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1일 목요일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괌

태교여행으로 다녀온 괌. 비행 시간이 짧고 휴양지로 적합해서 태교여행 및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여행으로 인기가 많다. 섬은 작은 편이고 관광거리가 많진 않아서 여행의 목적에 맞추어 호텔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호텔은 투몬거리를 따라 모여 있는데 대부분 오래된 호텔들이라 룸컨디션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아이와 함께 물놀이 위주로 휴식할거라면 수영장이 잘 되어 있고 식사까지 일체형인 PIC가 좋을 것이고 쇼핑이 목적이라면 투몬의 중심인 아웃리거 인근이 좋을 것이다. 괜히 호텔 브랜드 보고 쉐라톤 이런데 하면 교통이 영 애매하다. 괌은 대중교통비가 비싸고 렌트가 저렴하기 때문에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인지, 셔틀버스를 탈 것인지, 택시를 탈 것인지, 렌트를 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우리는 힐튼호텔에 묵었는데 메인거리 가장 끝 부분이긴 했으나 여행사에서 준비해준 셔틀버스 무제한 카드 이틀치가 있어서 잘 활용했다.

태교여행이었으니 유아용품 쇼핑도 여행의 목적 중 하나. 급하게 결정하고 간 여행이지만 블로그 보면서 쇼핑리스트를 만들어갔었더랬다. 괌 프리미엄 아울렛에서는 애기 옷, 쌤소나이트 여행가방, 나인웨스트 구두, 비타민, 그 외 어른들 용품, K마트에서는 장난감, 젖병, 연고류, 그 외 자질구레한 용품들, 메이시스 백화점에서는 폴로, DFS 갤러리아에서는 명품을 사는 것이 정설이다. 괌에 있으면 다 싸게 느껴져서 뭐라도 사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조급함이 있는데, 쇼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건 아니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딱 그만큼만 쇼핑한게 다행이다 싶다. 블로그에 돌아다니는 쇼핑리스트를 보면 애기 개월수에 맞춰서 6개월, 9개월, 12개월별로 계절 잘 맞춰서 옷을 사라고 되어 있으나 글쎄다, 엄마가 보고 뭐 이런 옷들을 샀냐며, 개월수에 맞추는 것보다는 좀 큰 옷을 사는 것이 낫고 여름옷은 우리나라 면 소재가 훨씬 시원하고 좋다. 한국에서 8천원하는 면봉을 괌에서 3달러 언더로 살 수 있다고 엄청들 사는데 굳이 뭐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싶기도 하다. 폴로에서 두 돌짜리 패딩조끼랑 잠바를 사왔는데 요즘은 직구가 활발해서 이것도 큰 가격 메리트는 없어보인다. 너무 싸서 멋모르고 장만한 바운서는 막상 사용해보니 못내 아쉬웠고, 장난감이 한국보다 많이 싸서 살만한데 부피와 무게 때문에 좀 부담된다. 아이가 의사표현이 가능할 때 직접 장난감을 고를 수 있으면 꽤 괜찮을 것 같다.

보통 렌트를 해서 괌 일주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특별히 관광지가 많은건 아니다. 수요일 저녁에는 차모로 야시장이, 토요일 아침에는 데데도 새벽시장이 열린다고 하는데 우리는 일정이 딱 비켜가서 가보지 못했다. 모든 사람들이 방문하는 사랑의 절벽, 전혀 기대 없이 갔는데 풍경이 환상적이다. 이건 순전히 그 날의 날씨에 따라 호불호가 좌우될 듯 한데, 쨍하니 파란 하늘과 탁 트인 바다가 함께라면 누구라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뜻밖에 좋았던 곳은 피쉬아이. 과거에 군사 용도로 쓴 곳이라는 것 같은데 타워까지 연결된 나무다리를 지나 타워로 들어가면 계단을 따라 내려가게 된다. 내려가보면 그 곳이 바로 바다 속. 유리창 너머로 물고기떼를 볼 수 있는데 수족관에서 보는거랑은 느낌이 다르다. 여기도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곳, 사실 어른들도 좋다이 외에도 아가나 성당 등 몇 군데 가볼만한 곳이 있나본데 굳이 그런 곳 가지 않고 해변에서 노는 것이 더 좋을 듯 싶다. 호텔마다 프라이빗 비치를 마련해 두었는데 바다가 깊지도 않은데 스노클링할만할까 싶었으나 의외로 괜찮다. 동남아처럼 예쁜 물고기들은 아니지만 눈 앞에 물고기들이 휙휙 지나다닌다. 이래서 사람들이 다이빙을 배우고 더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는구나 싶었다.

먹거리는 무난한 편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패밀리레스토랑도 있고 한국인들이 정말 많이 가는 프로아도 로컬푸드라지만 우리 입맛에 딱이다. K마트 앞의 햄버거집은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식당이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주로 스테이크와 랍스터를 먹었는데 특별히 싼 건 아니다.


갑작스레 가게 된 여행, 전혀 기대가 없었던 탓이었는지 꽤 좋았다. 영우가 어느 정도 크면 데려가도 좋겠다 싶은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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