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예배 마친 후, 영우는 놀이터에서 놀고, 나는 친구와 그녀의 일행들과 함께 놀이터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요며칠 교회 놀이터에서 몇 번 놀았던터라 씩씩하게 잘 놀겠지 싶어서 따라다니며 살펴보지는 않았다. 갑자기 쎄한 느낌이 들어서, 어디서 놀고 있나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영우가 안보이는거다. 미끄럼틀에 사각지역이 많아서 이곳 저곳 살펴보고 있었는데 없다. 헉, 뭐지 하는 순간 교회 주차관리 봉사자께서 영우 손을 잡고 놀이터로 들어오셨다. '우리집 4층이예요' 하면서 혼자 막 집으로 가고 있더란다. 아, 짧은 시간에 해결되서 다행이지, 그리고 교회여서 보는 눈이 많아서 다행이지, 정말 아이가 없어지는건 순식간이구나. 영우에게도 주의를 주었지만 나도 정말 조심해야겠다.
오늘은 미술관에 가기로 했는데 들어가는 초입부터 차가 꽉 막혀 있어서 과학관으로 목적지를 변경하였다. 과학관은 테오 얀센전 이후로 처음 와보는데, 그 때는 테오 얀센전을 보고 난 후 다른 관들을 돌아보면서 너무 별로여서 우리나라의 이공계 위상이 이것밖에 안되지 생각했었는데 이번엔 달랐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체험 기구도 많았고, 최신 트렌드에 맞추어 비싸보이는 기구들도 꽤 많았다.
영우가 가장 좋아한 것은 로봇 위로 올리기, 신났던 것은 로봇댄스 관람, 먼저 사진 찍고싶어 한 것은 에일리언 전시, 가장 신기해 했던 것은 테슬라 코일,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자동차 운전이다. 자전거를 타서 운동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체험을 해보는 것이 있었는데, 영우는 다리가 짧아서 페달에 다리가 제대로 닿지도 않았다. 당시에는 그냥 형아들 자전거 타는거 보고 있더니, 집에 와서 잠자고 일어나서는 서러웠는지 자전거 못탔다며 많이 울었다.
과천과학관이 생각보다 알차서 재미있게 보내고 왔다. 아직은 어려워보이는 관도 많지만, 영우는 어려운데도 가고 싶다며 모든 관을 다 들어가보았다. 문제는 우리의 체력. 영우를 즐겁게 해주려면 우리의 체력부터 향상시켜야겠다. 또 한가지 문제는 오전에도 그랬지만, 영우가 관심이 꽂히면 뒤도 안돌아보고 뛰어가기 때문에 잘 지켜봐야 한다는 것. 로봇댄스 보겠다고 인파를 뚫고 앞으로 막 가버리는데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이라 망정이지, 앞으로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정말 조심해야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