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3일 금요일

1048일 업된 영우

요즘은 트렘폴린에서 많이 뛰지 않는 것 같았는데 웬일인지 방방방방 신이 났다. 너무 업되서 뛴다 싶더니 동물농장 만든다고 가져다 놓은 블럭 박스로 머리가 빨려들어갔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손을 쓸 틈이 없었는데, 블럭 박스 안에 블럭이 많이 들어있지 않긴 했지만 그래도 엄청 아팠을듯. 영우는 울지는 않았다. 좀 놀란 것 같기는 한데 스스로 업되서 방방거리다가 벌어진 일이라 그런지 자연스럽게 안 아픈척을 했다.
방방거림이 끝난 후에는 안아달라고 난리더니 높은 곳에 숨겨두었던 찰흙놀이를 발견하였다. 오랜만이니 같이 해보자 싶어 꺼내줬는데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어서 잘 뭉쳐지지 않고 바스러지는 것도 있고 말라버린 것도 있다. 부스러기 떨어지니 한 자리에서 놀았으면 좋겠는데 업된 영우가 그럴 리가 있나, 온 거실에 찰흙 부스러기를 떨어뜨리고 다닌다.
그렇게 노느라 낮잠도 안 자겠다고 선언을 했는데 성민이가 놀러왔다. 성민이랑 뛰어다니고, 주방놀이하고, 또 방방이도 타고, 그러다 스르륵 잠이 들었다. 역시 간식을 덜 먹이면 밥을 잘 먹고, 잠이 올 때까지 안 재우면 알아서 쉽게 잠이 드는거로군.
한시간 여 자고 일어나서는 바구니로 얼굴을 가리고 '성민이야?' 해보란다. '성민이야?' 하면 바구니를 내려서 얼굴을 보여주는데 '영우네~' 해주면 꺄르르 넘어간다. 몇 번을 해도 재미있는지 수십번씩 바구니를 올리고 내리더니 다음날까지도 이 놀이가 이어진다. 성민이인지 영우인지 맞추기 놀이를 하면서 업되어 있다가 집에 가는 성민이 잘 가라고 안아준다는게 그만 기우뚱 넘어져버렸다. 성민이 넘어진 곳에 뾰족한 물체는 없어 다행이었다. 온종일 업된 영우였는데 큰 사고 없이 하루를 마무리해서 또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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