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우랑 몬테소리 카드로 한글 맞추기 놀이를 하였다. 처음엔 공부로 시작하였다. 영우가 사랑해요를 받아적을 수 있어서 자음과 모음의 조합이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며칠 전 이 카드를 갖고 논 후 자석 칠판에 '나비'라고 붙였기 때문에 한글을 어느정도 안다고 생각했었다. 그림을 보고 단어를 찾는 카드인데, 배 그림을 보여주면서 비읍과 사랑해 할 때의 애를 찾으라고 하니 사랑해 사랑해를 계속 외친다. 그림과 단어가 함께 있는 카드를 보여주면서 똑같은 글자를 맞추라고 하니 그건 잘 하고 재미있어한다.
막내 동생이 놀러와서 함께 가베로 알파벳을 만들었다. 영우가 알파벳은 꽤 오래전부터 읽을 수 있었고, 단어도 잘 맞추어서 잘 만들어낼 줄 알았는데 몇몇 친숙한 단어 말고는 어떻게 만들어야할지 감을 못잡는다. 한글 맞추기 때에도 느낀건데 아직은 단어를 그림처럼 인식하고 있어서 우리가 알려주는 방식으로는 학습이 잘 안되는 것 같다. 영우를 더 자주 보는 동생도 영우가 자음과 모음 조합을 가르치면 짜증을 낸다며 통글자를 가르쳐주는 방식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동생의 추천으로 미스터피자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씬피자를 몇 번 먹어본 적은 있지만 잘 먹을 수 있을지 염려가 되었는데 웬걸, 한 조각을 거의 다 먹었다! 심지어 토핑되어 있는 올리브도 먹어보겠다고 한다. 맛이 이상하다고 말은 했으나 뱉어내지 않고 끝까지 먹었다. 방울토마토를 몇 번이나 더 먹겠다고 해서 20개 이상은 먹었을 것이다. 요거트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씨리얼류의 과자와 나초, 비스킷이 있었는데 과자도 아주 잘 먹었다. 이런 감동적인 외식을 하다니, 심지어 뛰어다니거나 하는 일도 없이 얌전히 잘 먹었다.
배불리 먹고 돌아오는 길에 유모차에서 잠이 든 영우 덕분에 동생과 카페에서 한 시간여 수다 떨 시간도 생겼다. 신랑이 영우의 일상을 궁금해 할까봐 실시간으로 사진을 계속 올려주기도 했다. 영우는 라인 스티커의 매력에 푹 빠져서 요며칠간 아빠한테 뭐 보낼래 하며 스티커를 계속 보냈었는데 이 날은 음성메시지 전송의 매력에 푹 빠졌다. 한 번 보여줬을 뿐인데 지가 녹음을 해서 계속 전송을 한다. 덕분에 아빠는 2초짜리 음성메시지 폭탄을 받았다.
저녁도 잘 먹고, 내내 잘 놀고, 영우는 이쁜 짓을 많이 했다. 내일 어린이집에 가야하니 늦잠 자지 않도록 일찍 자야하는데 방학 내내 늦게 잤으니 자고싶을 리가 없지. 결국 영우한테 무서운 목소리로 큰소리를 냈다. 분위기 파악 제대로 했는지 방으로 총총 걸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목소리로 안녕히 주무세요 하고 들어간다. 같이 살게 되면 영우는 매일 나의 무서운 목소리를 듣게 되겠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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