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새로운 기술이 생긴 영우. 다 먹은 분유통을 굴려가며, 두드려가며 놀곤 했는데 몇 개 되지도 않는 앞니로 분유 뚜껑을 여는 법을 알았다. 없던 이가 생기니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궁금한지, 이것저것 물어뜯는데
이가 상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침을 닦아주다보면 가끔 분홍빛이 나기도 하는데 입 안에 상처가 생겨
아프지나 않을까 또 걱정이다.
손놀림이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는데 아직 손바닥을 위로 향하는건 잘 못한다. 러닝홈에
있는 스위치를 내리는 건 잘 하는데 올리는건 잘 못한다. 그래도 손바닥을 앞으로 향하는건 그럭저럭 모양이
나오는 편이다. 그간 영상통화 할 때마다 열심히 ‘안녕, 빠이빠이’를 연습시켰는데 살짝, 아주
살짝 비슷하게 모양이 나오기 시작했다.
손놀림이 좋아지니 이것저것 잡아당기고 싶다. 식탁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옆에 와서 잡고 일어선다. 꼬꼬마라 별 일 있겠나 방심하고 있었는데 손이 휙 올라오더니 국그릇을 잡아당겼다. 다행히 신랑이 잘 커버해서 국은 식탁에만 쏟았는데 영우도 당황한듯. 이제
쏘서 들어가기 싫어한다고 해서 잡고 걸음마 연습할 수 있게 재조립하였는데 잡아당기는 힘이 세서 아직 사용하기는 무리. 엎드려서 쏘서를 이리저리 잡아당기는데 커다란게 자기가 힘쓰는데로 움직이니까 신이 난 모양이다.
음악 소리에 반응하는게 정말 웃기다. 신나는 음악이 흐르면 엉덩이를
씰룩씰룩하는데 음악이 멈추면 동작을 딱 멈춘다. 정말 음악을 듣고 있는 거였나보다. 매우 흥에 겨워있을 때에는 음악이 멈추면 틀어달라고 짜증을 내기도 한다.
테이블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널려있어 발지압판이 막고 있어도 올라가고 싶다. 그래서
발지압판을 끌어내리는데 아주 용감하게 끌어내려서 아빠 말씀이 이제 발지압판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하신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잡을 때만 용감하고 발지압판이 끌려 내려오기 시작하면 눈을 질끈 감는다. 살짝
실눈을 떠보고 아직도 안 내려와있으면 또 눈을 질끈 감는다. 눈을 감으면 안 무서운가보지? 그 표정이 얼마나 웃기고 귀여운지, 다같이 빵터졌다.
우리가 와있으면 영우 리듬이 흐트러진다. 이 날도 오전, 오후 낮잠을 40분씩밖에 못 잔 상태. 많이 피곤했는지 7시 좀 넘어서 점퍼루에서 놀다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다. 평소보다 너무 일찍 자서 다음 날 새벽에 깰까봐 걱정했더니 40분만에
또 깨던지. 이게 저녁 낮잠이었는지. 좀 더 놀다가 9시 넘어 자러 들어가는데 엄마 말로는 거실에서 놀다가 잠자리 인사를 하고 들어가면 방에서 뒹굴거리다 잠드는데
방에서 잠자리 인사를 하고 누군가가 밖으로 나가면 자기도 나가고 싶어서 운다고 한다. 그것 참 신통방통하다. 서울 있을 때 노는 공간과 자는 공간이 동일해서 안 좋은 습관 들까봐 걱정이었는데 공간을 분리해주니 잠 자는
습관에도 도움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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