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4일 토요일

1509일 지한이와 예슬이

모처럼 미세먼지가 보통인 날이다. 금요일이라 예슬이도 교회에 와있는데, 날이 좋으니 조금이라도 밖에서 놀리고 들어가자고 해서 놀이터로 갔다. 놀이터에는 지한이와 예슬이가 뛰어놀고 있었고 영우도 합류하였는데 확실히 영우는 다른 아이들과 노는게 좀 다르다. 지한이랑 예슬이는 계속 뛰어다니는데 영우는 미끄럼틀을 왔다갔다 하거나 꼭대기에 머무를 뿐, 뛰는건 좋아하지 않는다.
바람이 좀 불어 쌀쌀한 기운이 돌아서 아이들을 다 데리고 우리 집으로 왔다. 둘이 놀 때랑 셋이 놀 땐는 또 다른게, 예슬이랑 둘이 있을 때는 함께 노는 것 같더니 셋이 있으니 각자 논다. 그리고 자꾸 엄마한테 찾아온다. 어쩌다보니 어린이집 친구들 중에서 밖에서 만나는 아이들도 다 여자애들이고, 교회에서도 여자애들이랑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데, 지한이랑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나 둘은 서로 싫단다ㅜㅜ

- 어린이 집에서는
친구 진석이의 생일파티도 있었고 요리활동도 있어서 아주 바쁘게 일과를 보냈단다.
포도잼(블루베리잼)을 달라고 표현하면서 빵 위에 듬뿍 발라주기도 하고, 맛있다고 표현하면서 모양틀로 찍어서 식빵 한조각을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미술영역에서는 나비 모양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수수깡을 붙여서 예쁜 나비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나비 위에도 어김없이 '나영우' 글자를 검을 매직으로 쓰면서 영우 것이라고 알려주었단다.

1508일 화해 해결사

다음 주에 출장을 가는데 주말 즈음에 신랑이 영우를 데리고 합류하기로 하였다.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는 과정에서 사인이 맞지 않아 서로 기분이 상했는데 집에 들어와서 언성을 높이게 되었다. 엄마아빠가 기분이 좋지않음을 알아챈 영우는 엄마 기분을 좋게 해주겠다며 마사지 롤러를 갖고 와서 내 등을 밀어준다. 며칠 전에 영우가 롤러로 신랑 등을 밀어주었었는데 신랑이 엄마가 기분 나쁠 때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아냐며, 이렇게 등을 밀어주면 된다고 이야기를 했었더랬다. 그걸 기억하고는 엄마 기분 풀어주려고 온 영우, 신랑과 나 둘 다 웃음이 터져버렸다. 그리고 이제 기분 풀라고 이야기하는데 웃기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네.

- 어린이 집에서는
초롱새반에서의 첫 현장학습으로 중앙공원 나들이를 다녀왔다고 한다. 나들이를 가는 버스 안에서는 길가에 피어있는 꽃을 보면서 봄 관련 노래를 불러보고 중앙공원에 도착해서는 돗자리를 펴고 앉아 간식을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간식을 다 먹은 후에는 내 얼굴이 붙여진 투명 가방 위에 모양 시트지를 붙여 꾸며주고, 친구들과 함께 자연물을 담아오기도 했단다. 초롱새반으로 돌아와서는 우리가 담아 온 자연물들을 살펴보고 이야기를 나누며 마무리했다고 한다.

1507일 한글이 야호

잘 준비를 하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영우가 작은 방에 들어가더니 글자카드를 찾아왔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승우형에게서 받아온 '한글이 야호' 글자카드였다. 받아올 때에는 DVD도 틀어주고, 책도 읽어주고, 한글은 직접 가르쳐봐야지 다짐했으나 현실은 기억 속에서 잊혀진 교구가 되었을 뿐이고, 영우는 어떻게 아는지 모르게 스스로 한글을 떼가고 있다. 몇 개의 글자카드를 자석칠판에 붙였는데, 이미 칠판의 모든 글자들을 다 알고 있다. 곧 성민이 줘야겠네.

- 어린이 집에서는
역할쌓기 영역에서 봄 나들이를 가기 위해 빅 와플블록으로 자동차를 구성해보았다고 한다. 친구들이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부서지자 영우는 형님들과 함께 수과학 영역의 공구 놀잇감 중 망치를 가지고 자동차를 다시 고쳐주는 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1506일 육아노동

토요일까지 그림을 제출해야해서 마음이 바쁘다. 신랑에게 영우랑 놀아달라고 하고서는 거실에서 그냥 그림을 그렸다. 영우가 궁금해하며 덮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빠의 적극적인 놀이 덕분에 별 탈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저녁은 치킨을 시켜 먹었는데 치킨을 먹으며 구기자주를 반주로 곁들이더니, 신랑이 매우 적극적이고 재미있게 오랫동안 놀아준다. 마치 농사일할 때 새참에 반주 한 잔 하는 것처럼, 알콜이 들어가니 약간 하이 상태에서 오버하면서 놀아줄 수 있어 서로 기분도 좋고 덜 힘들다고 한다. 육아는 농사일에 맞먹는 노동이었던 것이다. 어찌되었든 나도 그림을 마치고 영우도 즐겁고 신랑도 덜 힘든 해피한 시간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놀이시간에는 안 본 사이 부쩍 자란 무순과 양파를 관찰하였다고 한다. 선생님과 함께 관찰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영우는 코팅된 관찰일지 중 화요일 일지에 보드마카로 무순, 고구마, 양파의 모습을 그려주었다고 한다. 특히 무순이 씨앗 껍질을 깨고 나온 모습을 비슷하게 그려주어 깜짝 놀라셨다고 한다. 어떻게 그렸는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사진을 올려주셨다. 비슷하게 그린건 아니었지만 어떤 포인트에서 잘 그렸다고 하셨는지 알 것 같다.

2018년 4월 10일 화요일

1505일 영종도 나들이 둘째날

엑스트라 베드를 받을 수 있어서 신랑은 정말 오랜만에 편하게 잘 잤다고 한다. 나도 영우가 일어나기 전 사우나를 하고왔다. 찜질방 같은데 다니다가 호텔 사우나를 와보니 별 거 없어도 편하고 참 좋구나.
조식은 종류가 많지 않다. 서관 쪽은 식당이 작아서일수도. 영우가 무엇을 먹을지 몰라 다 준비해주었으나 결국 선택한 것은 맨밥에 김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파인애플을 잘 먹어서 한 열조각은 먹었을 것 같다. 아직은 뷔페가 아까운 아이. 조식 후 신랑이 영우를 데리고 사우나를 갔다. 레이트 체크아웃이기도 하고, 패키지에 수영장 사우나 모두 포함되어 있어서 또 수영장엘 가도 된단다. 영우는 수영을 할 줄 모르니 키즈풀이 아니고서는 다른 수영장 이용이 어렵지만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겠다싶다. 하필 그 시간에 업무 메일을 급히 작성해야 해서 온전하게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순 없었지만 그래도 아들이라 정말 좋구나. 꺄아아~
창 밖의 비행기들을 구경하던 영우는 테라스의 놀이터를 발견하고는 미끄럼틀을 타시겠단다. 미끄럼틀의 흔들다리를 지나는데 이제 제법 균형을 잘 잡고 걷는다. 시계 모양의 판이 붙어 있었는데 시계방향으로 돌리면서 이렇게 시계가 간다며, 정확히 시계방향을 알고 있었다. 시소도 타고 체스판에서 체스도 옮겨보고 징검다리도 건너본다. 체스판에서 사진 찍으면 이쁘겠던데 이제 사진 찍게 서보라고 하면 협조를 안해준다. 뒤돌아 서있거나 못난 표정을 짓거나.
체크아웃하고 호텔 옆의 합동청사역으로 가서 자기부상열차를 타본다. 언제 이런게 생겼다냐,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부터 네스트호텔 근처까지 간다고 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라고 하는데 그럼 첫 번째는 상해 여행에서 타 본 그것인건가? 이 열차의 노선은 직선이 아니고, 역도 촘촘해서 속도는 많이 나지 않는다. 기차가 레일 없이 공중에 떠서 움직인다고 하니 영우에게는 재미있는 경험.

분당으로 돌아와서는 영우 여권을 신청하기 위해 분당구청으로 갔다. 업무를 마치면 중앙공원에 꽃구경하러 갈 생각이었는데 여권업무는 시청에서 한다고 한다ㅜㅜ 급히 시청으로 가려했더니 영우는 공원 좋아하는데 왜 공원 안가는거냐고 투덜댄다. 다행히 시청에 실내놀이터가 있었고, 야외에 정원을 잘 조성해 놓아서 만족스러운 나들이가 되었다. 시청의 정원에 많은 꽃과 나무들이 관리되고 있어서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장미가 피는 계절에도 한 번 와봐야지.
약을 안챙겨가는 바람에 호르몬 조절이 안되서 몸이 힘들었는지, 아무 하는 일 없이도 이 정도 나들이는 힘들게 된건지, 몸이 힘드니 인내심도 바닥이 되어버린다. 영우가 별 일 아닌것에 짜증을 내고 우는 것을 참기가 힘들어서 너무 화를 내버렸다. 엄마미안해 라고 하는 영우를 보면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화를 내고 있는 내 모습이 무척 괴롭다. 내 체력이 잘 관리가 되어야 모두가 행복하겠구나.

1504일 영종도 나들이 첫째날

회사 게시판을 보다가 인천 그랜드하얏트 패키지 구성이 괜찮길래 생일 기념 이벤트로 예약하였다. 수영장이 좋다길래 수영용품도 챙기고 낮잠 시간에 맞추어서 출발~
체크인하고 들어가는 길에 수영장을 발견한 영우는 우리가 지나치자 행여나 수영장에 들리지 않을까봐서인지 '수영장에서 꼭 수영을 할 거야'라고 다짐을 한다. 키즈전용 수영장이 따로 있는데 규모는 아주 작고 워터슬라이드 등이 있는건 아니고 딱 풀밖에 없다. 왜 그렇게 좋다고들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온수풀 온도가 높고 선베드가 무료라서 그런건가? 영우는 지칠줄 모르고 풀을 옮겨다니며 즐겁게 놀았고, 마지막에 에너자이저 형아를 한 명 만나 둘이 뛰어놀기도 하였다. 그렇게 두 시간을 꽉 채워 놀고 신랑이 씻기러 데리고 가니 세상 편하고 좋다. 아들이라서 좋은건 이거로구나.
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영종도 밖으로 나가는건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영우에게 공항구경을 시켜주기로 한다. 그랜드하얏트에서 셔틀을 운행하는데 내려간 시간에는 2터미널로 가는 셔틀이 있어서 탔는데 한 20분 걸렸나보다. 첫 느낌은, 1터미널과 똑같구나. 그래 뭐 같은 공항인데 크게 다를 건 없겠지. 나름 유명한 집들을 섭외하여 푸드코트를 구성해두었다. 우리는 강릉의 교동짬뽕과 광장시장의 순희네 빈대떡과 마약김밥을 먹었는데 교동짬뽕은 맛이 좀 다른 듯도 하다. 영우도 빈대떡과 김밥과 탕수육을 많이 많이 먹었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욕조에서 목욕하고 놀이하는데 얼마나 업되어 있는지 모른다. 교회에서도 예슬이가 영우집 놀러가겠다고 하자 안된다고 영우는 오늘의 우리집에 가야한다고 하고, 세은이가 오후에 영우랑 놀 수 있냐고 하니 안된다고 영우는 없을거라고 정확히 알고 있더니만 밖에 나와서 자는게 참으로 좋은가보다. 엄마도 참으로 좋구나. 

1503일 결혼식

오전에는 영우가 예품학교 간 덕분에 여유시간이 있어서 부모숙제를 위해 그림을 그렸다. 오랜만에 그림을 그리니 재미있기도 하고, 혼자서도 해볼만하다 싶기도 하고, 그러나 몇 번이나 반복해서 그릴 생각하니 벌써부터 지겹기도 하다. 2시간이나 활동을 하니 활동도 보다 다채로워서 영우도 예품학교 가는 것을 좋아하고 무엇보다 내가 너무너무너무 좋다.
오후에는 신랑의 사촌동생 결혼식이 있어서 압구정에 갔다.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사촌동생은 뉴질랜드 사람과 결혼을 하는데 생각보다 친척들이 많이 와서 영우도 영어하는 사람들을 실제로 보게 되었다. 마침 화동을 담당하는 영우 또래의 꼬마들이 있었는데 영우가 가서 말을 걸었다. 말은 안통하지만 그저 함께 폴짝폴짝 뛰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아이들. 정말 귀엽다. 영우가 수줍게 몇 살이냐고 물어보았지만 발음이 이상한건지 아이들은 잘 못알아듣는다. 형인 알렉스는 5살이라길래 영우는 4살이라고 알려주었더니 듣고 있던 영우가 왜 자기가 4살인지 의아해한다. 그러게 말이다, 우리나라 나이는 왜 이런거니. 어쨌든 영우가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나 두려움 없이, 친구라고 생각되니 평소처럼 가서 말 걸고 놀고 싶어하는 것을 보게 되어 기분이 좋다.
지난 번 결혼식 때 영우가 오지 않아서 이번에 영우를 처음 보는 친인척들이 많았다. 영우는 고모댁의 손자인 형아와도 잘 놀았는데 이런걸 보면 역시 아이들은 함께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든다.

1502일 기질 검사

초등학교 취학 전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질검사가 있다고 한다. 문항이 103개나 된다. 설문을 작성한 것은 신랑이지만 몇 문항 보면서 내가 느꼈던 것을 신랑도 느꼈다고 한다. 아, 영우만 이런건 아니구나. 제일 웃겼던 문항은 '품에 안겨있을 때나 잠을 잘 때 부모 또는 주변에 있는 사람의 팔이나 얼굴을 만지기 좋아한다'인데 영우만 그런건 아닌거구나.
영우가 유난하다고 생각될 때가 많지만 문항을 보다보니 위험하다는 일 잘 안하고, 대체로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안전하게 생활하는게 중요한 일이지.

- 어린이 집에서는
기분좋게 등원해서 봄동산 꾸미기도 하고 블록놀이도 하면서 즐겁게 보냈다고 한다.
이번주 재활용품에 색종이 조각을 넣어주며 만들기를 하고 청소기를 만드는 영우 모습을 사진찍어 보내주셨다.

2018년 4월 9일 월요일

1501일 선호 순위

신랑이랑 소파에 나란히 기대앉아 있다가 서로 안아주고 뭐 그런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영우, '아빠, 영우보다 엄마가 더 좋아?'라고 묻는다. 그리고 이어서 '그럼 영우 울잖아'라는지. 누가 더 좋은게 어디있냐고 아빠는 영우도 엄마도 다 소중하고 좋아한다고, 영우는 누가 더 좋은지 정할 수 있냐고 했더니 정할 수 있단다.
순위가 정해졌다. 누가 좋냐고 물으면 모두 다 좋다고 말하던 영우, 이제 순서를 정할 수 있단다. 아빠가 제일 좋다고 다음엔 엄마, 다음엔 할아버지, 다음엔 할머니, 다음엔 브라운이다. 영우가 아빠바라기 하면 잘 받아주시오.

- 어린이 집에서는
수조작 영역에서 블록을 끼워서 자동차를 만들고 목공망치블록으로 툭툭 두드려 고치는 놀이를 했다고 한다. 벽돌블록으로 만든 세탁기가 고장났다고 하자 바로 다가와서 툭툭 두드려서 '다 고쳐졌어요~'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미술영역에서 튤립접기를 한 뒤 전지 배경에 붙여서 봄동산 꾸미기도 했다고 한다. 제공된 점심은 불고기와 함께 천천히 잘 먹었다고 한다.

1500일 글자 읽기

업무 마무리할 것이 남아서 영우는 그사이 아빠와 마트에 다녀왔다. 이것저것 눈에 보이는 글자마다 읽기 시작하는데 한방병원, 분당제생병원, 여드름연구소를 다 읽었다고 한다. 받침 없는 기본 글자만 읽을 수 있는 줄 알았더니, '제'나 '름' 같은 글자도 읽을 수 있다니 깜짝 놀라겠다. 영우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

- 어린이 집에서는
교실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이번주 보았던 '봄맞이 대청소' 동화를 융판동화로 들어보았다고 한다. 여러 그림을 융판에 붙여주자 스스로 붙이고 띄면서 동화의 내용을 기억해 보기도 하고 선생님이 들려주시자 조용히 동화감상을 했다고 한다.
과학영역에 놓여진 양파와 무순에 싹이 조금씩 나자 좋아하면서 돋보기로 관찰도 해보았다고 한다.

1499일 어린이집 면담

어느덧 초롱새반이 된 지도 한 달이 되어서 면담이 시작되었다. 영우가 어느 영역에서 어느 활동을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해 주로 이야기해주시는데 선생님 말씀만 들어보면 이런 모범생이 없고, 집에서와는 다른 인격체가 존재하는 것 같다.
우리가 역할놀이의 고통을 토로하자 어린이 집에서는 역할놀이는 잘 하지 않는다며 선생님도 놀라워하셨고, 집에서 어린이집 이야기나 친구들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는다고 하니 조금은 서운해하시는 것도 같았다. 누구랑 노냐고 물어보면 모두와 함께 논다고 한다고 했더니 그 말도 맞다고, 영우는 모든 영역을 골고루 놀이해서 모두와 함께 놀이하는 편이라고 한다. 영우가 진석이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니 실제로 초롱새반은 5세가 글자에 더 관심이 많고 그 중에서 영우와 진석이가 글자에 많은 흥미를 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원희 형이랑 구성하며 노는 것을 좋아하고 조금은 동경의 눈빛을 보내기도 한단다.
선생님이 너무 좋은 말씀만 해주신다고 했더니 이것이 실제 영우 모습이라고, 한 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면 밥을 굉장히 늦게 먹는거라고 하셨다. 그 부분에서는 우리 모두 격하게 공감하였다. 그래서 밥 먹는 것에 너무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시려고 2/3 이상 먹었을 때는 끝까지 다 먹이려고 하지 않고 두 숟가락만 더 먹고 정리하자고 하신단다. 4세때보다 제공량이 많아졌고 간식도 먹기 때문에 양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하신다고 한다. 그 말씀에는 공감을 하고, '집에서도 충분히 잘 먹이실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라고 하셔서 뜨끔했다.
요즘 영우가 이것저것 하기 싫어하는데 영어는 그만두게 했으면서 교회 성가대는 그만두지 못하게 하는 것이 일관성이 없는 태도를 보이는게 아닐까 싶어 걱정된다고 했더니 성가대는 재미가 없으니 당연히 하기 싫을 것이고, 아이는 1년간 해야한다는 약속이 와닿지 않을거라고, 아이와 약속을 할 때는 지금 무엇을 하면 어떻게 한다는 정도, 오늘 내일 또는 일주일의 시간 정도만 약속이 가능하다고 하신다. 아이 입장에서, 영우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지만 고개는 끄덕였으나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얼굴 만지면서 자는건 엄마아빠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니 그 부분은 계속 고쳐나가야한다고 해주셨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명을 가진 분들이 다 그럴테지만, 푸르니 선생님들은 정말 훌륭한 것 같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날씨가 좋아서 텃밭놀이터에 다녀왔다고 한다. 영우가 모래삽을 들고 햇빛 아래서 돌모래 안에 갈색모래를 찾아보기도 하고 모양틀에 모래를 가득 넣어서 모래모양을 만들기도 하였단다. 하온이와 듀플로블록으로 미끄럼틀을 만들고 동물을 태워주며 놀이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제공된 나물섞음밥을 맛있게 한그릇 먹었다고 한다.

1498일 족욕

너무 피곤해하자 신랑이 족욕기를 가동해주었다. 예전에는 족욕하고 나면 발이 날아갈 것처럼 시원해지곤 했는데 이제는 뭐 큰 효과가 없다. 우리가 족욕하는 것을 본 영우는 자기도 하겠다며 발을 담근다. 발을 담근거긴 하지만 팔도 같이 담근거고 결국은 물놀이를 하게되었지. 그래도 시원하다~를 연발한다.

- 어린이 집에서는
재활용품 요구르트 병을 연결해서 청소기를 반들었다고 한다. 작은 요구르트 병을 테이프로 붙영서 고정시키며 청소기라고 말하더니 윙윙~ 스스로 소리를 내면서 청소하는 흉내를 냈다고 한다. 선생님과 빅 와플블록을 쌓아 세탁기도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구성을 제법 잘한다고 한다.
제공된 밥과 고기, 상추겉절이를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1497일 부활절

원래도 일요일은 교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 날은 부활절이라 아이들 대상으로 복화술 공연이 준비되어 있어서 더더 많은 시간을 교회에서 보냈다. 10시 예배 끝나고 카페에서 놀다가 급히 점심을 먹고 1시부터 공연을 보았다. 3시 소모임에 갈때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교회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소모임 갔다가 끝나고 6시까지 놀이터에서 놀았다.
복화술 공연이 재미있었는지 끝나고 나서도 이런저런 내용을 이야기해준다. 이런 것 때문에 부모들이 무리해서라도 많은 경험을 시키려고 하는거겠지ㅜㅜ 도서관에서는 골라온 책이 수학 도형 책이었는데 의외로 흥미롭게 본다. 도서관에 자주 와서 책을 읽어줘야겠다는 다짐은 부질없는 것일테지. 지난 주와 다리 체육활동도 열심히 하였는지 사진도 찍혀있다.

그러나 전 날에 이어 온종일 밖에서 보냈더니 나는 체력이 회복되지를 않는다. 며칠동안 계속 골골댔던 것 같다. 이런 스케줄을 소화하고 났더니 신랑이 이제 토요일은 자유 시간을 가지라고 한다. 그러나 이미 토요일 일정이 꽉꽉 차 있는걸. 그래도 곧 333을 만나기로 했다!

2018년 4월 7일 토요일

1496일 스케쥴 4개의 날 : 예품학교, Hobby Fair, 뮤지컬 로보카 폴리, 키즈카페

교회 예품학교가 시작되었다. 토요일 2시간의 여유 시간이 생긴다고 좋아했더니만 5회밖에 안되는데 첫 날과 마지막 날은 부모교육이 있단다. 이럴수가ㅜㅜ 예품학교가 예수님 품성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지만 예품학교를 통해 영우도 주제에 맞게 잘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의 자유시간도 너무나 기대가 된다.
두 시간의 수업이 끝나고 신랑이 가고싶어하는 Hobby Fair에 갔다.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전국의 덕력 게이지 만렙인 분들이 오셔서 볼거리는 많았다. 특히 종이로 만든 건담이 인상적이었다. 너무 정교하게 잘 만들어서 이야기해주기 전에는 종이인줄 몰랐다. 영우는 전투기들 앞에서 멋지다를 연발하며 한참동안 구경을 했는데, 미래의 덕나무를 흐뭇하게 바라보시던 전투기 만드신 분이 비행기 프라모델을 선물로 주셨다. 오잉!

이어서 간 곳은 잡월드. 수아, 수정이, 주희랑 뮤지컬 로보카폴리를 보기로 했다. 뮤지컬은 아빠들이 함께 보러 들어가고 엄마들은 티타임. 아쉽게도 뮤지컬은 한 시간밖에 하지 않아 흥분한 아이들은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는데 넓은 곳에 아이들을 풀어놓는 것이 이렇게 위험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흥분을 잠재우기 위해 간 곳은 키즈카페. 오늘도 아이들은 9시에 문닫을때까지 놀다가 나왔다. 흥분해서 밥이나 제대로 먹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친구들이랑 있어서 경쟁이 되는지 열심히 많이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다시 뛰어논다. 다음에는 딸기농장에 가기로 약속하고 하루를 마무리.

1495일 예슬이

금요일이라 예슬이가 놀러왔다. 누나들 없고 둘만 있을 때는 둘이 정말 잘 논다. 덕분에 혜은이, 용화랑 수다 삼매경. 금세 9시가 되어서 아이들 데리고 우리 집에 와도 된다고 했지만 기본은 2시간이란 것을 모두 알기에, 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예슬이는 안 가겠다고 소리를 질렀지만 도리가 없지. 예슬아 우리 내일도, 모레도 만난단다.

- 어린이 집에서는
기분 좋게 등원하고 낮잠시간에도 토닥여주자 20분만에 잠들었다고 한다. 며칠전 역할쌓기 영역에서 띠블록을 이용해 꾸민 영우 모습 사진을 올려주셨는데 정말 장군처럼 장신구를 갖춰 입었다. 선생님도 전사같다고 하신다.

1494일 다른 그림 찾기

하원 시간에 통합반에 데리러 갔더니 보여줄게 있다며 종이를 한 장 가지고 온다. 다른 그림 찾기라며, 다른 부분 찾아보라고 하며 뿌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데 정말 잘 그렸다. 어느 부분이 다른지 설명을 해주는데, 이런 생각을 해서 뭔가를 만들어내니 놀라울 따름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대집단 시간에 '친구와 함께 공 옮기기' 게임을 해보았다고 한다. 영우는 수아와 짝이 되어서 공을 나눠잡고 부지런히 다녀왔단다. 그런데 게임 규칙 중 '중간에 놓인 종이벽돌블록은 지그재그로 지나가기'가 있었는데 영우와 수아는 그냥 지나쳐서 왔단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참여한 모습에 격려를 해주자 기분이 좋아졌단다.

1493일 잠버릇 고치기

약속이 있어서 늦게 들어왔더니 영우는 자고 있다. 씻고 방에 들어가니 부스럭대는 소리가 거슬리는지 뒤척이며 일어나더니 꿈을 꿨다고 하며 다시 눕는다. 그래도 쉬 잠이 들기는 어려우니 또 예의 그 소리지름이 시작되었다. 옆에 누워서 달래보려고 하는데 신랑이 들어와서 불을 켜고 혼내기 시작하였다. 영우 잠버릇 때문에 모두가 스트레스이고 고쳐야 하는건 맞는데 눈도 못 뜨고 계속 우는 아이를 보니 그냥 보듬고 재우는게 맞을까 싶기도 하고 참 어렵다.

- 어린이 집에서는
미술영역에서 악기 만들기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영우는 다양한 악기 화보들을 살펴보면서 여러가지 악기를 만들어주었는데, 그 중에서 접시를 이용한 심벌즈가 너무 잘 만들어졌단다. 심벌즈에 리본끈을 테이프로 붙여 손잡이를 만들어주고 완성된 심벌즈를 함께 맞부딪히면서 '쨍~'소리도 직접 내주었다고 한다.
노랑놀이터에서 놀이하던 중 미끄럼틀 위에서 넘어지는 일이 있었단다. 밑으로 떨어지면서 입 위쪽과 왼쪽 정강이를 부딪혔는지 아프다며 울음을 보였는데, 큰 외상은 없었다고 한다. 선생님이 쓰다듬어주며 진정시키자 금방 진정이 되어 다시 즐거운 기분으로 놀이했다고 한다.

2018년 4월 6일 금요일

1492일 숫자쓰기

스케치북을 꺼내 끼적이더니 숫자를 0에서 9까지 온전하게 썼다. 5를 쓰기가 어려운지 모양이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참고하는 것 없이 스스로 쓴다. 6의 왼쪽에 지워진 부분은 6을 거꾸로 썼던 부분인데 실수는 흔적을 없애 버렸다.
0 옆의 *와 #는 뭔가 했더니 핸드폰이란다. 알림장에 사진을 첨부했더니 지난 주 활동 중 핸드폰 만들기가 있었는데 기억해서 기호를 써준 것 같다고 하신다.

- 어린이 집에서는
선생님이 궁금해하셔서 스티커 히스토리를 말씀드리고 오늘은 획득에 실패했다고 이야기했다. 선생님도 영우에게 물어보니 어제와 엊그제는 스티커를 받았는데 오늘은 받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역할쌓기 영역에서 띠 블록을 이용해 장신구 만들기 놀이를 해보았는데, 영우는 띠 블록으로 헬멧처럼 만든 뒤 갑옷처럼 입을 수 있는 조끼도 만들어 입었다고 한다. 그런 뒤에는 기다린 띠 블록을 손에 쥐고 멋있게 포즈를 취하였는데, 마치 전쟁에 나가는 전사같이 멋있게 꾸몄다고 한다.

1491일 칭찬 스티커

예전부터 칭찬 스티커를 해주고 싶었는데 무엇으로 해야할지 적당한 주제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찾았다. 잘 자기.
할머니가 오셔서 함께 자고 있는데 목요일은 그럭저럭 잘 잤는데 금요일은 많이 울고 소리도 지르고 해서 할머니가 거의 못주무셨다. 그래서 칭찬 스티커를 생각했는데 마침 '참 잘했어요' 스티커가 20장 있다. 밤에 울지 않고 얼굴 만지지 않고 잘 자면 하나씩 붙여주고 20장 다 모으면 영우 갖고 싶은거 사준다고 하였다.
대망의 시작일, 토요일은 정말 잘 자서 아침에 일어나 칭찬 많이 받고 스티커도 붙였다. 일요일은 잘 자다가 새벽 무렵 얼굴을 만지려고 하길래 할머니가 '이러면 스티커 못 받는데'라고 하니 두 손을 쑥 내리고 다시 얌전히 자더란다. 이런걸 보면 완전히 의식하고 하는 일이 맞긴 한 거 같다. 그래서 이틀 연달아 스티커 두 개를 받게 되어, 이대로라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겠는데 하며 고무되었다.
그러나 이 날 이후 한 번 더 붙이고, 그것도 할머니가 이 정도면 됐지 너무 안 붙여주면 동력을 잃는다고 주장하셔서 썩 만족스럽지는 않은 밤이었지만 한 번 더 붙여준 것 외에는 추가 스티커가 없다. 스티커가 세 개 붙어있다. 슬픈 일이다.

- 어린이 집에서는
기분좋게 등원한 영우는 간식을 먹으면서 '근데 영우 오늘 칭찬 스티커 2개나 받아요~'라고 이야기해주었단다. 영우 말로는 울지 않고 얼굴을 만지지 않아서라는데 맞는지 물어보신다. 오늘 울지 않고 너무 멋있게 등원하여서 많이 격려해주셨다고 한다.
주황놀이터에 가서 놀이할 때 주원이가 타고 있는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 뒤 차례를 지켜서 탈 수 있도록 하자 영우는 자기 순서를 기다렸다고 한다. 그렇게 자기 차례가 되어 열심히 탄 후에는 그 다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친구에게 양보해주었다고 한다.

2018년 4월 5일 목요일

1490일 모든 것이 하기 싫은 날

영어수업을 하는데 그렇게 돌아다닐 수가 없다. 방 밖으로 나와서 한참을 있다가 들어갔다. 집중도 못하고 흥미도 없어 해서 아마도 영어수업은 이제 그만둘 것 같다. 교회에서 성가대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성가대 뿐만 아니라 앞에 나가서 하는 모든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체육 시간에도 책상 밑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끙
저녁에 놀 때에도 너무 말을 안들어서 야단을 쳤다. 그런데 그 방법이 잘못된 것 같다. 영우 말 안 듣는건 엄마가 싫어서 그런거냐는 발언을 했는데 왜 그런 말을 한걸까. 며칠 전에도 내가 엄만지 아닌지 어떻게 아냐는 발언을 한 후 신랑한테도 한 소리 듣고 반성도 많이 했는데 또 그런다. 요즘 아이의 트라우마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딱 하지 말아야 할 발언을 해버린 것 같다. 난 왜이러는건가.

1489일 할머니와 보낸 하루

신랑 사촌동생 결혼식이 문래동에 있어서 토요일 점심에 영등포까지 영우를 데리고 어떻게 가나 했는데 다행이 엄마가 와계셔서 영우는 할머니와 시간을 보냈다. 역시 할머니의 노하우란, 영우가 할머니를 너무 힘들게 할 때를 대비하여 스티커북도 준비해두었는데, 그런 것 하나 필요 없이 잘 놀았다고 한다.
낮잠 재울 때가 되어서야 엄마아빠 언제 오는거냐고 찾았다고 하는데 자고 일어나면 와 있을거라고 하셨단다. 우리가 집에 도착하자 소리가 들렸는지 영우가 일어나서 맞아주었다. 결혼식장 다녀오는데만 6시간 걸렸는데 집에서 편히 잘 놀았다니 다행이다.
저녁에는 숨겨놓은 스티커북이 발견되어서 스티커놀이를 하였다. 세계여행에 관한 책이어서 국기도 나오고 각국의 건물, 음식, 문화 등을 알 수 있다. 국기를 붙이면서 '진석이는 이거 다 알걸? 진석이는 모든 걸 다 알아' 한다. 초롱새반 5세 친구들 중에 글자에 관심 있는 아이는 영우와 진석이 뿐이라고 하던데 진석이는 공부도 많이 하나보군.
영우는 호주를 세상의 배꼽이라고 표현한 책을 좋아하고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알아본다. 싸이 사진첩을 뒤져서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줬더니 신기해한다. 영우랑 세계여행을 할 날을 꿈꿔본다. 

1488일 엄마가 문제

등원길에 집을 나서는데 영우가 엘리베이터를 내리면서 4층을 눌러놓는다. 왜저러나 싶어서 영우가 내리는 순간 다시 꺼두었다. 영우가 4층 눌러놓았다고 하길래 으응 그랬구나 했는데 엘리베이터가 4층으로 올라가는지 확인을 하겠다며 뒤돌아서는 것이다. 그대로 1층에 머물러 있는 엘리베이터를 보더니 왜 안올라가는지 이상하다며 다시 가려고 하길래 사실 엄마가 다시 껐다고 하니 그때부터 울기 시작한다. 할머니가 내려오시기 편하게 4층 눌러놓은건데 꺼버렸다고 속상해한다. 그냥 다시 누르게 할 걸 그랬나, 어린이 집에 가서까지 계속 울었다.
저녁에 바바파파 책을 읽다가 바바주가 알을 품고 있다가 알에서 아기 거북이가 깨나오자 바바주도 거북이로 변하는 이야기를 보고는 바바주가 엄마인거냐고, 둘이 닮았으니까 엄마인거냐고 물었다. 그래서 영우랑 엄마는 닮은거 같냐고 물어보았더니 안 닮았단다. 장난기가 발동해 안 닮았는데 어떻게 영우 엄마라고 생각하냐고 아닐 수도 있지 않냐고 했다. 아, 이게 장난칠 일이 아니구나 영우 표정을 보니 엄마가 엄마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 무서워하는 것 같다. 이걸 어떻게 수습하나, 왜 그랬을까 고민하는데 영우가 '엄마는 영우를 꼭 안아주니까 내 엄마지'라고 수습해줘서 꼭 껴안아주고 마무리했다.
우리집의 문제아는 나로구나. 그래서인지, 오늘 목욕 하지 말자고 했더니 아빠한테 달려가서 목욕하고 싶다고 펑펑 운다.

- 어린이 집에서는
우리집 구성하기 놀이를 하면서 블록 집에 동그란 문패를 달아주고 뿌듯해하는 모습의 사진을 보내주셨다.

2018년 4월 2일 월요일

1487일 신발장에 숨어있기

요즘 하원할 때, 선생님에게서 전달사항을 듣는 동안 영우는 다다다다 먼저 뛰어내려가버린다. 지금은 어디 있는지가 뻔하지만 어디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면 곤란한데 주의를 줘도 듣지를 않는다.
현재 영우가 다다다다 먼저 뛰어내려가서 가는 곳은 신발장. 거기 숨어서 엄마아빠를 기다린다. 아빠가 한 번 숨어 있다가 나오는 영우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줬더니 매번 한다. 1층 복도를 걷다보면 저 멀리 숨어있는 영우의 뒷모습이 보인다. 엄마아빠 언제 오나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웃긴지. 영우가 생각한 시간보다 오래 걸렸는지, 엄마아빠가 못찾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엄마아빠 영우 신발장에 있어~'라고 큰 소리로 외치며 친절히 알려준다. 그렇지만 영우를 발견했을 때는 깜짝 놀라야 한다. 매일.

- 어린이 집에서는
날씨가 좋아서 실외놀이터 모래놀이터에서 즐겁게 놀이하고 왔다고 한다. 틀을 뒤집어 모래 모양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반가운 파랑새반 친구들도 만나서 함께 달리기, 자전거 타기 하고 들어왔단다.
교실에서는 언어영역에서 글자에 관심을 보이면서 선생님이 준비해주신 친구, 형, 누나 이름 글자 카드를 살펴보고 보드마카로 직접 써보기도 하고 글자 자석으로 글자를 만들어보기도 하였단다. 'ㅣㅁ라'라고 만들더니 '선생님 미라예요'라고 이야기하며 아주 꺄르륵 즐거워하였단다. 선생님 이름글자도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나중에 해주겠다고 하면서 보드판 앞에서 한참동안 글자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제공된 점심 설렁탕을 밥과 함께 맛있게 한그릇 먹었다고 한다. 멸치볶음을 좋아하는지 더 달라고 해서 맛있게 먹었단다.

1486일 옥토넛 놀이

변함없이 옥토넛 놀이. 나는 지겨워 죽겠어서 옆에 앉아 대충 대응하면서 먼지 등을 정리하며 청소를 했다. 그랬더니 영우가 '옥토넛 놀이 하자고. 거기에 집중하지 말고!'라고 한다. 놀 때에는 집중해서 열심히 놀아줘야 하는데 재미가 없어서 잘 안된다.

- 어린이 집에서는
우유곽으로 전화기를 만들어보며 놀이했다고 한다. 하얗게 포장된 우유곽에 스티커를 붙여 주어 전화기처럼 번호를 써보기도 하고 우유곽에 종이를 붙여서 나영우 전화기 이름글자를 써주고 꾸며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선생님도 전화기가 필요하다고 하니까 '그럼 만들어요 선생님'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단다.
노랑놀이터에서 즐겁게 달리기도 하고 미끄럼틀도 타면서 놀이하고 왔다고 한다. 제공된 함박스테이크도 맛있게 먹었단다.

1485일 교실 이야기

지금 영우 반은 2층에 단독으로 있다. 건너편에는 사슴반 형님들이 있다. 2층이 꼭대기층인줄 알았는데 3층에 기린반이 있단다. 신랑이 엘리베이터에 있는 건물 구조도를 보면서 3층은 뭔가 옥상인가 헷갈려하자 기린반 교실이 있다며, 거기서 체육도 하고 오르프슐레도 한단다. 그러고 보니 작년 적응기간에 엄마들이 기다렸던 곳이 기린반이었던 것 같다. 허투루 보고 허투루 말하는게 하나도 없다.
영우의 잠버릇이 날로 나빠지고 있어서 혼자자기를 시도해보는 중이다. 엄마아빠는 침대에서 잘테니 영우는 바닥에서 자기로 했는데 일단 대충 비슷하게 잔 거 같긴 하다. 영우가 혼자 잘 수 있어서 우리도 통잠 잘 수 있는 날이 오면 정말 좋겠네ㅜㅜ

- 어린이 집에서는
전 날 억지부리며 운 이야기를 알림장에 썼더니 이제 점차 더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고 표현하는 시기가 될거라고 하신다. 잘 시간에 대해 미래 안내하고, 그림을 계속 그리겠다고 떼를 부리거나 울어도 엄마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지켜야하고 실제로도 지킬 수 있게 도와주라고 하신다. 머리로는 알지만 상황에 직면하면 잘 안되서 문제다.
날씨가 좋아서 텃밭놀이터에 다녀왔다고 한다. 교실에서는 선생님의 우쿨렐레 반주에 맞추어 '나처럼 해봐라' 다양한 동작들을 보고 따라 표현하면서 놀이했다고 한다. 요즘 음률영역을 좋아해서 피아노 앞에서 건반 두드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집에 피아노가 있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제공된 짜장밥도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1484일 옥토넛 놀이와 억지

영우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옥토넛 놀이이다. 탐험선도 세 개나 있고, 캐릭터 장난감도 열 개는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역할놀이를 하고싶을 수 밖에. 영우가 옥토넛 얘기만 하면 신랑은 가슴이 뛴다고 한다. 같은 놀이를 끝없이 반복해서 놀아주는 건 힘든 일이긴 하다.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고 싶은데 '엄마도 역할을 해야지'라고 혼나면 역할을 하나씩 맡아 에피소드를 억지로 만들어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시점에도 영우는 밤마다 옥토넛 놀이하자고 외치고 있다.
옥토넛 놀이 후에는 그림을 그리고 놀았는데 잘 시간이 되어서 한 장만 더 그리고 치카하고 자자고 하였다. 그런데 더 그리고 싶다고 억지를 부리면서 우는데, 한 장만 더 그리는걸로 약속을 했는데 운다고 더 그리게 할 수도 없고, 계속 울게 둘 수도 없어서 어떻게 대응해야 잘 하는건지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결국 양치하고 난 후 한 장 더 그리는걸로 이야기하고 달래기는 했지만 예전에 비해 약속을 지키려하지 않고 하고 싶은대로만 하려고 억지를 부리는 횟수가 잦다.

- 어린이 집에서는
교실에서 종이와 종이접시를 이용해서 자동차 모양으로 붙인 뒤 트랙터라고 이야기하고 트랙터 안에 집이 있다면서 집을 그려주었다고 한다. 동그란 종이접시는 바퀴라고 하고 네모 종이는 트랙터 몸이라고 하면서 설명해주었단다.
선생님이 글자를 써 주자 따라 써보겠다고 하였단다. 친구들이 블록영역에서 만든 집에 '너'라고 크게 써서 붙여주었다고 한다.
제공된 점심도 맛있게 먹었고 오후에는 형아 케이크를 나누어 먹을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