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이 지났으나 고작 5권 읽었다.
싸울 기회. 엘리자베스 워렌의 자서전,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미국 대선의 부통령 후보감으로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로 대단한 사람인지 몰랐다. 중산층을 살리기 위해 헌신한 그녀의 노력과 전문성을 살려 정치인으로 거듭난 그녀의 인생이 흥미롭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정치인 것 같은데, 여성이 정치를 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롭다는 생각도 들고, 나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나를 어떻게 할것인가. 빅쇼트 시사회에 가면서 사인 받으려고 꺼냈다가 다시 한 번 읽은 김동조님의 두번째 책. 다시 읽어봐도 이 분의 생각에는 호불호가 갈린다. 그렇지만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인정.
환율의 미래. 자격증 시험을 많이 보던 시절부터 환율>>>>채권>>주식이라는 것을 머리로만 알지 투자에 연결짓거나 미래를 내다볼 수는 없었다.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달러를 사자. 돈이 없는 것이 함정.
미라클모닝. 이 책을 읽고 나의 아침을 어떻게 좀 바꿔볼 수 없을까 잠깐 생각했지만 역시 나는 의지력 약한 인간. 여유 시간이 생긴다면 하고 싶은 일이 뭘까 잠깐 생각해봤다는데 의의를 둘 뿐이다.
영어도 하고 싶고 일어도 하고 싶다. 좋아하는 팝송을 듣고 부르고, 좋아하는 미드와 일드를 보고싶다.
블로그에 밀리지 않고 일상을 적고 고전 중심으로 책을 읽고 싶다.
수영을 배워서 유사시에 생명도 구하고 오른쪽 팔의 재활도 하고 싶다.
부동산의 진실. 일본의 전철을 따를 것이다, 인구 감소로 집 값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에 한 표를 던지는 입장이었다. 집 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여러가지 주장들에 대해 카운터 이그잼플을 들어주는데 그럴듯하다. 결국은 수요공급에 따른 것이고, 1인 가구나 이혼 가정이 늘어남으로 인해 일정량의 주택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는데 공급이 충분했던 때는 노태우 시절 잠깐뿐이었다고 한다. 부동산 관련 책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는데 흥미롭게 읽었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가벼운 책이라 그랬겠지만 어느 토요일 오후에 두 권을 읽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웹툰이나 게임도 좋은 컨텐츠인데 왜 나의 시간을 웹툰과 게임에 쓰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책을 거의 읽지 않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
같이 독서모임했던 선배에게 올해 책 5권 읽었다고 했더니 선배도 작년에 회사에서 너무 힘들어서 2권 읽었단다. 시간의 여유가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문제라고 공감해주었다.
이렇게 말은 던져봤지만 역시 지금보다는 책 많이 읽던 시절의 내가 더 좋다.
2016년 8월 29일 월요일
917일 시인 나영우
갑자기 훅 가을이 왔다. 대구에도 가을이 왔다. 오랜만에 영우는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다 들어왔다고 한다.
하늘을 보며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나무는 초록색이고, 그늘은 나무가 있어서 생긴거야' 했단다.
가을이 영우도 시인으로 만들었다.
하늘을 보며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나무는 초록색이고, 그늘은 나무가 있어서 생긴거야' 했단다.
가을이 영우도 시인으로 만들었다.
916일 일상
전 날 영우 토요일인데 뭐하고 놀았어? 했더니 '전국 자랑' 한다. 전국 노래자랑을 즐겨보는 영우, 이 날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전국 노래자랑을 본다. 송해 할아버지가 마이크를 들고 나오니 영우도 자동차로 달려가 마이크처럼 생긴 손잡이에 대고 노래하는 흉내를 낸다. 흥에 겨워 춤도 춘다.
저녁에 큰 무지개가 나타나서 영우에게 전화를 해서 무지개를 보여주었다. 영상으로는 무지개 색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지만 영우에게도 꽤 인상적이었는지 다음 날 통화할 때도 무지개 보여달라고 한다. 무지개 크기 가늠해보라고 지나가는 자동차와 함께 비춰줬더니 영우에게는 자동차가 터널을 지나는거 같았나보다. 무지개 터널이라며 좋아한다.
이 날 저녁도 불고기를 잘 먹었다고 한다. 그간 그렇게도 안 먹었는데 불고기를 잘 먹었다니 감개무량하다.
저녁에 큰 무지개가 나타나서 영우에게 전화를 해서 무지개를 보여주었다. 영상으로는 무지개 색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지만 영우에게도 꽤 인상적이었는지 다음 날 통화할 때도 무지개 보여달라고 한다. 무지개 크기 가늠해보라고 지나가는 자동차와 함께 비춰줬더니 영우에게는 자동차가 터널을 지나는거 같았나보다. 무지개 터널이라며 좋아한다.
이 날 저녁도 불고기를 잘 먹었다고 한다. 그간 그렇게도 안 먹었는데 불고기를 잘 먹었다니 감개무량하다.
2016년 8월 28일 일요일
도쿄 미술관 투어
겨울에 다녀온 여행을 여름의 끝자락에서야 겨우 포스팅한다. 엄청 거창한 여행기도 아닌데 얼마나 마음의 여유가 없는지. 미술사 수업 멤버들 14명과 함께 다녀온 도쿄 2박 3일 미술관 투어.
우리는 8곳의 미술관을 방문하였고, 보티첼리라는 이름만으로, 라파엘전파라는 주제만으로 전시회를 열 수 있음에 감동하였고, 정말 다양한 화가에 대한 많은 종류의 책이 출판되어 있음에 놀랐다. 유아부터 노년층까지 미술관을 찾을 수 있는 나라, 일본이 왜 강국인지, 문화적 수준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주요 미술관에는 작품명과 화가명이 프린트된 종이와 작은 연필을 배포하고 있어 매칭을 해가며, 인상적인 작품은 체크를 해가며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첫째 날
우리는 8곳의 미술관을 방문하였고, 보티첼리라는 이름만으로, 라파엘전파라는 주제만으로 전시회를 열 수 있음에 감동하였고, 정말 다양한 화가에 대한 많은 종류의 책이 출판되어 있음에 놀랐다. 유아부터 노년층까지 미술관을 찾을 수 있는 나라, 일본이 왜 강국인지, 문화적 수준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주요 미술관에는 작품명과 화가명이 프린트된 종이와 작은 연필을 배포하고 있어 매칭을 해가며, 인상적인 작품은 체크를 해가며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첫째 날
1. Bunkamura 미술관 : Pre-Raphaelite and Romantic Painting from National Museums Liverpool
라파엘전파의 그림을 한 곳에 놓고 보니 이리도 아름다울 수 없다. 라파엘 전파의 세밀한 묘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첫번째 미술관에서 뜻밖의 수확. 예전부터 알마 타데마(Lqwrence Alma-Tadema)의 작품은 좋아했었는데 윌리엄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 Charles Edward Perugini, George Frederic Watts의 작품들이 인상깊었다.
라파엘전파의 그림을 한 곳에 놓고 보니 이리도 아름다울 수 없다. 라파엘 전파의 세밀한 묘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첫번째 미술관에서 뜻밖의 수확. 예전부터 알마 타데마(Lqwrence Alma-Tadema)의 작품은 좋아했었는데 윌리엄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 Charles Edward Perugini, George Frederic Watts의 작품들이 인상깊었다.
2.신국립미술관 : The Best Selection of the Ohara Museum of Art
오하라 미술관의 작품들이 신국립미술관에서 전시중이었다.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꽤 많았는데 기모노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특색 있고 꽤 괜찮다 싶은 느낌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국가의 작품들로 구색을 잘 갖춰놓았는데, 이렇게 많은 이란의 작품을 본 것은 처음이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On Kawara의 작품. 그는 누구인가. 지난 뉴욕 여행에서 구겐하임 미술관을 방문한 나에게 분노를 준 일본의 현대미술 작가 아닌가. 그런데, 이 곳에서 만난 작품은 정상적인 페인팅 작품인 것이다. 그래서 더욱 화가 났다. 지금은 어떤 그림이었는지 잊혀졌지만 다시 생각해도 화가 나네.
Lucio Fontana의 찢어진 캔버스가 있었다. 이 작품은 2차원인 회화를 3차원으로 만든 작품으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처음 본 작품이었고, 혼자였으면 캔버스가 찢어졌는지도 몰랐을텐데 일행들이 알려주어 다시 보니 색다른 느낌이다. 나중에 일행들이 Tsutaya 서점에서 Fontana 관련 서적만도 서너권이라며 일본 문화의 저변에 감동을 받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재스퍼 존스나 잭슨 폴록의 작품, 우리가 자주 볼 수 있는 흔한(?) 작가의 흔치 않은 작품 딱 한점씩이 갖춰져 있었다. 모네의 수련도 있었는데 평소였다면 좋기만했을 수련이, 라파엘전파의 작품에 밀려 별 감흥이 없었다. 2월 초의 인상주의전에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좋아하는 장르가 바뀔 수 있나 싶다.
오하라 미술관의 작품들이 신국립미술관에서 전시중이었다.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꽤 많았는데 기모노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특색 있고 꽤 괜찮다 싶은 느낌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국가의 작품들로 구색을 잘 갖춰놓았는데, 이렇게 많은 이란의 작품을 본 것은 처음이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On Kawara의 작품. 그는 누구인가. 지난 뉴욕 여행에서 구겐하임 미술관을 방문한 나에게 분노를 준 일본의 현대미술 작가 아닌가. 그런데, 이 곳에서 만난 작품은 정상적인 페인팅 작품인 것이다. 그래서 더욱 화가 났다. 지금은 어떤 그림이었는지 잊혀졌지만 다시 생각해도 화가 나네.
Lucio Fontana의 찢어진 캔버스가 있었다. 이 작품은 2차원인 회화를 3차원으로 만든 작품으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처음 본 작품이었고, 혼자였으면 캔버스가 찢어졌는지도 몰랐을텐데 일행들이 알려주어 다시 보니 색다른 느낌이다. 나중에 일행들이 Tsutaya 서점에서 Fontana 관련 서적만도 서너권이라며 일본 문화의 저변에 감동을 받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재스퍼 존스나 잭슨 폴록의 작품, 우리가 자주 볼 수 있는 흔한(?) 작가의 흔치 않은 작품 딱 한점씩이 갖춰져 있었다. 모네의 수련도 있었는데 평소였다면 좋기만했을 수련이, 라파엘전파의 작품에 밀려 별 감흥이 없었다. 2월 초의 인상주의전에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좋아하는 장르가 바뀔 수 있나 싶다.
3. 52F Mori Art center Gallery : Vermeer and Rembrandt(The Masters of the 17th century Dutch Golden Age)
롯본기 힐즈의 모리 미술관은 52층과 53층에 자리잡고 있어 하늘과 가장 가까운 미술관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52층에서 베르메르와 램브란트 전부터 살펴보는데 전시회 이름이 주는 기대와는 달리 베르메르와 렘브란트 작품은 한 점씩뿐이다. 그러나 17세기 회화의 특징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베르메르와 렘브란트가 아니어도 정말 좋았다.
17세기의 정물도 좋고, 하늘과 풍경도 좋았지만 특히나 초상화의 매력에 빠졌다. 할스(Frans Hals)의 그림이 특별히 달라보이는 것은 편견 때문인가, 실력 때문인가. 어찌되었든 초상화에는 그 시절의 복식과 집안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있다. 아트샵 벽면에 베르메르의 작품들이 프린트되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아는 작품들이 많았다. 베르메르만의 특징이 있기도 하고, 뉴욕 여행때 봤던 작품들이 아직 여운이 남아있기 때문이겠지. 이번 전시회의 대표 작품이 Mets에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롯본기 힐즈의 모리 미술관은 52층과 53층에 자리잡고 있어 하늘과 가장 가까운 미술관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52층에서 베르메르와 램브란트 전부터 살펴보는데 전시회 이름이 주는 기대와는 달리 베르메르와 렘브란트 작품은 한 점씩뿐이다. 그러나 17세기 회화의 특징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베르메르와 렘브란트가 아니어도 정말 좋았다.
17세기의 정물도 좋고, 하늘과 풍경도 좋았지만 특히나 초상화의 매력에 빠졌다. 할스(Frans Hals)의 그림이 특별히 달라보이는 것은 편견 때문인가, 실력 때문인가. 어찌되었든 초상화에는 그 시절의 복식과 집안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있다. 아트샵 벽면에 베르메르의 작품들이 프린트되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아는 작품들이 많았다. 베르메르만의 특징이 있기도 하고, 뉴욕 여행때 봤던 작품들이 아직 여운이 남아있기 때문이겠지. 이번 전시회의 대표 작품이 Mets에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4. 53F Mori Art Museum : Takashi Murakami The 500 Arhats
동선이 그리 멀지 않긴 했지만 첫 날에 자그마치 네 곳의 미술관을 보러 가다니, 얼마나 힘들까 싶어 사실 다카시전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아는 분이 다카시전에 다녀오신 후,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셨었는데 크게 감흥도 없었고 일본의 현대미술 작가에 관심이 가지도 않았다. 단체 활동이니 따라갔다가 어딘가에 앉아서 쉴 요량이었는데 이게 웬걸, 뜻밖에도 굉장히 인상적인 전시였다. 언젠가 보았던 작품이 다카시 작품이었구나 매칭시키게 되었고, 규모나 재료비 측면에서 엄청난 작품들이 많고 많았지만 과거의 작품을 재창조해낸 작품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작업하는 과정까지도 작품으로 만들어내다니 인상적이었다고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미술 전공자분께서 말씀하신다. 과거의 작품을 참고하여 재창조하는 것은 전공 수업 중의 하나라고, 누구나 배우는 그것을 재창조해내서 상업적으로 성공한 다카시가 정말 대단한 거라고. 이 사람, 만화 그리던 사람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선 이런 사람이 성공할 수 있을까.
동선이 그리 멀지 않긴 했지만 첫 날에 자그마치 네 곳의 미술관을 보러 가다니, 얼마나 힘들까 싶어 사실 다카시전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아는 분이 다카시전에 다녀오신 후,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셨었는데 크게 감흥도 없었고 일본의 현대미술 작가에 관심이 가지도 않았다. 단체 활동이니 따라갔다가 어딘가에 앉아서 쉴 요량이었는데 이게 웬걸, 뜻밖에도 굉장히 인상적인 전시였다. 언젠가 보았던 작품이 다카시 작품이었구나 매칭시키게 되었고, 규모나 재료비 측면에서 엄청난 작품들이 많고 많았지만 과거의 작품을 재창조해낸 작품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작업하는 과정까지도 작품으로 만들어내다니 인상적이었다고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미술 전공자분께서 말씀하신다. 과거의 작품을 참고하여 재창조하는 것은 전공 수업 중의 하나라고, 누구나 배우는 그것을 재창조해내서 상업적으로 성공한 다카시가 정말 대단한 거라고. 이 사람, 만화 그리던 사람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선 이런 사람이 성공할 수 있을까.
둘째 날
1. Seiji Togo Memorial Sompo Japan Museum of Art
이 곳은 손보재팬(손해보험회사)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으로 고흐의 해바라기!가 있는 곳이다. 고흐의 해바라기와 세잔, 고갱의 작품이 유리벽 안에 상시로 전시되고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어느 대회에선가 입상한 일본의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이 기획전시되어 있었다. 기획전시되어 있는 곳을 통과하면 마지막 방에 해바라기가 있다. 이 방에는 Seiji Togo의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고 또 한 명의 인상적인 분, Grandma Moses의 작품이 있다.(마지막 방에 있는 작품들은 상시 전시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확실한 정보는 아니다.) 고흐의 작품을 보는 것도 좋긴 하지만 처음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았을때만큼의 임팩트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모지스 할머니의 따뜻한 작품들이 더 인상깊었다.
일본 사람들이 모지스 할머니를 좋아하는지 이후 다른 미술관에서도 작품 및 할머니의 사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따뜻하고 행복한 일상을 그린 할머니의 작품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수 없다.
http://ch.yes24.com/Article/View/29748
이 곳은 손보재팬(손해보험회사)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으로 고흐의 해바라기!가 있는 곳이다. 고흐의 해바라기와 세잔, 고갱의 작품이 유리벽 안에 상시로 전시되고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어느 대회에선가 입상한 일본의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이 기획전시되어 있었다. 기획전시되어 있는 곳을 통과하면 마지막 방에 해바라기가 있다. 이 방에는 Seiji Togo의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고 또 한 명의 인상적인 분, Grandma Moses의 작품이 있다.(마지막 방에 있는 작품들은 상시 전시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확실한 정보는 아니다.) 고흐의 작품을 보는 것도 좋긴 하지만 처음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았을때만큼의 임팩트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모지스 할머니의 따뜻한 작품들이 더 인상깊었다.
일본 사람들이 모지스 할머니를 좋아하는지 이후 다른 미술관에서도 작품 및 할머니의 사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따뜻하고 행복한 일상을 그린 할머니의 작품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수 없다.
http://ch.yes24.com/Article/View/29748
2. Tokyo Huji Art Museum : From the Renaissance to the 20th Century - 500years of Western Paintings
후지 미술과는 도쿄 시내에 있는 것은 아니다. 외곽선을 타고 하치오지로 가서 또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한다. 매우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 가야하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소장품들 때문이다. 이 전시는 영구히 전시되고 있고, 다른 몇 개 관에서도 시즌마다 새로운 주제로 소장품들을 전시한다.
루이14세의 초상화가였던 이아생트 리고의 멋진 초상화들. 반 다이크, 틴토레토, 할스의 초상화들. 부셰의 작품들도 몇 개나 있어서 얼마나 이쁜지. 교과서에 나오는 브뢰겔의 Peasant Wedding Feast나 루벤스의 작품들은 한국에서 보았던 루벤스전의 복습같은 느낌이었다.
이 작품들은 영구히 전시되는 것이므로 QR코드를 통해 작품에 대한 해설도 잘 되어있다. 심지어 한국어 설명도 있다.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되어있고, 사람들도 많지 않아 우리 일행들이 미술관을 전세낸 느낌, 아톡님이 틈틈이 작품 설명도 해주시고, 이보다 더 좋은 감상 조건이 있을 수 있을까. 정말 감동적인 미술관이었다.
다른 관에서는 얼굴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었고, 갑자기 초상화에 꽂힌 내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전시였다. 로비에 있는 조각 중에도 로뎅의 작품들이 많다. 아마 다른 조각들도 유명한 작품들이겠지.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가서 보고싶다. 후지그룹 정말 돈이 많았구나.
3. Murauchi Art Museum
여기는 좀 특이한 곳이다. 1층에서는 가구를 팔고 있는데 윗층은 전시실로 꾸며두었다. 그래서 모르고 가면, 가구가 중심인지 작품이 중심인지 헷갈릴수도 있다.
이 곳을 찾은 것은 바르비종파의 작품들이 있기 때문. 같은 풍경을 그려도 인상주의 작품들은 좋아도 바르비종파는 그냥 그렇다. 르누아르, 드가 등의 인상파 작품, 현대의 작품들도 많은데 바르비종파 중심으로 홍보가 되다보니 목가적으로 보이고 싶었는지 양떼 모형들이 있어서 뜬금없기도 했다.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Bernard Buffet의 판화같은 형식의 작품들이었는데 베니스를 그린 작품들이 참 멋졌다. Buffet라는 이름을 완전히 잊고 있다가 지금 예술의 전당에서 하고 있는 샤갈, 달리, 뷔페 전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갈까말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후지 미술과는 도쿄 시내에 있는 것은 아니다. 외곽선을 타고 하치오지로 가서 또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한다. 매우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 가야하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소장품들 때문이다. 이 전시는 영구히 전시되고 있고, 다른 몇 개 관에서도 시즌마다 새로운 주제로 소장품들을 전시한다.
루이14세의 초상화가였던 이아생트 리고의 멋진 초상화들. 반 다이크, 틴토레토, 할스의 초상화들. 부셰의 작품들도 몇 개나 있어서 얼마나 이쁜지. 교과서에 나오는 브뢰겔의 Peasant Wedding Feast나 루벤스의 작품들은 한국에서 보았던 루벤스전의 복습같은 느낌이었다.
이 작품들은 영구히 전시되는 것이므로 QR코드를 통해 작품에 대한 해설도 잘 되어있다. 심지어 한국어 설명도 있다.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되어있고, 사람들도 많지 않아 우리 일행들이 미술관을 전세낸 느낌, 아톡님이 틈틈이 작품 설명도 해주시고, 이보다 더 좋은 감상 조건이 있을 수 있을까. 정말 감동적인 미술관이었다.
다른 관에서는 얼굴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었고, 갑자기 초상화에 꽂힌 내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전시였다. 로비에 있는 조각 중에도 로뎅의 작품들이 많다. 아마 다른 조각들도 유명한 작품들이겠지.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가서 보고싶다. 후지그룹 정말 돈이 많았구나.
3. Murauchi Art Museum
여기는 좀 특이한 곳이다. 1층에서는 가구를 팔고 있는데 윗층은 전시실로 꾸며두었다. 그래서 모르고 가면, 가구가 중심인지 작품이 중심인지 헷갈릴수도 있다.
이 곳을 찾은 것은 바르비종파의 작품들이 있기 때문. 같은 풍경을 그려도 인상주의 작품들은 좋아도 바르비종파는 그냥 그렇다. 르누아르, 드가 등의 인상파 작품, 현대의 작품들도 많은데 바르비종파 중심으로 홍보가 되다보니 목가적으로 보이고 싶었는지 양떼 모형들이 있어서 뜬금없기도 했다.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Bernard Buffet의 판화같은 형식의 작품들이었는데 베니스를 그린 작품들이 참 멋졌다. Buffet라는 이름을 완전히 잊고 있다가 지금 예술의 전당에서 하고 있는 샤갈, 달리, 뷔페 전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갈까말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셋째 날
Tokyo Metropolitan Art Museum : Botticelli
보티첼리와 Lippi 부자 만으로 전시관이 꾸려질 수 있다니. 15세기 작품들로만 전시관이 꾸려질 수 있다니.
종교가 없어서일까, 이런 전시회는 의미를 생각해야해서 어렵고 지루하다. 아톡님도 힘든 전시일 것이 예상되었는지 수시로 카톡으로 작품 설명을 해주셨다. 그러나 지루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런 전시에도 사람이 가득가득차는 일본의 힘.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유디트였다. 보티첼리의 유디트라니, 이런 것을 보게 될 줄이야.
도쿄도미술관(Tokyo Metropolitan Art Museum)은 우에노공원 안에 위치해 있는데 바로 옆에 국립서양미술관도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안타깝게도 휴관이어서 정원의 로댕 작품들 조차도 볼 수가 없었다. 휴관이 아니었다면 마지막 날은 우에노에서 보냈을텐데. 아쉬움을 달래며 Tsutaya 서점에서 아트서적을 쇼핑하는 우리의 일행들.
이렇게 마무리한 굵고 짧은 2박3일간의 도쿄 미술관 투어. 안타깝게도 이 날 이후로 수업에 가지 못해 일행들과 제대로 된 뒷풀이도 하지 못했다. 정리하고 나니 생각나네 그려.
보티첼리와 Lippi 부자 만으로 전시관이 꾸려질 수 있다니. 15세기 작품들로만 전시관이 꾸려질 수 있다니.
종교가 없어서일까, 이런 전시회는 의미를 생각해야해서 어렵고 지루하다. 아톡님도 힘든 전시일 것이 예상되었는지 수시로 카톡으로 작품 설명을 해주셨다. 그러나 지루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런 전시에도 사람이 가득가득차는 일본의 힘.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유디트였다. 보티첼리의 유디트라니, 이런 것을 보게 될 줄이야.
도쿄도미술관(Tokyo Metropolitan Art Museum)은 우에노공원 안에 위치해 있는데 바로 옆에 국립서양미술관도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안타깝게도 휴관이어서 정원의 로댕 작품들 조차도 볼 수가 없었다. 휴관이 아니었다면 마지막 날은 우에노에서 보냈을텐데. 아쉬움을 달래며 Tsutaya 서점에서 아트서적을 쇼핑하는 우리의 일행들.
이렇게 마무리한 굵고 짧은 2박3일간의 도쿄 미술관 투어. 안타깝게도 이 날 이후로 수업에 가지 못해 일행들과 제대로 된 뒷풀이도 하지 못했다. 정리하고 나니 생각나네 그려.
7월의 문화생활
7월엔 메가박스 오페라만 두 편 보았다.
투란도트.
정말 유명한 오페라지만 아직 본 적이 없다. 티켓이 매진이길래 실망하고 있었는데 전날 밤에 보니 오전 10시에 추가 오픈되어 운좋게 볼 수 있었다. 1막부터 막 재미있는지, 내용을 추리면 정말 심플하지만 화려한 무대와 의상, 동양의 문화까지 결합되어 볼거리가 많았다. 안타까운 것은 투란도트가 할머니 같았다는 것, 바로 직전에 투란도트의 아버지가 노래를 하기 때문에 혹시 투란도트의 어머니가 나오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노래 잘하는 소프라노가 이렇게 적은 것인가 정말 몰입감 떨어진다.
테너는 노래를 잘 해서 그가 등장할 때부터 3막이 될 때까지 네순 도르마를 얼마나 잘 불러줄지 기대가 가득했다. 그러나 막상 그 순간이 되어 노래를 들으니 실망. 그동안 정말 잘하는 사람들의 네순 도르마를 들어왔나보다. 수수께끼를 맞추는 부분도 그렇게 짧고 쉽게 끝나다니, 원작이 그런거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인거 같은데 뭔가 좀 아쉬움이 남는다.
투란도트는 Met Opera였기 때문에 르네 플레밍이 나와서 또 열심히 홍보를 해준다. 난 화려한 무대도 좋지만, 이런 무대 뒷모습이 더 좋더라. 다음 작품인 마농 레스코도 여건이 되면 보고싶군. 투란도트는 화려한 피날레가 인상에 남고, 무대장치며, 배우들이며, 아리아를 생각해보면 실제로도 한 번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다.
마탄의 사수.
팀원이랑 보러 갔다. 결론은 지루했다. 아무리 오페라라 해도 그렇지 너무 억지스럽잖아. 게다가 마지막 부분의 극적인 화해도 좀 별로였다.
독일어로 하는 오페라여서 좀 투박하달까, 그리고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도 있어서 특이하다. 뭔가 베버에 대해서도 좀 쓰고, 독일어 오페라에 대해서도 썰을 풀어야 할 것 같지만 조사해서 올리는건 넘나 귀찮은 일.
투란도트.
정말 유명한 오페라지만 아직 본 적이 없다. 티켓이 매진이길래 실망하고 있었는데 전날 밤에 보니 오전 10시에 추가 오픈되어 운좋게 볼 수 있었다. 1막부터 막 재미있는지, 내용을 추리면 정말 심플하지만 화려한 무대와 의상, 동양의 문화까지 결합되어 볼거리가 많았다. 안타까운 것은 투란도트가 할머니 같았다는 것, 바로 직전에 투란도트의 아버지가 노래를 하기 때문에 혹시 투란도트의 어머니가 나오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노래 잘하는 소프라노가 이렇게 적은 것인가 정말 몰입감 떨어진다.
테너는 노래를 잘 해서 그가 등장할 때부터 3막이 될 때까지 네순 도르마를 얼마나 잘 불러줄지 기대가 가득했다. 그러나 막상 그 순간이 되어 노래를 들으니 실망. 그동안 정말 잘하는 사람들의 네순 도르마를 들어왔나보다. 수수께끼를 맞추는 부분도 그렇게 짧고 쉽게 끝나다니, 원작이 그런거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인거 같은데 뭔가 좀 아쉬움이 남는다.
투란도트는 Met Opera였기 때문에 르네 플레밍이 나와서 또 열심히 홍보를 해준다. 난 화려한 무대도 좋지만, 이런 무대 뒷모습이 더 좋더라. 다음 작품인 마농 레스코도 여건이 되면 보고싶군. 투란도트는 화려한 피날레가 인상에 남고, 무대장치며, 배우들이며, 아리아를 생각해보면 실제로도 한 번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다.
마탄의 사수.
팀원이랑 보러 갔다. 결론은 지루했다. 아무리 오페라라 해도 그렇지 너무 억지스럽잖아. 게다가 마지막 부분의 극적인 화해도 좀 별로였다.
독일어로 하는 오페라여서 좀 투박하달까, 그리고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도 있어서 특이하다. 뭔가 베버에 대해서도 좀 쓰고, 독일어 오페라에 대해서도 썰을 풀어야 할 것 같지만 조사해서 올리는건 넘나 귀찮은 일.
914일 일상
전 날인가, 영우가 할머니한테 오늘이 토요일이야? 하더란다. 영우가 토요일에 엄마아빠 오는걸 알고 기다리는가보다 하면서 짠했는데, 알고 보니 토요일에 어린이집을 안간다는 사실을 알고 궁금해했던거였다. 계속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고 어린이집 문 앞에서 울다 들어갔다고 한다. 그런데 이 날은 정말 오랜만에 할아버지한테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도 잘 하고, 어린이집 문도 영우가 열고 들어갔다고 한다. 3주쯤 지나니 이제 좀 적응된건가.
화상 통화를 하는데 갑자기 반짝 반짝 작은별 노래를 부른다. 손으로 반짝반짝 율동도 하면서 노래를 부르다가 별은 몇 개인지 물어본다. 별은 영우가 셀 수 없이 많이 있다고 했는데 영우가 셀 수 있다며 하나, 둘, 셋, 넷, 다섯 한다. 지난 번 분당에서도, 며칠 전 대구에서도, 영우에게 별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갯수가 고작 두 개, 세 개였다. 신랑은 도시에서는 별이 그렇게밖에 안보이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하며 실제로는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영우가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별이 있다고 가르쳐주었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영우에게 보여주고 싶다.
오늘의 기쁜 소식 하나, 영우가 생선 반찬을 먹었다. 전 날은 갈치를, 이 날은 조기를 먹었다고 한다. 조기 반찬은 '할머니 맛있어요. 더 주세요'라고까지 했다지 뭔가. 매번 고기 안 먹어를 외치는 영우였는데 더 먹겠다고 했다니 이렇게 기쁜 일이!
화상 통화를 하는데 갑자기 반짝 반짝 작은별 노래를 부른다. 손으로 반짝반짝 율동도 하면서 노래를 부르다가 별은 몇 개인지 물어본다. 별은 영우가 셀 수 없이 많이 있다고 했는데 영우가 셀 수 있다며 하나, 둘, 셋, 넷, 다섯 한다. 지난 번 분당에서도, 며칠 전 대구에서도, 영우에게 별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갯수가 고작 두 개, 세 개였다. 신랑은 도시에서는 별이 그렇게밖에 안보이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하며 실제로는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영우가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별이 있다고 가르쳐주었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영우에게 보여주고 싶다.
오늘의 기쁜 소식 하나, 영우가 생선 반찬을 먹었다. 전 날은 갈치를, 이 날은 조기를 먹었다고 한다. 조기 반찬은 '할머니 맛있어요. 더 주세요'라고까지 했다지 뭔가. 매번 고기 안 먹어를 외치는 영우였는데 더 먹겠다고 했다니 이렇게 기쁜 일이!
911일 요일 개념
영우가 아침에 '아빠 보고싶어'하면서 울었다고 한다. 아빠 보고싶고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한 것을 보니 바학 때 어린이집 안 가고 아빠랑 논 것이 너무 좋았나보다. 그래서 저녁에 꼭 영우랑 통화하라고 신랑에게 당부해두었다. 이하는 영우와의 통화내용.
신랑 : 오늘은 엄마 그림 배우러 갔어. 일주일에 한 번 그림 배우러 가거든.
영우 : 알아. 화요일.
(다같이 화들짝 놀람)
엄마 : 영우 요일 알아?
영우 : 알아. 어제는 월요일.
(다같이 또 깜짝 놀람)
아빠 : 그럼 내일은?
영우 : 수요일
아빠 : 누가 가르쳐줬어요?
영우 : 아빠
어렴풋이 신랑이 지나가면서 요일을 이야기해 준 적이 있는거 같긴 하지만 가르쳐줬다고 이야기할 정도는 아닌데 어제, 오늘, 내일의 개념이 있다니 놀랍다. 물론, 다른 날 다시 요일을 물어보니 엉뚱한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아 완전하게 요일을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늘 자고 일어나면 내일이 되고, 오늘과 내일을 요일이라는 각각의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을 대략 아는 것이니, 이만하면 훌륭하지 않습니까?
신랑 : 오늘은 엄마 그림 배우러 갔어. 일주일에 한 번 그림 배우러 가거든.
영우 : 알아. 화요일.
(다같이 화들짝 놀람)
엄마 : 영우 요일 알아?
영우 : 알아. 어제는 월요일.
(다같이 또 깜짝 놀람)
아빠 : 그럼 내일은?
영우 : 수요일
아빠 : 누가 가르쳐줬어요?
영우 : 아빠
어렴풋이 신랑이 지나가면서 요일을 이야기해 준 적이 있는거 같긴 하지만 가르쳐줬다고 이야기할 정도는 아닌데 어제, 오늘, 내일의 개념이 있다니 놀랍다. 물론, 다른 날 다시 요일을 물어보니 엉뚱한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아 완전하게 요일을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늘 자고 일어나면 내일이 되고, 오늘과 내일을 요일이라는 각각의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을 대략 아는 것이니, 이만하면 훌륭하지 않습니까?
909일 놀이방
전 날 영우가 아빠 차를 타고 싶다고 했는데 차가 좀 망가져 있는 상태라 영우를 태우기 싫어서 걸어갈 수 있는 근처 놀이방으로 갔다. 나는 놀이방 건물 1층에서 음료수를 사가느라 그 광경을 못봤는데 영우는 놀이방 입구에서 또 꺄아 소리를 지르며 신발을 직접 벗어던지고 달려들어갔다고 한다. 놀이방이 그렇게 좋을까?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편백나무놀이 공간. 불도저, 덤프트럭, 삽 등을 이용해서 편백나무를 퍼나르는 일은 해도해도 재미있나보다. 큰 아이들이 있어도 잘 놀거라 생각했는데 영우는 큰 아이들이 많으니 좀 무서운지 방방이에서 같이 뛰어놀지 못한다. 큰 아이들이 다른 곳으로 몰려간 틈을 타서 방방이에서 뛰어 놀았는데, 이제 경사진 곳을 혼자 기어올라가 미끄럼틀을 타며 내려올 수 있게 되었다. 아빠가 너무나 좋은 영우는 시시때때로 아빠를 불러서 같이 놀자고 한다. 덕분에 나는 편하구나.
같이 그네를 탄 누나가 젤리를 주려고 하길래 신랑이 아직 어려서 못 먹는다고 사양했는데, 영우는 젤리 언제 먹을 수 있는거냐고, 더 크면 먹는거야? 한다. 젤리는 잘 말렸는데 다른 사람 테이블에 놓여 있는 양파링의 유혹은 참을 수 없었나보다. 남의 양파링에 손을 뻗어 먹어보려고 하길래 하나 사 주었는데 짭쪼름한 것이 맛있었는지 자리까지 잡고 앉아 먹기 시작한다.
장난감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지면 더 이상 놀고 싶지 않은 것인지, 2시간이 못되어서 가자고 한다. 잘 놀았으니 밥도 잘 먹어주길 바랬으나 밥을 먹이는 것은 난이도 상. 평소 좋아하는 빵도 안 먹으려 하고, 결국 우유로 점심을 대신한다. 언제쯤 엄마아빠 먹는 것을 다 먹어보려 할런지.
이번 주는 유난히 아빠를 많이 찾고 아빠와 많이 놀아서 혹시 우는 거 아닐까, 올라갈 시간이 가까워지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도 다행히 울지 않고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를 잘 해준다. 영우가 아빠를 참 많이 좋아하는데 우리 신랑이 좋은 아빠라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편백나무놀이 공간. 불도저, 덤프트럭, 삽 등을 이용해서 편백나무를 퍼나르는 일은 해도해도 재미있나보다. 큰 아이들이 있어도 잘 놀거라 생각했는데 영우는 큰 아이들이 많으니 좀 무서운지 방방이에서 같이 뛰어놀지 못한다. 큰 아이들이 다른 곳으로 몰려간 틈을 타서 방방이에서 뛰어 놀았는데, 이제 경사진 곳을 혼자 기어올라가 미끄럼틀을 타며 내려올 수 있게 되었다. 아빠가 너무나 좋은 영우는 시시때때로 아빠를 불러서 같이 놀자고 한다. 덕분에 나는 편하구나.
같이 그네를 탄 누나가 젤리를 주려고 하길래 신랑이 아직 어려서 못 먹는다고 사양했는데, 영우는 젤리 언제 먹을 수 있는거냐고, 더 크면 먹는거야? 한다. 젤리는 잘 말렸는데 다른 사람 테이블에 놓여 있는 양파링의 유혹은 참을 수 없었나보다. 남의 양파링에 손을 뻗어 먹어보려고 하길래 하나 사 주었는데 짭쪼름한 것이 맛있었는지 자리까지 잡고 앉아 먹기 시작한다.
장난감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지면 더 이상 놀고 싶지 않은 것인지, 2시간이 못되어서 가자고 한다. 잘 놀았으니 밥도 잘 먹어주길 바랬으나 밥을 먹이는 것은 난이도 상. 평소 좋아하는 빵도 안 먹으려 하고, 결국 우유로 점심을 대신한다. 언제쯤 엄마아빠 먹는 것을 다 먹어보려 할런지.
이번 주는 유난히 아빠를 많이 찾고 아빠와 많이 놀아서 혹시 우는 거 아닐까, 올라갈 시간이 가까워지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도 다행히 울지 않고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를 잘 해준다. 영우가 아빠를 참 많이 좋아하는데 우리 신랑이 좋은 아빠라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908일 일상
전날 11시가 넘어서 잠들었으니 늦잠을 기대했으나, 8시 반에 일어난 영우는 달려나와서 우리를 깨운다. 이 날은 기차놀이가 하고 싶단다. 기차를 사러 기차집에 가야 한단다. 기차집에 가겠다고 혼자 옷을 막 갈아입는데 기차가 그려진 옷을 찾아서 입는다. 이런 센스 하고는. 기차집이 어디냐고 물어봤더니 '서울에 있는 그 집'이라고 하는데 앰뷸런스 샀던 장난감 가게를 이야기하나보다. 장난감이 쌓여 있던 그 곳이 영우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나보다. 건전지로 움직이는 미니 기차는 영우의 사랑을 듬뿍 받아 결국 망가졌다. 좀 더 튼튼한 기차놀이 세트를 사주고 싶기도 하다.
어제 늦게 자고 오늘 일찍 일어나서 잠이 충분하지 않았던 모양인지, 12시도 안됐는데 졸려하다가 스르륵 잠들어버렸다. 점심도 안 먹고 3시간이나 자는 것이 아닌가. 영우가 자면 편하게 오래 자 주었으면 하는 마음과 조금이라도 더 놀아주지 못하니 아쉬운 두 가지 마음이 양립한다.
저녁에는 동생들 가족과 다같이 외식을 하였다. 대구에 안 내려온지 한참 되어서 그 사이 막내 동생 부부의 생일이 지나가버렸다. 가족들 대소사를 항상 막내 동생이 챙기는데, 각자 애들 챙기느라 정작 막내 동생네 축하파티는 하지 않고 넘어간 것이 마음에 걸린다. 미안 >.<
외식을 한 곳은 집 근처 샤브샤브 집인데 놀이방이 잘 되어있다. 어떤 사고가 생길지 모르니 항상 같이 있어주긴 하지만 이제는 영우 혼자 놀이방에 두어도 큰 아이들한테 치일까봐 걱정되지는 않는다. 몸놀림이 아주 좋아져서 방방이도 꽤나 높이 잘 타고, 미끄럼틀도 신나게 타고 내려온다. 게임기가 있는데 아직 할 줄은 모르지만 숨겨져 있는 버튼을 찾아서 켜고 끌 수도 있다.
전날 내려오는 길에 보니 달이 밝고 보름달에 가깝길래 영우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는데 너무 이른 저녁이었는지 달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반짝이는 별 하나를 가리키며, 별 이야기를 하며 돌아오는 그 길이 참 비현실적이다.
어제 늦게 자고 오늘 일찍 일어나서 잠이 충분하지 않았던 모양인지, 12시도 안됐는데 졸려하다가 스르륵 잠들어버렸다. 점심도 안 먹고 3시간이나 자는 것이 아닌가. 영우가 자면 편하게 오래 자 주었으면 하는 마음과 조금이라도 더 놀아주지 못하니 아쉬운 두 가지 마음이 양립한다.
저녁에는 동생들 가족과 다같이 외식을 하였다. 대구에 안 내려온지 한참 되어서 그 사이 막내 동생 부부의 생일이 지나가버렸다. 가족들 대소사를 항상 막내 동생이 챙기는데, 각자 애들 챙기느라 정작 막내 동생네 축하파티는 하지 않고 넘어간 것이 마음에 걸린다. 미안 >.<
외식을 한 곳은 집 근처 샤브샤브 집인데 놀이방이 잘 되어있다. 어떤 사고가 생길지 모르니 항상 같이 있어주긴 하지만 이제는 영우 혼자 놀이방에 두어도 큰 아이들한테 치일까봐 걱정되지는 않는다. 몸놀림이 아주 좋아져서 방방이도 꽤나 높이 잘 타고, 미끄럼틀도 신나게 타고 내려온다. 게임기가 있는데 아직 할 줄은 모르지만 숨겨져 있는 버튼을 찾아서 켜고 끌 수도 있다.
전날 내려오는 길에 보니 달이 밝고 보름달에 가깝길래 영우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는데 너무 이른 저녁이었는지 달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반짝이는 별 하나를 가리키며, 별 이야기를 하며 돌아오는 그 길이 참 비현실적이다.
907일 일상
엄마아빠 내려오는 날인지 안 것인지, 오후에 '나자영 보고싶어, 아빠 보고싶어' 하더란다. 주말에 재미있게 놀려고 그러는지 다행히 열은 내려서 해열제를 더 먹이지는 않았고, 콧물만 나고 있는 상태이다.
5시 퇴근 찬스를 쓰고 9시쯤 도착했더니 반갑게 맞이해준다. 내가 든 쇼핑백에서 경찰차를 발견하고는 더 반갑고 흥분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소리도 나요, 문도 열려요, 핸들 있어요, 의자도 있어요' 하면서 굴려보다가 앰뷸런스를 갖고 와서는 구조대를 출동시킨다. 그러게,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진작 두 개 사줄걸.
9시에 도착해서 영우랑 많이 놀아줄 시간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11시가 넘도록 안 자고 논다. 구조대 놀이가 제일 재미있고, 칠판 앞에 가서도 많이 논다. 놀이매트에 그려져 있는 젖소를 보더니 갑자기 우유 생각이 난건지, 늦게까지 놀아서 배가 고픈건지, 우유를 달라고 난리다. 11시 넘어서 야식 챙겨먹고 자는 것은 아빠를 닮았나보구나.
5시 퇴근 찬스를 쓰고 9시쯤 도착했더니 반갑게 맞이해준다. 내가 든 쇼핑백에서 경찰차를 발견하고는 더 반갑고 흥분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소리도 나요, 문도 열려요, 핸들 있어요, 의자도 있어요' 하면서 굴려보다가 앰뷸런스를 갖고 와서는 구조대를 출동시킨다. 그러게,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진작 두 개 사줄걸.
9시에 도착해서 영우랑 많이 놀아줄 시간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11시가 넘도록 안 자고 논다. 구조대 놀이가 제일 재미있고, 칠판 앞에 가서도 많이 논다. 놀이매트에 그려져 있는 젖소를 보더니 갑자기 우유 생각이 난건지, 늦게까지 놀아서 배가 고픈건지, 우유를 달라고 난리다. 11시 넘어서 야식 챙겨먹고 자는 것은 아빠를 닮았나보구나.
2016년 8월 18일 목요일
906일 회복중
아직 열이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은 상태이고, 열이 나면 나른해지는지 자려고 한단다.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상태여서 아침에 늦잠을 자고, 밥도 대충 먹었다고 하는데 어린이집에 가기 싫은지 힘들다며 할머니한테 업어 달라고 했다지 뭔가. 요며칠 몸이 안좋다고 아빠가 차로 데려다 주신 모양인데, 그래서 걷기가 힘들다는건지 몇 번이나 힘들다고 해서 쉬엄쉬엄 갔다고 한다.
이틀동안 통화를 못한 탓에 영우 상태가 궁금해서 아침에 전화를 해보았더니 영우는 어린이집 가는 길의 아파트 평상에서 쉬고 있는 중이었다. 전화가 오니 엄마야? 엄마야? 하다가 할머니한테서 전화를 건네받고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출근 길이기도 했고 영우가 우니까 바로 끊었는데 울음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쓰인다.
걱정과는 달리, 잠깐 울던 영우는 까까가 먹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할머니가 과자를 잔뜩 사서 어린이집에 들려보냈더니 곧 기분이 좋아졌다고 한다. 친구들이랑 고래밥 같이 먹었단다. 까까를 잔뜩 사서 친구들이랑 나눠먹으니 기분이 좋아진 영우. 어린이집에서 잠깐 할머니를 찾기는 했지만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다가 돌아왔다고 한다. 이 날은 오전에 해열제 먹고 저녁까지 열이 안 올랐다고 하는데 이대로 나으면 좋겠다.
2016년 8월 15일 월요일
분당에서의 휴가 리뷰
영우랑 이렇게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한 적은 처음이라 새로운 발견이 많았다. 대부분 육아일기에 적혀 있긴 하지만 몇 가지 빠진 부분들을 추가한다.
장기 기억력이 생긴 것 같다.
영우가 비누방울총을 발견하고는 갖고 놀겠다고 했는데 건전지가 없어서 작동을 안했다. 신랑이 엄마한테 건전지 바꿔달라고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이틀뒤 내가 외출할 때 비누방울총을 갖고 나온 것을 보더니 건전지 있냐고 물어본다.
할아버지 차를 알아본다. 영우야 어떻게 알아본거야 했더니 숫자로 기억했댄다. 믿을 수가 없어서 정말? 했더니 정말이야 한다. 정말일까?
영우가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소방차 장난감을 형아가 양보하지 않아서 주의를 돌리려고 저기 가서 더 큰 소방차 갖고 놀자며 자리를 옮겼는데, 까먹지도 않고 더 큰 소방차를 찾는다.
경찰차를 사달라고 했는데 이틀 뒤 우리가 사왔을지 궁금한건지 아빠 경찰차 보여줘요 한다.
표현력이 좋아지고 억지 부리는 것이 덜해졌다.
우리 집 세면대가 대구 세면대보다 낮아서 영우가 손을 뻗으면 수도꼭지를 틀 수 있는데, 혼자 할 수 있는게 좋았는지 세면대가 낮아서 좋다 한다. 처음 며칠간은 손 씻는다는 핑계로 물장난 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그만하고 나오게 하는게 일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잔소리 안해도 알아서 손씻고 나온다.
집에 있는 마사지기에 온열기능을 추가했더니 안마봉이 지나가는 자리가 빨간색으로 변한다. 그 모습을 보더니 흰색 눈이 빨간색 눈이 되었다고 표현한다. 눈처럼 보일 수도 있겠구나.
감기약으로 가루약을 받아왔더니 엄청 먹기 싫은가보다. 물약은 혼자서도 잘 먹는데 가루약 몇 번 먹어보더니 먹기 싫은지 양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입이 없어 한다. 다같이 빵 터졌다.
우리 생각보다 알고 있는게 많다.
헬로카봇을 알고 있다. TV를 봤으려나, 어떻게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구호처럼 헬로카봇을 외친다. 방귀대장 뿡뿡이도 안다. 이야기 도중에 뿡뿡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엉덩이를 우리쪽으로 향하며 뿡뿡이 흉내를 낸다.
아파트 주차장이 찻길 같아서인지 오른팔을 번쩍 올리고 걸어간다. 어떤 상황에서 팔을 들고 건너야 하는건지 잘 알고 있나보다.
이상 팔불출 엄마의 우리아들 천잰가봐요 기록.
장기 기억력이 생긴 것 같다.
영우가 비누방울총을 발견하고는 갖고 놀겠다고 했는데 건전지가 없어서 작동을 안했다. 신랑이 엄마한테 건전지 바꿔달라고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이틀뒤 내가 외출할 때 비누방울총을 갖고 나온 것을 보더니 건전지 있냐고 물어본다.
할아버지 차를 알아본다. 영우야 어떻게 알아본거야 했더니 숫자로 기억했댄다. 믿을 수가 없어서 정말? 했더니 정말이야 한다. 정말일까?
영우가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소방차 장난감을 형아가 양보하지 않아서 주의를 돌리려고 저기 가서 더 큰 소방차 갖고 놀자며 자리를 옮겼는데, 까먹지도 않고 더 큰 소방차를 찾는다.
경찰차를 사달라고 했는데 이틀 뒤 우리가 사왔을지 궁금한건지 아빠 경찰차 보여줘요 한다.
표현력이 좋아지고 억지 부리는 것이 덜해졌다.
우리 집 세면대가 대구 세면대보다 낮아서 영우가 손을 뻗으면 수도꼭지를 틀 수 있는데, 혼자 할 수 있는게 좋았는지 세면대가 낮아서 좋다 한다. 처음 며칠간은 손 씻는다는 핑계로 물장난 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그만하고 나오게 하는게 일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잔소리 안해도 알아서 손씻고 나온다.
집에 있는 마사지기에 온열기능을 추가했더니 안마봉이 지나가는 자리가 빨간색으로 변한다. 그 모습을 보더니 흰색 눈이 빨간색 눈이 되었다고 표현한다. 눈처럼 보일 수도 있겠구나.
감기약으로 가루약을 받아왔더니 엄청 먹기 싫은가보다. 물약은 혼자서도 잘 먹는데 가루약 몇 번 먹어보더니 먹기 싫은지 양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입이 없어 한다. 다같이 빵 터졌다.
우리 생각보다 알고 있는게 많다.
헬로카봇을 알고 있다. TV를 봤으려나, 어떻게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구호처럼 헬로카봇을 외친다. 방귀대장 뿡뿡이도 안다. 이야기 도중에 뿡뿡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엉덩이를 우리쪽으로 향하며 뿡뿡이 흉내를 낸다.
아파트 주차장이 찻길 같아서인지 오른팔을 번쩍 올리고 걸어간다. 어떤 상황에서 팔을 들고 건너야 하는건지 잘 알고 있나보다.
이상 팔불출 엄마의 우리아들 천잰가봐요 기록.
901일 경찰차 사주세요.
영우랑 통화를 하는데 엄마가 신랑한테 영우랑 경찰차 본 적 있냐고, 영우가 계속 아빠랑 본 경찰차 갖고 싶다고 이야기한다고 말씀하셨다. 지난 주 앰뷸런스 살 때 영우가 경찰차를 먼저 골랐는데 앰뷸런스랑 경찰차 중에 고민하다가 앰뷸런스를 고른거라고 이야기하니 아하~ 하면서 둘 다 사주지 왜 하나만 사줬냐고 하신다. 이 때를 놓칠세라 영우는 경찰차 사주세요 한다. 그래, 이번 주에 내려갈 때 꼭 경찰차 사갈게~
그나저나 영우는 콧물감기가 떨어지지 않은데다 열감기가 시작되었다. 목요일 저녁에 미열이 있는 것 같아서 금요일 오전에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왔는데 어린이집에서 낮잠 잘 때 할머니를 찾으며 울어서 일찍 집에 왔다고 한다. 집에서 낮잠을 많이 자고 일어나 괜찮은갑다 했는데 밤에 열이 많이 나서 토요일에 다시 병원에 갔다고 한다. 밥은 잘 먹고 놀기도 잘 논다고 하는데 계속 열이 나서 걱정이다. 지난 주에 너무 무리해서 놀았나, 다시 미안한 마음이 한가득이다.
그나저나 영우는 콧물감기가 떨어지지 않은데다 열감기가 시작되었다. 목요일 저녁에 미열이 있는 것 같아서 금요일 오전에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왔는데 어린이집에서 낮잠 잘 때 할머니를 찾으며 울어서 일찍 집에 왔다고 한다. 집에서 낮잠을 많이 자고 일어나 괜찮은갑다 했는데 밤에 열이 많이 나서 토요일에 다시 병원에 갔다고 한다. 밥은 잘 먹고 놀기도 잘 논다고 하는데 계속 열이 나서 걱정이다. 지난 주에 너무 무리해서 놀았나, 다시 미안한 마음이 한가득이다.
899일 바나나
이 날은 오랜만에 글자공부하는 포스터를 갖고 와서 보더란다. 바나나를 보더니 '나'자를 가리키며 나자영, 나영우 하더란다. 한글 자음은 읽을 줄 안다고 하던데 글자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자기 이름에 들어가는 쉬운 글자는 이제 기억할 수 있나보다. 이런 모습을 보면 한글을 가르치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생기게 될듯하다. 참아야지.
898일 어린이집 지각
새벽에 깨서는 잠을 한참 못자고 아침이 되어서야 다시 잠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린이집에 지각을 했다고 한다. 새벽에 깬 그 시간동안 영우는 차 타고 멀리 가서 아빠랑 놀이방 가서 탄 빨간 차가 타고 싶다고 했단다. 휴게소에서 탄 차도 타고 싶다고 했나보다. 새벽에 일어나서 할머니한테 한참동안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데 영우는 이제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구나.
897일 영우와 통화
신랑이 일찍 퇴근해서 영우와 통화를 하였다. 어린이집 오랜만에 가서 어땠냐고 하니 명준이랑 지민이가 뽀뽀해줬다고 차분한 톤으로 알려주더란다. 재미있었냐고 하니 응 하는데 정말 대화를 하는 느낌이 들고 통화를 하는 느낌이 들어서 열흘만에 많이 컸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얼마나 인상적이었던지, 영우한테 엄마가 영우 일상을 일기처럼 기록해놓는데 오늘 통화한 이야기 엄마한테 적어달라고 하겠다고 이야기했단다. 잠깐 통화하면 전화 끊고 아이패드 하겠다고 난리인데 점잖게 앉아서 통화를 잘 마무리했나보다. 이렇게 조금 더 성장하는구나.
896일 여름방학 열두번째 날 - 대구로
아침에 출근할 생각을 하니 속이 울렁거리고 답답하다. 엄마 아빠 회사 가야한다고 하니 회사? 가지마 같이 갈래 하더니 아직 덜 놀았어라고 한다. 전 날 어린이집 가야지 이야기하니까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하더니 엄마 아빠랑 같이 더 놀고 싶나보다.
우리 나오는데 따라 나오려고 하길래 아빠가 영우를 데리고 나와서 놀이터에서 놀다 들어가게 해주셨다. 내려가는 동안 다행히 토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하고, 휴게소에서 밥도 잘 먹었다고 한다. 휴게소에서 동전 넣는 자동차를 몇 번이나 타면서 즐거워했나보다.
잘 도착했으려나 궁금해질 무렵에 아빠가 밴드에 사진을 올려 주셨는데 집에 도착해서 불도저를 갖고 노는 모습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열흘 넘게 못 갖고 놀았던 장난감들 갖고 노느라 정신이 없었나보다. 울거나 떼쓰거나 하지 않아 고맙고 빠른 적응력이 참 다행이다.
우리 나오는데 따라 나오려고 하길래 아빠가 영우를 데리고 나와서 놀이터에서 놀다 들어가게 해주셨다. 내려가는 동안 다행히 토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하고, 휴게소에서 밥도 잘 먹었다고 한다. 휴게소에서 동전 넣는 자동차를 몇 번이나 타면서 즐거워했나보다.
잘 도착했으려나 궁금해질 무렵에 아빠가 밴드에 사진을 올려 주셨는데 집에 도착해서 불도저를 갖고 노는 모습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열흘 넘게 못 갖고 놀았던 장난감들 갖고 노느라 정신이 없었나보다. 울거나 떼쓰거나 하지 않아 고맙고 빠른 적응력이 참 다행이다.
895일 여름방학 열한번째 날 - 성남시청
분당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라, 아빠 모시고 성남시청 구경도 시켜드릴겸, 성남시청 물놀이장에 가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감기가 떨어진 상태가 아닌데, 게다가 물놀이장이 그늘에 있어서 물이 차가웠을텐데 괜히 물놀이를 시켰나 싶기도 하다. 영우가 물 속에 들어갔을 때 물이 차갑다며 놀기 싫다고 했는데 그냥 물놀이 시키지 말걸 이제 와 후회된다.
처음엔 물에 들어가기 싫어하길래 준비해 간 물총가방을 꺼내주었다. 물총놀이는 재미있는지 여기저기 다니며 나뭇잎에도 물총을 맞추고, 작은 연못의 물에도 물총을 쏘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물총을 쏜다. 물통을 두 번이나 채워가며 재미있게 놀았는데 나중에 찍힌 사진을 보니 농약치는 아저씨 포스다. 그냥 가기는 좀 아쉬워서 물에 잠깐만 들어가서 놀자고 했는데 물 온도에 적응이 된건지 엄청 신나게 논다. 물 속에서 방방 뛰고, 공놀이고 하고, 튜브 타며 물개처럼 물장구도 치고, 재미있게 놀았다.
물놀이를 마치고 2층에 있는 시장실에 가보았다. 일요일이라 시장님은 안계셨지만 당직 서는 공무원 아저씨들이 안내를 해주셨다. 시장님 자리에는 폴리와 타요 장난감들이 놓여있다. 영우는 시장님이 폴리 좋아해 하면서 폴리를 집어들고 시장님 자리에 앉아서 사진 한 방을 남겼다. 9층에 유아 놀이방이 있다고 하길래 가보았는데 일요일은 운영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돌아왔다. 성남시청은 정말 시민 친화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영우가 잠드는 바람에 일어났을 때 목욕을 시키는데, 씻기면서 신랑이랑 대화 중에 영우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가(영우가) 하더라'라는 표현을 썼는데(앞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영우가 '자기라고 하면 어떡해'라고 한다. 그래서 왜? 누가 자긴데? 라고 물었더니 아빠란다. 이럴 때 정말 깜짝깜짝 놀란다. 우리가 하는 대화나 사용하는 단어의 뜻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것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어서 놀랍다.
저녁에는 중앙공원에 산책을 갔다. 분당에서의 마지막 일정이 되겠구나. 넓은 곳에 나오니 또 다다다다 뛰어다니며 마냥 즐겁다. 물고기도 보고, 오리도 보고, 호수도 보고, 다리도 건너 보고, 아빠 덕분에 셋이 찍은 사진도 생겼다. 열흘 넘게 함께 있으면서 셋이 같이 찍은 사진 한 장 없었구나. 호숫가의 돌다리를 신나게 건너는 영우를 보며, 신랑이 이 광경이 한참동안 생각날 것 같다고 한다. 행복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저녁의 풍경이다.
돌아오는 길에 영우는 운전하는 신랑을 보며 '빨리 커서 저기 앉고 싶어, 운전하고 싶어, 위험할 때 빵빵하고 싶어' 한다. 빨리 크고 싶은, 신나는 영우와 달리 나는 왜이리 아쉽기만 한가.
처음엔 물에 들어가기 싫어하길래 준비해 간 물총가방을 꺼내주었다. 물총놀이는 재미있는지 여기저기 다니며 나뭇잎에도 물총을 맞추고, 작은 연못의 물에도 물총을 쏘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물총을 쏜다. 물통을 두 번이나 채워가며 재미있게 놀았는데 나중에 찍힌 사진을 보니 농약치는 아저씨 포스다. 그냥 가기는 좀 아쉬워서 물에 잠깐만 들어가서 놀자고 했는데 물 온도에 적응이 된건지 엄청 신나게 논다. 물 속에서 방방 뛰고, 공놀이고 하고, 튜브 타며 물개처럼 물장구도 치고, 재미있게 놀았다.
물놀이를 마치고 2층에 있는 시장실에 가보았다. 일요일이라 시장님은 안계셨지만 당직 서는 공무원 아저씨들이 안내를 해주셨다. 시장님 자리에는 폴리와 타요 장난감들이 놓여있다. 영우는 시장님이 폴리 좋아해 하면서 폴리를 집어들고 시장님 자리에 앉아서 사진 한 방을 남겼다. 9층에 유아 놀이방이 있다고 하길래 가보았는데 일요일은 운영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돌아왔다. 성남시청은 정말 시민 친화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영우가 잠드는 바람에 일어났을 때 목욕을 시키는데, 씻기면서 신랑이랑 대화 중에 영우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가(영우가) 하더라'라는 표현을 썼는데(앞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영우가 '자기라고 하면 어떡해'라고 한다. 그래서 왜? 누가 자긴데? 라고 물었더니 아빠란다. 이럴 때 정말 깜짝깜짝 놀란다. 우리가 하는 대화나 사용하는 단어의 뜻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것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어서 놀랍다.
저녁에는 중앙공원에 산책을 갔다. 분당에서의 마지막 일정이 되겠구나. 넓은 곳에 나오니 또 다다다다 뛰어다니며 마냥 즐겁다. 물고기도 보고, 오리도 보고, 호수도 보고, 다리도 건너 보고, 아빠 덕분에 셋이 찍은 사진도 생겼다. 열흘 넘게 함께 있으면서 셋이 같이 찍은 사진 한 장 없었구나. 호숫가의 돌다리를 신나게 건너는 영우를 보며, 신랑이 이 광경이 한참동안 생각날 것 같다고 한다. 행복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저녁의 풍경이다.
돌아오는 길에 영우는 운전하는 신랑을 보며 '빨리 커서 저기 앉고 싶어, 운전하고 싶어, 위험할 때 빵빵하고 싶어' 한다. 빨리 크고 싶은, 신나는 영우와 달리 나는 왜이리 아쉽기만 한가.
894일 여름방학 열번째 날 - 네 가족
아마도 앞으로 평생 함께 하게 될 신랑 친구들의 가족들을 만났다. 영우보다 13개월 빠른 진섭이, 영우보다 이틀 늦은 은기, 영우보다 8개월 늦은 지은이.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인 적은 처음이어서 아이들이 얼마나 컸는지 처음으로 다같이 보는 자리가 되었다.
역시나 아이들이 다같이 모여 사이 좋게 노는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엄마 아빠들이 번갈아가며 놀아줘야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각자 잘 노니 엄마들끼리, 아빠들끼리 이야기할 시간도 생긴다. 좀 더 크면 좀 더 여유가 생기려나.
다른 아이의 장난감을 뺏기만 하던 영우는 진섭이 형에게 장난감을 빼앗겨 서럽게 울기도 하고, 모든 장난감을 독식한 진섭이 형에게 장난감 한 번만 갖고 놀게 해달라고 사정해보기도 했다. 영우 정도의 어린 아이들은 또래나 동생보다는 형아를 바라보며 놀게 되는거 같기도 하다. 동생이나 또래가 갖고 노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형아랑 놀고싶어한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데 진섭이도 그렇다고 한다.
신랑이 영우와 강아지 인형을 던져주고 받는 놀이를 시작했는데 영우가 던진 인형을 톡톡 쳐 올리면서 이거 뭐야, 이거 뭐야 하면 영우가 꺄르르 넘어간다. 신랑이 계속 이거 뭐야, 이거 뭐야를 해주니까 영우가 그거 말이야(말처럼 보였나보다. 말인거 아니까) 이거 뭐야 하지마, 하길래 그냥 톡톡 쳐올리기만 하니 재미가 없었나보지? 다시 이거 뭐야 하라고 시킨다. 반복되는 재미없는 일을 못견뎌하는 신랑이지만 아들이 원한다면 해야지, 영우의 꺄르르 웃음을 위해 이게 뭐야는 계속된다.
돌아오는 길에 진섭이가 신랑 손을 잡길래 우리 집에 같이 가자 했더니 진섭이는 정말로 우리랑 같이 가려고 하는지 차에 타려고 한다. 그 모습을 본 영우는 진섭이 형과 함께 집에 가는게 무서웠는지 울음이 터진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물어보니 진섭이 형 좋다고 한다. 앞으로 자주 보게 될테니 사이좋게 잘 지내렴. 네 아이들 비교하면서 키우지 말아야 할텐데.
역시나 아이들이 다같이 모여 사이 좋게 노는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엄마 아빠들이 번갈아가며 놀아줘야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각자 잘 노니 엄마들끼리, 아빠들끼리 이야기할 시간도 생긴다. 좀 더 크면 좀 더 여유가 생기려나.
다른 아이의 장난감을 뺏기만 하던 영우는 진섭이 형에게 장난감을 빼앗겨 서럽게 울기도 하고, 모든 장난감을 독식한 진섭이 형에게 장난감 한 번만 갖고 놀게 해달라고 사정해보기도 했다. 영우 정도의 어린 아이들은 또래나 동생보다는 형아를 바라보며 놀게 되는거 같기도 하다. 동생이나 또래가 갖고 노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형아랑 놀고싶어한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데 진섭이도 그렇다고 한다.
신랑이 영우와 강아지 인형을 던져주고 받는 놀이를 시작했는데 영우가 던진 인형을 톡톡 쳐 올리면서 이거 뭐야, 이거 뭐야 하면 영우가 꺄르르 넘어간다. 신랑이 계속 이거 뭐야, 이거 뭐야를 해주니까 영우가 그거 말이야(말처럼 보였나보다. 말인거 아니까) 이거 뭐야 하지마, 하길래 그냥 톡톡 쳐올리기만 하니 재미가 없었나보지? 다시 이거 뭐야 하라고 시킨다. 반복되는 재미없는 일을 못견뎌하는 신랑이지만 아들이 원한다면 해야지, 영우의 꺄르르 웃음을 위해 이게 뭐야는 계속된다.
돌아오는 길에 진섭이가 신랑 손을 잡길래 우리 집에 같이 가자 했더니 진섭이는 정말로 우리랑 같이 가려고 하는지 차에 타려고 한다. 그 모습을 본 영우는 진섭이 형과 함께 집에 가는게 무서웠는지 울음이 터진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물어보니 진섭이 형 좋다고 한다. 앞으로 자주 보게 될테니 사이좋게 잘 지내렴. 네 아이들 비교하면서 키우지 말아야 할텐데.
893일 여름방학 아홉째 날 - 키즈카페 나들이
어제 만난 친구와 함께 신랑의 또 다른 절친 가족을 만나러 판교 현대백화점 키즈카페로 갔다. 백화점 오픈 시간인 10시 반에 맞춰 갔는데 어쩜 그 시간에 주차장이 그리 꽉 차는지, 나중에 알고 보니 11시가 되면 주차장 자리가 없어서 대기열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한다. 키즈카페에 갈 때는 아이를 케어해야하니 옷을 편하게 입고 가야한다고 생각했는데 거기 온 다른 엄마들은 대부분 원피스를 입었다. 왠지 모를 이질감!
놀이방을 본 영우는 지난 번처럼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정신이 팔렸다. 역시나 가장 좋아하는 것은 편백나무 놀이터에서 포크레인과 삽으로 편백나무를 퍼나르는 것. 급히 나오느라 소변을 미리 누이지 못하고 나와서 계속 신경이 쓰인다. 나중에 쉬하고 싶다고 해서 쉬를 누이는데 소변량이 꽤 많아서 영우야 쉬 하고 싶은데 참았어? 했더니 응, 놀려고 참았어. 한다. 그렇게나 좋을까. 그런 와중에도 가끔씩 엄마아빠를 부르면서 노는거 봐달라고 하는데 키즈카페가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볼풀에서도 잘 놀고 주방놀이와 기차놀이도 하면서 혼자 잘 논다. 신랑 친구 아들이랑 나이가 같고, 연년생 누나도 있어서 함께 놀길 바랬지만, 좀 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봐줄 수 있는게 아니면 또래끼리 같이 노는건 아직 무리인거 같다.
영우가 맨 밥 말고 다른 음식은 잘 안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랑 친구 부부의 고심 끝에 샤브샤브 전골을 먹으러 갔다. 영우는 흰 밥을 따로 시켜 요리가케를 뿌려 먹고 신랑 친구 가족은 샤브샤브를 먹었는데 그 아이들은 샤브샤브의 고기부터 시작해서 국수와 죽까지 얼마나 잘 먹는지, 게다가 얼마나 많이 먹는지 정말 부럽기 그지없다. 영우는 요리가케 뿌린 밥을 씩씩하게 퍼먹다가 갑자기 테이블에 픽 쓰러져서 잠들어버렸는데 신랑 친구 부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순하다고 부럽다한다. 그러나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과 감자튀김과 빵까지 클리어한 그 아이들의 식성이 참으로 부럽다. 영우도 좀 더 많이 먹여도 되겠다.
저녁에는 영우를 데리고 잠깐 사무실에 들렀다. 원래는 업무 시간에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이래저래 하다보니 퇴근 시간이 지나서 남아 있는 몇 명만 잠깐 보고왔다. 영우는 저 사람은 누구인지, 이 사람은 누구인지가 뭐 그리 궁금한지 조용한 사무실에서 쩌렁쩌렁하게 누구냐 물어본다. 머문 시간이 5분도 안되는데 어찌나 힘든지. 돌아오는 길에는 다이소에 들렀는데 다이소를 활주하던 영우는 돼지저금통을 집어들고는 사달라고 한다. 영우와 이런 소소한 쇼핑의 재미도 생기는구나.
놀이방을 본 영우는 지난 번처럼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정신이 팔렸다. 역시나 가장 좋아하는 것은 편백나무 놀이터에서 포크레인과 삽으로 편백나무를 퍼나르는 것. 급히 나오느라 소변을 미리 누이지 못하고 나와서 계속 신경이 쓰인다. 나중에 쉬하고 싶다고 해서 쉬를 누이는데 소변량이 꽤 많아서 영우야 쉬 하고 싶은데 참았어? 했더니 응, 놀려고 참았어. 한다. 그렇게나 좋을까. 그런 와중에도 가끔씩 엄마아빠를 부르면서 노는거 봐달라고 하는데 키즈카페가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볼풀에서도 잘 놀고 주방놀이와 기차놀이도 하면서 혼자 잘 논다. 신랑 친구 아들이랑 나이가 같고, 연년생 누나도 있어서 함께 놀길 바랬지만, 좀 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봐줄 수 있는게 아니면 또래끼리 같이 노는건 아직 무리인거 같다.
영우가 맨 밥 말고 다른 음식은 잘 안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랑 친구 부부의 고심 끝에 샤브샤브 전골을 먹으러 갔다. 영우는 흰 밥을 따로 시켜 요리가케를 뿌려 먹고 신랑 친구 가족은 샤브샤브를 먹었는데 그 아이들은 샤브샤브의 고기부터 시작해서 국수와 죽까지 얼마나 잘 먹는지, 게다가 얼마나 많이 먹는지 정말 부럽기 그지없다. 영우는 요리가케 뿌린 밥을 씩씩하게 퍼먹다가 갑자기 테이블에 픽 쓰러져서 잠들어버렸는데 신랑 친구 부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순하다고 부럽다한다. 그러나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과 감자튀김과 빵까지 클리어한 그 아이들의 식성이 참으로 부럽다. 영우도 좀 더 많이 먹여도 되겠다.
저녁에는 영우를 데리고 잠깐 사무실에 들렀다. 원래는 업무 시간에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이래저래 하다보니 퇴근 시간이 지나서 남아 있는 몇 명만 잠깐 보고왔다. 영우는 저 사람은 누구인지, 이 사람은 누구인지가 뭐 그리 궁금한지 조용한 사무실에서 쩌렁쩌렁하게 누구냐 물어본다. 머문 시간이 5분도 안되는데 어찌나 힘든지. 돌아오는 길에는 다이소에 들렀는데 다이소를 활주하던 영우는 돼지저금통을 집어들고는 사달라고 한다. 영우와 이런 소소한 쇼핑의 재미도 생기는구나.
892일 여름방학 여덟째 날 - 스케쥴 세 개
오늘부터는 자체 방학이다. 어린이집 방학은 수요일까지라 오늘부터 등원인데 영우는 주말까지 있다가 월요일에 내려갈 예정이라 어린이집에는 화요일부터 등원하게 된다. 자체 방학을 길게 보내는 대신에 방학숙제는 1등으로 해서 카페에 올려두었다. 방학숙제는 오이마사지와 세족식 사진을 카페에 올리는 것이었는데, 엄마의 재촉으로 억지로 한 것이었지만 막상 사진을 편집해서 올려두고 선생님들이 써주시는 댓글들을 보니 재미있다. 얼굴에 오이를 올려줄 때에는 오이에 가려진 얼굴이 낯선지 엄마 얼굴이 없어졌다고 무서워한다. 발을 씻어줄 때에는 물장난 수준이었지만 사진은 제법 그럴싸하게 찍혀서 숙제 미션은 컴플릿.
자체 방학 첫번째 스케쥴은 정은언니네 방문. 언니네 아이들은 초등학교 5학년, 2학년이라 영우랑 놀기에 수준이 맞지는 않지만 온갖 장난감들을 총 동원해 잘 놀아주었다. 인상적인 것은 이동하면서 자동으로 도미노를 놓아주는 자동차였는데, 영우는 자동차에 엄청 손대고 싶었을텐데도 누나와 형이 됐다고 할때까지 잘 참고 기다리고 있었다. 형아 장난감은 꽤 수준이 있어서 잘 갖고 놀 수 있을까 싶었는데 RC 탱크를 제법 잘 조종하여 전진, 후진, 회전시킨다. 신랑의 로망인 RC 장난감을 이제 사줄 때가 된 것일까. 그리고 레고를 처음 본 영우는, 레고 사람에 다리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는지 계속 다리 있는 아저씨를 찾는다.
언니 아이들 덕분에 잘 먹고 잘 놀고 시댁으로 갔다. 영우를 또 한 번 볼 수 있어서 어머님 아버님은 정말 좋아하신다. 오늘도 뻐꾸기 시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사과를 반개나 먹고, 포도도 씨까지 꼭꼭 씹어먹었다. 영우 밥 먹일게 제일 걱정인 어머님은 5시부터 저녁식사를 준비하시고, 영우 먹을 국을 따로 끓여놓기까지 하셨으나 과일로 배를 채운 영우는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았다. 어머님이 밥 안먹는다고 속상해하시니까 '과일 많이 먹어서 배가 불러요' 한다. 어쩜 이리 웃긴지.
마지막 스케쥴은 신랑 친구와의 만남.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한 신랑의 절친인데 영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시댁에 온 김에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카페에 앉아서 우유를 원샷한 영우는 카페 이곳저곳을 탐방한다. 카페 주인 언니가 영우 귀엽다며 자기 옆에 앉으라고 하니 그 옆에 앉아 한참을 놀며 귀여움을 발산하고 온다. 우유를 먹어서인지 또 응가가 마렵다는 영우. 아, 공중화장실인데 잘 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으나 그래도 성공적. 이렇게 세 개나 되는 스케쥴을 무사히 마무리하였다.
공중화장실에서 응가를 하는 바람에 꼭 씻기고 재워야겠다는 의지로 돌아오는 길에 잠들지 않게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월요일과 수요일에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영우가 터널이 왜 이렇게 많냐고 물어보길래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야, 길을 돌아가지 않도록 일직선으로 길을 내려면 산을 뚫고 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터널이야, 그래서 터널이 많은거고 작은 산을 뚫으면 짧은 터널이, 큰 산을 뚫으면 긴 터널이 나온단다라고 두 번 정도 이야기해주었다. 그런데 집에 가는 길에 터널이 나오자 영우가 산 보여? 작은 산 보여? 하고 묻는 것이 아닌가. 그 긴 이야기를 대충 이야기하기는 했나보다. 알아듣건 못 알아듣건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자체 방학 첫번째 스케쥴은 정은언니네 방문. 언니네 아이들은 초등학교 5학년, 2학년이라 영우랑 놀기에 수준이 맞지는 않지만 온갖 장난감들을 총 동원해 잘 놀아주었다. 인상적인 것은 이동하면서 자동으로 도미노를 놓아주는 자동차였는데, 영우는 자동차에 엄청 손대고 싶었을텐데도 누나와 형이 됐다고 할때까지 잘 참고 기다리고 있었다. 형아 장난감은 꽤 수준이 있어서 잘 갖고 놀 수 있을까 싶었는데 RC 탱크를 제법 잘 조종하여 전진, 후진, 회전시킨다. 신랑의 로망인 RC 장난감을 이제 사줄 때가 된 것일까. 그리고 레고를 처음 본 영우는, 레고 사람에 다리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는지 계속 다리 있는 아저씨를 찾는다.
언니 아이들 덕분에 잘 먹고 잘 놀고 시댁으로 갔다. 영우를 또 한 번 볼 수 있어서 어머님 아버님은 정말 좋아하신다. 오늘도 뻐꾸기 시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사과를 반개나 먹고, 포도도 씨까지 꼭꼭 씹어먹었다. 영우 밥 먹일게 제일 걱정인 어머님은 5시부터 저녁식사를 준비하시고, 영우 먹을 국을 따로 끓여놓기까지 하셨으나 과일로 배를 채운 영우는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았다. 어머님이 밥 안먹는다고 속상해하시니까 '과일 많이 먹어서 배가 불러요' 한다. 어쩜 이리 웃긴지.
마지막 스케쥴은 신랑 친구와의 만남.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한 신랑의 절친인데 영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시댁에 온 김에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카페에 앉아서 우유를 원샷한 영우는 카페 이곳저곳을 탐방한다. 카페 주인 언니가 영우 귀엽다며 자기 옆에 앉으라고 하니 그 옆에 앉아 한참을 놀며 귀여움을 발산하고 온다. 우유를 먹어서인지 또 응가가 마렵다는 영우. 아, 공중화장실인데 잘 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으나 그래도 성공적. 이렇게 세 개나 되는 스케쥴을 무사히 마무리하였다.
공중화장실에서 응가를 하는 바람에 꼭 씻기고 재워야겠다는 의지로 돌아오는 길에 잠들지 않게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월요일과 수요일에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영우가 터널이 왜 이렇게 많냐고 물어보길래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이야, 길을 돌아가지 않도록 일직선으로 길을 내려면 산을 뚫고 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터널이야, 그래서 터널이 많은거고 작은 산을 뚫으면 짧은 터널이, 큰 산을 뚫으면 긴 터널이 나온단다라고 두 번 정도 이야기해주었다. 그런데 집에 가는 길에 터널이 나오자 영우가 산 보여? 작은 산 보여? 하고 묻는 것이 아닌가. 그 긴 이야기를 대충 이야기하기는 했나보다. 알아듣건 못 알아듣건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2016년 8월 13일 토요일
891일 여름방학 일곱째날 - 교통박물관
매일 아침 영우가 다다다다 달려와서 깨워주고 있다. 침대위에 올라와서 같이 뒹굴거리기도 하고 엄마아빠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데 이 날 아침엔 내 발을 조물조물 마사지를 해주는게 아닌가. 이어서 일어나라며 간질간질하기 시작한다. 이런 아침을 맞이하다니, 뭐라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나를 보고는 머리끈을 찾아다준다. 머리를 묶기 위해서 빗으로 빗고 있으니 안 더워? 그래가 되겠어? 라며 빤히 쳐다본다. 내 머리숱이 좀 많지, 영우가 보기에도 더워보이나보다.
이 날은 뭘할까 고민하다가 용인에 있는 삼성화재 교통박물관에 갔다. 에버랜드에 가서 로스트밸리와 사파리에 있는 동물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날씨 때문에 무리다 싶어 포기하고 실내인 박물관으로 갔다. 가는 도중에 영우가 잠들어서 일어나길 기다리며 잠깐 살펴보았는데 클래식카가 아주 많아서 어른들도 볼만했다. 이것이 거니횽의 취미로군영.
잠에서 깬 영우는 처음에는 얼떨떨해 하더니 이내 눈이 휘둥그레져서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많은 차들이 있지만 차를 보는 것보다는 핸들을 돌려볼 수 있는 체험공간을 아주 좋아한다. 빨간색 차 한 대를 시승할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핸들을 돌리면 바퀴도 돌아가고 나무휠을 가진 멋진 자동차이다. 영우가 앉은 위치에서는 핸들이 돌아간다고 바퀴가 돌아가는게 보이지는 않았을텐데, 다른 체험공간에 갔을 때에도 핸들을 돌리면서 앞에 바퀴가 있는지, 움직이고 있는지 궁금해하며 물어본다. 크락션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고 빵빵소리를 내보고 싶다고도 한다. 한 번 차를 시승했더니 다른 차도 타고 싶어서 자꾸 가드 위로 다리를 걸쳐놓길래 오래 머물지는 않고 나왔다. 영우는 아직 어려서 체험 프로그램을 할 수 없지만 4세 이상부터는 교통안전교육도 받고, 만들기 프로그램도 있는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가볼만할 것 같다.
원래부터도 영우는 자동차에 관심이 많고 아빠가 운전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는 크락션을 한 번 울려보라며 아빠 운전에 참견까지 한다. 신랑이 급브레이크를 한 번 밟자, '아빠 운전 조심해, 영우 이렇게(앞으로 쏠림) 되잖아' 한다. 영우 카시트의 안전벨트를 채우기 전에 차가 출발하면 '조심조심 가세요' 하다가 달칵 채우는 소리가 들리면 '빨리가 빨리가'를 외치는데 안전을 중시하는 성격 급한 운전자가 될건가보다.
이 날은 뭘할까 고민하다가 용인에 있는 삼성화재 교통박물관에 갔다. 에버랜드에 가서 로스트밸리와 사파리에 있는 동물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날씨 때문에 무리다 싶어 포기하고 실내인 박물관으로 갔다. 가는 도중에 영우가 잠들어서 일어나길 기다리며 잠깐 살펴보았는데 클래식카가 아주 많아서 어른들도 볼만했다. 이것이 거니횽의 취미로군영.
잠에서 깬 영우는 처음에는 얼떨떨해 하더니 이내 눈이 휘둥그레져서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많은 차들이 있지만 차를 보는 것보다는 핸들을 돌려볼 수 있는 체험공간을 아주 좋아한다. 빨간색 차 한 대를 시승할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핸들을 돌리면 바퀴도 돌아가고 나무휠을 가진 멋진 자동차이다. 영우가 앉은 위치에서는 핸들이 돌아간다고 바퀴가 돌아가는게 보이지는 않았을텐데, 다른 체험공간에 갔을 때에도 핸들을 돌리면서 앞에 바퀴가 있는지, 움직이고 있는지 궁금해하며 물어본다. 크락션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고 빵빵소리를 내보고 싶다고도 한다. 한 번 차를 시승했더니 다른 차도 타고 싶어서 자꾸 가드 위로 다리를 걸쳐놓길래 오래 머물지는 않고 나왔다. 영우는 아직 어려서 체험 프로그램을 할 수 없지만 4세 이상부터는 교통안전교육도 받고, 만들기 프로그램도 있는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가볼만할 것 같다.
원래부터도 영우는 자동차에 관심이 많고 아빠가 운전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는 크락션을 한 번 울려보라며 아빠 운전에 참견까지 한다. 신랑이 급브레이크를 한 번 밟자, '아빠 운전 조심해, 영우 이렇게(앞으로 쏠림) 되잖아' 한다. 영우 카시트의 안전벨트를 채우기 전에 차가 출발하면 '조심조심 가세요' 하다가 달칵 채우는 소리가 들리면 '빨리가 빨리가'를 외치는데 안전을 중시하는 성격 급한 운전자가 될건가보다.
890일 여름방학 여섯째날 - 휴식
나아지려나 했던 감기가 아직도 안 떨어져서 이 날은 병원에만 다녀오고 쉬기로 했다. 빨리 나아야 할텐데 너무 강행군인가.ㅜㅜ
병원에 갔다가 시댁에서 가족들에게 받은 용돈으로 장난감을 사러 갔다. 장난감 차들이 전시되어 있으니 덥석 잡는다. 처음에는 경찰차를 잡더니 이내 앰뷸런스로 바꾼다. 영우는 앰버가 제일 좋은가봐. 영우가 이모한테서 처음 선물받은 장난감도 앰버였는데, 풍선도 앰버를 고르더니, 직접 고른 첫번째 자동차도 앰버이다.
집에 와서는 앰불라쓰 앰불라쓰하면서 자동차를 갖고 노니까 아빠가 잘 못알아듣고 앰불란이 뭐야? 물어보셨나보다. 영우가 앰불란이 아니고 앰불라쓰 하면서 자동차를 보여주었다고 하는데 그 상황이 재미있었는지, '할아버지가 앰불란이 뭐야 하길래 영우가 앰불라쓰 했어' 라고 계속 이야기한다.
돌아오는 길에 놀이터에서도 한참 놀았는데, 이제는 미끄럼틀에 계단이 아니라 사다리를 잡고도 잘 올라간다. 영우 겁 안나?했더니 엄마아빠하고 있을 때는 안 무서워요 한다. 할아버지랑 같이 놀 때에는 겁난다고 안 올라갔다고 하던데 엄마아빠랑 놀 때는 안 무섭다니 어쩐지 찡하다. 미끄럼틀마다 장착되어 있는 핸들을 보고 자동차처럼 꾸며놓은 것도 아니고 저건 무슨 용도인가 했는데 핸들 돌리면서 노는 것을 매우 재미있어한다.
점심은 치킨을 시켜 먹었는데 영우도 치킨 먹는데 성공! 영우 용으로 순살치킨을 따로 시켰는데 바삭한 튀김이 맛있는지 제법 뜯어먹는다. 심정적으로는 튀김보다 순살을 많이 먹기를 원하지만 뭐든 먹어주는게 어딘가. 얼마만에 새로운 음식을 먹어주는건지 모르겠다. 자장면 이후 처음인거 같다. 또르르.
저녁에는 외식도 할겸 엄마아빠 모시고 율동공원에 갔다. 계속 날씨가 너무 습하고 더워서 저녁에도 푹푹 찌는데 그래도 이 날은 바람이 좀 불어서 야외활동을 할만했다. 비가 올 것 같아서 오래 머물진 못했지만 호숫가 주변을 걷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추천받은 생포갈비를 먹으러 육간명가에서 저녁도 먹었다. 지나고 보니 이 날이 열흘중에 딱 외출하기 좋았던 날씨의 저녁이었던 것 같긴 하지만 다같이 외출하고 외식할 기회를 더 못 만든 것이 아쉽다.
병원에 갔다가 시댁에서 가족들에게 받은 용돈으로 장난감을 사러 갔다. 장난감 차들이 전시되어 있으니 덥석 잡는다. 처음에는 경찰차를 잡더니 이내 앰뷸런스로 바꾼다. 영우는 앰버가 제일 좋은가봐. 영우가 이모한테서 처음 선물받은 장난감도 앰버였는데, 풍선도 앰버를 고르더니, 직접 고른 첫번째 자동차도 앰버이다.
집에 와서는 앰불라쓰 앰불라쓰하면서 자동차를 갖고 노니까 아빠가 잘 못알아듣고 앰불란이 뭐야? 물어보셨나보다. 영우가 앰불란이 아니고 앰불라쓰 하면서 자동차를 보여주었다고 하는데 그 상황이 재미있었는지, '할아버지가 앰불란이 뭐야 하길래 영우가 앰불라쓰 했어' 라고 계속 이야기한다.
돌아오는 길에 놀이터에서도 한참 놀았는데, 이제는 미끄럼틀에 계단이 아니라 사다리를 잡고도 잘 올라간다. 영우 겁 안나?했더니 엄마아빠하고 있을 때는 안 무서워요 한다. 할아버지랑 같이 놀 때에는 겁난다고 안 올라갔다고 하던데 엄마아빠랑 놀 때는 안 무섭다니 어쩐지 찡하다. 미끄럼틀마다 장착되어 있는 핸들을 보고 자동차처럼 꾸며놓은 것도 아니고 저건 무슨 용도인가 했는데 핸들 돌리면서 노는 것을 매우 재미있어한다.
점심은 치킨을 시켜 먹었는데 영우도 치킨 먹는데 성공! 영우 용으로 순살치킨을 따로 시켰는데 바삭한 튀김이 맛있는지 제법 뜯어먹는다. 심정적으로는 튀김보다 순살을 많이 먹기를 원하지만 뭐든 먹어주는게 어딘가. 얼마만에 새로운 음식을 먹어주는건지 모르겠다. 자장면 이후 처음인거 같다. 또르르.
저녁에는 외식도 할겸 엄마아빠 모시고 율동공원에 갔다. 계속 날씨가 너무 습하고 더워서 저녁에도 푹푹 찌는데 그래도 이 날은 바람이 좀 불어서 야외활동을 할만했다. 비가 올 것 같아서 오래 머물진 못했지만 호숫가 주변을 걷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추천받은 생포갈비를 먹으러 육간명가에서 저녁도 먹었다. 지나고 보니 이 날이 열흘중에 딱 외출하기 좋았던 날씨의 저녁이었던 것 같긴 하지만 다같이 외출하고 외식할 기회를 더 못 만든 것이 아쉽다.
2016년 8월 6일 토요일
889일 여름방학 다섯째날 - 동탄 나들이
영우의 육아용품 공급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사촌동생네 놀러가기로 했다. 가기 전에 영우에게 우유를 주는데 여기 서울이라 서울우유야? 하는 아재개그를 선보인다. 아이 깜짝이야.
동탄으로 가는 중에 어느 사거리에서 빨간불이라 서 있는데 초록불이라며 빨리 가자는거다. 9시 방향에서 보는 신호등에 초록불이 들어오자 그걸 보고 가자고 하는거 같은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시야가 넓고 많은 것을 보는구나 싶다.
사촌동생네는 7살 남자 아이와 5살 여자 아이가 있는데 이 글에 다 풀어놓을 수는 없지만 특히 7살 아이가 매우 착하다. 언젠가 영우와 놀아주는 날을 꿈꿨는데 드디어 그 날이 와서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영우가 형아가 아끼는 장난감을 독차지하는 바람에 이 아이가 말도 못하고 끙끙대다가 울어버린것. 다른 집 같았으면 한 대 맞았을텐데 벌써부터 착한 장남 컴플렉스에 빠진 이 아이는 울면서 삭힌다.
어쨌든 이 사건을 빼고는 다같이 아주 잘 놀았다. 놀이방이 잘 되어 있다는 감자탕 집에 갔었는데 진짜 놀이방이 엄청 크고 잘되어 있었다. 두 아이가 영우 손을 잡고 데리고 다니며 봐주니 어른들은 편히 식사를 하고, 아이들은 놀다가 뛰어와서 밥을 한숟가락씩 받아먹고 가는데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은 신세계를 경험하였다. 좀 큰 아이들도 있고 못된 아이들도 있어서 영우가 치이기도 하고,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바람에 몇 번 울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편한데 한편으로는 부모 시야에서 아이들이 안보이는 이 상황이 좀 걱정스럽긴하다.
이 날도 사촌에게서 장난감과 기타 용품을 세 박스 받아서 돌아왔는데 낮잠에서 깨어난 영우가 블럭을 하겠다고 떼를 쓰며 울기 시작한다. 블럭통이 더러워서 당장은 안 꺼내주려고 한거였는데 어찌나 오랫동안 서럽게 울던지 이렇게 떼를 쓰면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다. 나중에 진정되고 나서는 울면서 이야기하면 무슨 이야기인지 엄마아빠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떼쓰면 아빠가 안해준다, 웃으면서 이야기하면 아빠가 다 들어준다고 이야기했더니 억지로 헤헤헤 웃으며 블럭을 달란다. 그래 이 웃음을 보면 안해줄 수가 없지. 휘둘리지 않고 잘 키울 수 있으려나 몰라.
동탄으로 가는 중에 어느 사거리에서 빨간불이라 서 있는데 초록불이라며 빨리 가자는거다. 9시 방향에서 보는 신호등에 초록불이 들어오자 그걸 보고 가자고 하는거 같은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시야가 넓고 많은 것을 보는구나 싶다.
사촌동생네는 7살 남자 아이와 5살 여자 아이가 있는데 이 글에 다 풀어놓을 수는 없지만 특히 7살 아이가 매우 착하다. 언젠가 영우와 놀아주는 날을 꿈꿨는데 드디어 그 날이 와서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영우가 형아가 아끼는 장난감을 독차지하는 바람에 이 아이가 말도 못하고 끙끙대다가 울어버린것. 다른 집 같았으면 한 대 맞았을텐데 벌써부터 착한 장남 컴플렉스에 빠진 이 아이는 울면서 삭힌다.
어쨌든 이 사건을 빼고는 다같이 아주 잘 놀았다. 놀이방이 잘 되어 있다는 감자탕 집에 갔었는데 진짜 놀이방이 엄청 크고 잘되어 있었다. 두 아이가 영우 손을 잡고 데리고 다니며 봐주니 어른들은 편히 식사를 하고, 아이들은 놀다가 뛰어와서 밥을 한숟가락씩 받아먹고 가는데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은 신세계를 경험하였다. 좀 큰 아이들도 있고 못된 아이들도 있어서 영우가 치이기도 하고,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바람에 몇 번 울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편한데 한편으로는 부모 시야에서 아이들이 안보이는 이 상황이 좀 걱정스럽긴하다.
이 날도 사촌에게서 장난감과 기타 용품을 세 박스 받아서 돌아왔는데 낮잠에서 깨어난 영우가 블럭을 하겠다고 떼를 쓰며 울기 시작한다. 블럭통이 더러워서 당장은 안 꺼내주려고 한거였는데 어찌나 오랫동안 서럽게 울던지 이렇게 떼를 쓰면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다. 나중에 진정되고 나서는 울면서 이야기하면 무슨 이야기인지 엄마아빠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떼쓰면 아빠가 안해준다, 웃으면서 이야기하면 아빠가 다 들어준다고 이야기했더니 억지로 헤헤헤 웃으며 블럭을 달란다. 그래 이 웃음을 보면 안해줄 수가 없지. 휘둘리지 않고 잘 키울 수 있으려나 몰라.
888일 여름방학 넷째날 - 시댁 나들이
오후에 시댁에 가기로 해서 오전에는 가볍게 분당구청 앞 풀장에 갔다. 이 날 날씨가 너무 더워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렸는데 파라솔 그늘 아래에 앉아있는 것도 힘들었다. 이런 더위에 물속이긴 하지만 땡볕 아래서 노는 영우가 너무 걱정되서 내내 좌불안석이다. 우리가 준비한 것은 일본 출장에서 사온 반팔 수영복과 튜브 하나. 다른 아이들은 래쉬가드를 입고 있거나 목덜미까지 가려주는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그나마 전 날 봄봄이 사준 썬캡 없었으면 햇빛가리개 하나 없이 어쩔뻔했나몰라.
풀장은 두 개 운영되는데 하나는 허리정도 깊이, 다른 하나는 무릎정도 깊이이다. 허리 깊이의 풀에 튜브와 함께 놀게 하였더니 방방 뛰며 극도로 흥분하여 물을 먹었다. 물 속에 있는것만으로도 영우는 너무너무 신나 했는데 우리의 준비 부족으로 타지 않을까, 더위 먹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 한 시간만에 데리고 나왔다. 물론 영우는 나오고 싶어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또 영우를 풀장에 남겨둘 채 우리끼리 와버렸다. 풀장에서 혼자 나올 수가 없으니 우리를 쳐다보며 울고 있고, 안전요원이 밖으로 꺼내주는 동안 우리가 가서 데리고 왔는데 이러다 트라우마 생기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4개월만에 영우를 만난 시부모님은 훌쩍 큰 영우를 보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신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뻐꾸기 시계를 보고는 뻐꾸기뻐꾸기하며 시계바늘을 돌려보겠다고 하는데, 4개월 전에 시계바늘 돌리며 놀았던 것이 기억났나보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름 말하는 개인기도 보이고, 곰세마리 노래도 부르고, 종알종알 어찌나 이쁜 짓을 하는지 영우가 효도를 다 하는구나.
식사를 하러 간 곳에 볶음밥도 있었지만 예상대로 볶음밥을 먹지 않고 맨 밥만 먹어 할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만 빼면 아주 성공적인 방문이었다. 벌써 소변을 가리는 것을 보고 가족들 모두 신기방기해 하셨는데 갑자기 응가를 하고 싶다지뭔가. 처음으로 어른 변기에 앉아서 응가도 성공적으로 해냈다. 응가도 빠른 시간에 해치우는 것을 보고 매우 기특해하셨다. 내가 생각해도 참 기특하네.
휴가 기간이고, 형님댁은 일정이 있으셨는데도 영우 보려고 먼 길을 바삐 왔다가셨다. 영우도 오랜만에 보는 사촌형을 잘 따르고 계속 찾는지, 역시 가족이 좋기는 좋다. 자주 볼 수 없어 아쉬우실테지만 그래도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 동영상이나 사진을 볼 수 있으니 성장 과정에 대해서 소외감이 좀 덜한 것 같다. 이번에는 옥수수 먹는 영상이 아주 히트였다. 8시가 지나면서는 영우가 갑자기 졸렸는지 영우 할머니를 찾으며 징징대기 시작해서 서둘러 정리하고 나왔다. 오늘도 성공적인 시댁 나들이.
풀장은 두 개 운영되는데 하나는 허리정도 깊이, 다른 하나는 무릎정도 깊이이다. 허리 깊이의 풀에 튜브와 함께 놀게 하였더니 방방 뛰며 극도로 흥분하여 물을 먹었다. 물 속에 있는것만으로도 영우는 너무너무 신나 했는데 우리의 준비 부족으로 타지 않을까, 더위 먹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 한 시간만에 데리고 나왔다. 물론 영우는 나오고 싶어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또 영우를 풀장에 남겨둘 채 우리끼리 와버렸다. 풀장에서 혼자 나올 수가 없으니 우리를 쳐다보며 울고 있고, 안전요원이 밖으로 꺼내주는 동안 우리가 가서 데리고 왔는데 이러다 트라우마 생기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4개월만에 영우를 만난 시부모님은 훌쩍 큰 영우를 보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신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뻐꾸기 시계를 보고는 뻐꾸기뻐꾸기하며 시계바늘을 돌려보겠다고 하는데, 4개월 전에 시계바늘 돌리며 놀았던 것이 기억났나보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름 말하는 개인기도 보이고, 곰세마리 노래도 부르고, 종알종알 어찌나 이쁜 짓을 하는지 영우가 효도를 다 하는구나.
식사를 하러 간 곳에 볶음밥도 있었지만 예상대로 볶음밥을 먹지 않고 맨 밥만 먹어 할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만 빼면 아주 성공적인 방문이었다. 벌써 소변을 가리는 것을 보고 가족들 모두 신기방기해 하셨는데 갑자기 응가를 하고 싶다지뭔가. 처음으로 어른 변기에 앉아서 응가도 성공적으로 해냈다. 응가도 빠른 시간에 해치우는 것을 보고 매우 기특해하셨다. 내가 생각해도 참 기특하네.
휴가 기간이고, 형님댁은 일정이 있으셨는데도 영우 보려고 먼 길을 바삐 왔다가셨다. 영우도 오랜만에 보는 사촌형을 잘 따르고 계속 찾는지, 역시 가족이 좋기는 좋다. 자주 볼 수 없어 아쉬우실테지만 그래도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 동영상이나 사진을 볼 수 있으니 성장 과정에 대해서 소외감이 좀 덜한 것 같다. 이번에는 옥수수 먹는 영상이 아주 히트였다. 8시가 지나면서는 영우가 갑자기 졸렸는지 영우 할머니를 찾으며 징징대기 시작해서 서둘러 정리하고 나왔다. 오늘도 성공적인 시댁 나들이.
2016년 8월 5일 금요일
887일 여름방학 셋째날 - 333과 영종도 나들이
영종도에 있는 네스트 호텔이 아이들이 놀기에도 괜찮다고 하여 333과 함께 가보기로 하였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그간의 로망이었던 모래놀이를 하였다. 성벽도 쌓고 포크레인으로 모래를 파서 옮기고 물고기 틀도 찍고 정말 모래놀이도 하였다. 영우가 매우 즐거워해서 식당에 안 들어가겠다고 떼를 쓰면 어쩌나 싶었는데 333 이모들이 도착하니 순한 양이 되어 잘 따라다닌다. 지금 생각해보니 오후부터는 볕이 너무 세서 야외활동이 어려웠는데 오전에 잠깐이나마 모래놀이를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다.
브런치 부페에서 영우는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 새로운 것은 안 먹어보려고 하는 영우답게 밥이 될만한 것은 먹지를 않는다. 생선초밥을 가져다가 초밥만 조금 떼서 몇 점 먹이고 포기. 과자나 케잌처럼 달달한 것만 먹는다. 안 먹겠다는 의지가 너무 확실하니 어쩔 수 없지만 매우 속상하다. 영우랑 함께하는 오키나와, 오사카 여행을 꿈꿨는데 수족관도 시큰둥, 먹는 건 질색팔색이니 좀 더 클 때까지는 여행이 별 의미가 없어보인다.
식당에서 세 시간을 꽉 채우고 놀이방으로 이동했다. 꽤 넓은 공간에 크림하우스 매트가 깔려 있고, 인디언텐트나 볼풀용 가드 등이 모두 크림하우스 제품이다. 장난감도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원목으로 준비되어 있어서 나름 신경썼나보다싶은 생각이 든다. 영우는 놀이방 문을 열자마자 신발을 벗어던지고 모자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어갔다. 그렇게 좋을까나.
그런데 이 곳 놀이방에서도 영우의 나쁜 행동이 드러난다. 다른 아이가 미끄럼틀 위에서 안내려가고 앉아 있으니 내려가라고 발로 찬다. 동영상 찍고 있던 수지형은 깜놀 ㅜㅜ. 마음에 드는 장난감이 있으면 그냥 뺏어온다. 영우가 놀던 볼풀에 다른 아이가 들어오니 다리를 물기도 하고 들어오지 말라고 소리지르며 발로 차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다른 친구에게 이것저것 설명해주면서 같이 놀기도 하지만 아직 사람되려면 멀었다. 전에는 다른 아이들에게 치이거나 다칠까봐 따라다녔다면 이제는 다른 아이들을 괴롭힐까봐 따라다녀야 한다. 놀다가도 쉬할래 하며 뛰어오는걸 보면 참 신통방통하다. 너무 신나서 나가기 싫어할 것 같은데 또 금방 따라나서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자리를 옮겨 카페에서 수지형의 생일파티를 하였다. 영우가 수지형을 위해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손뼉도 쳐주고 케잌도 같이 먹었다. 그러나 실내에 머무는 시간은 잠시, 후텁지근한 날씨인데도 굳이 야외 정원에 나가겠단다. 한낮보다는 열기가 많이 식어서 정원의 놀이터에서 미끄럼틀도 타고 시소도 타고 제법 놀 수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 빨리 들어가고 싶은데 영우는 놀이터를 떠날 생각을 안해서 내버려 두고 엄마는 가겠다며 십 여 미터 걸어나왔다. 내가 없어진걸 깨닫고는 두리번거리다가 표정이 안 좋아지길래 나를 볼 수 있는 위치로 가주었더니 에엥 울면서 그제서야 따라온다. 금세 그치긴 했지만 아이 마음대로 놀게 마냥 둘 수도 없고 이럴땐 참 마음이 안좋다.
이렇게 333과 영우와의 나들이는 마무리. 장시간동안 에너자이저 영우 따라다니고, 사진 찍어주고, 놀아주느라 모두 얼마나 힘들었을지, 특히 맏언니께서는 저녁에 실신하셨다고 ㅎㅎ. 다들 바쁜 주말시간 쪼개서 영우와 좋은 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런치 부페에서 영우는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 새로운 것은 안 먹어보려고 하는 영우답게 밥이 될만한 것은 먹지를 않는다. 생선초밥을 가져다가 초밥만 조금 떼서 몇 점 먹이고 포기. 과자나 케잌처럼 달달한 것만 먹는다. 안 먹겠다는 의지가 너무 확실하니 어쩔 수 없지만 매우 속상하다. 영우랑 함께하는 오키나와, 오사카 여행을 꿈꿨는데 수족관도 시큰둥, 먹는 건 질색팔색이니 좀 더 클 때까지는 여행이 별 의미가 없어보인다.
식당에서 세 시간을 꽉 채우고 놀이방으로 이동했다. 꽤 넓은 공간에 크림하우스 매트가 깔려 있고, 인디언텐트나 볼풀용 가드 등이 모두 크림하우스 제품이다. 장난감도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원목으로 준비되어 있어서 나름 신경썼나보다싶은 생각이 든다. 영우는 놀이방 문을 열자마자 신발을 벗어던지고 모자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어갔다. 그렇게 좋을까나.
그런데 이 곳 놀이방에서도 영우의 나쁜 행동이 드러난다. 다른 아이가 미끄럼틀 위에서 안내려가고 앉아 있으니 내려가라고 발로 찬다. 동영상 찍고 있던 수지형은 깜놀 ㅜㅜ. 마음에 드는 장난감이 있으면 그냥 뺏어온다. 영우가 놀던 볼풀에 다른 아이가 들어오니 다리를 물기도 하고 들어오지 말라고 소리지르며 발로 차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다른 친구에게 이것저것 설명해주면서 같이 놀기도 하지만 아직 사람되려면 멀었다. 전에는 다른 아이들에게 치이거나 다칠까봐 따라다녔다면 이제는 다른 아이들을 괴롭힐까봐 따라다녀야 한다. 놀다가도 쉬할래 하며 뛰어오는걸 보면 참 신통방통하다. 너무 신나서 나가기 싫어할 것 같은데 또 금방 따라나서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자리를 옮겨 카페에서 수지형의 생일파티를 하였다. 영우가 수지형을 위해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손뼉도 쳐주고 케잌도 같이 먹었다. 그러나 실내에 머무는 시간은 잠시, 후텁지근한 날씨인데도 굳이 야외 정원에 나가겠단다. 한낮보다는 열기가 많이 식어서 정원의 놀이터에서 미끄럼틀도 타고 시소도 타고 제법 놀 수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 빨리 들어가고 싶은데 영우는 놀이터를 떠날 생각을 안해서 내버려 두고 엄마는 가겠다며 십 여 미터 걸어나왔다. 내가 없어진걸 깨닫고는 두리번거리다가 표정이 안 좋아지길래 나를 볼 수 있는 위치로 가주었더니 에엥 울면서 그제서야 따라온다. 금세 그치긴 했지만 아이 마음대로 놀게 마냥 둘 수도 없고 이럴땐 참 마음이 안좋다.
이렇게 333과 영우와의 나들이는 마무리. 장시간동안 에너자이저 영우 따라다니고, 사진 찍어주고, 놀아주느라 모두 얼마나 힘들었을지, 특히 맏언니께서는 저녁에 실신하셨다고 ㅎㅎ. 다들 바쁜 주말시간 쪼개서 영우와 좋은 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886일 여름방학 둘째날 -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전 날 잘못 보낸 메일이긴 하지만 업무를 대략 마무리지었다고 생각해서 휴가를 냈다. 그러나 내 맘대로 되는건 없지, 중요한 메일들이 계속 오가는 바람에 쉬면서도 얼마나 마음이 불편했는지 모른다. 영우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신경써야 할 일들이 계속 생기는 거, 정말 싫구나.
비도 오고 해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가기로 했다. 롯데월드 근처에는 절대 가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영우를 데리고 갈 줄이야, 제2롯데월드 건물은 모든 면에서 랜드마크이긴 하다보니 이후에 영우가 말하는 '건물'이란 것은 제2롯데월드를 의미하게 된다.
작년에 제주 아쿠아플라넷에서는 꽤 재미있게 구경했던 것 같은데 영우가 이 곳에선 별 흥미를 못 느낀다. 갈 때는 큰 물고기 보러 간다며 들떠했었으나 정작 물고기에는 관심이 없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팔짝팔짝 뛰는 것만 신난다. 그래도 해파리를 보고는 좀 신기해했고, 이쁜 물고기 안 이쁜 물고기 정도의 평가는 해주었다. 개인적인 소감을 말하자면 너무 많은 물고기가 너무 좁은 수족관에서 살고 있어 애처롭고, 기사로 접한 선입견 때문인지 벨루가를 보러 가는 것도 왠지 죄책감이 든다.
아쿠아리움을 나오고 나서는 에스컬레이터 타는데 재미를 붙였다. 쇼핑몰 에스컬레이터를 몇 번이나 오르내렸는지 모른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으신 엄마는 대구 촌놈 서울 와서 촌놈티 팍팍 냈구나라고 하신다. 뭐라도 재미있으면 다행이지 뭐. 쇼핑몰 4층인가에 키즈존이 있었는데 밟으면 소리 나는 커다란 피아노 건반이 있어서 즐거워하기도 했다.
우리와 함께 지내다보니 아무래도 동영상 노출이 잦다. 아이패드를 쥐어주면 한참동안 편하게 쉴 수 있으니 그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다. 나쁘긴 한가보다 싶은게, 영우가 동영상에 빠져있다가 그 자리에서 오줌을 쌌다. 그동안 배변훈련을 충실히 해왔는데, 지난 2주간 이런 일이 없었는데, 동영상을 보는동안 무념무상이 되나보다. 아이패드나 노트북 등을 영우 눈에 띄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어른들이 전자기기를 끊지 못하니 보고싶어하는 것을 막기도 어렵다. 그나저나 유투브를 보면서 광고 건너뛰기를 하는 영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런 기술이 장착되어 있었구나.
비도 오고 해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가기로 했다. 롯데월드 근처에는 절대 가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영우를 데리고 갈 줄이야, 제2롯데월드 건물은 모든 면에서 랜드마크이긴 하다보니 이후에 영우가 말하는 '건물'이란 것은 제2롯데월드를 의미하게 된다.
작년에 제주 아쿠아플라넷에서는 꽤 재미있게 구경했던 것 같은데 영우가 이 곳에선 별 흥미를 못 느낀다. 갈 때는 큰 물고기 보러 간다며 들떠했었으나 정작 물고기에는 관심이 없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팔짝팔짝 뛰는 것만 신난다. 그래도 해파리를 보고는 좀 신기해했고, 이쁜 물고기 안 이쁜 물고기 정도의 평가는 해주었다. 개인적인 소감을 말하자면 너무 많은 물고기가 너무 좁은 수족관에서 살고 있어 애처롭고, 기사로 접한 선입견 때문인지 벨루가를 보러 가는 것도 왠지 죄책감이 든다.
아쿠아리움을 나오고 나서는 에스컬레이터 타는데 재미를 붙였다. 쇼핑몰 에스컬레이터를 몇 번이나 오르내렸는지 모른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으신 엄마는 대구 촌놈 서울 와서 촌놈티 팍팍 냈구나라고 하신다. 뭐라도 재미있으면 다행이지 뭐. 쇼핑몰 4층인가에 키즈존이 있었는데 밟으면 소리 나는 커다란 피아노 건반이 있어서 즐거워하기도 했다.
우리와 함께 지내다보니 아무래도 동영상 노출이 잦다. 아이패드를 쥐어주면 한참동안 편하게 쉴 수 있으니 그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다. 나쁘긴 한가보다 싶은게, 영우가 동영상에 빠져있다가 그 자리에서 오줌을 쌌다. 그동안 배변훈련을 충실히 해왔는데, 지난 2주간 이런 일이 없었는데, 동영상을 보는동안 무념무상이 되나보다. 아이패드나 노트북 등을 영우 눈에 띄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어른들이 전자기기를 끊지 못하니 보고싶어하는 것을 막기도 어렵다. 그나저나 유투브를 보면서 광고 건너뛰기를 하는 영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런 기술이 장착되어 있었구나.
885일 여름방학 첫째날 - 분당으로
어린이집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대구가 너무 더우니 분당에서 피서를 하기로 계획했는데, 특이하게 여름방학 기간이 목~수요일이라 우리가 데리러 갔다가 다시 데려다주기 너무 애매하여 엄마 아빠가 영우를 데리고 올라오셨다. 우리가 데리고 지낼테니 엄마 아빠는 좀 쉬시라고 했지만 엄마는 나 힘들까봐 함께 지내자고 하신다. ㅜㅜ
점심 시간에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는 영우 사진이 올라왔는데 그 때부터 들떠서 일이 잘 안되던지, 심지어 그 휴게소가 덕평휴게소란 것을 알고 나니 너무나 집에 가고싶다. (빨리 집에 가고 싶어서 서두르다 결국 업무 메일에 파일을 최종버전이 아닌 것으로 잘못 첨부해 팀장님한테 혼남)
영우 멀미하고 토할까봐 덕평 휴게소에서 밥을 먹고난 후 바로 출발하지 않고 한 시간 정도 놀다가 출발을 했다고 한다. 덕평 휴게소가 조경이 아주 잘되어 있어서 괜찮다 싶었는데 영우도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잘 논 모양이다. 거기다 앰버 풍선까지 하나 사왔다. 남자라면 역시 핑크지~
칼퇴를 하고 싶었으나 조금 늦었는데 신랑이 영우와 함께 마중을 나왔다. 영우가 나를 보고는 달려와서 입을 커다랗게 벌리며 두 팔 가득 나를 안는다. 이런 모습 참 생경하지만 얼마나 좋은지. 그러나 곧 소리를 지르며 저 멀리 뛰어가버린다. 이런 퇴근길 풍경은 언제쯤이면 일상이 될 수 있을까.
그나저나, 영우는 감기에 걸려버렸다. 분당구청 앞에 어린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운영되는 작은 풀장이 있는데, 우리는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영우가 그 곳에서 노는 모습을 상상했더랬다. 분당에 오자마자 영우가 첫번째로 간 곳이 그 풀장이었고, 저녁 무렵에 아무 준비 없이 물 속에 들어갔다가 감기에 걸려버렸다. 아이와 함께 사는게 아니라서인지 우리가 아직 준비가 많이 부족한 부모이다. 영우가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이용할 수 없게 되었지만 성남시에서는 탄천에 야외수영장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가볼 수 있겠지.
점심 시간에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는 영우 사진이 올라왔는데 그 때부터 들떠서 일이 잘 안되던지, 심지어 그 휴게소가 덕평휴게소란 것을 알고 나니 너무나 집에 가고싶다. (빨리 집에 가고 싶어서 서두르다 결국 업무 메일에 파일을 최종버전이 아닌 것으로 잘못 첨부해 팀장님한테 혼남)
영우 멀미하고 토할까봐 덕평 휴게소에서 밥을 먹고난 후 바로 출발하지 않고 한 시간 정도 놀다가 출발을 했다고 한다. 덕평 휴게소가 조경이 아주 잘되어 있어서 괜찮다 싶었는데 영우도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잘 논 모양이다. 거기다 앰버 풍선까지 하나 사왔다. 남자라면 역시 핑크지~
칼퇴를 하고 싶었으나 조금 늦었는데 신랑이 영우와 함께 마중을 나왔다. 영우가 나를 보고는 달려와서 입을 커다랗게 벌리며 두 팔 가득 나를 안는다. 이런 모습 참 생경하지만 얼마나 좋은지. 그러나 곧 소리를 지르며 저 멀리 뛰어가버린다. 이런 퇴근길 풍경은 언제쯤이면 일상이 될 수 있을까.
그나저나, 영우는 감기에 걸려버렸다. 분당구청 앞에 어린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운영되는 작은 풀장이 있는데, 우리는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영우가 그 곳에서 노는 모습을 상상했더랬다. 분당에 오자마자 영우가 첫번째로 간 곳이 그 풀장이었고, 저녁 무렵에 아무 준비 없이 물 속에 들어갔다가 감기에 걸려버렸다. 아이와 함께 사는게 아니라서인지 우리가 아직 준비가 많이 부족한 부모이다. 영우가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이용할 수 없게 되었지만 성남시에서는 탄천에 야외수영장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가볼 수 있겠지.
882일 심야기저귀
영우가 낮에는 배변 훈련을 잘 하고 있지만 밤에는 아무래도 불안하니 기저귀를 하고 잔다. 기저귀를 하지 않으면 시원하기도 하고 편하기도 할테니 밤에도 기저귀를 안하겠다고 했나보다. 엄마가 기저귀 안하고 자면 오줌 싼다고 해야한다고 했는데 오줌 안싸겠다고 하더란다. 이불 안 젖고 팬티 안 젖게 할 수 있겠나, 믿어도 되나 했더니 믿어도 된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잠자기 전에는 기저귀를 하지 않고 잠든 후에 기저귀를 채우는데 이 날 이후로 열흘이 넘도록 영우는 기저귀를 적셔낸 적이 없다. 쉬하고 싶으면 밤에 깨서 쉬하고 다시 자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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