아들도 맛있게 먹으니, 먹는 모습만 봐도 뿌듯한 엄마의 마음.
다음 코스는 영풍문고로 영우가 며칠 전부터 노래를 부르던 스티커북을 사러 갔다. 수지형이 사주었던 스티커북은 스티커가 정말 많아서 한참 갖고 놀았는데 비슷한 걸 찾지 못해서 학구적인 블루래빗 스티커북을 샀더니 두 권이나 샀는데도 일주일도 안되서 다 붙여버렸다. 어린이 코너로 갔더니 아이스크림트럭을 포함하여 여러가지 보드게임류가 전시되어 있다. 체험도 해볼 수 있어서 영우도 이것저것 만져보았는데, 장난감이 너무 많아서 보는 것마다 빼오는 바람에 제자리에 두느라 혼났다. 그래도 사달라고 떼쓰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그리고 마지막 코스는 다이소. 영우 스케치북도 사고, 어린이집에서 그려오는 그림들 넣어줄 파일도 사려고 갔는데 영우는 또 흥분했다.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는 것들이 있을까' 하면서 모든 섹션에 다 들어가서 하나하나 만져보고 다닌다. 만져볼게 많은 것은 좋은데 깨지는 물건들도 많아서 곤란하다. 다이소에 영우랑 와본게 세 번째쯤 되는거 같은데 구조를 기억하나보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오늘은 왜 강아지가 없냐고 물어본다. 지난번에 왔을 때 강아지가 입구쪽에 묶여 있었던 것이 생각났나보다. 휴~ 이렇게 서현 나들이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서현 살때는 참 촌스러운 동네라고 생각했는데 더 시골인 이매로 가니까 서현은 참으로 번화하고 놀게 많은 곳이구나 싶군.

1230일 일산 나들이

저녁에 형님들 가족과 일산에서 만나기로 해서 현대 모터 스튜디오에 가보기로 했다. 킨텍스 옆에 있어서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너무나 좋아할만한 곳이다. 영우 역시 들어가자마자 흥분해서 뛰어들어갔다. 1층은 따로 비용 없이 둘러보고 시승할 수 있는데 가장 인기코너는 트럭이다. 트럭 타 볼 일은 없으니 어른들도 신기해하긴 한다.
입장권을 사면 정해진 시간에 맞춰 입장을 하게 되고, 스토리텔러라고 부르는 분들이 전시장을 설명하고 안내해준다. 철광석에서 시작하여 차체가 만들어지고, 로봇들을 이용하여 도색, 조립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에어백이나 바람과 소리 등을 어떻게 연구하여 적용하는지가 간략하게 전시되어 있다. 영우가 다 받아들이지는 못했겠지만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어할만하게 구성되어 있다.
4층에는 식당이 있고, 3층과 1층에는 카페가 있는데, 이런 부대시설은 입장권 없이도 이용할 수 있도록 동선이 짜여져 있다. 보통 이런 공간의 식당은 비싸기 마련이지만 가격도 좋고 맛도 괜찮고 내부 인테리어도 꽤 괜찮다. 우리가 간 날은 특별히 버스킹 공연이 있었는데 다음 약속도 있고 해서 다 보지 못하고 나왔지만 테라스에서 맥주 한 잔 하는 것도 꽤 좋을 것 같다. 생맥주가 맛있었거든.
쉬지 않고 뛰어놀아서 차에 타자마자 기절한 영우는 30여분 잤으려나, 고모집에 도착하자마자 깨서 또 놀기 시작한다. 본가에 가서 저녁을 먹었는데 놀이방 덕분에 조금 수월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영우가 게임기 앞에서 계속 버튼을 두드리길래 어떻게 하길래 알려준다고 옆에 앉아서 좀 해봤는데 역시 나는 게임은 젬병이다. 나중에는 영우가 나를 비웃겠지. 놀이방에서 순순히 따라나와서 밥도 한그릇 잘 먹고 다시 놀이방에서 신나게 놀다가 고모집으로 갔다.
고모집에는 고양이가 있는데, 아직은 고양이가 무서운가보다. 베란다에 있는 고양이를 방 안에서 볼 때가 가장 흥미진진하다. 고모가 성빈이형이 어릴 적 갖고 놀던 앵그리버드랑 아이스크림트럭 장난감을 가지고 나와서 영우가 해보게 했다. 어린이용 보드게임 같은 장르인 것 같은데 놀면서 지능개발도 하고 그런 장난감? 아이스크림트럭은 어떻게 하는건지 설명을 해주고 좀 도와주었더니 규칙을 이해하고 제법 잘한다. 제 맘대로 잘 안될테니 트럭들을 막 흐트러뜨리고 맘대로 가지고 놀 줄 알았는데 집중해서 하는 모습을 보니 놀랍다. 고모, 고모부들도 영우 똑똑하다고 흥분하심.
그리하여 성빈이형의 앵그리버드와 아이스크림트럭을 받아오게 되었는데, 새 장난감이 생기니 너무 좋은가보다. 영우 가방에 장난감을 잔뜩 넣어왔었는데 또 장난감을 받아서 자리가 없다고 어떡하지 했더니 그럼 내 장난감을 성빈이형한테 주겠다며 로이를 주려고 한다. 영우가 정말 좋아했던 로이를 성빈이형한테 내어줄 수 있을 정도로 아이스크림트럭이 너무 좋았나보다. 돌아와서 아이스크림트럭 놀이를 하면서 '성빈이형은 좀 슬플걸' 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정말 그러하다.  

2017년 7월 12일 수요일

1229일 말잔치

자는 동안에도 열이 조금 나더니 아침에는 39도가 넘는다. 해열제를 먹였는데 바로 열이 떨어지지는 않으니까 '아프다고! 어떡하면 좋아' 하면서 칭얼댄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바로 열은 내렸는데 이 와중에도 어떡하면 좋아라고 말하는게 너무 귀여워서 기록해둔다.
열이 내리고 상태가 좋아져서 놀이를 하다가 장난감이 소파 밑으로 들어갔는데, 우리가 밥 먹던 중이라 바로 대응을 해주지 않자, '엄청 멀리 들어갔어, 내가 보기엔. 좀있다가는 잃어버릴지도 몰라.' 하는데 얼마나 웃긴지 모른다. 결국 신랑이 가서 장난감을 빼주었다.
영우랑 놀아주다가 나혼자 소파에서 잠들어버렸는데 영우는 내 핸드폰으로 신랑에게 라인 음성메시지를 보내놓았다. 어떻게 한거지. 노래도 부르고 소리도 지르고 열 개 넘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시작은 역시 물집이 생겼다는 내용이다. 물집 생긴게 영우에겐 엄청 큰 사건이었나보다.

- 어린이 집에서는
등원 후에 기분 좋게 놀이하였단다. 오전 놀이를 할 때는 체온이 37.6도였는데 낮잠 자기 전에 다시 재보니 38.3도였다고 한다. 다행히 아픈 모습 없이 친구들과 기분 좋게 오전 일과를 보냈다고 한다.
작은 초록놀이터에서 '동동동대문' 노래를 부르면서 놀이하였다고 한다. 친구, 선생님과 함께 손을 잡아 문을 만들어보고 영우가 만든 문에 친구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며 크게 웃어보이기도 했단다. 친구들이 만든 문 사이를 지나가다 문 안에 멈추어 12시가 될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였다고 한다.
어제에 이어 카나페를 만들어 먹어보았다고 한다. '맛있어요!' 이야기하며 열심히 만든 카나페를 한 입 크게 먹어보고 다 먹은 후에는 손과 입을 깨끗이 씻어보았단다.

1228일 아픈 영우

오후에 어린이 집에서 전화가 왔다. 낮잠 자기 전에 영우 몸이 좀 따뜻한 것 같아서 체온을 쟀더니 37도 정도였는데 낮잠 자고 일어나니 38도가 넘는다고 한다. 평소와 달리 힘없이 앉아있다고 한다. 해열제를 먹일까 하는데 일단은 그냥 지켜보고 좀 더 열이 오르면 먹이자고 했더니 한 시간쯤 후에 다시 전화가 와서 39도가 되었다고 한다. 해열제를 먹이고 신랑이 일찍 퇴근해서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다행히 구내염 등은 아니고, 목에 염증이 있는 상태이긴 하단다. 지난 일주일간 기침을 좀 하고 콧물이 나기도 했는데 결국 열이 나네. 그래도 전염병이 아니니 다행이다 싶었는데 저녁에 응가를 하더니 설사를 두 번이나 더 했다. 이후에는 계속 컨디션이 좋고 잘 놀길래 그냥 체한건가, 이제 괜찮은건가 싶었는데 새벽에 다시 열이 났다. 빨리 지나가면 좋겠네.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쇠고기죽순볶음과 고구마순나물이 나왔는데 밥을 먼저 먹은 뒤 포크를 사용하여 반찬을 골고루 먹었다고 한다. '싹싹 해주세요~' 라고 해서 선생님께서 숟가락으로 밥을 깨끗이 긁어서 주니 한 입 크게 먹어보았다고 한다.
카나페를 만들었는데 영우는 접시 위에 과자, 딸기잼, 과일, 치즈를 보며 '빨리 먹고 싶어요!'라고 하였단다. 엄청 먹고 싶었을텐데도 친구들이 카나페 재료를 다 받을 때까지 앉아서 기다려주었단다. 과자 위에 숟가락을 사용하여 잼을 발라보고 치즈껍질도 두 손가락을 사용하여 까서 올려보고 바나나도 올려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화장실에서 손과 입을 닦으며 '맛있었어요' 이야기했다고 한다.

1227일 일상

오랜만에 비가 오지 않는 저녁이라 자전거를 타고왔다.
요즘 영우는 '거짓말 거짓말'을 외치는게 일이다. 우리가 하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우리가 약간 실수를 한다거나, 본인이 억지를 부리고 싶을 때는 '거짓말 거짓말'을 외친다. 영우의 최상급 표현은 백미터이다. 기분도 백미터만큼 좋고 키도 백미터만큼 클거고 멀기도 백미터만큼 멀다. 백미터 어쩌고 이야기 들을 때마다 웃기다.
신랑한테서 외면받는 계절이 왔다. 영우도 나를 외면한다. 잘 때 좀 안고 있을라치면 '엄마는 더워'를 외치며 아빠한테로 굴러간다.

- 어린이 집에서는
점심에 열무된장무침과 두부조림, 미역국이 나와서 미역을 포크로 건져 밥 위에 올려서는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열무된장무침과 두부조림도 기본 제공양을 다 먹었단다.
'칙칙퐁퐁 칙퐁퐁' 테이블 동화를 들어보았다고 한다. 그림책 속 재미있는 말소리를 들어보며 동물 친구들을 기차에 태워보았단다. 영우는 도마뱀을 기차에 태워주었는데 도마뱀을 태운 기차가 움직이는 것을 보며 친구들이 태워준 동물 이야기도 하며 놀이했다고 한다.

1226일 그림이 수준급

미술 수업이 있는 날이라 영우는 아빠와 오랜 시간 미디어 시청을 하였다. 폴리도 열 편 넘게 보고 규리도 보고 마술피리도 봤단다. 영우가 나에게 마술피리 본 이야기를 하면서 '
밤의 여왕 안이뻐, 공주는 이뻐' 라고 한다. 노래를 잘 하는구나 들어야봐야지 예쁜거 찾고 있었냐고 했더니 그렇단다. 엄마 아들이구나.
어린이집에서 그린 그림을 받아왔는데 지하철이라고 한다. 바퀴까지 제법 잘 그려놓아서 선생님도 보시고 깜짝 놀랐다고 하신다.

집에서도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구급차라고 하며 그림을 그린다. 나름 깔맞춤까지 해서 하늘색 선은 비, 회색 선은 자동차 연기, 차 앞의 하늘색 선은 와이퍼다. 비오는 날에 와이퍼라니, 그 섬세함에 깜짝 놀랐다. 이후 사람 얼굴도 그렸는데 눈코입을 제법 비슷하게 그려넣었다. 직직 선을 그으며 낙서만 하던 영우가 언제 이렇게 컸나싶다.


- 어린이 집에서는
등원 후 오전 간식을 먹지 않고 바로 놀이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점심에는 등심돈가스와 양상추샐러드가 나왔는데 돈가스를 한 입에 쏙 넣어서 먹고, 양상추 샐러드도 기본 제공 양을 다 먹었다고 한다.
꼭꼭 숨어라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종이벽돌블럭을 차곡차곡 쌓아 벽을 만들어보고 '꼭꼭 숨어라' 노래를 부르며 벽 뒤에 숨어보기도 하였단다. 술래 역할하는 친구들이 노래부르는 동안 쿠션에도 숨어 얼굴을 가려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숨바꼭질 놀이가 재미있었는지 크게 웃으며 오전 일과를 보냈다고 한다.

1225일 고깔놀이

월요일이어서 그런지 다람쥐반 입구에서 아이들이 들어가지 않고 있다. 통합보육 시간이라 담임 선생님도 아직 안오셨고, 엄마들이 이불을 정리하느라 교실 밖에서 머무는 시간이 좀 기니까 아이들도 들어가기 싫은가보다. 그 때 마침 선생님이 쟁반에 무언가 놀잇감을 담아서 오시는데 오늘은 무슨 놀이할까 궁금했는지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가서 뭐예요를 외친다. 귀여운 녀석들. 선생님이 갖고 오신 것은 고깔이었고, 고깔놀이를 한 기념으로 저녁에는 고깔콘을 먹으면서 놀이한 이야기를 들었다.
하원할 때에는 내가 데리러 갔는데, 영우가 나를 보더니 '아니야' 하면서 '조금만 더 놀고 갈게'를 외친다. 아침에는 일찍 오라고, 캥거루반 가기 전에 오라고 외치지만 막상 캥거루반에 가면 너무 재미있나보다. 엄마는 뒷전.

- 어린이 집에서는
영우가 주말동안 선생님들을 보고 싶었다고 하여 선생님도 주말동안 영우 보고싶었어~ 이야기해주니 미소를 띄어보였다고 한다.
점심에 오징어볶음과 안 매운 오이소박이가 나왔는데 다른 친구에게 반찬을 골고루 먹어보자고 이야기하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영우가 '영우는 오이도 먹고 오징어도 먹고 김치도 먹고 다~ 먹었어요'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국에 담긴 계란도 함께 먹으며 기본 제공 양의 밥을 다 먹었단다.
고깔을 사용하여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주고받아 보았단다. 등원 시간에 선생님이 고깔을 한가득 들고 오시자 아이들이 '그게 뭐야' 하면서 우루루루 몰려갔었는데 이렇게 노는거였구나. 영우는 고깔로 친구의 이름을 크게 불러보기도 하고, 오전 놀이를 하는 동안 고깔을 옆에 두고 친구에게 이야기할 상황이 생기면 고깔을 사용하여 이야기해주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고깔을 친구의 귀에 대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귀엽다.

1224일 놀이책

푸르니에서는 매월 놀이책이 나온다. 원에서 하는 교육 과정과 놀이들에 대해 설명이 되어 있고 원과 연계해서 가정에서도 놀아줄 수 있도록 하는 책인데, 매번 꼼꼼히 보지는 못하고 스티커를 붙이거나 놀잇감만 만들어주고 끝난다. 이번 달은 우유팩으로 자동차를 만들어보고 주차장에 주차도 시키고 하는 것인데 집에 200ml 우유팩이 없어서 계속 못 만들어주었다가 어제 영화보러 갈 때 일부러 우유를 세 팩 샀다. 그리하여 만든 주차장 놀이 세트. 사진을 찍어놓지 못해서 지금 찍으려고 봤더니 스티커가 다 일어났네. 그래도 비오는 주말 새로운 놀잇감으로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2017년 7월 9일 일요일

1223일 주토피아

며칠 전에 일어나자마자 '안아주세요'라고 하길래 너무 사랑스러웠다고 신랑한테 이야기했었는데 이 날 아침에도 일어나면서 '엄마 안아주세요' 한다. 잠시 후에 '영우가 안아주세요 해서 너무 사랑스러웠지?'라고 묻는데 이 녀석 엄마아빠를 조련하고 있었구나.
놀이를 하다가 공은서 선생님, 박진주 선생님이 보고싶다고 한다. 학기 초에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할 때에는 친구들은 보고 싶어도 선생님들은 보고싶지 않다고 했었는데 이제 완전히 적응했구나 싶어서 고맙다.
성남아트센터에서 하는 주토피아 무료 상영 행사가 있어서 가보고 싶었는데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한다. 비가 좀 잦아들었길래 가보니, 비를 맞지 않을만한 공간이 있었다. 지난 주의 교훈으로 이번 주에는 과자를 네 봉지나 사갔다. 영우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과자를 다 먹을 때까지의 시간뿐이어서 네 봉지를 산게 잘한거긴 했지만. 동물들이 나오니 좀 재미있어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영우는 과자를 다 먹자마자 '재미없어 이제 집에 가자'라고ㅜㅜ
그래도 집에 와서 주토피아 종이접기를 내놓았더니 토끼랑 양이랑 다 익숙해하기는 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종이접기를 잘한다. 영우의 첫 종이접기 작품!

1222일 사랑한다고 전해줘

아침 반찬으로 고추튀김을 먹어보았다. 영우가 워낙에 바삭바삭한 것을 좋아해서 우리가 먹는 것을 보더니 먹어보고 싶었나보다. 먹어보기 전까지는 맴운 고추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는데, 작은 조각 하나 먹고는 매워매워 난리다. 그래도 맛있기는 한지 하나 더 먹어볼 시도를 해본다. 신기하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어린이집에 울며 들어간다. 다람쥐 반 문 앞에서 나를 붙들고는 '아빠한테 사랑한다고 전해줘'라고 하는데 그 순간에는 엄청 짠했고 신랑한테 이야기하면서도 좀 슬펐는데 지금 쓰니까 왜이렇게 웃기지?

- 어린이 집에서는
알림장에 영우가 집에서도 엄마아빠 다리를 밟고 지나가는 일이 있는데 타이르기만 하고 많이 혼내지 않았더니 그랬나보다고, 많이 혼내고 안그러기로 약속했다고 적어두었다. 영우가 엄마, 아빠와 웃으며 하는 것들을 놀이로 생각하고 친구들에게 하곤 한단다. 아마 영우도 놀이로 알고 있던 것이 놀이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스럽고 속상했을거라며, 영우의 그런 마음도 알아주고 이야기해달라고 하신다.
등원할 때 울음을 보였지만 5분 이내에 그치고 놀이하였다고 한다. 신문지 공을 보며 놀이했던 기억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 상자 안에 신문지 공을 넣어 보기도 하고, 공을 이리저리 굴려보기도 하였단다.

1221일 울고 들어감

등원 시간에 다람쥐반 앞에서 린이가 엄마와 책을 읽고 있었다. 린이는 거의 매일 다람쥐반에 들어가기 전에 엄마와 책을 읽는데 갑자기 오늘 영우도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엄마는 회사 가야해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했더니 울기 시작한다. 그리고 캥거루반 가기 전에 오라고 당부한다. 오랜만에 울면서 들어가는 것을 보니까 짠하다.
신랑이 하원을 시키면서 왜 캥거루반 가기 전에 오라고 했냐고 물어보니 '아빠가 보고싶을까봐'라고 했단다. 그래서 노는 동안 아빠가 보고싶었냐고 물어보니 '아니'란다. 쿨한 녀석.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시우를 밟았다고 한다. 시우 다리 위에 판(?)을 놓고는 그 위에 올라섰다고 한다. 벌써 시우에게만 몇 번째인지ㅜㅜ 밟으면 어떻게 되는지가 그냥 궁금하다고 한다. 많이 혼내긴 했는데, 전에도 시우를 문 이후로 같은 일은 없었으니 괜찮을 것 같긴 하지만 또 어떤 이유로 어떤 사고를 칠 지 걱정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알림장에 물감놀이 하면서 영우 손을 스케치북에 대고 그려보았다고 썼더니 이전에는 선생님 도움을 받아 그렸는데 요즘은 스스로 잘 그린다고 말씀해주신다. 발 테두리를 따라 그리며 발도 능숙하게 그리곤 한단다.
영우가 아침에 울음을 보였지만 신문지를 구겨 공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골을 넣어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다고 한다. 일과는 즈겁게 보낸 모양이다.
비 막대를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어제 길게 찢은 습자지, 신문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영우는 양면테이프의 끈적이는 면을 만져보고는, 끈적이는 부분에 습자지, 신문지를 붙여 영우만의 비 막대를 완성했단다. 친구들과 함께 흔들며 즐거워하였다고 한다.

1220일 감점

아침에 미니김밥을 만들어주었는데 맛있었는지, 선생님한테 편지 쓴다고 하니까 엄마 김밥 만드는 동안 자고 있었다고 적어달라고 하였다.
어린이집에서 누가 영우가 갖고 놀던 놀잇감을 갖고 놀고 싶어서 영우 가슴을 밀쳐냈다고 한다. 이후에 또 한 번 해코지 했다고 하는데 영우가 울지는 않아서인지 신랑한테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이름은 이야기하지 않더란다. 그래서 영우한테 물어보니 하온이가 그랬단다. 집에서 가끔 하온이 이야기를 하는데 장난감 던진 이야기, 소리 지른 이야기 등을 한다. 오늘도 잠자는데 시끄럽게 하는 아이들 이야기를 해주었다. 영우는 안 그러냐고 물었더니 영우도 그런다는 것이 함정.
오랜만에 물감놀이를 하였다. 한동안 안했더니 물감을 못찾아서 크레팡으로 칠하고 물을 묻혀서 물감으로 만들었는데 정말 좋아한다. 영우 손을 스케치북에 대고 그리는데 혼자서도 제법 잘 그린다. 정말 재미있었는지, 잠자기 전에 '물감놀이 너무 좋았어'라고 이야기한다.
영우와 양치를 하고 나서는 점수를 매겨준다. 잘했으니까 백점이라고 하면 다음엔 십백점을 받겠다고 하기도 하고, 오늘은 몇백점이냐고 묻기도 한다. 이 날은 장난도 치고, 옷도 다 젖고, 입도 잘 안벌리고 해서, 잘 못해서 감점이야 했더니 감점 싫다고 운다. 거기까진 괜찮았는데 갑자기 감점받아서 죄송하다며 빌기 시작한다. 잘 못해서 감점을 받은거긴 하지만 감점을 받을 수도 있는거라고, 늘 백점만 받고 살 수는 없는거라고, 그건 죄송하다고 할 일은 아니라고 이야기하며 달래긴 했는데 뭔가 찜찜하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하는 행동들에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평생 점수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는건가, 벌써부터 감점을 싫어하다니 뭔가 마음이 찜찜하다.

- 어린이 집에서는
놀이를 하던 영우가 갑자기 울음을 보였다고 한다. '김밥, 김밥' 하면서 울음을 보였단다. 영우에게 김밥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인지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면서, 아침에 김밥을 먹다가 하나를 떨어뜨렸다며 울음을 보였다고 한다. 엄마한테 김밥 하나 떨어뜨려서 아쉽고 속상했다고 전해주기로 하고, 세수를 한 뒤에는 진정이 되어 다시 즐겁게 놀이하였단다.
신문지, 습자지 등 얇은 종이를 찢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종이를 양 손으로 잡고 길게 찢어보기도 하고 잘게 찍어보기도 하였단다. 선생님을 부르며 '영우 좀 보세요. 이거 찢었어요'하며 보여주기도 하였단다.

1219일 일상

전 날 동영상을 본 여파인지, 아침부터 아림 이모랑 유모차 탄 거 보여달라고 한다. 보미 이모와 아림 이모가 함께 노래해주는 영상도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고 보면 이제 이모들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나보다. 전 날 수지 이모 백 번 부르더니 이 날은 아림 이모를 찾으니 말이다.
저녁에 신랑이 영우를 데리러 갔는데 방 안을 살펴보아도 영우가 안 보이더란다. 어디갔지 하고 계속 둘러보는데, 선반 위에 올라서서 머리를 묶고 락스타처럼 기타를 치며 노래하고 있는 아이가 영우더란다. 아 웃겨라. 무슨 노래를 부른 것인지도 나한테 알려주고 싶어했는데, 나중에 영우가 부르는 것을 들어보니 어린이집에서 정말 다양한 노래를 들려주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구나 싶다.
내가 미술 수업 가는 날이라 신랑이 영우랑 같이 이매역쪽의 상가에서 치킨을 사러 갔다고 한다. 처음 가보는 집이라 맛이 있으려나 모르겠네 했더니 영우가 주인 아주머니에게 직접 '치킨 맛있어요, 맛없어요?'라고 물어보더란다. 아주머니가 너같이 물어보는 애는 처음이다야 하며 빵 터지셨다고 한다. 귀여운 녀석.

- 어린이 집에서는
커다란 전지 위에 붙어있는 영우 얼굴 사진을 발견하고는 관심을 보이며 종이 위에 손바닥과 발바닥을 대보았다고 한다. 선생님이 손과 발을 따라 그림을 그려주었더니 영우가 손과 발에 색을 칠해보았단다. 또한 줄을 그려 친구 손과 발을 이어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잔디정원에서는 잔디밭에서 꽃과 풀을 찾아보았단다. 기다란 풀을 발견한 영우가 선생님에게 다가와 '간질간질~'이라고 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1218일 자전거

매일매일 타도 자전거 타는 것은 신나나보다. 비가 올 것 같아서 멀리 나가지 않고 집 앞 주차장에서만 타는데 후진을 하며 '부모님 이것보세요' 한다. 부모님이라니 기분이 참 묘하네. 언젠가, 부는 아빠를 의미하고 모는 엄마를 의미하는 거라고 이야기해 준 적이 있었는데 할머니의 모가 왕할머니냐며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 같더라니, 실생활에서 적절하게 사용도 하니 참 가르칠 맛 나는구나. 계속 자전거 타겠다고 안 들어온다는 것을 치킨 사왔다고 먹으러 가자고 하니까 따라들어온다. 영우의 페이보릿 푸드는 치킨.
수지형이 동영상 편집 앱을 테스트하다가 영우 영상을 몇 개 만들어 보내주었는데 그것을 본 영우는 수지이모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내겠다고 한다. 내용은 저번에 물집이 생겨서 울었다는 뜬금없는 엄살. 그리고 4세 영우도 동영상으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한다. 스티커를 보내더니 스티커 설명도 하고, 지금 우리집 풍경도 설명하고, 영우가 직접 녹음을 해서 전송까지 했다. 지금 다시 들어보니 영우 목소리가 참 귀엽네 그려.

- 어린이 집에서는
아침에 죽 먹겠다며 밥을 잘 안먹으려고 하는데 정말 잘 먹고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오전간식으로 제공된 죽 한그릇을 모두 먹었고, 점심에도 제공된 반찬과 밥 한그릇을 뚝딱 먹었다고 한다. 영우가 밥을 잘 먹기는 하지만 반찬을 골고루 먹는다는 것은 아직도 실감이 안난다.
'따르릉 따르릉~' 노래를 부르며 영우가 자전거를 타는 흉내를 내보았다고 한다. 선생님을 따라 걸어다니며 자전거를 타보기도 하고, 누워서 다리를 위로 쭉 뻗고 움직여보며 다양한 신체움직임을 시도해보았단다. 이어서 자석블럭으로 자전거의 손잡이를 만들어 끼워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영우가 만든 멋진 자전거 손잡이를 움직이며 즐거워하였다고 한다.

1217일 모델하우스 구경

판교에 새로 생기는 아파트가 요즘 핫해서 생애 첫 청약을 넣어볼까 하여 모델하우스에 가보았다. 줄이 얼마나 길던지, 입장하는데에도, 평형마다 들어가볼 때에도 몇 십분씩 기다려야 했다. 영우가 잘 기다릴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제공하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풍선으로 만들어주는 칼을 갖고 놀며 시간을 보냈다. 후 불어서 풍선이 길어지는 모습을 처음 본 영우가 엄청난 리액션을 보여서 알바청년도 기분이 좋았나보다. 나중에 보니 영우 칼만 풍선 두 개를 사용해 만들어서 제일 크고 화려했다.
이제 모델하우스를 구경하는 시간. 사람이 너무 많고 복잡해서 가끔 영우를 놓치기도 했다. 영우가 어디있는지 찾아보면 소파에서 뒹굴거리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이동하며 집을 구경하고 있다. 이쪽이 영우 방이 될거라고 했더니 목욕은 어디서 하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침대는 어떻게 생겼는지 유심히 본다. 영우도 나중에 크면 혼자 침대에서 자겠다고 한다. 영우의 협조로 성공적으로 모델하우스 구경을 마무리했다.
한켠에는 놀이방도 마련되어 있어서 미니언즈와 사진도 찍고 미니언즈와 칼싸움도 하면서 놀았다. 집에 미니언즈 자동차가 있기는 했지만 그것이 미니언즈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은 처음 안 영우. 이제 미니언즈의 존재를 알았으니 오사카 유니버셜 여행에 한 걸음 다가섰다.

2017년 7월 4일 화요일

1216일 첫 오페라

아침부터 포크레인 갖고 역할놀이를 하는데 막 대사를 한다. '내가 불을 꺼줄게, 어 알았어, 기다려' 뭐 이런 종류의 이야기들을 하면서 구조대 혹은 공사장 놀이를 한다. 둘이 앉아서 대화를 주고받은 적은 많았지만 장시간 혼자 앉아서 역할놀이를 하는 것을 보니 언제 이만큼 컸나싶다.
책을 읽는데 쪼꼼 나라의 게으른 공주가 주인공이다. 그림을 유심히 보더니 공주가 안 이쁘다며 왜냐고 물어본다. 아닌게 아니라 작화가 모든 인물들의 얼굴형을 타원형으로, 정말 안 이쁘게 그려놓기는 했다. 그런데 어디서 공주는 이쁘다는 것을 배웠을까. 원흉은 나인가.
자꾸 잔머리를 굴린다. 보통 외출할 때는 새 옷으로 갈아입히는데 동네 나가는거라 입고있던 옷 그대로 나가려고 했더니 싫었나보다. 갑자기 세수를 하겠다며 욕실로 들어가더니 옷을 다 적셔놓고 나왔다. 그리고는 실수란다. 옷을 갈아입고 나가야겠다고 한다.
저녁에는 중앙공원에서 하는 파크콘서트를 보러갔다. 이번 순서는 오페라 마술피리인데, 야외공연이라 무대가 화려하지는 않겠지만 영우가 볼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하고갔다. 비가 오락가락해서 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시작 시간을 30분 잘못 알고 도착한 덕분에 비 안 맞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영우가 얼마나 잘 볼 수 있을까 싶어서 여차하면 바로 퇴장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한 시간이나 보았다. 한 시간을 버틴 것은 온전히 새우깡 한 봉지 덕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 무대를 보면서 노래 잘한다 이야기도 하면서 한 시간을 있다왔다. 나름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까지는 보고 나와서, 지금도 밤의 여왕 아리아를 흉내내보기도 하고 밤의 여왕 멋지지 않았냐는 이야기를 한다. 옆자리의 7살 형아랑 이야기도 하고 과자도 나눠먹었는데 우리가 간다고 하니까 그 형아는 배웅까지 나왔다. 영우가 6살인 줄 알았다며 잘 가라고 하는데, 그 소리에 기분이 좋았는지 영우는 지금도 가끔 자기 6살 같냐고 물어본다. 이만하면 첫 오페라 감상은 성공적.

2017년 7월 2일 일요일

10년 전의 기록

가끔 싸이에 들어가면 과거의 오늘 기록된 것들을 보여주는데, 2007년 7월 1일의 기록은 이러하다.
"PB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은 내가 아는 지식을 전달하고 상담해 주는 것..
더더더 많은 지식을 쌓고 끊임없이 공부해서 매일매일 발전하는 내가 되기를.."

PB라니..10년이 지난 지금은 참 멀리 와버린 것 같다. 그 시절의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많았던 것인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래저래 불평이 많기도 했고, 꿈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고,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았던 것 같지만 지금의 모습이 내가 바랬던 모습은 아니다.
수지형이 나의 커리어를 읊으며 통신, 카드, 금융, 게임, 뭔가 해도 할 수 있을거라고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산업을 이리저리 바꿔버린 바람에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업무에 좀 자신이 없기도 하고, 지금 업무가 나중에 리더급으로 옮길 때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이 있기도 하지만 직장 생활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자신감이 없는 상태이다.
결국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아직도 잘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흘러가는대로 나를 내버려두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웹툰 '나빌레라'에서 나이 70이 되어서 하고싶은 것을 시작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보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뭐 꼭 그때문은 아니고 이 웹툰은 눈물이 날만한 요소가 많이 있긴하다. 할아버지가 시작하는 것은 발레인데, 소재도 소재지만 자문을 해준 이원국 발레리노는 내가 애정하는 김기완, 김기민 형제의 스승이라 더욱 애정을 갖고 보게된다.)
10년 전 기록에서의 마지막 문장은 참으로 부끄럽다. 하고싶은 것을 찾기 위한 노력은 게을리 하지 말아야 했을텐데, 특정 분야가 아니더라도 지식을 쌓는 일은 계속했어야 했을텐데,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이러다가 발전 없는 꼰대가 되어버리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좋아했던 경제학자가 있었는데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긴건지 완전 꼰대가 되어버렸다. 철저한 시장주의자인 그는 모든 것을 시장은 효율적이다라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하는데, 예전에는 신선한 시각도 있었다만 지금은 너무 과하다. 모든 것을 데이터와 효율이라는 프레임에 짜맞추려고 하는데 그 과함에 대해서 스스로는 잘 모르고 있을뿐만 아니라(알고 있는데 책 쓰려고 그러는걸까), 본인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나 대단해서, 자기 생각이 다 옳아서, 남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 여러 모로 좋아했던 사람인데 꼰대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정말 짧더라. 공부하지 않고 발전 없는 삶을 살다 꼰대가 되는 삶은 싫은데 말이지. 지식인도 꼰대가 되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것을 깨달은 날이다.

1215일 교회 친구가 생겼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장난타임. 영우가 내 코를 떼는 시늉을 하면서 코를 떼갔다고 한다. 이어서 눈을 떼는 시늉을 하면서 눈을 떼갔다고 한다. 내가 떼간 쪽 눈을 감고 어어 영우가 내 눈을 빼갔어 어떡하지 안보여 했더니 '아니야, 윙크잖아' 한다. 영우는 이렇게 오랫동안 윙크할 수 있냐고, 엄마 눈을 영우가 빼간거잖아 했더니 정말 그런거 같은지 막 울기 시작하려고 한다. 울까봐 눈을 뜨고 장난이었어 했더니 '눈물이 조금 났어' 하는데 귀여운지. 애기는 애기다.
저녁에 하원을 시키고 교회 앞에 자전거를 타러 갔다가 친구를 만났다. 친구 막내아들이 7살인데 금요일 저녁 7시부터 성경공부도 하고 연극도 하고 놀기도 하는 시간이 있나보다. 그런데 영우와 유아부 같은 반인 예슬이의 언니도 7살이어서 그 수업을 듣느라 예슬이와 엄마도 교회에 와서 대기중이었다. 예슬이의 엄마와 내 친구는 고등학교 친구이고, 영우와 예슬이는 같은 반이라 이래저래 얽혀있는데 예슬이가 영우와 엄마아빠 놀이를 해야한다며, 우리가 집에 가려하자 울려고 한다. 밖에 모기도 많고, 수업이 끝나려면 시간도 좀 남았고 해서 우리집에 함께 가서 놀았다. 내 친구는 아직 우리 집에 초대를 못했는데 아들 친구라면 무조건 초대하는구나.
영우는 또 예슬이 엄마에게 이것저것 장난감 자랑을 한다. 자랑을 하다하다 돼지저금통까지 자랑을 했는데 돼지저금통 모아서 뭐 살거야? 하니까 방충망 산단다. 다용도 실에 방충망이 없어서 문을 잘 열어놓을 수가 없는데, 여름이 되니까 필요할 것 같아서 방충망 이야기를 한 번 꺼낸 적이 있는데 영우가 사준다는군. 효자 영우.

- 어린이 집에서는
요즘 다람쥐반에 등원 후에는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기분좋게 일과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점심에 가지볶음이 나왔는데 기본 제공 양의 가지볶음을 다 먹었다고 한다. 국에 담겨진 어묵을 찾아서 먹어보며 '맛있어요~'라고 이야기도 하였다고 한다. 가지가 쉽지 않은 음식인데 가지볶음을 다 먹었다니 참 놀랍네 그려.
종이벽돌블럭을 사용하여 큰 세차장을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친구가 들어가도 되는지 물어보니 영우가 친구의 손을 잡으며 '이리 들어와~ 내가 손잡아줄게'라고 이야기도 하였단다. 세차장에 들어온 친구와 함께 자동차를 세차해주기도 하며 놀았다고 한다.

1214일 선생님과의 대화

저녁에는 주로 신랑이 영우를 하원시켜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다. 신랑이 일이 있어서 내가 데리러 갔는데 막상 선생님을 만나면 또 할 말이 없다. 선생님께서 영우가 색칠한 포크레인 그림을 갖고와서 보여주셨는데 포크레인이 황토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왜 황토색으로 칠했느냐고 물어봤더니 영우가 '흙이예요, 흙을 밟았어요'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 답이 기특했는지 그림에 직접 영우 이야기를 써주시기도 하였다.

영우가 가방에 장난감을 담아서 갔는데 집에 가자고 해도 다른 반 아이와 작은놀이터에서 계속 논다. 그러면서 그 아이를 데리러 온 엄마에게 이 장난감은 뭐고 어떻다며 이야기를 나눈다. 선생님께 영우가 친구들이랑 노는 것보다는 선생님이나 어른들한테만 관심을 보인다고, 아침에 린이랑 린이엄마를 만나도 린이엄마한테 더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한다고 말씀드렸다. 영우가 궁금한게 많아서 그럴거라고 하면서, 친구들이랑 놀 때에도 먼저 말 걸고 손 내밀고 양보도 하고 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은근히 걱정이었는데 이야기를 듣고나니 마음이 놓인다.

-어린이 집에서는
전 날 저녁에 간식을 좀 많이 먹었는데 그래서인지 저녁에, 자다 깨서 새벽에, 아침까지 응가를 세 번이나 했다. 알림장에 썼더니 점심을 골고루 맛있게 먹은 뒤 '응가 마려워요' 이야기해서 변기 위에 앉아 있었지만 곧 '응가 안마려워요' 하며 바로 내려왔다고 써주셨다. 학부형이 궁금해하는 모든 것에 피드백을 줘야하니 힘들겠다 싶지만 직장인이란 원래 그런것이지.
전지에 그려진 탈 것 그림 위에 물감 붓을 사용하여 꾸며보았다고 한다. 옷에 묻지 않도록 미술용 조끼를 입은 후, 어린이집에서 처음 사용해보는 물감 붓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색을 살펴보기도 하였단다. 초록색 물감 붓을 두 손을 사용하여 꾹 눌러 물감이 나오는 것을 살펴보며 불도저와 소방차를 꾸몄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사진으로 보니 붓에서 그냥 물감이 나오는 신기한 붓이었다.
잔디정원에서 물놀이도 함께 하였단다. 스펀지에 물을 흠뻑 적셔보고 끌차와 자동차를 세차해주었다고 한다. 구석구석 깨끗하게 세차를 끝낸 뒤 햇빛이 있는 곳으로 끌고 가서 말려보기도 하였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