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1일 화요일

833일 일상

색칠공부하는 영우. 평소에는 싸인펜이나 물감놀이를 하는데 언제 받아온건지도 모를 크레용을 발견하였다. 싸인펜이나 물감으로 놀 때는 영우 혼자 찍찍 선을 긋는 수준이었는데 크레용으로 당근을 그려주니 주황색으로 칠하고, 딸기를 그려주니 빨간색으로 칠하는데 제법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지 않게 잘 칠한다. 영우가 잘 칠하는것을 보니 신랑도 뭔가 그려주고 싶었는지 바나나를 그려주었다. 그러나 냉정한 영우, 바나나 안 같애, 라고 하며 칠하지도 않는다.
요즘 계속 폭력을 쓰는 영우에게서 어김없이 또 한대 맞았다. 퍼즐을 갖고 놀다가 퍼즐판을 내 콧등에 찍었는데 어찌나 아픈지, 아프다 하고 있으니 신랑이 엄마를 또 때리다니 맞아야겠다며 몽둥이를 하나 들고 왔다. 큰 몽둥이를 들고왔더니 영우가 그거 아니라며, 큰 맴매 아니고 작은 맴매라며, 손수 작은 맴매를 들고왔다. 요즘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맞고 사는건가? 작은 맴매라니 완전 빵터졌다.
잠깐이라도 양떼목장에 들렀다 오고 싶었으나 아침부터 비가 와서 양떼목장은 결국 실패. 영우 낮잠자고 일어난 후에야 비가 그쳐서 잠깐 외출을 했다. 놀이터는 젖어 있을 것 같아서 공원을 돌아보고 올 계획이었는데 공원 가는 길에는 우체국과 소방서가 있다. 우체국 앞의 우체통을 보고 편지 넣는 거라고 이야기를 하는게 아닌가, 지난 어버이날에 우체통에 편지 넣은 것을 기억하고 있나보다. 소방서는 항상 문이 닫혀 있었는데 이 날은 문이 열려 있는데다가 소방차가 세 대에 앰뷸런스까지 있다. 맞은 편에는 경찰서까지 있어서 로이와 앰버, 폴리까지 만나 영우는 신이 났다. 돌아오는 길에 놀이터가 보이니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듯 유모차에서 내릴래 내릴래 하길래 내려줬는데 미끄럼틀이 아직 젖어있는 것을 보더니 두 말 않고 돌아선다. 그래도 말귀를 잘 알아들으니까 이럴때 억지를 부리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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