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6일 월요일

1056일 (원격) 책 읽어주세요

영우랑 화상통화를 하는데 갑자기 한 발로 서며 영우 잘하지 자랑을 한다. 이에 질세라, 요즘 요가 수업을 듣는 나는 나무자세를 보여주며 엄마는 이것도 할 수 있다 자랑을 한다. 영우도 따라 하겠다며 두 손을 머리 위로 합장하고 한쪽 다리를 들어올려 잠시 비틀거리다가, 체육시간에 배운 것으로 추정되는 양 손을 열중쉬어하고 한쪽 다리를 들어올리는 자세로 자랑을 마무리하였다.
아이패드 카메라를 앞뒤 전환해가며 동작을 보여주니 신이 났는지 또 다른거 보여달라고 한다. 문득 영우 책 정리해 놓은 것이 생각나서 자리를 옮겨 책장을 쭉 훑어주었다. 읽어주세요 하길래 나도 내용이 궁금했던 바바파파 책을 꺼내었다. 이종사촌에게서 유아용품, 옷, 책, 장난감을 정말 많이 물려받아서 나도 조카에게 바바파파 전집을 선물하였었는데 그 중에 몇 권이 다시 영우에게 돌아왔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내용도 꽤나 재밌다. 어떤 모양으로도 변신하는 바바파파네 가족 이야기, 어렸을 적 TV로 정말 재미있게 봤었지.
원격으로 카메라 비춰가며 읽어주는데도 영우는 꽤 집중해서 보더니만 또 읽어달라고 한다. 핑크색 책을 읽어달라고 해서 골라냈더니 그 핑크색 말고 핫핑크색으로 읽어달라고 한다. 아이들의 책은 표지 색깔도 중요한 것이로군. 또 한 권 읽어주고 그만 읽으려고 했으나 또또 읽어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고른 책은 한자 사전. 영우야 이 책은 한자 공부하는거라 어려울 거 같은데라고 했지만 읽어달란다. 첫 페이지는 노래 가 '歌', 노래 가라는 소리를 듣더니 영우는 노래하겠다며 피아노 앞으로 노래하러 가버렸다. 이렇게 원격 책읽기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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